E.124 A crusade against big companies l 대기업과 싸우는 중기부 장관

2019-08-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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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JOONGANG DAILY

A crusade against big companies l 대기업과 싸우는 중기부 장관

* CHANG CHUNG-HOON
The author is the deputy industrial 2 team editor at the JoongAng Ilbo.


For about a month since Japan placed export restrictions on key materials needed to produce semiconductors in Korea, the industry has been desperately fighting for independence in material and equipment supply. Fortunately, the semiconductor industry is confident that reaching this goal is nearing. Samsung Electronics, SK Hynix and workers at countless small and mid-sized companies are concentrating on research and development.

일본의 수출 규제가 본격화한 지 한 달 남짓 동안 반도체 업계는 '소재·장비 독립'을 위한 처절한 사투를 벌여 왔다. 다행히 일본이 규제한 3개 소재만큼은 독립이 머지않았다는 소식을 곧 전할 수 있을 것으로 반도체 업계는 자신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수많은 중소업체 직원들이 한 몸이 돼 연구에 매달린 결과다.


Meanwhile, I find it absurd that Minister of SMEs and Startups Park Young-sun is attacking conglomerates with “ten-nine” hydrogen fluoride. The JoongAng Ilbo reported a week ago that a company in Geumsan, South Chungcheong, got a patent for increasing the purity of hydrogen fluoride to 99.99999999 percent eight years ago but gave up commercializing it. Minister Park cited the report and said the company had given up on the project because its sales channels were not secured and conglomerates did not buy it.

이 와중에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텐 나인' 불화수소 카드로 대기업을 공격하고 나선 것은 뜬금없다. 본지는 1주일 전 금산의 한 중소기업이 8년 전 불화수소의 순도를 99.99999999%(텐 나인)까지 높일 수 있는 특허를 냈지만 상용화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마침 취임 100일을 맞은 박 장관은 이 보도를 들고나와 “이 업체는 판로가 확실하지 않아서, 대기업이 사주지 않아서, 그냥 (사업을) 접었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이 좋은 기술을 개발했지만 대기업이 사용하지 않아 사장했다는 논리다.


I think Park only saw half of what she could have seen. The other half that Minister Park missed is the situation that small and mid-sized companies are in. The company could not afford the expense of metal analysis equipment that cost over 1 billion won ($845,451) or the 3 to 4 billion won more to build the facility to produce prototypes. The government is operating several nanotechnology centers to support small companies. They are a kind of test bed. However, advanced technology like ten-nine hydrogen fluoride cannot be tested here.

박 장관은 본인이 보고 싶은 것만, 사안의 절반만을 봤을 뿐이다. 박 장관이 놓친 나머지 절반은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이다. 당장 이 회사는 특허를 상용화하기까지 필요한 한 대에 10억원이 넘는 금속분석 장비, 30억~40억원의 시제품 생산 구축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정부는 이런 부담을 홀로 감당할 수 없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며 5~6곳의 나노기술원을 운영 중이다. 나노 소자나 화합물 반도체 연구개발에 필요한 장비를 갖춘 일종의 테스트 베드(시험 공간)다. 하지만 텐 나인 불화수소 같은 첨단 기술을 이런 테스트 베드에서는 정작 테스트할 수 없다.


The semiconductor process at the government-run nanotechnology center can test a 40 nanometer semiconductor on a 200 millimeter (7.87 inch) wafer. Meanwhile, Samsung Electronics and SK Hynix produce 10 nanometer semiconductors on 300 millimeter wafers. The test bed set up by the government for small and mid-sized companies is for technology that’s 10 to 15 years old. As a result, patents for the latest technology cannot materialize in the outdated facilities. That’s why many companies are testing in Belgium or the United States, where high-tech equipment is offered.

정부가 운영 중인 한국 나노기술원 등의 반도체 공정은 200㎜ 웨이퍼에서 40nm(나노미터)급 반도체를 테스트할 수 있을 뿐이다. 반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현재 300㎜ 웨이퍼에서 10nm 안팎의 반도체를 만든다. 정부가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며 설립한 테스트베드가 10~15년 전 기술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금산의 중소기업처럼 아무리 최신 기술의 특허를 내도 이런 낙후된 시설에서는 빛을 볼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 중소기업들은 아예 짐을 싸 들고 첨단 장비가 갖춰진 벨기에나 미국의 테스트 베드를 전전하고 있다.


The ministry need to identify the challenges and seek solutions. Only then can Korean companies produce material and equipment that Samsung Electronics and SK Hynix are eager to use. Rather than picking a fight with conglomerates, Park’s actions must come before words in order to nurture small and mid-sized companies to achieve independence in materials.

중기부는 이런 중소기업의 현실을 파악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중소기업들도 삼성전자든 SK하이닉스든 못 써서 안달인 소재나 장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3개로 시작됐지만 조만간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에서 배제되면 1000여개 품목의 피해가 현실화한다. 대기업과 싸움판을 벌이기보다 소재 독립에 나설 강한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데 박 장관의 말보다 발이 앞서야 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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