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4일 오전 SLBM 1발을 동해상으로 시험발사했습니다. SLBM은 500㎞를 날아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안쪽 80㎞ 지점에 떨어졌습니다.

일본은 이번 발사를 "폭거"로, 미국은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SLBM은 무엇이며, 왜 김정은은 SLBM에 매달리는 것일까요?

SLBM =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북한 SLBM을 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4월 23일 북한은 직접 발사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발사장면

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은 말 그대로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탄도 미사일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핵무기의 주요 운반 수단이기도 합니다.

적국에 핵무기를 날리는 방법은 3가지

(1) 첫 번째는 공중에서 폭격기로 투하하는 방법
공중에서 폭격기로 투하하는 방법

(2) 두 번째가 지상 또는 해상에서 미사일을 날리는 방법
지상 또는 해상에서 미사일을 날리는 방법

(3)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중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방법

폭격기를 이용하는 방식은 제공권이 빈약한 북한이 선택하기 어려운 옵션입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공개된 북한의 각종 미사일들은 사실상 북한의 유일한 핵무기 운반 수단인 탓에 논란이 돼 왔습니다.

김정은 집권 후 물 속에서 처음 솟아난 SLBM

그런데 김정은이 집권한 뒤 마침내 (3)의 방법도 모습을 드러낸 겁니다.

북한의 SLBM 발사 장면이 처음 공개된 건 2015년
SLBM 발사장면

그 후 3~4차례의 실험을 거쳐 지난 4월 23일 동해상에서 발사가 이뤄집니다

수중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물 위에서 점화된 뒤 30km 가량을 비행했습니다.
SLBM 비행

국방부 실패 vs 전문가 단정 못해

당시 우리 국방부는 “30km밖에 비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라고 규정했지만 국내외 상당 수 전문가들은 “실패로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비해 지난 24일의 발사 결과는 4개월 전보다 확실히 진전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성공중의 성공, 승리중의 승리

북한은 자축 분위기입니다.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는 “SLBM은 500㎞를 비행해 지난 수차례 시험발사에 비해 진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SLBM 분석 자료

북한이 수년 안에 이를 전력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상발사 미사일과 잠수함 발사 미사일

더 큰 문제는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SLBM이 기존 북한이 여러 차례 실험해왔던 ICBM, 즉 지상 발사 대륙간 탄도미사일보다 훨씬 더 위협적인 무기라는 점입니다.

사거리 1만㎞ 이상의 ICBM은 대규모 발사장이 필요하고 발사에 5000억원 이상의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게다가 사전에 발사 준비 과정이 노출될 우려도 있습니다.

반면 SLBM의 경우 잠수함에서 발사한다는 고도의 은밀성 때문에 탐지가 극도로 어렵습니다.

“아무리 조악한 잠수함이라도 일단 물속에 들어가면 발견하기가 어렵다. 그런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을 쏜다면 그 자체가 재앙”

- 한국 해군 초대 잠수함전단장 김혁수 예비역 준장(제독)

UN안보리 상임이사국만 보유한 SLBM+핵무기 패키지

성공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는데 정보 접근의 한계가 있음에도 전문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실제로 그 위협이 크기 때문입니다.
핵무기 + SLBM

핵무기와 SLBM을 동시에 갖고 있는 나라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5개국이 전부입니다. 이들 5개국은 모두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입니다.

영국과 프랑스의 경우, 핵폭격기는 포기하면서도 SLBM은 보유하고 있을만큼 전략적 가치가 큰 무기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3~4년내 전력화에는 비관적 의견도

물론 과대평가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SLBM 개발일지

“북한의 기술 진전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중국이 20년 걸린 SLBM 전력화를 북한이 3~4년 내에 할 거라는 전망은 너무 앞서나간 느낌”

- 김종대 정의당 비례대표 당선자(전 국방개혁기획단장)

뒤로 돌아 쏘면 못잡아, 방어전략 전면수정 요구까지

아예 한국의 대북 방어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뒤로 돌아 쏘는 미사일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는 북한의 잠수함을 방어하기 위해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옵니다.

우리나라의 미사일 방어체계가 휴전선을 향해있어 잠수함으로 우회 공격할 경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위협을 배가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킬체인이나 KAMD는 전(前) 방향 방어체계로 설계돼 SLBM처럼 불특정 방향에서 가하는 공격은 방어가 어렵다”

-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위협이 될 거라는 분석이 나오는 SLBM

특히 북한이 장거리 항해 가능한 대형 잠수함을 보유하고 핵탄두 소형화까지 성공하면 미국 본토를 직접 노릴 수 있는만큼 미국에도 직접적인 위협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향후 2~3년 내 고래급(2000t급) 잠수함에 미사일을 탑재하면 제주도나 포항, 울릉도 앞바다에서 평택 미군기지를 향해 쏠 수 있고 일본 오키나와 주둔 미군기지나 괌까지 겨냥할 수 있다.”

-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른 북한의 SLBM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