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도축, 판교서 할 겁니까? ‘로컬 스타트업’ 뜨는 이유

돼지 도축, 판교서 할 겁니까? ‘로컬 스타트업’ 뜨는 이유 유료 전용

지난해 12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루킹스연구소 데이터를 인용해 "실리콘밸리·샌프란시스코·보스턴· 뉴욕 등에서 일하는 기술 인력 비율은 실제 줄고 있다"며 "이런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혁신과 투자를 만드는 미국 전역의 기술 생태계"라고 실제로 실리콘밸리는 2022년부터 2년간 1400명의 기술 인력이 감소했지만, 댈러스와 포트워스 지역은 3만 개의 기술 일자리가 생겼다. WSJ는 "스타트업과 기술 인력이 퍼지면서 지역의 기술 생태계가 뿌리를 내리고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지역 커뮤니티가 투자자와 기업을 유치해 인재 클러스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구에 본사를 둔 기술형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인라이트벤처스 유동기 대표는 "대구는 이른바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육성을 위해 전용 펀드 규모를 늘리고 있다"며 "각 지역 펀드 특성에 맞게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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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플] MS “소형 AI ‘파이-3’, 비용 10분의 1로 줄여”…'가성비 AI' 격전

    [팩플] MS “소형 AI ‘파이-3’, 비용 10분의 1로 줄여”…'가성비 AI' 격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소형언어모델(SLM) ‘파이-3 미니’(Phi-3 Mini)를 출시한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생성 AI 모델 키우기 경쟁에 주력했던 빅테크들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비율)를 높인 SLM과 같은 경량화 모델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  무슨 일이야?   마이크로소프트가 23일(현지시간) 소형언어모델 '파이-3 미니'를 출시했다. '파이-3 미니'는 매개변수 38억개의 경량화된 AI 모델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에 비해 구동 비용이 적게 든다.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연합뉴스   파이-3 미니는 MS가 출시한 SLM 중 가장 경량화된 모델이다. 매개변수(파라미터)는 38억개. 향후 출시될 파이-3 스몰(Small)과 파이-3 미디엄(Medium)의 매개 변수는 각각 70억개, 140억개다. 파이-3 미니가 상대적으로 가볍고, 비용도 훨씬 적게 들 수밖에 없다. MS는 “자원이 제한적인 환경이거나 빠른 응답이 중요한 상황, 해야 할 작업이 간단한 경우라면 특히 파이-3와 같은 SLM이 적합하다”고 소개했다. 목적에 맞게만 활용하면 저비용으로도 필요한 만큼 충분한 AI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바스티엔 부벡 MS 생성형 AI 연구담당 부사장은 “비슷한 기능을 가진 다른 모델들과 비교하면 (비용이) 10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MS 측은 “파이-3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파이-2보다 성능이 더 뛰어나 10배 큰 모델 수준의 응답을 제공할 수 있으며, 코딩과 추론에도 더 능숙하다”고 밝혔다.      ━  어디에 쓰는데?   ①'가성비 AI'가 필요한 사람들: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의 최신 모델 GPT-4 매개변수는 5000억개로 추정된다. AI가 정보를 학습하고 연결하는 과정서 고려하는 다양한 변수를 뜻하는 매개변수는 AI 모델이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한 명령어를 이해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매개변수가 크면 생성 AI의 성능이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두에게 시속 300㎞로 달릴 수 있는 스포츠카가 필요한 건 아니다. 거리는 짧지만 꽉 막힌 시내 도로를 통과해 직장과 집을 오가는 사람들에겐 조금 느리지만 연비 좋고 운전하기 편한 ‘가성비’ 차가 필요할 수 있다. 파이-3 미니와 같은 SLM이 그런 역할을 한다. 검색·번역 등 특정 기능, 법률이나 의료 등 특정 분야에만 AI를 활용하면 되는 사람들은 SLM을 선택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전문화 된 AI를 활용할 수 있다.   ②‘온디바이스 AI’에도 필수: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가방에 넣어다니는 노트북 등 네트워크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구동되는 AI(온디바이스 AI) 활성화에는 초고성능을 뽐내는 거대언어모델(LLM)이 아닌, SLM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1월 출시한 ‘온디바이스 AI’ 폰 갤럭시S24에도 자체 AI 모델 가우스의 일부 기능을 경량화한 모델이 적용됐다. MS에 따르면 이날 출시된 파이-3 미니는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에 접속할 필요도, 특별한 반도체나 그래픽처리장치(GPU) 없이도 스마트폰 등 개인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인터넷 접속 환경이 좋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서도 AI 활용이 가능하다는 뜻이라, 시장을 더 넓힐 수도 있다.   세바스티엔 부벡 MS 생성형 AI 연구담당 부사장.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  앞으로는?   지난해 LLM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글로벌 빅테크 간 AI 기술 전쟁의 전선이 이젠 SLM과 같은 경량화 모델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AI 업체들 역시 올해 들어 앞다퉈 소형 AI 모델을 선보이며 가성비를 중요시 하는 소비자를 노린 ‘크기 줄이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구글은 앞서 지난 2월 자사 LLM ‘제미나이’를 경량화해 매개변수가 각각 20억개·70억개인 ‘젬마 2B’와 ‘젬마 7B’를 출시했다. 메타 역시 지난 18일 AI 모델 ‘라마3’ 공개 당시 매개변수가 700억개인 거대 모델과 80억개인 소형 모델을 함께 내놨다.    관련기사 뭐하러 ‘PPT 노가다’ 합니까, “만들어줘” 한마디면 되는데 [팩플] 초격차 노리는 MS·오픈AI "1000억 달러 수퍼컴퓨터 데이터센터 구축" [팩플] 판 커진 'AI 쩐의 전쟁'…아마존, 앤스로픽에 3조7000억원 추가 투자 [팩플] SNS 피드 보다가 "여기 찾아줘"…인스타·페북서 'AI 챗봇' 쓴다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2024.04.24 18:33

  • [팩플] "돈 되는 우주" 열렸다…'초소형 군집위성' 발사 성공

    [팩플] "돈 되는 우주" 열렸다…'초소형 군집위성' 발사 성공

    민간, 정부, 학계가 공동 개발한 국내 초소형군집위성이 24일 오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양산형 초소형 위성을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추가로 10기를 더 쏘아 올려 우주경제 생태계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초소형 군집위성' 1호를 실은 우주 발사체가 24일 오전 7시 32분(현지시간 오전 10시 32분) 뉴질랜드 마히아에서 발사되고 있다. 뉴스1    ━  무슨 일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4일 “‘초소형군집위성 1호’(이하 위성)가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과 교신한 결과, 양방향 교신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며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7시 32분(현지시간 오전 10시 32분) 뉴질랜드 마히아에서 발사된 위성은 약 50분 만인 8시 22분 발사체 로켓과 분리됐고, 이후 지구를 두 바퀴 돌았다. 11시 57분쯤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상국과 교신해 태양전지판 정상 작동을 확인한 뒤 오후에는 세종기지와 교신했다. 위성은 기능별 점검 등 초기 운영에 들어간다.   위성 이름은 ‘NEONSAT’(New-space Earth Observation SATellite constellation for National safety’. 주요 임무는 한반도 지역 고해상도 이미지 촬영, 자연재해 경보, 안보 목적 등이다. 위성은 매일 3회 이상 500㎞ 상공에서 흑백 1m, 컬러 4m 수준의 고해상도 정밀촬영이 가능하다.   초소형 군집위성은 무리를 이뤄 지구 궤도를 도는 작은 위성들이다. 일반 위성과 비교하면, 더 자주 신속하고 정밀한 지구관측이 가능하다. 정부는 이날 발사한 위성 1호에 이어 2026~2027년 사이 후속 10기를 추가로 발사해 총 11기를 군집위성으로 운용할 예정이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을 총괄했고 위성 본체 개발엔 한화 자회사인 쎄트렉아이가 참여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상시스템과 위성데이터 활용 체계를 맡는 등 국내 우주 역량을 총 결집한 프로젝트다. 2020년 5월 시작됐으며 2027년까지 총 2314억원이 투입된다.     ━  왜 중요해   24일 성공적으로 우주 궤도에 안착한 한국 최초 '초소형 군집위성'. 발사를 맡은 뉴질랜드 업체 로켓랩은 이번 프로젝트를 'B.T.S(Beginning Of The Swarm, 군집의 시작)'라는 이름을 붙였다. 연합뉴스 정부는 위성 발사를 계기로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가 본격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민간 기업들이 위성 제작, 발사체 산업에 진출하려면 초기 수요 창출이 중요한데 위성 11기를 발사하면 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위성 개발 초기부터 경량화·저비용화·저전력화를 위해 상용부품을 다수 활용했다.   글로벌 우주 산업은 정부가 아닌 민간이 주도하는 뉴(New)스페이스 시대로 넘어간 상태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대형위성보다 용도가 특화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위성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번에 발사한  소형위성도 무게가 100㎏ 이하다. 미국 등 우주 선진국은 10㎏ 이하 나노위성까지 개발 중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우주산업 기관은 기업 442개, 연구기관 34개, 대학 52개로 총 528개다. 전년 대비 18개가 증가하긴 했지만, 우주산업 성장세를 감안하면 부족한 숫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030년엔 우주경제 규모가 약 6420억달러(8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은 이미 돈이 되는, 돈을 벌 수 있는 우주산업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우주산업 분야 중 소형위성 관련 산업이 가장 유망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량생산, 동시발사, 군집운용으로 사업성이 급격히 올랐고 위성인터넷망, 내비게이션, 대륙별 농작물 작황 파악 등 위성데이터에 기반한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차준홍 기자    ━  더 알면 좋은 것   '초소형 군집위성' 1호 발사모습. 뉴스1 1호 위성 발사를 맡은 뉴질랜드 업체 ‘로켓랩’은K팝 인기를 반영한 ‘B.T.S(Beginning Of The Swarm, 군집의 시작)’라는 임무명을 이번 발사 프로젝트에 붙였다. 우주에 위성을 올려놓는 발사체 시장은 대형은 미국 스페이스X가, 소형은 로켓랩이 양분하고 있다.   정부는 2호기부터는 해외업체에 맡기지 않고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로 직접 위성을 쏠 계획이다. 발사체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다. 국내 스타트업 중엔 지난해 3월 '이노스페이스'가 브라질에서 발사에 성공했고,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다음달 말 발사 예정이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2024.04.24 18:15

  • "발이 하늘에 떠있는 것 같다"…법제처 만난 AI 스타트업 호소 [팩플]

    "발이 하늘에 떠있는 것 같다"…법제처 만난 AI 스타트업 호소 [팩플]

    “(법·제도가 없어) 발이 하늘에 떠있는 것 같습니다.”(임정근 BHSN 대표) 인공지능(AI) 산업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가운데 국내 생성 AI 스타트업들이 AI 산업의 법‧제도 공백 등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난 23일 법제처는 서울 강남구 BHSN 사무실에서 인공지능(AI) 미래법제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법제처  ━  무슨 일이야     지난 23일 법제처는 서울 강남구 BHSN 사무실에서 인공지능 미래법제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법제처는 이날 간담회에서 생성AI스타트업협회(GAISA) 소속 AI 스타트업 8곳을 만나 고충을 듣고, 법·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  어떤 게 힘든데   ① 가이드라인의 부재: AI 스타트업 대표들이 첫손에 꼽은 문제점은 법·제도의 부재로 인한 어려움이었다. 리걸테크 스타트업인 BHSN 임정근 대표는 “규제를 하든, 진흥을 하든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생성 AI 시대에는 기존의 로직(법)이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법으로 판단이 되지 않는 분야에 있어서는 정부가 방향성을 잡아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의류 모델 AI 이미지 생성 스타트업 코디미의 정지혜 대표는 “서비스에 필요한 패션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패션 이미지를 가져와 학습해야 하는데, 저작권과 관련해 명확히 정해진 게 없어서 언제 정해지는지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②한국어 데이터 부족: 한국어 데이터의 오픈소스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스타트업들은 메타의 라마3 같이 활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AI 모델은 있지만, 그 모델에 학습시킬 한국어 데이터가 크게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기정 콕스웨이브 대표는 “공공데이터가 상당히 많이 풀리고 있지만, 특히 도메인(산업)별 한국어 데이터가 많이 필요하다”며 “외국어 데이터와 합쳐진다면 글로벌 진출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캐터랩 법무팀 하주영 변호사도 “데이터 양도 중요하지만, 질도 중요하다”며 “법제처가 보유하고 있는 엄선된 고품질 데이터를 최대한 공개해 준다면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이라고 했다.   ③연구개발(R&D) 자금 부족: 초기 AI 스타트업에 대한 R&D 자금 지원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이동재 뤼튼테크놀로지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AI 스타트업이 다른 분야 스타트업들과 다른 점은 자본 집약적이라는 점”이라며 “GPU(그래픽처리장치), 클라우드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품 개발에 성공하고 BEP(손익분기점)를 넘길 때까지 간극을 채워줄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  앞으로는   법제처는 이날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관계 부처와 협의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연내 AI 기술과 관련된 법령개선 과제를 발굴해 법령 정비를 추진하고, AI 기반 지능형 법령검색 시스템을 공개한다. 국회 계류 중인 AI산업 관련법의 이번 회기 통과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6일 AI전략최고위협의회 법·제도 분과 1차 회의를 열고 AI산업 관련 법 방향을 논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수정안을 다져가고 있지만, 국회 통과는 또다른 문제”라며 “AI 경쟁은 촌각을 다투는 시간싸움인데, 가이드라인이 될 기본법조차 갖춰지지 않아 답답하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4.04.24 14:56

  • [팩플] 'VR판 안드로이드'로 키운다…메타, VR헤드셋 퀘스트 OS 개방

    [팩플] 'VR판 안드로이드'로 키운다…메타, VR헤드셋 퀘스트 OS 개방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가상현실(VR)·혼합현실(MR) 헤드셋 운영체제(OS) 전쟁에 승부수를 띄웠다. 공들여 개발한 운영체제(OS)를 외부에 개방하기로 하면서다.   메타플랫폼의 3세대 가상현실(VR) 헤드셋인 퀘스트3. 로이터=연합뉴스  ━  무슨 일이야   메타는 22일(현지시각) 자사 블로그를 통해 VR 헤드셋 퀘스트(Quest)의 OS를 다른 하드웨어 제조업체 등 외부 기업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다른 기업들도 메타의 OS를 이용해 헤드셋을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한 VR 기기 전용 호라이즌 OS는 메타가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10년간 개발한 OS다. 눈·얼굴·손·신체 추적과 제스처 인식, 장면 이해, 고해상도 패스스루(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원활하게 혼합)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메타는 호라이즌 OS를 활용한 특화 헤드셋 협업 소식도 공개했다. 에이수스(Asus), 레노버(Lenovo) 등 기기 개발사와 협업해 게임 전용 헤드셋, 생산성 향상·학습·엔터테인먼트 등을 위한 MR 헤드셋을 개발 중이다. 메타는 또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Xbox)와 협업해 게임 중심의 한정판 퀘스트 헤드셋도 개발 중이다.    ━  이게 왜 중요해   메타가 오랜 기간 공들여 개발한 OS를 외부 기업에 공개하는 이유는 VR·M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공개해 애플과 함께 모바일 시대 패권을 잡은 것과 유사한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OS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70.29%에 달한다. 메타가 2021년 창업 이후 17년간 사용하던 ‘페이스북’이란 사명을 바꾼 것도 메타버스 생태계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지난 2월 출시된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 연합뉴스  ━  VR시장 OS 승자는?…개방형 VS 폐쇄형   VR·MR기기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메타가 먼저 시장에 뛰어든 후 애플이 지난 2월 비전프로 헤드셋을 출시하면서 이제 막 커지고 있다. 하지만 경쟁 구도는 드러나고 있다. 모바일 시장처럼 개방형 OS와 폐쇄형 OS의 경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VR은 안 놓친다는 메타: 개방형 OS 진영의 대표 주자는 메타와 구글이다. 블룸버그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모바일 앱은 애플과 구글과 같은 모바일 OS 제작사에 종속돼 있다”며 “저커버그 CEO는 오랫동안 경쟁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디바이스와 운영 체제를 구축하기를 원했다”고 분석했다. 메타는 특히 최근 몇 년간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와 인앱 결제 수수료 관련 iOS 정책이 메타에 타격을 입혔다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모바일 우군’ 삼성 내세운 구글: 구글도 VR·MR 기기용 안드로이드 OS를 개발하고 있다. 구글은 특히 지난달 메타에 자신들의 안드로이드XR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구글은 대신 삼성전자와 협력해 VR·MR 시장을 노리고 있다.   ◦VR서도 마이웨이, 애플: 애플은 이번에도 폐쇄형 OS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2월 비전프로 헤드셋을 출시하면서 새로 개발한 비전OS를 장착했다.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인기 앱은 비전프로용 앱을 출시하지 않아 웹으로 이용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VR시장에서 OS를 장악하면 그 플랫폼 안에 들어가는 앱 등 거래 시장도 장악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며 “아직은 초기라 기업별로 새로운 시도가 이어질 텐데, 지배적 OS는 결국 시장이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2024.04.23 14:58

  • 바쁘죠? 대신 답장해줄게요…메타·틱톡·X까지 번졌다, AI전쟁 [팩플]

    바쁘죠? 대신 답장해줄게요…메타·틱톡·X까지 번졌다, AI전쟁 [팩플]

    인스타그램·틱톡·엑스(X·옛 트위터) 등 주요 소셜미디어(SNS)에 이용자 맞춤형 인공지능(AI) 서비스들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빅테크 간 AI 경쟁이 전 세계 수십억 명이 쓰는 SNS 시장으로 확산하면서 변곡점을 맞고 있다.   메타의 최신 거대언어모델(LLM) 라마3를 적용한 챗봇 '메타 AI'. 메타 홈페이지 캡처  ━  무슨 일이야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 등 SNS 플랫폼을 보유한 메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각 SNS에 최신 거대언어모델(LLM) 라마3(Llama 3)를 기반으로 한 AI 챗봇 '메타 AI'를 탑재했다. 이용자들은 SNS 앱 내 검색 기능 등을 활용해 메타 AI에 휴가 계획이나 식당 추천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도 최근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하면 ‘AI 인플루언서’를 생성해 주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X는 지난달 프리미엄 가입자 전체를 대상으로 일론 머스크가 세운 AI 스타트업 xAI의 챗봇 ‘그록’(Grok)을 배포했다. 시장조사 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X의 프리미엄 가입자 수는 약 64만 명이었다.    ━  이게 왜 중요해   메타·바이트댄스·X 등 현재 SNS 시장의 주요 파이를 나눠 가지고 있는 빅테크들은 저마다 강화된 AI 서비스로 무장중이다. 사실상 포화 상태인 기존 SNS 시장서 점유율 확보를 위해 AI를 내세우는 모양새다. 지난해 페북·인스타·왓츠앱을 포함한 메타 운영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39억 6000만 명. 틱톡은 약 17억 명, X도 약 5억5000만 명에 달한다.   AI 비서 기능 커지고: 각 SNS 속 AI 기능들은 이용자의 ‘비서’ 역할을 자처한다. 메타 AI를 출시한 날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메타 AI는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지능적인 AI 비서(assistant)”라고 강조했다. 이용자들은 SNS 피드를 보다가 가고 싶은 장소를 발견하면 메타 AI에 어딘지 물어보거나 ‘저렴한 항공권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다.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유명 인플루언서와 팬이 소통하는데 도움을 주는 AI 챗봇도 개발 중이다. ‘크리에이터 AI’라는 이름이 붙은 이 챗봇은 인플루언서들이 수많은 다이렉트 메시지(DM)와 댓글에 대응할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목표다. NYT는 내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AI가 인플루언서의 과거  게시글과 DM, 댓글 등을 분석해 답변을 제시하면 인플루언서가 이를 선택해 대답할 수 있다”며 “특정 질문에는 특정 대답을 하도록 지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옥 기자   비즈니스 모델(BM)은 단단히: AI 기능은 수익 창출 모델로 적극 활용되기도 한다. 바이트댄스가 개발 중인 ‘AI 인플루언서’ 생성 기능은 광고주 맞춤 기능이다. 광고주가 프롬프트 창에 광고 소재와 원하는 콘셉트 등을 입력하면 동영상 광고 대본과 동영상에 출연할 AI 인플루언서를 만들어주는 식이다. 미국 IT전문매체 디 인포메이션은 11일(현지시간) 해당 내용을 보도하며 “틱톡샵 판매자들도 AI 인플루언서 도구를 사용해 상품을 홍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비즈니스 SNS 링크드인도 틱톡 포맷과 유사한 ‘숏폼 영상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며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X가 유료 가입자인 프리미엄 가입자 대상으로 챗봇 서비스 그록을 제공하는 것도 이용자 수 반등을 위한 측면이 크다. 글로벌 앱 마켓 분석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 2월 X의 일일 활성 이용자 수는 1년 전보다 18% 줄었다. 당초 X는 월 16달러 유료 요금제인 ‘프리미엄 플러스’ 가입자들에 한해 그록을 제공해왔지만, 지난달부터는 ‘프리미엄 베이직’(월 3달러) 등 모든 프리미엄 가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  틈새 노리는 제3의 SNS들도   기존 SNS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용자들을 타깃 삼아 개인화·감성 등 저마다의 무기로 틈새 시장을 노리는 제3의 SNS들도 있다. 최근 1020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SNS ‘로켓 위젯’(Locket WIdget)은 스마트폰 ‘위젯’(바로가기 아이콘) 기능을 활용했다. 앱에 등록할 수 있는 친구가 최대 20명인 폐쇄형 SNS인 로켓위젯은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위젯을 만들면 친구들이 올린 사진을 바로 볼 수 있다.   최근 1020 세대 사이에서 인기인 SNS '로켓 위젯'은 친구가 사진을 올리면 바탕화면 속 위젯에서 바로 친구의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로켓위젯   지난 1월 글로벌 AI 스타트업 ‘투플랫폼’이 개발한 생성 AI 기반 SNS ‘재피’(ZAPPY)는 일반적인 SNS 기능에 더해 다양한 페르소나를 지닌 AI 인플루언서를 팔로잉 하고 친구처럼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붙이며 차별화 하고 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2024.04.23 06:00

  • [팩플] “로봇이 택배 찾아 커피 사서 책상까지”…카카오, ‘브링’ 출시

    [팩플] “로봇이 택배 찾아 커피 사서 책상까지”…카카오, ‘브링’ 출시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모)가 로봇 배송 서비스 ‘브링(BRING)’을 22일 공개하고, 상용화에 나선다. 로봇의 이동을 고려해 설계되지 않은 기존 사무실·호텔·아파트 등에서도 곧장 배치해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  무슨 일이야   브링은 로봇으로 사무실 내 우편물 배달, 음료나 음식 배달, 호텔 내 물품 제공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오는 25일 서울 성수동 소재 복합문화공간 ‘누디트 서울숲’에 처음 도입되며, 향후 서비스 영역을 확대한다. LG전자가 새로 개발한 양문형 배송 로봇 ‘LG 클로이 서브봇’(LG CLOi ServeBot)이 서비스에 투입된다. 4칸의 양문형 서랍을 통해 최대 30kg까지 물건을 넣을 수 있다. 커피 350㎖가 담긴 잔으로 계산하면, 최대 32잔까지 한번에 옮길 수 있다. 로봇엔 독립적인 충격 흡수 장치가 적용된 6개의 바퀴가 있어 음료를 쏟지 않고 건물 곳곳을 이동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로봇 배송 서비스 ‘브링’을 시작한다. 배송에 투입되는 로봇은 LG전자가 개발한 ‘LG 클로이 서브봇’이다. 서브봇에 커피와 우편물 등을 넣은 모습.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예컨대 상가동 지하 2층에서 우편물 수령 후 5층 카페에서 커피 6잔을 받은 뒤, 3층으로 내려가 사무동 가는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다시 6~11층을 돌며 사무실 책상까지 커피와 우편물을 배송해 줄 수 있다. 회사 측은 “복잡한 주문도 무리 없이 소화해 내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카모는 또 자체 개발한 오픈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플랫폼 ‘브링온(BRING-ON)’도 함께 공개했다.    ━  왜 중요해?   판매자가 보낸 상품이 고객 손에 직접 건네지는 최종 단계인 ‘라스트마일’ 혁신은 모든 물류·유통·커머스 서비스 기업의 고민거리다. 전체 배송 과정으로 보면 짧지만, 가장 비효율적이고 비용도 많이 들며 고객 경험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총 배송 비용 중 라스트마일 배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3%였다. 이 수치는 2018년 41%에서 갈수록 커지고 있다.   라스트마일 비즈니스는 카모의 미래 전략 사업으로 꼽혀왔다. 택시 호출 및 중개로 모빌리티 플랫폼의 지배적 지위를 선점했지만, ‘플랫폼 갑질’ 등 비판 때문에 향후 성장성엔 한계가 왔다. 카모는 이를 라스트마일 물류 시장 공략을 통해 풀어내려한다. 2022년 소상공인 쇼핑몰 대상 물류 서비스 스타트업인 ‘엠지플레잉’과 당일 배송 스타트업 ‘오늘의 픽업’ 등을 인수한 이유다. 브링 서비스에 투입되는 로봇을 만든 LG전자와도 같은 해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혁신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 기술 협력을 이어왔다.   스타트업 뉴빌리티가 만든 배송 로봇이 지난해 10월 31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캠퍼스에서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출입구와 계단, 경사로 등 고도화된 주소 정보 인프라를 활용해 캠퍼스 안을 오가며 앱으로 주문한 음식이나 물건 등을 배송한다. 연합뉴스  ━  이걸 알아야 해   효율이 낮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건, 혁신을 통해 사업을 벌일 여지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장 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화 라스트마일 배송 시장은 연평균 22.7% 성장해 2030년 약 42억 달러(약 5조800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지난해 지능형로봇법이 시행되고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이동 로봇이 규제샌드박스 허용 지역 외에도 보도를 다닐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카모를 비롯한 다양한 유통·커머스 업체가 라스트마일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는 네이버랩스를 중심으로 로봇 기술에 적극 투자 중이다. 이미 제2사옥 1784에선 로봇 100여대가 서류나 물건을 배달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 운영사 우아한 형제들 역시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강남구 일부 지역에서 로봇 배달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코엑스 주변 건물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로봇 ‘딜리’가 배달해 준다. 자율주행 로봇 배달 서비스를 개발한 스타트업 뉴빌리티는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등에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빅픽처는   경쟁자가 많지만 업계 안팎에선 카모가 가진 플랫폼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카모의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T’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1200만명 이상이다. 다른 라스트마일 서비스보다 훨씬 소비자 접점이 큰 셈이다. 장성욱 카모 미래연구소장은 “회사의 플랫폼 기술이 집약된 브링은 어떤 서비스라도, 어떤 로봇이라도 연동 가능한 확장성이 특징”이라며 “로봇 기술이 먼 미래가 아닌 현재 일상에서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고 일상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LG·삼성 “로봇 기술 선점하라” 경쟁 ‘미래 먹거리’ K로봇 시장 2030년까지 20조로 키운다 자율주행 로봇 왜 달리지 못하나…라스트마일 후진국 된 한국  

    2024.04.22 17:08

  • 돼지 도축, 판교서 할 겁니까? ‘로컬 스타트업’ 뜨는 이유

    돼지 도축, 판교서 할 겁니까? ‘로컬 스타트업’ 뜨는 이유 유료 전용

    Today’s Topic “강남·판교 말고 더 없나”‘로컬 스타트업’ 요즘 뜨는 이유 ①    돼지 도축장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운영난에 시달린다. 전기톱 등 위험한 장비를 사용하다 보니 작업자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남 김해 소재 로보스는 이런 페인포인트(pain point·불편을 느끼는 지점)를 라이다(3차원 형상정보 센서)에 기반한 비정형 생체비전 AI 기술과 로봇을 접목해 해결하려는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의 도축 로봇은 돼지 200만 마리의 외형과 도축 공정을 학습한 덕분에 크기·무게가 제각각인 돼지의 뼈와 근육을 오차 없이 제거한다. 자율주행차가 라이더로 도로 상황을 알아서 판단해 주행하듯 AI가 돼지별 형태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도축하는 것. 지난해 제주 도축장을 시작으로 올해 충청 지역까지 로봇을 공급했다. 로봇은 창원 소재 공장에서 만든다.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개발 역량이 지역 인프라와 잘 맞아떨어진 경우다.   돼지 도축은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 인건비가 천정부지로 올랐다. 로보스는 "AI 도축 로봇(사진)으로 하루 4000마리 이상 작업할 수 있다"고 했다. 로보스 국내 스타트업 10곳 중 8곳은 서울·경기도에 있다.(지난해 기준 82.3%, 스타트업얼라이언스 통계) “스타트업 남방한계선은 대전”이라는 말처럼 수도권 편중이 뚜렷했지만 이제 슬슬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투자 분야에서도 플랫폼·서비스보다 제조업·기계·로봇이 주목 받으면서 로보스 같은 로컬(지역) 스타트업이 쑥쑥 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 활성화에 투입되는 중소벤처기업부 모태펀드 공고에 ‘지역’ 분야가 처음 등장한 것도 호재다. 로컬 스타트업에 봄이 온 이유, 미래 유니콘으로 주목 받는 로컬 스타트업에 대해 팩플이 짚었다.   ■ 💬목차 「 1. 로컬에 봄이 온다 2. 특화가 살길…부울경은 제조, 전북은 수소 3. “전국이 AI·플랫폼 할 필요 없다” 4. 로컬 스타트업 성장 로켓 달려면? 」  오혜정 디자이너  ━  1. 로컬에 봄이 온다   강남·판교만 바라보던 자본이 로컬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정부 모태펀드에 첫 등장, 로컬: 지난 2월 나온 중기벤처부 1차 모태펀드 공고에 ‘지역’이 개별 카테고리에 등장했다. 지역창업초기·지역혁신 분야에 1000억원이 배정된 것. 정부 모태펀드가 로컬을 특정해 공고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예산 기반 모태펀드는 민간 투자조합에 출자하고, 투자조합이 스타트업을 심사해 투자하는 구조다. 중기벤처부는 소재부품장비 등 다른 카테고리에도 수도권 외 지역에 약정 총액 30% 이상을 투자하면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모태펀드 운용을 맡은 한국벤처투자 측은 “공공과 민간 양쪽 모두에서 지역을 살리자는 명분과 함께 지역에도 괜찮은 스타트업이 많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플랫폼? 제조업!: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 이미 클 대로 큰 IT·플랫폼보다 제조업 선호 경향이 강해지는 점도 지역에 호재다.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 결성 동향’에 따르면 전년 대비 ‘ICT 제조’는 63%, ‘전기·기계·장비’는 40% 증가한 반면 ICT 서비스와 유통·서비스 투자는 각각 36%·43% 감소했다. 국내 대형 VC 한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실체 없는 서비스보다 실물이 있는 제조업이 주목 받는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강남·판교 말고, ‘뉴비’를 찾아라: 폭넓게 유망주를 발굴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 대표는 “이전과 달리 투자자가 로컬을 많이 보러 다닌다”며 “지역에도 잘하고 똘똘한 회사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볼 만한 스타트업은 이미 다 안다는 분위기가 있다”며 “투자도 경쟁이기 때문에 블루오션을 찾아 시선을 지역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2. 특화가 살길…부울경은 제조, 전북은 수소   “투자자 입장에선 ‘왜 서울이 아니라 그 지역이어야 하는지’ 답을 듣고 싶어한다. 해당 지역 문제점에서 아이디어를 얻거나 이미 구축된 배후 인프라를 잘 활용하는 스타트업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국내 대형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관계자의 말이다. 현 시점에 지역에선 어떤 스타트업들이 주목 받고 있을까. 기계·에너지·모빌리티 등 지역마다 최적화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복수의 기관 투자를 받은 곳을 전문가 추천을 통해 추렸다. KAIST가 있는 대전은 사실상 수도권으로 묶이므로 제외했다.   ① 제조업 강자 부‧울‧경 울산 소재 스타트업 '팀솔루션'이 3D로 구현한 공장. 공정 프로세스 개선 등에 쓰인다. 팀솔루션 대기업 공장이 많은 울산, 경남은 제조업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 본사와 협력사까지 거대한 생태계가 스타트업과 만나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김헌성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자동차·조선·석유화학 3대 산업이 한 도시에 모여 있는 도시는 전 세계에서 울산이 유일하다. 이런 환경 자체가 스타트업에 큰 기회”라고 말했다.   브랜드와 공장 ‘찰떡 매칭’: 크리스틴컴퍼니(김해 본사+부산 연구소)는 사양길을 걷던 부산 신발공장을 비즈니스 토대로 활용한 스타트업. 신발을 디자인·기획하는 브랜드 회사는 수도권에 있고, 국내 공장 70%는 부산에 있어 접점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크리스틴은 제조-유통-물류 전 과정에서 세분화된 생산 업체를 조합해 신발 브랜드와 매칭해주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크리스틴을 통하면 기존 8개월 걸렸던 제조 기간이 두 달로 줄고 비용도 30~50% 줄일 수 있다는 게 자체 분석이다. 이민봉 대표는 “유명 브랜드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트렌드가 넘어가고 있다”며 “브랜드마다 원하는 신발을 가장 잘 만들 만한 공장을 최적 매칭한다”고 말했다.   AI 돼지 도축: 로보스(김해)는 현대로보틱스 출신의 박재현 대표가 창업한 도축 AI 로봇 기업이다. 현재 국내 도축장에 설치된 로봇 대부분은 유럽산이다. 하지만 국가별 돼지 크기가 달라 국산 돼지 10마리 중 3~4마리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게 문제다. 로보스는 국내 최적화 도축 로봇으로 유럽산을 점차 대체한 뒤 도축 전 과정의 80%를 무인화하는 게 목표다. 박재현 대표는 “지역 대기업 근무로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창업했다”며 “로봇 제작은 34년 된 중소기업에 맡겼는데 유럽 제품과 비교해도 지지 않을 품질”이라고 했다.   디지털 트윈 공장: 팀솔루션(울산)은 제조업 공장을 3차원(3D) 기반 가상세계로 구현한다. 디지털 트윈 기술인데 공장 증설, 프로세스 개선 같은 주요 의사 결정에 판단 근거가 된다. 현대중공업 플랜트 담당 엔지니어 출신들이 창업한 터라 풍부한 현장 경험이 비즈니스에 녹아 있다. 현대중공업 조선소 공정을 3D로 똑같이 복제한 뒤 시뮬레이션을 돌려 최적 조립 프로세스를 찾거나 현대자동차 작업 모니터링, 목표 달성률 관리를 디지털 화면에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김지인 대표는 “경쟁 업체에 비해 산업 현장의 가려운 부분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배에 붙은 따개비 제거: 항구에 정박한 대형 선박은 주기적으로 청소해줘야 한다. 따개비나 해양 이물질이 항해 중인 배 표면에 달라붙기 때문. 과거엔 잠수부에게 청소 작업을 맡겼는데 타스글로벌(부산)은 선박 표면에 접지력을 갖춘 청소 로봇을 개발했다. 부산항에 들어오는 HMM 등 대형 해운사가 주 고객. 지난해 200건 이상의 실적을 바탕으로 싱가포르·브라질·일본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타스글로벌이 개발한 청소로봇은 선박 표면에 붙은 따개비같은 해양 이물질을 제거한다. 로봇에 달린 카메라로 청소 상태를 확인하며 말끔히 제거한다. 타스글로벌   ② 수소는 전북으로, 모빌리티는 제주로 전북에는 수소국가산업단지·연료전지실증센터 등의 인프라가 있어 그 기반으로 태동하는 스타트업이 많다. 수소는 탄소중립 시대 청정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고 있다. 전북은 새만금에서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산업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제주에선 렌터카나 전기차 배터리 관리 등 모빌리티 연계 스타트업이 주목 받고 있다.   친환경 운송수단, 에너지원: 테라릭스(전북 부안)는 수소연료전지 전문 스타트업. 수소탱크와 고전압 배터리가 일체화된 파워팩을 개발한다. 차량·선박·드론 등 친환경 운송수단에 들어간다. 김태영 대표는 “모빌리티 시장 전체가 사업 영역”이라며 “하늘이든 땅에서든 사람이 이동하는 시장에 더해 무인 드론까지 수소전지가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테라릭스 투자사는 “지역 전체가 수소를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 관련 대기업이 몰리고, 전문 인력을 채용하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캐플릭스는 고도화된 예약 시스템을 앞세워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다. 캐플릭스 렌터카 회사 최적 사내망: 제주도는 전국에서 가장 큰 렌터카 시장으로 꼽힌다. 캐플릭스(제주)는 렌터카 실시간 예약 및 관리가 가능한 클라우드 기반 ERP(통합정보시스템)를 개발했다. 윤형준 대표는 “영세한 렌터카 업체가 제주도에 난립하는 것을 보고 사업 기회를 포착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20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다. e메일, 전화 예약 수준에 그쳤던 일본 오키나와·규슈·훗카이도 등 3곳에도 진출해 매출 40억원을 올렸다. 올해는 괌·하와이를 시작으로 미국 본토에 진출한다.   폰으로 전기차 배터리 확인: 퀀텀솔루션(제주)은 전기차 배터리 관리 전문 스타트업. 스마트폰에서 배터리의 남은 수명을 확인하는 서비스로 전기차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향후 배터리 중개 플랫폼 서비스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2015년 공공예산 지원을 받고 경기도 성남에 있던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했다. 장태욱 대표는 “제주는 등록 차량 중 전기차 비중이 지난해 기준 9.5%로 전국 평균 2.1%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 🌎로컬 스타트업? 해외는 어때 「 스타트업의 로컬 확산, 미국·독일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탈 대도시’ 바람 부는 미국: 미국 스타트업과 기술 인력들은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보스턴·뉴욕 등 대도시 바깥으로 퍼지는 추세다.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고 고물가, 원격 근무 확산 등이 지역 창업 확산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루킹스연구소 데이터를 인용해 “실리콘밸리·샌프란시스코·보스턴· 뉴욕 등에서 일하는 기술 인력 비율은 실제 줄고 있다”며 “이런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혁신과 투자를 만드는 미국 전역의 기술 생태계”라고 전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는 2022년부터 2년간 1400명의 기술 인력이 감소했지만, 댈러스와 포트워스 지역은 3만 개의 기술 일자리가 생겼다. WSJ는 “스타트업과 기술 인력이 퍼지면서 지역의 기술 생태계가 뿌리를 내리고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지역 커뮤니티가 투자자와 기업을 유치해 인재 클러스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균형발전’의 모범 독일: 독일은 수도 베를린,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뮌헨을 비롯한 바이에른 지역 이외에도 쾰른을 중심으로 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주도 창업 생태계가 발달해 있다. 독일 전체 스타트업의 약19%가 NRW주에 있을 정도다. 독일 베를린에서 액셀러레이팅 기업 ‘123 팩토리’를 운영하는 이은서 대표에 따르면 이 지역은 대학과 연구소의 스핀오프 스타트업이 많은 게 특징이다. 아헨공대·본대학교는 물론 독일항공우주연구소·막스플랑크연구소 등 다양한 연구기관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네트워크가 형성된 것도 강점이다. 연방정부는 물론 주정부도 스타트업을 중견기업과 대기업에 적극적으로 연결한다.   」   ━  3. 모두가 ‘AI·플랫폼’ 할 필요 없다     로컬 창업, 이점도 있지만 어려움도 있다. 지켜야 할 것은.   “왜 로컬인가?”: 부울경 특화 액셀러레이터인 박준상 시리즈벤처스 대표는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이 AI와 플랫폼 비즈니스를 할 필요는 없다”며 “로컬 스타트업은 지역에 있어야 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갖추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부울경의 제조업이나 에너지·농어업·축산 등 각 지역 특징에 맞게 최적화하면 투자 유치에 유리하고 기업 활동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떠나지 않을 기업, 지역에 있어야 하는 이유가 확실한 기업이 투자 받기 쉽다”고 덧붙였다.   VC도 로컬 전문: 한종호 소풍벤처스 파트너는 “관광 스타트업인데 바이오 투자 중심 펀드의 문을 두드려봐야 소용이 없는데 의외로 로컬 스타트업들이 이런 걸 무시하고 달려드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 계정 펀드를 운영하는 투자사가 늘고 있는데 이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에 본사를 둔 기술형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인라이트벤처스 유동기 대표는 “대구는 이른바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육성을 위해 전용 펀드 규모를 늘리고 있다”며 “각 지역 펀드 특성에 맞게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김경진 기자  ━  4. 로컬 스타트업, 성장 로켓 달려면?   로컬 스타트업 붐, 제대로 키우려면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대학 중심 인재 수급: 로컬 스타트업도 덩치가 커지면 수도권에 진출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본사는 부산이지만 최근 경기도 판교에 사무실을 낸 스타트업 대표는 “우수 인재를 뽑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한국과학기술원(대전)·광주과학기술원·대구경북과학기술원·울산과학기술원 등 4개 거점 과학기술원과 기업·연구소를 중심으로 고급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카이스트와 정부출연연구소 등의 영향으로 대전에는 확실한 스타트업이 많다. 다른 지역 과기원도 인재 양성, 기술 이전 등 생태계 조성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생 창업 생태계 필요: 로컬 스타트업 대표끼리 모이면 농담 삼아 하는 말이 있다. “서울 가는 기찻길 위에서 시간을 다 보낸다”는 것. 한 로컬 스타트업 대표는 “일주일 중 5일 내내 서울에 간 적이 있다. 처음에는 회사를 알리려고 흔쾌히 갔지만 투자를 받으려면 빠질 수 없는 ‘필참’ 모임이 계속되더라”고 했다. VC 개수만 따져봐도 부산은 한 자릿수, 울산은 0개다. 한종호 소풍벤처스 파트너는 “생태계가 조성되면 기업이 오고 사람이 온다. 광주가 AI 특화도시를 내세우는데, 광주에 가면 AI 대가들이 있거나 관련 프로젝트가 활발하고 AI 인재가 매년 배출될 정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캐플릭스 윤형준 대표는 “펀드 운용사들이 서울에 있는 회사를 지역에 주소지만 옮겨 투자하기도 한다”며 “모태펀드에 지역 카테고리가 생겼지만 진짜 지역 스타트업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지속가능성: 모든 기업이 유니콘이 될 수 없고, J커브 성장과 큰 수익을 거두는 기업만이 의미있는 건 아니다. 특히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층을 모으는 기업의 존재 가치가 수도권보다 더 크다. 이기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서울의 눈으로는 자영업자처럼 보이고, 큰 수익이 안 나더라도 지역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층을 끌어모으는 소중한 기업들이 있다”며 “스타트업 지원에서 효율성과 성장만 강조하면 강원 등의 지역은 돈줄이 마른다”고 지적했다. 천동필 부경대 교수는 “성장이 느려도, 지역 기반 산업과 연계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자체가 발굴해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 🌏 Why 로컬, why 글로벌 「 강남 테헤란밸리(서울), 판교 테크노밸리(경기도) 등 수도권 중심으로 성장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핵심 키워드는 로컬과 글로벌. 지역 기반 산업과 밀착해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스타트업의 시도가 늘고 있고,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 터잡고 기회를 찾는 한국 스타트업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들은 왜 사람·기술·자본 모든 게 익숙하고 편한 수도권 대신 새로운 생태계를 개척하는 걸까. 로컬과 글로벌에서 추구하는 꿈과 기회의 크기는 테헤란밸리와 판교밸리를 넘어설 수 있을까. 스타트업을 키우는 벤처캐피털(VC)의 시선도 비(非)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다는데. 팩플이 로컬과 글로벌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K스타트업 생태계와 이들이 그리고 있는 미래, 혁신을 연재를 통해 짚어본다.   🚀 Why 로컬, why 글로벌 연재 순서 1회 돼지 도축, 판교서 할 겁니까? ‘로컬 스타트업’ 뜨는 이유 2회 스타트업, 빅테크도…why japan?    」 

    2024.04.22 16:45

  • 美 "틱톡 팔아라" 中 "스레드 퇴출"…SNS로 번진 국가안보 전쟁 [팩플]

    美 "틱톡 팔아라" 中 "스레드 퇴출"…SNS로 번진 국가안보 전쟁 [팩플]

    미·중 기술전쟁의 불씨가 소셜미디어(SNS)로 크게 옮겨붙고 있다. 미국에서는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의 강제 매각이 추진되고 있고, 중국은 앱스토어에서 미국 빅테크의 소셜미디어(SNS)를 퇴출했다.   AFP=연합뉴스.    ━  무슨 일이야   20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본회의에서 ‘21세기 힘을 통한 평화’란 이름의 이른바 ‘틱톡 금지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수정안에는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가 270일 이내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도록 강제하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앱스토어에서 완전히 퇴출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이 시행될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은 1회에 한해 90일간 매각 시한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해외 원조 지원안과 바이트댄스의 틱톡 매각 법안을 승인한 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앞서 미 하원은 지난달에도 틱톡 매각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당시 법안에는 매각 기간을 165일 이내로 규정했다. 이번에는 추가 연장까지 더할 경우 최장 360일 내에 미국 사업권을 매각해야 한다.    바이트댄스 측은 법안 통과 직전인 지난 17일 “1억7000만 미국인의 표현의 자유를 짓밟고, 700만 개의 기업을 파산시키며, 매년 미국 경제에 240억 달러를 기여하는 플랫폼을 폐쇄하려는 법안을 다시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은 유감이다”는 반대 성명을 냈다.   이런 가운데 중국도 미국산 SNS에 대해 반격을 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9일 애플은 중국 앱스토어에서 중국 당국의 명령에 따라 메타의 SNS 앱인 왓츠앱과 스레드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사설가상망(VPN)을 통해 앱을 다운로드 하는 우회로조차 차단하는 조치였다.    ━  이게 왜 중요해   글로벌 경계가 없던 소셜미디어 비즈니스에서 이젠 ‘국적’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에서 기술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SNS 분야에서까지 전면전을 펼치고 있어서다. 틱톡 매각 강제와 왓츠앱·스레드 앱스토어 삭제 조치의 공통 키워드는 국가 안보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틱톡이 미국인 절반에 달하는 1억7000만 명 이용자 개인정보와 데이터를 중국 공산당에 넘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틱톡 금지법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중국 당국이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를 근거로 앱스토어에서 일부 앱을 제거하라고 명령했다”며 “우리는 동의하지 않더라도 사업을 운영하는 국가의 법률을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WSJ은 중국 당국이 왓츠앱과 스레드 모두 중국 국가주석과 관련해 문제 있는 언급 등 정치적 콘텐트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삭제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앞으로는   바이트댄스는 매각 법안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이번 법안은 이르면 이번주 초 상원 표결에 상정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틱톡 금지법이 의회를 통과하면 서명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틱톡 금지법이 현실화하면 페이스북과 스레드를 보유한 메타, 유튜브를 보유한 구글 등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틱톡의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도 틱톡 차단을 고려하고 있다. 이미 틱톡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2022년 3월부터 러시아 사용자들의 동영상 업로드를 차단했다. 러시아 사용자들은 외국에서 업로드된 동영상을 볼 수도 없다. 그러나 러시아 내에서는 여전히 틱톡 사용이 계속되자  ‘SNS·메신저 전문사용자 협회’가 러시아 정부에 일체 차단을 요청했다. 러시아 자체 동영상 플랫폼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목적이다.    ━  더 알면 좋은 것   위기 속에서도 바이트댄스는 AI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 19일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바이트댄스가 AI 개발 담당 임원이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사업의 최우선순위를 AI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디인포메이션은 “바이트댄스 경영진은 자사 제품에 생성 AI를 통합하는 데 큰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틱톡은 이미 광고주의 광고 제작을 돕는 챗봇과 같은 AI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4.04.22 06:00

  • 60만원 다이슨 드라이기 베꼈는데…짝퉁 아니라는 이 회사 [팩플인터뷰]

    60만원 다이슨 드라이기 베꼈는데…짝퉁 아니라는 이 회사 [팩플인터뷰]

      ■ 추천! 더중플 – 일상해결 스타트업 인터뷰 「 세탁기 돌릴 시간조차 없는 날도 있습니다. 이럴때 현관문 앞에 빨랫감을 놔두면 알아서 수거해가고 접어서 배송해주는 세탁소가 있다면. 동남아 여행에서 믿을만한 택시 부르기 어렵다면. 베스트셀러 제품을 사고 싶은데 가격이 부담된다면. 최근 수년간 극심했던 투자 빙하기를 뚫고 뾰족하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사람들 일상의 페인포인트(pain point·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지점)를 해결하기 위해 뚝심있게 비즈니스를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입니다.   ‘The JoongAng Plus(더중앙플러스)’는 지혜롭고 지적인 독자들을 위해 중앙일보의 역량을 모아 마련한 지식 구독 서비스입니다. 오늘 ‘추천! 더중플’은 일상에 파고들어 “한 번 써보면 계속 쓸 수밖에 없다”는 제품·서비스를 만든 스타트업 대표 인터뷰를 모았습니다. 기술 혁신 리더들이 보는 산업의 미래·성장전략을 다루는 팩플 인터뷰(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108)가 혁신가들의 머릿속을 낱낱이 들여다봤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   ━  ① ‘빨래 해방’ 외치는 그들, 맞수 인터뷰     오혜정 디자이너 동네 세탁소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매년 1500개씩 폐업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세탁소 사장님은 은퇴하는데 젊은 사람 중에 세탁소를 하겠다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내 드라이클리닝 시장만 4조원. 이 공백을 누가 차지할 거냐를 두고 스타트업 간 세탁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국에 깔린 프랜차이즈 세탁소가 2세대라면, 3세대는 문 앞 수거와 배송이 이뤄지는 세탁앱입니다. 팩플이 만난 조성우 런드리고 대표와 예상욱 세탁특공대 대표는 “김치를 사서 먹는 게 이상하지 않은 것처럼, 앞으로는 양말·속옷 생활빨래까지 세탁앱에 맡기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두 회사는 시장 1위를 놓고 다투는 라이벌인데요. 경쟁 구도 속에 두 회사 합쳐 회원수 250만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세를 타고 있습니다. 세탁의 현재와 미래, 런드리고와 세탁특공대의 서비스는 어떻게 다른지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보시려면 기사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 “빨래 다음날 배송”“우린 더 싸”…세탁앱 ‘피튀기는 클린 전쟁’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1559    ━  ② ‘짝퉁’이라구요? ‘레퍼런스 전략’입니다   오혜정 디자이너 생활용품 커머스 와이즐리는 제품 설명에 ‘이 제품과 비교해 보세요’라는 문구를 넣습니다. ‘프리미엄 항공모터 드라이기’(3만9490원) 구매 창에 ‘다이슨 수퍼소닉 드라이기’(59만9000원)와 비교해 보라고 쓰는 식입니다. 이름하여 ‘레퍼런스 전략’입니다. “짝퉁 아니냐”라는 질문에 이 회사 김동욱 대표는 “디자인이 비슷하지만 별개의 제품이다. 잘 팔린 모델을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할 뿐”이라고 답합니다. 효과는 확실한데요. 지난해 6월 레퍼런스 전략을 본격 실행한 지 6개월 만에 월 매출이 52% 늘었습니다.   김동욱 대표는 “광고로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광고비 아낀 대신 저렴하게 판다”며 “광고비·유통비를 부담하며 그 브랜드 제품을 쓸 거냐 아니면 원가에 살 수 있는 가성비 있는 와이즐리를 쓸 것인지는 소비자의 판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많게는 10배 가까이 저렴한 가성비의 극치를 추구한다고 하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신지, 써 볼 마음이 생기는지요?   📌더 자세한 내용을 보시려면 기사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      60만원 다이슨 베낀 와이즐리 “4만원짜리 짝퉁? 전략이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8303    ━  ③싱가포르 차량호출앱 2위, 어떻게 뚫었나?   오혜정 디자이너 동남아 차량 호출 서비스를 꽉 잡고 있는 그랩. 동남아에서 그랩 뒤를 쫓고 있는 회사는 한국의 스타트업 엠블입니다. 싱가포르·캄보디아·베트남 현지에서 기사 25만 명을 모았고, 누적 이용자 수가 250만 명 이상입니다. 핵심 시장인 싱가포르 이용자는 200만 명으로 그랩에 이어 2위입니다.   엠블이 운영하는 타다(TADA)는 한국 타다와 별개 회사입니다. 우경식 엠블 대표는 “우리가 2018년 7월 먼저 출시했고, 한국 타다는 석달 뒤에 나왔다”고 했습니다. 왜 국내가 아닌 동남아로 향했냐는 질문에는 “한국은 택시 중심으로 이뤄져 정책 장벽이 높았다. 반면 동남아는 택시 외 일반 차량도 차량호출 서비스로 장려했기 때문에 작은 스타트업에도 기회가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해외 시장을 뚫은 비결, 전기삼륜차와 오토바이 생산에도 뛰어든 이유를 확인해보시죠.   📌더 자세한 내용을 보시려면 기사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 동남아 철벽수비 뚫었다, 그랩을 뒤흔든 ‘원조’ 타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4909    ━  ④‘킥라니’? "PM은 도로 위 애물단지 아니다"   오혜정 디자이너 ‘킥라니’는 킥보드와 고라니를 합친 말입니다. 차량 운전자 사각 지대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고라니처럼 전동킥보드가 도로 질서를 망친다는 비판이 들어간 말이죠. 안전 문제로 인해 퍼스널모빌리티(PM) 업계는 최근 몇년간 국내외에서 어려운 시기를 경험했습니다. 한 때 유니콘이었던 PM 미국의 버드는 지난해 말 파산보호를 신청하기도 했구요.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국내 PM 지바이크는 119억원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미래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바이크는 국내에서 킥보드, 자전거를 자체 생산하고 있습니다. 원가는 올라가지만 이용자 안전을 위한 투자라고 합니다. 이 회사 윤종수 대표는 “서울시 공유 자전거 따릉이 사고 발생률이 0.00216%, 전동킥보드는 0.00215%로 비슷한 수준이다. 킥보드는 최고 시속 25㎞로 제한돼 있어 안전수칙을 잘 지키면 큰 사고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PM은 ‘도로 위 애물단지’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전성기를 열 수 있을까요?   📌더 자세한 내용을 보시려면 기사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 “킥라니? 따릉이 비교해 봐라” 119억 따낸 그가 내민 통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8620     ■ 추천!더중플-일상 해결 스타트업 인터뷰 「 오늘의 더중플 추천 기사 모음입니다. 네이버 뉴스페이지에서는 하이퍼링크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더 알고 싶은 기사가 있다면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   “빨래 다음날 배송”“우린 더 싸”…세탁앱 ‘피튀기는 클린 전쟁’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1559   60만원 다이슨 베낀 와이즐리 “4만원짜리 짝퉁? 전략이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8303   동남아 철벽수비 뚫었다, 그랩을 뒤흔든 ‘원조’ 타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4909   “킥라니? 따릉이 비교해 봐라” 119억 따낸 그가 내민 통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8620 」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2024.04.21 21:00

  • [팩플] SNS 피드 보다가 "여기 찾아줘"…인스타·페북서 'AI 챗봇' 쓴다

    [팩플] SNS 피드 보다가 "여기 찾아줘"…인스타·페북서 'AI 챗봇' 쓴다

    메타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자사 소셜미디어(SNS)에 AI(인공지능) 챗봇 기능을 도입한다. 새로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라마3(Llama3)’가 기반이 됐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지난해 9월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메타 본사에서 '인공지능(AI)' 글자를 띄워둔 채 발표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  무슨일이야   18일(현지시간) 메타는 자체 개발한 오픈소스(개방형) LLM 라마3 기반의 AI 챗봇 ‘메타 AI’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자사 SNS에 탑재한다고 밝혔다. 메타는 라마3에 대해 “현재 동급의 오픈소스 모델 중 최고 수준의 성능”이라며 “MMLU(다중작업언어이해)를 포함한 다양한 업계 표준 벤치마크에서 높은 성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라마3의 사전 훈련에는 과학·기술·공학·수학·역사·코딩 지식 등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셋이 사용됐다. 기존 모델인 라마2 보다 7배 넘게 많은 15조 이상의 토큰(AI가 인식하는 문자 데이터 단위)으로 훈련된 모델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최고경영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메타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AI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메타AI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가장 지능적인 AI 어시스턴트”라고 밝혔다. 메타 홈페이지에서 라마3 모델을 다운로드할 수 있고, 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의 플랫폼에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사전훈련과 미세조정을 마친 매개변수 80억 개(8B)의 소형 모델과 700억 개(70B) 거대 모델 두 가지로 출시됐다    ━  이게 왜 중요해   메타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 등 세계 최대 규모의 SNS 서비스를 보유한 기업이다. 그런 메타가 자사 SNS에 생성 AI 서비스를 탑재한 건 처음이다. AI 기술 경쟁에 있어 추격자 입장인 메타이지만, 수많은 자사 서비스 이용자를 보유한 만큼 생성 AI 서비스의 활용 방식과 빈도에 변화가 올 수 있다. 지난해 페북·인스타·왓츠앱을 포함한 메타 운영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39억 6000만명에 달했다.   이용자들은 SNS 앱 내 검색 기능을 쓰거나, 메시지를 주고 받다가 메타AI에게 말을 걸어 무료로 필요한 일을 시킬 수 있다. 친구와 채팅 중 주말에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면 메타AI에게 ‘일몰을 볼 수 있고 채식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1시간 거리 이내 식당을 찾아 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인스타 피드를 보다 멋있는 사진을 발견하면 ‘해당 장소로 여행하기 좋은 시기와 저렴한 항공권을 알아보라’고 시킬 수도 있다. 당장은 베타버전으로 제공되지만, 텍스트를 입력해 원하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내용을 일부만 입력해도 이미지 생성이 시작되며 그 과정에서 이미지 수정을 위한 유용한 프롬프트(명령어)를 메타 AI가 추천해주기도 한다. 메타AI는 미국·캐나다·호주 등 영어권 10여 개 국가에 우선 출시됐다. 한국 등 다른 지역은 아직 서비스 예정일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원 국가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 국내 이용자들도 머지 않아 메타AI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앞으로는   빅테크 간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한 AI 산업 분야는 이미 수천억 달러의 투자가 이어지는 거대한 전쟁터가 됐다. 챗GPT를 만든 오픈AI부터 메타와 구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휘하는 ‘xAI’, 국내 기업인 네이버ㆍ카카오까지 빠짐없이 참전했다. 각자가 가진 기술 경쟁력에 대한 신경전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메타는 이날 라마3를 공개하며 MMLU 평가에서 79.5점을 기록해 구글 제미나이 프로 1.0의 71.8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한편 주요 경쟁자 중 하나인 구글은 같은 날 제미나이 등 AI 모델 연구 부문 인력을 딥마인드 산하로 통합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AI 조직 개편 사실을 알렸다. AI 안전성과 사회적 영향 등을 다루는 조직 역시 딥마인드로 통합한다. 안드로이드·크롬·검색·사진 관련 인력은 새로 통합되는 플랫폼 및 디바이스팀에 포함된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의사 결정을 단순화하고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지난해 5월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AI '쩐의 전쟁'…MS 이어 구글도 "1000억 달러 투자할 것" [팩플] [팩플] 동영상 생성 AI 시장 삼파전…오픈AI·구글·어도비의 전략은 [팩플] AI가 내 검색 의도 파악한다...네이버, 생성AI 검색 첫 적용 [팩플] 자체 개발 CPU 내놓은 구글…‘하드웨어’에 꽂힌 클라우드 기업들 5조 투자유치 나섰다…'AI 경쟁' 반전 노리는 머스크의 카드 [팩플]

    2024.04.19 16:34

  • 네이버 '당일배송' 시작했다…탈쿠팡 고객 유혹, 구독료도 인하 [팩플]

    네이버 '당일배송' 시작했다…탈쿠팡 고객 유혹, 구독료도 인하 [팩플]

    네이버가 15일부터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커머스 업계 ‘탈(脫) 쿠팡’ 고객 잡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네이버가 당일 배송을 시작했다. 자체 물류센터 없이 솔루션을 고도화해 배송 시간을 앞당기겠다는 네이버의 전략이 아마존, 알리익스프레스 등 글로벌 이커머스 강자들과 경쟁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  무슨일이야   네이버는 물류 솔루션 ‘네이버 도착보장’을 통해 당일배송을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오전 11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 도착을 보장하는 서비스다. 당일배송이 가능한 상품은 물류 데이터 및 창고관리시스템(WMS)이 연동된 네이버 도착보장 상품 중 절반 정도. 구매자들의 빠른 배송 요구가 많은 화장지, 분유, 조미료, 소스 등 일상 소비재와 패션 카테고리 상품들이 대상이다. 만약 제때 못 받으면 보상으로 네이버페이 포인트 1000원을 지급한다. 서울·경기도를 중심으로 시작해 내년부턴 권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그간 시범 운영해오던 일요배송도 수도권 중심으로 시작한다. 일요배송은 토요일에 주문하면 일요일에 받아보는 서비스다. CJ대한통운이 자체적으로 일요일 배송이 가능한 배송망을 만들어 물품을 배달할 예정이다.      ━  이게 왜 중요해   ① 솔루션은 물류센터를 이길 수 있을까 자체 물류센터를 가지고 새벽 배송을 넘어 당일 배송 시장까지 점령한 쿠팡·컬리와 달리 네이버는 자체 물류센터가 없다. 네이버가 내세우는 건 ‘기술’과 ‘연결’. 2021년 셀러와 물류 기술 기업을 연결하는 배송·물류 플랫폼 ‘NFA’(네이버 풀필먼트 연합)를 시작해 배송 기간을 점점 줄여왔다. CJ대한통운, 품고, 파스토, 아르고 등 국내 물류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NFA의 솔루션을 점점 고도화해 했고 이제 당일 배송까지 나선 것.   업계에선 지금 이 시점에 네이버가 공격적으로 당일 배송에 나선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강력한 경쟁자 쿠팡이 지난 12일 유료 회원 ‘와우 멤버십’ 이용료를 58% 인상(4990→7890원)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신규회원에게 3개월 구독료를 면제해주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프로모션도 지난 15일 시작했다.   ②미·중 커머스 공습, 막을 수 있을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국내외 업체들이 모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초저가를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차이나 커머스가 대표적이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는 약 1조5000억원을 들여 한국에 물류센터를 짓고 본격적인 배송 경쟁에 나설 예정. 세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도 18일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무료배송 프로모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한 총 금액이 49 달러(약 6만8000원)를 넘으면 무료 배송 받을 수 있다. 국내 경쟁자 쿠팡은 올해부터 3년간 신규 풀필먼트센터 확장과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  앞으로는   업계에선 배송 속도와 가격(배송료, 상품 가격 등)이라는 두 가지 측면 경쟁에서 누가 우위를 차지하냐가 국내 이커머스 업계 판도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차이나 커머스 업체들은 점점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 리테일 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지난 3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각각 887만, 829만명이다. 중복 사용자가 있더라도, 2개 업체 합산 이용자수는 1716만명으로 1위 쿠팡(3087만명)의 절반을 넘어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전략 앞에서 무료 배송의 범위나 기간, 유료 멤버십의 가격 등 고차 함수를 잘 풀어야 생존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4.04.19 06:00

  • 아기 똥 사진에 “정상이네요” 초보맘에 소문난 ‘포켓 오은영’

    아기 똥 사진에 “정상이네요” 초보맘에 소문난 ‘포켓 오은영’ 유료 전용

    Today’s personal Topic주머니 속 ‘오은영 박사님’육아전쟁 해결할 수 있을까   둘에서 셋으로, 셋에서 넷으로. 가족의 탄생은 설렘으로 시작되지만 머지않아 육아라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산후조리원에서 집으로 가면 아이 목욕과 수유, 잠재우기까지 온전히 부모의 몫. 돌끝맘·돌끝파(돌잔치를 끝난 엄마·아빠)가 되면 한숨 돌리나 싶지만, 육아 전쟁의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 우리 아이 발달엔 문제는 없는지 챙겨야 하고, 교육 고민도 시작된다.   주머니 속에 ‘오은영 박사님’을 쏙 넣어 다니면 좋으련만. 하나하나 서툴고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세상엔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 이를 해결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IT 스타트업들은 ‘저출생’을 당장 막진 못해도 기술로 육아를 이롭게 하려는 서비스와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어느새 인공지능(AI)도 육아의 든든한 동반자로 성장. 팩플이 나 혼자만 알기 아까운, 삼촌·이모도 알면 좋은 신박한 육아 테크 200% 활용법과 이들이 그려가는 미래상을 짚었다.   ■ 💬목차 「 1. 📝현재 상황 3줄 요약 2. 🍼육아 부담 덜어줄 테크 한 스푼 3. 🍼‘돌끝맘’ 고민 해결 프로젝트 4. 🔭육아 테크, 빅픽처는 」  오혜정 디자이너 👇 여기서부터 4700자, 읽는 데 2분10초.    ━  1. 📝현재 상황 3줄 요약   최악의 저출생, 성장하는 육아 산업?: 0.65명.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4분기 0.6명대로 떨어졌다. 애도 안 낳는데 무슨 육아 테크? 아이가 귀해지면서 부모뿐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삼촌도 지갑을 여는 ‘텐 포켓(ten pocket)’ 현상으로 시장 전망은 오히려 밝아졌다.   출산 안 하는 이유: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저출산 인식조사’에 따르면 ‘아이 양육 및 교육 부담’(24.4%), ‘경제적 불안정’(22.3%)이 20~40대가 자녀를 갖지 않는 이유 1, 2위로 꼽혔다.   엄마 때와 다르다, 육아는 IT 아이템전: 우리 부모님 때는 도대체 어떻게 우리를 키웠을까. 요즘 부모들은 육아 관련 IT 서비스 이용이 필수라는데. 포브스는 2022년 알파 세대(만 13세 이하)를 대상으로 한 육아·서비스·앱 시장 규모를 약 55조원으로 추산했다.    신재민 기자  ━  2. 육아 부담 덜어줄 테크 한 스푼   아이가 37도 넘게 열이 날 때, 우리 아이 걸음이 느린 것 같을 때, 독박육아의 외로움이 사무칠 때. 요즘 IT 기술, 이렇게 활용해 보자.   딸랑이 쥘 때가 됐는데, 병원 대신 앱: 우리 아이, 잘 크고 있는 건가. 불안할 때마다 병원에 갈 수도 없고. 임신·육아 앱 ‘열달후에’에선 불안함을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후 4~5개월이라면 ‘누운 자세에서 반쯤 뒤집을 수 있는지’ ‘딸랑이를 잠시라도 쥘 수 있는지’ 등 질문에 답하면 ‘대근육 발달은 96점(또래 수준)’이라는 결과를 내준다. 때가 되면 ‘B형 간염 접종하셨나요?’라고 알려주는 건 보너스. 기본적으로 무료지만, 1대 1 맞춤 보고서는 유료다. 발달 과정마다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키우미’ 앱에선 아이 발달 상태에 따라 하루 10분씩 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발달 자극 활동을 무료로 추천받을 수 있다.     ‘독박 육아’ 솔루션: 육아의 고단함은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다. ‘조동’(산후조리원 동기)이 없어도 육아 동지를 만들어주는 무료 플랫폼이 있기 때문. ‘베이비빌리’에선 ‘2023년 3월 베동(베이비빌리 동기)’처럼 같은 시기 출산한 부모들의 커뮤니티를 만들어준다. 이곳은 육아 백과사전이자 온라인 조동이다. 다른 커뮤니티에선 ‘강퇴’ 각인 아기 변 사진도 마음 편히 올릴 수 있고 “사진으로 보면 정상 같아요”란 피드백이 달린다. 커뮤니티에 작명가가 등장해 재능 기부를 하는 이벤트도 종종 열린다. 육아 공부에 진심인 부모들의 데이터가 쌓여 누적 글만 26만 개 이상. 초음파 사진을 AI로 분석해 태어날 아이 얼굴을 예측하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운영사 빌리지베이비 이정윤 대표는 “육아 할 때 근거가 불분명한 정보에 많이 노출된다”며 “부모들이 직접 경험한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 등 전문가와 협업한 콘텐트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비빌리 앱에선 시기 별로 아이의 성장 상황, 필요한 예방 접종, 추천하는 놀이와 육아템, 부모의 행동 지침 등을 알려준다. 베이비빌리 화면 캡처 AI로 찾는 돌봄 교사: 육아 도움을 받고 싶어도 누가 믿을 만한지 모르겠다면? 베이비시터(육아도우미) 연결 플랫폼이 필요하다. ‘돌봄플러스’는 10가지 이상 질문으로 부모 성향과 요구 사항을 파악해 적합한 육아도우미를 추천한다. ‘발달이나 교육에 중점을 두길 원하는지’ ‘가사도 도와주길 원하는지’ 등을 물어 관련 자격증이 있거나 강점을 가진 사람을 AI로 찾아준다. 전창민 휴브리스 대표는 “데이터가 쌓이면 앞으로 교육·커머스 등에도 AI 기술을 적용한 종합 육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보육 서비스 이용료는 시간당 1만3000원.     ━  3. ‘돌끝맘’ 고민 해결 프로젝트   육아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한 ‘돌끝맘·돌끝파’. 안도하긴 이르다. 어린이집 생활은 괜찮은지, 아이 첫 교육은 뭐부터 시작할지 새로운 고민거리가 쌓인다. 난도가 더 높아지는 육아 2라운드, IT기술은 어디까지 도울 수 있나.   플레이태그의 인공지능(AI) 알림장 앱 '스토리라인'이 제공하는 어린이집 아이 행동 분석 데이터 화면. 플레이태그 ①집에선 얌전, 어린이집에선 문제아? 납득이 안 될 땐 AI 행동 분석: 어린이집의 대표적인 알림장 앱은 ‘키즈노트’. 아이의 일상 사진도 공유하고 선생님들과 실시간 소통도 가능하다. 처음 접하는 이들에겐 ‘신세계’지만, 갈수록 갈증도 생긴다. 집에선 안 그러던 아이가 어린이집에선 문제 행동을 보였다면 무슨 근거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답답해서다. 이쯤에서 들어가는 IT기술. 비슷한 고민을 하던 ‘컴잘알’ 육아 대디 박현수 플레이태그 대표(미네소타주립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AI로 아이들의 사소한 행동도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스토리라인)을 내놓았다. AI가 어린이집 CCTV 영상 정보를 분석해 아이의 걸음 수와 속도, 어떤 놀이를 가장 많이 했는지, 어떤 친구들과 상호작용이 많은지 데이터를 집계해 제공한다. AI가 아이들의 사진 촬영은 물론 알림장도 작성해 줘 선생님들이 아이 보육에만 집중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어린이집이 월 과금 형태로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이용하고 싶다면 부모들의 건의가 필요하고, 아이 영상 분석에 대한 모든 부모의 동의도 필요하다. 박 대표는 “아이들의 문제 행동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해주는 게 중요한데, 그런 치료 목적의 근거 자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밥은 먹고 다니냐?: 우리 아이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무슨 반찬을 잘 먹는지, 궁금하다면. 이런 고민을 해결할 AI영양사도 있다. 아이의 식판을 스캔해 AI로 분석해 주는 ‘AI푸드스캐너’다. 먹기 전후 식판을 스캔해 아이가 어떤 반찬을 좋아하고, 어떤 건 남겼는지, 영양분은 골고루 섭취했는지 분석해 준다. 올바른 식습관 유도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아이가 가지 볶음을 남겼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스마트 패드에 나와 가지 볶음을 잘 먹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김대훈 누비랩 대표는 “서비스를 받는 어린이집 부모들에게 주간 단위로 아이의 실제 섭취량과 영양 성분까지 분석한 리포트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②스마트 기기 보여줘? 말아? 스마트 기기 대신 ‘청각 자극’: 세계보건기구(WHO)는 1세 미만 아이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하지만 막상 육아를 하면 떼쓰는 아이 얌전하게 만드는 ‘스마트 기기’의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다. 대체재를 줘 보면 어떨까. 코코지는 ‘청각 자극’이라는 해법을 들고 나왔다. 코코지의 오디오 플레이어 ‘코코지 하우스’에 아이들이 직접 ‘아띠’라는 캐릭터 인형을 올리면 한글과 영어, 동요 등 다양한 오디오 콘텐트가 나온다. 전용 앱을 이용하면 부모가 콘텐트 편집도 할 수 있다. 박지희 코코지 대표는 “시각 자극보다 청각 자극은 아이의 상상력과 인지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며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이 72분일 정도로 부모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코코지의 오디오 플레이어 '코코지 하우스'와 캐릭터 인형 '아띠'로 혼자 놀고 있는 아이의 모습. 코코지 하우스에 아띠를 올리면 한글, 영어, 동요 등 다양한 오디오 콘텐트가 재생된다. 코코지   “한국식 교육 부담, 스마트 러닝이 해답”: 반대로 스마트 기기를 잘 쓰면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주장에 기반한 서비스도 있다. 한글·수학·영어를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게임 방식을 도입한 토도 시리즈가 대표적. 개발사 에누마는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후원) 대회에서 ‘학교 없는 환경에서 아이들에게 수학과 읽고 쓰는 법을 가르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라’는 과제를 해결해 2019년 우승한 회사다. 토도 시리즈엔 AI 기술도 적용됐다. AI가 아이의 한국어와 영어 음성과 발음, 필기를 인식해 맞춤형 콘텐트를 제공한다. 이수인 에누마 대표는 “미국과 달리 한국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매우 많은 학습량을 요구받는 게 현실”이라며 “개인적으론 유아에게 강도 높은 학습을 시키는 것을 동의하지는 않지만, 시켜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유해한 콘텐트를 뺄 수 있는 스마트 교육이 확실히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코딩과 노는 장난감은 어때?: 한발 더 나가 아이를 AI 인재로 키우고 싶다면? 만 3세부터 가지고 놀 수 있는 AI코딩로봇도 있다.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2024에서 로보틱스 부문 혁신상을 수상한 에이럭스의 ‘AI비누(VINU)’다. 기존 코딩 로봇이 컴퓨터·스마트폰에 연결해야 해 아이들이 가지고 놀기 어려웠던 한계를 극복한 언플러그드 제품이다. 자동차 장난감 모양의 로봇에 LCD 터치 스크린이 탑재돼 있어 아이들이 스스로 앱을 터치하며 코딩의 기초를 배우며 놀 수 있다. 미션 해결 게임으로 코딩 방식을 익힐 수 있고, 손으로 그린 길을 따라 제품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  4. 육아 테크, 빅픽처는   육아 테크,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육아 테크 스타트업들이 꿈꾸는 AI+육아테크의 큰 그림은.   AI로 키가 큰 아이들 먹던 식단 제공: 쑥쑥 크고 있는 AI, 육아 테크에도 필요하다. AI를 통해 아이들마다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서다. 코코지는 아이들이 선호하는 콘텐트 데이터를 쌓아 월령별로 아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콘텐트를 AI가 추천해 줄 수 있는 모델을 구상 중이다. 박지희 대표는 “사용자 데이터가 쌓이면 아이의 발달 단계와 성향, 부모의 취향 등을 분석해 추천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누비랩 역시 아이들의 음식 섭취 데이터를 바탕으로 종합 영양 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 예컨대 키가 큰 아이들이 잘 먹는 음식들을 분석해 맞춤형 식단과 재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대훈 누비랩 대표는 “육아 테크의 궁극적인 목표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라고 말했다.   AI 육아 로봇도 나올까: AI+육아테크의 다음 단계는 육아 로봇. 이수인 에누마 대표는 “아이들에게 감성적인 피드백을 주는 친구 로봇, 아이와 공놀이를 해주는 애완 로봇 등 몇 년 안에는 가정에서 쓸 만한 놀이 AI 로봇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은우 메쉬업벤처스 파트너는 "아이를 직접 돌보는 부분보다 육아할 때 부담되는 집안일을 돕는 부분부터 로보틱스 서비스가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악의 저출생인데, 성장 가능?: 그런데 이 시장 성장 가능할까? 출생아 수는 매년 줄어드는데. 육아테크 스타트업들의 답은 “그렇다”다. 아이 한명 한명이 소중해진 만큼 쓰는 돈은 더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정부가 육아 지원 예산을 대폭 투입하고 있다는 점 역시 기회다. 지난해 정부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투입한 예산은 48조원 이상이었다.      

    2024.04.18 15:41

  • AI '쩐의 전쟁'…MS 이어 구글도 "1000억 달러 투자할 것" [팩플]

    AI '쩐의 전쟁'…MS 이어 구글도 "1000억 달러 투자할 것" [팩플]

    빅테크들이 잇달아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AI 투자가 군비 경쟁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미·중 기술 경쟁 격전지로 AI 시장이 떠오르면서 기술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  무슨일이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24에서 패널로 참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간)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컨퍼런스에서 구글이 AI 기술 개발에 1000억 달러(약 139조원) 이상을 쓸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허사비스 CEO의 발언은 ‘스타게이트’ 관련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스타게이트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가 협력한 AI 수퍼컴퓨터 개발 프로젝트로, 약 10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사비스 CEO는 “구글은 그(스타게이트에 투입되는 금액)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MS를 포함한 경쟁사보다 우수한 컴퓨팅 성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  무슨 의미야   블룸버그는 허사비스 CEO의 발언에 대해 “투자 군비 경쟁의 또 다른 신호”라고 분석했다. 군사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군비를 확장하는 국가 간 군비 경쟁처럼, AI 산업에서도 한 회사가 큰 돈을 쓰면 다른 회사 또한 그에 상응하는 투자를 해 경쟁적으로 투자액을 늘린다는 것.   이 같은 AI 투자 경쟁의 배경 중 하나로 컴퓨팅 인프라가 기술 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는 점이 꼽힌다. 생성 AI 모델 크기나 학습량, 데이터 처리량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가 중요해진 것. 결국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빅테크들의 강대강 대결이 시작되면서 군비 경쟁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글로벌 AI 업계에선 빅테크들이 잇달아 굵직한 투자를 발표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지난달 27일 오픈AI 대항마로 꼽히는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27억5000만 달러(약 3조 7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차준홍 기자    ━  중국 변수까지? 고차방정식 AI ‘쩐의 전쟁’     AI 투자 경쟁은 국가 간 경쟁 양상으로도 치닫고 있다. 특히 중국이 국가 주도로 ‘AI 굴기’에 나서면서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중.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인공지능연구소(HAI)가 15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 ‘AI 인덱스 2024’에 따르면 미국이 AI 투자와 개발에 있어 다른 국가들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AI 특허 수만큼은 중국이 미국을 앞섰다. HAI에 따르면 전 세계 AI 특허의 61%가 중국에서 나왔다. HAI는 이에 대해 “중국이 미국의 가장 큰 경쟁자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AF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중동 지역이 빅테크가 점찍은 AI 산업의 전략적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미중 기술 갈등의 대리전도 벌어지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16일(현지시간) MS가 UAE 아부다비투자청이 설립한 AI 기업인 ‘G42’에 15억 달러(약 2조원)를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를 위해 두 기업 뿐 아니라 미국과 UAE 정부도 1년 이상 직접 논의에 참여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중국 기업에 투자하고 중국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던 G42에 중국과의 관계를 끊으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AI가 도화선(flash poing)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입김을 키워가는 가운데, 미국으로선 이를 견제해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각각 오일머니로 AI에 대규모 투자를 하며 지역 AI 패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상황. 사우디아라비아는 2022년 중국과 AI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압둘라 국왕 과학기술대(KAUST)’에 중국 AI 과학자들을 영입해 거대언어모델(LLM) ‘에이스GPT’를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10월 “사우디와 중국의 협력으로 사우디 연구기관들이 미국산 AI 칩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2024.04.18 06:00

  • “한달만 보고 해지? 그러세요” 쿨한 넷플릭스의 ‘은밀한 작전’

    “한달만 보고 해지? 그러세요” 쿨한 넷플릭스의 ‘은밀한 작전’ 유료 전용

    Today’s Interview “한달 보고 해지? 또 들어오게 하면된다” 넷플릭스 강동한 한국 콘텐트 총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산업이 위기다. 흥행 콘텐트가 나온다 해도 그것만 보고 해지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기 쉽지 않아서다. 최근 각종 OTT 서비스들이 구독료를 인상하자 매월 내야 하는 구독료가 부담돼 이탈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지난해 적자에 허덕인 티빙·웨이브·왓챠 등 국내 서비스뿐만 아니라 글로벌 IP(지식재산) 강자 디즈니플러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구독자 수를 역대 최대인 2억6280만 명까지 늘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연 매출도 전년 대비 12% 늘어난 337억 달러(약 47조원)를 기록. 일각에선 지난해 넷플릭스가 구독자들의 계정 공유를 막으면서 사실상 요금 인상 효과를 본 것 아니냐는 논란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어떻게 경쟁자들과 달리 구독 비즈니스의 승자가 됐을까. 계정 공유 금지만이 비결은 아닐 텐데. 구독 해지가 쏟아지는 와중에 이를 상쇄할 새로운 구독은 어떻게 끌어내는 걸까. 팩플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넷플릭스코리아 본사에서 강동한(43) 한국 콘텐트 총괄(VP·부사장)을 만나 스트리밍 서비스와 구독 비즈니스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그는 “다른 건 해지해도 이것만은 가지고 있어야지(머스트 해브·must-have) 하는 만족감을 주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CJ E&M에서 해외 콘텐트 사업을 담당했던 강 총괄은 2018년 넷플릭스코리아에 합류했다. ‘더글로리’, ‘기생수 더 그레이’,‘솔로지옥’, ‘피지컬 100’ 등을 발굴하며 최근 수년 사이 글로벌 한국(K) 콘텐트 붐을 일으킨 주역이기도 하다.      ■ 💬목차 「 1. 계정 공유 금지 왜? 2. 구독자 이탈 어떻게 막나 3. 글로벌로 간 K콘텐트, 미래는 」  오혜정 디자이너, 사진 우상조 기자  ━  1.계정 공유 금지 왜?   산업 전반이 경쟁이 치열하다. 넷플릭스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콘텐트 제작과 스트리밍 서비스 측면 2개로 나눠볼 수 있다. 콘텐트 쪽에서 보면 많은 작품을 꾸준히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영화·예능·드라마에 투자하고 있고, 우리가 다 할 수 없으니 외부 제작사, 경쟁사와도 협업하고 있다. 한국 콘텐트의 경쟁력은 이미 글로벌에서 증명된 만큼 긴 호흡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투자해 좋은 콘텐트를 제작할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어떤가. 최근 발표된 논문(‘OTT 서비스 이용 동기 및 후생과 편익 분석’)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는 평균 3.17개 유·무료 OTT 서비스를 이용한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종류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만큼 우리만이 줄 수 있는 ‘구독의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건 고객, 구독자의 만족이고 이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줄수 있는지다. ‘다른 서비스를 구취(구독 취소)해도 넷플릭스만은 갖고 있어야지’ 하는 머스트 해브(must-have)가 돼야한다.   머스트 해브 서비스는 어떻게 만들 수 있나.  무조건 첫째는 콘텐트다. 넷플릭스를 구독하면 ‘저 재밌는 걸 계속 볼 수 있겠구나’하는 만족감을 줘야한다. 다만 만족이라는 가치는 개인마다 어디에 중점을 두냐에 따라 다를 순 있다. 구독료가 중요한 사람도 있고, 취향이 중요한 사람도 있고, 양이 중요한 사람도 있다. 크게 보면 우리 서비스는 스트리밍 하나 뿐이다. 지속적으로 더 좋은 콘텐트를 제작·제공하는 선순환 구조가 돌아가야만 구독자들을 계속 만족시킬 수 있고, 유입되는 신규 가입자 수도 늘어난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다양한 가치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구독료 옵션을 다양화했다. 경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을 위한 광고형 요금제(5500원)를 선보였다. 스탠다드(1만3500원) 보다 거의 60% 저렴한 요금제를 만들었다. 좋은 화질을 원한다면 프리미엄(월 1만7000원)을 택할 수 있다. 또 2년 전부터 게임 서비스도 시작했다. 물론 초기 단계라 게임개발사들이 하는 단계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우리에겐 게임으로 만들기 좋은 많은 영화·드라마·예능 콘텐트들이 있다. 기존 사업과 화학적 결합이 이뤄질 수 있는 합리적인 확장이다. 게임 이용자들이 초기에 비해 많이 늘었다. 또 스포츠 라이브 분야도 적극 늘리려한다.   구독료 부담이 예전보다 늘었다는 이들도 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같은 집에 살지 않는 사람들의 계정 공유를 엄격히 금지하고 5000원 추가 이용료를 내게 한 조치에 대해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다. 우리는 2021년 이후 한국에서 요금을 인상한 적이 없다. 그리고 계정 공유를 막는다기보단, 하지 않고도 넷플릭스를 볼 수 있는 낮은 광고형 요금제를 내놓은 것이다. 과거엔 가구 중심으로 상품을 짰는데, 사회 모습 변화에 맞춰 어떻게 구독의 가치를 지킬까 고민하다 만든 상품이다. 지속적으로 좋은 콘텐트를 만들기 위해선 필요한 일이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광고형 요금제는 글로벌 월간순활성이용자(MAU)가 23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김영희 디자이너    ━  2. 구독자 이탈, 어떻게 막나   넷플릭스는 해지율이 여타 OTT대비 낮은 편이다. KT그룹 산하 나스미디어가 최근 공개한 ‘2024 인터넷 이용자 조사 보고서 보고서’(인터넷 이용자 2000명 설문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6개월 내 해지율은 28.2%였다. 전체 평균(38.9%)보다 크게 낮았다.   어떤 전략, 어떤 기술이 구독자 이탈을 막나. 구독의 가치에 대한 고객의 만족은 굉장히 주관적인 요인이다.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다. 물론 콘텐트가 주가 되겠지만 그 안에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친다. 자막·오디오·비디오 품질 등 세세한 요소 하나하나가 작품 감상 경험에 큰 차이를 줄 수 있다. 국내만 해도 우리 콘텐트는 13~15개 언어로 더빙하고 자막은 30개국 언어로 만든다. 다양한 구독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다. 잘 못 느낄 수도 있지만 사용자가 보는 화면(UI) 뒤에는 좋은 감상 경험을 주기 위한 무수히 많은 뒷단의 작업이 들어간다.   콘텐트 흥행에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 콘텐트의 성공은 항상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 이 고민이 우리가 하는 일의 핵심, 창작자의 코어라고 본다. 그런데 1년을 놓고 생각해보자. 1년 내내 콘텐트를 보지만 지난해 진짜 재밌었다고 기억나는 콘텐트가 몇 개나 있나. 많아야 3~5개 사이다. 만들어지는 모든 콘텐트들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순 없다. 오징어게임 같은 그런 글로벌 히트 콘텐트를 매번 만들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세상엔 정말 다양한 취향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같은 서비스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나온 ‘마스크걸’이나 최근에 나온 ‘닭강정’ 은 사실 모두를 위한 콘텐트는 아니다. 하지만 보는 사람 중엔 진짜 재밌게 보는 사람이 있다. 끊임없이 각각 다른 취향에 소구하는 콘텐트가 나올 수 있게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김영희 디자이너 미국 넷플릭스 이용자 중 4분의 1은 보고 싶은 콘텐트만 시청한 이후 구독을 해지한다는 통계도 있다. 다양한 콘텐트를 갖춰도 구독 해지는 1년 내내 나오지 않나.   맞다. 그런데 구독 비즈니스는 원래 그렇다. 생각해봐라. 우리가 약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볼 게 없으면 나갈 수 있는 것 아닌가. 그게 이 비즈니스에선 정상적인 일이다. 나간 다음에도 좋은 게 있으면 다시 들어오는 거니까.   나간만큼 새로운 구독자를 더 끌어들여야하지 않나.   그래서 콘텐트의 볼륨(양)이 중요하다. 우린 오리지널만 있는 게 아니라 외부에서 콘텐트 라이센스를 받아 가지고 오는 것도 있고, 타 제작사 영화도 있고, 파트너 콘텐트도 있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건 이 많은 콘텐트를 잘 추천해주는 게 우리의 차별점이라는 거다. 구독자들이 ‘볼 게 없네’ 하고 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우리 내부엔 ‘에디토리얼 인사이트 팀’이라는 세밀한 콘텐트 분석 팀이 있다.   무슨 역할을 하나. 이 팀은 도서관 사서가 책을 분류하는 것처럼 각 콘텐트를 객관적이고 세부적으로 분석해 그 특성을 ‘태그’(꼬리표)로 정리한다. 코미디·드라마 등 단순 그룹부터 ‘초자연 현상을 다룬 드라마’, ‘무대와 스크린을 누비는 K팝 수퍼스타들’ 등 다양한 범주로 분류한다. 이를 통해 구독자들이 보다 수월하게 취향에 맞는 작품을 찾을 수 있게 한다. 또 이 팀은 시청 행태 유사성에 기반한 취향군도 분류한다. 지역 나이 등 인구 통계학적 정보가 아닌 순수 콘텐트 시청 취향을 바탕으로 구독자 그룹을 나눈다. 한국 20대 청년과 브라질 50대 중년이 같은 군에 포함될 수 있다는 얘기다. 동일한 취향을 가진 구독자들이 ‘좋아요’ 한 평가 등을 콘텐트 추천에 반영한다.    ━  3. 글로벌로 간 K콘텐트, 미래는   넷플릭스 강동한 한국 콘텐트 총괄이 12일 서울 종로 넷플릭스 코리아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우상조 기자. 강 총괄은 ‘더글로리’, ‘솔로지옥’ 등 최근 수년 사이 글로벌 한국(K) 콘텐트 붐을 일으킨 주역이다. 그가 발굴하고 협업한 작품들은 190여개국에서 스트리밍 되며 믿고 볼 수 있는 K콘텐트의 경쟁력을 증명했다. 끈질기게 따라 붙던 ‘잘될까?’라는 물음표를 ‘잘될거야!’라는 느낌표로 바꿔낸 셈. 한국 진출 초창기 1년에 2~4편의 K콘텐트를 제작했던 넷플릭스는 이젠 매년 20편이 넘는 K콘텐트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향후 4년간 한국에 25억 달러(약 3조46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K콘텐트, 지금 어떤 상황인가. 이전까지 한국 콘텐트는 가능성이라는 ‘의문’에 답하는 시간을 보냈다.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을지 경쟁력을 증명하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 단계는 넘어섰다. 앞으로는 지금의 저력과 성공을 이어가기 위한 미래를 그리는 시간이다.   K콘텐트의 글로벌 인기, 어떻게 가능했나. 예전 직장에서 콘텐트 수출을 오래했다. 굉장히 재밌고 즐거웠는데 어려운 점이 하나 있었다. 한국에서 방송된 콘텐트를 파는 창구가 기업간거래(B2B)밖에 없어서, 광고주의 취향에 맞는 콘텐트만 팔 수 있었던 점이다. 그런데 이게 시차가 엄청 났다. 빠르면 1년, 늦으면 4~5년 걸리기도 했다. 광고 수에 맞춰 16회 드라마가 52회로 방송하기도 하고 그랬다. 제대로 된 한국 콘텐트를 알리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넷플릭스 이후 한국에서 만들어 전 세계에 동시에 방영하는 게 가능해졌다. 좋은 한국 콘텐트가 본연의 모습으로 잘 보여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또 사전제작한 양질의 콘텐트도 많아졌다. 과거엔 틈새시장 콘텐트였다면 이젠 프리미엄 콘텐트가 됐다. 넷플릭스 피지컬 100. 사진 넷플릭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긴 호흡으로 생태계를 만들고 책임감 있는 투자가 이뤄질 수 있게 해야 한다. 걱정스러운 것은 제작비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오른 부분이다. 우리가 들어올 때부터 한국 드라마 제작비는 광고 매출로 충당할 수준이 아니었다. 하지만 글로벌 성공으로 그 부분을 상쇄했다. 도전할만한 대작, 새로운 시도를 위해 제작비가 오르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조절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비용 부분을 잘 관리하는 건 업계 전체가 경각심을 가지고 협업해야 하는 일이다.     25억 달러 투자금은 어디에 쓰나. 전부 다 한국 사람이 하는 한국 작품에 집행될 것이다. 잘 써야한다. 이 산업이 발전할 수 있게.     콘텐트 지식재산(IP)이 넷플릭스에 귀속되는 문제는 창작자들의 불만이다. 오해가 많다. 그런데 우리가 투자해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시즌 1이 잘됐는데 시즌2를 아마존 프라임에서 한다고 하면 굉장한 혼돈이 생기고 IP의 브랜드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 그런 부분은 지킨다. 하지만 우리에겐 IP와 관련한 여러가지 모델이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을 가지고 부가적으로 다른 사업을 하겠다는 부분에 대해선 우린 굉장히 열려있고 유연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 한국 콘텐트가 성공하면 넷플릭스만 돈 번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속편을 만들 때 추가 보상을 하기도 하고, 부가판권도 나누고 만족스러울 정도로 보상한다고 생각한다.     히트할 콘텐트는 어떻게 알아보나.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니다. 내부 팀이 있다. 우리 콘텐트를 잘 알고 네트워크가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팀이다. 좋은 팀이 좋은 콘텐트를 고르고 발굴할 수 있다. 방식은 우리가 먼저 외부 제작자에 제안하기도 하고 외부에서 우리에게 제안하기도 하고 다양하다. 기존 문법과 다른 새로운 콘텐트를 만들 신인 창작자들과도 많이 일하려고 한다.

    2024.04.17 15:36

  • "밤에 출근할게요" "그러시죠"…AI반도체 스타트업, 인재총력전 [팩플]

    "밤에 출근할게요" "그러시죠"…AI반도체 스타트업, 인재총력전 [팩플]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AI 인재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빅테크, 대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급여·복지 수준은 낮지만, 미래 성장성과 자유로운 조직 문화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  무슨 일이야     16일 스타트업계에 따르면 국내 AI 팹리스(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4개사 모두 전년 대비 직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오사AI의 직원 수는 135명(4월 기준)으로 전년(90명) 대비 50% 늘었다. 리벨리온도 같은 기간 40명(50%), 사피온은 27명(29%), 딥엑스 11명(23%) 늘었다. 타 분야 스타트업 상당수가 금리인상, 경기침체 여파 등으로 직원 수를 대폭 줄인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이들이 채용한 인력 대부분은 AI 반도체 칩 설계 및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갖춘 석·박사급 인재다. 특히 국내 반도체·게임 업계 대기업과 애플·엔비디아·인텔 등 해외 빅테크 출신 경력직들이 합류한 사례가 많다. 지원자들도 몰리고 있다. 리벨리온이 올해 초 낸 30개 직무 모집 공고에는 5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추가 채용도 이어진다. 퓨리오사AI는 매년 40~60명 신규 채용에 나설 계획이고, 딥엑스는 올해 40여명, 내년엔 100여명 채용 계획을 갖고 있다. 리벨리온도 올해 20명 이상 추가 채용한다.    김주원 기자  ━  이게 왜 중요해    국내외 할 것 없이 AI 인재 영입을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들이 생성AI 분야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억 원대 연봉 패키지나 주식 보상을 약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선 대기업 대표들이 직접 나섰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주요 대학 AI 분야 석·박사 인재들을 초청해 회사를 소개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다음 달 직접 미국 서부 지역을 방문해 AI 인재 유치에 나서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KT도 지난 2월 AI 인재 확보를 위해 대규모 경력직 채용에 나섰다.    ━  AI 반도체 스타트업이 인재 모으는 법    스타트업들은 이미 클 데로 큰 빅테크·대기업에선 줄 수 없는 ‘당근’을 내세워 인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① 상장 노린 스톡옵션 ‘한 방’: 높은 상장 가능성은 AI반도체 스타트업들이 가진 가장 큰 무기. 직원들이 부여받은 스톡옵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퓨리오사AI의 경우 직원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이 8만여주로 전체 주식 수(129만여주) 6% 이상이다. 시장에선 리벨리온·사피온·딥엑스도 상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직원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대기업보다는 보상이 적은 편”이라며 “당장 급여가 줄어도 상장 후 보상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합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②“밤 출근도 OK” : 여타 스타트업보다 자유로운 조직문화도 강점이다. 임원급 아래 직원들은 직급이 없어 서로를 ‘님’으로 부르는 건 기본. 팀 리더가 있지만, 이들은 일반 기업 간부와 달리 팀간 업무 조율을 위한 최소한의 역할만 한다. 전체 인력의 80~90%가 독립적으로 일하는 개발 인력이라서다. 넥슨·엔씨소프트 등에서 14년간 일했던 퓨리오사AI 하재승 시니어 개발자가 2019년 이직할 때 “밤에 출근하겠다”는 조건을 내건 것은 업계 잘 알려진 일화. 하 개발자는 “게임사도 근무 시간이 자유로운데, 지금 만큼은 아니었다”며 “밤을 새워서 일하든 재택근무를 하든 작업이 편한 시간대에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한 대기업에서 AI 반도체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40대 직원은 “대기업에선 승진 라인에 끼지 못하면 의욕이 떨어졌다”며 “이직 후 젊은 직원들과도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③ AI 부스터로 J커브 성장: AI 분야로 벤처투자금이 몰리며 회사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강점이다.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은 예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거론되며 몸값이 뛰고 있다. 리벨리온은 지난 1월 165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기업가치 8800억원)했다. 퓨리오사AI와 사피온도 지난해 각각 6800억원,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16일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를 개발한 업스테이지가 1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퀄컴·애플에서 10년 근무하다 최근 이직한 한 엔지니어는 “그동안 쌓은 능력과 경험을 국내 반도체 시장 성장에 쓰고 싶어 합류했다”고 말했다.    국내 AI반도체 스타트업계를 이끄는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김녹원 딥엑스 대표, 류수정 사피온 대표. 중앙포토·뉴스1  ━  인재 찾기 어려운 분야도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기 어려운 분야도 있다. AI모델을 AI반도체에서 구동되게 최적화하는 ‘컴파일링’ 분야다. 업계 한 관계자는 “컴파일링 관련 전공자가 많지 않아 업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편”이라며 “때문에 컴파일러 개발자는 해외에서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인력 확보 경쟁이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는 국내 AI분야에서 5년간(2023년~2027년) 인력 1만2800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추정결과를 공개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2024.04.17 06:00

  • [팩플] 동영상 생성 AI 시장 삼파전…오픈AI·구글·어도비의 전략은

    [팩플] 동영상 생성 AI 시장 삼파전…오픈AI·구글·어도비의 전략은

    오픈AI, 구글, 어도비가 새로운 전장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정면 대결을 펼친다. 동영상 제작 소프트웨어(SW)에 AI가 접목되면서 누구나 영상 크리에이터가 되는 세상이 가까워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무슨 일이야   16일 어도비는 비디오 편집 SW ‘프리미어 프로’에 적용할 생성 AI 기능 3가지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장을 넣으면 동영상을 만들어주는 TTV(Text to Video) 기능은 물론 동영상 클립을 더 길게 만드는 기능인 ‘생성 확장’도 공개했다. 원치 않는 아이템을 영상에서 제외하거나 필요한 아이템을 영상에 더하는 기능도 소개했다. 이 기능들은 어도비가 자체 개발한 AI 모델인 ‘파이어플라이’ 기반으로 구동된다.   어도비의 비디오 편집 를랫폼 '프리미어 프로'에 생성 AI 기능이 도입된다. 사진 어도비   어도비는 동영상 데이터도 공격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프리미어 프로와 같은 동영상 편집 툴에 적용할 AI를 고도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어도비는 영상 제작자들이 ‘울거나 웃는 감정 표현이 담긴 일상 활동 영상’을 낼 경우 최대 120달러(약 16만원)에 구매하기로 했다. 어도비는 손, 발, 눈 등 클로즈업 샷을 포함한 100개 이상 짧은 영상에도 대가를 지불하기로 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생성 AI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전장이 확장되고 있다. 계기는 지난 2월 오픈AI가 공개한 동영상 생성 AI ‘소라’다. 자연어로 명령하면 동영상을 제작해 주는 생성AI다. 이후 구글, 어도비가 관련 기능을 갖춘 서비스 출시 계획을 공개하면서 새로운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  3사의 전략은   ①오픈AI ‘범용’: 오픈AI 소라는 사실적인 영상부터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영역의 영상을 만들 수 있다. 명령어를 넣으면 관련 영상을 AI가 만드는 식으로 제작이 간편하다. 누구나 원하는 형태 영상을 만들 수 있는 범용성을 갖췄다. 만들 수 있는 동영상 길이는 1분으로 짧은 편이다.   오픈AI는 지난 2월 영상 생성 AI인 '소라'를 공개했다. 사진은 이날 오픈AI 홈페이지에 올라온 소라가 제작한 영상. 사진 오픈AI 홈페이지 캡처 ②구글 ‘업무에 집중’: 구글 클라우드가 오는 6월 출시할 ‘구글 비즈’는 업무용 동영상 생성 툴이다. 문장을 넣으면 AI가 스토리보드를 생성한다. AI가 영상에 필요한 배경, 이미지도 추천한다. 여러 명이 공동으로 제작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구글 클라우드는 구글 비즈를 소개하며 “누구나 직장에서 훌륭한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구글 클라우드가 오는 6월 출시할 업무용 동영상 생성 AI 툴 '구글 비즈'. 사진 구글 클라우드   ③어도비 ‘플랫폼화’: 어도비는 타사 영상 생성 AI 모델도 어도비 플랫폼에서 쓸 수 있게 추진하고 있다. 자사 모델을 제공하는 것만 고집하지 않고 오픈AI, 스타트업인 피카 랩스, 런웨이 등에서 만든 영상 AI 모델과 결합해 이용자들에게 넓은 선택지를 주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아직까진 구체적인 타사 모델 도입 시기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  앞으로는   AI로 동영상 제작이 쉬워지면서 관련 시장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AI 비디오 생성 시장은 2027년 10억8270만달러(약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케팅, 디자인 등에서 활용하는 창의적인 제작 도구 시장에서 앞서 나가던 어도비는 새로운 경쟁자들에 의해 한동안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어도비 주가는 지난 2월 2일 638.25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오픈AI가 소라를 공개한 이후 하락해 15일(현지시간) 기준 47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  더 알면 좋은 것   이날 어도비는 PDF 문서를 요약하고 질문에 답변하는 ‘AI 어시스턴트’도 출시했다. 지난 2월 시험 버전으로 공개된 AI 어시스턴트는 어도비의 PDF 편집기인 아크로뱃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가 PDF 문서 내용을 요약하고 정보를 찾는 데 도움을 주는 AI다. 월 구독료는 4.99달러(약 7000원)부터 시작한다.  함께 보면 좋을 IT 기사 뭐하러 ‘PPT 노가다’ 합니까, “만들어줘” 한마디면 되는데 "웃는 영상, 만원에 살 것" 어도비 AI 정공법…오픈AI에 맞선다 [팩플] "유튜브서 본 셔츠 어디서 팔아?" 구글 AI비서는 재고까지 찾았다 [팩플] "치마 입고 걸어라" 명령에 영상 '뚝딱'…오픈AI 뜨거운 야심작 [팩플]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4.04.16 16:11

  • [팩플] 쿠팡 멤버십 기습인상에 경쟁자들 '탈 쿠팡' 고객 공략

    [팩플] 쿠팡 멤버십 기습인상에 경쟁자들 '탈 쿠팡' 고객 공략

      쿠팡이 유료 회원 ‘와우 멤버십’ 이용료를 기습 인상해 소비자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네이버와 신세계 등 이커머스 경쟁자들이 ‘탈 쿠팡’ 고객 잡기에 나섰다. 무료 배송·적립금을 통해 자사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거나 연회비나 구독료를 인하하는 프로모션을 쏟아내면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프로모션. 사진 네이버   네이버는 더 많은 이용자가 유료 구독회원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체험할 수 있게 신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신규회원에게는 3개월 구독료를 면제해주고, 기존 이용자에게는 3개월간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G마켓·이마트·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 통합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클럽’도 G마켓·옥션을 통해 가입할 경우 5월 한 달간 연회비를 3만원에서 4900원으로 인하한다.    ━  이게 왜 중요해     네이버와 신세계 등 이커머스 경쟁자들이 쿠팡 이탈 고객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쿠팡은 지난 12일 유료 회원제 서비스 ‘와우 멤버십’ 이용료를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했다. 관건은 쿠팡을 대신할만한 편익을 제공할 수 있을지다. 하지만 안으로는 쿠팡, 밖에서는 알리·테무 등 중국 커머스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기 출혈 경쟁 보다는 효과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안재현 KAIST 경영공학과 교수는 “경쟁사들이 혜택을 강화해 쿠팡 탈퇴 고객을 잡을 수도 있겠지만, 쿠팡이 알리·테무와 경쟁하는 실탄을 모으는 사이 출혈 경쟁에 집중하면 네이버급 덩치가 안되는 커머스들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쿠팡과 단기전보다 중국 커머스 대응을 위한 장기적 전략을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쿠팡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 그래픽 이미지.    ━  혜택 강화하는 경쟁자들   네이버는 15일부터 5월 31일까지 ‘멤버십 3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한 번도 가입하지 않은 신규 이용자, 6개월 내 멤버십 가입 이력이 없는 과거 이용자가 혜택 대상. 신규 가입자는 3개월 구독료(1만4700원, 4900원*3개월)를 절약할 수 있다. 기존 멤버십 이용자에게는 3개월간 ‘네이버도착보장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유료구독 유지율’(매월 정기결제를 통해 구독을 유지하는 비율)이 95%에 달한다. 네이버는 “지난 4년간 구독료를 월 4900원으로 유지했고, 네이버 쇼핑·예약·여행을 통해 최대 5% 적립 혜택을 제공해 다시 고객에게 포인트로 돌려주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 사진 연합뉴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G마켓은 다음달 그룹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클럽’ 신규가입 회원 연회비를 3만원에서 4900원으로 83% 내린다. 신세계 유니버스클럽에 한 번도 가입한 적 없는 신규 고객이 프로모션 대상이다. 행사기간 가입하면 멤버십 1년 무료 연장 혜택도 받게 된다. 컬리는 22~28일 ‘컬리멤버스위크’기간에 멤버십에 가입할 경우 첫 달 회비가 무료다. 적립급과 무료배송,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한다. 지난달 쿠팡이츠에 배달앱 월 활성 이용자 수(MAU) 2위를 내준 요기요는 무료배달 멤버십(요기패스X) 구독료를 4900원에서 2900원으로 인하했다. 멤버십 최소 주문 금액(1만7000원)을 없애며 구독자 혜택을 강화했다.    ━  앞으로는   업계에선 쿠팡 회원들의 쿠팡 생태계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탈퇴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21년 12월 쿠팡은 월 구독료를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렸지만, 2년 사이 멤버십 회원 수는 900만명에서 1400만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구독료 인상 수익이 회원 탈퇴 손해보다 크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무료 배송, OTT와 배달 등 쿠팡 생태계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3000원 남짓이 아까워 탈퇴하는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중국 커머스가 쿠팡에 익숙해진 국내 이용자들의 소비 패턴을 어떻게 바꿀지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4.04.16 06:00

  • 뭐하러 ‘PPT 노가다’ 합니까, “만들어줘” 한마디면 되는데

    뭐하러 ‘PPT 노가다’ 합니까, “만들어줘” 한마디면 되는데 유료 전용

    Today’s Topic전 세계 사무직 홀린다오피스 AI 전쟁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연례 콘퍼런스 ‘넥스트 2024’. 화면에 보라색 아이콘이 뜨자 현장에 있던 3만여명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인공지능(AI) 기반 동영상 제작 도구, ‘구글 비즈(Google Vids)’였다. 구글 독스·시트 등 오피스 소프트웨어(SW) 생산성 혁명을 주도해온 구글이 AI를 적용한 새로운 오피스 도구를 공개한 것.   아파르나 파푸 구글 클라우드 워크스페이스 GM 부사장이 지난 9일(현지시간) 구글 클라우드의 연례 콘퍼런스 '넥스트 2024'에서 '구글 비즈'를 발표하고 있다. 김남영 기자   사실 챗GPT 안 써본 사무직은 있어도, 워드·엑셀 안 써본 사무직은 없다. 잠깐, 요즘엔 다 AI 쓴다는데, 정말 그런가. 나는 써본 적 없는데? 그런데 곧 AI와 거리가 멀던 사무직도 체감할 변화가 쏟아져 나올 예정. 평범한 사무직 직장인을 ‘AI 일잘러’로 변신시킬 주역은 AI와 결합한 오피스 SW들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가 돈을 쏟아부은 LLM(거대언어모델)이 오피스 도구에 고스란히 녹아들고 있어서다. 사무실의 당신 옆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AI 혁명이 궁금하다면 오늘의 리포트 주목.     ■ 💬목차 「 1. 사무직 파고든 오피스 AI 2. 구글 vs MS, 오피스 AI 전면전 3. ‘메이드 인 코리아’ 오피스 AI는 4. AI와 사무직, 미래는 」  오혜정 디자이너    ━  1. 사무직 파고든 오피스 AI   사무직이라면 출근 후 e메일에 로그인하거나 보고서 작성을 위한 문서 앱을 열거나, 회의를 위한 화상회의 앱에 접속하는 게 일상. 직장인 필수 오피스 SW에도 똑똑한 AI가 붙기 시작했는데.   AI發 오피스 생산성 전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달 발간한 ‘직장에서 AI 사용(Using AI in the Workplace)’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OECD 회원국 근로자 중 80%가 “AI로 업무 성과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오피스 SW 분야. 자연어 처리(NLP·컴퓨터가 사람 언어를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게 하는 기술) 기능을 갖추고 있는 LLM은 문서·e메일·보고서 작성 및 검토에 탁월한 AI라서다. 시장 규모도 크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오피스 SW 시장 규모는 올해 290억 달러(약 4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생산→데이터 중심: 기존 오피스 SW 시장에서 중요했던 건, 빈 문서에 내용을 채워 생성하고 생성된 문서를 유통하는 것. 사람 문서 작업을 도와주는 기능이 계속 늘었고, 클라우드 기반 문서(구글 워크스페이스, MS 365 등) 도구가 나오면서 협업도 편리해졌다. 그런데, 생성 AI가 사무실에 들어오자 우선순위가 바뀌는 중. AI를 활용해 기존 생성 문서를 데이터화하고 이를 학습시켜 활용하는 방식이 확산 중이다. 한컴 관계자는 “한글 문서(HWP, HWPX 등)를 포함한 PDF나 각종 문서들을 AI가 학습할 수 있게 데이터화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  2. 구글 vs MS, 오피스 AI 전면전   전 세계에 워드, 엑셀 안 깔려 있는 사무실 PC, 얼마나 있을까. MS에 오피스 SW 시장은 이미 ‘잡은 물고기’였다. 그런데 구글이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 SW를 들고나와 순식간에 1위를 빼앗았다. 수년간 절치부심해온 MS가 꺼내든 건 AI. MS는 지난해 오픈AI GPT 모델을 적용한 ‘MS 365 코파일럿’을 선보였다. 하지만 구글도 같은 해 ‘구글 워크스페이스’에 AI를 적용한 ‘듀엣 AI’(현재 제미나이 포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내놓으면서 반격. 오피스 SW 시장 양강, MS와 구글의 AI판 오피스 대전 뜯어보니.   ① 구글 워크스페이스, “이제부터 시작” 생태계에 녹였다: 구글 워크스페이스는 기본적인 오피스 SW 외에도 업무용 메일(지메일), 스토리지(구글 드라이브), 팀 메신저(구글 챗) 등 서비스가 다양하다. 서로 다른 서비스 간 유기적 연결도 AI가 도와줄 수 있다는 의미. 가령 구글 독스에서 구글의 AI 제미나이를 이용해 지메일로 온 특정 메일의 내용을 가져와서, 문서 내용에 그대로 삽입할 수 있다.    업무용 동영상 제작 인공지능(AI) '구글 비즈'. 사진 구글 클라우드 신무기는 동영상: 지난 9일 공개된 구글 비즈는 오픈AI의 동영상 생성 AI ‘소라’와 달리 업무용이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도 비디오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게 구글 클라우드의 설명. 크리스티나 베르 구글 클라우드 워크스페이스 제품 담당 부사장은 “더 풍성한 정보를 담을 수 있게 하고 싶었다”며 “예를 들어 세일즈 담당자가 제안용 파일을 만들 때 슬라이드뿐만 아니라 비디오도 만들어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TTV(텍스트 투 비디오) 모델뿐만 아니라 TTI(텍스트 투 이미지), TTS(텍스트 투 스피치) 등 다양한 모델을 쓴 것도 특징. 가장 큰 장점은 슬라이드처럼 수정이 자유롭고, 시간 제약 없이 긴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작권 문제도 사전에 해결했다.    언어장벽 허문다: 해외 팀원과 협업에 외국어 능력이 필수? 이제는 필요 없어질지도. 화상회의 도구인 ‘구글 미트’에 AI 번역 기능이 들어가면서다. 대화 도중 다국 언어를 자동으로 감지해 번역된 내용을 자막으로 보여준다. 한국어를 포함해 총 69개 언어를 지원. 구글 비즈·AI 번역 기능은 오는 6월에 나온다. 올해 말부턴 구글 챗에도 제미나이를 적용해 자동 번역과 대화 요약 기능을 제공한다.   김경진 기자   ■ ☁️구글 대 MS, 오피스 전쟁 도전과 응전 「 ◦ 클라우드, 게임 체인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PC 태동과 함께 오피스 도구의 절대 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시장을 제패했다. PC에 직접 워드나 엑셀 등을 설치하는 방식. 지각 변동이 일어난 건 클라우드의 등장 이후다. 구글이 2006년 ‘구글 앱스 포 유어 도메인(Google Apps for Your Domain)’이라는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 도구 모음을 내놓으며 MS의 아성에 도전했다. 별도 설치 없이도, 클라우드에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만 가능하면 언제 어디에서든 이용할 수 있었다.    ◦ 뒤바뀐 순위: 구글이 선전하자 이에 깜짝 놀란 MS도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 도구 ‘오피스 365’를 2011년 내놓는다. ‘오피스 온 클라우드’ 시대가 열린 것. 2020년 ‘MS 365’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 시장 점유율(스태티스타, 2024)은 구글 워크스페이스(44%), MS 마이크로소프트 365(30%), 기타(26%).   김영옥 기자 」  ② MS365 코파일럿, “우린 이미 미래” 4월, PPT 노가다 해방?: 오픈AI와 일찌감치 협업해 생성 AI 기능인 ‘코파일럿’을 내놓은 MS는 오피스 SW에도 빠르게 이 기능을 적용했다. 지난해 3월 첫 공개 이후 기업(지난해 11월), 개인·가정용(올해 1월)을 차례로 출시했다. 한국어 버전도 4월 중 출시. 먼 얘기인 줄만 알았던 생성 AI가, 내가 출근해 매일 쓰는 오피스 SW에 들어온다는 얘기다. 일상 자연어로 명령하면 AI가 데이터 분석, 파워포인트(PPT) 작성 등의 업무를 도와준다.   워드·PPT·엑셀이 AI를 만나면: 기존에 챗GPT를 사용했던 사람이라면 앞으론 따로 들어가서 ‘초안 작성해줘’라 써야 하는 귀찮음도 사라진다. 워드에서 바로 AI 초안 작성 및 수정이 가능해지면서다.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는 PPT나 엑셀에서 일어났다. PPT에 워드 등 기존 문서를 넣으면, 알아서 PPT 형태로 만들어 준다. 이미지 생성 모델 ‘달리’도 통합돼 PPT 내용에 어울리는 이미지가 나타날 때까지 계속 생성할 수 있다. 머리 아픈 ‘엑셀 함수’ 고민도 이제 끝. 자연어로 요청만 하면 코파일럿이 데이터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질문에 기반한 새로운 수식도 제안한다.   e메일 정리도 AI가: 며칠만 놨둬도 수북이 쌓이는 e메일함도 코파일럿이 알아서 관리. 여러 번 e메일이 왔다 갔다 한 경우 긴 e메일 히스토리를 요약하거나 답장 초안도 제안해 준다. 화상회의 도구 ‘팀즈’에서는 코파일럿이 미팅의 주요 논의 사항을 실시간 요약하거나 놓친 부분을 알려준다.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뿐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 참석자들의 의견이 일치 혹은 불일치했는지도 분석.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Copilot).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  3. ‘메이드 인 코리아’ 오피스 AI는   우리 회사에선 구글 워크스페이스나 MS 365 대신 한글을 쓴다면? 그래도 AI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외산 SW가 큰 차이로 우위지만, 틈새를 노리고 있다.   ①“한글 내가 제일 잘 알아” 한컴 한글에도 AI 붙었다: 한컴은 올해 생성 기능(문장·초안·이미지 생성 등) 편집 기능(번역·맞춤법 검사·요약 등)을 더한 ‘한컴독스 AI’를 출시할 예정. 대화형 문서 탐색, 공동 문서 편집 기능도 추가된다. MS의 코파일럿과 비슷한 ‘한컴 어시스턴트’도 개발 중. 아이디어 생성, 문장 및 문단 개선, 언어 및 문법 검토 등을 도와준다.   외산보다 잘하는 건: 한컴의 무기는 ‘한글 최적화’. 보안에 민감한 정부 등 공공기관이 쓸 수 있게 클라우드 외 환경에서 쓸 수 있는 한컴 어시스턴트도 준비 중. 외산 클라우드 SW를 쓰지 못한 공공 영역에서도 AI 적용이 가능해진다. 한컴 관계자는 “국내에서 많이 쓰이는 문서 서식 중심으로 자동으로 문서를 생성하는 기능이 있다”며 “사용자 습관에 기반해 보다 더 적합한 단어나 문장을 생성하는 기능은 우리가 낫다”고 말했다.   쪼개서도 판다: 기업 간 거래(B2B)에서도 기회를 찾고 있다. 기성 오피스 SW가 맞지 않거나, 클라우드 기반 AI 전면 도입이 어려운 기업 수요를 노리는 것. 한컴은 완제품이 아닌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한다. 한컴 관계자는 “보유 기술을 SDK로 모듈화해 회사들이 직접 필요한 걸 개발할 수 있도록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②“AI는 우리에게도 기회” 폴라리스 오피스 기기, 포맷 상관없이: 국내 오피스 SW 기업 폴라리스 오피스는 이미 지난해 9월 ‘폴라리스 오피스 AI’를 정식 출시했다. 챗GPT를 비롯해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스테빌리티AI의 ‘스테이블 디퓨전’ 등 다양한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코파일럿과 마찬가지로 AI를 문서 도구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월 1만4900원에 챗GPT·하이퍼클로바X 등 원하는 AI 모델을 골라 쓸 수 있는 게 장점. 워드나 한글 등 문서 포맷과 기기에 상관없이 어디서든 사용 가능하다. 이해석 폴라리스 오피스 부사장은 “‘문서 작성엔 AI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다면, 더 합리적인 가격의 SW를 찾는 사람도 늘어날 거고 거기에 우리의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폴라리스오피스 문서의 'AI Write' 기능. 사진 폴라리스오피스   AI 앱 마켓도 연동: 폴라리스 오피스는 다양성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단순히 문서 작업용 SW에 AI 기능을 넣는 걸 넘어 AI 앱 마켓을 목표로 한다. 지난달엔 국내 AI 기업 ‘올거나이즈’의 ‘알리 앱 마켓’을 폴라리스 오피스 AI에 연동했다. 알리 앱 마켓은 올거나이즈를 통해 AI를 도입한 기업의 임직원 누구나 원하는 AI 솔루션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게 한 기능. 일종의 ‘폐쇄형 GPT 스토어’다. 법률 문장 해석, 상품 카피라이팅 작성 등에 특화된 생성 AI 모델을 폴라리스 오피스에서 바로 쓸 수 있다.   클라우드 아니어도 괜찮아: 폴라리스 오피스는 클라우드 기반 AI를 쓰기 어려운 회사들을 위해 온디바이스 AI(클라우드 연결 없이 AI 사용)나 폐쇄형(구축형) 사업도 한다.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이나 보안을 중시하는 일반 기업이 대상. 인텔의 AI PC에서 폴라리스 오피스를 온디바이스 AI로 쓸 수 있게 협력도 시작. 이해석 부사장은 “기능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온디바이스 AI로 보안성과 AI 사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전략도 많이 쓴다”고 말했다.   폴라리스 문서 상위 탭 'AI 도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워드 클라우드'와 배경 제거 기능. 배경을 제거하고 핵심 키워드들로 채울 수도 있다. 사진 폴라리스오피스  ━  4. AI와 사무직, 미래는   일에 ‘개성’이 담긴다: 생산성 도구에 AI가 붙으면? 단순 업무에 할애하던 시간을 좀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데 쓸 수 있다. 특히 개성을 중시하는 Z세대에게 이 같은 AI 도구가 찰떡인 셈. 베르 구글 클라우드 부사장은 “일하는 과정 전반에 걸쳐 스스로에 대한 표현, 개성을 담는 것도 중요하다”며 “내 발표 자료를 만들 때 나의 공학적 배경을 담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티나 베르 구글 클라우드 워크스페이스 제품 담당 부사장. 사진 구글 클라우드   가성비 있나?: AI로 생산성 높이고 싶다면, 그만큼 돈을 내야 한다. 구글 워크스페이스의 경우 스타터(1인당 6달러), 스탠더드(12달러), 플러스(18달러)로 나뉘어 있는데, 생성 AI 기능을 사용하려면 10~30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 최대 1인당 48달러를 매달 내야 하니, 부담. AI로 올릴 수 있는 생산성 증가분과 비용을 잘 고려해야 한다.   프롬프트 없이도 ‘알잘딱깔센?’: 앤스로픽이 출시한 ‘클로드3’는 고객 요청에 따라 토큰 100만 개 이상(보통 장편소설 10권 이상)을 처리할 수 있다. 클로드3의 최상위 모델 오퍼스는 여기에 기억 능력까지 더해졌다. 이런 모델이 활성화된다면 오피스 AI 시장에도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셈.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챗GPT처럼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문서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서 작업도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3명이 하던 일, 1명이 하면?: AI가 일을 대신해 준다면, 3명이 하던 일을 이제 1~2명이 할 수 있게 될 수도. 이미 기존 인력을 많이 채용한 기업이라면 고민도 시작. 이찬 서울대(산업인력개발학) 교수는 “직원의 직무 숙련도를 높이거나(업스킬링), 아예 다른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리스킬링) 회사에서 제도적 지원을 하는 방안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직원 불안을 잠재울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투명한 의사소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팩플이 추천하는 자료 「 1. OECD, Using AI in the Workplace 👉읽으러 가기 AI가 작업 환경, 직장에 들어왔을 때의 변화를 보여주는 OECD 보고서입니다. 직장에서 AI를 사용해야 할 때의 위험 요소도 같이 짚었습니다.   2. 구글 클라우드, Gemini for Google Workspace Prompt Guide 👉읽으러 가기 구글 클라우드가 제미나이 포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잘 쓰는 법을 알려주기 위한 프롬프트 가이드를 내놨습니다. HR, 마케팅, PR, 영업, 창업가 등 다양한 직군을 위한 프롬프트를 소개합니다. 」 

    2024.04.15 16:10

  • [팩플] AI가 내 검색 의도 파악한다...네이버, 생성AI 검색 첫 적용

    [팩플] AI가 내 검색 의도 파악한다...네이버, 생성AI 검색 첫 적용

    네이버가 PC·모바일 검색 서비스에 생성 AI(인공지능) 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한다. 국내 검색 시장 2위인 구글과의 점유율 격차가 점점 좁혀지는 가운데 네이버가 검색 엔진에 생성 AI를 접목시키며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큐:'에 적용된 생성 AI 모델을 경량화해 접목한 스마트블록이 적용된 화면. 사진 네이버   14일 네이버 블로그 공지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부터 생성 AI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스마트 블록’ 기능을 베타서비스로 선보인다. 스마트 블록은 사용자의 검색 의도나 소비 이력, 취향 등을 반영해 개인화된 주제 단위로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기능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출시해 PC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대화형 AI 검색 ‘큐:’(Cue:)에 활용된 생성 AI 모델을 스마트 블록 서비스에 확대 적용해 검색의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  이게 무슨 의미야     조직 개편 후 첫 생성 AI 적용: 현재 베타서비스 중인 생성 AI 검색 기능은 대규모 조직 개편 이후 네이버가 외부에 처음 내놓은 AI 적용 성과다. 네이버는 지난 3일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자사의 모든 서비스에 AI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개편안에는 생성 AI 경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조직 역량 강화에 집중하기 위해 5개의 CIC(사내독립기업)조직을 12개 전문 조직으로 세분화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네이버(파란색), 구글(주황색)의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 추이. 사진 비즈스프링 인터넷트렌드   AI로 검색 경쟁력 강화: 네이버는 국내 검색 시장 1위 자리를 빠르게 추격해 오고 있는 구글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14일 웹 분석업체 비즈스프링의 인터넷트렌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월 64.4%였던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이달 55.8%로 떨어진 반면, 같은 기간 구글은 26.4%에서 36.3%로 상승했다. 이처럼 양사의 격차가 37%포인트에서 19%포인트로 좁혀진 가운데 네이버가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선 사용자들의 검색 경험을 개선해야 한다. 네이버가 생성 AI 기술로 검색 품질을 높이려는 이유다. 해외 빅테크 기업들도 자사 검색 엔진 강화에 생성 AI 기술과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구글은 검색·광고 등에 생성 AI ‘제미나이’를 접목 중이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검색 엔진 빙에 GPT 기반 AI 챗봇 ‘코파일럿’을 적용했다. 바이두도 포털 검색 기능 등에 AI 챗봇 ‘어니봇’을 도입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  사용자는 뭐가 달라져    네이버는 생성 AI 기술로 길고 복잡한 검색어의 단어 간 맥락을 정확하게 파악해 더욱 개선된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서울 쪽 아기랑 가기 좋은 무료입장 가능한 곳’이라고 검색한 경우 ‘서울 쪽’ ‘아기랑’ ‘무료입장’ 사이의 ‘가기 좋은’이라는 표현의 맥락을 ‘갈만한 곳’으로 확장 해석한 후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즉 AI가 이용자의 검색 의도를 파악해 기존 검색으로 나오지 않던 문서와 데이터들도 취합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새 스마트 블록에서 생성 AI는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의 의도와 맥락을 해석하고, 적합도에 따라 문서들의 순서를 재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며 “더 높은 정확도로 사용자의 의도를 해석할 수 있고, 의도와 적합한 문서들이 상위에 잘 노출될 수 있도록 검색 품질을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가 지난해 8월 열린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23에서 ‘생성형 AI 시대, 모두를 위한 기술 경쟁력’의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네이버의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 이를 기반으로 한 '클로바X', '큐(CUE):'가 소개됐다. 사진 뉴스1    ━  앞으로는     네이버는 생성 AI 고도화 정도에 따라 실시간 생성 AI 모델이 접목된 스마트 블록을 검색 전반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PC에만 적용된 ‘큐:’를 연내 모바일에도 적용하고, 이미지와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가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검색 패턴에 대해서도 멀티모달(MultiModal·복합정보처리) AI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챗GPT에 235조 검색광고 날아갈 판…구글 "AI 검색 돈 내야" [팩플]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4.04.14 17:39

  • [팩플] 자체 개발 CPU 내놓은 구글…‘하드웨어’에 꽂힌 클라우드 기업들

    [팩플] 자체 개발 CPU 내놓은 구글…‘하드웨어’에 꽂힌 클라우드 기업들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클라우드 기업들이 ‘하드웨어’에 빠졌다. 반도체 회사도 아니면서 인공지능(AI) 칩에, 중앙처리장치(CPU)까지 만들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가 자체 제작한 CPU(중앙처리장치) '액시온'. 사진 구글 클라우드    ━  무슨 일이야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서 열린 연례 기술 컨퍼런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4’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AI 칩 투자 관련 질문에 “우리 고유의 칩을 디자인하면서 AMD, 인텔의 칩도 다양하게 쓰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딱 하나만이 정답은 아니고, 고객이 가장 좋은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고 덧붙였다.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 김남영 기자   구글 클라우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데이터센터용 CPU(중앙처리장치) ‘액시온’(Axion)을 공개했다. 반도체 설계기업 ARM의 기술을 기반으로 구글이 자체 개발한 CPU다. 구글에 따르면 액시온은 현재 주류 CPU인 인텔의 ‘x86’ 기반 CPU보다 성능은 50%, 에너지 효율은 60% 향상됐다. AI 반도체 TPU(텐서처리장치)의 새로운 버전인 ‘v5p’도 정식 출시했다. 제미나이를 개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v5p는 기존 TPU보다 빠르게 거대언어모델(LLM)을 학습 시킬 수 있는 최신 칩이다.   구글 클라우드가 공개한 새로운 TPU(텐서처리장치)인 'TPU v5p'. 사진 구글 클라우드  ━  이게 왜 중요해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구글까지 CPU 생산에 나서면서 글로벌 클라우드 3사가 모두 자체 개발한 AI 칩과 CPU를 갖게 됐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AI 추론용 칩인 ‘인퍼런시아’, AI 훈련용 칩인 ‘트레이니움’을 각각 2019년과 2020년에 출시했다. 2018년에는 CPU ‘그래비톤’을 공개했다.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지난해 자체 제작한 AI 칩 ‘마이아’와 CPU ‘코발트’를 내놨다.   클라우드 기업들이 하드웨어 개발에 몰두하는 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AI 칩 등 하드웨어를 독점한 기업들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시도다. 데이터센터용 하드웨어 시장에는 CPU 분야에서 압도적인 인텔과 대표적인 AI 칩 GPU(그래픽처리장치)의 ‘황제’ 엔비디아가 있다. 특히 AI 칩은 최근 AI 붐에 따라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 클라우드 기업들이 자체 하드웨어를 갖게 되면 이러한 공급망 문제와 공급 기업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내부적인 장점도 크다. 자체 개발을 하게 되면 하드웨어와 클라우드 서비스 사이의 호환성을 높일 수도 있다. 쿠리안 CEO의 말대로 다양한 서비스에 걸맞은 하드웨어 포트폴리오를 넓혀나갈 수 있다.    ━  한국은 어때   네이버도 삼성전자, 인텔과 손잡고 하드웨어를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삼성전자와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AI 칩 ‘마하1’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인텔과는 인텔의 AI 칩 ‘가우디’(Gaudi)를 기반으로 국내 학계 및 스타트업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최근 AI 칩 구매 부담으로 국내 스타트업과 대학의 연구 환경이 매우 열악해진 상황이라 AI 연구 활성화, AI 칩 생태계 다양성 강화를 위해 인텔에 공동 연구 방식을 제안했다. 연구를 주도해 나가면서 네이버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중심의 AI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  앞으로는   자체 공급망을 갖춰 나가려는 클라우드 기업들의 하드웨어 개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AWS의 경우 2018년 그래비톤을 공개한 이후 그래비톤4까지 고도화 했다. 구글도 2016년 TPU를 발표한 이후 꾸준히 기술을 업그레이드 해왔다. 반대로 엔비디아와 같은 하드웨어 기업은 독립하려는 클라우드 기업들을 잡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4.04.14 13:40

  • 5조 투자유치 나섰다…'AI 경쟁' 반전 노리는 머스크의 카드 [팩플]

    5조 투자유치 나섰다…'AI 경쟁' 반전 노리는 머스크의 카드 [팩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연일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연합=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연일 자신이 세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생성 AI 분야 개발 속도를 끌어 올려 오픈AI·구글 등과 대등한 경쟁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다.    ━  무슨일이야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xAI가 최대 40억달러(약 5조47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이메일로 투자제안서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가 성사되면 xAI의 기업가치는 18억달러(약 2조4700억원)를 기록하게 된다. xAI 측은 약 20쪽 분량의 피치덱(투자제안서)을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에게 보내고 있다. 머스크 측근들도 주변 인맥을 통해 xAI 투자와 관련된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5일(현지시간) 머스크가 30억달러(약 4조1000억원) 규모 xAI 투자 유치에 나섰다고 전했다. 테슬라 초기 투자자였던 스티브 저벳슨 퓨처벤처스 창업자, 벤처캐피탈(VC)인 기가펀드가 주요 투자자로 거론됐다. 지난 1월에는 머스크가 60억달러(약 8조2000억원) 규모 xAI 투자 유치를 위해 홍콩 등의 투자자와 접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  왜 중요해   xAI는 오픈AI, 구글, 메타 등 경쟁자를 추격할 동력이 필요하다. 머스크는 지난 8일(현지시간) 한 온라인매체 팟캐스트에 출현해 다음달 완성 목표로 xAI의 대규모언어모델(LLM) ‘그록-1.5 (Grok-1.5)’의 차세대 버전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픈AI의) GPT-4보다 성능이 뛰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타와 오픈AI 는 각각 GPT-4보다 성능이 뛰어난 LLM인 ‘라마(Llama)3’와 ‘GPT-5’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새 모델이 나와도 경쟁사 보다 성능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xAI의 로고. 연합=로이터  ━  이걸 알아야 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선 xAI가 보유한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X의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말 기준 X의 누적 가입자 수는 4억1500만명(스태티스타)이다. X는 데이터 보유량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 없지만, 2021년 공식 블로그를 통해 매일 ‘페타바이트(PB·약 105만 기가바이트)’ 단위의 정보를 생산한다고 공개했다. 영화 한 편 용량이 2기가바이트라고 가정할 때, 하루에 영화 53만편의 정보가 생산되는 것. 반면, 경쟁자들은 AI 학습 데이터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일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와 구글이 2021년 AI 학습 데이터 공급이 어려워지자, 비밀리에 유튜브에 게재된 영상 내용을 문자화해 AI 학습에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에서 일하는 AI 개발 인력도 xAI의 ‘든든한 우군’이다. 머스크가 소유한 두 회사 간 인력을 이동시킬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1년간 테슬라에서 xAI로 3명의 AI 공학자가 자리를 옮겼다고 IT전문매체 더인포메이션이 지난 3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테슬라에서 xAI로 인력이 이동하는 것은) 머스크가 지난해 설립한 xAI가 그의 가장 큰 우선순위가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  더 알면 좋은 것   AI가 향후 미래를 변화시킬 것이란 전망은 계속되고 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연례 주주서한을 통해 최근 아마존이 AI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성AI는 인터넷 이후 가장 큰 기술 혁신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4.04.13 06:00

  • "웃는 영상, 만원에 살 것" 어도비 AI 정공법…오픈AI에 맞선다 [팩플]

    "웃는 영상, 만원에 살 것" 어도비 AI 정공법…오픈AI에 맞선다 [팩플]

    미국의 그래픽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가 영상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을 위한 데이터 확보에 나섰다. 오픈 AI의 영상 생성 AI 모델 '소라’(sora)에 맞서기 위해서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영상 데이터 수집에 나선 어도비는 영상 제작자들이 ‘울거나 웃는 감정 표현이 담긴 일상 활동 영상’을 제출할 경우 최대 120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 분당 평균 약 2.62(3570원)달러, 최대 7.25달러(9890원)까지 보상한다. 어도비는 손, 발, 눈 등 클로즈업 샷을 포함한 100개 이상 짧은 영상에도 대가를 지불하기로 했다. 다만 저작권이 있는 자료, 불쾌감을 주는 콘텐트는 받지 않는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있는 어도비 본사. 셔터스톡    ━  무슨 의미야     영상 생성 AI 모델을 훈련하고 구축하기 위해선 방대한 양의 영상 데이터가 필요하다. 오픈 AI가 소라 훈련에 어떤 영상 데이터를 활용했는지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도비는 데이터를 정당한 대가를 주고 사겠다며 정공법을 택했다. 어도비는 그간 자사의 ‘스톡 라이브러리’에 있는 이미지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훈련하며 차별화를 모색해왔다. 데이터가 부족할 경우 AI 훈련을 위한 대량의 사진을 제출하는 이들에게 이미지당 6~16센트의 보상을 지급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소라로 시장을 놀라게 했던 오픈 AI는 최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영상을 소라 훈련에 활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닐 모한 유튜브 CEO는 지난 5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오픈 AI가 실제로 ‘소라’를 훈련시키기 위해 유튜브 영상을 사용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면서 “만약 허가없이 유튜브 동영상을 AI모델 훈련에 사용했다면, 유튜브 약관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자사 AI 모델 제미나이를 훈련하기 전 유튜브와 제작자의 관련 계약을 준수한다고 밝혔다.  오픈AI의 동영상 생성 AI '소라'로 제작한 동영상이 재생되는 모습. AFP=연합뉴스    ━  어도비, 앞으로는     오픈 AI가 소라를 공개한 뒤 시장에선 어도비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커졌다. 디자이너와 영상편집자가 어도비의 주 고객이기 때문이다. 2월 12일 611달러였던 어도비 주가는 오픈AI가 소라를 공개한 날(2월 16일) 546달러를 기록한 뒤 현재 487달러로 약 20% 떨어졌다. 이후 어도비는 영상 생성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올해말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자사 이미지 생성 AI 파이어플라이에 영상 생성 기능 탑재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알렉산드루 코스틴 어도비 생성AI 부문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영상 생성 기능 등) AI 모델을 향상시키기 위한 피드백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른 AI 모델에서 생성된 영상을 어도비 제품으로 가지고 올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상 생성보다 실제 활용 기능에 초점을 맞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  계속되는 데이터 저작권 논란     오픈 AI는 챗GPT 출시 이후 저작권 침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 등 언론사는 오픈AI가 자사 콘텐트를 무단으로 AI 훈련에 활용했다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오픈 AI는 CNN과 타임지 등에 뉴스 사용료를 내고 AI 훈련에 활용하는 계약을 맺는 등 타협점을 찾고 있다. 텍스트뿐 아니라 더 많은 영상 데이터가 필요한 오픈 AI가 소라의 훈련 데이터 출처 의혹에는 어떻게 대응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오픈AI의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소라가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영상을 통해 훈련받았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답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2024.04.12 06:00

  • 오늘도 숏츠보다 밤샜다? 스마트폰 좀비, 이 앱 깔아라

    오늘도 숏츠보다 밤샜다? 스마트폰 좀비, 이 앱 깔아라 유료 전용

    Today’s personal Topic새벽까지 쇼츠 보다 잠든 사람, 손!IT 중독, IT로 맞서는 법   자기 전 알람 설정 위해 머리맡 스마트폰을 잠깐 열어 봤을 뿐인데 유튜브·틱톡발 ‘기습 공격’에 홀린 듯 날밤 새워 본 사람이라면, 하루만이라도 스마트폰 좀 놓고 ‘갓생’ 한번 제대로 살아보고 싶다면, 키즈폰 쓰던 자녀가 친구가 놀린다며 일반 스마트폰으로 바꿔 달라고 조른다면, 오늘 팩플 퍼스널에 주목하자. 한국인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PC 이용 시간은 약 5시간. 4명 중 1명은 스마트폰 중독이다. 요즘 같은 시대 스마트폰 중독, 소셜미디어(SNS) 중독에서 자유로울 사람이 얼마나 될까. IT 중독 끊어내려면 결국 스마트폰 전원을 끄는 것밖에 답이 없는 건지. 스마트폰 처음 쓰는 자녀의 시간 관리는 어찌 해야 할지. 팩플이 IT 중독을 IT로 슬기롭게 극복할 방법을 찾아봤다. 이미 누군가는 이 방법들을 쓰며 하루하루를 알차게 살고 있다. 여러분도 늦지 않았다.     ■ 💬목차 「 1. 📝 현재 상황 3줄 요약 2. 📱이이제이, 그래서 어떻게 해? 3, 🌏개인의 고군분투를 넘어 」  오혜정 디자이너 👇 여기서부터 5500자, 읽는 데 2분20초.    ━  1. 📝현재 상황 3줄 요약   4명 중 1명은 스마트폰 중독: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우리나라 만 3~69세 스마트폰 이용자 2만28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 23.1%는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스마트폰 과의존은 스스로 조절이 어려울 정도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스마트폰 중독’ 상태를 뜻한다. 당신도 혹시 스마트폰 중독? 궁금하다면 아래 나와 있는 테스트로 자가진단을 해보자.   김영옥 기자   스마트폰 중독일수록 숏폼 중독: 과기정통부 조사에서 과의존 위험군이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콘텐트는 메신저, 영화·TV·동영상, 관심사 검색, 음악 감상 순. 특히 이들은 일반 사용자군보다 숏폼 플랫폼에 많이 접속했다.   김영옥 기자   SNS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2022년 미국 아칸소대 연구팀은 18~30세 성인 978명을 대상으로 SNS 사용 시간과 우울증 사이의 연관성을 6개월 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SNS를 121분 이상 195분 이내로 사용한 사람 중 22.6%, 196분 이상 300분 이내 사용한 사람 중 32.3%가 우울 증상을 경험했다.    ━  2. 📱이이제이, 그래서 어떻게 해?   책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 요한 하리는 사람들의 IT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현대 사회 전체가 ‘주의력 자원의 빠른 소진’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입장 시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반납해야 하는 북카페 등이 인기인 것도 같은 맥락. 하나 이처럼 IT와 물리적 거리를 두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IT 중독을 IT로 맞서는 ‘스마트’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좀비에서 사람 됐다’며 효과 본 사람들의 성공담도 속속 들려온다.   ①‘스몸비’(스마트폰+좀비) 방지 앱 각종 생산성 향상 앱들은 손쉽게 적을 막을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다.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깔려 있는 스크린 타임(아이폰), 디지털 웰빙(안드로이드) 기능으로도 사용 시간을 조절할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엄격하게 이용자의 앱 사용 시간을 관리하고, 동기부여 수단도 제공하는 앱들이다.   이용 시간 지나면 강제 종료: ‘약속 시간이 끝나 앱을 자동으로 종료했어요.’ 미리 설정한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 20분이 지나자 앱이 강제 종료됐다. 아쉬운 마음에 다시 접속하려 하니 특정 미션을 수행해야만 한다. 미션은 받아쓰기. ‘말하지 말고 행동하세요. 약속하지 말고 증명하세요’ ‘이 앱을 깔게 된 동기를 잊지 마세요’ 등의 문장을 받아써야 사용 시간을 재설정할 수 있다. 귀찮기도 하고, 키패드에 문장을 받아 치다 자괴감이 밀려와 ‘오늘만 참고 내일 접속하자’는 마음으로 창을 닫는다. 스마트폰 중독 방지 앱 ‘터닝’의 앱 재실행 방지 장치를 설정하고 나서 생긴 일이다. 단순한 듯 보이지만 이게 꽤 효과가 좋다는 후기가 많다.   터닝에서 설정한 특정 앱 사용 시간이 초과되면 창(왼쪽)이 뜨면서 앱이 강제 종료된다. 앱을 다시 실행하고 싶다면 받아쓰기 미션(오른쪽)을 수행해야 한다. 스마트폰 캡처   돈 주고 규제를 산다: 터닝을 개발한 스타트업 ‘허슬러즈’의 문용우 대표는 “앱 출시 전 시장 조사차 학생들에게 공부에 가장 방해되는 점이 뭔지 물어보니 다들 틱톡을 꼽았다. 누군가 강제로 차단해 주길 바랄 정도였다”고 말했다. 현재 이용자 수는 약 3만5000명. 최근엔 유료 상품(월간 플랜 기준 월 3900원)도 내놨다. 이용 시간이 초과되면 하루 동안 해당 앱은 절대 사용할 수 없고, 구독 기간 중 ‘터닝’ 앱 삭제도 불가능하다. 이용자 입장에선 돈 주고 더 강력한 규제를 사는 셈. 실제 이용자 반응을 보면 ‘사용 규제를 지금보다도 더 강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한다. 문 대표는 “주로 10대 학생들이 쓰는데, 시험을 앞두고 용돈을 모아 직접 깔거나 보호자가 해주는 경우도 꽤 있다”고 말했다.   집중하면 나무 한 그루: 대만 업체 ‘시크알테크’(Seekrtech)가 개발한 앱 ‘포레스트’도 유용하다. (참고로 6000원짜리 유료 앱이다.) 집중 시간을 미리 설정해 놓고, 그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보지 않으면 가상의 숲에 나무 한 그루를 심을 수 있다. ‘포기’ 버튼을 누르면 숲에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시든다. 아무리 가상의 숲이어도 나무가 시드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아 묘하게 동기부여가 된다. 미션 성공 시 주어지는 소정의 코인을 모으면 개발도상국에 ‘진짜 나무’를 기부할 수도 있다. 그렇게 이 앱이 전 세계에 심은 나무가 약 164만 그루. 이 앱을 약 3년째 쓰고 있다는 직장인 김주영(37)씨는 “별거 아닌 동기부여 같은데, 숲 가꾸는 재미가 있어서 업무 중에도 무심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던 습관을 많이 줄였다”고 말했다.   포레스트 앱에서 집중한 시간만큼 조성되는 가상의 숲. 스마트폰 캡처   공부 시간 측정: 자신의 ‘순 공부 시간’을 체크할 수 있는 앱 ‘열품타’도 있다. 열품타는 ‘열정을 품은 타이머’의 줄임말. 시험 공부든, 자기소개서나 기획서 작성이든 목표를 설정해 두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그때부터 시간이 측정되는데, 다른 앱을 켜면 자동으로 측정을 멈춘다. 25분 집중하고 5분 휴식을 반복하는 ‘뽀모도로 모드’, 데이터 사용 없이 측정하는 ‘오프라인 모드’ 등도 있고, 지인들과 공부 시작 시간 등을 공유하는 스터디 그룹도 만들 수 있다.     ■ 🔒나름 ‘스마트’ 한 금욕상자 「 스마트폰 타이머 잠금 케이스. 인터넷에 스마트폰 ‘잠금장치’ ‘금욕상자’ 등을 검색하면 다채로운 아이디어 상품이 쏟아진다. 이중 스마트폰 하나 정도의 크기가 쏙 들어가는 타이머 잠금 케이스를 ‘내돈내산’ 해봤다. 상단 커버를 열어 스마트폰을 넣은 뒤 5분부터 최대 3일까지 케이스 잠금 타이머를 설정할 수 있다. 잠가놓는 동안에 급한 전화가 오면 기능성 마개를 열어 받는다. 하단에 나 있는 구멍으로 충전도 한다. 크지 않아 갖고 다니기 덜 불편하고, 잠금 설정 기간 동안 폰을 아예 못 쓰는 것도 아니니 책을 읽어야 하거나 집중 업무 시간에 활용하기 나쁘지 않다. 피치 못할 상황에 대비한 비상잠금해제 기능이 있는데, 딱 2회까지만 사용 가능하다고. (다행히 아직 써본 적은 없다.) 」  ②최소한의 기능만 갖춘 ‘덤폰’(dumb phone) 셀럽들의 픽: 최소한의 기능만 갖춘 저사양 폰을 ‘덤폰(dumb phone)’이라고 부른다. 이 덤폰은 생각보다 많은 셀럽의 사랑을 받는다. ‘투자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2010년부터 10년간 20달러짜리 삼성 폴더폰을 사용한 건 유명한 이야기(현재는 팀 쿡 애플 CEO에게 선물 받은 아이폰11을 쓰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해 배우 한소희가 “느려서 오히려 좋다”며 현재 구형 폴더폰을 사용한다고 밝혀 ‘힙스터’ MZ의 시선을 끌기도. 피처폰의 재발견: ‘산만함이 끊이지 않는 시대, Z세대는 스마트폰 화면에서 벗어나 시간을 보내는 것의 중요성을 재발견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지난 2월 피처폰 시장 분석 보고서에 이렇게 적었다. 지난해 글로벌 피처폰 시장 규모는 약 110억 달러(약 15조원). 보고서에 따르면 노키아·삼성·모토로라 등이 내놓는 피처폰과 가벼운 버전의 앱 정도만 지원하는 KaiOS 같은 저사양 운영체제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최소한의 앱 기능 정도만 사용할 수 있는 라이트폰2. 사진 라이트폰   바보 폰, 똑똑한 선택?: 미국 기업 라이트(Light)가 2019년 출시한 ‘라이트폰2’는 통화·메시지·알람·음악·지도 기능 정도만 갖춘 폰이다. 전자책에 사용하는 흑백 전자 잉크를 써 눈의 피로감을 덜었다. 라이트폰은 미국 현지에서 ‘디지털 디톡스’를 시도하는 이들의 ‘대안폰’으로 부상 중. 한국에선 SK텔레콤 이용자만 쓸 수 있는데, 국내 후기도 찾아보면 심심찮게 나온다. 노키아 제조사로 유명한 HMD 글로벌은 2021년부터 단종되거나 일부 기능만 추가한 피처폰을 재출시하고 있다. HMD 사이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Dumb phone, smart choice(덤폰, 스마트한 선택).’   ③원래 있는 📱 기능 활용하기 알고 보면 지금 쓰고 있는 바로 그 스마트폰에 답이 있다. 직접 중독 방지 앱을 깔거나 금욕 상자에 스마트폰을 넣는 것보다는 강제성이 약하지만, 의지만 강하다면 훨씬 간편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스크린 타임과 디지털 웰빙: 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아이폰의 스크린 타임, 안드로이드 폰의 디지털 웰빙 기능 모두 스마트폰이 이용자들의 중독성을 유발한다는 사회적 비판이 커지자 도입된 기능들이다. 잘 보면 여기에도 꽤 많은 기능이 있는 걸 알 수 있다. 아이폰의 경우 사용자가 허용한 앱과 전화 외엔 모든 앱이 닫히는 다운타임 기능, 앱 사용 제한 기능 등이 있다. 재사용하려면 비밀번호 재입력 혹은 설정 해제를 하면 돼 제한이 강하진 않은 편이다.   아이폰 스크린 타임에서 '다운타임' 기능을 켜면 폰에 깔아놓은 앱이 다 잠긴다. 스마트폰 캡처   첫 화면은 최소화, 화면은 흑백?: 스마트폰 첫 화면에는 카메라·지도·알람 기능 등 최소한의 앱만 남기는 것이 좋다. 루틴상 꼭 써야 하는 앱만 두고, 한 번 열면 돌이킬 수 없는 ‘유혹적인 앱’들은 홈 화면에서 애초에 지워 놓는다. 앱 아이콘이 보이면 무심코 열게 되는 버릇을 고치기 위해서다.스마트폰을 흑백 모드로 바꾸는 것도 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아이폰은 설정에서 손쉬운 사용으로 들어가 손쉬운 사용 단축키로 색상 필터를 설정하면 된다. 측면 버튼을 세 번 연달아 누르면 화면이 흑백으로 변한다. 갤럭시폰은 설정→접근성→시인성향상→색상조정으로 가자. 참고로 기자는 흑백 모드로 바꿨다가 시야가 답답해지는 느낌이 싫어 3시간 만에 다시 컬러 모드로 돌아왔다. (그래서 중독 완화 효과가 있는 걸지도…?)   알림 끄기: 알림 보고 들어왔다가 홀리는 경우, 꽤 많다. 자주 사용하는 앱 알림은 미리미리 끄자. 유튜브에서는 설정으로 들어가 알림 메뉴에서 맞춤 동영상, 자동재생 메뉴에서 다음 동영상 자동재생 기능을 꺼두면 무제한 알고리즘의 늪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오른쪽 상단의 설정 버튼을 눌러 알림으로 들어가 푸시를 끄면 된다. 이용 시간으로 들어가면 일일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기능도 있다. 사용 시간이 다 되면 앱을 잠시 닫으라는 알림이 온다.    ━  3. 🌏개인의 고군분투를 넘어    사실상 거대 기업들이 만들어 낸 IT 중독 현상. 개인의 고군분투만으로 이겨내기엔 한계가 있다. 작가 요한 하리는 “(IT 중독에 있어) 환경 전체가 변해야 할 일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IT 중독을 바라보는 해외 상황은.   “가해자는 빅테크, 너야”: 미국에선 ‘중독의 가해자’로 구글·메타 등 빅테크를 지목해 이들에게 직접적으로 문제 제기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41개 주 정부는 메타를 상대로 “메타가 미성년을 SNS에 중독시키기 위한 기능을 고의 설계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메타·애플 전(前) 직원들이 2018년 설립한 비영리 단체 ‘인도적 기술 센터(Center for Humane Technology)’는 “빅테크가 이윤 추구를 위해 오래전부터 이용자들을 중독에 빠지게 하는 알고리즘을 연구해 왔다”며 실상을 폭로하고, 이들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여러 대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엔 ‘미디어 중독에 반대하는 어머니들(MAMA)’이라는 풀뿌리 단체도 생겼다. 미국 버몬트·뉴욕·뉴저지가 기반인 MAMA는 미국 전역에 지부를 설립해 보호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시 정치 조직화를 돕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초 미 연방 상원서 열린 청문회에서는 메타 등 소셜 플랫폼을 향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기도. 이 자리에 참석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여러분이 겪은 모든 일들에 대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공공장소·학교에서 스마트폰 금지: 지난 2월 프랑스 센에마른주에 있는 작은 시 센포르에서는 거리·공원·상점 등 공공장소에서 연령에 관계 없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헌장이 주민투표를 통과했다. 헌장에 강제성이 있는 건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스마트폰을 쓰더라도 제재할 순 없지만, 상점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간에 스마트폰 사용 금지 안내문을 부착했다. 프랑스는 2018년 3~15세 학생들의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일명 ‘디톡스 법안’을 제정하기도 했다. 유네스코는 지난해 200개 국가 교육 시스템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6개국 중 1개국꼴로 법이나 지침 등의 형태로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4.04.11 15:29

  • "유튜브서 본 셔츠 어디서 팔아?" 구글 AI비서는 재고까지 찾았다 [팩플]

    "유튜브서 본 셔츠 어디서 팔아?" 구글 AI비서는 재고까지 찾았다 [팩플]

    인공지능(AI) 에이전트(비서) 시대가 열릴까. 구글 클라우드가 마케터부터 개발자까지 자기 일을 도와줄 AI 에이전트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를 선보였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연례 기술 컨퍼런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4’. 사진 구글 클라우드  ━  무슨 일이야   9일(현지시간) 구글 클라우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연례 기술 컨퍼런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4’에서 ‘버텍스 AI 에이전트 빌더’(에이전트 빌더)를 공개했다. 기업을 위한 AI 개발 플랫폼인 ‘버텍스 AI’를 기반으로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쉽게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제작 도구다. 토마스 쿠리안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74차례에 걸쳐 ‘에이전트’라는 단어를 쓸 정도로 AI 에이전트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생성 AI 에이전트’라는 새로운 시대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  이게 왜 중요해   AI 에이전트란 한 번 지시를 입력하면 진짜 비서처럼 여러 도구를 알아서 사용해 목표를 수행하는 AI를 의미한다. 정해진 내용의 단순 대화만 가능한 일반 챗봇과는 다르다. 일일이 깨알같이 지시 안 해도 알아서 자율적으로 일한다는 게 핵심. 빅테크들은 AI 에이전트가 앱·서비스의 바탕이 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윌 그래니스 구글 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초기 챗봇은 기존 웹사이트나 앱에 대화가 가능한 인터페이스를 추가한 것에 불과했다”며 “에이전트는 해당 조직이 갖고 있는 데이터와 지식을 활용해 사용자를 대신해 작업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  에이전트 빌더, 특징이 뭐야   ①제미나이 쓰고: AI 에이전트를 만들기 위해선 일단 똑똑한 AI가 있어야 한다. 구글 클라우드가 이날 공개한 에이전트 빌더에는 구글의 멀티모달 AI(음성·영상 등 복합정보 처리 가능)인 제미나이 모델이 적용됐다. 최신 업그레이드 버전인 ‘제미나이 1.5 프로’ 등 다양한 제미나이 모델을 활용해 AI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다. 답변도 음성, 영상 등 복합 형태로 제공할 수 있다.   ②헛소리 잡고: 구글 클라우드는 AI 에이전트의 환각(할루시네이션·생성 AI가 잘못된 정보를 말하는 현상)을 잡기 위한 기술도 에이전트 빌더에 적용했다. 검색증강생성(RAG)과 벡터 검색이다. RAG는 기존 학습한 내용 외에도 외부 정보를 검색해 답변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벡터 검색은 데이터를 수치화된 점(벡터)으로 바꾸고, 이 점들 사이 유사성을 비교해 관련 정보를 찾는 기술이다. 두 기술을 활용해 정확한 정보를 찾는 방법을 고도화하고, 그렇게 찾은 정보 안에서 AI가 답하게 하는 것이다.   ③코딩 몰라도 OK: AI 에이전트, 코딩을 몰라도 만들 수 있다. 에이전트 빌더는 노코드(no-code)로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도 지원한다.    ━  어디에 쓰는데   구글 클라우드는 고객, 직원, 크리에이티브(창의적 업무), 데이터, 코드, 보안 등 6가지를 대표적인 에이전트 활용 분야로 소개했다. 이날 키노트에서 시연에 나선 아만다 루이스 구글 클라우드 개발자 지원 담당은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고객응대용 AI 에이전트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유튜브 영상에서 키보드 연주자가 입은 셔츠를 찾고, 어디에서 파는지도 알려줘”라고 한 다음 유튜브 링크를 더해서 입력했다. 그러자 AI 에이전트가 유튜브 영상에 나온 옷을 찾고, 지점별 재고까지 확인한 결과물을 내놨다.    마케팅, 디자인 등 창의적인 업무를 지원하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트도 주목받는다. 구글 클라우드에 따르면 글로벌 유통기업 까르푸는 초개인화된 소셜미디어(SNS) 캠페인을 만드는 AI 에이전트를 만들었다. 정보기술(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이같은 AI 에이전트는 어도비와 직접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도비는 지난달 생성 AI 기반 마케팅 콘텐트 제작 플랫폼 ‘젠스튜디오’를 발표한 바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연례 기술 컨퍼런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4’.김남영 기자    ━  앞으로는   빅테크들의 AI 경쟁이 거대언어모델(LLM) 고도화에서 AI 에이전트 경쟁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알아서 서비스를 자유자재로 쓰는 AI 에이전트가 차세대 플랫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오픈AI도 GPT-5와 함께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있다. 메타 역시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 얀 르쿤 메타 AI 수석과학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프랑스 파리의 사무실에서 미국 뉴욕의 다른 사무실까지 이동하는 각 단계를 계획하고 예약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KTX” 말하면 표도 끊어준다, 시리 밀어낼 ‘찐 AI 비서’ 온다라스베이거스(미국)=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2024.04.1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