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킹 메이커가 될 것인가.

이들을 움직이는 사람들

  • 문재인
  • 안희정
  • 이재명
  • 안철수
  • 유승민

"A man is known by the company he keeps (동료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이솝 우화에서 유래한 유명한 영어 격언이다. 이 격언은 2017년 대한민국 상황에도 그대로 들어맞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열리게 된 조기 대선. 각 캠프의 구성원들을 보면 후보의 성격이나 특성, 세계관 등을 짐작할 수 있다. 대통령 후보를 움직이는 사람들, 막후의 ‘킹 메이커’들은 누구일까. 그 면면을 샅샅이 뜯어봤다.

캠프 구성도 보는 법

ㆍ후보 주변 인물을 가나다순으로 정리한 뒤, 이들의 경력에 따라 그룹을 지었다.

버블(그룹)을 클릭하면 해당 그룹에 속한 인물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반대로 인물을 클릭하면 그 인물이 속한 그룹이 활성화된다.

ㆍ 여러 그룹에 속해 있다고 해서 후보의 측근은 아니다. 겉으로 드러난 그룹은 소수지만 “후보의 복심(腹心)”이라 불리는 인물도 적잖다.

캠프 구성도 보는 법

문재인 전 더불어 민주당 대표 1953년생(만 64세) 2007년 대통령비서실장 2010년 노무현재단 이사장 2012년 18대 대선 민주통합당 후보 2013년 11월 29일 대선 출마 공식화

문재인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30년 동지’다. 당연히 그의 주변엔 ‘노무현의 사람들’이 많다. 참여정부 청와대ㆍ내각에서 일했던 이들이다. 소위 ‘부산 친노’와 노무현재단 출신이 양대 그룹으로 꼽힌다.

문재인의 사람들 39명
  • 참여정부 청와대 및 내각51.3%
  • 친문(親文) 의원38.5%
  • 노무현재단 및 부산친노28.2%

ㆍ문 전 대표 주변 '친노'는 '부산 친노'와 '노무현재단' 출신으로 구성

ㆍ현직 의원 대거 참여한 문 캠프, 당 장악력 돋보여

‘부산 친노’는 노 전 대통령이 인권 변호사였던 시절부터 부산에서 함께 활동했던 그룹이다.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최인호 의원, 송인배 전 청와대 사회조정2비서관 등이다. 각각 청와대 대변인, 제2부속실장을 역임한 김경수ㆍ전재수 의원도 여기에 해당한다. 모두 2002년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 캠프에서 한 팀(부산팀)으로 일했다.

노무현재단 출신은 ‘부산 친노’보다 더 큰 그룹이다. 친노는 노 전 대통령 서거 때 가장 큰 시련을 겪었다. 그 시절을 노무현재단에서 함께 한 이들인만큼 유대 관계가 끈끈하다. 문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비선실세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던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 윤건영 전 비서관 등이 노무현재단 출신이다.

선거는 조직 싸움이다. 당의 대선 후보가 되려면 당원들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그러자면 조직 동원이 가능한 현직 의원이 중요하다. 현직 의원이 캠프에 합류하면 지역구 당원들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2012년 당 대선 후보를 거쳐 당 대표를 역임한 문 전 대표는 그 점에서 유리하다. 주변 인물을 분석해보면 소위 ‘친문(親文)’ 의원이 주요 그룹으로 잡힌다. 재선ㆍ3선 의원인 노영민ㆍ임종석ㆍ전병헌 전 의원은 문 전 대표가 당대표 시절 당내 주요 보직을 맡았다. 김병관ㆍ손혜원ㆍ양항자ㆍ표창원 의원 등은 문 전 대표가 당에 영입한 이들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 이후 1년 만에 다시 대권 도전을 시사한 ‘재수생’이다. 그의 캠프 구성원 면면을 보면 이런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전략적 행보도 읽힌다. 송영길 의원과 전윤철 전 감사원,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등은 국민의당에 호남을 빼앗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영입한 호남 출신 인사들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1965년생(만 51세) 2002년 노무현 민주당 대선 후보 비서실 정무팀장 2010년 제36대 충남도지사 2014년 제37대 충남도지사 2017년 1월 22일 대선 출마 선언

안희정 충남지사는 2017년 대선의 ‘태풍의 눈’이다. 그의 등장으로 더불어민주당 경선은 친노 대결이 됐다. 문 전 대표 주변에 ‘부산 친노’가 있다면 안 지사 주변엔 ‘비(非)부산 친노’가 있다.

안희정의 사람들 24명
  • 참여정부 청와대 및 내각66.7%
  • 충남 인맥25.0%
  • 금강팀16.7%

ㆍ안 지사 주변 '친노'는 2002년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 캠프 내 '금강팀' 중심

ㆍ충남 출신과 충남도청에서 함께 일한 인물 등 충남 인맥도 큰 축

안 지사 캠프의 핵심은 ‘금강팀’이다. 2002년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 캠프에 있던 여러 팀 중 하나로, 이름은 당시 캠프가 입주해 있던 금강빌딩에서 유래했다. 김만수 부천시장,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 서갑원 전 의원, 황이수 전 비서관 등 부산 이외 지역 출신 ‘친노’들이 포진해 있다. 캠프 고문을 맡고 있는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광주 출신 친노다.

안 지사의 최측근인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역시 비부산 친노로 금강팀 출신이다. 이 전 지사는 안 지사가 2002년 노 전 대통령 캠프 시절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출소하자 “희정이는 나보다 훌륭하다. 그와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렸던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부산 친노’임에도 문재인 전 대표 대신 안 지사를 선택한 데도 이 전 지사의 역할이 컸다. 이 전 지사가 윤 전 대변인을 찾아가 “희정이를 도와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금강팀과 함께 안 지사 인맥의 양대 축을 이루는 또 다른 그룹은 소위 ‘충남 인맥’이다. 이 그룹은 두 갈래다. 김종민ㆍ조승래ㆍ정재호 의원 등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으로 충남에서 국회의원이 된 ‘충남 친노’, 안 지사의 싱크탱크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를 거쳐 현재 도지사 정책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는 박수현 전 의원 등 안 지사 측근이다.

안 지사는 조직면에선 문 전 대표에 비해 열세가 뚜렷하다. 캠프에 일찍 합류한 현직 국회의원은 4명(김종민ㆍ조승래ㆍ박완주ㆍ백재현)뿐이다. 뒤늦게 박영선ㆍ이철희ㆍ기동민ㆍ어기구 의원이 합류해 세를 불리긴 했지만 문 전 대표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재명 성남지사 1964년생(만 52세) 2003년 성남참여연대 집행위원장 2010년 제19대 성남시장 2014년 제 20대 성남시장 2017년 1월 23일 대선 출마 선언

이재명 성남시장은 여러 면에서 ‘튄다’. 일단 문 전 대표, 안 지사와 달리 친노가 아니다. 주변 인물이 단출하다는 점도 차이다.

이재명의 사람들 12명
  • 자문그룹50.5%
  • 전현직 국회의원41.7%
  • 법조·시민운동 각각16.7%

ㆍ다른 후보와 비교했을 때 단출한 캠프 구성

ㆍ개인적 친분을 가졌거나 정치적 지향이 비슷한 이들 많아

이 시장 캠프엔 그와 개인적 친분을 가진 이들이 많다. 캠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이 대표적이다. 정 의원은 이 시장과 서울 신림동에서 함께 사법시험을 준비했고 같은 해 합격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인 것도 공통점이다. 이 시장은 사석에서 그를 ‘형’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캠프 대변인 제윤경 의원은 2005년 이 시장과 함께 ‘주빌리은행’ 초대 공동 은행장을 맡았다. 주빌리은행은 장기 연체자의 채무를 탕감해주는 사회단체다. 이 시장은 그 전부터 성남시에서 비슷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김병욱 의원은 지역구(성남 분당을) 인연으로 이 시장과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더민주당 관계자는 “이 시장 캠프 인사들은 당내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라며 “이 시장과 (개인적)친분이 있거나 정치적 지향이 같은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의 자문그룹도 캠프 못지않게 단촐하다. 문 전 대표는 900여명의 교수로 자문단을 꾸렸다. 반면 이 시장의 자문단은 채 10명이 되지 않는다. 자문단 중에선 이한주 가천대 경제학 교수가 주목을 받았다. 이 시장의 핵심 공약인 ‘연 130만원 기본소득 지급’의 기본 뼈대를 제공한 사람이 바로 이 교수다.

단촐한 오프라인 인맥과 달리 이 시장의 온라인 인맥은 막강하다. 지난 1월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 시장의 팬카페 ‘손가락혁명군(손가혁)’ 출정식엔 7000여명의 팬들이 모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 1962년생(만 55세) 1995년 안철수연구소 창립 2012년 제18대 대선 무소속 후보 2016년 20대 국회의원 2016년 6월 3일 대선 출마 공식화

안철수 의원 캠프의 상근 인원은 60명 이다. 2012년 캠프(진심캠프) 때는 160명이었다. 주변 인물 역시 문재인 전 대표의 75% 규모다. 4년 전 양자대결에선 문 전 대표뿐 아니라 박 전 대통령도 너끈히 이겼던 당시와는 차이 나는 캠프 운용이다.

안철수의 사람들 29명
  • 현직 국회의원31.0%
  • 진심캠프 출신 31.0%
  • 자문그룹27.6%

ㆍ주변 의원 대부분 정치 이력 없는 초선으로 당 장악력 크지 않아

ㆍ'안철수'라는 개인에 매력 느낀 엘리트 출신 인물 많아

안 의원은 여러 면에서 문 전 대표에 비견된다. 둘 다 지난 대선에 출마했고 당 대표를 지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주변 인물을 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문 전 대표는 캠프에 현역 중진 의원들을 대거 끌어들여 당 장악력을 과시했다. 반면 안 의원 주변의 현직 의원들은 초선이 많다. 대부분 이전 정치 경력이 전무하다. 채이배ㆍ오세정ㆍ신용현ㆍ김삼화 의원 등이 그렇다. 반면 당 장악력을 가진 호남 중진 의원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야당 관계자는 “소위 ‘반문’ 정서를 가진 호남 의원들이 안 의원과 손을 잡고 당을 차렸지만 소위 ‘케미’가 잘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舊) 정치 타파’를 전면에 내세운 안 의원과 호남 중진 의원들은 애초에 한 배를 타기 어려웠단 얘기다.

때문에 안 의원 주변엔 ‘안철수’ 개인에 매력을 느끼거나 비슷한 경력을 가진 이들이 많다.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출신으로 ‘천재 과학자’로 꼽혔던 오세정 의원이 대표적이다. 오 의원은 김영환 의원의 추천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손금주ㆍ송기석ㆍ이용주 의원 등도 판ㆍ검사 출신의 엘리트 그룹이다. 진심캠프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엘리트들 사이에는 아직도 ‘안철수 신드롬’이 있다”며 “안 의원 주변엔 그런 이들이 많이 모여 있다”고 말했다.

반면 캠프 실무는 주로 정치권 경력을 가진 이들이 맡고 있다. 박인복 소통실장, 박왕규 상황실장, 정기남 정무특보, 김경록 당 대변인 등이 대표적이다. 진심캠프 때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김성식ㆍ박선숙 의원은 캠프에 공식 합류하지 않았지만, 안 전 대표의 ‘버팀목’으로 꼽힌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2000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2004년 17대 국회의원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2016년 20대 국회의원(무소속) 2017년 1월 11일 대선 출마 공식화

유승민 의원의 아버지는 판사 출신으로 13ㆍ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수호 전 의원이다. 이 때문에 ‘금수저 정치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척을 지면서 정치 역경을 겪었다. 결국 20대 총선에서 공천 받지 못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절이 없었다면 대선 주자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세간의 평이다. 현재 유 의원을 돕는 이들 역시 그때 곁에 있던 이들이다.

유승민의 사람들 22명
  • 친이계 31.8%
  •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단27.3%
  • 옛 친박계22.7%

ㆍ박 대통령과 척진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함께 한 인물 주축

ㆍ최순실 사태 이후 가까워진 친이계와 돌아선 친박계로 구성

유 의원 캠프의 핵심으로 꼽히는 조해진ㆍ이종훈ㆍ민현주 전 의원은 모두 20대 총선 때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했다. 현직이 아닌 건 그래서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2015년 유 의원이 원내대표를 지낼 당시 부대표단을 하며 손발을 맞췄다는 점이다. 이 경력 때문에 유승민계로 분류돼 소위 ‘공천 보복’을 당했다.

‘돌아선 친박(親朴)’도 유 의원 캠프의 주요 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가까웠지만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탈당한 김세연 의원, ‘돌아선 친박’ 중 가장 강성으로 꼽히는 이혜훈 의원이 이 그룹에 속한다. 이들은 유 의원의 서울대 경제학부 후배기도 하다.

또 다른 축은 ‘친이계’ 의원 그룹이다.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편이었다. 당시 박근혜 후보를 밀던 유 의원과 법적 공방까지 벌였다. 하지만 현재 캠프 총괄을 맡고 있다. 유 의원이 친이계와 친분이 두터워진 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덕이다. 김영우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및 의결 과정에서 유 의원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후 함께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유 의원 주변엔 유독 경제학자들이 많다. 이혜훈 의원의 남편인 김영세 연세대 교수, KDI 선임연구위원과 김앤장 상임고문을 지낸 신광식 연세대 겸임교수 등이다. 유 의원 본인도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KDI에서 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