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킹] 오픈 2년 만에 미쉐린 별 받은 비결은

    [쿠킹] 오픈 2년 만에 미쉐린 별 받은 비결은

    한 끼 식사를 위해서 몇 달을 기다려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한 식당을 예약하기 위해 800통이 넘는 전화를 걸고, 10개월이 넘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누구보다 먹고 마시는 것에 진심인 푸드 콘텐트 에디터 김성현의 〈Find 다이닝〉을 시작합니다. 혀끝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다이닝을 찾는(Find), 그가 추천하는 괜찮은(Fine) 식당을 소개할게요. 읽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생생하고 맛있게 쓰여진 맛집을 만나보세요.     김성현의 Find 다이닝 ⑨ 코자차    “신라호텔 17년의 내공, 최고의 중식과 일식을 한자리에서 맛보다” 신선한 재료로 선별해 내어주는 스시. 사진 김성현   STORY   대한민국 최고의 중식당으로 손꼽히는 팔선과 호텔 뷔페의 대명사인 파크뷰까지. 신라호텔에서만 17년을 근무하며 실력을 쌓은 셰프가 프랜차이즈 중국집, 주차장을 개조한 원테이블 레스토랑을 거쳐 청담동에 정식 다이닝을 열었다. 오픈 2년 만에 ‘미쉐린 가이드 2022’에서 별을 따낸 가게는 지금도 수많은 유명인과 미식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독특한 이력의 주인공은 코자차의 최유강(50) 셰프다. 홍콩 샹그릴라 호텔과 베이징의 전취덕, 뉴욕과 시카고를 주름잡는 유명 레스토랑 등 80여 곳이 넘는 곳에서 해외연수를 하며 신라호텔 중식의 핵심으로 활약했던 그는 2015년 안정적인 직장을 나와 자신만의 길을 찾았다.     코자차 실내. 사진 김성현 자신의 이름을 딴 ‘123최유강 중국집’을 5개까지 늘리며 직장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퀄리티 유지가 안 되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 5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이후 신라호텔 입사 동기인 조영두 셰프, 허니버터칩과 이마트 노브랜드 등의 브랜드를 총괄했던 숙명여대 김기영 교수와 의기투합해 2020년 5월 양재동의 주차장에 작은 원테이블 가게를 열었다. 한국인(Ko) 셰프가 만드는 최고의 일식(Ja)과 중식(Cha), 코자차(KoJaCha)의 시작이다. 오픈 직후 3개월 치 예약이 20분 만에 끝났던 주차장 시절의 코자차는 청담동 한복판으로 자리를 옮기며 본격적인 다이닝으로 체급을 올렸고, 깐깐한 미쉐린 가이드는 코자차에게 별로 화답했다. 미쉐린과 사람들을 사로잡은 비결에 대해 최 셰프는 이렇게 답했다.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각 나라의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는 곳 중에는 저희보다 더 음식을 잘하는 곳은 많습니다. 하지만 코자차의 지향점은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식과 중식을 만들자’예요. 고객이 탕수육을 먹고자 한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탕수육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 목표예요. 고객이 만족해야 최고의 요리니까요. 고객의 입맛에 맞게, 같은 음식이라도 여러 가지 버전으로 만들 줄 아는 것은 오랜 경력에서 나오는 기술입니다."     미쉐린 스타 이후 코자차는 또 새로운 변신을 준비 중이다. 오는 5월 문을 열 새로운 차방(茶房)이 바로 그것. 품위 있게 차를 즐길 수 있는 차 오마카세와 차·사케·고량주·와인을 접목한 독특한 페어링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 셰프는 “우리나라에 기존에 없었던 공간을 만들었던 코자차의 시작처럼 차방 역시 전에 없던 곳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EAT 한국인 셰프가 만드는 최고의 중식과 일식. 코자차의 지향점에 걸맞게 이곳의 음식은 중식과 일식이 번갈아 나오며 입 안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어설픈 퓨전으로 맛이 섞이는 것을 경계하는 코자차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정통에 닿아 있는 음식을 내놓는다. 최 셰프는 “모양이나 형태 혹은 플레이팅에 있어 셰프의 감각과 감성 혹은 트렌드가 들어갈 수는 있지만, 근본은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자차의 음식을 맛보면 그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금방 고개가 끄덕여진다. 공백을 찾아볼 수 없이 맛으로 꽉 찬 음식들은 그 자체로 ‘완성형’이다.     코자차의 대표 메뉴인 샥스핀. 사진 김성현 특히 코자차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메뉴인 샥스핀은 많은 이들에게 ‘인생 샥스핀’으로 소문났다. 합법적인 포획허가 어종인 청새리상어 꼬리지느러미를 주재료로 하는 코자차의 샥스핀은 삼겹살과 대파, 생강, 닭 육수, 소흥주 등을 넣어 2시간 동안 초벌 한 후 식혔다가 다시금 30분을 쪄서 손님상에 올라간다. 비릿한 생선 냄새는 전혀 찾아볼 수 없이 녹진하면서도 고소하고 진한 수프,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까지 동시에 지닌 독보적인 식감은 샥스핀의 정석처럼 느껴진다. 여기에 기분 좋은 새콤함으로 감칠맛이 폭발하는 홍식초와 독특한 풍미의 고수까지 곁들이면 코자차 만의 완벽한 샥스핀이 완성된다.     즉석에서 회로 내어주는 랍스터. 사진 김성현 당일 공수해 신선한 생물 랍스터를 즉석에서 회로 내어주는 것 역시 일품이다. 최 셰프는 랍스터와 함께 와사비를 즉석에서 갈아 내어준다. 그는 “비중을 두는 메뉴라면 당연히 그에 따른 퍼포먼스가 필요하다”며“손님들이 식사하는데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고급 재료 위주로 퍼포먼스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코자차에서는 먹는 맛 위에 보는 맛까지 더해 식사 내내 지루할 틈을 찾아볼 수 없다.     김성현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 [쿠킹] 4만5000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만날 수 있는 스시 수백 통 전화 끝에야 맛본 ‘작은 일본’… 야키토리의 신세계 [쿠킹] 호주·청담 거쳐 고향인 고성으로… 젊은 셰프의 진심이 담긴 돈까스[쿠킹]  

    2023.03.05 09:00

  • '평일도 만석' 서울 100대 이 레스토랑…깜짝 놀란 주인의 정체 [쿠킹]

    '평일도 만석' 서울 100대 이 레스토랑…깜짝 놀란 주인의 정체 [쿠킹]

    이번 메뉴는 허브입니다. 라구소스로 만든 핫 파스타로, 당도가 높은 파스닙 퓌레와트러플을 함께 준비했습니다."   포리스트 키친의 메뉴 중 하나인 허브. 비건이라는 컨셉에 맞춰 채소로 만든 라구소스를 곁들인 파스타다. 사진 농심 지난 23일 점심시간, 잠실 롯데월드몰에 자리한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 직원의 능숙한 코스 메뉴 설명이 이어졌다. 파인다이닝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풍경과 메뉴인데, 이곳은 여느 레스토랑과는 확실한 차별점이 있다. 바로 비건 다이닝이다. 육류를 베이스로 하는 라구소스마저 채소로 만들었다. 예를 들어, 점심 코스는 9가지 메뉴로 구성돼 있는데 모든 메뉴가 비건이다. 개성주악·타코 등을 담은 아뮤즈부쉬인 작은숲, 감자를 밀푀유처럼 겹겹이 쌓아 튀겨낸 두백감자, 총알·잎새·송이버섯이 고기 식감 부럽지 않은 야생버섯, 해초에 누룽지를 곁들여낸 해초 등 모두 비건식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비건식으로 채워진 이곳은 평일엔 95%, 주말엔 만석일 정도로 인기다.  농심이라는 브랜드가 느껴지지 않는 공간. 사진 농심   취재를 위해 찾은 날도 평일 점심인데도 불구하고 모든 테이블이 만석이었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곳을 농심에서 운영한다는 것이다. 매장 곳곳을 둘러봐도, 기존 농심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요소는 없었다. 농심 외식사업팀의 김성환 상무는 “친환경과 가치소비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육류 생산 및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대체육 등의 비건 푸드가 친환경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비건 푸드에 대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비건 식문화를 열어간다는 운영 전략에 따른 컨셉으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비건 푸드에 대한 색다른 경험과 인식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은 전문가들에고 인정받았다. 지난해 서울시가 발표한 ‘2022 테이스트오브서울(Taste of Seoul) 100선’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국내외 미식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선정하는데, 100개의 레스토랑 가운데 지난해 새롭게 오픈한 채식 레스토랑은 포리스트 키친이 유일하다.     농심의 변화는 곳곳에서 눈에 띈다.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1위 답게 라면과 스낵 중심의 사업을 펼쳐온 농심은 지난해 신동원 회장 취임 이후 ‘인생을 맛있게, 농심’이라는 슬로건을 발표하고 이전과 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초 mz 세대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성수동에 신라면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가장 관심을 끈 코너는 신라면을 시식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로, 매운맛의 정도와 면발 종류, 건더기 스프 등 각자 취향껏 골라 끓여 먹을 수 있어 20분 만에 현장 예약이 마감됐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신라면 분식점을 구현한 팝업 스토어는 한 달간 2만6000명이 다녀갔다. 또한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팜 기술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데, 최근에 오만에 스마트팜 컨테이너를 수출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커리 브랜드, 티아시아. 사진 샘표 홈페이지 비단 농심만의 일이 아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식품 시장에서 기업들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방향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장수 기업들의 변신이 흥미롭다. 샘표는 최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를 뜨겁게 달궜다. 이달 초 한 트위터 이용자가 샘표 홈페이지에 있는 우리맛 연구 보고서 링크를 공유했는데, 이를 계기로 방문자가 급증해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다운된 것이다. 보고서엔 2016년부터 연구해온 우리맛 결과가 담겨 있는데, 자주 먹는 채소부터 나물까지 각 식재료에 대한 정보와 어울리는 식재료, 레시피 등이 정리돼있다. 이러한 활동은 간장 회사가 아닌 종합식품회사로서의 브랜드 정체성을 심어줄 수 있다. 실제로 샘표는 간장이 카테고리별로 각 브랜드를 내세워 전문성을 강조한다. 인도와 태국에서 유명한 다양한 커리 제품을 선보이며 전지현 커리로 유명한 ‘티아시키친’과 이탈리아 정통 맛을 내세우며 다니엘 헤니 파스타로 소문난 ‘폰타나’ 등이 있다.   다양한 콜라보로 mz세대에게 사랑받은 대한제분 곰표. 사진 곰표 콜라보로 다양한 기존 브랜드에 새로운 고객층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대한제분의 장수 브랜드 ‘곰표’는 2018년 티셔츠를 시작으로 밀맥주·막걸리·팝콘·떡볶이 등 식품, 밀가루 쿠션, 핸드크림, 치약, 세제 등 뷰티·리빙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mz세대를 공략해 성공했다. 기존의 유통 채널을 반대로, 역발상을 꾀한 곳도 있다. hy는 지난해 서울 양천구에 무인 매장 '프레딧샵'을 열었다. 유제품·밀키트·샐러드 등을 파는 매장으로, 근무 시간과 자녀 양육 등으로 프레시 매니저와 만나기 어려운 30·40세대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프레시 매니저가 고객을 일일이 찾아다니던 것에서, 소비자가 직접 방문해 제품을 살 수 있도록 유통 채널을 확대한 것이다. 이러한 식품 회사의 변화에 대해 블루리본 김은조 편집장은 “식품 산업의 영역이 확대되고, 변화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식품회사로서는 고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면서 변화하는 시장에 대비하고 이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해졌다하”고 설명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관련기사 견과류 없어도 고소해! 브로콜리와 시금치로 만든 파스타 [쿠킹] 다이어터 '필독' 드레싱…닭누린내 싹 없애고 향긋함 남긴다 [쿠킹] 봄철 별미 도다리쑥국, 이렇게 만들면 맛이 두 배! [쿠킹] 온통 채소만 넣은 샌드위치가 맛있다고? 그 비결은 [쿠킹]    

    2023.02.28 11:00

  • 눈뜨기 힘든 아침, '이것' 챙겨보세요 [쿠킹]

    눈뜨기 힘든 아침, '이것' 챙겨보세요 [쿠킹]

    잠에서 깨는 일은 본래 유쾌하지 않다. 즐겁게 눈뜨고 싶다면 시작하고픈 아침 루틴을 만들어보길.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하거나,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내려 먹는 식으로 말이다. 그 중 매거진 아침(Achim)의 편집장 윤진은 “아침마다 내가 좋아하는 한 끼를 잘 챙겨 먹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할 용기와 재미를 얻는다”라고 말한다.   그는 하루 중 아침을 가장 좋아한다. 패션 공부를 위해 뉴욕에서 유학하던 시절, 방대한 맛과 디자인을 지닌 외국 시리얼에 매료됐고, 매일 새로운 시리얼을 골라 간단한 아침을 요리해 먹는 것이 하루의 원동력이 됐다. 그간 모은 시리얼 박스만 500여 종류, 수집한 아침 레시피 목록도 상당하다. 한국에 돌아와선 패션 브랜드 마케터로 근무하는 동시에 세계의 아침 레시피와 시리얼 리뷰, 포토 에세이 등을 담아 아침(Achim)을 만들었다. 지금은 아침과 관련된 더욱 다양한 영감과 레시피를 전하고 있다. 지난달 윤진을 만나 아침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매거진 아침(Achim)의 편집장, 윤진. 재미 삼아 한 호만 만들려던 매거진이 23호까지 이어졌다. 사진 송미성 아침이라는 시간에 꽂힌 계기는요. 뉴욕에서 유학하던 20대 초반 자기 통제력을 되찾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시 홀로 낯선 땅에 있다는 현실이 불안했고, 규칙적인 루틴 없이는 그 불안에 내가 너무나 흔들릴 것 같았죠. 또한 뉴욕에선 다양한 문화가 주는 자극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이 자극으로 생긴 귀한 영감을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매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전날 본 것과 들은 것, 만난 사람들, 나눴던 대화 등을 기록했어요. 그때 아침의 효용을 체감했죠. 외부의 방해 없이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거든요.    매거진 아침(Achim)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한국에 돌아와서 아침에 얻은 영감을 종이와 같은 물성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욕구를 느꼈어요. 유학 시절 보고 듣고 먹은 것, 만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의 지면으로 충분히 구성될 수 있겠더라고요.   아침 루틴을 소개해주세요. 가장 먼저 사과 식초를 물에 희석해서 한 잔 마셔요. 간단한 묵상 후 한 시간 정도 매거진의 글감을 탐색합니다. 그리고 나면 요가를 하고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씻어요. 뉴스나 음악을 들으면서 아침을 먹습니다. 외부의 소리를 들으면서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한달까요. 기본적인 틀은 이렇고, 여기에 유동적인 일정이 추가되죠.    아침 식사 메뉴는요.    간단하지만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선호하는데 시리얼과 요거트를 주로 먹어요. 건강하게 아침을 먹고 시작할 때의 기분이 너무 좋고 온종일 그 만족감이 이어지거든요. 이렇게 자연스레 삶의 질을 올릴 수 있는 식문화에 관심이 많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식문화를 말하는 걸까요.  빠르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법이요. 바쁜 일정을 잘 소화하기 위해선 끼니를 거르면 안 돼요. 간소하더라도 제때 식사하며 나를 건강하게 채워야 합니다. 국내에선 식사 대용품이라고 하면 달달한 간식 수준의 시리얼과 에너지바 등이 전부지만, 해외에는 건강한 제품이 많아요. 매거진을 통해 건강한 간편식을 발굴해 소개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이, 다양하게 발굴해가고 싶어요. 그리고 맛과 영양의 균형을 궁리하며 하루 세끼를 설계하는 과정이 너무 재밌어요. 제가 가장 중시하는 삶의 가치가 균형이거든요. 예컨대 전 매일 요가를 하는데, 너무 배고프면 힘을 쓸 수 없고, 너무 배부르면 동작이 굼떠지잖아요. 이를 고려해 운동 전후로 달걀과 곡물 셰이크 등 가볍게 에너지원이 될 것을 먹어줘요. 그처럼 부드러운 식감의 요기 후엔 든든한 한식으로 점심을 먹고요.    매거진 아침(Achim)에서 만든 시리얼북. 113개 브랜드의 시리얼 상자 300종을 소개한다. 사진 Achim   시리얼에 특별한 애정을 갖는 이유는요.   미국에선 아침에 시리얼을 즐겨 먹잖아요. 저도 자연스럽게 각종 시리얼을 접하게 됐는데, 패키지 디자인이 하나같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제 아침에 예쁜 상자에 담긴 시리얼을 등장시키고, 그걸 예쁜 그릇에 담아 한 끼를 정성껏 먹는 기분에 취했죠. 그렇게 세계 각국의 시리얼을 직구하고, 패키지를 하나둘 모으다 보니까 어느덧 먹어본 시리얼 종류가 500개가 넘더라고요. 저에게 시리얼은 배를 채우기 위한 식사를 넘어 진정한 취미이자 엔터테인먼트예요.      집 곳곳에서 매거진과 관련된 소품과 포스터가 눈에 띈다. 사진 송미성   아침 식사 필수 아이템을 꼽자면요.   볼이요. 매일 아침으로 요거트나 시리얼을 먹으니까요. 칠 때 ‘통통’ 소리가 나는 가벼운 볼을 좋아하는데 특히 법랑 그릇을 좋아하고 아껴요 한국에서 생산되는 법랑 브랜드가 많지 않은데 최근 남대문에서 너무 예쁜 법랑 그릇을 만드는 국내 브랜드를 찾았어요. 그런 발견이 식사에 재미를 더하죠.    만족스러운 아침을 가름하는 기준은 뭔가요. 아침 먹기, 요가 하기 등의 아침 일정을 차질 없이 완수하는 거요. 그 성취감이 만족스러운 하루를 이끄는 정신적 동력이 돼요. 저에게 아침은 ‘윤진 중심적인 시간’이에요. 그 누구의 방해 없이, 연료를 풀로 채우는 시간이죠. 그래서 아침엔 매우 예민해요. 어떤 연락도 받지 않고, 제가 계획한 대로만 움직이죠. 그러나 이 시간이 채워지면 그 이후의 시간에선 굉장히 유연한 사람이 돼요. 상대의 뜻대로 맞춰줄 여유가 생기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예민해지지 않죠. 아침에 충전한 내부의 에너지가 외부의 부정적 타격을 막아준달까요.     집에서의 식사는 주로 어떻게 해결하죠. 직접 요리해 먹어요. 배달요리도 아예 안 시키고요. 저는 소위 ‘냉장고 털어먹기’를 놀이처럼 즐깁니다. 레시피를 잘 몰라도, 재료 몇 개가 없어도 괜찮아요. 탄수화물, 단백질 등 필수 영양소 간의 밸런스가 크게 깨지지 않는 한, 집에 있는 식재료로 뭐든 만들어 봅니다. 마음을 가볍게 먹으면 요리는 매일의 놀이가 돼요. 또 음식이란 내 몸속으로 직접 들어오는 거잖아요. 이처럼 확실한 자극을 주는 놀이가 있을까 싶어요.      지난 겨울에 발행된 아침(Achim) 23호. 집을 주제로 한 에세이와 인터뷰, 시리얼 리뷰 등을 담았다. 사진 Achim   집밥을 뭐라고 생각하나요.    예전에는 집밥이라 하면 ‘본가에서 먹는 엄마가 해준 밥’을 떠올렸는데요. 그럼 홀로 하는 식사는 집밥이 아닐까요. 그것도 집밥이죠. 독립 후 저에게 집밥은 하나의 ‘놀이’예요. 뇌와 손을 휴대폰과 컴퓨터로부터 해방시키는 감각 놀이요. 부담 없이 창의력을 발휘해보는 활동이죠. 말도 안 되는 메뉴들도 많이 만들어요. 오늘 싼 점심 도시락도 토마토랑 미니 양배추를 구워, 병아리콩과 달걀을 곁들인 저만의 메뉴죠. 지나치게 간소하지만(웃음), 그렇게 내 손으로 만든 집밥은 완성도와 양을 떠나서 포만감이 높아요.     최근에 만든 집밥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시리얼 팬케이크요. 팬케이크에 크리스피한 시리얼을 토핑으로 올렸는데 무척 맛있었어요. 팬케이크는 주말 아침에 한 주간 고생한 나에게 보상처럼 만들어 주는 요리인데, 좋아하는 시리얼까지 더하니 두배 더 행복하더라고요. 거창한 요리는 아니더라도 나만의 레시피를 찾아가는 과정이 즐거워요.   집에 다른 이를 초대하기도 하나요.    네. 지인들과 자연스럽게 연락이 닿아 밥 한번 먹자는 말이 나오면 “그냥 우리 집에 와. 요리해줄게”라고 해요. 퇴사하기 전엔 회사 동료들을 집에 자주 초대했어요. 저를 시작으로 회사에서 집들이가 하나의 놀이처럼 되어 자취하는 팀원들끼리 돌아가면서 집들이를 하기도 했죠. 상대에게 정성을 담아 예쁜 한 끼를 차려주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잖아요.     식사 초대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요.    사적인 생활공간을 보이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그렇기에 구구절절 나를 설명하지 않아도 돼서 편해요. 이 사람이 무슨 향수를 뿌리는지, 읽는 책이 뭔지, 어떤 색을 좋아하고 어떤 성격인지, 집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잖아요. 집에서 함께하는 식사만큼 효과적인 자기소개, 또 관계 맺기에 좋은 시작이 없죠.     ■ 윤진의 아침 레시피, 프렌치 토스트 「 프렌치 토스트. 사진 윤진 재료 (1인분)   식빵 1장, 우유 3/2컵, 달걀 2개, 버터 조금, 시나몬 가루 조금, 바닐라 에센스 1작은술, 그래놀라 한 줌, 메이플 시럽 만드는 법 ① 옴폭한 그릇에 달걀을 먼저 푼 뒤 우유, 시나몬 가루 그리고 바닐라 에센스를 넣고 잘 섞어준다. ② 식빵을 ①에 푹 적셔 잘 흡수시킨다. ③ 포크로 꾹꾹 눌러주면 도움이 된다. ④ 하루 동안 냉장고에 넣어두고 충분히 흡수될 수 있도록 한다. ⑤ 팬에 버터를 올려 골고루 녹이고 약불에 예열해 준다. ⑥ 3분 정도 예열한 팬에 식빵을 올린다. 앞뒤로 골고루 익힌다. ⑦ 그래놀라나 살짝 부순 시리얼을 토핑으로 올린다.   ⑧ 좀 더 달콤한 맛을 원한다면 마지막으로 꿀이나 메이플 시럽을 뿌려준다. 」    황희원 쿠킹 인턴기자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 [쿠킹] 요즘 핫한 베이글, 집에서 맛있게 즐기는 법 "맛집서 메뉴 고르기 힘든 이유? 자신의 취향 몰라서죠" [쿠킹] 으슬으슬 추운 아침, 몸을 따뜻하게 데우는 수프 한 그릇 [쿠킹] [쿠킹] 손맛 좋은 할머니와 자유로운 손녀의 영화 같은 일상과 요리

    2023.02.09 09:00

  • 정관 스님 "음식은 탐내서 먹으면 병, 성글게 먹으면 약" [쿠킹]

    정관 스님 "음식은 탐내서 먹으면 병, 성글게 먹으면 약" [쿠킹]

    사찰 음식의 대가 정관 스님(백양사 천진암 주지)이 지난달 서울을 찾았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운영하는 한식당 ‘수운’과 함께 준비한 ‘선한 테이블’을 위해서다. 정관 스님의 사찰음식과 수운의 한식을 함께 맛볼 수 있는 행사로,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도시락을 전달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조용히 열고 싶다’는 정관 스님의 뜻대로 홍보하지 않았지만, 스님의 음식을 맛보고 선한 일에 동참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예약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디너 전석이 매진됐다. 디너를 앞두고 준비 중인 스님을 만났다.     사찰음식의 대가, 정관 스님이 수운과의 콜라보 디너 '선한 테이블'을 위해 서울을 찾았다. [사진 수운]   레스토랑과 하는 협업 자체가 모험이셨을 것 같아요.  수운의 임대한 셰프가 사찰음식을 배우겠다며 동료들과 천진암을 찾아왔고 열심히 배우더니, 협업하자고 하더라고요. 처음엔 듣자마자 거절했습니다. 사찰음식과 우리나라의 발효에 대해 알리기 위한 강의엔 관심이 많지만, 행사, 특히 상업 행사는 하지 않거든요. 그런데도 끈질기게 부탁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해보니, 코로나 19로 모두가 힘들 때, 특히 매끼 다른 이들을 위해 요리하는 셰프들, 그리고 한 해 동안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는 것도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디너에는 셰프들이 많이 왔는데, 요리하며 소통하는 사람들과 마주하고 보니 그 자체가 조화롭더라고요. 음식을 통해 서로 배려하고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보내서, ‘참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셰프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 것 같아요.   음식을 하는 것은 저에겐 수행입니다. 음식으로 마음을 주고받고, 소통하죠. 수행을 하면서 보니, 요리하는 사람들의 노고가 보이더라고요. 특히 셰프라는 직업은 정신적·육체적으로 무척 힘든 일이에요. 항상 다른 사람의 눈치를 봐야 하잖아요. 함께 일하는 사람, 음식을 먹는 사람의 감정까지 챙겨야 합니다. 그런 셰프들을 보면 마음이 쓰리고 아프더라고요.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없고 따뜻한 밥 한 끼 해줄 테니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이번 행사도 참여하게 되었어요.    선한 테이블에서 선보인 정관스님의 음식.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주전부리와 겨울 모듬전, 흑임자깨죽. 수운의 대표 메뉴인 금태솥밥과 대세 잣즙 냉채등도 함께 준비됐다. [사진 수운]   셰프들도 정관 스님을 존경하고 따른다. 장을 담거나 김장하는 날에는 전라남도 장성까지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스님을 찾아온다. 비단 국내 셰프뿐만 아니다. 2017년 넷플릭스의 음식 다큐멘터리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에 출연해 사찰음식을 알린 덕에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셰프들도 찾는다. 지난 3월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Asia’s 50 Best Restaurants) 2022’가 세계 요리업계에 영감을 준 인물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공로상(Icon award)’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쟁쟁한 셰프와 업계 고수들이 모여 농사지은 배추를 뽑아 절이고 양념해서 버무려 단지에 묻기까지 한마음으로 김장하고, 표고버섯 밥과 국수말이를 나눠 먹는 일은 백양사 천진암의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젊은 사람들이 사찰음식에 빠졌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사찰음식은 본래 스님이 수행하면서 먹던 음식이에요. 그래서 정말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운만 얻을 수 있게 만들어 음식에 거품이 없어요. 음식은 필요한 것보다 더 먹으면 숨이 가쁘고 소화가 안 되고 몸이 무겁고 그러다 보면 잠이 오고 게으름이 나죠. 그렇게 먹으면 건강도 해쳐요. 최근 먹고 사는 것이 넉넉해져 과하게 먹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또 고기와 빵 위주의 서구화된 식사를 많이 하면서 몸이 지쳤을 겁니다. 그래서 반대로 필요한 만큼만 먹는 사찰음식에 관심이 생긴 것이 아닐까요. 본디 음식은 잘 먹으면 본전, 탐내서 먹으면 병, 그대로 성글게 먹으면 내 몸에 약이 되거든요.    천진암에서 요리를 하고 있는 정관 스님. 백종현 기자   직접 농작물을 기르시죠.    텃밭에서 자라는, 그대로 놔둡니다. 씨앗을 뿌리면 햇빛과 눈, 비, 바람이 키웁니다. 자연과 함께 기르는 거예요. 사람이 보기 좋으라고, 화학 비료를 쓰고, 생김새를 다듬고, 빠르게 자라게 하면 될까요. 비뚤어지고 흙 묻은 채소가 내 몸을 살리는 약이에요. 이렇게 농사를 짓고 먹는 건 자연을 살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내가 변해야 지구도 환경도 바뀐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유난히 추위가 매서운 겨울입니다. 요즘 먹으면 좋은 음식은 뭘까요.  추운 겨울엔 체온을 뺏기지 않고 조절해주는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무·배추·연근·우엉은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채소예요. 그리고 한겨울엔 밭에서 나는 채소를 구하기 힘들잖아요. 절에선 이때, 1년 내 농사지어놓은 뿌리채소나 제철에 삶고 데치고 말려 보관한 나물, 간장, 된장, 고추장에 박아둔 절임음식 등을 먹어요.    정관 스님은 인터뷰를 마치며 “음식으로 차디찬 몸과 마음을 녹이며 한해 마무리를 잘하시고, 새해에도 좋은 일과 평화로운 인연이 생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새해에는 “좋은 인연과 함께 배려하고 나누는 마음으로, 음식을 통해 인연을 만들고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관련기사 "맛집서 메뉴 고르기 힘든 이유? 자신의 취향 몰라서죠" [쿠킹] "배달 시대라도 요리는 선택 아닌 필수! 나와 가족 위해 배워야죠" 지금 놓치면 이 맛 못 봐요! 겨울 바다의 맛, 대게 [쿠킹] [쿠킹] 안경 회사가 만드는 케이크, 반전의 아트를 비추다.

    2022.12.30 09:00

  • "맛집서 메뉴 고르기 힘든 이유? 자신의 취향 몰라서죠" [쿠킹]

    "맛집서 메뉴 고르기 힘든 이유? 자신의 취향 몰라서죠" [쿠킹]

    미식(美食)은 한자가 말해주듯, 아름다움을 뜻한다. 어떤 맛이냐가 아닌, 어떻게 감상하며 먹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실제로 음식을 먹는다는 건 보고 맡고 듣고 만지고 먹는 오감을 자극하는 행위의 예술이다. 이 아름다운 예술을 알리기 위해 자신을 미식 도슨트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다. 프렌치 셰프 이영라다. 그는 “미식 도슨트의 역할은 식재료를 감상하는 심미안을 주는 것”으로 “스스로 취향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의 이력은 독특하다. 법학자가 되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로스쿨을 마친 후 요리와 사랑에 빠졌고, 32세에 요리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오너 셰프로, 호텔의 메인 셰프로, 또 공유주방의 메뉴개발을 맡으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 지금은 각종 식재료를 연구하며 강연을 통해 미식을 알리는 중이다.    주방에서 요리할 때가 가장 신난다는 이영라 셰프. 프렌치 샴페인 바 '르 캬바레 도산'에서 메뉴개발 중인 당시 모습. [사진 이영라] 미식 도슨트를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이 많아요.    도슨트는 예술가의 작품을 잘 감상하게 도와주는 사람이죠. 저는 각각의 식재료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그 하나하나를 잘 감상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는 게 미식 도슨트예요. 더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미식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거죠.     미식은 뭘까요.   허기를 채우기 위한 끼니가 아니라, 나를 채우는 끼니를 하는 모든 과정이에요. 먹는 행위만큼 즐겁고, 단순하고, 필요하고, 그렇기에 위로가 되는 것이 없거든요. 좋아하는 케이크 한 쪽을 먹는 것,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 그것 때문에 아침에 눈 뜨는 사람도 있거든요. 혹은 퇴근해서 찌개에 소주 한 잔 먹는 게 낙인 사람도 있고요. 그 모든 순간이 미식이죠. 파인다이닝에서 코스 요리를 대접받는 것만이 미식이 아니에요. 내가 나를 귀하게 생각하면서 먹는 한 끼, 혹은 한 입조차 미식이에요.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면 커피 한 잔을 내려도 고심해서 원두를 고르고, 정성스럽게 물 온도를 맞추게 되죠. 그 한 잔이 미식의 의식이자 큰 위로예요.    미식에 입문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건요.    시장에 자주 가보세요, 놀이 삼아 때론 운동 삼아서요. 어쨌든 시장에선 그 철에 나는 식재료를 만날 수 있잖아요. 거기에 가면 적어도 '지금이 삼치가 나는 때구나', '감이 나오는 때구나'를 알 수 있죠. 식재료에 대한 지식과 취향이 쌓이고요. 한 끼 정도는 나를 위해 제철 식재료를 찾아서 먹는다거나 대단히 좋아하는 재료로 요리할 수 있게 돼요. 그게 식사의 즐거움을 높이고요. 곧 삶을 윤택하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죠.   생각해보니 저도 어떤 식재료를 좋아하는지 고민해본 적이 없어요.   취향을 알려면 자신을 스스로 끈기 있게 관찰해야 해요. 근데 그 과정을 많이 생략하세요.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취향에 무지하다는 걸 레스토랑을 하며 알게 됐어요. 메뉴를 고를 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여기 뭐가 제일 맛있어요?”예요. 그다음엔 블로그를 찾기 시작해요(웃음). “파워 블로거가 이거 맛있대”라면서요. 나는 오늘 뭐가 먹고 싶고, 나는 이런 음식을 좋아한다는 의견이 없어요. 강연에서 제가 늘 강조하는 말이 있어요. 자신을 애정 어리게 관찰하지 않으면 평생 남의 취향으로 산다는 거예요.      이영라 셰프는 지난 달까지 올리브 오일에 대한 미식 도슨트로 활약했다. [사진 이영라 인스타그램 캡처]   왜 자신의 취향에 무심할까요.   국내 시장의 다양성이 부족해요. 취향을 알려면 다양한 경험에 나를 노출해서 관찰해야 해요. 경험하지도 않고 선호를 알 순 없잖아요. 해외에서 육류를 살 땐 목초 먹인 고기, 곡물 먹인 고기, 어미 젖을 먹다가 곡물까지 먹인 고기 등을 선택할 수 있어요. 사과만 하더라도 최소 8여 품종을 판매하죠. 반면 국내 시장은 판매 품종이 획일화되어 있어요. 육류는 부위별로만 구분되고, 사과는 대게 부사만 있죠. 우유에서 저지방이라는 옵션이 등장한 것도 비교적 최근이에요. 취향에 따라 선택하기보다 규격화된 상품을 고민 없이 집는 것에 익숙한 거죠.   다른 요인은요. 개성을 드러내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강하죠. “전 뭐 안 먹어요”라고 말하길 꺼리잖아요. 까다롭게 보일까봐 대충 다 먹는 척하고요. 여럿이 식당에 가면 다른 이들이 시킨 대로 메뉴를 통일하는 것도요. 그게 각자의 식취향, 내지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까지도 드러내거나 발견하기 어렵게 만들지 않았나 싶어요.     식재료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신 것 같아요.  셰프에겐 식재료가 가장 큰 무기예요. 종일 함께해야 할 사랑하는 대상이고요. 또 내가 요리를 왜 사랑하게 되었나를 곱씹어보면 결국 식재료를 고르고, 다듬고, 맡았던, 오감을 자극하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어요. 어머니가 요리를 참 좋아하시는데요. 매일 3시쯤에 우리 세 자매를 데리고 장을 보러 가셨죠. 집에 와선 우리한테 재료 손질하는 걸 놀이처럼 시키셨고요. 덕분에 어릴 때부터 각종 식재료에 친숙했죠.     이영라 셰프가 만든 산딸기를 얹은 봄나물 비빔밥. [사진 이영라 인스타그램 캡처]   프렌치 양식에 한국 식재료를 접목한 창작 메뉴를 주로 선보이시는데요.   2016년에 세계적인 스페인 셰프인 페란 아드리아를 만난 적이 있어요. 분자 요리의 선구자이자 요리계에서 파격의 아이콘이죠. 당시 그분이 저한테 “영라, 너는 맥주가 뭐라고 생각해?”라고 묻는 거예요. 그야 음료라고 답했죠. 아니래요. 맥주는 메인 디쉬가 될 수도, 드레싱이나 디저트가 될 수 있다는 거예요. 그 말에 충격을 받았어요. 그 후 어떤 재료에도 상상력에 제한을 걸지 않고 접근해요. 예를 들어 이스라엘에서 많이 먹는 채소의 요리법을 봤어요. ‘우리나라 식재료 중 이걸로 대체해서 이렇게 조리하면 더 맛있는 요리가 되겠는데?’를 밤새 구상해보는 거죠.   본인을 위한 요리도 즐겨 하시나요.  그럼요. 전 요리하는 행위 자체를 너무 사랑해요. 틈만 나면 저에게 요리를 해주죠. 퇴근하고 절대 요리 안 하는 셰프들도 많거든요. 반면 전 밖에선 좋은 음식 대접하려고 애쓰고 정작 나에겐 대충 대접하기 싫어요. 반드시 하루에 한 끼는 나를 위한 끼니를 챙겨줘요. 고객을 위한 요리와 나를 위한 요리가 전혀 차이가 없죠. 손님에게 대접하듯 제철 재료를 활용해서 정성스럽게 조리하되, 그때그때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골라요. 맥주나 와인도 한 잔 곁들이고요.   올해가 요리 시작한지 10주년이시죠. 앞으로의 계획은요.   셰프로서 제 목표는 딱 하나에요. 현역으로 이 일을 오래 하는 것. 그러려면 이 시점에서 중간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식재료에 대한 내 전문성이 충분한가에 관해서요. 올해 2월부터 R&D 총괄직을 내려놓고 연구년을 가졌죠. 총 4개의 연구 분야를 정했는데, 지금까지 빵, 유제품, 올리브 오일에 관한 연구를 마쳤어요. 마지막 주제가 우리나라의 해산물이에요. 겨울에 해산물이 가장 다양하게 나오거든요. 내년 2월까지 연구하려고요. 연구가 끝나면 새 프로젝트를 할 예정이에요. 일상에서 미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개설하는 건데요. 레스토랑, 혹은 제철 식재료를 소개하는 팝업 공간이 될 수도 있겠죠. 이를 위해 요리사뿐 아니라 제빵사, 소믈리에, 인테리어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과 ‘느슨한 미식 연대’라는 F&B 컨설팅 그룹을 만들었어요.   황희원 쿠킹 인턴기자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 [쿠킹] 안경 회사가 만드는 케이크, 반전의 아트를 비추다. "내년 4월까지 만석" 30년째 단골 문전성시…이 스시집 비결 [쿠킹] 술 한 잔 안 걸치고는 못 배긴다! 감칠맛 구운 닭 전골 [쿠킹] "배달 시대라도 요리는 선택 아닌 필수! 나와 가족 위해 배워야죠"

    2022.12.29 10:00

  • "배달 시대라도 요리는 선택 아닌 필수! 나와 가족 위해 배워야죠"

    "배달 시대라도 요리는 선택 아닌 필수! 나와 가족 위해 배워야죠"

    스마트폰 버튼만 몇 번 누르면 우리 집 현관으로 파인다이닝급 요리가 배달되는 편리한 시대, 직접 요리하지 않아도 삼시 세끼 먹는 데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마포에서 자연주의를 주제로 요리 교실을 운영하는 김희종 요리연구가는 “가족, 무엇보다 나 자신을 위해 꼭 요리를 배우라”며 “요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 그리고 생존”이라고 강조한다. 내가 나를 위한 요리를 만들 줄 모르면, 나중에 가족이 불편해지기 때문이라고. 옛날, 여행 한번 가기 위해 곰솥 가득 국을 끓여놓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라,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렇다면 어떤 요리를 어떻게 배워야 할까.   자연주의를 컨셉으로 요리교실을 운영중인 요리연구가 김희종. [사진 송미성]   배달로 모든 게 해결되는 시대, 모두가 요리를 잘해야 할까요.   제가 자주 하는 말이 있는데 바로 “스스로 내 몸을 돌볼 줄 알아야 한다”는 거예요. 사찰 음식을 배울 때 스님께서 해주신 말씀인데요, 잘은 아니더라도, 누구나 콩나물국이든 된장찌개든, 아주 간단한 요리는 만들 줄 알아야죠. 그렇게 하나씩 만들어 먹는 습관을 길러야 해요. 그래야 내가 먹고 싶은 음식, 내게 필요한 음식을 만들 수 있거든요. 엄마라면 아이가 어릴 때부터, 결혼했다면 남편이나 아내에게 가르쳐줘야 건강하게 사는 법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어요. 그래야 나중에 서로 편할 수 있고요.     미래엔 배달이나 외식이 더 익숙할 것 같은데요.  어릴 때부터 요리하는 방법과 바른 식습관을 알려줘야 해요. 그래야 나이가 들었을 때 내 건강을 위해, 혹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되죠. 음식을 전혀 할 줄 모르고 배달 음식만 먹고 자라면, 그러한 식습관 자체가 굳어져서, 커서도 배달음식밖에 모르게 되잖아요. 성인이 돼서 갑자기 식습관을 바꾸기 어려우니까, 어릴 때부터 나를 위해 요리하는 법을 아는 건 정말 중요해요.     자연주의를 주제로 한 수업으로 유명하신데, 인기 비결은요.   요리를 시작할 때부터 제철 식재료에 관심이 많았고 자주 활용했어요. 자연스레 주변에 제철 식재료에 관해 묻는 분들이 늘더라고요. 그래서 수업을 하게 됐죠. 수업할수록 레시피도 중요하지만, 식재료를 제대로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야 다음에 수업이 아니더라도 그 식재료를 자신의 요리에 활용할 수 있거든요. 실제로 수업할 땐 절반 정도의 시간은 식재료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편이에요.  구하기 힘든 식재료라면 농장을 소개하기도 하고, 손질법이나 보관법, 활용법 등을 알려드려요.     메뉴를 구성할 때 신경 쓰는 것은요.  식재료만큼 중요한 게 바로 조리법이에요. 밥상에 같은 조리법으로 요리한 재료만 있다면 쉽게 질릴 수 있거든요. 채소 한 가지를 사용하더라도 데치거나 찌거나, 굽거나 아니면 생으로 내는 등 조리법을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해요.   파프리카를 병절임으로 만들었다가 프라이팬밥의 토핑으로 활용한 요리. [사진 송미성] 채소는 오래 두고 먹기 힘들다는 생각에 피하게 돼요.    소포장으로 판매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번에 먹기엔 양이 많게 느껴지죠. 저는 절임이나 피클을 자주 해요. 처음엔 냉장고 안에서 시들어가는 채소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더 다양하게 먹을 수 있을까 연구하다가 시작했는데, 되려 요즘은 절임이나 피클을 만들기 위해 채소를 더 많이 사요. 자투리 채소로 할 수도 있지만, 기왕이면 제일 좋은 상태의 채소로 해야 가장 맛있거든요.     솥밥에 이어 프라이팬 밥 책을 내셔서 화제가 됐는데요, 둘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솥밥은 몇 년 동안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많은 분에게 익숙한데, 프라이팬 밥은 생소해서 더 관심을 가져주시는 거 같아요. 사실 프라이팬이라는 게 일반 가정집부터 자취생까지, 어느 집에나 하나씩은 있잖아요. 그 프라이팬 하나면 근사한 밥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좋아해 주시고요. 솥밥은 밥을 지을 때 채소나 해산물을 넣어 짓는데 간도 약해서 양념장 등을 함께 낸다면, 프라이팬 밥은 팬에 재료와 쌀을 넣고 볶다가 메인 재료를 얹어 조리하다 보니 비주얼이 더 화려하고 여럿이 함께 먹기 좋아요. 저도 지인들을 초대했을 때 주로 만들어요.     밥을 잘 못 짓는 사람도 프라이팬 밥을 만들 수 있나요.   그럼요. 불린 쌀을 프라이팬에 올리고 여기에 좋아하는 재료와 양념을 더 해서 뚜껑 덮고 12분만 기다리면 완성돼요. 솥밥처럼 뜸을 들이거나 불을 조절할 필요도, 물이 넘칠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솥보다 면적이 넓은 프라이팬을 쓰니까, 생선 한 마리를 통째로 올리거나, 꽃게도 그대로 넣을 수 있어요. 비주얼이 화려하고 맛있어 보이니까, 요리 초보라는 건 아무도 모를 거예요.     새우, 오징어, 바지락을 넣은 해산물프라이팬밥. [사진 인스타그램 _foodnstyle_ 캡처] 지글지글클럽의 메뉴로 해산물 프라이팬 밥을 고른 이유는요.  겨울은 해산물이 맛있는 시기잖아요. 토마토와 새우·바지락·오징어 등 해산물의 감칠맛, 여기에 근사한 비주얼까지 갖추고 있어서 연말이나 연초, 가족이나 친구 등 여럿이 함께하는 자리에 냈을 때 가장 잘 어울리는 메뉴거든요. 특히 한국인이 좋아하는 토마토와 해산물 베이스여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좋아할 맛이에요.         요리연구가 김희종의 해산물 프라이팬밥 라이브 쿠킹클래스는 1월 6일 오후 7시 30분 ‘지글지글클럽’에서 만날 수 있다. 지글지글클럽은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를 필요한 양만큼 소분해, 라이브 쿠킹클래스 전날까지 집 앞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온라인으로 셀럽과 함께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요리할 수 있다. 후라이팬밥 외에도 수의사 양바롬의 반려견 보양식, 연희동의 인기 요리교실 나카가와 히데코의 비프카츠, 건강식 전문 요리연구가 윤지아의 저탄수 명란대파크림파스타 등 다양한 클럽이 준비되어 있다. 라이브가 끝나는 날에는 각 클럽의 쿠킹 박스가 펀딩 방식으로 오픈되어 라이브 후에도 클럽에서 배운 요리를 다시 만들어 볼 수 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관련기사 "내년 4월까지 만석" 30년째 단골 문전성시…이 스시집 비결 홈파티에 와인 준비했다면, 반주까지 가능한 '이것’ 만들어야죠 [쿠킹] 지금 놓치면 이 맛 못 봐요! 겨울 바다의 맛, 대게 [쿠킹] 반려견 위한 보양식 한 그릇으로 견생 20세 시대 준비해요 [쿠킹]  

    2022.12.27 10:31

  • 반려견 위한 보양식 한 그릇으로 견생 20세 시대 준비해요 [쿠킹]

    반려견 위한 보양식 한 그릇으로 견생 20세 시대 준비해요 [쿠킹]

    ZGZG MEET ⑦ 반려동물 영양학 전문 수의사, 양바롬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키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 중 하나다. 빈말은 아니다. 몇 년째 급속도로 성장 중인 펫 관련 산업이 그 증거다. 최근엔 ‘홈메이드’가 주목받고 있다. 반려견의 건강을 우선시하며 신선한 재료로 직접 만들어 믿을 수 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어하는 반려인도 늘고 있다. 반려동물 영양학 클리닉을 운영 중인 양바롬 수의사에게 펫 푸드에 관한 이야기와 기호성 좋고 영양도 뛰어난 펫 푸드 만드는 법에 대해 들어봤다.   반려견의 건강을 위해 직접 요리를 하는 반려인들이 늘고 있다. [사진 unsplash] 영양학 전문 수의사가 된 계기가 궁금해요. 어릴 적에 집에서 동물을 굉장히 많이 키웠어요. 거의 동물농장 수준이었죠! (웃음) 많은 동물과 함께 자라다 보니 ‘이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수의대에 갔는데, 가보니까 수의학도 분야가 굉장히 다양하더라고요. 제가 또 먹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다 보니, 반려동물도 매일 먹는 먹거리로 건강을 지켜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영양학 전문 수의사가 되었죠. 지금도 식이 문제로 상담받고 간 친구들이 밥을 잘 먹는다는 연락을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반려동물 영양학 클리닉에는 누가 찾아오나요. 기본적으로는 아픈 아이들과 보호자가 찾아오세요. 아픈 아이가 밥을 먹지 않으면 보호자 입장에서 굉장히 걱정되잖아요. 그래서 반려견이 왜 안 먹는지, 어떻게 하면 잘 먹을 수 있는지 원인과 해결책을 찾고 싶어 하세요. 그런데 요즘은 좀 달라졌어요. 특별히 어디 아픈 곳이 없더라도 예방 차원에서 영양 컨설팅받으러 오는 보호자가 점점 늘고 있어요. 편식이 심하거나 물을 잘 먹지 않아 오는 경우도 있어요. 의외죠? 강아지가 물을 잘 먹지 않는 것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음수량은 생각보다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치거든요. 이런 정보를 먼저 접하고 중요성을 깨달은 분들이 점점 더 많이 찾아오고 계세요.     반려견이 직접 만든 화식을 먹으면 좋은 점은 무엇일까요. 조금 전 이야기한 ‘음수량’이요. 사료는 영양적인 면에서 나무랄 데 없지만 음수량까지는 채워줄 수 없거든요. 반려견이 사료도 잘 먹고 물도 잘 마신다면 문제가 없지만, 사료만 먹고 물을 잘 마시지 않는다면 건강에 서서히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럴 때 화식이 도움이 돼요. 화식은 말 그대로 불에 익혀 조리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펫 푸드는 생식과 화식으로 나눌 수 있어요. 각각 장단점이 있는데 저는 더 안전하게 급여할 수 있는 화식을 추천해요. 신선한 재료를 찌고, 삶고, 볶아서 만들다 보니 사료보다 훨씬 더 수분 함량이 높죠. 물을 따로 먹지 않는다고 해도 식사에서 어느 정도의 음수량을 채워줄 수 있어요. 또 하나의 장점은 반려견 맞춤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겠네요. 반려견도 사람처럼 저마다 체질이 달라요. 나이가 많지 않아도 치아가 좋지 않을 수 있고,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도 있어요. 시판 사료가 아닌 직접 만든 화식은 그날그날 반려견의 건강과 컨디션을 고려해 급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죠.      지글지글클럽에서 반려동물을 위한 쿠킹 클럽을 여는 양바롬 수의사. [사진 지글지글클럽]   집에서 반려견을 위한 음식을 만들기 전 알아야 할 팁이 궁금합니다. 처음 급여해보는 식재료는 꼭 알레르기 테스트를 해야 해요. 따로 익혀서 소량만 먼저 먹여보고 두어 시간 지켜보는 거예요. 눈물이 나진 않는지, 갑자기 어딜 긁거나 핥지는 않는지 살펴보세요. 생각보다 알레르기를 가진 반려견이 많아요. 좋은 마음으로 정성껏 요리했는데 그것 때문에 반려견이 아프면 속상하잖아요. 화식을 하면서 수집한 알레르기 정보는 시판 제품을 선택할 때도 유용합니다, 반려견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재료를 피할 수 있으니까요. 식재료를 안전하게 준비하는 것이 펫 푸드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재료 준비를 마쳤다면 믿을 만한 곳에서 제공하는 레시피를 따라 반려견에게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주세요. 의외로 반려견도 뚜렷한 취향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걸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할 거예요.    지글지글클럽에 첫 메뉴로 반려견용 스튜를 선택하셨어요. 어떤 반려견에게 추천하나요. 누차 강조하고 있는데요, 평소 물을 잘 먹지 않는 반려견이요. 밥에 스튜를 끼얹어 주기 때문에 음수량을 보충할 수 있거든요. 채소도 많이 들어가는 메뉴라 채소 안 먹는 반려견에게도 추천합니다. 여러 가지 채소를 작게 썰어 돼지고기와 함께 볶아 만들기 때문에 아이들이 채소를 잘 먹습니다. 먹는 모습을 보시면 ‘어? 우리 애가 이렇게 채소를 잘 먹었나?’ 싶으실 거예요. 마지막으로 돼지고기가 들어갔기 때문에 기력 보충이 필요한 반려견을 뽑겠습니다. 돼지고기를 줘도 되는지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기름기가 많은 부위만 피하면 돼지고기도 반려견에게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에요. 여기에 파인애플을 넣어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소화도 잘되고요. 이미 지글지글클럽과 함께 사전 리허설 겸 다양한 반려견을 초대해 기호성 테스트도 마쳤어요. 견종, 연령 가리지 않고 잘 먹더라고요. 2023년을 맞이해 우리 댕댕이에게 든든한 보양식 한 그릇 선물하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꼭 한 번 들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라이브 쿠킹 클래스에서 배울 수 있는 반려견용 스튜. 사진 지글지글클럽   양바롬 수의사의 맛있고 건강한 반려견 보양식 라이브 쿠킹클래스는 1월 7일 오후 5시 ‘지글지글클럽’에서 만날 수 있다. 지글지글클럽은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를 필요한 양만큼 소분해, 라이브 쿠킹클래스 전날까지 집 앞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온라인으로 셀럽과 함께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요리할 수 있다. 반려견 보양식 외에도 요리연구가 김희종의 해산물 프라이팬 밥, 연희동의 인기 요리교실 나카가와 히데코의 비츠카츠, 건강식 전문 요리연구가 윤지아의 저탄수 명란대파크림파스타 등 다양한 클럽이 준비되어 있다. 라이브가 끝나는 날에는 각 클럽의 쿠킹 박스가 펀딩 방식으로 오픈되어 라이브 후에도 클럽에서 배운 요리를 다시 만들어 볼 수 있다.     안혜진 에디터 an.hyejin@joongang.co.kr   관련기사 올해 크리스마스? 직접 만든 구겔호프 케이크로 준비해요. 제철 굴을 바삭바삭 튀겨 올린 따뜻한 국수 한 그릇 [쿠킹] [쿠킹] "고기 요리는 다 좋아한다고? 강아지도 취향이 있죠." 중식이 어렵다고? 중식 대가에게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어

    2022.12.20 10:00

  • [쿠킹] 안경 회사가 만드는 케이크, 반전의 아트를 비추다.

    [쿠킹] 안경 회사가 만드는 케이크, 반전의 아트를 비추다.

    올해 하반기에 출시된 버거 케이크. 차례로 '어니언 피클 버거' 케이크와 '콘 라멘 버거' 케이크. 사진 NUDAKE   케이크에 오이? 아스파라거스? SNS가 발칵 뒤집혔다. 뿐만 아니다. 산봉우리처럼 생긴 먹물 페이스트리를 손으로 찢어 먹는 ‘피크’ 케이크, 짭짤한 어니언 크림에 초콜릿 시트 패티, 치즈, 피클을 더한 ‘어니언 피클 버거’ 케이크까지.   '발칙하고 엉뚱한 빵'을 선보이는 이들은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에서 만든 디저트 브랜드, 누데이크다. 누데이크란 이름은 New, Different, Cake 세 단어를 조합한 것. 새롭고 다른 케이크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패션 회사의 빵다운 출사표다. 지난 1일 누데이크 F&B의 수장 장다연 디렉터를 서교동 사옥에서 만났다. 어디까지 도발적일 수 있을까.   베이킹을 시작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항상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욕구는 있었어요. 어떤 매체로 표출할지를 몰랐을 뿐이죠. 다만 어릴 때부터 미술을 했기 때문에 일단 미대를 가야겠거니 생각했어요. 막상 미대에 합격하니 알겠더라고요. 대학에서 배우고 싶은 게 전혀 없다는 걸요. 결국 입학을 포기하고, 대신 다양한 브랜드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았어요. 그 중 일하던 갤러리 카페에서 갑자기 케이크 납품이 펑크가 났어요. 그러니까 사장님이 네가 한번 만들어보라는 거예요. 타의로 시작한 베이킹이었지만 하면 할수록 더 잘하고 싶다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케이크가 제 예술적 영감을 담아내는 매개체가 되는 점도 매력적이었고요.     누데이크엔 어떻게 합류하게 되신 건가요.   그 전까지 한남동에서 케이크 납품점을 운영했어요. 장사는 잘됐으나 살인적인 업무 강도에 번아웃이 왔죠. 베이킹을 그만두고 싶었어요. 결국 가게를 닫고 런던 여행을 가기로 결심했어요. 근데 런던으로 떠나기 직전, 인디 밴드로 활동하는 지인이 이런 말을 해주더라고요. 나도 음악이라는 예술을 하지만 베이킹만큼 오감을 모두 충족시키는 예술이 없다고요. 비행기를 타고 가는 14시간 동안 그 말을 곱씹었어요. 진짜 없는 거예요. 떠난 걸 후회하던 그때, 아는 언니한테 연락이 왔어요. 지금은 우리 팀의 파트장을 맡은 언닌데요. 젠틀몬스터에서 새 프로젝트를 계획 중인데, 한번 만나서 얘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고요. 우주가 보내는 신호 같더라고요(웃음). 곧바로 한국으로 돌아와 언니를 만났고, 누데이크의 방향성을 듣는데 너무 흥미로웠어요. 얼른 합류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죠.   장다연 디렉터. 사진 장다연   그럼 베이킹을 독학으로만 익히신 건가요.   네. 그저 원하는 케이크가 나올 때까지 수십 번씩 구워봐요. 맨땅에 헤딩하듯이요(웃음). 자격증을 따거나 유학을 가는 것도 고민해봤지만, 주변인들이 극구 말리더라고요. 너만의 색을 잃어버릴 거라고요. 물론 제가 틀을 깨는 디저트로 주목받을 수 있던 건 정석의 베이킹을 모르기 때문도 있어요. 전공자라면 절대 갖지 않을 반문을 던진 거든요. ‘왜 이런 맛은 안 돼? 왜 그런 모양으로만 만들어야 해?’ 식으로요. 역설적으로 무지가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기도 하죠.       베이킹의 가장 큰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결코 예측할 수 없는 거요. 케이크의 디자인은 어느 정도 예정할 수 있지만, 맛은 아니거든요. 직접 만들어 먹어봐야만 알 수 있죠. 그래서 어렵지만, 그래서 흥미로운 것 같아요. 상상의 제한이 없잖아요. ‘이 재료를 넣으면 어떨까? 이 온도에 구우면 어떨까?’ 등등 끊임없이 새로운 레시피를 고민하게 돼요. 시도할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하죠.       본인의 직업을 비주얼 베이커(visual baker)라고 소개하시는데요. 보는 음식에 주목하시는 이유는요.   단순해요. 보기도 좋은 게 먹기도 좋으니까요. 먹는 게 예쁘면 안 된다는 법도 없잖아요(웃음).     떠올려보면 우린 어릴 때부터 음식으로 장난치지 말라는 말을 듣는다.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음식 앞에서 행동을 절제하길 익힌다. 누데이크가 품은 의문은 이것. “왜 음식 가지고 놀면 안 돼?” 음식도 예쁘고 재미있을 수 있다는 문제 의식에서 그녀의 '뭔가 다른' 빵이 탄생했다.      누데이크의 지향 키워드가 ‘WEIRD BEAUTY’라고 들었어요. 실제로 잘라먹는 것이 아닌 찢고 포개 먹는 케이크를 만들고, 손톱만한 크기의 크루아상을 내놓죠. 기존에 없는 파격적인 디자인에 주목하시는 이유가 뭔가요.  말씀드렸듯 전 보기도 좋은 디저트를 만들고 싶어요. 근데 그 ‘보기 좋다’는 것의 기준이 정해진 게 아니잖아요. 정갈한 한정식이나 파인다이닝의 코스 요리만이 보기 좋은 음식은 아니죠. 패션 장르에 대중적인 한복, 제복 외에 오트쿠튀르 시리즈도 있듯이요. 음식도 정형화된 미 대신 창작자의 개성을 적용할 수도 있죠. 제가 일부러 고객에게 기괴한 충격을 주는 걸 목표하는 것이 아니에요. 제 취향과 심미안이 그런 걸요. 애초에 서브컬처에 관심이 많고, 새롭고 엉뚱한 상상을 즐기거든요.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구현할 뿐이죠.    누데이크의 피크 케이크. 손으로 검은 페이스트리를 찢은 뒤 흘러나오는 말차 크림에 찍어먹는다. 사진 NUDAKE   대중성보다 예술성을 우선한다는 말로 들리네요. 베이킹을 마치 작품 활동처럼 행하시는군요. 네. 전 제빵사도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요. 모든 작품이 대중성을 지닐 순 없잖아요. 누군가는 새롭고 재밌는 걸 시도해야죠. 그럼으로써 대중에게 놀라운 경험을 선사하고, 음식이 줄 수 있는 색다른 재미를 알리고, 디저트의 장르를 넓힐 수 있다면 충분해요. 그런 의미를 막론하고, 디저트를 통해 저를 표현하는 것이 너무 재밌어요. 그저 우리(누데이크)가 재밌게 하는 걸 솔직하게 보여드리는 거죠. 그리고 점차 더 많은 분이 그걸 좋아해 주고 계시고요.     베이킹을 위한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음악, 패션, 영상, 책,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요. 못 알아듣는 50년대의 외국 다큐멘터리를 틀고 제멋대로 해석해보기도 하고요. 심지어 누군가와 싸우다가 상대의 대사에서 영감을 얻기도 해요.     각종 사물을 본뜬 케이크를 작업하는 누데이크의 'TEST' 프로젝트. 해당 작업물 중 하나인 타비부츠 케이이크. 사진 장다연 인스타그램 캡처   가장 최근에 영감을 얻은 곳은요.   오늘 한 직원이 초록색 패딩을 입고 왔는데 그 모습이 너무 앳돼 보이는 거예요. 제 어린 시절이 연상되더라고요. 문득 초등학생 때 공갈빵을 조금씩 뜯어 먹길 좋아했던 게 떠올랐어요. 그처럼 속이 빈 케이크를 만들고 안에 특별한 내용물을 넣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음악에서 얻은 영감을 어떻게 베이킹으로 시각화하시는 건가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많이 해요. 예컨대 아주 느린 비트의 음악을 들어요. 이 음악을 어떤 맛과 색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거죠. ‘신맛이 많이 들어가면 안 될 것 같다. 무게감이 있는 비트니까 어두운색으로 표현해야 할까? 표면은 새하얀데 잘랐을 때 검은색 크림이 쏟아져 나오는 건 어떨까?’ 이런 식으로요.     업무 외 개인 작업도 하시는 이유는요.   아무래도 회사에서의 작업은 제 주관을 타협해야 하는 지점이 많아요. 판매해야 하니까요. 온전한 제 소유의 작품이라고 느끼기 어렵죠. 또 지인들을 위한 커스텀 케이크를 자주 만드는데요. 받은 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게 낙이 돼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작업의 일부를 공유한다는 건 특별하잖아요.       가장 최근에 만든 개인 작업물이 뭔가요.  제 생일 케이크요. 작년 생일엔 알을 깨고 나오는 모양의 케이크를 만들었죠. 올해는 르네 마그리트의 ‘beautiful reality’라는 작품을 오마주했어요. 사과 위에 식탁이 올려진 그림인데, 역발상의 의도가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하는 일도 결국 역전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저에게 선물하고 싶더라고요.     장다연 디렉터가 만든 본인의 생일 케이크. 사진 장다연 인스타그램 캡처   앞으로의 목표는요. 늘 설레는 마음으로 베이킹하고 싶어요. 이 일 외엔 하고 싶은 게 없거든요. 언젠간 질릴 수도 있겠지만, 그 시기가 최대한 늦길 바라죠. 더불어 우리의 작품이 끊임없이 대중의 관심을 촉구했으면 해요. 그 관심이 음식을 다루는 사람들이 아티스트로서 인정받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요. 사용하는 재료가 다를 뿐, 요리도 결국 예술의 일환이거든요.    

    2022.12.17 10:00

  • 올해 크리스마스? 직접 만든 구겔호프 케이크로 준비해요.

    올해 크리스마스? 직접 만든 구겔호프 케이크로 준비해요.

    ZGZG MEET 6. 공식 보다 호기심이 먼저, 베이커 고운정     한식·중식·양식 등 요리의 다양한 카테고리 중에서도 베이킹은 과정이 예민하기로 손꼽힌다. 온도나 습도의 변화, 오븐의 성능에 따라서도 맛과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베이킹은 과학'이라고 말할까. 하지만 까다로운 만큼 매력적이다. 제주도 조천읍 선흘리에 자리한 베카신을 운영하는 고운정 대표는 몸으로 부딪혀가며 베이킹을 배우는 동안 그 매력에 푹 빠졌다. 홍보 일을 하다 카페 브랜딩을 고민하던 친구를 돕기 위해 찾은 제주도의 하루하루가 그를 베이킹의 길로 이끌었다.    물론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정성스레 반죽해 오븐에 넣었다 꺼낸 빵이 기대와 전혀 다른 형태로 나오길 수백, 아니 수천번. 매대에 올리지 못하고 휴지통으로 간 빵이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머릿속에 주입된 공식이 없었기에 자유로웠다. 그렇게 나온 빵은 개성이 물씬 풍긴다. 즐겨 먹던 아이스크림을 떠올리며 만든 '말차 브라우니'나 '메가톤 갸또 쇼콜라' 등 베카신에서만 맛볼 수 있는 빵은 제주를 넘어, 육지에 사는 단골을 만들었다.  제주도 선흘리에 자리한 베이커리 카페 '베카신'의 고운정 대표. 베이킹에 입문한 지 5년차인 그는 자신만의 레시피로 독창적인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황정옥 기자   베카신의 빵은 개성이 넘쳐요.   '개성 있다'거나 '특이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아무래도 체계적으로 공부한 게 아니다 보니까 틀이 없는 거 같아요. 예를 들어, 요리에 쓰는 크림을 빵에 얹거나, 익숙한 바질 대신 시금치로 페스토를 만들어서 사용하는 것처럼요. 이러한 점을 신선하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제가 어릴 때 아이스크림 중에 메가톤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그 맛을 떠올리며 캐러멜에다가 커피를 넣고 여기에 젤라틴을 넣어서 조합했는데 한입 드시면 이래서 메가톤이라고 얘기하세요. 이렇게 제 의도를 알아주실 때 행복하죠. 말차 브라우니는 묵직한 식감의 브라우니 안에 직접 끓인 팥을 넣고 말차크림을 올렸어요. 생크림이 아니라 가나슈를 이용해 아이스크림 같은 식감이 특징이에요.     베이킹은 요리를 잘하는 사람에게도 어려운 분야죠.    맞아요. 제게 베이킹은 빈 괄호예요. 아직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니 늘 어렵게 느껴져요. 베이킹 자체가 어렵고 섬세한 과정이기도 하고요. 버터를 태우거나, 녹이거나, 실온에 뒀거나, 차가운 상태 그대로 쓰거나 같은 버터라도 온도에 따라 빵의 질감이 너무 많이 달라져요. 저는 전문적으로 요리학교에 다닌 게 아니다 보니까 실제로 온도별로 다 해보고 차이를 깨닫고, 그다음에 이론을 공부하니까 이해가 빨리 됐어요. 버터를 녹이지 않고 실온 상태로 넣었더니 빵이 뭉쳐서 나오거나 하는 것처럼요.     베카신의 케이크와 구움과자들. 사진 베카신 인스타그램 힘들고 어려워도, 계속 베이킹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요.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예를 들어 180도에서 구워야 하는 빵을 실수로 오븐의 온도를 140도로 설정해서 구웠다면, 보통 다른 사람은 시간이 아까워서 잘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오븐에서 빵을 꺼내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일단 끝까지 구워서 맛을 봐요. 낮은 온도에서 구우니까 생각보다 촉촉하고 폭신한 느낌이 든다는 것을 그렇게 배웠어요. 다음엔 150도, 160도로 온도를 높여가며 구워봐요. 버터도, 메뉴에 맞는 버터가 다 달라요. 그래서 같은 빵을 구울 때 버터 브랜드만 바꿔서 10번을 구워봤어요. 그런데 그 과정이 정말 재미있어요.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잖아요. 이렇게 큰 틀과 규칙은 지키면서 그 안에 개성을 담을 수 있다 보니, 베카신의 빵과 구움과자엔 제 취향이 담겨 있어요. 똑같은 레시피라도 제가 좋아하는 질감이나 맛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왔으니까요.    선흘리에 자리한 이유가 궁금해요.   선흘리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동네예요. 중산간 지역에 자리하고 있어, 제주의 다른 동네에 비해 관광객의 발길이 적고 조용한, 마치 비밀 아지트 같은 마을이에요. 수많은 매력 중에서 최고는 사람이고요. 동네 주민들이 정말 따뜻하고 다정해요. 그런 선흘리에서 베카신은 어린 시절 엄마 손 잡고 가던 방앗간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종종 빵앗간이라고도 불려요. 집 앞 수선화가 피었다며 한 아름 꺾어 예쁜 꽃병에 담아서 가져다주기도 하고, 유기견을 임시 보호하며 돌보는 이웃도 들르고, 제가 읽고 싶어 한 책을 대여해서 가져다주는 이웃도 있어요.    12월의 제주도 하면 생각나는 것은요. 당근이죠, 본격적으로 제주 당근이 나오는 시기거든요. 제주 당근은 향이 정말 좋고 당도가 높아요. 솔직히 저에게 당근은 횟집에서나 보던 식재료였는데, 제주에 와서 생당근을 맛보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래서 케이크에 넣었는데 정말 맛있더라고요. 당근 농사를 짓는 청년 농부가 파지 당근으로 칩을 만들어 판매했는데, 먹어보니 과자처럼 맛있더라고요. 특히 말리면 수분이 날아가면서 꽃처럼 보일 정도로 예뻐서 케이크 데코용으로도 잘 어울려요.   지글지글클럽에서 선보일 당근 구겔호프. 말린 당근을 장식용으로 사용했는데 꽃처럼 화사하다. 황정옥 기자   지글지글클럽의 메뉴로 당근 구겔호프를 선택한 이유군요.   지글지글클럽에서 베카신과 함께 하는 클럽의 이름이 12월의 캐럿이에요. 12월이 되면 육지에선 캐럴이 사방에 울려 퍼지는데, 제주 곳곳에선 맛있는 당근을 만날 수 있어요. 캐럴처럼 맛있는 당근을 재미있게 즐겨보자는 뜻이에요. 크리스마스엔 누구나 특별한 이벤트를 하고 싶잖아요. 당근 구겔호프는 반죽이 어렵지도 않고, 구겔호프 틀을 활용하면 베이킹 초보도 제법 근사한 시트를 완성할 수 있거든요. 무엇보다 온라인으로 함께 소통하며 만드니까, 실패 없이 근사한 구겔호프를 만드실 수 있을 거예요. 참! 당근을 넣은 케이크는 냉장고에 하루 이틀 넣어뒀다 먹으면 더 맛있어요. 23일에 저와 함께 온라인 클럽에서 만나 만들고, 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 소중한 분들과 함께 맛보세요.     고운정 베카신 대표의 당근을 듬뿍 넣은 구겔호프 라이브 쿠킹클래스는 ‘지글지글클럽’에서 만날 수 있다. 지글지글클럽은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를 필요한 양만큼 소분해, 라이브 쿠킹클래스 전날까지 집 앞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온라인으로 셀럽과 함께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요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윤지아 셰프의 버섯 감바스와 저탄수빵, 자연주의 요리 교실을 운영 중인 김희종의 해산물 프라이팬 밥, 영양 전문 수의사 양바롬의 반려견을 위한 돼지고기 파인애플 스튜  등 다양한 클럽이 준비되어 있으며 라이브가 끝나는 날에는 각 클럽의 쿠킹 박스가 펀딩 방식으로 오픈되어 라이브 후에도 클럽에서 배운 요리를 다시 만들어 볼 수 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관련기사 "180일만에 전당뇨 극복"…맛있는 건강식 뜬 그녀의 비결 굴이 제철일 때 먹어야 제맛, 지글지글 끓여내는 태국식 굴파전 [쿠킹] 쌀 불리기부터 고기 굽기까지, 스테이크 솥밥 A to Z [쿠킹] 4만5000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만날 수 있는 스시

    2022.12.16 16:33

  • [쿠킹] "고기 요리는 다 좋아한다고? 강아지도 취향이 있죠."

    [쿠킹] "고기 요리는 다 좋아한다고? 강아지도 취향이 있죠."

    “생각보다 반려견이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이 많은데, 사람들이 잘 모르더라고요. 예를 들어 간식에 많이 활용하는 땅콩버터 중에도 자일리톨이 들어가는데, 반려견이 먹으면 안 되는 성분이에요. 특히 국내엔 소형견을 많이 키우는데, 소형견은 몸집이 작은 만큼 소량을 먹어도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해요.”   11월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펫셰프코리아 현장. 사진 메쎄이상   지난달 18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펫푸드 요리대회 ‘펫셰프 코리아’의 디저트 부문에서 금손(1등)을 차지한 주이정씨의 얘기다. 주씨는 애완동물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가족이 되어줘서 고마워'라는 이름의 케이크로 대회에 참가했다. 대회 준비에 도움을 준 건 학교 랩실에 있는 강아지들이다. 유기견 출신인 랩실 강아지들에게 메뉴를 먹이며 반응을 살핀 결과, 강아지의 입맛과 취향을 깨닫게 됐다고. 주씨는 “상금으로 재료를 사서 랩실 강아지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튿날인 19일, ‘한상차림’을 주제로 열린 대회에선 ‘프리타 먹는 말티즈와 뇨끼먹는 비숑’이라는 이름으로 이탈리아 요리인 프리타타를 요리한 주소옥씨가 금손을 수상했다. 주씨는 조리사 경력과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을 우승 비결로 꼽았다. 실제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강아지 심사위원들의 이 메뉴에 보인 반응이 뜨거웠다. 주씨는 “쟁쟁한 실력자가 많아서 기대를 안 했는데 우승해서 기쁘고, 무엇보다 내 요리를 잘 먹어준 강아지 심사위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펫셰프코리아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한 강아지가 진지하게 심사에 임하고 있다. 사진 메쎄이상   대회가 열린 이틀간 수의사와 펫푸드스타일리스트 등 펫푸드 전문가와 함께 10마리의 강아지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강아지 심사위원들은 앞에 놓인 요리의 냄새를 일일이 맡으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메뉴를 먼저 골라서 맛봤다. 같은 육류를 사용한 메뉴여도 조리법이나 다른 재료에 따라 강아지의 호불호가 나뉘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푸들 ‘포포’의 반려인 이수정씨는 “포포가 3개월 무렵 사료를 거부해서 화식을 시작했는데, 7살이 된 지금 다른 또래 강아지에 비해 모양도 많고 몸도 단단해서 화식의 중요성을 깨닫고 더 많은 요리를 보고 싶어 심사위원에 신청했다”며 “가까이 있는 음식 먼저 먹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신중하게 냄새를 맡거나 조금씩 맛보는 등 강아지마다 입맛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펫셰프코리아 금손(1등) 수상작들. 디저트 부문의 케이크(사진 왼쪽), 한상차림 부문의 프리타타(가운데)와 뇨끼(오른쪽). 사진 메쎄이상   중앙일보 쿠킹과 전시 전문기업 메쎄이상이 공동주관한 ‘펫셰프 코리아’는 지난 5월 열린 댕댕푸드대첩의 두 번째 대회다. 1회 대회에 쏟아진 높은 관심 덕분에 이틀에 걸쳐 각각 디저트와 한상차림을 주제로 대회가 열렸는데, 50여명의 참가자가 요리 경연을 펼쳤다. 타코야키·케이크·샌드위치·티라미수·파이·푸딩·핫도그·머핀 등의 디저트와 닭안심스테이크·와플·햄버거·소고기완자·만둣국·만두·콩국수·프리타타·수프 등 한상차림 요리까지, 메뉴도 다양해졌다. 심사를 맡은 양바롬 수의사는 “1회 대회 때보다 참가자들이 열심히 준비해 온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퀄리티가 좋아졌고, 무엇보다 내 반려견을 위한 수제 간식을 넘어 사업을 구상하는 분들도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강정욱 펫푸드스타일리스트도 “식재료를 잘게 분쇄하거나 미리 익혀 소화·흡수를 돕는 등의 전처리 과정에 신경 쓰는 등 레시피에 전문성이 느껴졌다”며 “확실히 화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이 대회에서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선 조리가 끝난 후, 참가자들의 요리를 소분해 강아지 심사위원들에게 제공했다. 사진 메쎄이상   소문난 반려인으로, 1회 대회에 이어 사회를 맡은 개그맨 박성광씨는 반려견 광복이와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채소를 싫어해서 가끔 정성 들여 요리를 해줘도 거부했던 광복이가 오늘 대회에 나온 요리 중에서 몇 가지를 골라 먹는 것을 봤는데, 집에 가서 직접 해줘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서 금손을 수상한 주이정·주소옥씨는 상금 100만원을, 은손(2등) 4명에게는 상금 50만원을 수여했다. 디저트 분야의 은상은 ’칠면조 가슴살 채소 샌드위치 & 복분자 플레인 요거트’로 출전한 임정한씨, ‘한입 쏙 타코야끼’로 참여한 조서연씨, 한상차림의 은상은 ‘담백 멍콩국수’를 선보인 안민씨, ‘내꺼자냐’를 요리한 김연수씨가 받았다.     송정·안혜진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관련기사 [쿠킹] 반려견이 물을 잘 마시지 않는다면? '이것' 시작할 때 시판 요거트 먹이니 복통·설사…이런 반려견을 위한 ‘장 간식’ 황태 싫어하는 댕댕이 못봤다...그걸로 만든 ‘마법의 스콘’ 강아지똥 유난히 건조하다면…약 되는 ‘돼지고기 약찰밥’

    2022.12.07 10:00

  • "180일만에 전당뇨 극복"…맛있는 건강식 뜬 그녀의 비결

    "180일만에 전당뇨 극복"…맛있는 건강식 뜬 그녀의 비결

    ZGZG MEET ⑤ 파인다이닝 스타일 건강식 전문 요리연구가, 윤지아   건강식은 맛으로 먹는 게 아니다? 아직도 건강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간 헬시(Healthy) 컨셉으로 나온 음식들이 다소 밋밋했던 것도 사실이다. 혹자는 건강을 생각한다면 맛은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전혀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한다. 여기 맛과 건강, 비주얼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레시피로 주목받는 건강식 전문 요리연구가가 있다. 주 프랑스 대한민국 대사관과 다이닝 레스토랑의 헤드 셰프를 거쳐 현재는 요리연구가로 활동 중인 윤지아다. 양식, 한식, 디저트류를 넘나들며 보다 건강하고 맛있는 레시피를 제안하고 있는 그에게서 몸에 좋고 맛도 놓치지 않고 비주얼까지 뛰어난 건강식 차리는 방법을 들어봤다.   맛, 영양, 비주얼 모두 잡은 건강식으로 주목 받고 있는 요리연구가 윤지아. 사진 지글지글클럽   Q 건강식 분야에서 다소 독특한 방법으로 이름을 알리셨어요. 작은 레스토랑을 운영하다,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고 접었어요. 잠시 쉬는데 몸이 너무 아파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당뇨 전 단계(이하 전 당뇨)였죠. 혈압 170, 당화혈색소 6.2, 공복혈당은 120~130을 웃돌았어요. 사실 이미 당뇨였죠. 근데 주치의 선생님께서 아직 나이가 젊으니 약물로 관리하는 것보다 식단과 운동, 체중 감량부터 시작해보자고 하셨죠. 그렇게 저에게 6개월의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그런데 시작이 쉽진 않았어요. 이상했죠. 십 년 넘게 요리를 업으로 삼은 사람이고 대학에서 영양학 수업도 들었는데 막상 ‘당뇨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먹으라’는 말에 무엇을 해 먹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저도 이런 데 일반인들은 얼마나 당혹스러울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6개월간 건강식 전반에 대해 공부하고 그걸 제 레시피에 적용하며 하루 한 끼씩 그날 해 먹은 것을 SNS에 올렸어요. 그때 팔로워들이 크게 늘었어요.    Q 전당뇨 극복 180일 챌린지를 했는데,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전당뇨 판정받은 날 저녁에 월남쌈을 해 먹었어요. 채소를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고, 저지방 고단백 식품인 닭가슴살을 넣어 꽤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허점이 있었습니다. 뭔지 눈치채셨나요? 바로 라이스 페이퍼였어요. 쌀가루로 만든 라이스 페이퍼는 생각보다 혈당에 꽤 영향을 미치는 재료였던 거죠. 이처럼 건강식은 식재료에 대한 정확한 정보까지 알아야 비로소 완벽해집니다. 공부하며 만든 맛있는 요 180일 동안 꽤 즐겁게 챌린지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챌린지 결과는요? 180일 후 검진 결과는 당화혈색소는 5.4, 공복혈당도 78, 모두 정상입니다.   Q 저탄수 균형식 레시피를 만들 때 중점은 두는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맛이요. 영양 밸런스는 기본이고요. 요즘엔 당뇨 판정을 받는 연령이 점점 더 낮아지고 있잖아요. 저 같은 30대나 더 어린 20대에게도 당뇨는 더는 낯선 질병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세대들에게 무작정 한식만 고집해 권한다면 식단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거예요. 우리 입맛은 상당히 서구화되었으니까요. 저는 젊은 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들을 건강하게 재해석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아는, 사랑하는 그 맛을 잃지 않는 선에서 식재료를 좀 더 건강한 것으로 바꾸고, 조리법을 달리하는 방식으로요. 또 한 가지 신경 쓰는 것이 있다면 바로 플레이팅, 완성된 음식의 비주얼입니다. 비주얼이 좋으면 저처럼 SNS에 공유하고 타인의 응원과 피드백을 받으면서 식단을 유지하기 쉬워지는 효과도 있고요.   지글지글클럽의 호스트 리허설에서 참가자들과 소통 중인 윤지아 요리연구가. 사진 지글지글클럽 Q 지글지글클럽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매달 쿠킹 클래스를 오픈하지만 세종에서 진행하다 보니 거리 때문에 수업을 못 들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것 때문에 문의도 많이 받고요. 지글지글클럽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쿠킹클래스인 만큼 그간 물리적 거리 때문에 수업에 참여하지 못 했던 수강생분들이 저의 클래스를 체험할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어요. 클래스에서 배울 요리 재료까지 라이브 전날 집으로 보내주니 오프라인 클래스처럼 진행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 같았고요.    Q 첫 메뉴로 버섯 감바스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감바스라고 하면 ‘기름이 저렇게 많은데 무슨 건강식이야!’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좋은 기름을 적당히, 탄수화물과 겹치지 않게 섭취하면 감바스도 저탄수화물 균형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근데 감바스는 맛이 잘 우러난 오일에 빵을 푹 찍고 그 위에 탱글탱글한 새우를 올려 먹어야 제맛이니까 저탄수빵도 함께 만듭니다. 클래스에서 배우는 저탄수빵은 만들기 너무 쉬운데 식사빵으로 훌륭해서 참가하신 분들의 평이 상당히 좋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아요. 게다가 이제 연말이잖아요. 감바스 클럽 라이브는 12월 21일, 즉 연말에 열리는데 당뇨를 앓고 있는 아빠도, 다이어트 하는 딸도 온 가족이 다 함께 먹을 수 있는 파티 요리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데는 감바스만 한 것이 없죠!   지글지글클럽에서 선보일 버섯 감바스와 저탄수빵. 사진 지글지글클럽   건강식 전문 요리연구가, 윤지아의 맛있고 건강한 저탄수식은 라이브 쿠킹클래스 ‘지글지글클럽’에서 만날 수 있다. 지글지글클럽은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를 필요한 양만큼 소분해, 라이브 쿠킹클래스 전날까지 집 앞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온라인으로 셀럽과 함께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요리할 수 있다. 윤지아 셰프의 버섯 감바스와 저탄수빵 외에도 제주 케이크 맛집 베카신의 당근 구겔 호프, 김희종의 해산물 프라이팬 밥, 영양 전문 수의사 양바롬의 반려견을 위한 돼지고기 파인애플 스튜, 연희동의 인기 요리교실 나카가와 히데코의 스키야키 등 다양한 클럽이 준비되어 있으며 라이브가 끝나는 날에는 각 클럽의 쿠킹 박스가 펀딩 방식으로 오픈되어 라이브 후에도 클럽에서 배운 요리를 다시 만들어 볼 수 있다.    안혜진 에디터 an.hyejin@joongang.co.kr   관련기사 굴이 제철일 때 먹어야 제맛, 지글지글 끓여내는 태국식 굴파전 [쿠킹] 쌀 불리기부터 고기 굽기까지, 스테이크 솥밥 A to Z [쿠킹] 새우살 가득 넣은 가지멘보샤, 새우 식감 살리려면 마카롱과 스테이크? 연어 하나면 충분해, 홈파티 레시피 [쿠킹]

    2022.12.02 09:00

  • 한국 식탐 점령한 노르웨이 연어, 그 비결은

    한국 식탐 점령한 노르웨이 연어, 그 비결은

    장을 보러 갔다고 생각해보자. 해산물을 두루 살펴보고 가격이 합리적인 것을 고를 것인가, 아니면 바로 연어 코너로 향해, 부위나 선도를 고려해 원하는 것을 고를 것인가. 프랑스에서는 전자를 해산물 애호가(seafood lover), 후자를 연어 애호가(salmon lover)라고 부른다. 최근 한국에서는 연어 애호가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실제로 2015년 세계적인 연어 수출국인 노르웨이의 한국 연어수출량은 2015년 1만3000톤에서, 2021년 3만9000톤으로 3배나 늘었다.    요한 크발하임(Johan Kvalheim)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한국·일본 총괄 이사는 “연어는 노르웨이 전체 수산물 수출의 66%(2021년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며 “노르웨이 수산업계에서도 한국의 연어 소비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며, 한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산업계의 베테랑으로,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에서 프랑스·영국을 거쳐 한국·일본 시장을 총괄하고 있는 그를 지난 23일 주한 노르웨이대사관에서 만났다. 한국 시장에서 98%의 점유율을 차지한 노르웨이 연어의 인기 비결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노르웨이수산물 위원회 요한 크발하임 이사. 사진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노르웨이산 연어를 소비하는 한국 시장만의 특징이 있나요.      한국 소비자는 연어를 고르는 안목이 높습니다. 무게 6kg 이상, 상위 10~15%의 품질 좋은 연어를 주로 찾아요. 무엇보다 생연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선도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이를 위해 현지에서 항공편으로 연어를 운송하는데, 실제로 노르웨이 바다에서 건져 올린 연어가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2~3일입니다. 한국 소비자는 북부 노르웨이에서 잡은 연어를 남부 노르웨이, 또는 프랑스에서 먹는 사람들과 같은 선도로 즐기고 있는 거죠. 현지에서는 연어의 식감·색·선도 등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연어에 대한 품질은 어떻게 유지할 수 있죠.     노르웨이 정부가 나서, 엄격한 기준과 까다로운 허가 절차, 최첨단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연어 양식업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양식장에서 키울 수 있는 연어 수부터, 사료 성분, 항생제 잔류량까지 모든 것이 관리 대상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안전성이에요.     안전성을 어떻게 확보하고 있죠.     노르웨이는 1980년대부터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고 강조해왔습니다. 환경을 생각하지 않으면 삶의 터전도, 먹거리도 사라질 것이라는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죠. 양식은 연어의 자연 생애주기에 따라 이뤄지는데, 담수에서 18개월간 키운 연어는 바다에 있는 양식장으로 옮깁니다. 이때 백신을 접종함으로써 연어가 질병에 걸리거나, 다른 수산물에 질병을 전염시키는 것을 예방하고 있어요. 그 결과 항생제 사용을 99.7% 줄였습니다. 1998년 이후 매년 샘플을 채취해 검사하는데, 단 한 마리의 노르웨이 연어에서도 유해한 치료제 잔여물이 나오지 않았죠.     한국은 생연어에 대한 소비가 높아 항공으로 운송한다. 사진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에서도 노르웨이 양식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실천하고 있나요.   동물의 복지까지 고민합니다. 실제로 양식장 내 연어의 밀도를 법으로 규제해 양식장의 연어 비율은 2.5%를 넘을 수 없어요. 무리 지어 생활하는 연어의 특성까지 고려해, 연어가 충분히 헤엄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수치입니다. 유전자조작 대두를 사용한 사료도 금지하고 있어요. 연어가 먹고 남은 사료가 해저 면에 쌓여 바다를 오염시키는 것을 관리하기 위해, 바닥 면의 흙을 채취해서 꾸준히 검사합니다. 침전물의 수치가 기준치 이상이 되면 그곳에서 더는 연어를 양식할 수 없어요.   이렇게 관리해야 하는 궁극적 이유는요.  인류가 계속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바다에서 나는 수산물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UN 리포트에 따르면 바다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관리했을 때, 지금보다 약 6배 넘는 해양 식량자원을 공급할 수 있어요. 특히 수산물은 소나 돼지 등 다른 단백질 공급원에 탄소발자국이 적은,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에요. 지속 가능한 관리를 하면 증가하는 인구의 식량 수요까지 충족시킬 수 있어요.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NSC)가 단순히 노르웨이 수산물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두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 수산물 소비가 증진되도록 수산물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연어의 밀도와 사료 성분, 질병 여부 등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관리하는 노르웨이 연어 양식장. 사진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정부의 규제가 엄격하면, 양식업계에선 반발이 없나요.    처음부터 환영하진 않았죠. 매년 수확해야 할 어획량을 통제하는 쿼터제를 예로 들면, 초기에 업계에서 강하게 거부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쿼터제가 어족 자원을 보호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어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깨닫게 됐죠. 나아가 지속가능한 생산을 한다는 자부심을 느껴요. 노르웨이수산물을 인증하는 씨푸드프롬노르웨이 마크도 이러한 자부심을 더하죠. 정부가 품질을 인증하는 마크로, 업계에서는 사용 비용을 내지 않고 간단한 라이선스 신청 절차를 통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로 식탁의 트렌드도 바뀌었죠. 연어의 소비 형태에도 변화가 있었나요.   코로나로 외식 보다는 내식의 비율이 늘면서, 집에서 직접 조리해 먹기 편한 포장제품이 인기예요. 앞서 말한 대로, 한국은 생연어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데 코로나 때 마트 진열대에 놓인 연어 제품에 구이용이라고 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생으로만 먹던 연어를 구이로 먹을 수 있다고 알려주려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소비자들의 연어 소비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어요. 다양한 어종을 특히 연어 애호가에겐 먹던 방식을 벗어나,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게 중요해요.     지난 9월 '노르웨이 연어는 언제나 옳다'를 주제로 열린 팝업에 참석한 요한 크발하임(사진 왼쪽) 이사. 사진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이미 한국에 소개한 연어·고등어·킹크랩 외에, 새로 소개하고 싶은 수산물을 꼽아주세요.   다양한 수산물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양식 대구는 꼭 소개하고 싶습니다. 97년 노르웨이는 세계 최초로 대구 양식에 성공했습니다. 연어와 같은 방식으로 양식해, 생으로도 먹을 수 있고 무엇보다 식감과 풍미가 뛰어나죠. 잘 구운 양식 대구는 포크만 대도 물결무늬 결대로 떨어져요. 현재 노르웨이 업체가 한국 유통사와 협의 중인 만큼, 곧 한국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나 더 꼽자면, 최북단 어장에서 조업하는 새우인데요, 조업이 힘들 정도로 춥고 어두운 곳에서 자라, 단맛이 강하고 식감이 좋습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관련기사 "캠핑에는 삼겹살? 불 안 쓰는 연어 요리 어때요" [쿠킹] [쿠킹] 입 짧은 아이도 뚝딱 해치우는 연어전과 연어김밥 세계 장수 식단에서 사랑받는 연어, 색다르게 즐기는 법 [쿠킹] 마카롱과 스테이크? 연어 하나면 충분해, 홈파티 레시피 [쿠킹]

    2022.11.30 11:59

  • ‘공격수 셰프’ 박민혁이 알려주는 제육볶음, '이것'으로 강렬하게

    ‘공격수 셰프’ 박민혁이 알려주는 제육볶음, '이것'으로 강렬하게

    ZGZG MEET ④ 파인다이닝 셰프 출신 인기 유튜버, 박민혁     국내외 내로라하는 특급호텔 레스토랑을 거쳐 지금은 유튜브에서 ‘공격수 셰프’로 활동 중인 박민혁 셰프. 그동안 몸담았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 이어, 10년째 올랐던 대학 강단도 올해를 마지막으로 떠난다. 요리를 매개로 한 온라인 소통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2년 전 유튜브 채널을 열고 평범한 집밥 메뉴를 소개하며 실시간 라이브로 요리를 선보여왔는데, 2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으며 사랑받고 있다. 그런 그가 택한 또 하나의 플랫폼이 바로 온라인 라이브 쿠킹클래스 ‘지글지글클럽’이다. 지글지글클럽에서 소개하는 첫 번째 메뉴는 제육볶음이다.    유튜브에서 '공격수 셰프'로 활동 중인 박민혁 셰프. 지금은 와인바를 운영하며 요리와 와인으로 찾는 이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 지글지글클럽   첫 메뉴로 제육볶음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파인다이닝 스타일의 근사한 요리를 고르실 거라 예상했어요.    유튜브를 통해 파인다이닝 요리부터 제 취향을 담은 기본 요리까지 다양한 요리를 선보였어요. 그런데 압도적으로 반응이 좋은 건 따라 하기 쉬운 요리더라고요. 퇴근길에 영상 하나 보고 집에 가서 바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 그중에서도 30분 이내에 완성 가능한 초간단 고기 요리가 더욱 사랑을 받았어요. 특히 지글지글클럽에 참여하는 분과 저의 첫 만남인 만큼, 첫 요리가 쉽고 친숙한 것이면 좋을 것 같았어요. 낯선 사람과 친해질 때 가볍고 편안한 얘깃거리로 시작하는 것처럼요.    박민혁 셰프의 한 끗 다른 제육볶음은 지글지글클럽을 통해 라이브로 배워볼 수 있다. 사진 지글지글클럽 워낙 고기 요리를 좋아하시더라고요. 고기 중에서도 특히 돼지고기를 좋아합니다. 소고기를 생각하면 고급 부위나 특수 부위가 떠오르잖아요. 특별한 날에만 먹어야 할 것 같고요. 돼지고기는 삼겹살, 보쌈, 제육볶음같이 친근한 메뉴부터 생각나죠. 가까운 사람과 편하게 식사할 때 떠오르는 메뉴이기도 하고요. 수입산도 좋고, 저렴한 부위나 비인기 부위, 냉동 고기 등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최고의 식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제육볶음의 주재료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일단 돼지고기 중 앞다릿살을 추천합니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맛도 훌륭하거든요. 채소는 애호박과 꽈리고추, 대파, 느타리버섯이 양념과 잘 어울려요. 다만 양파는 물이 생겨서 안 넣는 편이에요. 수분감 없는 채소 중에 단호박이나 땅콩 호박, 고구마, 버섯 중에는 새송이버섯 등을 넣어도 좋아요. 저는 종종 오크라를 넣는데, 특유의 찐득함이 제육볶음의 걸쭉한 양념과 잘 어우러지더라고요.   제육볶음의 핵심은 양념장이죠.  사람마다 저마다의 비결이 있는데, 전 다진 마늘을 듬뿍 넣어요. 맛도 좋지만, 향에서 오는 강렬함이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한식 요리를 할 때 고추장보다는 고춧가루를 많이 씁니다. 제육볶음도 마찬가지예요. 돼지고기의 누린내를 잡기 위해서 청주도 넣기도 하는데 고기가 신선하다면 굳이 넣지 않아도 괜찮아요. 기사 식당에서 맛본 제육볶음 맛을 내려면 미원을 딱 1작은술만 넣어보세요.    먹는 법도 요리를 맛있게 먹는 비결인데, 제육볶음을 더 맛있게 먹는 비결은요 제육볶음은 칼칼한 맛이 특징입니다. 고춧가루와 마늘, 청양고추로 매운맛을 냈기 때문이죠. 가장 잘 어울리는 쌈 채소는 깻잎이요. 더 특별하게 먹고 싶다면 조미 유부를 추천합니다. 물기를 짠 조미 유부 안에 제육볶음 한 점을 넣고, 잘 익은 아보카도를 슬라이스 해 그 위에 얹어보세요. 칼칼한 고기와 달콤한 유부, 고소한 아보카도가 입 안에서 엄청난 조화를 이루거든요. 안에 밥을 살짝 곁들여도 좋아요.      박민혁 셰프가 지글지글클럽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지글지글클럽   지글지글클럽은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를 필요한 양만큼 소분해, 라이브 쿠킹클래스 전날까지 집 앞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온라인으로 셀럽과 함께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요리할 수 있다. 지글지글클럽에선 박민혁 셰프의 제육볶음 외에도 중식 요리의 대가 여경옥 셰프의 사천식 가지볶음, 세계 요리 전문가 나카가와 히데코의 함박스테이크, 간단한 식재료로 쉽게 제맛 내는 요리연구가 이미경의 스테이크 솥밥, 자연주의 요리 교실을 운영하는 요리연구가 김희종의 뿌리채소 후라이팬밥 등을 만날 수 있다. 라이브로 진행되는 쿠킹클럽의 요리를 다시 혹은 혼자 만들어 볼 수 있는 쿠킹 박스는 라이브가 끝나는 날, 펀딩 방식으로 별도 판매한다.   손혜린 에디터 son.hyelin@joongang.co.kr 관련기사 제철 굴을 바삭바삭 튀겨 올린 따뜻한 국수 한 그릇 [쿠킹] 쌀 불리기부터 고기 굽기까지, 스테이크 솥밥 A to Z [쿠킹] 도쿄 경양식집 '함박스테키' 맛, 집에서 재현해요 중식이 어렵다고? 중식 대가에게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어

    2022.11.23 13:00

  • 쌀 불리기부터 고기 굽기까지, 스테이크 솥밥 A to Z

    쌀 불리기부터 고기 굽기까지, 스테이크 솥밥 A to Z

    ZGZG MEET ③ 간단하고 쉬운 요리 전문가, 이미경    자르르~ 윤기가 흐르는 밥 위에 스테이크·전복 등 먹음직스러운 고명을 듬뿍 올려낸 솥밥은 근사한 비주얼과 다양한 재료를 한 그릇에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완벽한 한끼다. 그래서일까. 소문난 솥밥 맛집은 1시간 넘게 줄서야 맛볼 수 있고, 서점 진열대엔 다양한 솥밥 레시피를 담은 요리책이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두툼한 스테이크를 올린 솥밥은 나를 위해 차려도, 손님에게 내놔도 훌륭한 메뉴다. 특히 연말 홈파티용으로 제격이다. 평소 쉬운 조리법을 알려주는 이미경 네츄르먼트 소장이 온라인 라이브 클래스 '지글지글클럽'에 참여하며, 첫 메뉴로 스테이크솥밥을 고른 이유다. 그는 “요리를 하려면 밥짓기부터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테이크 솥밥 레시피를 알려줄 요리연구가 이미경. 사진 지글지글클럽   솥밥을 어렵게 느끼는 분들이 많아요.  아무래도 전기밥솥이나 즉석밥이 익숙해지면서, 직접 불을 조절해야 하는 솥밥을 어렵게 느끼는 분이 많죠. 하지만 갓 지어낸 솥밥 맛을 한번 보면 찰기 있는 밥과 바닥에 붙은 구수한 누룽지까지, 그 매력을 알 수 있을 거예요. .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게 있다면요.     밥 짓기의 성패를 가르는 건 쌀 불리기예요. 밥 짓기 전에 20~30분 정도 차가운 물에 담가둬야 하는데요. 마른 상태로 조직이 촘촘해져있던 쌀알이 수분을 흡수하면서 조직이 헐거워지는데, 이렇게 하면 밥을 지을 때 쌀알이 서서히 익어서 찰진 밥을 지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쌀을 불리지 못할 때는 어떻게 하죠.   바쁜 아침이나, 퇴근 후 급하게 밥을 지어야 할 때는 30분도 길게 느껴지죠. 이땐 40~50도의 미지근한 물에 쌀을 불려보세요. 5~10분 정도면 먹기 좋은 상태로 물이 스며들어요. 다만 너무 뜨거운 물을 사용하면 쌀알의 겉면이 익어 물이 잘 스며들지 않아서 밥알이 딱딱해질 수 있어요.    스테이크 솥밥의 또 다른 주인공은 스테이크죠. 스테이크 잘 굽는 법을 알려주세요.     팬을 달구고 고기를 올린 뒤 센불에 구워주세요. 바닥에 닿은 면이 먹음직스러운 색이 나면, 뒤집어서 굽고요. 잘 구운 스테이크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솥밥을 뜸 들일 때 밥 위에 올리면 되는데요. 스테이크를 잘랐는데 안이 익지 않았다고 당황하지 마세요. 솥밥을 짓고 뜸 들일 때 밥 위에 올려서 뚜껑을 닫고 기다리는데, 그동안 솥 안의 열로 스테이크가 먹기 좋게 익거든요.      잘구운 스테이크와 뿌리채소를 올린 솥밥. 사진 지글지글클럽 솥은 어떤 걸 써야 할까요. 밥을 지으려는 양보다 넉넉한 크기의 솥을 사용해야 해요. 너무 작은 솥에 밥을 짓다 보면 넘칠 수 있거든요. 게다가 솥밥은 위에 고명까지 올려야 하니까, 더 넉넉해야죠. 2인분의 밥을 짓는다면 3~4인용 분량의 솥을 준비하는 게 좋아요. 솥의 두께도 중요합니다. 양은냄비처럼 두께가 얇은 냄비는 열전달 속도가 빨라서 밥이 타기 쉽거든요. 3중 이상 코팅된 냄비나 돌이나 주물로 만든 솥에 밥을 하면 타지 않고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습니다.    밥이 잘 됐는지 궁금한데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뚜껑을 열어서 상태를 보세요. 사람들이 음식을 만들 때 뚜껑을 열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한두 번 정도 뚜껑을 열어서 상태를 확인하는 건 괜찮아요. 콩나물처럼 온도 변화 때문에 비린내가 나지 않는 식재료라면 한두 번 정도 뚜껑을 열어서 상태를 확인해보세요. 밥을 짓다 끓어 넘칠 때도 당황하지 말고 뚜껑을 열고 불을 줄여주세요.     솥밥에 다른 재료를 넣으면 물의 양도 흰쌀 때랑 다를 것 같은데요.     스테이크 솥밥엔 연근이나 당근 같은 뿌리채소가 잘 어울리는데, 뿌리채소는 수분이 많지 않아서 물은 평소보다 10%정도 적게 넣으면 돼요. 더 맛있게 짓기 위해 육수를 넣기도 하는데, 일반 물보다 타기 쉬우니 초보라면 피하는 게 좋아요.     이미경 소장은 쌀 불리기부터, 불 조절까지 솥밥 짓기 노하우를 라이브 쿠킹클래스 ‘지글지글클럽’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지글지글클럽은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를 필요한 양만큼 소분해, 라이브 쿠킹클래스 전날까지 집 앞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온라인으로 셀럽과 함께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요리할 수 있다. 스테이크 솥밥 외에도 연희동 요리선생님 나카가와 히데코의 일본 경양식 함박스테이크, 유튜브의 공격수 셰프로 유명한 박민혁 셰프의 제육볶음 등의 클럽을 만날 수 있다. 라이브로 진행되는 쿠킹클럽의 요리를 다시 혹은 혼자 만들어 볼 수 있는 쿠킹 박스는 라이브가 끝나는 날, 펀딩 방식으로 별도 판매한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관련기사 중식이 어렵다고? 중식 대가에게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어 [쿠킹] 도쿄 경양식집 '함박스테키' 맛, 집에서 재현해요 [쿠킹] 특급호텔·청와대 책임진 베테랑 셰프가 평창으로 향한 이유는 [쿠킹] 올겨울 와인 마실 땐, 숙취 해소에 좋은 치즈 요리 어때요    

    2022.11.20 09:00

  • [쿠킹] 특급호텔·청와대 책임진 베테랑 셰프가 평창으로 향한 이유는

    [쿠킹] 특급호텔·청와대 책임진 베테랑 셰프가 평창으로 향한 이유는

    어느 분야나 그렇지만, 특히 외식업계에서 시간은 가치와 직결된다. 오랜 시간 변함없이 사랑받는 노포만 봐도 알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 부침이 심하고 변화가 빠른 업계다 보니, 그 세월을 버텨냈다는 것만으로도 셰프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 지난 10월 휘닉스 호텔앤드리조트의 총조리장으로 부임한 신충진(65) 상무는 50년 동안 주방을 지켰다. 특급호텔과 청와대 등 셰프라면 누구나 꿈꾸는 곳이다. 그는 “요리는 내 몸에 맞는 옷처럼 잘 맞았고, 그래서인지 늘 궁금하고 욕심이 생기는 존재였다”고 말했다.     50년 경력의 신충진 총조리장. 사진 휘닉스호텔앤드리조트 신 총조리장이 요리업계에 발을 디딘 1973년은 셰프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환경도 지금과 크게 달랐다. 신 셰프는 “요리를 배우는 게 무엇보다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지금은 인터넷창만 열어도 국내외 레시피가 쏟아지지만 당시엔 제대로 된 요리책 찾기도 힘들었다. 그나마 외국서밖에 없었는데, 그나마도 귀했다. 한 달에 하루 쉬는 날이면 광화문 사거리에 있는 범한서적에 가서 요리책을 찾아봤다. 당시에도 수많은 외국서 중에 요리책은 단 세권뿐이었다고.     “세권 중에서 한권을 골라 들었는데 가격이 1만5000원이었어요. 서양 요리를 다룬 책이어서 정말 갖고 싶었죠. 하지만 당시 제 월급보다 비싸서 포기하고 그냥 나오려는데, 사장님이 불러세우셔서 왜 그냥 가느냐고 물으시더라고요. 돈이 3000원밖에 없다고 했더니 그 돈만 내고 가져가라고 하셨어요. 다른 요리책은 후배들에게 나눠줬는데 이책만은 줄 수가 없더라고요.” 신충진 총조리장이 70년대 서점에서 구입한 서양요리책. 사진 신충진   이후에도 해외 출장 가는 동료에게 요리책을 부탁했고, 그렇게 가져온 요리책을 함께 보며 공부했다. 신라호텔에 근무하던 85년엔 최수근 경희대 명예교수의 제안으로 A.C.F라는 연구 모임을 결성해, 조선·롯데·하얏트 등 서울 시내 특급호텔 셰프들과 함께 식재료와 소스를 공부했다. 그리고 함께 현장에서 통용되는 레시피를 담아 88년『소스의 이론과 실제』라는 책을 냈다. 엉터리로 번역된 요리책이 많았던 시절 나온 이 책은 호텔 현장에서 사용하는 내용이 담겨있어, 그때부터 지금까지 후배들에게 필독서로 자리하고 있다.     근무를 마치고 밤에 모여 함께 공부한 당시 서울시내 특급호텔 셰프들, 사진 왼쪽에서 두번째가 신충진 총조리장이다. 사진 신충진 그의 이력 중 눈에 띄는 건 청와대 셰프다. 참여정부 시절 5년 동안 대통령의 식사와 대통령이 주관하는 국빈 만찬을 비롯한 대·소연회 준비를 총괄하는 운영관으로 일했다. 함께한 시간만큼 추억도 많을 텐데, 그는 말을 아꼈다. 자신의 말 한마디가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걱정돼, 그동안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도 거절해왔다. 하지만 셰프로서 가장 보람된 순간을 묻자 노무현 대통령에게 인정받았던 순간을 꼽았다. 일은 힘들었지만, 보람이 컸다고.     “대통령께선 5년 동안 한 번도 어떤 음식을 준비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죠. 전문가로서의 저를 인정하고 존중해주셨어요. 무엇보다 음식을 귀하게 여기셨어요. 음식을 남기지 않으려 하셨고, 비운 반찬 그릇은 채우지 못하게 하셨죠. 더 갖다 주면 남기게 되고, 남기면 결국 버리게 되니까요.”   청와대를 나와 제주신라호텔의 총주방장을 역임한 후, 켄싱턴 제주호텔과 서울드래곤시티호텔의 조리이사로 현장을 지켰다. 하지만 2020년 잠시 현장을 떠나 가족과의 시간을 선택했다. 수년간 휴일 없이 손님을 위해 요리했지만, 정작 가족을 위해 요리한 시간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는 “텃밭을 가꾸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몸은 편했지만, 마음속엔 요리에 대한 갈증이 커졌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F&B 트렌드를 공부하기 위해 떠났던 일본 오사카 여행 당시의 모습. 사진 신충진   결국 올해 10월 휘닉스호텔앤드리조트의 총조리장으로 현장에 복귀했다. 50년차 베테랑 셰프는 음식을 만들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까. 신 총조리장은 ‘음식을 먹는 사람’을 꼽았다. 당연한 얘기같지만 요리를 하다보면 셰프가 자신만의 세계에 갇히기 쉽고 무엇보다 온라인 너머의 화려한 비주얼에 빠져 요리의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음식을 먹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 맛과 양, 온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이도 취향도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 휘닉스호텔앤드리조트의 총조리장으로서의 각오역시 사람에 무게를 두었다.    “요즘은 사람들이 호텔이나 리조트를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식음업장의 수준입니다. 음식의 맛이나 공간의 분위기, 여기에 위생 등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신경써야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어요. 휘닉스호텔앤드리조트는 곧 시작될 겨울 스키시즌, 이곳을 찾는 고객 누구나 인정할 맛과 사진에 담고 싶은 비주얼의 요리, 직원들의 세심한 응대로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송정 기자 song.jeogn@joongang.co.kr  관련기사 [쿠킹] 도쿄 경양식집 '함박스테키' 맛, 집에서 재현해요 중식이 어렵다고? 중식 대가에게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어 [쿠킹] 4만5000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만날 수 있는 스시 [쿠킹] 가을비가 내리는 뉴욕과 어울리는 코냑은      

    2022.11.18 10:00

  • [쿠킹] 도쿄 경양식집 '함박스테키' 맛, 집에서 재현해요

    [쿠킹] 도쿄 경양식집 '함박스테키' 맛, 집에서 재현해요

    ZGZG MEET ② 세계 요리 전문가, 나카가와 히데코     일본 식도락 여행을 계획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메뉴가 있다면 아마 함박스테이크일 것이다. 고독한 미식가가 되어 작고 낡은 경양식집을 찾아 나이 지긋한 사장님이 만들어주는 두툼한 함박스테이크를 맛본다는 건 상상만 해도 기분 좋은 일이다. 당장 일본으로 떠날 수 없다면, 우리 집을 일본 로컬 식당으로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라이브 쿠킹클래스 지글지글클럽에서 함박스테이크 클럽을 오픈한 요리 연구가 나카가와 히데코에게 물었다.    '연희동 요리 선생님'으로 유명한 나카가와 히데코. 일본 태생의 귀화 한국인이다. 일본 정통 요리부터 스페인 등 유럽 요리까지, 그간 오프라인 쿠킹클래스를 통해 수많은 요리와 이야기를 나눠왔다. 사진 지글지글클럽   한동안 함박스테이크는 수업 메뉴에 없었다고 들었어요. 쿠킹클래스 초반에는 일본 정통 요리, 특히 함박스테이크를 많이 만들었어요. 그런데 같은 수강생이 5년, 10년을 연이어 수업을 들으니까, 새로운 메뉴나 세계 요리 위주로 커리큘럼을 짜게 됐어요. 어느 날 불현듯 아버지가 집에서 해주시던 함박스테이크가 먹고 싶어서 만들어서 나눠 먹었는데, 수강생들이 ‘집에서 하면 이 맛이 안 난다’며 다시 가르쳐주면 안 되겠냐는 거예요. 맨날 해 먹던 대로 한 것뿐인데 말이죠. 수업을 통해 다시 한번 이 요리와 레시피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국내에도 함박스테이크 맛집이 꽤 많아졌죠. 맞아요. 저도 만들어 먹기 귀찮을 땐 집 근처인 연희동이나 연남동에 있는 맛집을 찾아가서 먹어요. 근데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한국에서는 함박스테이크에 꼭 달걀프라이를 올려주더라고요. 서니사이드업으로요. 오리지널 레시피에는 달걀프라이가 없어요. 아마도 일본의 어느 음식집에서 독특하게 달걀프라이를 올렸는데, 그걸 본 누군가가 국내에서도 달걀을 올려 식당을 통해 팔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함박스테이크는 고기 배합이 중요하다고 들었어요.  돼지고기와 소고기 다짐육을 일대일의 비율로 섞어야 해요. 돼지고기 비율이 높아지면 한국식 동그랑땡 맛이 나고, 소고기 비율이 높아지면 햄버거 패티의 느낌이 나거든요. 또 소고기든 돼지고기는 앞다릿살을 쓰는 게 좋아요. 다만 높은 등급일 필요는 없어요. 어차피 갖은 양념과 소스로 맛을 더하기 때문에 적당한 등급의 신선한 고기면 충분해요.   고기를 1:1로 섞어서 만들어도 뭔가 식감이 완자 느낌이 날 때가 있어요.  함박스테이크와 완자 또는 패티의 차이는 고기를 치댈 때 식빵을 넣는지 아닌지, 그 차이예요. 함박스테이크 반죽에는 우유에 담갔다 건진 식빵을 꼭 넣어야 해요. 그래야 쫀득하고 입에 착 달라붙는 정통 함박스테이크를 만들 수 있어요. 이건 도쿄에서 오랜 세월 셰프로 살아오신 아버지에게 전수받은 방법이에요. 고기 반죽에 빵가루를 넣어서는 제맛이 나지 않아요.     일본 정통 함박스테이크를 온라인 쿠킹클래스를 통해 배워볼 수 있다. 사진 지글지글클럽   고기의 누린내를 잡는 비법이 있을까요. 육두구라고도 불리는 넛맥(nutmeg)을 소량 넣어 주세요. 주로 고기 누린내나 계란, 우유의 비린내를 잡을 때 많이 사용하는 향신료예요. 넛맥이 없다면 차라리 후춧가루를 조금 더 넣어주세요. 로즈메리 같은 강렬한 향의 허브를 넣으면 전체적인 맛을 해칠 수 있습니다.   함박스테이크의 고기 반죽이 늘 어려워요. 적당히 치대야 하는데, 이 ‘적당히’라는 게 늘 어렵죠. 일단 다짐육의 입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는 치대야 해요. 안에 들어간 재료들이 전체적으로 다 엉길 수 있도록요. 우유에 적신 식빵이 안 보일 정도면 충분해요.    함박스테이크 안쪽까지 잘 익히려면 불 조절이 관건이죠.  불 조절이 중요하죠. 일단 팬을 센 불에 달궈주세요. 고기를 얹은 후에는 중불을 유지하고요. 중간에 물을 부어서 뚜껑을 덮고 마저 익히는 데, 물을 부었을 때는 중강불 정도로 올리는 것이 좋아요. 요리할 때 새로운 재료를 넣고 나면 일단 불을 살짝 올려서 전체적인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가며 완성해요. 하지만 불에 대한 감각은 말로 설명하기 정말 어렵죠. 집마다 화력도 다르잖아요. 그래서 지글지글클럽의 첫 메뉴로 함박스테이크를 선택했어요. 배우는 분들이 각자의 주방에서 만들며 화면으로 패티 반죽의 정도나 굽기 상태를 보여주면, 더 자세히 코칭을 할 수 있거든요.    온라인 쿠킹클래스를 해야겠다고 결심하신 계기는요.    사실 SNS와 뉴스레터를 통해 전국의 많은 이들과 소통을 하고 있는데요, 한 번은 경남 사천에 사는 분이, 클래스 등록만 된다면 숙소를 예약해, KTX를 타고 올라오겠다고 하더라고요. 그건 너무 힘든 일이잖아요. 연희동까지 오실 수 없는 분들을 위해 클래스를 열 수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지글지글클럽을 만나게 됐어요. 온라인 쿠킹클래스인데, 실시간 라이브를 한다고 하니, 연희동 수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게다가 각자 자기 주방에서, 자신의 주방 집기로 요리하고, 온 가족이 나눠 먹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었고요.  지글지글클럽의 사전 테스트 수업을 통해 수강생들을 만나고 있는 나카가와 히데코. 사진 지글지글클럽   전날 재료가 배송된다고 하더라고요. 쿠킹클래스가 열리는 바로 전날, 쿠킹 박스가 하나 도착할 텐데요. 그 안에 요리 재료가 다 들어있어요. 신선한 고기와 채소는 물론이고 소금과 올리브유까지 전부 다요! 필요한 양을 소분·포장해, 배송까지 해주니 혼자 사는 분들도 재료 남길 걱정이 없죠. 요리를 잘 하지 않는데, 요리 한번 만들겠다고 마트 가는 것도 사실 부담스럽잖아요.    온라인 쿠킹클래스가 오프라인만큼 재미있을까요.   저도 그게 궁금했는데, 막상 테스트 수업을 해보니 재미있었어요. 카메라가 익숙지 않아 우왕좌왕하고, 재료 찾는다고 앵글 밖으로 벗어나기도 했는데, 정작 수강생들은 자기 재료 써느라 각자 바쁜 거예요(웃음). 처음에는 살짝 어색한가 싶었는데 막상 요리가 시작되니 자유롭게 화면도 켜고 마이크도 열어서 궁금한 것들 물어보고 답하는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어떤 분이 고기를 굽다가 화면으로 보여주시길래 ‘물을 붓고 뚜껑 덮어서 속까지 좀 더 익히면 좋겠다’고 조언해드리기도 했죠. 완성한 함박스테이크 사진을 공유했는데, 다들 저와 엇비슷하게 잘 만드셨더라고요.     지글지글 쿠킹클럽에서는 함박스테이크 외에도 중식 요리의 대가 여경옥 셰프의 사천식 가지볶음, 간단한 식재료로 쉽게 제맛 내는 요리연구가 이미경의 스테이크 솥밥, 함께 요리하며 사회 초년생들의 고민을 함께 나눌 요리‘먹구’가 에리카팕의 참토레루케 파스타, 20만 유튜버이자 공격수 셰프로 알려진 박민혁 셰프의 제육볶음 등을 클럽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라이브로 진행되는 쿠킹클럽의 요리를 다시 혹은 혼자 만들어 볼 수 있는 쿠킹 박스는 라이브가 끝나는 날, 펀딩 방식으로 별도 판매한다.   손혜린 에디터 son.hyelin@joongang.co.kr 

    2022.11.17 16:05

  • 중식이 어렵다고? 중식 대가에게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어

    중식이 어렵다고? 중식 대가에게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어

    ZGZG MEET ① 중식의 대가, 여경옥   불 위에서 웍을 분주하게 움직이면, 금세 완성되는 근사한 한 끼. 흔히 떠올리는 중식의 이미지다. 그래서일까. 한국에서 중식은 집밥보다는 외식이나 배달을 대표하는 메뉴다. 하지만 중식 대가, 여경옥 수엔190 오너셰프의 생각은 다르다. “중식이 요리하기 어렵다는 것은 편견”이라는 강조한다. 이를 직접 보여주기 위해 유튜브에서 옥사부TV를 운영하며 수백개의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최근 오픈한온라인 라이브 쿠킹클래스 ‘지글지글클럽’에 참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 셰프에게 집에서 중식 전문가가 될 수 있는 노하우를 들어봤다.    중식의 대가로 꼽히는 여경옥 셰프. 사진 송미성   최근 마라탕 같은 사천요리가 인기예요.    중식을 두고 ‘한평생 먹어도 다 먹어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어요. 오랜 역사와 넓은 땅에서 발달한 중식은 다양하고, 지역에 따라 개성이 뚜렷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꽤 오랜 시간 탕수육·깐풍기 등 산둥(山東)지역의 음식이 중식을 대표해왔어요. 이는 한국의 중식 문화를 산둥 출신의 화교들이 주도해왔기 때문이죠. 하지만 중국을 오가는 여행객이 늘면서, 독특한 향신료로 맛을 낸 중국 본토의 음식을 맛본 관광객이 현지에서 먹어본 그 맛을 찾기 시작했죠. 대표적인 것이 특유의 얼얼하고 매운맛으로 유명한 사천(四川)요리예요, 두반장을 이용한 어향가지볶음을 비롯해, 마파두부·훠궈·마라샹궈·마라탕·탄탄면 등이 모두 사천 요리예요.   중식을 어렵게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무엇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요리의 기본은 소스예요. 중식도 마찬가지죠. 어떤 소스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같은 식재료라도 전혀 다른 맛을 내거든요. 사실 중식을 어렵게 느끼는 것도, 맛있게 느끼는 이유도 모두 소스예요. 중식에 필요한 대표적인 소스는 두반장과 굴소스인데요. 먼저 두반장은 매콤한 맛을 낼 때, 굴소스는 간을 맞추고 감칠맛을 더할 때 주로 써요.    사천요리에 입문할 때 알아두면 좋은 소스가 있나요.      사천요리의 기본이자 활용도가 가장 높은 소스를 꼽는다면 단연 어향소스예요. 두반장과 고추기름을 넣어 만드는 매콤한 맛이 특징인데, 가지에 넣으면 어향가지, 길게 썰어 넣은 돼지고기에 넣으면 어향육사예요. 특히 어향가지볶음은 가지를 싫어하는 사람도 좋아할 만큼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아요. 그대로 먹으면 술을 부르는 훌륭한 안주고, 밥 위에 올려내면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어요. 가지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기름을 사용하는 게 정통 조리법인데, 기름에 볶은 가지는 특유의 냄새가 사라지고, 식감도 부드러워져요.    매콤한 어향소스로 만든 사천식 가지볶음. 사진 송미성   가지를 싫어하는 사람도 좋아할 맛이라는 게 매력적인데요, 사천식 가지볶음을 더 맛있게 만드는 셰프님만의 팁이 있나요.  셰프마다 레시피가 조금씩 달라요. 가지를 소금이나 설탕에 절이기도 하고, 기름 대신 물을 사용하기도 하죠. 중요한 건, 가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기름에 볶고, 체에 담아 기름을 빼주는 과정이에요. 체를 세게 바닥에 치면서 기름을 빼줘야 더 깔끔한 맛의 가지볶음을 만들 수 있죠. 기름이 부담스럽다면 물에 넣고 익혀도 되는데, 이렇게 하면 가지의 식감이 쫄깃해져요. 사천요리의 기본인 어향소스에도 저만의 한끗이 있는데, 바로 셀러리예요. 어향 소스 특유의 매콤한 향이 셀러리 향과 잘 어울려 풍미가 더욱 좋아집니다.     중식 요리하면 탕수육 같은 튀김 요리를 빼놓을 수 없잖아요. 튀김을 바삭하게 만드는 노하우는요.  튀김 옷을 만들 때, 계란 하나를 그대로 다 넣어도 되지만, 흰자만 사용하면 좀 더 쫄깃한 식감이 살아나요. 튀길 때는 반죽을 기름에 살짝 떨어뜨려서 1~2초 사이에 떠오르면 튀기기에 알맞은 온도를 뜻하죠. 한번 튀겨낸 음식은 소스에 버무리기 전 10~30초 정도 다시 한번 튀기면, 식감이 훨씬 바삭합니다.     중식의 대가, 여경옥 셰프의 구체적인 요리팁은 라이브 쿠킹클래스 ‘지글지글클럽’에서 만날 수 있다. 지글지글클럽은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를 필요한 양만큼 소분해, 라이브 쿠킹클래스 전날까지 집 앞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온라인으로 셀럽과 함께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요리할 수 있다. 여경옥 셰프의 사천식 가지볶음 외에도 연희동 요리선생님 나카가와 히데코의 일본 경양식 함박스테이크, 함께 요리하며 직장인의 고민을 나누는 요리먹구가 에리카팕의 참토레루케 파스타, 친근한 식재료로 복잡하지 않은 조리법을 소개하는 요리연구가 이미경의 스테이크 솥밥 등의 클럽을 만날 수 있다. 라이브로 진행되는 쿠킹클럽의 요리를 다시 혹은 혼자 만들어 볼 수 있는 쿠킹 박스는 라이브가 끝나는 날, 펀딩 방식으로 별도 판매한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관련기사 [쿠킹] 4만5000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만날 수 있는 스시 [쿠킹] '오운완 인기', 득근 위해선 단백질 잘 챙겨먹어야 [쿠킹] 유명 셰프부터 셀럽까지, 집에서 즐기는 온라인 요리 클럽이 오픈했다. [쿠킹] 새우살 가득 넣은 가지멘보샤, 새우 식감 살리려면

    2022.11.17 09:27

  • [쿠킹] 반려견이 물을 잘 마시지 않는다면? '이것' 시작할 때

    [쿠킹] 반려견이 물을 잘 마시지 않는다면? '이것' 시작할 때

    클릭 한 번이면 집 앞으로 식사가 배달되고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 넘쳐나는 요즘, 정성스럽게 밥 한 끼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 밥일까? 아니다. 반려견을 위한 밥이다. ‘빠르고, 간편하게’가 미덕이 된 세상에서 작은 생명을 위해 요리하기를 마다치 않는 사람이 늘고 있다.   수원 광교 호수공원 내 반려견 놀이터.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크게 증가하며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시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경기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600만이다. 국내 총가구 수가 2100만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세 집 중 한 집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도 심상치 않다. 국내 굴지의 식품기업이 앞다투어 펫 푸드 브랜드를 런칭중이다. 여기에 반려동물을 위한 먹거리부터 용품까지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펫 페어는 늘 관람객으로 붐빈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언제부터 이렇게 커졌을까. 1인 가구의 증가? 고령화?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업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다. 변화는 명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습도, 유전자도 그 어느 하나 달라진 것이 없지만, 개는 그저 귀여워하던 ‘애완’에서 ‘반려’가 되었다. 반려(伴侶), 짝이 되는 동무. 기꺼이 좋은 것을 나누고 먹이고 싶은 존재를 위해 시간 내어 요리하는 것, 반려를 돌보는 가장 쉽고 만족스러운 방법이다.   영양학 전문 수의사 양바롬씨는 “반려동물 영양학 컨설팅을 하다 보면 예전에는 반려동물이 아파서 치료에 도움을 받고자 찾아오는 분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건강엔 이상이 없지만, 반려동물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복을 알게 해주기 위해 분도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주일에 한두 번 반려견을 위해 요리한다는 30대 여성은 “15살 시추인 첫째가 10살이 넘기며 아프기 시작하고, 밥을 잘 먹지 않을 때 뭐라도 먹이고 싶은 마음에서 요리를 만들어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 입양한 1살 된 몰티즈는 미리 건강을 관리해주는 차원에서 자주 요리해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반려견 화식을 통해 음수량을 채울 수 있다. 출처 pixabay   펫 푸드 중 자연식은 생식과 화식으로 나뉜다. 생식은 말 그대로 날것 그대로 급여하는 것이고, 화식은 익혀 먹이는 것이다. 양바롬 수의사는 “두 자연식은 각각 장단점이 명확한데, 그중 화식의 경우 기호성이 상당히 높고 사료식만으로 자칫 부족해질 수 있는 음수량을 손쉽게 챙겨줄 수 있어 많은 반려인이 시작하고 있다”며 “반려견의 건강에 음수량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데 반려견에게 맹물만 먹이기란 쉽지 않은 만큼 화식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펫 푸드 분야 또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과거에는 고구마나 닭가슴살 등을 말려주는 ‘간식’에 그쳤다면 요즘엔 사람 밥 못지않은 ‘진짜 요리’를 만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종류도 다양하다. 김밥·떡볶이 같은 분식부터 미역국밥·파스타·테린(프랑스식 편육)까지, 장르와 국적을 불문한다.     락토프리 우유 또는 펫밀크, 건크랜베리, 한천만 있으면 손쉽게 반려견 간식을 만들 수 있다. 사진은 반려동물을 위한 베리양갱. 사진 송미성   그렇다면 홈메이드 펫 푸드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펫 푸드 스타일리스트 강정욱씨는 펫 푸드를 만들기 전 단 한 가지만 기억하라고 당부한다. “강아지를 위한 음식은 3살 아기가 먹을 이유식처럼 만들면 된다. 간을 거의 하지 않고, 소화를 돕기 위해 재료를 잘게 썰거나 다져 요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펫 푸드를 처음 시작한다면 고구마나 닭가슴살 등 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도 반려견에게 호불호가 거의 없는 재료를 부드럽게 삶아 으깬 뒤 몇 가지 채소를 잘게 썰어 반려견에게 급여해보면 펫 푸드가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려견이 잘 먹는 모습을 보며 뿌듯하고 행복해지는 건 덤이다.     한편 건강하고 맛있는 펫 푸드 레시피는 11월 18~1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펫 셰프 코리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봄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는 ‘펫 셰프 코리아’는 국내 최대 반려견 박람회인 ‘2022 메가주’의 부대 행사로 꾸려지며, 1차 서류 심사를 통과한 89명의 참가자가 각각 18일 디저트, 19일 한상차림을 주제로 펫 푸드 요리 경연대회를 벌인다. 이번 행사에서는 크로플·타르트·머핀·쿠키 등 다양한 간식과 반려견의 기력 회복을 위한 검은콩 리소토, 소고기완자미역국, 오트밀 햄버거 등 맛과 건강을 모두 챙긴 한상차림 요리들이 경연을 펼칠 예정이다. 진행은 소문난 애견인 개그맨 박성광이 맡는다.     안혜진 에디터 an.hyejin@joongang.co.kr   관련기사 [쿠킹] 유명 셰프부터 셀럽까지, 집에서 즐기는 온라인 요리 클럽이 오픈했다. 댕댕이 눈에 백내장 보일 때…최고의 건강 간식 ‘베리 양갱’ [쿠킹] '오운완 인기', 득근 위해선 단백질 잘 챙겨먹어야 [쿠킹] 새우살 가득 넣은 가지멘보샤, 새우 식감 살리려면

    2022.11.14 09:00

  • [쿠킹] '오운완 인기', 득근 위해선 단백질 잘 챙겨먹어야

    [쿠킹] '오운완 인기', 득근 위해선 단백질 잘 챙겨먹어야

    아침저녁 매서워진 바람에 두툼해진 옷의 두께만큼 다이어트에 대한 의지도 약해지기 쉬운 때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활동량이 줄면서 몸 구석구석에 붙은 지방을 떠올리면 관리가 필요하다. 실제로 대한비만학회가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유행 이후 국민의 체중관리 현황에 대한 온라인조사(2021년)’에 따르면 응답자의 46%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체중이 3㎏ 이상 증가했다’고 답했다.    운동과 식단관리는 몸매 관리의 필수다. 사진 종근당건강 하루에도 수십번 열어보는 SNS도 내 몸을 돌아보게 한다. 오늘도 운동했음을 인증하는 피드들이 넘쳐난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엔 오늘 운동 완료를 뜻하는 '오운완'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도 324만개다. 운동과 식단 관리로 만든 탄탄한 몸매를 보여주는 보디프로필 피드 도 채찍질을 부추긴다. 보디프로필(바디프로필)이란 몸(Body)과 프로필(Profile)의 합성어로, 운동과 식단 관리를 통해 만들어진 탄탄한 신체를 사진으로 촬영해 기념하는 것을 뜻한다. 과거엔 유명 연예인의 화보 촬영으로 여겨졌지만 MZ세대를 시작으로 유행하면서 이젠 다양한 연령이 내 몸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이를 인증하며 간직하기 위해 촬영을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바디프로필'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검색하면 11월 현재 400만개가 넘는다.     실제로 종근당건강의 건강간편식 '테이스틴'이 피트니스 기업 스포짐과 함께 바디챌린지를 진행했는데, 8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두 달 동안 매일 운동하는 모습과 식단 등을 SNS에 인증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에도 200여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했다. 연령도 20대부터 40대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다. 바디챌린지에서 우승을 차지한 직장인 고은서(23)씨는 “굶어서 마르기만 한 몸이 아니라, 건강한 몸을 원했기 때문에 매일 아침저녁 2시간씩 운동을 했고 그 결과 2달 후 체지방은 8.5kg 감량하고 근골격은 1.1kg 이상 증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공 비결로 운동과 함께 식습관을 꼽았다. 아침엔 달걀과 우유, 점심엔 일반식을 먹되 자극적인 음식은 피했다. 그는 “운동 후와 저녁엔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특히 근력 운동 후 득근(근육을 얻음을 뜻함)하기 위해 단백질 함량이 높은 간편식 등을 챙겨 먹었다”고 덧붙였다. 바디챌린지 부상으로 받은 보디프로필 촬영 혜택 덕분에 노력의 결과를 사진으로 남겼다.     테이스틴과 스포짐이 함께한 바디챌린지 우승자 고은서씨는 우승 기념 혜택으로 보디프로필을 촬영했다. 사진 고은서 최근엔 선호하는 체형도 바뀌었다. 지나치게 큰 근육이나 과하게 마른 것보다는 탄탄하고 건강해 보이는 체형을 선호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포짐의 이승호 트레이너는 “최소 1주일에 3회 이상 운동을 해야 하고 근력 운동 50분, 유산소 30분 정도가 적당하다”고 강조했다. 하체 관리도 필수다. 이 이사는 “하체는 많은 사람이 운동할 때 힘들어하는 부위지만, 근육의 부위가 크고 지방을 태우는 제일 큰 공장인 만큼 힘들어도 꾸준하게 루틴화해서 운동해야 한다”고 했다. 하체 중 엉덩이는 실제로 근육의 부위가 크고 체형의 변화가 잘 드러나는 부위다. 고은서씨의 PT를 담당한 이수민 트레이너는 “엉덩이 운동은 런지를 추천한다”며 “양쪽 다리를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균형 있게 근육을 기를 수 있고 한 세트에 20개씩, 5세트를 하면 효과가 제일 좋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없거나 운동을 처음 시작한다면, 15개씩 3세트를 꾸준히 해도 눈에 띄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단백질 위주의 건강간편식 '테이스틴'. 사진 종근당건강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해도 식습관을 소홀히 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 실제로 동일한 강도로 같은 운동을 해도, 사람마다 변화 정도가 다른데 그 원인은 식단에 있다. 근 손실을 방지하고 근육을 키우고 싶다면 단백질 섭취가 기본이다. 이승호 트레이너는 “우리 몸은 운동을 마치고 30분 이내에 단백질 흡수율이 높은 만큼 근력 운동 후 30분 이내에 흡수가 잘되는 단백질 보충제 또는 닭가슴살·달걀·두부 같은 고단백 식품을 섭취하면 근육을 키우는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일종의 골든타임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먹어야 할까. 단백질의 권장섭취량은 체중 kg당 0.8g이다. 만약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면 체중 kg당 1.5~2g 정도가 필요하다. 이때 단백질 보충제나 간편한 간편식을 활용하면 보다 편하게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송정 기자 song.joeng@joongang.co.kr  관련기사 헬시플레저 인기…식단 관리는 놀이하듯, 간편식도 건강하게 [쿠킹] 축구선수 송해나? 체중 5kg 쪄도 좋다는 그녀의 건강 비결 [쿠킹] [쿠킹] 유명 셰프부터 셀럽까지, 집에서 즐기는 온라인 요리 클럽이 오픈했다. [쿠킹] 손맛 좋은 할머니와 자유로운 손녀의 영화 같은 일상과 요리  

    2022.11.11 11:00

  • [쿠킹] 손맛 좋은 할머니와 자유로운 손녀의 영화 같은 일상과 요리

    [쿠킹] 손맛 좋은 할머니와 자유로운 손녀의 영화 같은 일상과 요리

    경상남도 진주의 조용한 마을엔, 세상에 하나뿐이 요리학교가 있다. 바로 할머니 요리학교다. 학생은 단 한명, 여든을 앞둔 할머니 홍순씨(*손녀는 할머니를 이렇게 부른다)의 손녀 예하다. 올해 2월 손녀는 경기도 집을 떠나 할머니에게 향했다. 이후 두 사람은 매일 아침 “오늘은 뭘 먹을까”를 이야기하며 하루를 연다. 손녀는 할머니와 보낸 하루, 함께 해먹은 음식 이야기를 SNS에 공유하는데, 햇살과 바람을 맞고 자란 제철 채소 요리와 두 사람의 일상은 보는 이들의 마음에 온기를 선물한다.     할머니 요리학교 커리큘럼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 손녀 예하는 올 2월 할머니가 계신 진주에 왔다. 할머니에게 요리를 배우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요리한다. 사진 송미성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에 따라 나뉘어요. 계절에 나는 식재료, 그리고 여기에 담긴 이야기가 커리큘럼이죠. 책에 나오는 정확한 계량이나 조리법이 아닌 할머니의 감에서 나오는 요리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배워요.     여느 또래처럼 학교나 유명 레스토랑이 아닌 할머니 곁을 택한 이유는요.   저만의 삶을 만들어가고 싶었어요. 저 자신에게 ‘지금 대학이 필요한가’라고 물어보니, 아니더라고요. 그저 남들이 전부 가니까 거기에서 오는 불안감으로 놓치지 못했던 거죠. 정해진 건 없는데도요. 친구들이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할 때 ‘나는 손으로 만드는 것들을 좋아하니 요리를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1년 동안 요리학원에 다녔어요. 기본적인 칼질부터 배우고 한식·중식·떡 자격증도 취득했어요.     20대에겐 떡보다는 빵이 익숙하지 않나요.   어머니에게 “예하야,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인 거란다” 는 말을 듣고 자라서, 어릴 때부터 한국적인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홈베이킹이 유행하면서, 집에서 빵 굽는 사람은 많은데 떡 빚는 사람은 찾기 어렵잖아요. 빵보다 떡을 빚는 재료가 더 흔하고 익숙한데 만드는 사람은 드무니, 제가 떡을 잘 만드는 젊은이가 되면 멋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예전에 떡집을 하셨어서 익숙하기도 하고요. 요즘도 할머니가 가끔 떡을 만들어주시는데, 시루떡이나 백설기를 따뜻할 때 먹으면 그 맛은 빵에 비할 수 없죠.       가족들이 반대하진 않았나요. 전혀요. 부모님께선 “빨리 가라”고 하셨어요. 앞으로 고추장이나 된장, 김치는 예하에게 사 먹을 테니 열심히 배워오라면서요. 가족 모두 할머니의 손맛을 잘 알아요. 저도 몇 년 전부터 할머니의 요리를 꼭 배워야겠다고 생각했고요. 다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요리도 먹어본 만큼 보인다는 생각으로 채식 요리를 많이 접할 수 있는 서울에서 채식 요리를 맛보며고 공부하며 지내다 올해 드디어 내려간 거죠.       예하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메뉴들. 사진 예하 인스타그램 캡처 예하는 자신을 '채소에 미쳐버린 채식인' '자연요리연구가'라고 소개한다. 그래서일까. 진심으로 푹 빠진, 예하의 손끝을 거친 메뉴는 새롭다. 눈이 행복해지는 꽃과 버섯을 듬뿍 올린 텃밭 피자나, 자투리 채소로 만든 키쉬, 데친 배추로 감싼 김밥처럼. 올해 9월부턴 매달 한회씩 할머니와 나눈이야기와 할머니의 요리에서 이어진 자신의 요리를 중앙일보 쿠킹에 소개하고 있다. 첫 회는 할머니표 청국장으로 만든 스콘, ‘청국장의 대변신…손녀는 청국장스콘을 내놨다’이다. 가장 좋아하는 할머니 요리인 청국장에 진주의 앉은뱅이 통밀가루를 더해 만든 스콘을 소개했다.     할머니와의 일상에 많은 분이 관심을 갖는 이유가 뭘까요. 누구나 할머니와의 추억이 있잖아요. 그게 애정이든, 애증이든 말이죠. 저와 할머니의 이야기가 그 기억을 건드리는 것 같아요. 특히 영화 리틀 포레스트처럼 영화 속 삶을 꿈꾸는 분들에겐 저와 할머니의 이야기가 현실 속에서 이뤄지니 보면서 힐링이 되고, 위로가 되는 거 같아요.     데친 배추에 콩나물무침, 비트감자볶음을 넣어 만든 배추김밥. 사진 예하 채식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요. 원래도 육식을 즐기진 않았는데, 2년 전쯤 『아무튼 비건』이라는 책을 봤어요. 공장식 축산과 육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읽고 심하게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책도 보고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도 보면서 공부를 했더니, 채식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었죠. 특히 나와 닮은 저 동물들의 눈을 외면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드니, 결심이 확고해졌어요.     채식을 꾸준히 하는 게 어렵진 않나요.   채식뿐 아니라, 공부든 운동이든 목표가 뚜렷하지 않으면 지속하기 어렵잖아요. 마음이 흔들릴 땐 "내가 왜 채식을 시작하게 됐는지" 스스로 질문해요. 결심한 순간을 떠올리는 거죠. 무엇보다 채식에 입문할 땐 완벽해지려는 생각을 버려야 해요. 일주일에 한 끼라도 푸릇푸릇한 채소를 먹으면 성공한 거예요.     예하가 할머니의 청국장으로 만든 스콘. 사진 송미성 채식에 푹 빠진 이유는요. 채식은 저를 요리에 푹 빠지게 만들었어요. 채식을 하다 보니 채소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향과 맛에 매료되었거든요. 예를 들어 제철일 때와 아닐 때, 노지에서 자란 것과 아닌 것, 유기농인지 아닌지에 따라 선명히 다르다는 걸 깨달았어요.     할머니와 보내는 일과가 궁금해요.   보통은 오전 5~6시에 일어나요. 할머니랑 있으면 시간이 정말 잘 가요. 오늘 뭐 먹을지 정하고 밥해 먹고 나면 산책도 하고 시장도 다녀와요. 집에선 나물 손질하고, 냉장고 속 장아찌 간장도 한 번 더 끓이는 등 할 일이 정말 많아요.     식재료는 어디서 사나요. 집에 있는 작은 텃밭에서 기르기도 하고, 주로 시장에 가서 사요. 저만의 제철 채소를 물색하는 법이 있는데요, 새벽시장에 갔을 때 할머니들께서 가장 많이 내놓으신 채소예요. 어느 날은 토란, 다른 날은 가지가 보여요. 그렇게 구한 식재료와 텃밭에서 수확한 식재료 등 모든 식재료는 수첩에 적어요. 그래야 식재료를 남기지 않을 수 있거든요. 수첩을 보면서 그날그날 해야 할 요리를 정해요.       요리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에서 얻죠.   요리책을 많이 찾아보는데 특히 사찰음식 관련 책이나 고조리서를 많이 읽어요. 그리고 상상을 많이 해요. 정규 과정에서 주입식 교육을 받은 게 아니다 보니, 정해져 있는 요리 공식이 없거든요. 저는 저만의 자유로움이 좋아요. 자유롭게 상상하고 식재료가 어울릴 것 같으면 주저하지 않고 해봐요.       직접 만든 요리 중 할머니께서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요. . 밥이요. 밥은 단조로운 일상에 특별함을 선물해줄 수 있는 요리에요. 흰밥이나 잡곡밥이 아니라, 여러 재료를 넣어 짓거든요. 오도독한 식감을 내기 위해 초당옥수수나 감자, 고구마, 허브 등 그때그때 넣고 싶은 식재료를 넣고 소금과 약간의 참기름으로 간을 해서 밥을 지어요. 할머니께서 한 숟가락 뜨신 후 "네가 만든 건 밥만 먹어도 맛있다"고 말씀하시면 정말 행복하죠.     예하와 할머니가 쑥칼국수 면을 만들고 있다. 사진 송미성 나만의 소울 푸드는요.   계절의 햇살과 바람, 물을 맞으면 자란 제철 과일이요. 과일 한 접시엔 지친 마음을 보듬어주는 힘이 있거든요. 속는 셈 치고, 제철 과일 한 접시를 먹어보세요. 접시를 비우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질 겁니다.     앞으로 계획은요 올해 저의 우선순위는 할머니예요. 할머니와의 시간에 집중할 생각으로 왔고, 그렇게 지냈어요. 남은 두 달도 할머니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드리고 싶어요.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관련기사 할머니표 청국장의 대변신…손녀는 ‘청국장 스콘’ 내놨다 무르익은 가을의 맛이 궁금해? 잎새버섯 솥밥 [쿠킹] [쿠킹] 새우살 가득 넣은 가지멘보샤, 새우 식감 살리려면 [쿠킹] 가을비가 내리는 뉴욕과 어울리는 코냑은      

    2022.11.10 15:10

  • [쿠킹] 유명 셰프부터 셀럽까지, 집에서 즐기는 온라인 요리 클럽이 오픈했다.

    [쿠킹] 유명 셰프부터 셀럽까지, 집에서 즐기는 온라인 요리 클럽이 오픈했다.

    유명한 셰프부터, 대기가 길어 듣기 힘든 요리 선생님, 꼭 만나고 싶었던 셀럽에게 요리를 배울 수 있는 온라인 쿠킹클럽 '지글지글클럽(ZIGGLEZIGGLE CLUB)'이 오픈했다. 배우고 싶은 요리 상품을 선택한 후, 지정된 일자에 지글지글에 접속하면 라이브로 진행되는 선생님의 요리 시연을 보면서 함께 요리하는 온라인 쿠킹클래스다. 요리하는 동안 궁금한 점이나 요리 팁 등을 바로 물어볼 수 있다.     연희동 요리선생님 나가카과 히데코가 지글지글클럽을 통해 라이브로 함박스테이크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 지글지글 수업에 필요한 식재료는 클럽(클래스)이 열리기 전날 집으로 배송된다. 레시피를 확인하며 필요한 식재료를 사러 가거나 필요한 양보다 많은 양을 사서 버리게 되는 번거로움 없이 주문만 하면 준비부터, 수업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된다. 특히 쿠킹 박스는 손질된 형태가 아닌, 원물 형태로 들어있어 호스트와 함께 껍질을 벗기거나 썰면서 기본적인 조리법도 배울 수 있다.   요리연구가 이미경 소장이 진행하는 심플이지쿡의 스테이크 솥밥. 재료까지 보내주는 논스톤 온라인 쿠킹 클래스다. 사진 지글지글   오픈 첫 주에는 중식의 대가로 꼽히는 여경옥 롯데호텔 총괄 셰프의 사천식 가지볶음, 150명이 대기하고 있을 만큼 인기인 연희동 요리선생님 나카가와 히데코의 함박스테이크, 대기업을 퇴사한 후 직장인과 함께 요리하고 고민을 나누는 요리먹구가 에리카팕, 친근한 식재료로 복잡하지 않은 조리법으로 심플하고 건강한 음식을 소개하는 요리연구가 이미경의 스테이크 솥밥을판매 중이다. 라이브로 진행되는 쿠킹클럽의 요리를 다시 혹은 혼자 만들어 볼 수 있는 쿠킹 박스는 라이브가 끝나는 날, 펀딩 방식으로 별도 판매한다.    라이브 쿠킹클래스 '지글지글클럽' 홈페이지. 사진 지글지글클럽 오픈을 기념해, 신규 가입자에겐 1만원의 할인쿠폰을 제공하며 얼리버드 기간 동안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지글지글클럽에서 매주 두 개의 새로운 요리상품을 만날 수 있는데, 유명 유튜브 '공격수' 박민혁 셰프의 제육볶음, 강아지를 위한 영양학 전문 수의사 양바롬의 '파인애플 포크 소테', 자연주의 요리교실을 운영 중인 김희종의 '뿌리채소후라이팬밥', 건강 요리 전문가 윤지아의 '버섯감바스와 저탄수빵' 등이 기다리고 있다.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2022.11.10 11:13

  • [알림] '펫셰프 코리아' 우리집 댕댕이에게 가장 먹이고 싶은 요리는

    [알림] '펫셰프 코리아' 우리집 댕댕이에게 가장 먹이고 싶은 요리는

    최고의 펫푸드 전문가를 찾는 ‘펫셰프 코리아’가 11월 18·19일 이틀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립니다. 중앙일보 요리 전문 채널 쿠킹과 전시 전문기업 메쎄이상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1차 서류 심사를 통과한 총 89명이 각각 ‘디저트(18일)’와 ‘한상차림(19일)’을 주제로 현장에서 본인이 제출한 레시피대로 요리할 예정입니다. 반려견의 기력 회복을 위한 검은콩 리소토와 스테이크부터 오트밀 햄버거, 소고기미역완자국 등 근사한 한상차림 메뉴와 타르트, 크로플, 머핀, 크레이프, 쿠키 등 디저트 메뉴 등 사랑하는 강아지를 위한 새롭고 다양한 메뉴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한상차림에서 본선에 진출한 요리들. 펫셰프코리아 인스타그램을 통해 누구나 온라인 투표에 참여할 수있다. 사진 펫셰프코리아 인스타그램 본선이 열리기 전, 직접 심사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펫셰프 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본선 진출자의 요리 사진을 보고 직접 투표에 참여하면 됩니다. 투표는 8일까지 진행하며, 참가자 중 50명을 선정해 ‘2022 메가주’ 초청 쿠폰(1장)을 드립니다. 선정된 50명에게는 10일 투표 시 기재한 휴대전화 번호로 쿠폰번호를 발송합니다.    한편, 펫셰프 코리아는 지난 5월 열린 댕댕푸드대첩에 이은 두 번째 펫푸드 요리대회로, 18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국내 최대규모의 반려동물 페스티벌 ‘2022 메가주’의 부대 행사입니다. 요리 대회 현장 심사에는 영양학 수의사와 펫 푸드 스타일리스트 등 전문가 심사위원과 소형·중형·대형견 강아지 심사위원이 참여합니다. 본선 참가자 전원에게는 ‘펫셰프 코리아 참가인증서’를 드리고, 최종 6명을 선발해 총 4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합니다.    쿠킹 cooking@joongang.co.kr   관련기사 댕댕이 눈에 백내장 보일 때…최고의 건강 간식 ‘베리 양갱’ 찬바람 불면 ‘국수 한 그릇’…우리집 댕댕이라고 다를까 딱딱한 음식 못 먹는 노령견…반려인도 함께 할 초간단 만찬 사료 거부해도 이건 못 참지? 10분만에 만드는 강아지 쿠키

    2022.11.04 09:00

  • 당신이 몰랐던 국내산 소고기의 비밀, 육우의 재발견 [쿠킹]

    당신이 몰랐던 국내산 소고기의 비밀, 육우의 재발견 [쿠킹]

    끝없이 치솟는 물가에 장 보러 가기 무서운 요즘, 착한 가격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식재료가 있다. 마트에서, 식당에서 한 번쯤 봤을 낯선 듯 익숙한 그 이름, 육우(肉牛)다. 때때로 노쇠한 젖소고기나 수입 소라 오해받았던 과거부터 착한 가격의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떠오르는 현재까지, 이제껏 몰랐지만 알아두면 장바구니에 도움이 될 육우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봤다.     닭가슴살과 비슷한 칼로리에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육우는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이 된다. 사진=pixabay   ① 육우는 젖소?  육우는 젖소다? 육우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오해를 풀어야 한다. 젖소에 대한 오해다. 흔히 젖소는 어느 정도 성장하면 착유가 가능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젖소도 출산 과정을 거쳐야 착유가 가능하다. 이때 암송아지가 나오면 착유소로 키우고, 착유가 불가능한 수송아지는 전문 비육 시설로 옮겨 육자원으로 활용되게 된다. 이 고기소를 ‘육우’라 한다. 최근에는 육우 소비가 늘면서 암송아지 중 일부를 전문 고기소로 키우기도 한다. 착유를 마친 젖소는 육우가 아닌 ‘국내산 젖소’로 표기되어 판매된다.    ② 도축 즉시 냉장 유통 전문 비육 시설로 옮겨진 수송아지는 20~24개월 동안 한우와 같은 환경에서 자란다. 경북도립대 축산학과 김성일 교수는 “국내 사육 시설은 해외의 대규모 공장식 축산시설보다 친환경적이고 깨끗하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비육된 육우는 도축 즉시 냉장 유통되어 신선한 상태로 소비자 식탁에 오른다. 수입육의 경우 일부가 냉장육으로 유통되는 경우가 있지만, 도축부터 유통까지 최소 30~45일이 소요된다. 소비자에게 유통되기까지 이동 거리와 시간이 짧은 국내산보다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③ 물가 고공행진에도 착한 가격    고공행진 중인 요즘 물가는 고깃값도 예외가 아니다. 정육 코너에서 선뜻 고기 집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육우는 착한 가격이 장점이다. 부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육우 가격은 한우보다 40% 정도 저렴하다. 물론 저렴한 가격이라고 해도 품질이 떨어진다면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육우는 한우와 같은 등급을 사용한다. 즉 한우 1등급과 육우 1등급으로 품질이 같다고 볼 수 있다. 한우와 같은 품질인데 가격은 훨씬 착하다니. 지갑이 얇은 요즘 같은 때에 빛을 발하는 이유다.    얼룩소(홀스타인) 암송아지는 착유소가 되고, 수송아지는 고기소가 된다. 사진=pixabay   ④ 연한 육질과 깊은 맛 육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은 ‘맛’이다. 맛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육우의 품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김성일 교수는 “육우의 품종인 홀스타인은 우유 생산을 위한 소 중 육질이 좋은 품종 중 하나다. 또한 한우보다 자라는 속도가 빠르다.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기간이 한우가 30개월인 것에 비해, 육우는 20~24개월이면 충분하다. 사육 기간이 짧으니 육질이 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홀스타인은 우유를 많이 생산하기 위해 개량되어 지방 침착이 적은 종이기도 하다. 고로 고기에서 깊고 담백한 맛이 난다. 특히 치마살, 토시살 같은 특수부위는 구워 먹었을 때 느끼함 없이 고기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⑤ 저지방 고단백계 새로운 강자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육우는 누구에게나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이다.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임경숙 교수는 “육우의 칼로리는 100g당 100kcal 정도로 낮고, 체내에 축적된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카르니틴’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육질이 연하고 기름기가 적어 유아나, 단백질 섭취를 해야 하지만 지방을 조심해야 하는 노인과 식단 조절이 필요한 환자에게도 추천한다.   육우로 스테이크 솥밥을 만들면 담백하고 풍미 좋은 한 끼가 된다. 사진 송미성   ⑥ 풍미 제대로 즐기는 비결 담백하고 풍미 좋은 육우의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요리연구가 이미경 네츄르먼트 소장은 육우를 활용한 레시피로 스테이크 솥밥을 추천했다. 이 소장은 “스테이크를 밥 위에 올리기 때문에 고기의 기름기가 밥에 섞여 들어가 자칫 느끼할 수 있는데 살코기와 지방이 적절히 섞인 육우를 사용하면 느끼한 맛없이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며 “구이용으로는 채끝이나 토시살, 업진살 같은 특수부위를 준비하면 깊은 풍미의 소고기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우울할 때는 고기 앞으로’라는 말이 있다. 지친 일상 속 맛있는 고기 한 점은 기분을 바꿔 주기에 충분하다. 심리적인 이유뿐만이 아니더라도 고기를 먹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면역력 유지를 위해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가 바로 ‘단백질’이라는 점이다. 건강 관리를 위해 단백질을 섭취하고 싶을 때, 육우는 꽤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안혜진 에디터 an.hyejin@joongang.co.kr   관련기사 마카롱과 스테이크? 연어 하나면 충분해, 홈파티 레시피 [쿠킹] 부산 국제시장 명물 ‘낙곱새’, 냄새 잡고 깊은 맛 내는 비법은 [쿠킹] [쿠킹] 인생 커피 맛을 갱신해줄,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 무르익은 가을의 맛이 궁금해? 잎새버섯 솥밥 [쿠킹]

    2022.10.22 08:00

  • 홍대에 고기클럽이? 저렴하게 소고기 사고 맛 보는 이색 팝업 [쿠킹]

    홍대에 고기클럽이? 저렴하게 소고기 사고 맛 보는 이색 팝업 [쿠킹]

    통유리창 너머 보이는 고기 냉장고와 각종 채소, 식재료로 가득 채워진 진열대가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유리창 전면엔 ‘1902 MEAT CLUB(미트 클럽)’이라는 노란색 레터링이 붙어있다. 카페처럼 보이는 매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장을 봐서 나가는 이들도 제법 눈에 띈다. 이곳은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국내산 육우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그로서란트 콘셉트의 팝업스토어다.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운영하는 팝업 스토어 '1902 미트 클럽', 레트로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사진 쿠킹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로컬스티치 잔다리점에 문을 연 1902 미트클럽을 찾았다. 매장 안은 사람들로 붐볐다. 이 공간을 즐기는 법은 대략 이러하다. 육우 레시피 카드 중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골라, 카드에 적힌 식재료를 장바구니에 골라 담고 그대로 카운터에서 계산하면 되는 방식. 장 본 후 허기진 배는 주문 메뉴인 ‘육도그’와 ‘1902 미트 수프’로 채우면 된다.    Step 1 레시피 고르기   육우를 주재료로 개발한 24가지 레시피 카드가 전시돼 있다. 원하는 만큼 가져갈 수 있고 레시피 카드 속 식재료는 팝업 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다. 사진 쿠킹   육우는 고기 생산을 주목적으로 사육된 얼룩소(홀스타인)다. 우리 땅에서 자란 국내산 소고기로, 지방이 적어 맛이 담백하고 육질이 연하다. 이곳에선 육우의 이러한 특징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레시피가 있다. 브루스케타, 맥주찜, 소보로볶음밥, 장조림, 아스파라거스 볶음, 가지밥, 버섯 전골, 육우카츠 등, 그 가짓수만 24개다. 한 끼 식사로 맛있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로, 재료와 재료의 양, 만드는 법까지 자세히 카드에 적혀있다. 레시피 카드는 ‘나만의 레시피 존’에 가지런히 걸려있다. 마음에 드는 레시피는 한장이든, 서너장이든 마음껏 가져가고 이를 모아 나만의 육우 레시피북을 만들 수도 있다.     '1902 미트 클럽'에서 판매 중인 육우로, 등심, 안심, 채끝 등 냉장육과 샤브샤브, 사골 등 냉동육 등을 판매한다. 사진 쿠킹   Step 2 장보기   육우 팝업 스토어 내 그러서리 존의 모습. 신선한 육우와 각종 채소들이 있다. 사진 쿠킹   레시피 카드를 골랐다면, 본격적으로 장을 볼 차례. 매장에 있는 2개의 고기 냉장고엔 등심, 안심, 갈빗살, 치마살, 안창살, 업진살, 사태, 양지(국거리), 다짐육 등 12가지 냉장육과 샤부샤부·사골·우족 등 3가지 냉동육 등이 들어있다. '우리육우몰 회원가입시, 정가의 30~50%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육우 등심(300g)의 정가는 2만280원(100g당 6,760원)인데, 현장 구매가는 30% 할인된 1만4100원이다. 소고기 등심을 100g당 4,700원에 살 수 있는 셈이다. 육우를 골랐다면 함께 요리할 채소를 고를 순서다. 당근·감자·양파·가지·파프리카 등을 판매한다. 밥 한 끼 만들어 먹기 위해 넓은 마트를 누비며 재료 찾느라 진 뺄 필요 없이 한 공간에서 원스톱으로 장보기가 가능하다.  현장에서 만난 직장인 박성범(27) 씨는 “육우와 채소가 함께 진열된 데다 다양한 레시피 카드까지 있어 평소 익숙하지 않았던 육우 요리를 혼자서도 충분히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Step 3 특별한 메뉴 맛보기   육우 스테이크를 듬뿍 올린 한정판 식사 메뉴 '육도그'. 사진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   바구니에 담은 육우와 채소를 계산하려다 보니, 카운터에 적힌 특별 메뉴가 눈길을 끈다. 바로 ‘육도그(육우로 만든 핫도그)’와 ‘1902 미트 수프’다. 1시간 이상 천천히 로스팅한 육우 등심 스테이크를 얇게 썰어 빵 사이에 가득 올리고 새콤달콤한 소스를 뿌렸는데, 직접 먹어보니 식감이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했다. 육우 다짐육과 브로콜리·양송이 등 채소를 듬뿍 넣어 끓인 수프는 고소하고 찬 바람에 놀란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했다. 직장인 남채연(26)씨는 “육도그가 특히 커피와 잘 어울렸다”며 “빵 속에 들어있는 육우 스테이크는 기름기 적고 담백해서 앞으로도 자주 먹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육우 팝업 스토어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굿즈도 두루 살펴보자. 사진 쿠킹   배를 든든히 채웠으면 나오는 길에 굿즈도 살펴보길. ‘1902 MEAT CLUB’의 주황빛 로고가 새겨진 하얀 머그잔은 커피나 코코아, 수프 등을 담아 먹기에 좋아보였다. 육우 캐릭터 모양의 골프티샷이나 실용성 높은 앞치마 등이 있다. 장을 보고, 메뉴도 맛보고 구경까지 하다 보니 두시간이 훌쩍 지났다. ‘1902 미트 클럽’은 10월 25일까지 운영되며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다만, 육우 요리는 오전 11시부터 7시까지 한정 판매한다.    손혜린 에디터 son.hyelin@joongang.co.kr   관련기사 레시피 찾기부터 식재료 구입까지 한자리서, 특별한 육우 그로서란트 [쿠킹] [쿠킹] 구이데이에서 맛본 육우 맛... 부드럽고 담백해 "우유로 이런 것까지?"…MZ세대가 우유로 노는 법 [쿠킹] [쿠킹] '겉바속촉' 맛있게 구운 스테이크 듬뿍 올린 한 그릇      

    2022.10.17 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