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153 볼펜
모나미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구 회사죠. 1960년 설립됐고 1974년 증시 상장한 역사와 전통의 기업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주가는 2000원대 중반을 오갔는데요. 불매운동으로 일본 펜을 안 사면 그 대신 모나미?
수혜주 모나미 주가는 7월 4일부터 출렁였습니다. 전날보다 거래량이 무려 242배 늘었고, 곧장 상한가를 기록하며 3000원대를 돌파했습니다. 이틀 뒤엔 4000원선도 넘어섰어요. 실제로도 모나미 문구류 판매량은 7월 들어 40%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모나미는 17일 자사주(회사가 보유한 주식) 35만주를 매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 자사주(70만주) 절반에 해당하는 양을 덜컥 내다 판 거죠. 주가가 오르자 회사가 재빨리 주식 팔아 돈 번 꼴이 됐습니다. 비난과 함께 주가가 하락했지만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과 함께 25일 다시 급등했습니다. 7월 1일보다 74.7% 상승했으니 최대 수혜주라 할 만합니다.
신성은 몰라도 탑텐은 아시겠죠
신성통상은 지오지아·올젠·폴햄 등 브랜드를 소유한 의류회사입니다. 대우그룹 계열사였다가, 2002년 국내 중소기업에 인수됐죠. 젊은 층 소비자에게는 2012년 출시한 SPA 브랜드 탑텐이 친숙할 겁니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 안 사면 탑텐?
수혜주 신성통상 주가도 7월 3일까진 잠잠했습니다. 이후 3일 동안 38.8% 올라 1500원선을 돌파했습니다. 유니클로와 유사한 SPA 브랜드 탑텐을 보유한 신성통상이 반사이익을 봤습니다. 탑텐은 출시 5년 만인 2017년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 상승세를 타고 있었죠. 한일 갈등이 길어질수록 웃는 대표적인 회사가 아닐까 싶네요.
유니클로 지분 49%
롯데쇼핑과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 본사)은 49대 51 비율로 합작해 ‘에프알엘코리아’를 세웠고, 이 회사가 한국 유니클로를 운영합니다. 유니클로는 일본 불매운동의 중심에 섰는데요, 롯데쇼핑은 아무래도….
하락주 이번 사태로 우는 곳도 있을 터. 롯데쇼핑이 대표적입니다. 7월 들어 주가가 약 15% 하락했습니다. 유니클로 영향이 큽니다. 일단 유니클로 매출이 줄면 합작회사의 배당금(롯데쇼핑은 지난해 배당금 464억원을 받았습니다)이 줄겠죠. 게다가 유니클로는 롯데 계열사와 많은 거래를 합니다. 온라인 판매나 임대료(롯데백화점 내 입점 등) 같은 거죠. 본업이라도 잘 되면 모르겠는데 백화점과 할인점도 매출
부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영업이익이 10% 이상 줄어들 거라는 전망이 나오네요.
일본여행만 해외여행?
제주항공은 국내 최대 저비용 항공사입니다. 2014년 이후 매년 1000억원 이상의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일본여행 불매’ 분위기가 제주항공에는…
하락주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754만명으로 중국인(838만명) 다음으로 많았죠. 그런데 올 상반기 한국인의 일본 관광은 전년보다 3.8% 줄었습니다. 수출규제로 인한 갈등 전에 이미 감소 추세였는데, 불매운동은 여기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제주항공은 7월 들어 주가가 17.1%나 하락했습니다. 제주항공의 여객 매출에서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26.5%입니다. 지난해 자연재해 때문에 일본
노선이 부진했고, 올해 회복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사실상 물 건너 간 분위기네요.
야마하 대신 삼익?
삼익악기는 국내 대표 악기브랜드죠.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수혜 예상주로 증권가 정보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야마하, KORG 같은 일본산 악기의 대체품으로 인식되기 때문이죠. 주가도 예상대로 움직였을까요?
애매주 국내 악기시장은 일본 브랜드의 점유율이 높습니다.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되자, 실제로 삼익악기는 7월 초 거래량이 급등하며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큰 변동 없이 제자리걸음 중입니다. 삼익악기의 주 무대는 사실 중국이거든요. 2008년 인수한 독일 유명 피아노 브랜드 자일러가 주력이죠. 삼익악기의 중국 시장 매출이 매년 늘고 있는 중이라 장기적으로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국민차 현대차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팔린 자동차 중 2.7%가 일본차입니다. 2만3482대 팔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습니다. 상승세를 타던 일본차가 이번 불매운동을 만났군요. 그렇다면 국산차인 현대자동차에 영향이 있을지 궁금한데요.
애매주 현대차는 요즘 분위기가 좋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이 1조2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습니다. 팰리세이드를 비롯한 SUV 판매(현대차의 오랜 약점이었죠)가 늘었고, 환율(원화 약세) 덕도 봤습니다. 불매운동으로 일본차의 판매량이 줄면 현대차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지만 주가에 반영되진 않은 것 같네요. 현대차 주가는 7월 들어 6.7% 하락했습니다. 내수시장 전체에서
일본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고, 일본차 대체재로 현대차를 선택한다는 보장 또한 없습니다. 현대차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거란 얘기죠. 다만 일본차가 강세를 보이는 하이브리드 부문에선 현대차가 점유율을 키우는 기회가 될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