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왜 EU를 탈퇴하려고 하나, 브렉시트에 대해 당신이 알아야 할 6가지

영국은 왜 EU를 탈퇴하려고 하나, 브렉시트에 대해 당신이 알아야 할 6가지

Folder 1

브렉시트, 무엇인가?

23일 국민투표, EU 탈퇴 결정

브렉시트, 무엇인가?

영국(Britain)과 탈퇴(Exit)의 합성어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합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지난해 5월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죠. 23일 실시된 바로 그 국민투표에서 EU 탈퇴가 결정됐습니다.

혼전 양상을 보이는 영국 여론

투표 전 여론은 잔류파와 탈퇴파가 엎치락뒤치락했습니다. 관련 여론조사를 보면 지난달까지만 해도 잔류파가 우세했습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초박빙 양상을 보였죠. 탈퇴파가 앞서기도 했습니다. 브렉시트에 반대하던 조 콕스 노동당 의원이 살해된 이후 잔류파가 다시 힘을 얻는가 했지만 결국 EU 탈퇴 쪽으로 기울고 말았습니다.


조사 대상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부유층은 EU 잔류를 원하고 노년층은 탈퇴를 지지합니다. 지역적 차이도 있습니다. 런던 거주자 중엔 잔류파가 많고 중동부엔 탈퇴파가 많다고 합니다.

Folder 2

영국은 왜 EU에서 나가려고 할까?

“내는 건 많은데 받는 건 쥐꼬리”

영국은 왜 EU에서 나가려고 할까?

사실 영국의 유럽 공동체 탈퇴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1975년에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CC) 잔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벌어졌죠. 당시엔 투표에 참여한 영국인의 67%가 잔류를 지지했고요.

2014~2020 EU 예산 배정현황

영국이 끊임없이 유럽 공동체에서 나가려고 하는 건 부담금 때문입니다. EU 회원국은 공동정부 운영을 위해 경제 규모에 따라 부담금을 내는데요, 2014년 현재 영국의 부담금은 49억 유로(약 6조4500억 원)입니다. 독일·프랑스에 이어 3번째로 많죠. 반면 영국이 EU로부터 받는 예산 규모는 회원국 중 12번째로, 독일·프랑스와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내기는 많이 내는데 정작 받는 게 적으니 불만이 쌓이는 겁니다.


게다가 EU와 한 몸이 되면서 동유럽 이주민이 늘었고 그 결과 영국인들의 실업률이 높아졌습니다. 최근엔 시리아 난민 문제와 이슬람국가(IS) 테러 위협도 커졌고요. 그렇지 않아도 불만이 있던 상황에서 악재가 겹친 셈입니다.

Folder 3

그리스도 EU를 탈퇴하려고 했다던데, 차이는 뭘까?

그리스는 받는 입장, 영국은 주는 입장

그리스도 EU를 탈퇴하려고 했다던데, 차이는 뭘까?

EU를 탈퇴하려고 했던 나라가 또 있습니다. 그리스입니다. 일명 그렉시트(Grexit·그리스와 탈퇴의 합성어)죠.


지난해 7월 재정위기로 그리스는 만기가 돌아온 국채를 갚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말 그대로 국가 부도 사태였죠. EU가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 구제금융안을 제안했지만 그리스 국민들은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EU가 요구하는 구조조정안이 가혹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렉시트 이미지

결국 구제금융안 수용 여부를 놓고 국민투표가 벌어졌습니다. 부결될 경우 그렉시트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투표 결과는 반대 61%였습니다. 하지만 EU가 한 발 양보해 새로운 구제금융안을 제시하면서 위기를 넘겼죠.


EU 탈퇴라는 결과만 놓고 보면 브렉시트와 그렉시트는 비슷합니다. 하지만 뜯어보면 이 둘은 성격이 크게 다릅니다.

그리스는 EU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고, 영국은 상대적으로 EU에 기여하는 바가 크죠. 그리스가 EU 탈퇴를 구제금융안 협상 카드로 썼다면 영국의 경우 EU 자체에 대한 국민적 불만과 자국 내 정치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도 다르고요. 그리스와 영국의 EU 내 정치적 위상과 경제적 비중 역시 차이가 크고 말입니다.

Folder 4

영국의 EU 탈퇴로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영국 경제엔 악재, EU엔 더 큰 악재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EU 탈퇴는 영국 경제엔 악재입니다. 관세와 각종 규제가 전혀 없던 EU 내 무역에서 뿐 아니라 EU가 세계 각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입니다. 수입 물가는 오르고 수출량은 줄 수밖에 없죠. 경제성장률 하락도 피할 수 없습니다.

브렉시트가 영국 gdp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 영국보다 EU 입장에서 더 큰 문제입니다. EU는 출발부터 불완전했습니다. 개별 국가가 처한 상황이 다 다른데 단일 통화를 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볼까요? 만약 그리스가 EU 회원국이 아니었다면 지난해 국가부도 사태 때 돈을 찍어서 빚을 갚을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 입장에선 그리스 상황 나쁘다고 돈을 찍을 수는 없는 노릇이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회원국 하나가 탈퇴하면 불만을 가진 다른 국가들이 연쇄 탈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EU가 한 발 물러서며 그렉시트를 막았던 건 그래섭니다.


그런데 그 탈퇴국이 그리스가 아닌 영국이라면 어떨까요? 영국은 독일·프랑스와 함께 EU를 떠받치는 3대국 중 하나입니다. 브렉시트가 EU 해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과한 건 아니란 얘기죠.

Folder 5

한국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수출에도, 금융에도 좋을 게 없다.

한국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브렉시트는 한국에도 악재입니다. 특히 금융시장이 큰 타격을 받습니다. 영국 자금은 국내 주식 시장 큰 손 중 하나입니다. 올 들어 4월까지 이들이 사들인 주식 규모는 4200억 원으로, 전체 외국인 자금의 15%를 차지합니다. 브렉시트가 일어나면 영국 자금뿐 아니라 아일랜드·네덜란드 같은 영국과 밀접한 유럽 자금도 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주식 시장 급락 전망이 나오는 건 그래서죠.

영국 FTA 체결국 수입 규모 그래프 - 한국은 4위

수출에도 좋을 게 없습니다. 영국의 FTA 체결국 중 수입 규모가 4번째로 큰 나라가 한국이거든요. 영국이 한국 물건을 많이 수입해간단 얘기죠. 한국 입장에서 보면 영국은 무역흑자국이기도 하고요. 영국으로부터 수입해오는 것보다 수출하는 게 많습니다. 브렉시트로 관세가 생기면 득보다 실이 클 수밖에 없죠.

Folder 6

52대48, "떠나자" 이끌었던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에선 "EU 잔류" 의견이 우세

52대48, "떠나자" 이끌었던 잉글랜드

탈퇴, 투표 결과

EU 탈퇴가 확정된 24일 오후 2시30분, 영국 BBC가 인터넷으로 생중계한 개표 결과입니다. EU 탈퇴가 1706만표(52%), 잔류가 1586만표(48%)입니다. 120만표(4%) 정도의 격차가 있습니다. 이번 국민투표의 참가율은 72.1% 였습니다.

지역별 그래프

투표 결과는 영국의 연합왕국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땅도 가장 넓고 인구도 많은 잉글랜드와 브리튼섬 서부에 있는 웨일즈는 EU 탈퇴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는 "EU에 남아야한다"는 주장이 앞섰지만 결국 대세를 거스르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