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골마을이 일가족 연쇄 몰살 사건으로 쑥대밭이 된다. 최대한 몸 사리며 살아가던 경찰 종구(곽도원)의 딸 효진(김환희)도 눈을 뒤집으며 발작 증세를 보인다. 종구의 의심은 어디선가 흘러든 일본인 외지인(쿠니무라 준)에게로 쏠린다.

한국형 엑소시즘, 내지는 좀비물이라 해도 좋을 만큼 오컬트적 물량공세로 관객의 혼을 쏙 빼는 영화다. 적응이 돼간다 싶은 중반부 홀연히 나타난 박수무당 일광(황정민)의 신들린 굿판은 신의 한 수. ‘추격자’(2008) ‘황해’(2010)의 나홍진 감독이 그린 역대 가장 지독한 지옥도다.

아이들이 자꾸만 실종되는 마을 ‘데리’에서 비 오는 날 종이배를 찾으러 간 어린 소년이 사라진다. 형 빌(제이든 리버허)은 친구들과 함께 동생을 찾아 나서고, 27년마다 나타나 아이들을 잡아먹는다는 ‘그것’(빌 스카스가드)의 정체를 알게 된다.

스티븐 킹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토대로 한 호러영화. 1986년 출간된 원작은 당시 미국 전역에 피에로 공포증을 일으키며 피에로 호러의 원형으로 각인됐다. 자신을 목격한 사람이 가장 무서워하는 존재로 시시각각 변신하는 ‘그것’의 괴괴한 등장신이 관전 포인트.

실수로 동료 형사를 죽이고 모든 것을 잃은 전직 경찰 벤(키퍼 서덜랜드)은 화제로 폐허가 된 백화점에서 야간 경비로 일하다 섬뜩한 거울을 본다. 급기야 여동생이 처참하게 죽고, 벤은 거울 속 사악한 악령이 뉴욕시 전체를 위협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유지태 주연 한국 호러 스릴러 ‘거울 속으로’(2003)를 고어에 가깝게 리메이크한 할리우드 영화.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의 어둡고 발칙한 상상력이 거울 악령에 잔혹함을 더했다. 거울에 비친 존재가 끔찍한 자해로 현실의 인간까지 죽이는 살육신은 공포의 극치.

바이오회사의 화학 유출 사고로 정체불명의 좀비 바이러스가 출몰한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KTX 열차도 무서운 속도로 좀비 떼에 점령된다. 냉철한 펀드매니저 석우(공유)는 어린 딸(김수안)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 친다.

전력질주로 달려드는 좀비 떼, 감염 즉시 사지를 뒤틀며 좀비가 되는 모습 등 좀비물다운 쾌감으로 흥행에 성공한 1000만 영화. 사회파 애니메이션을 연출해온 연상호 감독이 만화적 상상력에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신랄한 풍자까지 버무려냈다. 좀비 떼를 쳐부수는 마동석의 무쇠주먹 액션신은 해외 관객까지 사로잡은 명장면.

자살, 익사, 소녀 강간살해 등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 미국 로드아일랜드 외딴 저택. 1971년 이 저택에 이사한 페론 가족은 곧 기이한 현상으로 고통 받는다. 초자연현상 전문가 워렌 부부(베라 파미가‧패트릭 윌슨)가 그들을 도우러 나선다.

제임스 완 호러에 ‘웰메이드’ 수식어를 선사한 작품이다. 섬뜩한 존재감으로 스핀오프 속편까지 나온 애나벨 인형부터 오금저리는 퇴마 신까지 클래식 호러 팬을 흥분시킬 요소가 그득하다. 더구나, 영화 속 괴담은 실화다. 이제는 백발 노부인이 된 로레인 워렌이 영화에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사진작가 턴(아난다 에버링엄)과 여자친구 제인(나타위라눗 통미)은 대학동창의 결혼식에 다녀오다 한 여성을 자동차로 치고 뺑소니친다. 이후 턴의 사진 속엔 형체를 알 수 없는 뭔가가 찍히고, 그 사진을 본 대학동창들은 의문의 자살로 목숨을 잃는다.

사진 속 형상이 말하려는 실체에 다가갈수록 시체가 늘어간다. 미스터리한 복선들을 깨닫는 순간 죽음이 코앞에 닥쳐온다. 미스터리 속 두뇌싸움이 재미를 더하는 영화. 찰거머리처럼 출몰하는 귀신의 동선이 예측불허여서 더 허를 찌른다. 2004년 태국 역대 자국영화 최고 흥행작.

흉흉한 연쇄살인이 기승을 부리던 1942년 경성, 안생병원으로 시체들이 밀려든다. 자살한 여고생 시체와 일가족이 몰살한 교통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10대 소녀도 있다. 저마다 비밀스런 사랑과 그리움을 품은 존재들이 귀신을 불러낸다.

올해 ‘곤지암’을 성공시킨 정범식 감독이 동생 정식 감독과 만든 한국 공포영화계 컬트무비다. 듣도 보도 못한 괴현상에 몸서리치다가도 왠지 서글픈 감정이 밀려든다. 딸의 머리맡에서 밤마다 우는 엄마 귀신의 존재감이 으뜸. 이 역할의 배우 박지아는 ‘곤지암’의 병원장 귀신 역도 맡았다.

1974년의 첫 번째 전기톱 대학살 사건 이후 마을사람들의 의심을 산 소이여 가족은 주민들에 의해 자신의 집과 함께 통째로 타죽는다. 수십 년 후 할머니에게 텍사스 땅을 물려받게 된 헤더(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는 친구들과 함께 상속받은 집으로 갔다가 공포스런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슬래셔 호러의 원형으로 꼽히는 ‘텍사스 전기톱 학살’(1974) 시리즈 일곱 번째 작품. 식인 습성을 가진 사람들이 전기톱으로 사람을 도살했던 원작의 공포에 기댔다. 미녀 호러퀸의 비명을 신호탄으로 전기톱의 둔탁한 칼날이 주는 공포감은 여전히 저릿하다.

오래전 폐업한 외딴 정신병원 건물로 공포 체험을 간 BJ 하준(위하준)과 여섯 멤버는 실시간으로 찍은 영상을 인터넷 방송 ‘호러 타임즈’에 생중계한다. 인물의 움직임에 따라 때론 현기증을 일으킬 듯 흔들리는 화면에선 날 것의 공포가 생생하다.

극중 이 정신병원은 ‘1979년 환자가 집단 자살하고 병원장이 실종됐다’. ‘402호 병실을 열려고 한 사람은 저주를 받는다’ 등 오싹한 괴담이 나도는 곳. 충실한 스토리보단 테마파크 귀신의 집을 체험하듯 공포감을 만끽하기 좋은 영화다. 본격적인 심령장면은 마지막 20분에 몰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