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팩플] 짜장면, 공유 킥보드 올라탄 이유
음식 배달 업계에 공유 킥보드가 골목길 배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상시 기사 구인난에 시달리는 배달 플랫폼과 신규 시장이 필요했던 공유 킥보드 업체 간 이해가 맞아 떨어진 영향이 크다. ━ 무슨 일이야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인근에 주차돼 있는 킥고잉 공유 전동킥보드. [사진 올룰로] 국내 최대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 킥고잉(운영사 올룰로)은 배달의민족과 서비스 제휴를 맺었다고 16일 밝혔다. 일반 이용요금보다 30% 싼 ‘배민커넥터’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는 내용이다. 배민커넥터는 주당 최대 20시간까지 자신이 원하시는 시간에 음식을 배달하는 아르바이형 기사. 배민커넥터가 킥고잉을 이용해 음식을 배달하면, 킥보드 사용료를 할인 해준다는 취지다. 음식 배달 플랫폼과 공유 킥보드 간 협업,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커머스기업 쿠팡이 하는 '쿠팡이츠'는 지난 2월 빔모빌리티와 함께 쿠팡이츠 배달파트너를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했다. 서울 서초·송파구 지역 배달 기사 선착순 500명에게 킥보드 이용시 쓸 수 있는 포인트 2만점을 제공했다. 킥고잉도 앞서 지난 1월 쿠팡이츠 배달파트너용 전용 요금제를 출시했다. 할인율은 배민커넥터와 같은 30%. 공유 전기자전거 업체 일레클도 지난 1월 정가 대비 40~70% 싼 쿠팡이츠 배달파트너용 요금제를 출시해 운영 중이다. ━ 이게 왜 중요해 배달 플랫폼의 핵심, 기사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① 시즌 1 : 코로나 19 음식배달 시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이 컸다. 지난 2월 음식배달 거래액은 1조 868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4.6% 증가했다. 음식 주문이 늘자 배달 기사를 찾는 수요도 급속히 커졌다. 지난해 8월 기준 배달대행 라이더 수는 12만명(공정거래위원회)이다. 음식배달 서비스 거래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② 시즌 2 : 단건 배달 올해는 지난해보다 배달 인력이 더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배달 서비스가 ‘묶음’에서 ‘단건’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그간 음식 배달업계 표준은 기사 1명이 주문 5건을 모아서 처리하는 묶음 배달이었다. 하지만 쿠팡이츠가 이 룰을 뒤집었다. 기사가 한 번에 배달 한 건만 처리하는 단건 배달을 앞세워 시장을 뒤흔들었다. 음식점주와 소비자들게 '쿠팡이츠는 빠르다'는 평판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 그러자 다른 업체들도 '단건'을 시작했다. 업계 1위 플랫폼 배민은 오는 6월부터 단건 배달을 도입한다. 위메프오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안 그래도 배달 기사가 부족한 마당에, 단건 배달이 뉴노멀이 되면 더 많은 배달기사가 필요해진다. 이 때문에 플랫폼들은 ‘아르바이트 배달 기사’에 눈을 돌리고 있다. 배민커넥트에 등록된 아르바이트 기사는 5만 명. 이중 약 1만 명이 실제로 활동하는 기사다. 배민과 쿠팡이츠 모두 기본 배달 수수료 외에 보너스를 얹어줘가며 이들을 모집하고 있다. 보너스는 적게는 몇천 원에서 많게는 몇만 원에 이른다. ━ 왜 킥보드와 제휴해 배달 기사가 부족하자 쿠팡이츠와 배달의 민족은 여러가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사진은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보너스 프로모션. [사진 쿠핑이츠 캡처] 음식 배달업계의 ‘추격자’ 쿠팡이츠에 이어, 업계 1위 배민까지 공유 킥보드 업체와 협업하는 건 이유가 있다. 공유 킥보드와 제휴로 배달기사 확보 고민에 숨통이 트일 수 있어서다 ① 문턱 제거 : 부업 기사는 원하는 배달방식을 택할 수 있다. 도보·오토바이·자전거·전동킥보드 등. 전업배달 기사들에게 배달플랫폼이 오토바이 등 기기를 대여해주는 데 비해 부업 기사에겐 이런 혜택이 없다. 두 발로 걷든지 자비로 교통비를 해결해야 한다. 공유 킥보드·자전거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더구나 할인까지 해준다면 금상첨화. ② 범위 확장 : ‘뚜벅이 배달’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도보 기사에겐 통상 출도착지 기준 1㎞ 이내 주문만 배정된다.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면 범위가 2㎞ 안팎으로 늘어난다. 수락할 수 있는 콜(주문) 범위가 두 배이상 늘어난다. ③ 공유킥보드도 윈윈 : 지난해 8월 기준 서울의 공유 킥보드 수는 3만 6740대.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대수를 늘린 터라 현재는 5만대 안팎으로 추정된다. 서울 시내에서라면 공유 킥보드를 찾느라 헤매지 않아도 될만큼 흔하다는 의미다. 공유 킥보드 업체들은 가동률을 높일 방안을 고심 중. 급증하는 음식 배달에 킥보드가 쓰인다면 금상첨화다. 킥고잉을 운영하는 최영우 올룰로 대표는 “공유 킥보드의 쓰임새를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소비자에게 물건이 전달되는 마지막 단계 배송) 물류 인프라로 확장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형 음식배달, 배민커넥트. [사진 우아한형제들] ━ 그런데 안전은요?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렇잖아도 전동킥보드 사고는 증가 추세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2017년 117건에서 지난해 897건으로 늘었다. 게다가 전동킥보드는 오토바이와 달리 자전거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국내 도로 중 80%가량이 인도와 자전거도로 겸용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음식배달은 속도가 중요하다보니 일반인 부업 배달이 늘면 사고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업체 측의 보호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관련기사[팩플 레터] 짜장면 시키신 분? (feat.킥보드)[팩플]'탈것의 모든 것' 앱 하나에 쏙…카카오·네이버 모빌리티 전쟁[팩플] '타다금지법' 시행 첫날…'악마는 디테일' 예고된 우려 ■ 요즘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이메일로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url.kr/factpl 」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
[팩플]요금 인상하려면 사유 검열?…21대 국회의 황당한 스타트업 규제
드라마 '스타트업'에서 CEO를 맡은 서달미(수지). [사진 tvN] 21대 국회에서 IT 플랫폼에 대한 규제 법안이 줄줄이 나오면서 인터넷 업계가 뒤숭숭하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규제 법안으로 핵심 성장동력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무슨 일이야 스타트업 1500곳이 가입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은 31일 ‘스타트업 정책 동향 보고서’를 공개했다. 회원사인 스타트업에 적용될 법률 개정안과 정부부처 및 의원실이 코스포측에 의견 제출을 요구한 법률안을 전수 조사 분석한 결과다. 코스포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등 총 15개 법안을 ‘핵심규제 법안’으로 꼽았다. 구글 인앱결제 강제를 방지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 5개 법안은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필요한 법안으로 분류했다. 코스포는 규제법안이 지원법안보다 많다고 분석했다. 최성진 코스포 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디지털 뉴딜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실제 법안 중엔 규제가 더 많았다”며 “아직 상장하지 않은 스타트업에도 글로벌 빅테크에 해당할 규제를 적용하려는 시도가 많다”고 말했다. ━ 규제 법안 어떤 내용이길래 ① 황당 규제 · 상생협력법 개정안 :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수수료를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이 담겼다. 점유율이 높은 플랫폼이 소상공인 상대로 수수료를 과도하게 인상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하지만 ‘정당한 사유’라는 모호한 규정으로 인해 사실상 수수료 인상을 전면 금지해 기업활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수진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관련 조항에 대해선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국회부의장)이 발의한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부가통신사업자)가 공익광고를 의무적으로 게시하도록 했다. 당초 김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넷플릭스 등 구독기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에 이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료 기반인 대부분의 OTT엔 광고가 없다. 그러자 의원실은 법안 적용 대상을 ‘인터넷광고 게시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중 평균 이용자수, 매출이 일정액 이상인 자’로 바꿨다. 세부 기준은 시행령으로 정하더라도 여전히 적용 범위가 넓다는 지적이 나온다.정미나 코스포 정책실장은 “배달의민족이나 당근마켓 등 수수료 대신 광고료로 돈을 버는 회사들이 공익광고를 게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스타트업에 공익광고 의무화는 기업의 성장 기회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규제"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이 모여잇는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 전경. 임현동 기자 ② 닫힌 규제 부동산 거래법 제정안 :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부동산 거래법에는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전자계약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공공주택 등에 의무적으로 활용화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정부 시스템이 불편해 소비자들의 호응이 저조한데도 이를 강제한다는 점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9년 전자계약시스템 이용 건수는 6만여건으로 전체 부동산 거래량의 1.8%에 불과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전한 스타트업의 사업 기회를 정부가 차단하는 역효과도 있다. 코스포 측은 “국토부가 만든 전자계약 시스템을 시장의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법”이라며 “법이 제정되면 스타트업들이 만든 민간 전자계약 서비스는 설 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③ 과도한 규제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하 전상법)도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전상법의 경우 개인 간 거래(C2C)에서 문제가 생기면 당근마켓 등 플랫폼이 실명·전화번호·주소 등을 거래 상대방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스타트업계와 소비자 모두 반발이 크자, 31일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상법에서 '주소 제공 의무'를 삭제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추진 중인 IT플랫폼·스타트업 주요 규제법안.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 이게 왜 중요해 이런 법안들이 모두 국회 본회의 문턱을 통과할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규제 법안은 발의 단계부터 스타트업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안의 적용 대상이 될 지, 시행시 사업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활서비스 업종의 3년차 스타트업 대표는 “규모가 작은 대다수 스타트업은 규제가 사업에 미칠 영향을 사전 점검하고 대비할 여유가 없다”며 “사업 기회에 영향을 미치는 규제가 많이 발의됐다면 대관팀을 꾸리거나 로펌에 자문해야 하는 등 비용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 요즘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이메일로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url.kr/factpl 」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
[팩플] 네·쿠 흔드나···카톡에 '쇼핑' 내건 카카오 2가지 무기
카카오톡 내 4번째 탭에 신설된 카카오쇼핑. 선물하기·카카오쇼핑하기·카카오메이커스·카카오쇼핑라이브·카카오스타일·카카오프렌즈 등의 서비스를 한 곳에 모았다. 카카오커머스 카카오톡에 쇼핑백 모양의 '카카오쇼핑' 탭이 생긴다. 카카오커머스는 9일 "선물하기·메이커스·쇼핑하기·쇼핑라이브 등을 모아 카카오톡의 4번째 탭 '카카오쇼핑'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안드로이드 앱부터 순차적으로 최신버전 업데이트를 마치면, 사용자는 카카오톡 메인화면에서 터치 한번으로 쇼핑을 시작할 수 있다. 카톡 메인 탭 자리에 채팅 이외의 독립적인 서비스가 추가된 건 쇼핑이 처음이다. 카카오페이, 카카오TV 등 카카오계열사의 다양한 서비스가 나왔지만 메인의 기본 탭에 올라오진 않았다. 카톡 하단 메뉴는 '친구','채팅', '#탭', '더보기' 등 4개 탭으로 유지됐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4번째 탭으로 쇼핑을 낙점한 건 본격적으로 카카오톡을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나가겠단 의지"라고 말했다. ━ 네이버ㆍ쿠팡 2강 체제 흔들까 카카오쇼핑 탭의 등장으로 카카오의 커머스 행보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쿠팡으로 양분된 온라인쇼핑 시장은 쿠팡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과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매각으로 재편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카카오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연간 거래액 20조원)를 인수할 경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쿠·카 3강 체제로 바뀔 수 있다. 카카오의 커머스 법인인 카카오커머스의 성장세도 주목할 부분이다. 카카오커머스는 2018년 12월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 후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카카오커머스 거래액은 2019년 대비 64% 성장, 유통업계 강자인 신세계의 SSG닷컴(약 3조 9200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온것으로 추정된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2월 실적 발표에서 "선물하기 2173만명, 톡스토어 1289만명, 메이커스 606만명 등 규모감 있는 이용자 수를 확보했고, 톡스토어와 톡딜의 한 달 내 재구매율이 62%, 73%를 기록하는 등 고객만족도가 높다"며 "경쟁력 있는 커머스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카카오커머스의 성장세. 쇼핑라이브는 카톡친구 수 기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카카오 쇼핑의 2가지 무기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쇼핑을 카톡 내에 선보이며 2가지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웠다. ① 빅데이터 기반 '테마 쇼핑'= 패션·잡화·식품 같은 카테고리별 분류 대신 소비트렌드를 분석해 매월 30~40개 테마를 정하고 상품을 큐레이션한다. '간편간식'을 테마로 톡스토어나 메이커스(선주문 후제작 쇼핑)에 입점한 상품을 선보이는 식이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사용자의 구매만족도나 후기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테마와 상품이 선정된다"며 "향후 개인의 쇼핑 경험, 취향을 반영해 개인화된 큐레이션 추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② 라이브 커머스= 쇼핑 탭에서 가장 잘보이는 최상단 자리는 '카카오 쇼핑라이브'가 맡는다. 지난해 10월 정식 출시한 쇼핑라이브는 4분기 거래액이 전분기 대비 4배 성장했고, 평균 시청횟수 14만회를 기록할 만큼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커머스는 하루 2차례 하던 쇼핑라이브를 5회 이상으로 확대해 대표 상품으로 키울 방침이다. 네이버·쿠팡 빅2와 신세계·롯데 등 유통업계 강자들도 라이브커머스를 강화 중이다. 배달의 민족도 9일 '배민쇼핑라이브'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베스트 투자증권은 지난해 3조 원가량이던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2023년 8조 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카카오표 쇼핑 경쟁력 있을까 이머커스 시장 경쟁이 치열하지만 카카오의 자신감은 확고하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 부사장은 지난 2월 카카오실적 발표를 통해 "폭넓은 취향을 만족시키는 상품 라인업, 차별화된 커머스 경험에 기반한 이용자 확대가 카카오커머스의 강점"이라며 "이커머스 시장의 후발주자이지만 사용자 취향을 반영하는 사업에서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유통학회 회장)는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채널의 접근성, 선물하기·메이커스 등 특색있는 서비스는 카카오만의 강점"이라면서도 "네이버·쿠팡 뿐 아니라 인스타그램·틱톡 같은 플랫폼도 라이브 커머스나 개인화 추천에 공을 들이는 만큼 카카오만의 차별화를 분명히 보여주지 못하면 경쟁 우위에 서기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관련기사150조원으로 큰 e커머스 시장…이베이 빈자리 누가 차지하나네이버 이어 카카오…플랫폼 공룡들 '라이브커머스' 쟁탈전 ■ 요즘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고 싶다면, 그것도 편하게 이메일로 받아보고 싶다면, 구독하세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구독신청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73985 」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
[팩플 레터] 짜장면 시키신 분? (feat.킥보드)
그래픽=김정민 기자 안녕하세요. 팩플레터입니다. 🙋 배달음식을 주문한 후 대문 밖 소리에 귀 기울여본 적 있으세요? 오토바이 소리가 들릴 때 현관문 앞에 대기하면 백발백중 음식 도착! 이런 경험 있으실까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무리 기다려도 그 소리가 들리지 않더라구요. 음식이 도착했다는 배달 앱 알람을 보고 나가면, 걷거나🚶자전거·킥보드로 오신 분들이 확실히 많아졌습니다. 배달 앱 종류가 늘어나듯 '대문 앞 마지막 1km 구간, 즉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의 방식도 그렇게 다변화된 거겠죠. 오늘 팩플레터는 배달앱을 포함한 이커머스와 공유 킥보드🛴·자전거🚴 서비스의 결합에 대해 다룹니다. 최근 가장 뜨거운 기업 쿠팡과 네이버가 비슷한 시기 이들과 접점을 늘리고 있거든요. 온라인쇼핑 시장 패권을 두고 격돌하는 이들이 어떤 큰 그림을 가지고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에 접근하고 있는지 조목조목 짚어봤습니다. (※이 콘텐츠는 팩플레터 구독자들에게 2월 18일 아침에 먼저 발송되었습니다. → 레터 구독신청 하시려면 여기를 눌러주세요!) ━ 1. 배달앱+공유 킥보드의 도원결의 음식배달 앱의 루키 ‘쿠팡이츠’가 최근 공유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퍼스널모빌리티, PM) 업체와 잇달아 협업에 나섰다. 걸어서 음식을 배달하는 도보 배달파트너(기사)가 공유 킥보드를 더 싸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 그렇잖아도 배달의 민족·요기요 양강 체제를 흔들며 진격하는 쿠팡이츠, 킥보드 타고 날아오를 수 있을까. ·"쿠폰 줄게 킥보드 타오" 빔 모빌리티 : 쿠폰으로 도보 배달 기사의 킥보드 탑승 유도 중. 지난 1일 서울 서초·송파구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대상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선착순 500명에게 킥보드 이용 포인트 2만점 제공. 시작 후 2시간 만에 500명분 쿠폰 전부 소진. 추가로 100개를 더 제공했으나 역시 동났다. ·"전용 요금으로 모십니다" 킥고잉 : 일반 이용자보다 30% 싸게 탈 수 있는 배달기사 용 요금제 출시. 최대 6000원 상당 할인쿠폰도 준다고. ·"맘 편히 시간 결제하세요~" 일레클 : 음식배달 특성에 맞게 배달 기사용 시간권 출시. 3·10·20시간 단위로 구매 가능, 정가보다 40~70% 저렴. 쿠팡이츠는 아이돌그룹 태사자 멤버이자 쿠팡 배달기사 김형준씨를 쿠팡이츠 광고모델로 세웠다. 배달기사 모집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의미. [진 유튜브 캡처] ━ 2. '걷는 배달기사' 왜 나왔나 ·폭증하는 콜, 콜, 콜… : 음식 배달 시장은 급성장 중. 2020년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17조 3828억원(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 1년 전보다 78.6% 늘었다. 전체 배달외식 시장에서 전화주문 비중이 45%(2019년 기준, 공정거래위원회)인 걸 감안하면 성장 여력은 여전히 크다. ·“기사님 없어 배달 못해요” : 배달앱 월 이용자는 2700만명, 배달 대행 라이더는 12만명(2020년 8월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배달기사 느는 속도보다 배달음식 주문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 이렇다보니 배달 앱들 사이에선 기사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배민커넥트는 거의 매일 기본 배달료 외에 추가로 얹어주는 프로모션 금액을 카톡에 공지한다. 쿠팡이츠는 배달파트너가 친구를 데려오면 1만원 지급하기도. ·‘배달 알바’까지 모아도 : 기사 구인난에 시달린 배달앱은 ‘아르바이트형 배달기사’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오토바이가 있어야 하는 전업 이륜차 기사보다 모집하기 쉽기 때문. 업계에선 1위 앱 배달의 민족에서 사실상 전업으로 뛰는 라이더는 약 3000명 안팎으로 추산. 도보·자전거·킥보드 등으로 배달하는 알바형 배달 기사인 ‘배민커네트’는 1만명 정도 (등록 기사는 5만명)다. ━ 3. 배달앱 "킥보드, Help!" 신속 배달은 요식업의 생명. 도보 배달이 환영받지 못한 것은 느리다는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도보 배달과 킥보드의 결합이 매력적인 이유를 살펴보면. ·더 빨리, 더 멀리 : 배달 앱은 통상 도보 배달 기사에게 출·도착지 1㎞ 이내 주문만 맡긴다. 킥보드·자전거는 2㎞까지 가능( 오토바이·자동차는 3㎞ 이상). 만약 도보 기사가 킥보드·자전거를 타면 배달 시간은 줄고, 배달 지역은 두 배 이상 넓어진다. 쿠팡이츠는 공유 킥보드 관련 배달파트너 공지에 “도보 대비 배달 반경이 넓어지면, 더 많은 주문을 소화할 수 있으니 매출도 더 올릴 수 있다”고 설명. ·공유 킥보드 밀도 60.7대 : 때마침 공유 킥보드 수는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8월 기준 서울에만 3만 6740대가 몰려있다(코리아스타트업포럼 집계). 1㎢ 당 킥보드 60.7대가 있는 셈. 도시에 널린 공유 킥보드를 도보 기사가 활용한다면 배달 효율 급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좋은 접근성 : 일레클 운영사 나인투원의 이승건 이사는 “겨울철 배달 수요가 늘어나는 점에 착안해 쿠팡이츠와 협업하게 됐다”며 “배달 기사 시장에 진입하려는 이들도 공유 기기로 일을 먼저 경험해보는 식으로 접근성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기준 전동킥보드 전국 대수. [사진 팩플레터] ━ 4. 킥보드는 물건을 싣고~ 공유 킥보드. 처음에는 관광지에서 타는 레저용이었다. 지난해에는 교통수단으로 거듭났다. 이번 배달앱과의 협업은 공유 킥보드가 ‘물류 인프라’로 쓰임새를 확장한다는 의미. 특히 상품을 소비자 대문 앞까지 전달하는 마지막 구간인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비효율 해결사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효율성 높이기는 물류·유통업체의 난제다. 배송 전체 비용 중 절반이 이 구간에서 발생하기 때문.(삼정 KPMG 경제연구원) 대형 트럭이 한꺼번에 배달하는 구간보다, 가가호호 방문해야 해 비용-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전동 킥보드의 강점은 무엇보다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 트럭·오토바이 대비 가격이 저렴한데다 운전에 대한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공유 킥보드의 경우 앱만 깔면 이용가능. 최고 속도 시속 25㎞ 제한이 있어 무서움도 덜하다. ·공유 킥보드 업체 더스윙 김형산 대표는 “새벽 배송 업체가 도심 중간 물류센터에 공유 킥보드를 배치해 주면 기사가 야간에 킥보드를 타고 집 앞까지 배송하는 식의 협업을 여러차례 제안했다”며 “킥보드는 오토바이보다 타기 쉽고, 비용도 적게 들어 물류업체 효율을 높일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5. 쿠팡 vs 네이버 최전선 : 라스트마일 쇼핑의 완성은 배송. 본격적인 일전을 앞두고 있는 국내 온라인 쇼핑 양대 강자 쿠팡과 네이버의 대결에도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는 핵심 전장이 될 전망. ·쿠팡 “우리가 라스트마일 최강자”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낸 상장 신고서에서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인프라가 핵심 경쟁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1만5000명 이상(2020년 12월)의 직고용 배달기사가 하루에도 수차례 배달할 수 있다는 걸 강조했다. 쿠팡이 일반 로켓배송에도 공유 킥보드를 활용할지는 미지수. 다만 상장 신고서에 “4700억 달러(약 520조원) 규모 한국의 유통·식료품·음식배달·여행 시장에서 비중을 높일 것”이라 한 만큼 공격적 확장이 예상된다. 쿠팡이츠에서 시작한 공유 킥보드와 협업이 주목되는 이유. ·네이버 “직접 배달 안하지만, 투자는 계속”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강화가 시급하기는 마찬가지. 한성숙 대표는 지난 1월 28일 2020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물류 관련해서는 빠른 배송 외에도 지정일배송 등 다양한 요구가 나타나고 있다”며 “여러 스타트업, 새로운 업체에 대한 투자를 통해 사업자의 다양한 사업 형태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더 편리하게 할 것인가에 집중하기 위해(투자하는 것)”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 15일 킥고잉과 전략적 사업제휴를 체결하기도. 인증부터 시작해 네이버 길찾기, 예약 등의 서비스를 공유 킥보드에 녹여내는게 목표. 온라인 쇼핑 배송 활용 가능성도 열려있다는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 6. 로봇·드론배달과 경쟁? 공유 킥보드산업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의 효율을 더욱 더 높이기 위해 국내외 여러 회사들이 배달 로봇, 배달 드론 등 ‘발품 대체재’를 개발 하는 중이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 형제들은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 드라이브를 수원 광교 신도시 내 광교 앨리웨이 단지에서 시범서비스 중이다. 단지 내 식당에서 주문 하면 딜리 드라이브가 입주민이 사는 건물 1층까지 음식 배달. 현재 8대 운영 중. 우아한 형제들의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 [사진 우아한 형제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세종시 호수공원에서 음식배달 드론을 시연했다. 1~2㎞ 떨어진 음식점에서 주문한 치킨과 햄버거가 10분 내에 배송됐다. ·이주호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는 비용문제가 가장 큰 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배달앱과 공유 킥보드 업체 간 협업이 일어나고 있다”며 “과도기가 지나 기술이 충분히 발달한다면 향후 드론·로봇 배송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추천자료 「 1. 풀필먼트 시대가 온다 👉 보고서 보기 물류가 이커머스와 결합해서 생기는 현상에 대해 분석한 유진투자증권 보고서. 온라인 쇼핑강자 네이버를 중심으로 알리바바, 아마존 등의 물류 전략을 자세히 설명한 자료입니다. 2.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택배물류의 마지막 1마일 시장을 잡아라 👉보고서 보기 삼정 KPMG 경제연구원이 글로벌기업의 라스트마일 대응 전략에 대해 분석해 작성한 보고서입니다. 기존 물류와 풀필먼트의 차이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 팩플팀 factpl@joongang.co.kr 위 콘텐츠는 2월 18일 팩플레터 구독자들에게 뉴스레터로 먼저 발송되었습니다. 팩플레터는 중앙일보 기자들이 테크 산업계 이슈와 정책, 주목할 만한 비즈니스 트렌드를 입체적으로 살펴 보내드리는 뉴스레터입니다. 팩플레터를 구독하시면 구독자들만 참여할 수 있는 팩플 서베이와 팩플 퀴즈 등 다양한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팩플레터 받아보시려면 → https://url.kr/qmvPIX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전 팩플 레터 보기[팩플 레터] 쿠팡 이펙트, 쿠팡 리스크[팩플 레터] 클럽하우스, 실리콘밸리에도 성골이 있었다[팩플 레터] 날개 잃은 우버, 미래는 어떻게 될까?
-
[단독] 314일 원격근무 한 네이버, 협력업체 인건비 3억 지원
코로나19 확산으로 문을 닫은 네이버 그린팩토리 1층 카페.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본사 협력업체에 직원 인건비 3억원을 지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근무가 장기화하면서 입은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본사 그린팩토리 사옥 내 직원식당·카페, 조식 및 간식·음료자판기를 운영하는 업체 2곳에 고용 유지 지원금 2억 8259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7개월간 직원 인건비(월 4037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번 달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전환 근무 체제가 해소될 때까지 매달 고용유지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네이버의 이번 지원 결정은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전환 근무 체제가 장기화함에 따른 조치다. 네이버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해 2월 26일부터 전 직원 원격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8월에 2주간 잠시 정상근무 체제로 돌아갔던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주 2회 돌아가며 출근하는 전환근무(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또는 원격근무(2~2.5단계)를 유지해 왔다. 현재까지 원격·전환근무 기간은 누적 314일(2월 15일 기준, 주말 포함)이다. 첫 원격근무 시행 시점부터 현재까지 기간(356일) 중 88%가량을 원격·전환 근무 체제로 일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문을 닫은 네이버 그린팩토리 1층 카페. [사진 네이버] 문제는 원격·전환 근무로 본사 출근 직원 수가 줄어들면서 발생했다. 직원식당 등 편의시설 이용자도 급감했기 때문이다. 협력업체 매출은 원격·전환 근무 기간 중 평균 30~40%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원격·전환 근무 상황에서도 출근하는 네이버 직원이 있기 때문에 협력 업체도 전면 휴업은 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매출은 줄었는데 인건비 등 고정비용은 계속 발생해 협력업체 측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내부적으로 전환 근무 체제에선 평균 2080만원, 원격근무 시 3670만원, 업장 폐쇄 시 4000만원의 고정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협력업체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서비스 유지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숙련된 직원이 계속 해당 업무를 담당해주는 것이 좋기 때문에 고용 안정을 위한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4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5만원 상당 지역사랑상품권을 네이버 및 계열사 직원에게 지급했다. 각각 6000여명 기준 6억여원 상당이다. 네이버 등 직장인들의 원격·전환 근무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상인을 지원하는 취지였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관련기사[팩플] 카카오도 전 직원 10주씩…자사주, 인재 잡는 치트키'라방' 사옥투어, 아바타 인증샷…빅테크 '신입 환영법' 독특 ■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고 싶다면 → https://url.kr/qmvPIX 」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
[팩플] 영상앱 ‘아자르’, 나스닥 상장사에 2조 매각…배민 이후 최대 규모
영상 메신저 '아자르'를 운영하는 한국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가 약 2조원에 매치그룹에 매각됐다. [사진 하이퍼커넥트] 미국 나스닥 상장사 매치그룹(시가총액 47조원)이 한국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를 2조원에 인수한다. 한국 스타트업 중에선 2019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4조 7500억원에 인수한 우아한 형제들(배달의 민족)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하이퍼커넥트는 “미국 매치 그룹이 하이퍼커넥트 지분 100%를 17억 2500만달러(1조 933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10일 밝혔다. 동영상 채팅앱 ‘아자르’·‘하쿠나라이브’ 운영사인 하이퍼커넥트는 2014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전세계 새로운 사람과 만난다는 ‘소셜디스커버리’ 개념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왔다. 현재 230개국 19개 언어로 서비스 중. 핵심 앱인 아자르의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5억 4000만회에 달한다. 비상장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적자 없이 매년 60% 이상의 매출이 늘리고 있는 회사다. 2019년 매출은 1689억원, 영업이익은 202억원이다. 지난해는 상반기까지 1235억원을 벌었다. 동종업계에선 비디오 커뮤니케이션과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세계수준의 기술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벤처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하이퍼커넥트는 2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며 “국내 스타트업도 글로벌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성공 사례”라고 말했다. 하이퍼커넥트 매출.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2조원 가치평가, 원동력은? 하이퍼커넥트의 핵심 경쟁력은 영상 채팅 서비스 '아자르(Azar)'다. 원하는 상대의 지역과 성별을 택한 후 화면을 가로로 넘기면(스와이프) 무작위로 전 세계 가입자와 영상 대화를 할 수 있다. 이용자 99%가 해외 사용자로 지난해 12월 애플 앱스토어 전 세계 60개국 매출 탑 10(SNS부분 매출 기준)에 들었다. 아자르는 매치그룹 주력사업인 소셜 데이팅 앱 '틴더' 등과 궁합이 잘 맞는다는 평가. 매치그룹은 40여 개 글로벌 소셜앱을 보유했지만 '틱톡' 같은 영상 킬러앱이 없었다. 샤르 듀베이 매치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하이퍼커넥트의 라이브 영상 및 오디오 기술은 강력한 연결 수단"이라며 "하이퍼커넥트의 혁신 기술을 매치그룹 서비스에 적용하고 기술 투자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영상 메신저 앱 ‘아자르’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어떻게 성사됐나 지난해 초 하이퍼커넥트는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고문으로 영입하고 투자 유치를 준비했다. 김 고문은 라인(LINE)을 일본에 상장시킨 주역이다. 하이퍼커넥트도 3000억~4000억원대 투자를 유치해 기업공개(IPO)하는 큰 그림을 그렸다. 이후 매치그룹이 적극적 투자 의사를 보였다. 사모펀드 투자보다 기업과 직접 협력하길 원했던 하이퍼커넥트에겐 적절한 파트너였다. 하이퍼커넥트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매치그룹이 관심을 보여왔고, 이번 투자제안도 가장 적극적으로 해왔다"며 "인수 이후에도 독립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방식을 제안해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고 설명했다. ━ 누가 돈 벌까 하이퍼커넥트는 안상일 대표(40)와 정강식 최고기술책임자(CTO),용현택 최고연구책임자(CRO)가 공동창업한 회사다.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4년~2015년 초기 투자 이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적이 없어 상당수 지분을 공동창업자들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 대표와 정 CTO는 서울대 대학 창업동아리 친구 사이기도 하다. 안상일 아자르 대표. 최정동 기자 최대 주주인 안 대표는 2007년 검색엔진 업체 레비서치를 공동 창업했지만,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당시 떠안은 빚만 8억원이었다. 개발·기획 외주 등으로 빚을 갚던 그는 정 CTO, 용 CRO와 함께 2013년 11월 '아자르'를 출시한 뒤 회사를 세웠다. 이번 인수로 초기 투자사인 알토스벤처스와 소프트뱅크벤처스도 잭팟을 터뜨렸다. 알토스벤처스는 2014년 22억원을 투자했고, 이듬해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함께 10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두 투자사가 보유한 하이퍼커텍트 주식은 370만주 가량(우선주 포함)으로 수천억원대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 국내 최대 엑시트 배민 모델 따를까 매치그룹의 이번 인수는 딜리버리히어로(DH)의 배달의 민족 인수와 닮은 점이 많다. 기존 경영진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독창적 기술이나 역량 등을 높이 샀다는 점에서다. 아시아 시장 확장이란 목표도 유사하다. 매치그룹은 2~3년 전부터 아시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지만 일본을 제외하곤 시장 안착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동남아·인도 시장 확대에 하이퍼커넥트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샤르 듀베이 CEO는 “하이퍼커넥트의 제품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시장 입지는 매치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완벽히 보완한다"고 말했다. 하이퍼커넥트도 북미 시장 진출에 유리해졌다. 지난해 북미에 출시한 데이팅앱 '슬라이드'가 고전 중이라 매치그룹의 네트워크와 마케팅이 도움이 될 전망. 안 대표는 "북미·일본 등 빅마켓 공략과 더 큰 규모의 글로벌 성장을 위해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는 “작년 AI 스타트업 수아랩이 코그넥스라는 나스닥 상장기업에 인수됐고, 이번에도 나스닥 상장사가 유망한 한국 스타트업을 인수했다"며 "글로벌 기업이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만큼 또 다른 기회가 계속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엽·김정민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관련기사넷플릭스도 힘들다는 인도…한국 영상 앱 '아자르'가 잡은 비결은'게르만 민족'된 배달의 민족?…배민, 독일계 손잡고 아시아 공략2억명 홀린 토종앱 '아자르'···한국 IT별종이 만들었다 ■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고 싶다면 → https://url.kr/qmvPIX 」 QR코드를 찍으면 팩플 구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
[팩플] 족발 주문도 초록창서? '결제수수료 0' 네이버의 야심
앱을 열고 → 검색창에 ‘족발’을 입력해 → 가게를 택하고 → 메뉴를 골라 → 앱에서 결제한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 같은 배달 앱에서만 될 것 같지만, 네이버에서도 된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이 시장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가 배달을 하겠다는 건 아니다. 더 많은 동네 가게를 네이버에 들이기 위해 결제 수수료 무료 기간을 연장했다. ━ 무슨 일이야 · 네이버는 오는 3월 31일까지 비대면 주문 서비스 ‘스마트주문’의 결제 수수료를 중소상인에게는 받지 않기로 했다. 2020년 말까지 무료였는데, 3개월 연장했다. 원래 수수료는 소비자 결제액의 1.0~2.9%대였다. 지난해 9월 시작한 스마트주문은 일반 검색하듯 네이버 초록색 창에 ‘카페’나 ‘족발’ 등을 입력한 뒤 주변의 오프라인 가게를 골라 주문·결제(네이버페이)하는 서비스다. · 네이버는 미용실·네일숍에서 쓰는 ‘네이버 매장결제’ 수수료도 3월 말까지 안 받기로 했다. 네이버에서 미용실을 검색해 예약하고, 실제 방문해서 시술받은 뒤 매장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서비스다. ━ 이게 무슨 의미야 네이버가 노리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 소상공인 유입 효과 : 코로나19로 주문대·계산대 앞 줄서기가 부담스러워지자, 오프라인 가게에서도 모바일 비대면 주문이 늘었다. 소상공인에겐 길거리 입간판보다 온라인으로 주문 받을 수 있는 접점이 더 중요해졌다. 결제 수수료 부담 없이 주문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라면, 소상공인에겐 입점 매력이 크다. · 소비자 락인 효과 : 네이버 같은 플랫폼 기업이 원하는 바는 ‘네이버로 다 하기’다. 더 많은 식당·카페가 네이버 스마트주문에 입점하면 소비자는 다른 앱을 켜지 않고 네이버만 써도 된다. 소비자를 앱에 붙드는 ‘락인(lock-in)’ 효과가 강해진다. ━ 왜 비대면 결제일까 · 간편결제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배민·요기요 같은 배달 앱, NHN 페이코 같은 결제 앱, 네이버·카카오 같은 IT 플랫폼 기업들 모두 뛰어들었다. 앱으로 주문·결제할 때 자사의 ‘OO페이’를 이용하면 우대하는 식이다. · 네이버페이가 포함된 핀테크 매출은 코로나19가 휩쓴 지난해에도 성장세가 가팔랐다. 3분기 매출 17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성장했다. · 네이버 신사업 전체도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신사업(쇼핑·금융·클라우드·콘텐츠) 매출은 6507억원으로, 기존 사업(검색·광고) 매출(7101억원)의 92% 수준까지 올라왔다. 전체 분기 매출 중 48%가 신사업에서 나왔다. ━ 어디까지 무료일까 · 네이버페이 결제에 따르는 결제대행 수수료가 무료라는 의미다. 네이버 검색 상단에 나오기 위한 검색광고 상품의 수수료는 그대로다. · 스타벅스·파스쿠치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도 스마트주문에 들어와 있지만, 이번 결제수수료 무료 대상에선 제외다. 네이버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중소상인을 돕는 취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왜 중소상인일까 · 전 세계적으로 대형 플랫폼 기업의 독점에 대한 비판이 높다. 지난해 미국 하원에서는 구글·페이스북·아마존·애플의 반(反) 독점 청문회가 열렸다. 한국 정부도 입법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을 지난달 만들었고,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 대형 플랫폼들은 ‘우리는 중소상인의 협력자’라며 생태계를 강조한다. 지난해 반독점 논란에 섰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도 ‘페이스북의 맞춤 광고를 규제하면 소상공인이 타격 입는다’고 주장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팩플레터 구독신청은 여기서 → https://url.kr/qmvPIX 팩플페북 손 잡은 카페24…'SNS 원스탑 쇼핑' 대세 될까?연말정산, 성범죄자 알림…디지털인증, 공짜인데 불붙었다금융권, 네이버·카카오 아닌 엔씨·넥슨 러브콜 왜'배민 M&A' 승인後, K-유니콘 반발…요기요는 누가 사나
-
[팩플] 배민 독주 막겠다는 서울·경기…NHN 어부지리 논란
제로페이를 활용하는 서울시의 '제로배달 유니온'. 사진 서울시 음식 배달 앱 ‘배달의민족’의 독과점을 막겠다는 서울시와 경기도의 ‘공공 배달’이 ‘어부지리’ 논란에 직면했다. 운영 사업자에 배민보다 몸집이 큰 NHN이 연달아 선정되면서다. 지방 정부의 개입이 배달 시장의 경쟁을 촉진할지, 혹은 왜곡할지 주목된다. ━ 무슨 일이야? 경기도와 서울시가 각각 진행하는 공공배달 사업에 NHN이 모두 참여하게 됐다. ·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도주식회사는 공공배달앱 우선협상 대상자로 NHN 페이코 컨소시엄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관련 자료) · NHN페이코는 서울시가 제로페이와 민간 배달업체를 결합해 내놓은 ‘제로배달유니온’에도 참여했다. 10개 참여사(리치빔, 만나플래닛, 먹깨비, 위주, 띵동 등) 중 가장 몸집이 크다. NHN의 간편결제 사업 페이코. 사진 NHN ━ 이게 왜 중요해? 경기도와 서울시는 배민의 독과점을 견제하고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낮출 목적으로 사업을 계획했다. 출범하면 홍보·마케팅(할인) 등에 지자체 예산이 들어간다. 그런데 NHN페이코가 혜택을 받게 됐다. ‘공룡’(배민) 견제하려 더 큰 공룡(NHN)을 들이냐는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 NHN은 한게임·페이코·벅스뮤직 등 사업을 한다. 지난 2013년 네이버와 분할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조5000억원이다. · 페이코는 네이버페이·삼성페이·카카오페이와 함께 국내 간편결제 4강이다(점유율 약 10%). 지난해 하반기부터 식당 주문결제 서비스도 한다. 이번 선정은 페이코가 시장 점유율을 높일 기회다. · 경기도주식회사는 “페이코 컨소시엄의 지역화폐 기반 결제,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 등이 사업 방향과 맞았다”고 밝혔다. · 유효상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교수는 “독과점 규제는 시장 실패를 막기 위함인데,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 경기도 ‘공공배달’은 경기도주식회사가 운영하며, 별도의 앱을 개발한다. · 선정된 ‘NHN페이코 컨소시엄’은 NHN과 배달중개사(먹깨비), 배달대행사(생각대로, 바로고), PG사(포스뱅크), 가맹점(GS리테일 등)으로 구성됐다. NHN 측은 “기존 음식배달 영업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소비자가 사용하는 최종 앱인 ‘배민’만 ‘페이코’로 바꾼 격이다. · 경기도 내 1~2개 시군구를 시범지역으로 선정해 올 가을에 시작한다. 배달 수수료는 낮게 책정되고, 지역화폐 할인과 홍보ㆍ마케팅 등을 선정된 지자체가 맡는다. · 중앙일보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시범사업에 선정되길 원하는 지자체들은 ‘가맹점 모집에 공공근로 인력을 지원하겠다’, ‘추가 예산을 편성해 할인 쿠폰을 제공하겠다’는 등을 경기도주식회사에 제안했다. 4월9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군산시와 공공배달앱 기술자문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 연합뉴스 ━ 서울시 ‘제로배달’은 민간 배달 앱에 제로페이 결제 제한을 풀어주는 대신 식당들로부터 받는 배달 수수료를 낮추게 한 협약이다. · 서울사랑상품권(제로페이)은 지역 소상공 점포를 방문했을 때만 쓸 수 있다(상품권, 선불카드, QR코드 결제). 배민·쿠팡 같은 앱에선 못 쓴다. 그런데 ‘제로배달’ 참여 앱에는 이 제한을 풀어준다. 배달 수수료를 적게 받는 조건이다. · 서울시는 경기도를 의식한 듯 ‘우리는 공공배달앱을 따로 만들거나 세금으로 수수료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보도 자료) · 서울시 지원이 없는 건 아니다. 제로페이는 최대 15% 할인 판매하며(100만원 어치를 85만원에 구매), 차액은 세금으로 메운다. 영세 자영업자 매상을 올려주라는 취지라, 대형마트·백화점에선 못 쓴다. 그런데 이걸 페이코 앱에서도 쓸 수 있게 된 거다. 올해 발행된 제로페이 할인 충당에 서울시 예산 320억원이 편성됐다. 6월 25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국회 소통관에서 제로배달 유니온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뉴스1 ━ 그 전엔 무슨 일이 · 지난해 12월 독일계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우아한형제들(배민 운영사)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음식 배달 앱 시장 1·2·3위(배민·요기요·배달통)가 모두 DH 소유가 되는 것. 독과점 논란이 일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결합 심사 중이다. · 지난 4월 1일 배민이 새로운 수수료 정책을 도입했다가 소상공인협회 등으로부터 ‘사실상 수수료 인상’이라고 지적받았다. · 4월 4일 이재명 경기 지사가 “배민 독과점의 횡포”라며 경기도 공공앱 개발을 선언했다. 이후 배민은 공식 사과하고 정책을 철회했다. 이 지사는 “공공배달앱은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이라며 계속 추진했다(관련자료). 다른 지자체의 ‘공공 배달앱 개발’ 선언도 이어졌다. · 6월 25일 국회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제로배달유니온’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기 참여한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달앱 수수료를 지자체가 규제하고 지역화폐 결제를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 이걸 알아야 해 · 제로페이 등 지역화폐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인지도와 사용량이 늘었다. 긴급재난지원금을 모바일 지역상품권으로 받으면 10%를 더 얹어줬기 때문. · 지역화폐 사업은 지자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7~10%의 할인 금액을 재정으로 계속 메워야 하기 때문. 2018년 출시한 제로페이는 이용이 부진했지만 박 전 시장의 의지가 강해 홍보 예산을 수십억 원 씩 썼다. · ‘서울시 vs 경기도’ 배달 사업은 대권 주자인 두 지자체장의 정책 경쟁이기도 했다. 그런데 박 전 시장의 유고로 제로배달 사업의 앞날은 시계 제로가 됐다. 참여한 한 배달 사업자는 “우리도 혼란스럽다”고 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뉴스가 답답할 땐, 팩플[팩플] '슈퍼 갑' 구글 30% 통행세 매기나…"애플·구글 독과점 도 넘었다"[팩플]英공정위 “구글·페북 광고 독점” 그들을 쪼갤 기구 추진[팩플]"앱 주문대로 배달갔다 체포" 美서도 논란된 기사 눈물[팩플]이재명이 띄운 '군산 배달앱'···따져보니 무료가 아니다 '팩플레터' 구독을 원하시면 배너를 클릭해주세요. 구독신청 페이지로 바로 가시려면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73985
-
[팩플]"앱 주문대로 배달갔다 체포" 美서도 논란된 기사 눈물
코로나19로 음식 배달 앱 이용이 급증한 가운데, 업무상 위험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논란도 일고 있다. 사진은 우크라이나의 우버 이츠.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앱에 나온 장소대로 배달 갔다, 경찰에 체포됐다’ (미국 '캐비어' 배달기사) ‘앱에 나온 시간대로 배달 갔다, 사고 날 뻔했다’ (한국 '쿠팡 이츠' 배달기사) 모바일 배달 앱의 주문대로 일하다가 위법하거나 위험한 상황이 됐다면, 누구 책임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한 음식 배달 등 플랫폼 노동이 만난 질문이다. ━ 무슨 일이야 모바일 앱으로 들어온 음식 배달 요청을 수행하는 기사들이 범법자가 될 위험을 호소하고 있다. 앱의 지시대로 일했을 뿐인데 교통신호 위반, 통행금지 위반, 불법 주차 등을 하게 됐다는 것. · 미국 뉴욕에서 밤에 음식 배달하던 기사가 경찰에 체포되는 영상이 트위터 등 SNS에 확산돼 논란이 됐다(워싱턴포스트 보도). 뉴욕 주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되자 지난 1일부터 야간 통행을 금지했다. 식음료업 등의 ‘필수 업무’는 허용된다. ‘음식 배달’이 여기 속하는지 불명확했지만, 우버이츠·도어대시·캐비어 같은 업체는 야간 배달 주문을 받았다. 현장에서 경찰을 설득하는 건 배달 기사의 몫이었다. 영상 속 기사는 “이건 필수업무에 속한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수갑을 채웠다. ·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의 쿠팡 본사 앞에서 배달 종사자 노조인 라이더유니온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쿠팡이츠가 앱으로 제시한 배달 완료 시간이 너무 짧아, 라이더가 그 시간 내에 도착하려면 교통 신호를 위반하게 되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쿠팡이츠는 쿠팡이 지난해 하반기 시작한 음식 배달 서비스로, 타사보다 빠른 ‘치타 배달’을 내세웠다. ━ 이게 왜 중요해 회사와 ‘고용 계약’이 아닌 용역ㆍ위탁 계약을 맺고 일하는 플랫폼 종사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플랫폼으로부터 배달, 청소, 심부름, 보육 등의 일감을 중개 받는다. 그런데 업무에 따른 각종 위험 비용을 ‘개인사업자’ 신분의 종사자가 온전히 떠안는다는 지적이 있다. · 보통의 근로자는 회사의 지시·감독에 따라 일하던 중 발생한 일에 대해 회사의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그러나 플랫폼 종사자는 업무 수행 중 일어난 일의 책임을 자신이 지는 식으로 계약을 맺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미국에서는 배달 앱 도어대시 기사가 미성년자에게 술을 배달했다가 적발된 사례도 나왔다. 주문자가 미성년자라는 점을 기사는 알지 못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배달 기사들은 앱의 지시를 따랐다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른 채 일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16일 배달 기사노조 라이더유니온이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의 과도한 배달 시간 제한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연합뉴스 ━ 나랑 무슨 상관이야? 국내에선 배달 시간과 안전에 대한 문제가 계속 제기된다. 앱이 사실상 ‘배달 목표 시간’을 정해주고 고객은 이를 반영해 평점을 매기기 때문에, 기사가 과속하게 되고 사고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이는 배달 기사뿐 아니라 국내 교통안전과도 직결된다. ·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쿠팡이츠와 배달 기사의 계약서에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쿠팡은 이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부담하지 아니한다’, ‘사고 발생시 모든 피해 및 분쟁은 배송사업자 본인의 책임과 비용으로 해결한다’고 적혀 있다. · 지난 1~4월, 화물차ㆍ보행자 관련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년 동기 대비 14% 줄었으나, 이륜차(오토바이·전동킥보드) 사고 사망자는 15% 증가했다. 국토교통부는 이에 대해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주문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자료) ━ 그 전엔 무슨 일이 · 2011년 국내 피자 업체들의 ‘30분 배달제’가 폐지됐다. 배달 마감에 맞추려던 피자 오토바이 배달 기사들의 사망 사고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 산업안전보건규칙(고용노동부령) 673조는 ‘배달 중개업자가 배달 시간을 산업재해를 유발할 정도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 라이더유니온은 지난해부터 ‘늦어도 안전하게’, ‘안전배달료 보장’을 요구해 왔다. 현재의 ‘싸게, 많이’식의 구조가 아닌, 적정 가격으로 배달료를 올릴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국내 배달시장 종사자는 대부분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 더 알면 좋은 점 · 코로나19 영향권에 들어선 올해 3~4월 모바일 배달음식 거래액은 2조3762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2756억원)보다 86.3% 늘었다(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 · 월급쟁이 임금 근로자의 산업재해 보험료는 사업자가 전액 부담한다. 그러나 퀵서비스,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형태 근로자(개인사업자 신분)는 회사와 종사자가 보험료를 절반씩 낸다. 근로자 본인이 원치 않으면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돼 가입률이 높지 않은 편이다. 국내 배달 앱 기사들의 산재보험 가입률은 0.4%로 나타났다(한국노동연구원 ‘배달업 종사자 현황 실태 파악 및 보호 방안 연구’).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뉴스가 답답할 땐, 팩플우버의 '배달 야망' 막은 이 법, 구글ㆍ페이스북도 떤다는데"약탈 시작땐 총격 시작" 트럼프, 저커버그를 위기로 내몰다쿠팡 빼면 알바 자리 '실종'···'아프면 쉬기' 어려웠다우버 기사에 유급 병가…코로나가 쏘아올린 '플랫폼노동' 안전망
-
[팩플] 우버의 '배달 야망' 막은 이 법, 구글ㆍ페이스북도 떤다는데
글로벌 음식배달 플랫폼 저스트잇 테이크어웨이. 네덜란드계 음식 배달업체 '저스트이트 테이크어웨이(저스트이트)'가 미국의 2위 음식배달업체 '그럽허브'를 합병한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먼저 그럽허브를 노렸지만, 인수에 실패했다. ━ 무슨 일이야? ·우버의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는 미국 배달 시장 3위 업체(점유율 19%)다. 우버가 그럽허브(점유율 32%)를 합병했다면 미국 시장 과반을 차지할 수 있었다. ·당초 우버의 인수가 유력했지만, 결국 그럽허브는 저스트이트의 품에 안겼다. 인수 가격은 73억 달러(약 8조 7000억원). ·코로나19로 부진한 차량 호출 대신 음식 배달업을 키우려던 우버의 구상이 인수 불발로 암초를 만났다. ━ 이유가 뭐야? ·그럽허브의 매트 말로니 최고경영자(CEO)는 "저스트이트가 제안한 인수 가격(주당 75달러)이 훨씬 높았다"고 했다. ·반면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다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우버의 인수 실패는 미국의 반(反)독점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배달 시장 독점 논란 때문에 미국 정부의 합병 승인이 불투명했다는 것. 그러면 맺었던 인수 계약이 파기된다. 그럽허브는 우버에 ‘계약 불발 시 위약금을 내라’고 요구했다. ·에이미 클로버샤 등 미 상원 민주당 의원 4명은 지난달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에 "우버와 그럽허브 합병에 반독점 조사가 필요하다"는 서한을 보냈다. ·2011년 미 통신업체 AT&T가 T모바일을 합병하려다 미 규제 당국의 반대로 실패했다. 당시 AT&T는 T모바일에 40억 달러의 위약금을 물었다. ━ 테크 공룡 겨냥하는 반독점법 ·반독점법은 한 기업이 시장에서 과도한 지배력을 가지는 걸 막기 위한 법이다. 최근 플랫폼 IT기업의 덩치가 커지며 독점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 유럽연합(EU)은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에 컴퓨터 운영체제(OS) 독점으로 1조 3000억원, 2017년 구글에 검색·쇼핑 불공정 행위로 10조원이 넘는 과태료를 부과했다. EU는 최근에도 애플·페이스북· 아마존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미국의 잣대도 엄격해졌다. FTC는 지난 2월 구글·아마존·애플·페이스북·MS에 "최근 10년간 기업 인수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소규모 인수까지 들여다보고 반독점 잣대를 적용하겠다는 것. ━ 국내는 어때? ·사업자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과 경제력 집중을 막기 위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의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인수·합병(인수가 4조7500억원) 건을 심사하고 있다. DH의 한국지사 DH코리아는 국내 배달 앱 2·3위인 요기요·배달통을 운영한다. 배민·요기요·배달통의 국내 배달 앱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98%다. ·공정위가 설립 이래(1981~) 퇴짜 놓은 기업 결합은 총 9건. '호텔롯데-파라다이스면세점'(2009), 'SK텔레콤-CJ헬로비전'(2016) 등의 인수를 불허했다. 그러나 지난해 독과점 논란이 있었던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과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승인했다. 당시 조성욱 위원장은 "혁신 경쟁 촉진"을 이유로 들었다. 지난 1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공정한 심사 촉구 기자회견 ━ 더 알면 좋은 것 ·저스트이트와 딜리버리히어로(DH)는 세계 배달 시장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맞수다. 저스트이트는 2018년 1조 2400억원을 들여 DH 지분 18%와 독일 배달 서비스를 인수했다. DH는 이때 확보한 실탄으로 배민 인수 추진 등 아시아 사업 확장에 나섰다. ·최근엔 코로나19 중 이뤄진 인수가 비판받기도 했다. 지난달 페이스북이 '움짤(GIF)' 검색 기업 지피를 4억 달러(4900억원)에 인수하자,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은 "재정 위기를 거대기업이 기회로 삼으면 안 된다"며 당국에 반독점 조사를 요구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관련기사[팩플] 블록체인 부활이냐···카카오 '클레이' 보름새 4배 껑충[팩플]美테크기업 “내자리 흑인 줘라” 인종차별 격한 항의 왜[팩플] '좀비'가 된 싸이월드, 보호받지 못한 '내 데이터 이동권'[팩플]3년간 자산 65% 증가, 대기업 지도마저 뒤바꾼 카카오
-
[팩플] 우버 기사에 유급 병가…코로나가 쏘아올린 '플랫폼노동' 안전망
우버가 코로나19로 운전대를 놓은 기사에게 14일 유급 휴가를 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사옥은 닫았지만 청소·식당 외주 근로자 4500명에게 급여를 준다. 양사 모두 ‘직원’ 아닌 사람들에게 처한 조치다. 코로나19가 쏘아올린 ‘긱 워커’의 사회 안전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코로나19 확산은 전 세계 플랫폼 노동자의 사회 안전망에 대한 논의를 불러 일으켰다. 사진은 배달의민족 라이더. 사진 뉴스1. ━ 무슨 일이야? -15일(현지시간) 승차공유업체 우버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이나 자가격리 지시를 받은 기사에게 2주간 수입을 보장한다고 공식 블로그에 발표했다. 진단서를 제출하면 그 기사가 평소 벌던 일당의 14일치를 우버가 직접 주겠다는 것. -앞서 5일 MS는 미국 시애틀 사옥의 식당ㆍ보안ㆍ청소를 맡은 하청업체 혹은 시간제 노동자에게 평소대로 급여를 준다고 회사 블로그에 공지했다. 코로나19로 전 직원이 재택근무에 돌입해 이들의 일감이 사라졌지만 벌이를 보장한다. -6일 아마존은 시애틀·밸뷰 지역의 시간제 근로자에게 코로나19로 업무시간을 못 채웠더라도 예전처럼 급여를 주겠다고 CNBC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들 규모는 1만명 이상. 페이스북·트위터도 비슷한 조치를 발표했다. ━ 무슨 의미야? -회사가 직접 고용하지 않는 ‘플랫폼 노동자’ 와 ‘시급 계약자’에 대한 처우 및 안전망 대책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 나왔다. -미국의 우버 기사, 한국의 배달의민족 기사 같은 이들은 실업급여·유급병가 같은 노동 보호를 적용받지 못한다. 이들을 사회 안전망 안으로 들이려는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에 돌입했지만 미국 시애틀 사옥 관리 외주업체 직원의 급여는 계속 주기로 했다.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 왜 지금이야? -코로나19로 ‘일자리 디바이드(divide)’가 크게 부각됐다. 고용이 안정된 정규직은 원격 근무나 유급휴가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계약직이나 시급제 근로자는 일감 자체가 사라져 수입이 끊기기도 한다. -14일 미국 하원은 근로자에게 최대 3개월 유급 의료휴가(병가)를 보장하고 고용주에겐 세제 혜택을 주는 코로나19 대응 법안을 가결했다. 단, 기업이 직접 고용한 직원에게 해당되는 내용.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별도 조항은 없다. ━ 한국은 어떻지? -현대백화점은 코로나19로 수입이 급감한 매장 매니저에게 월 100만원씩, 총 75억원의 지원금을 주기로 해 눈길을 끌었다. 매장 매니저는 백화점 직원이 아니다. 해당 브랜드 본사와 계약해 매출의 일정 부분을 받는다. -전 직원 재택근무를 하는 국내 업체는 네이버·카카오 같은 IT기업 정도다. 네이버는 “본인 필요로 분당 사옥으로 출근하는 직원이 소수 있어 사옥 관리 외주사 인원도 출근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는 코로나19 이후 수도권에서 운영하던 셔틀버스 40대를 중단했다. 회사는 “계약한 버스 업체에는 대금을 계속 지불한다”고 밝혔다. -기업이 나설 수 있게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위기에 놓인 플랫폼 노동자를 지원했다가 ‘이것 봐라, 고용관계 맞네’라며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 때문에 기업이 몸을 사린다는 얘기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플랫폼 사업자는 이례적인 지원이 후에 법적 문제가 될까봐 꺼린다”며 “특별한 재난 상황에서 플랫폼 기업이 종사자를 보호하되, 고용 관계는 아니라는 식의 제도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플랫폼 노동 정책을 맡았다. ━ 전에는 어떤 일이? -국내 택배 기사,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같이 '직원'이 아닌 특수형태근로자에게 고용보험을 확대 적용하는 법안(고용보험법 일부 개정안)이 2018년 발의됐으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사회 안전망 사각지대를 해결한다’는 찬성론과 ‘사측의 보험료 부담이 늘면 저성과자가 퇴출될 것’이라는 반대가 있다. -플랫폼 업체에 사회보험을 의무화할 경우 문제도 있다. ‘배민 커넥트’나 ‘쿠팡 플렉스’처럼 부업으로 배달하는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러 플랫폼에 동시 등록한 근로자의 사회보험료는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 등이다. -올해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시행된 AB5법은 회사와 ‘계약관계’인 개인사업자도, 일정한 조건을 갖추면 ‘고용된 직원’으로 인정하게 한다. 우버 기사도 ‘직원’ 대우를 받는다는 얘기인데, 우버는 주 정부를 대상으로 위헌 소송을 벌이고 있다. ━ 더 알아둘 점 -국내 플랫폼 노동자는 52만 1000명이다. 이들은 O2O(Online To Offline) 기업과 일하지만 직원은 아니다. O2O 기업이 직접 고용한 인력은 1만6000명 뿐이다(과학기술정통부 2020년 발표). -외주ㆍ초단기계약 같은 ‘그림자 노동’은 미국 기업 업무의 16%를 차지한다(민간 고용 연구기관 ADP 리서치 발표).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 [팩플] "그래서, 팩트(fact)가 뭐야?" 「 이 질문에 답할 [팩플]을 시작합니다. 확인된 사실을 핵심만 잘 정리한 기사가 [팩플]입니다. [팩플]팀은 사실에 충실한 '팩트풀(factful)' 기사, '팩트 플러스 알파'가 있는 기사를 씁니다. 빙빙 돌지 않습니다. 궁금해할 내용부터 콕콕 짚습니다. '팩트없는 기사는 이제 그만, 팩트로 플렉스(Flex)해버렸지 뭐야.' [팩플]을 읽고 나면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게끔, 준비하겠습니다. 」
-
[팩플] 지코 '아무노래'와 틱톡…전세계가 15초에 미쳤다
지코 틱톡 챌린지 18일 틱톡(TikTok)에서 '아무노래 챌린지' 관련 영상이 8억 뷰를 돌파했다. 가수 지코(ZICO)의 신곡 '아무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영상을 올리는 '챌린지(#anysongchallenge)'의 무대는 틱톡. 15초짜리 영상을 공유하는 글로벌 영상 플랫폼이다. 가수가 신곡 홍보로 시작한 이벤트는 10대들이 북적이는 틱톡을 거치면서 판이 커졌다. 아버지와 딸, 엄마와 아들, 할아버지와 손녀가 챌린지에 도전 중이다. ━ 무슨 일이야? 가수 지코가 청하와 함께 자신의 곡 '아무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 [유튜브 캡처] -'아무노래 챌린지'는 15초짜리 짧은 영상(Short-form video) 플랫폼 '틱톡'의 국내 첫 히트 사례다. -'스토리' 중심의 유튜브 영상이 주류인 국내에선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대화 대중음악 평론가는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챌린지 영상이 밈(Meme, 유행 요소를 응용해 만든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소비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이햐 챌린지(#yeehawchallenge)’로 19주간 빌보드 1위에 오른 팝 '올드 타운 로드'가, 세계적으론 '병뚜껑 따기 챌린지(#BottleCapChallenge)'가 유행했다. ━ 빅픽쳐 -'숏폼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영상 시장 전체에선 유튜브가 왕이지만, 숏폼에선 틱톡이 왕이다. -에반 스피겔 스냅챗 최고경영자(CEO)는 "틱톡이 인스타그램보다 커질 수 있다"고 했다. '틱톡'은 월간 활성 이용자 5억명, 지난해 7억 4000만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인스타그램(4억 5000만회), 유튜브(3억회)를 앞질렀다. -틱톡은 최근 동남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아이플릭스(iflix)'와 손잡고 숏폼 시장 장악에 나섰다. -틱톡의 성공을 본 IT 공룡들도 '숏폼 영상'시장에 합류하고 있다. *구글 '탄지(Tangi)' : 1월 말 출시, 1분 영상. '배움' 영상 *트위터 '바이트(Byte)' : 1월 말 출시. 6초 영상. 필터 적용 영상. *인스타그램 '릴스(Reels)' : 지난해 12월 브라질 출시. 15초 음악 리믹스 영상. *텐센트 '스핀하오(视频号)' : 2월 초 출시.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내 1분 영상 *쿼비(Quibi) : 4월 출시 예정.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5~10분 영상 ━ 행간을 읽자면 - 숏폼 전쟁에 참전하는 IT기업의 전략은 크게 3가지다. '재미', '고품질', '세분화' -'재미'는 사용자의 플랫폼 참여를 이끈다. 틱톡이 강조해 온건 "음악에 맞춰 노래하고 춤추는 단순한 미션". 2017년 10억 달러에 미국 립싱크 앱 뮤지컬리(Musucal.ly)를 인수한 후 일관된 전략이다. 트위터 '바이트', 인스타 '릴스'도 음악 리믹스를 내세워 사용자의 '재미'를 강조하고 있다. -'고품질'은 잘 기획된 짧은 영상이 핵심. 디즈니, 알리바바, 소니픽쳐스 등이 투자한 쿼비가 대표적이다. 쿼비는 넷플릭스를 겨냥했다. 창립자 제프리 카젠버그는 소비자가전박람회(CES2020)에서 "헐리우드 수준의 퀄리티를 많은 양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세분화'를 택했다. '탄지'는 '학습과 방법(How to)'에 초점을 뒀다. '아보카도 소스 만들기' 1분 영상 같은 식이다. 탄지 설립자 코코 마오는 "요리, 제작 같은 창작 영역에서 손쉽게 하우-투 비디오를 찾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글로벌IT기업들이 잇따라 내놓고 있는 숏폼 영상 플랫폼. 위에서 부터 인스타그램 릴스,트위터 바이트, 쿼비, 구글의 탄지. ━ 한국에서는? -국내 1위 영상 플랫폼은 유튜브다. 지난해 12월 사용자 수는 3368만 명, 시장의 90% 가까이를 차지한다. 2위는 틱톡(340만명), 3위는 넷플릭스(321만명)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M은 올해 20분 이내 숏폼 콘텐트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략은 '고품질'. 지난해 스타PD를 다수 영입하고 영화사도 사들였다. -네이버는 'V라이브'에 숏폼 영상을 적극 활용한다. 콘텐트 제작 스타트업 '72초TV'에 20억원을 투자해 웹드라마 등을 선보이는 식. -CJ ENM은 6개의 숏폼 코너를 담은 '금요일 금요일밤에(나영석 PD 연출)'을 시작했다. 기존 방송(tvN)에 숏폼 영상을 편성하고 유튜브나 OTT에서도 선보이는 전략이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지난해 10초 이내 영상 놀이 앱 띠잉(Thiing) 출시했다. 이 회사는 "Z세대와 함께 하는 놀이문화를 만들고자 띠잉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관련기사카카오 '한국판 넷플릭스' 꿈꾼다…카톡 3번째 탭 '톡TV'로"TV만 보던 시대 끝났다"…나영석 PD의 숏폼 실험 통할까 ━ 앞으로는? -영상광고도 짧아졌다. 2016년 평균 13분에서 4분대로 9분 이상 단축됐다. -마케팅업체 메조미디어는 "영상을 클립으로 시간 날 때마다 보는 시대로 바뀌었다"며 "킬링타임용 15초짜리 짜집기 영상이라고 비난받던 틱톡이지만 지금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IT기업들의 숏폼 참여로 '동영상=유튜브', 'OTT=넷플릭스' 라는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도 높아졌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관련기사틱톡서 터진 '아무노래'…아무나 막 흔든다, '아무노래 챌린지' ■ [팩플] "그래서, 팩트(fact)가 뭐야?" 「 이 질문에 답할 [팩플]을 시작합니다. 확인된 사실을 핵심만 잘 정리한 기사가 [팩플]입니다. [팩플]팀은 사실에 충실한 '팩트풀(factful)' 기사, '팩트 플러스 알파'가 있는 기사를 씁니다. 빙빙 돌지 않습니다. 궁금해할 내용부터 콕콕 짚습니다. '팩트없는 기사는 이제 그만, 팩트로 플렉스(Flex)해버렸지 뭐야.' [팩플]을 읽고 나면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게끔, 준비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