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킹 메이커가 될 것인가.

이들을 움직이는 사람들

  • 문재인
  • 홍준표
  • 안철수
  • 유승민
  • 심상정

조기 대선으로 시간에 쫓기게 된 건 후보들 뿐이 아니다. 유권자 역시 후보를 꼼꼼히 뜯어볼 시간과 정보가 부족하다. 그래서 중앙일보가 각 후보 캠프 구성원들의 면면을 대신 들여다봤다. 동료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법이니까. 누가 새 대통령을 배출하는 ‘킹 메이커’가 될까. 그 면면을 샅샅이 뜯어봤다.

캠프 구성도 보는 법
캠프 구성도 보는 법

후보 주변 인물을 가나다순으로 정리한 뒤, 이들의 경력에 따라 그룹을 지었다.

버블(그룹)을 클릭하면 해당 그룹에 속한 인물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반대로 인물을 클릭하면 그 인물이 속한 그룹이 활성화된다.

버블(그룹)을 클릭하면 해당 그룹에 속한 인물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반대로 인물을 클릭하면 그 인물이 속한 그룹이 활성화된다.

여러 그룹에 속해 있다고 해서 후보의 측근은 아니다. 겉으로 드러난 그룹은 소수지만 “후보의 복심(腹心)”이라 불리는 인물도 적잖다.

후보 순서는 대선 기호를 따랐다. 대선 기호는 소속 당의 의석수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캠프 구성도 보는 법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재인 전 더불어 민주당 대표 1953년생(만 64세) 2007년 대통령비서실장 2010년 노무현재단 이사장 2012년 18대 대선 민주통합당 후보 2013년 11월 29일 대선 출마 공식화

문재인 후보 주변에는 최근 한 달 새 사람이 부쩍 늘었다. 특히 전ㆍ현직 국회의원의 캠프 합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캠프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 가까이 된다. 참여정부에서 일했던 이들의 비중은 42%다. 새 식구가 늘며 한달 전보다 다소 줄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비중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30년 동지’ 캠프답다.

문재인의 사람들 50명
  • 국회의원
    (전·현직)
    60.4%
  • 참여정부44.0%
  • 친문(親文) 의원39.6%
  • 60.4%국회의원(전·현직)
  • 44.0%참여정부
  • 39.6%친문(親文) 의원

'부산 친노'와 '노무현재단' 출신 영향력 막강

당 대표 시절 주요 보직 맡았던 친문(親文) 의원 대거 포진

문 후보 주변의 친노는 ‘부산 친노’와 노무현 재단 출신으로 이뤄져 있다. ‘부산 친노’는 노 전 대통령이 인권 변호사였던 시절부터 부산에서 함께 활동했던 그룹이다.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최인호 의원, 송인배 전 청와대 사회조정2비서관 등이다. 각각 청와대 대변인, 제2부속실장을 역임한 김경수ㆍ전재수 의원도 여기에 해당한다. 모두 2002년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 캠프에서 같은 팀(부산팀)으로 일했다.

노무현재단 출신은 ‘부산 친노’보다 더 큰 그룹이다. 친노는 노 전 대통령 서거 때 가장 큰 시련을 겪었다. 노무현재단에서 그 시절을 함께 한 이들인 만큼, 유대 관계가 끈끈하다. 문 후보의 최측근으로 ‘비선 실세’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던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 윤건영 전 비서관 등이 이 그룹에 속한다.

선거는 조직 싸움이고, 조직 싸움에는 전·현직 의원 숫자가 중요하다. 전·현직 의원이 캠프에 합류하면 지역구 당원들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문 후보 주변에는 소위 ‘친문(親文)’으로 불리는 의원들이 많다. 재선ㆍ3선 의원인 노영민ㆍ임종석ㆍ전병헌 전 의원은 문 후보의 당 대표 시절 당내 주요 보직을 맡았다. 김병관ㆍ손혜원ㆍ양향자ㆍ표창원 의원 등은 문 전 대표가 당에 영입한 이들이다.

추미애 현 대표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뽑힐 당시 '친문' 의원들의 지지를 받았다. 종합상황본부장으로 임명된 김민석 전 의원은 추미애 대표의 지원으로 요직을 차지했다.

문 후보는 대선 '재수생'이다. 지난 대선이 끝나고 불과 1년 만에 다시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그의 캠프 구성원 면면을 보면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행보도 읽힌다. 송영길 의원과 전윤철 전 감사원,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등은 국민의당에 호남을 빼앗긴 약점을 만회기 위해 영입한 호남 출신 인사들이다. 이중 송영길 의원은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1954년생(만 63세) 1996~2012년 15~18대 국회의원 2012년 35대 경남도지사 2014년 36대 경남도지사2017년 3월 18일 대선 출마 선언

‘독고다이(단독 플레이를 한다는 뜻의 속어. 독대(獨對) 혹은 특공대(特攻隊)를 뜻하는 일본어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홍 후보는 자신의 인생을 이렇게 설명한다. 가난을 딛고 혼자 힘으로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다는 자심감의 표현이다. 하지만 그만큼 주변에 따르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의미로 읽히기도 하다. 실제로 그의 대선 행보를 돕는 이들 대부분은 당 후보 선출 이후 꾸려진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구성원들이다.

홍준표의 사람들 29명
  • 선거대책위원회79.3%
  • 국회의원
    (전·현직)
    75.9%
  • 경남도청24.1%
  • 66.7%선거대책위원회
  • 25.0%국회의원(전·현직)
  • 24.1%경남도청

경남도지사 하며 쌓은 경남도청 인맥 도드라져

정책 조언하는 자문그룹 규모 상대적으로 작아

대부분 자유한국당 의원들로 구성된 선대위와 국회의원 그룹을 제외하면 홍 후보가 도지사로 일했던 경남도청 인맥이 도드라진다. 18대 국회의원과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이종혁 정무특별보좌관, 사실상 캠프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강남훈 공보특별보좌관, 심재득 국회대책특별보좌관, 정장수 도지사 비서실장 등이 그들이다. 홍 후보가 국회의원이었을 때 보좌관이었던 나경범 경남도청 서울본부장,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출신의 안보 전문가 유성옥 경남발전연구원장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모두 홍 후보의 측근 그룹으로, 대부분 선대위에도 포함돼 있다.

역시 경남도청 인맥인 윤한홍 의원은 홍 후보와 함께 경남도 행정부지사로 일하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금뱃지를 달았다. 윤 의원을 제외하면 국회엔 홍 전 지사의 측근이 거의 없다. 경남도 정무부지사와 정무특별보좌관을 역임한 조진래 전 의원은 19대와 20대 총선 공천에서 연거푸 탈락했다. 홍 후보의 ‘문고리 실세’라 불리는 오태완 전 경남도 정부특별보좌관도 지난 총선 때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홍 후보 주변에는 중량급 정치인이 많지 않다. 홍 후보가 한나라당 대표였던 2011년 당 대변인을 지낸 김기현 울산시장은 홍 후보가 성완종 사건 2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오찬을 함께 했다. 5선인 이주영 의원도 홍 전 지사와 인연이 깊다. 홍 후보의 원래 이름은 홍판표였다. 그가 초임 검사였던 시절 “판사도 아닌데 이름에 판(判)자가 들어가니 안 어울린다”며 개명을 권한 사람이 이 의원이다.

정책 조언을 하는 자문그룹도 다른 캠프에 비해 많지 않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 사회교육분과위원회 위원을 지낸 김대식 동서대 교수, 유성옥 경남발전연구원장, 이종혁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추경호 여의도연구원장이 이 그룹에 속한다.

안철수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 1962년생(만 55세) 1995년 안철수연구소 창립 2012년 제18대 대선 무소속 후보 2016년 20대 국회의원 2016년 6월 3일 대선 출마 공식화

주요 대선 주자 캠프 가운데 최근 한 달여 새 사람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캠프다. 문재인 후보 캠프에도 사람이 늘었지만 증가세는 안 후보 캠프가 앞섰다. 지난달까지 문 후보 캠프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었던 탓에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게 나타난 측면도 있다.

안철수의 사람들 45명
  • 대선캠프56.6%
  • 서울대 48.7%
  • 국회의원
    (전·현직)
    42.2%
  • 56.6%대선캠프
  • 48.7%서울대
  • 42.2%국회의원(전·현직)

경선 승리한 뒤 호남 중진 의원 합류하며 조직력 강화

오세정ㆍ김성식ㆍ박선숙 의원 등이 핵심 브레인

새로 합류한 사람들 가운데는 전ㆍ현직 국회의원들이 많다. 특히 호남 중진 현역의원이 대거 늘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현직 의원 그룹은 초선 의원들이 중심이었다.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은 장병완(광주 동-남갑, 3선) 의원이 대표적이다. 본부장급에도 호남 출신 현역 의원들이 대거 포진했다. 3선 유성엽(정읍-고창) 의원이 조직본부장, 4선 조배숙(익산을) 의원이 직능본부장을 맡았다. 홍보본부장은 초선인 김경진(광주 북갑) 의원이다.

호남 의원들은 ‘반문(反文)’를 기치로 안 후보와 뭉쳐 당을 창당했지만 그간 소위 ‘케미’가 잘 맞지 않았다. ‘구(舊) 정치 타파’를 전면에 내세운 안 후보와 호남 중진 의원들은 애초에 한 배를 타기 힘든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안 후보가 당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호남 의원들이 속속 캠프에 합류했다. 그 만큼 안 후보 캠프의 조직력은 강해졌지만, 정체성은 흐려졌다는 평가도 있다.

경선 이후 호남 의원들이 ‘안철수를 움직이는 사람들’로 부상했지만, 핵심은 그 이전부터 안 후보 주변에 있던 '안철수의 사람들'이다.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출신인 오세정 의원이 대표적이다. 오 의원은 지난 총선 때 국회에 입성한 뒤 매주 금요일 안 후보와 공부모임을 해올 만큼 안 후보의 ‘핵심 브레인’으로 꼽힌다. 캠프에서는 미래준비본부장을 맡았다.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김성식 의원은 19대 대선 당시 안 후보 캠프의 선대본부장을 지냈다.

김성식 의원과 함께 지난 대선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박선숙 의원은 이번에는 캠프 보직을 맡지 않았다. 1심에서 무죄를 받은 당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 2심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의원에 대한 안 후보의 신뢰는 여전하다. 지난해 총선에서 38석을 얻을 때 사무총장으로서 보여준 능력을 높이 샀다는 게 주변 설명이다.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 박성민 민 컨설팅 대표는 외곽의 핵심 브레인으로 꼽힌다. 최 교수는 안 후보의 후원회장으로 지난해 총선 때 안 후보가 찾아가 안 마시는 술까지 함께 마신 것으로 유명하다. 박성민 대표는 안 후보의 대선 전략을 짜는 데 깊숙이 개입했다.

유승민 의원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1958년생(만 59세) 2000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2004년 17대 국회의원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2016년 20대 국회의원(무소속) 2017년 1월 11일 대선 출마 공식화

유승민 의원의 아버지는 판사 출신으로 13ㆍ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수호 전 의원이다. 이 때문에 ‘금수저 정치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척을 지면서 정치 역경을 겪었다. 결국 20대 총선에서 공천 받지 못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절이 없었다면 대선 주자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세간의 평이다. 현재 유 의원을 돕는 이들 역시 그때 곁에 있던 이들이다.

유승민의 사람들 24명
  • 친이계29.2%
  •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단29.2%
  • 옛 친박계22.7%
  • 29.2%친이계
  • 29.2%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단
  • 22.7%옛 친박계

박 대통령과 척진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함께 한 인물 주축

최순실 사태 이후 가까워진 친이계와 돌아선 친박계로 구성

유 의원 캠프의 핵심으로 꼽히는 조해진ㆍ이종훈ㆍ민현주 전 의원은 모두 20대 총선 때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했다. 현직이 아닌 건 그래서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2015년 유 의원이 원내대표를 지낼 당시 부대표단을 하며 손발을 맞췄다는 점이다. 이 경력 때문에 유승민계로 분류돼 소위 ‘공천 보복’을 당했다.

‘돌아선 친박(親朴)’도 유 의원 캠프의 주요 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가까웠지만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탈당한 김세연 의원, ‘돌아선 친박’ 중 가장 강성으로 꼽히는 이혜훈 의원이 이 그룹에 속한다. 이들은 유 의원의 서울대 경제학부 후배기도 하다.

또 다른 축은 ‘친이계’ 의원 그룹이다.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편이었다. 당시 박근혜 후보를 밀던 유 의원과 법적 공방까지 벌였다. 하지만 현재 캠프 총괄을 맡고 있다. 유 의원이 친이계와 친분이 두터워진 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덕이다. 김영우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및 의결 과정에서 유 의원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후 함께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유 의원 주변엔 유독 경제학자들이 많다. 이혜훈 의원의 남편인 김영세 연세대 교수, KDI 선임연구위원과 김앤장 상임고문을 지낸 신광식 연세대 겸임교수 등이다. 유 의원 본인도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KDI에서 일한 바 있다.

심상정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 1959년생(만 58세) 2000년 전국금속노조 사무처장 2004년 17대 국회의원 2012~2017년 19, 20대 국회의원 2017년 1월 19일 대선 출마 선언

심상정 후보는 외부 그룹보다는 당 내부 조직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여의도에서 당을 앞세우는 것은 소수의 전략이지만, 강력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여의도에서 살아남은 진보정당 특유의 방식이다.

심상정의 사람들 27명
  • 자문그룹37.0%
  • 국회의원
    (전·현직)
    25.9%
  • 노동운동25.9%
  • 37.0%자문그룹
  • 25.9%국회의원(전·현직)
  • 25.9%노동운동

당 내 조직 십분 활용, 옛 민노당 출신이 핵심

자문그룹엔 진보 성향 대학 교수들 많아

심 후보 캠프는 크게 진보정당, 노동ㆍ시민운동계, 외부 자문그룹으로 나뉜다. 핵심은 진보정당, 노동ㆍ시민운동계 인사들이다.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노회찬 원내대표는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소위 '스타 진보정치인'으로 심 후보와 함께 성장해 왔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나경채 공동대표,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은 이정미 의원 모두 노동운동가 경력을 가진 옛 민노당 출신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측 인사 일부도 심 후보를 돕고 있다. 유시민 전 장관 등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이 주도해 만든 국민참여당과 2011년 합당했기 때문이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천호선 전 대표는 참여정부 대변인, 비서실장을 맡은 김종대 의원은 참여정부 인수위 때 국방전문위원을 지냈다. 정책 공약 개발 등에 참여하고 있는 진보 경제학자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도 참여정부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사무차장을 지냈다.

외부 자문그룹은 주로 진보성향의 대학 교수들이 많다. 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책자문단장을 맡아 심 후보의 노동정책 등에 대한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손 교수는 정의당 부설 정책연구소인 미래정치센터 이사장이기도 하다. 강수돌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와 함께 경제정책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