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

우리 물고기가 달라졌어요

생선 좋아하시나요?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물고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1970년부터 2016년까지 46년간 우리 바다에서 잡히는 주요 ‘국민 수산물’ 어획량 데이터를 들여다봤습니다.

손가락(모바일)이나 마우스(PC)를 이용해 얼마나 잡혔는지 맞혀보시겠어요?
실제 어획량은 버튼을 누르면 국립수산과학원 김중진·황은경 박사님의 설명과 함께 실제 어획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 시작해볼까요?

대게

대게, 되게 좋아~

해마다 이맘때면 살이 튼실히 오른 대게를 맛볼 수 있습니다. 강원도 속초·주문진과 경북 울진·영덕·포항의 차가운 동해 바다에서 건져 올리는 꿀맛 대게, 요즘 얼마나 잡히고 있을까요?

어, 대게 어획량이 줄고 있네요! 1970년 247t이던 대게 어획량은 2010년까지 계속 늘다가, 2016년 1572t로 떨어졌습니다. 어획량이 급락한 이유는 조업경쟁으로 '암컷 등 어린 대게를 불법 포획하면서 대게 자원 자체가 감소한 탓이 크다고 합니다. 결국, 사람 문제인 셈입니다.

방어

돼지 방어가 나타났다!

살이 두툼한 '대방어'의 맛. 안 먹어 본 사람은 몰라도 한 번 먹어본 사람은 절대 잊지 못한다지요? 방어는 동해와 남해에서 잡히는데, 5월부터 북상했다가 늦여름 남하하는 회유성 물고기입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19년) 때 함경도·강원도에서 가장 많이 잡혔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방어의 어획량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1970년 1718t에서 2016년 1만4665t으로 늘어났습니다. 방어가 많이 잡히는 것은 바다가 따뜻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수온 현상으로 온대성 어종인 방어가 우리 바다로 들어오는 양(내유자원량)이 늘었다고 합니다. 특히 고수온 현상으로 최근 강원 지역 어획량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고등어

'국민 생선' 고등어

갓 지은 흰 쌀밥 위에 얹어 먹는 짭짤한 자반 고등어 한 조각. 꿀맛이 따로 없죠? 고등어는 계절에 따라 알맞은 수온의 해역을 찾아 이동합니다. 무리를 지어서요. 우리 바다에는 2~3월 제주 성산포 근해에 출몰해 북상을 시작한다네요. 고등어는 정약전의 『자산어보』(1814년)에도 등장합니다. 주로 벽문어(碧紋魚)·고등어(皐登魚)로 기록돼 있습니다.

'국민 생선' 이름값을 하고 있네요. "다른 어종과 비교할 때 '가장 안정적인 어획량'을 보인다"는 평가입니다. 1996년 어획량이 급격히 늘기도 했는데,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특정 해의 해양환경과 먹이 조건이 좋아지면서 그해 태어난 고등어 개체 수가 일시적으로 확 늘어난, 소위 탁월연급군(卓越年級群)의 출현 때문"이라고 합니다. 2016년에는 고등어가 덜 잡혀서 '휴어기'까지 도입했는데요, 올해는 고등어가 얼마나 잡힐까요?

갈치

고등어 밀어내는 갈치

갈치는 고등어의 '국민 생선'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어종입니다. 2016년 고등어가 덜 잡힌 데 반해, 갈치는 풍년이었습니다. 은빛 비늘을 반짝이는 갈치, 우리 바다에서 얼마나 잡히고 있을까요?

지난 46년간의 어획량을 놓고 보면 갈치가 '국민 생선' 자리를 뺏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1990년을 기점으로 어획량이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지요. 심지어 2016년 어획량(3만2604t)은 1970년(6만9082t)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한국·중국·일본 간의 바다 경계 획정과 어업협정 체결로 2000년대 이후부터 조업할 수 있는 갈치 어장이 줄어든 것을 원인으로 꼽습니다. 여기다 다 자라지 않은 어린 갈치를 잡는 비율이 높은 것도 어획량감소에 한몫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역

'생일상의 주역' 미역~미역~

해마다 생일날 먹는 미역국. 그 주재료인 미역은 우리 바다에서 얼마나 채취되고 있을까요? 한번 추산해보시겠어요? 단, 양식을 제외한 순수 자연산 미역 기준입니다.

놀라셨나요? 혹시 미역국이 '금(金)국'이 될까 두려우신가요?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자연산 미역 채취가 적어진 것일 뿐이니까요. 양식 미역 생산은 늘고 있습니다. 자연산 미역은 해녀가 물질하거나, 장비를 갖추고 스쿠버다이빙을 해야 채취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민들이 갈수록 자연산 미역 채취보다 양식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미역국 좋아하시는 분들, 걱정하지 마세요!

오징어

'금(金)징어'가 된 오징어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의 그 '오징어'. 우리 바다에서 몸값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일 년간 뉴스 많이 보셨죠? 오징어가 '금징어'가 됐다는 얘기요. 어획량이 얼마나 될까, 한 번 그려보시겠어요?

오징어는 난류성 어종이에요. 따뜻한 물을 좋아하죠. 1980년대 후반부터 북서 태평양을 중심으로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오징어가 북상하는 시기가 빨라졌고, 어군이 분산되면서 어획 효율이 떨어졌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 어선입니다. 가을이 되면 북쪽으로 올라갔던 오징어가 다시 내려오는데, 그 길목에 있는 북한이 2004년 중국에 어업권을 팔면서 우리 어민들의 오징어잡이가 어려워졌습니다. 관련기사 - '금(金)징어'가 된 오징어

우리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 이야기, 잘 보셨나요? 봄을 알리는 도다리쑥국, 여름을 알리는 '생선의 왕' 민어, 그리고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 전어….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던 우리 물고기 구경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혹 그 이유가 우리의 지나친 욕심 탓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국민생선이 아예 우리 식탁에서 사라진 국산 명태와 쥐치의 길을 가지 않도록, 함께 머리를 모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발행일 : 2018.1.30

  • 기획, 데이터분석 배여운
  • 취재 김현예
  • 디자인 전기환, 임해든
  • 개발 전기환, 김승섭
물방울 잠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