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57 Protect those who need it most

2019-04-24 00:00:00





Protect those who need it most

이웃·가족 10여 회 격리 시도 … 정부가 ‘안인득 위험’ 방치했다

The horrendous murder streak committed by 42-year-old Ahn In-deuk — who started a fire in the apartment building he lived in to randomly kill neighbors running out of the building — could have been avoided if protections for civilians had worked properly. Administrative oversight of the mentally-ill has been negligent, and the police were slow to respond to civilian complaints. Five died and 10 were injured, yet the tragic event could have been avoided altogether.

정신질환자 안인득이 이웃 주민 5명을 살해하고 10여 명에게 상처를 입힌 진주 아파트 사건은 막을 수 있는 참극이었다. 우리 사회의 시민 보호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설계되고 작동했다면 생기지 않았을 일이다. 행정기구의 정신질환자 관리는 허술했고, 경찰의 위험 요소 대처는 나태와 무능을 드러냈다. 안인득의 방화와 흉기 난동은 예방할 수 있었던 참사라는 점에서 더욱 안타깝고, 참담하다.

Ahn had been reported to the police by his neighbors in Jinju, South Gyeongsang, five times this year. He shouted and scared neighbors, including children, with strange and violent behavior.

중앙일보 현장 취재팀에 따르면 진주의 아파트 주민들은 올해에만 다섯 차례 경찰에 안인득의 이상 행동을 신고했다. 그는 고함을 지르며 이웃을 위협했고, 여러 번 윗집 학생을 쫓아간 뒤 문을 두드렸다. 오물을 투척하기도 했다.

On four occasions, the police let him go. They briefly booked him once for property damage. The police ignored requests that he be isolated. Nine years ago, Ahn was arrested for attacking a university student with a knife and injuring his face. He was detained in a psychiatric ward for three years after being diagnosed with schizophrenia. The police would have known about his past, yet they did not bother to seek clinical assistance. The police have the authority to force a mentally-ill person posing danger to society to be admitted into the hospital with the approval of a licensed doctor.

그런데 현장에 온 경찰관은 네 차례는 그냥 돌아갔고, 한 차례만 재물손괴(문에 간장ㆍ식초를 뿌린 것) 혐의로 입건했다. 주민들이 원한 것은 격리 조치였지만, 경찰관은 방법이 없다는 대꾸만 했다. 안인득은 9년 전 대학생에게 흉기를 휘둘러 얼굴에 상처를 입혔다. 당시 조현병 판정을 받고 3년 동안 치료감호소에서 생활했다. 그를 조사한 경찰관이 이를 몰랐을 리 없다. 그런데도 지역 보건소나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연락하지 않았다. 경찰관은 위험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큰 정신질환자를 의사 한 명의 동의를 얻어 곧바로 병원에 ‘응급입원’을 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Ahn’s family also attempted to get him care. Twelve days before the fire, his older brother called a hospital seven times to obtain medical documents to apply for a court order for treatment. But the hospital refused to issue them unless the patient came in person or authorized his brother to place him under care. This is the way the law works in Korea. The brother visited the prosecutor’s office, a district office and another state authority on legal assistance, but they all turned him down citing legal restrictions over involuntary commitment for mental health treatment.

안인득의 가족도 격리를 시도했다. 사건 발생 12일 전인 지난 5일 그의 형은 동생이 다니던 병원에 일곱 차례 전화했다. 법원의 치료 명령을 받는 데 필요한 진료 기록을 얻기 위해서였다. 병원 측은 본인이 직접 오거나 위임장을 제시하지 않으면 떼줄 수 없다고 했다. 법이 그렇게 돼 있다. 형은 이후 검찰청, 법률지원공단, 구청을 잇달아 찾아갔다. 구청 직원은 강제로 입원시킬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Forced hospitalization is possible if a professional doctor or psychiatric expert makes a request to the local government. The police or a local government official could have simply asked a psychiatrist to examine Ahn. They either did not know or did not want to get involved.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전문의나 정신건강전문요원이 자치단체에 정신질환자 보호를 요청하면 자치단체장의 명령으로 ‘행정입원’을 시킬 수 있다. 정신건강복지센터 요원에게 안인득을 진단하게 한 뒤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었다. 구청 직원이 잘 몰랐거나 관여하기 싫었던 것으로 의심된다. 통상 자치단체는 행정입원 조치를 꺼린다. 인권 시비가 붙을 수 있고, 입원비 등에 자치단체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After the mental health law was revised in 2017, it has become more difficult for a third person or family member to force involuntary hospitalization. The move requires approval from two doctors, which is impossible if patients like Ahn refuse to comply. The family also cannot obtain medical records unless they have the patient’s approval. The government and legislature toughened the regulations amid abuses in mental treatment, but they neglected to ensure protections for the family and others. Public safety is as important as drug abuse and the human rights of the mentally ill.

정신보건법 개정으로 2017년부터 정신질환자를 가족이 강제로 입원시키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 전문의 두 명의 진단이 필요한데, 안인득의 경우처럼 병원에 가는 것을 거부하면 진단을 받을 방법이 없다. 이전 진료 기록을 위임장 없이 가족이 대신 받을 수도 없다. 정부와 국회는 강제입원이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적 요건을 꾸준히 강화해 왔다. 그러면서 동시에 해야 했던, 가족과 주변인을 정신질환자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을 갖추는 데는 실패했다. 그 결과 강제입원 악용 방지와 인권 보호 못지않게 중요한 시민의 안전을 놓쳤다.

A state survey taken every five years showed that there are over 110,000 people suffering from schizophrenia in the country. The government must revise the isolation and treatment system for people who are severely mentally ill to prevent future disasters.

5년마다 실시하는 정부 정신질환 실태조사(2016년)에 따르면 전국에 11만 이상의 조현병 환자가 있다. 행정력과 경찰력이 손을 쓰지 못하는 사이에 언제 어디에서 끔찍한 일이 다시 벌어질지 모른다. 정신질환자 격리·치료 시스템을 원천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진주 참극이 우리에게 던진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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