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통령 선거는 과거 보기 드물었던 다자구도 속에 치러졌다. 문재인ㆍ홍준표ㆍ 안철수 소위 ‘빅3 후보’ 외에 바른정당의 유승민,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가 대선 레이스를 완주했다.
유승민은 대구와 서울 강남3구 #심상정은 경기ㆍ울산서 선전해
유ㆍ심 후보는 각각 같은 진보ㆍ보수계로 분류되는 문재인ㆍ홍준표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부하고 지지자들에게 “소신 투표”를 호소했다. 때문에 문ㆍ홍 후보 진영으로부터 “우리 표를 갈라 먹는다”며 견제를 받기도 했다.
개표 결과 유 후보는 6.8%, 심 후보가 6.2%를 득표했다. 양측 다 “의미 있는 성과”라고 자평했다. 두 후보는 주로 어떤 지역에서 지지를 받았을까. 두 후보의 득표지를 읍ㆍ면ㆍ동 단위로 쪼개봤다.
유승민, 대구ㆍ경북과 서울 강남3구에서 선전
유승민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대구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다. 비록 득표율 1위 자리는 홍준표 후보에게 내줬지만, 안심3ㆍ4동(이하 행정동 기준)에서 19.3%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총 3만2708표의 유효투표수 중 6326표를 차지했다. 같은 대구의 안심2동(18.4%), 방촌동(18.3%), 불로ㆍ봉무동( 18.0%), 안심1동(17.8%)가 뒤를 이었다.
대구를 제외한 지역 중엔 충남 계룡시 신도안면에서 가장 높은 15.6%를 득표했다. 4206명의 유효투표자 중 658명이 유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이외에 경북의 영주시 이산면(15.0%), 구미시 공단2동(12.8%), 구미시 진미동(12.7%), 경산시 압량면(12.4%) 등에서도 선전했다.
서울에선 소위 ‘강남 3구’에서 선전했다. 서초구 서초4동과 잠원동, 강남구 대치1동에서 12.4%를 얻었다. 서초구 반포 2동(12.2%), 강남구 도곡2동(12.0%)에서도 전국 평균 득표율을 넘겼다.
반면 전남ㆍ전북과 광주 지역에선 고전을 면치 못했다. 총 625명의 유효투표수가 나온 전남 화순군 청풍면에서 유 후보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는 단 2명뿐이었다. 전북 정읍시 옹동면에선 1029표 중 5표만 얻었다.
고양ㆍ울산, 서울 광진ㆍ마포에서 지지 받은 심상정
심상정 후보 역시 자신의 지역구(경기 고양갑)에서 득표율이 높았다. 고양시 덕양구 흥도동에서 1만7633명의 유효투표수 중 2185표를 얻어 가장 높은 득표율(12.4%)를 기록했다. 같은 덕양구의 관산동(12.1%), 주교동(11.9%), 고양동(11.9%), 화정1ㆍ2동 (11.8%) 등에서도 득표율 10%를 넘겼다.
노동자 비율이 높은 울산 지역에서도 선전했다. 울산 북구 염포동에선 6981표 중 859표(12.3%)를 심 후보가 가져갔다. 동구 남목3동(11.9%), 북구 송정동(11.2%), 동구 대송동(11.2%)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에선 광진구 화양동에서 9.6%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마포구 합정동(9.5%), 연남동(9.3%), 종로구 혜화동(9.2%), 서대문구 신촌동(9.2%)이 뒤를 이었다. 반면 유 후보가 선전한 강남 3구의 표심은 심 후보를 외면했다. 강남구 도곡2동(3.8%), 서초구 서초4동(4.0%), 강남구 대치1동(4.1%), 송파구 잠실3동(4.3%)에서 서울에서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에서도 고전했다. 경남 합천군 덕곡면에선 604표 중 5표(0.8%)를 얻는데 그쳤다. 경북 군위군 고로면에서도 0.8%를 득표했다. 전남 화순군 청풍면, 전남 순천시 외서면의 득표율도 1.0%에 머물렀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