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옷? 아니, 우린 브랜드 경험을 판다

    옷? 아니, 우린 브랜드 경험을 판다

    H&M 그룹의 북유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르켓'이 아시아 최대 규모의 매장을 콕 집어 신사동 가로수길에 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이곳은 지하 1층에서부터 지상 3층에 이르기까지 기존 패션 브랜드의 매장과는 사뭇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매장 안은 여유롭고 모든 제품은 군더더기 없다. 매장 내 비건 카페에서의 커피타임은 북유럽의 어느 카페의 한적함까지 담아낸다. 패스트패션 매장의 분주한 브랜드 경험에 지친 MZ세대의 탈출구로 떠오른 아르켓 가로수길점만의 '슬로우 브랜드 경험'을 소개한다. H&M 그룹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르켓'의 가로수길 매장. 아시아 최대 규모 매장이다. [사진 아르켓 공식SNS]   어떤 공간인가요. 신사동 가로수길에 지난 4월 문을 연 아르켓의 아시아 두 번째 매장입니다. 첫 번째 매장은 여의도 '더 현대서울'에 있어요. 한국을 필두로 아시아에 진출한 이유를 매장에 가보니 바로 알겠더군요. 아르켓에는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실용적이고 깔끔한 타임리스(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아이템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어요. 북유럽 스타일을 지향하는 아르켓은 토종 한국인인 저희 취향도 충분히 만족시켰습니다. 한편으로 아르켓은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브랜드이기도 해요. 리사이클 소재, 지속 가능한 소재들을 사용합니다. 그동안 패스트패션을 소비하며 양심의 가책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처음 아르켓을 알게 된 건 패션 유튜버 '런업'의 '올여름 흰 반팔 티셔츠에 박혀 있어야 할 브랜드들'이란 영상을 통해서였어요. 아르켓이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던 1년 전인데, 몇몇 패션 유튜버가 추천할 만큼 괜찮은 브랜드로 입소문을 타고 있었습니다. 속옷이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체형은 커버 해주고, 적당한 두께로 통기성 좋은 여름 흰 티 찾기에 목 말랐던 저는 너무 공감되더라고요. 그래서 이곳에서 처음 구매한 게 바로 흰 티셔츠였어요.   관심이 생긴 이유가 있나요. 처음 이 공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아르켓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어요. 더군다나 아르켓이 오픈하는 건물이 오랫동안 비어있던 패션 브랜드 '난닝구'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네프호텔'이 있던 곳이란 걸 알고 더욱 궁금해졌어요. 좋아했던 분위기의 건물이었는데 어떤 식으로 변할지 호기심이 일었거든요. 아르켓의 정체성인 지속가능성을 증명이라도 하듯, 외관의 큰 변화 없이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건물 안에 아르켓 만의 분위기를 더한 스토어가 탄생한 것이죠.   왜 하필 이곳을 소개하려 하나요. 제가 경험한 좋은 브랜드 경험을 꼭 소개하고 싶었답니다. 같은 그룹에서 운영하는 H&M이나 또 다른 SPA 브랜드 '자라'에서는 어떤 경험을 했는지 묻고 싶어요. 많은 옷이 걸려 빡빡한 옷걸이, 길게 늘어선 탈의실의 줄, 세일 기간 여기저기 널브러져있는 옷…. 많은 사람이 공감할 거예요. 아르켓의 경험은 분명 달랐어요. 채광이 가득 드는 건물, 꼭 필요한 옷만 걸린 깔끔한 매장, 널찍한 쇼핑 동선, 2층 카페에서 풍기는 고소한 빵 냄새는 무척 여유로웠어요. 질 좋은 옷과 여유로운 매장 분위기는 고객의 태도까지 점잖게 만들고 있었어요. 쇼핑백·제품포장 등 매장에서의 모든 경험이 일관적이었습니다. 아르켓 가로수길점 매장 전경. 기존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공간과 달리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사진 오해인] 2층의 카페 공간. 이곳 또한 여유있는 공간 배치로 이곳이 쇼핑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사진 오해인]   첫 인상이 좋았던 것 같아요. 여유로운 매장에서 질 좋은 상품을 만져보고,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경험을 하면서 아르켓이 가진 브랜드 정체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어요. 먼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답게 의류 외에도 다양한 상품들이 어우러져 진열된 게 눈에 띄었어요. 액세서리와 홈가드닝 상품, 심지어 음료까지도 함께 진열했더군요. 특히 2층에 자리한 홈데코 상품들이 기억에 남는데, 상품 수가 많지 않았지만 ‘아르켓다움’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어요. 방문하기 전부터 2층 비건 카페에 대해 기대를 많이 했어요. 이곳에서 비건 쿠키는 처음 맛봤는데 특유의 고소한 매력에 빠져버렸어요.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을 다루는 공간이라 의류는 물론이고 패브릭, 화분, 음료까지 브랜드 DNA가 담긴 다양한 제품을 주요 공간에 진열해 보여준다. [사진 오해인] 공간의 여유로움을 한껏 느끼게 해준 화분과 식물 제품. [사진 오해인] 음료를 진열하고 파는 패션 브랜드 숍이라니! [사진 오해인]   이곳이 특별해진 순간을 떠올려주세요. 쇼핑을 마치고 카페에서 주문하니 쿠키 4분의 1 조각을 곁들여 주더군요. 커피잔에 올려진 작은 쿠키 조각이 참 귀엽더라고요. 물론 맛도 훌륭했고요. 커피와 쿠키 한 조각을 먹으며 창밖으로 가로수길을 보며 잠시 한국을 떠나 북유럽의 작은 카페에 온 것 같았어요. 기존 접했던 SPA 브랜드 공간에선 느낄 수 없었던 경험이었어요. 아르켓 카페의 비건 쿠키들. 처음 맛본 비건 쿠키는 예상 외로 달지 않고 고소한 특유의 매력이 가득했다. [사진 오해인] 이곳이 특별했던 그 순간을 사진으로 담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시나몬롤, 그리고 비건 쿠키 한 조각까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어우러져 마치 북유럽의 어느 카페에 온 듯 했다. [사진 오해인]   이런 컨셉트의 공간에서 눈여겨볼 점은 무엇일까요. 브랜드 정체성을 매장에 녹이고 고객이 문을 여는 순간부터 나가는 순간까지 통일된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그런 점에서 아르켓은 좋은 사례입니다. 아르켓은 매장에 사계절 옷을 모두 디스플레이 해요. 그 이유는 한 철 입고 버리는 옷이 아닌 '지속가능한 옷'을 추구하기 때문이죠. 반팔과 긴 바지, 패딩, 조끼, 셔츠들이 같은 공간에 조화롭게 스타일링해 계절별로 아르켓의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공간 기획자를 칭찬한다면요. 헤비 웨이트 셔츠(HEAVY WEIGHT- SHIRTS)의 디스플레이를 예로 들어볼게요. 탄탄하고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옷이란 걸 자랑하듯 옷을 뒤집어 유리관 안에 진열하고 있었어요. 같은 옷이더라도 마치 전시작품을 보듯 옷을 바라보니 꼼꼼한 바느질에 감탄하게 됐답니다. 이런 진열방식은 고객들이 옷을 더 세심하게 바라보게 해요. 또 그만큼 제품에 자신감도 있다는 말이겠죠. 티셔츠 하나를 전시하듯 진열해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진 오해인] 지속가능성 컨셉트의 다양한 패션 액세서리와 음료가 함께 전시된 모습은 기존의 패션 매장 디스플레이 공식을 깬다. [사진 오해인]   그렇게 좋은 공간이라면 제품 가격이 높지 않나요. 가격대는 자라·H&M 보다는 높지만 코스보다는 저렴합니다. 백화점 브랜드 옷보다 퀄리티가 더 좋아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산 물건들의 가격을 되짚어보면, 헤비 웨이트 티셔츠 5만9000원, 기본 나시탑 2만9000원, 마 소재로 된 롱 원피스 12만9000원, 에코백 9000원 등입니다. 보통 상품가격은 티셔츠가 2만~3만원대, 셔츠 7만원대, 원피스 9만~15만원대, 바지 8만~10만원 대, 신발 20만원대였어요.   아쉬운 점은 없나요. 2층 라이프스타일 존을 1층으로 이동하면 화분·러그 등과 같은 라이프스타일 상품이 자연스럽게 매장 인테리어에 스며들 것 같아요. 가드닝과 인테리어 상품이 매장과 겉도는 느낌이 아쉬웠어요. 해외 매장의 경우 1층에 라이프스타일군을 배치하고 윗층에 패션군을 구성한 경우가 많은 이유가 이 때문이라 생각해요. 한 가지 더하면, 1층 카운터와 진열방식을 개선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곳에서는 옷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포장하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긴 편입니다. 줄 서 있는 고객이 볼 수 있도록 카운터 뒤쪽 벽면이나 매대에 여러 상품들을 진열해 두면 어떨까 싶어요.   '여기서 이것만은 꼭 해라'라는 게 있을까요. 아르켓 카페는 반드시 들러보세요. 한가한 주말 아침 시간을 노려본다면 창가 자리에 앉을 수 있어요. 창밖으로 보이는 가로수길 풍경과 테이블에 놓인 꽃 장식을 보는 것은 여유로움 그 자체랍니다. 카페에는 여러 비건 메뉴들이 있는데 그중 쿠키류는 정말 추천합니다. 이곳의 백미는 바로 '아르켓 카페'. [사진 아르켓 공식SNS] 카페의 창가 자리. 이곳에 앉아야 제대로 이 공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사진 오해인]   이곳을 방문한 결정적인 이유가 궁금해요. 철학이 있는 공간에 끌리는 것 같아요. 많은 소비자가 똑똑해져서 브랜드의 '흉내 내기'를 단번에 알아챕니다. 브랜드만의 철학을 먼저 세우고, 그 철학을 흔들리지 않고 지켜내며 모든 공간과 경험에 고르게 드러내는 브랜드가 좋아요. 그런 점에서 아르켓은 상품·매장·인테리어·패키지·서비스경험까지 고른 브랜드 경험을 선사했어요.   이 공간을 방문한 후 바뀐 게 있다면요. '질 좋은 옷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그동안 가격대가 높은 브랜드 제품을 백화점이나 아울렛에서만 사야 오래 입을 수 있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곳에서의 경험으로 브랜드 철학과 제품에 대해 이해하게 됐고 호감이 생겼죠. 이들이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패션'을 보며 그동안 옷을 한 철 입고 버렸던 것에 대한 반성도 했고요. 공간이 주는 경험의 힘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요.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7.17 12:47

  • 잘 산 스카프 한 장! 소재·디자인·활용도 모두 만족했다

    잘 산 스카프 한 장! 소재·디자인·활용도 모두 만족했다

    스카프는 한 조각의 천이 아니다. 패셔니스타의 자존심 한 조각이다. 오랜 조사 끝에 힘겹게 찾아낸 스카프가 있었으니, 바로 '토템 산레모'다. 전 세계 이름 난 패션 인플루언서라면 한 번씩 둘렀다는 화제의 스카프. 화려한 패턴 일색인 럭셔리 브랜드 스카프 물결 속에서 토템 산레모는 단순한 기하학적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 잡는다. 2년을 고민해 직구한 이 스카프, '왜 진작 사지 않았을까' 후회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다.      스웨덴 패션 브랜드 '토템'의 '산레모' 스카프. 기하학 패턴이 돋보인다. [사진 박세미, 토템 공식홈페이지] 리뷰 제품이 궁금해요. 토템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이템인 산레모 스카프입니다. 토템은 2014년 스웨덴의 유명 패션 블로거 엘린 클링이 론칭한 브랜드예요. ‘매일 입을 수 있는 유니폼 같은 옷을 만들고 싶다’던 클링의 목표처럼 옷장에 꼭 필요한 아이템에 약간의 디자인적 센스가 곁들여진 모던하고 클래식한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이들의 패션은 평범한 데도 소장하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요. 산레모 스카프는 토템 로고를 그래픽적으로 사용한 패턴이 특징이에요.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의류를 뒤로 하고 첫 번째 메뉴로 소개하고 있을 정도로 토템을 대표하는 아이템입니다. 가로·세로 57cm씩의 정사각형 모양이고, 소재는 100% 실크입니다.   산레모 스카프에 꽂힌 이유가 있나요. 개인적으로 북유럽 감성이 물씬 담긴 스웨덴 브랜드를 좋아합니다.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멀고 먼 스웨덴에서 제 감성에 딱 맞는 패션 브랜드들이 나온다는 게 신기해 스톡홀름을 방문했을 정도예요. 그중에서도 토템은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하는 북유럽 패션 블로거들이 자주 착용하는 브랜드라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특히 산레모 스카프를 두른 사진을 모아 놓은 것을 보고 한눈에 반했어요. 심플한 셔츠나 티셔츠에 착용하면 금세 모던하고 세련된 룩이 완성됐거든요. 제가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에 딱 맞는 액세서리라 바로 위시리스트에 올려두었습니다.   이 스카프의 어떤 점이 취향에 맞았나요. 나에겐 ‘미니멀리즘 요정’과 ‘소비 요정’이 번갈아 가며 찾아와요. 미니멀리즘에 대한 책에서 '품목별로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아이템을 하나씩만 가지고 있어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읽었어요. 지금은 낭비하지 않는 선에서 내 취향을 찾기 위해 소비하는 시기인데, 나중에 또 미니멀리즘 요정이 찾아와 물건을 정리하더라도 토템 스카프는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런 점에서 토템이 말하는 유니폼·미니멀리즘과 통하는 것 같습니다.   더 유명한 브랜드의 스카프도 많잖아요. ‘스카프’ 하면 사실 에르메스가 가장 대표적이에요. 다른 럭셔리 브랜드는 스카프 광고는 특별히 하지 않는데, 에르메스는 스카프 광고를 따로 할 정도로 스카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답니다. 사실 스카프가 유명한 브랜드는 명품을 제외하고는 찾기 어려워요. 다른 브랜드 중에서  실크 스카프는 토템, 겨울용 머플러는 '아크네 스튜디오'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국내 브랜드 중에선 수지가 착용해서 유명해진 '아밤' 스카프도 요즘 유행입니다. 처음 유럽 여행을 갔을 때 ‘제대로 된 스카프 하나 사 오자’는 작은 목표가 있었어요. 그래서 에르메스 매장이 눈에 띄면 꼭 들러서 이것저것 살펴봤는데, 컬러풀한 색감에 금방 질리지 않을까 망설이다 결국 못 샀어요. 자주 착용할 자신도 없고 너무 화려한 스카프는 힘줘서 꾸민 느낌이 들 것 같았거든요. 그건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산레모는 화려함보다는 무심하게 멋을 낼 수 있는 아이템이라 선택했어요. 토템 산레모 스카프를 착용한 모습.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스트라이프 패턴의 디자인이 오히려 멋스러운 아우라를 풍긴다. [사진 박세미]   패션 소품을 쇼핑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가격보다는 나한테 어울리고 많이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고 싶은 물건이 생겨도 신중한 편이라, 이 스카프는 2년을 고민하다 구매했어요. 망설인 이유는 20만원이 넘는 가격이 비싸다고 느껴서입니다. 하지만 최근엔 브랜드마다 스테디 아이템(오랜 시간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을 1년에 한두 번씩 인상하고 있어요. 그래서 원하는 제품이라면 오래 고민 말고 서둘러 결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격 때문에 고민한 이유는요. 지난해 겨울 토템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구로 스카프를 샀어요. 첫 구매 할인을 받아 배송비를 포함해서 21만원을 결제했어요. 에르메스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의 사각형 스카프에 비교하면 훨씬 저렴한 게 맞아요. 하지만 사람들이 주로 많이 사는 명품 스카프는 얇은 트윌리 형태의 스카프라 가격 면에서도 실용적인 면에서도 토템 스카프가 더 나은 것 같아요. 그래도 10만원 후반대의 가격이라면 적당하지 않을까 해요. 사이즈가 더 큰 제품은 20만원 초반대면 적당할 것 같고요. 올 초 가격이 조금 오른 것으로 아는데, 여기서 더 오르면 관세 범위(23만원)를 초과할 수 있어요. 그러면 4만7000원 정도의 관세를 내야 해서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게 되죠.     토템 스카프를 활용하는 방법은 공식 홈페이지나 인스타그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은 공식 홈페이지에 나온 룩북 사진. 스카프를 길게 말아 벨트로 쓰니, 흰 셔츠에 남색바지 차림의 평범한 오피스룩이 새로운 스타일로 바뀌었다. [사진 토템 공식 홈페이지] 가장 큰 장점은 뭐라고 생각해요. 활용성이요! 브랜드 특유의 모던하고 심플한 감성 때문에 유니폼처럼 매일 착용해도 질리지 않아요. 화려한 패턴과 색상이 아니어서 여기저기 활용하기도 좋아요.   만족도를 점수로 표현해주세요. 10점 만점에 8.5점요. 사실 지난겨울에 사서 아직 많이 착용해보진 못했어요. 그래도 2년이나 고민하다가 구매한 게 무색할 정도로 마음에 들어요. 이 스카프를 두르면 특별한 날인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스카프를 하고 나간 날마다 지인에게 ‘잘 어울린다’ ‘예쁘다’란 말을 들어서 더 기분이 좋은 것도 있어요. 만점을 주지 않은 것은 사이즈가 생각보다 작아 다양한 매듭 스타일링이 어려운 것과 소재가 꽤 두껍다는 게 아쉬워서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보온효과가 기대돼 가을과 초겨울에 유용할 것 같아요. 또 한 가지 개선했으면 하는 점이 있는데 스카프 끝에 로고가 그려진 작은 라벨이에요. 착용하면 달랑거리는 게 조금 거슬립니다. 그렇다고 잘라버리는 건 아쉽고요. 좀더 얇고 광이 나는 실크 재질로 만들어 스카프 안쪽에 딱 붙이면 좋겠어요. 스카프 한 쪽에 토템 로고가 새겨진 작은 라벨이 달려있다. 소재가 도톰한 데다 달랑거려 착용했을 때 눈에 띄는 게 거슬린다. [사진 박세미]   디자이너를 칭찬하고 싶은 점도 있다고요. 토템의 로고를 만든 디자이너는 천재인 것 같아요.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놓으면 예술 작품처럼 보일 정도로 근사하거든요. 토템에서는 이 로고를 스카프 말고도 비치타월·수영복·원피스 등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비교적 단순한 디자인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일등공신이라 생각합니다. 스카프를 접어 헤어밴드로 연출할 수도 있다. 사진은 토템 창립자 엘린 클링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 리조트룩으로 이 스타일링에 도전해볼 예정이다. [사진 엘링 클링 SNS 캡처]   구매 혹은 사용할 때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요. 토템 공식 홈페이지에 처음 가입하면 10% 할인 코드를 줘요. 환율 높을 때 할인 코드를 받아 직구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해요. 가끔 무료배송 이벤트도 하기 때문에 그때를 노리면 관세를 내지 않고 구매할 수 있어요. 활용법은 토템 홈페이지에 업로드된 영상이 도움될 것입니다. 또 인스타그램에 '토템'만 검색해도 많은 스카프 스타일링을 볼 수 있답니다. 헤어밴드로 착용한 게 너무 예뻐 보여서 여행 가면 꼭 해볼 거예요.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스카프에 도전해보고 싶은데, 부담스러움에 고민하는 사람에게요. 실제로 가격만 보고 저렴한 스카프를 구매한 적도 있는데, 소재나 디자인이 별로라 착용을 안 하게 돼 결국 버리지도 쓰지도 못하는 애물단지가 돼 버렸어요. 적당한 가격에 고급스러움을 갖춘, 활용도 높은 스카프를 찾는다면 토템이 딱입니다.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7.13 12:14

  • 홈카페보다 한 수 위, ‘나만의 커피랩’을 위한 합리적 선택

    홈카페보다 한 수 위, ‘나만의 커피랩’을 위한 합리적 선택

    나는 커피에 진심인 6년 차 바리스타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홈카페에 대한 니즈가 커진 요즘 주변에서 ‘괜찮은 커피머신 없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10만~50만원 대 가정용 커피머신부터 700만~1500만원을 호가하는 하이엔드 커피머신 중에 내가 선택한 홈카페용 에스프레소 머신은 ‘엘로치오 자르 V2’다. 듀얼보일러 시스템으로 섬세한 스티밍이 가능하고, 추출 압력이나 온도도 안정적이라 여느 카페의 커피머신과 견줘도 손색 없다.  집에 괜찮은 에스프레소 머신을 설치해 홈카페를 만드는 사람이 늘고 있다. 나 역시 홈카페를 갖췄는데, 엘로치오 자르 V2로 커피를 추출하는 시간은 오롯이 나만의 커피를 연구하는 시간이 된다. [사진 윤석준]   어떤 제품인가요. '엘로치오 자르 V2(이하 자르)’는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입니다. ‘엘로치오’는 프로웰이라는 국내 기업이 만든 커피 머신 브랜드이고요.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출시됐지만, 상업용 에스프레소 머신에 버금가는 스펙을 자랑합니다. 스팀 보일러와 추출 보일러 2개를 장착한 듀얼보일러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 상업용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그룹 헤드 규격으로 만들어졌으니, 준산업용 머신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저는 2018년 구매했고, AS 등을 고려해 공식 홈페이지에서 주문했습니다.   이 머신에 꽂힌 이유가 있나요. 저는 6년 차 바리스타입니다. 2년 차 될 무렵부터 제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바라보게 되었죠. 카페에서 커피를 만드는 시간 외에 집에서 커피를 만드는 연습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해진 예산안에서 충분한 퀄리티를 구현할 수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이 필요했습니다. 당시 시중 에스프레소 머신 가격은 극과 극이었습니다. 드롱기·브레빌·가찌아 등 10만~50만원 선의 비교적 저렴한 가정용 머신부터 라마르조꼬·슬레이어와 같이 700만~1500만원에 선의 하이엔드 머신까지 다양했어요. 그 가운데 자르는 200만원 대 중반의 가격으로 업소용 머신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국내 생산 커피머신이었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스펙은 내장된 보일러의 개수와 용량, 추출온도와 추출 온도 조절, 추출하는 압력을 조절하는 기능 등으로 결정되는데 자르는 모든 옵션이 완벽했습니다. 안정적인 추출과 스티밍, 추출 중 압력조절, 온도 제어가 모두 가능합니다! 자르를 구매한 뒤부터 국내에 들어오는 뉴크롭(수확한 지 1년 이내의) 생두나 원두를 소량씩 구매해 업계의 트렌드도 꾸준히 익혔습니다. 집에 마련한 홈카페의 모습. 내가 가장 애용하는 에스프레소 머신 '엘리치오 자르 V2'(왼쪽)와 그라인더 '말코닉 EK43'으로 꾸몄다. 자르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있는 모습. 옵션으로 제공하는 포타필터는 일반 포타필터와 바텀리스 포타필터 2종류인데, 사진은 바텀리스 포타필터로 추출하는 모습이다.   최근 홈카페를 만드는 사람이 많아졌잖아요. 커피 머신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우선 내가 커피를 마시는 게 즐거운지, 커피를 만드는 게 즐거운지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에 따라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부분이 다르거든요. 만약 전자라면 편의성을 중요하게 보면 됩니다. 커피머신의 스펙이 아무리 상업용 만큼 좋더라도 만드는 과정이 번거롭다면 손이 잘 가지 않겠죠. 후자라면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선택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커피음료를 만드는 재미를 느낄 수 있거든요. 이때는 머신과 그라인더를 별도로 구매해야해서 비용이 더 들지만요.   자르를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요. 캡슐 머신은 제조사의 제품이나 호환 가능한 캡슐만 맛볼 수 있습니다. 반면 드롱기나 가찌아 등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은 내장된 그러인더의 날이나 보일러 용량의 한계로 환경에 따라 맛이 쓰거나 시는 등 편차가 심한 단점이 있죠. 그래서 다양한 원두를 에스프레소로 음용할 수 있고, 바리스타란 직업 특성상 R&D가 가능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자르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또 에스프레소 추출과 밀크 스티밍을 동시에 할 수 있어 라테아트 연습도 할 수 있다는 게 좋았죠. 당시 엄성진 바리스타가 월드바리스타 챔피언십 라테아트 부분에서 챔피언에 올라 라테아트가 열풍이었습니다. 라테아트 대회에서 출전자 수가 많을 때는 유튜브로 예선전을 치르곤 했는데, 영상 속 많은 바리스타가 자르를 사용하고 있었어요. 실제로 써보니 안정적이고 섬세한 라테아트가 가능해 만족도도 높았어요.  자르는 섬세한 라테아트를 표현할 수 있는 스티밍이 장점이다. 라테아트를 집에서 연습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사진은 자르로 직접 만든 라테아트 커피. 크레마 위에 가는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섬세한 라테아트를 완성했다.   최고의 정점을 하나 꼽는다면요. 단연 보일러 공급용 물통이 내장돼 설치 환경이 자유롭다는 점입니다. 내장형 물통 없이 직수 공급만 가능한 머신은 보일러로 물을 공급하는 펌프를 따로 마련하거나, 직수 연결이 가능한 부엌 같은 공간에만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늦은 밤 커피를 마시려다 엄마에게 등짝 스매싱을 당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겠죠. 하하. 반면 2.4L 용량의 내장형 물통이 있는 자르는 그럴 일이 없습니다. 물은 생수나 정수를 넣어 사용하면 되고, 물통은 분리·세척이 가능합니다. 이외에도 성능 대비 아담한 크기에 국내생산 제품이라 AS가 쉬운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입니다.   개선했으면 하는 점도 있나요.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스팀 팁’입니다. 스팀 팁은 스팀 노즐 끝에 있는 스팀이 나오는 구멍을 말하는데, 순정 스팀 팁은 3개의 구멍이 있습니다. 아쉬운 건 바로 구멍의 갯수예요. 저는 4개의 구멍이 달린 스팀 팁으로 변경해 사용하는데, 그래야 우유를 스티밍할 때 롤링이 훨씬 안정적으로 됩니다. 순정 팁 구멍을 4홀로 변경하면 더 좋겠단 생각이에요. 또 다른 하나는 ‘포터필터'(커피를 추출할 때 그룹 헤드에 결합하는 손잡이)가 좀더 고급스러웠으면 좋겠어요. 순정 포터필터는 보급형이란 느낌이 강한데 고급형은 홈페이지에서 별도로 판매합니다. 추출 성능의 차이를 좌우하진 않지만,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더 예쁜 제품에 눈이 가는 건 모든 사용자의 마음일 것입니다. 정면에서 보면 왼쪽에 스팀압력계가, 오른쪽에 추출압력계가 보인다. 머신에 사진찍는 내 모습이 비쳤다. 커피를 추출하고 있는 모습. 샷글라스 밑에 있는 제품은 샷의 무게를 개량할 수 있는 저울이다. 제품명은 아카이아 루나. 추출 컨트롤러에 있는 가변 밸브로 압력을 조절할 수 있다. 터치스크린에는 추출온도와 시간이 표시된다.   나만의 사용 노하우가 있다면요. 앞서 소개한 것처럼 스팀 팁을 4홀로 튜닝해 사용하면 우유 스티밍할 때 고운 질감이 나타납니다. 섬세하고 예쁜 디자인의 라테 아트를 만들 수 있는 크리미한 텍스쳐의 스팀 밀크를 얻을 수 있습니다. 4홀 스팀 팁을 구매해 스패너를 이용해 간단하게 교체할 수 있습니다.  4개의 스팀 분출구를 가진 스팀 팁으로 교체한 모습. 스팀이 방사형으로 고르게 나온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3구 스팀 팁(왼쪽)과 4구 스팀 팁. 4구 팁도 기본 옵션으로 제공하면 좋겠다.   만족도를 10점 만점으로 표현해주세요. 자르는 온도와 압력 등 기본적인 성능이 안정적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에스프레소에서 커피머신보다 중요한 그라인더의 특성이랄지, 로스팅이나 생두의 품질을 비교 평가하는데 매우 유용합니다. 또 2L의 스팀 보일러와 0.6L의 추출 보일러가 따로 내장돼 있어 추출과 스티밍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업용 머신에 비해 ‘듀티사이클(휴지 시간) ’이 긴 게 아쉽습니다. 제조사에서는 추출 시간만큼 대기 시간을 가지라고 권장합니다. 예를 들면 에스프레소를 30초간 추출했다면 30초 정도 쉬었다 다음 추출을 하라는 거예요. 추출시간 만큼을 쉬어줘야 한다는 거죠. 이것을 제외하면 스티밍 부분에서는 카페에서 쓰는 머신에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일반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에 비해 소음이 2배 정도 크다는 단점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제가 평가하는 점수는 9점입니다.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7.10 18:00

  • "녹취 풀이, 이젠 안녕"…업무 효율 올리는 마법을 만나다

    "녹취 풀이, 이젠 안녕"…업무 효율 올리는 마법을 만나다

    신박하다. 단지 녹음 버튼을 눌렀을 뿐인데 내 눈앞에서 음성이 텍스트로 변환된다. 이 서비스를 사용한 뒤 녹취를 푸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을 온전히 나에게 투자하니 행복 지수와 업무 효율 모두 올라간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클로바노트'는 사용자의 니즈를 정확히 간파하고 가려운 곳을 확실히 긁어주는 '효자손' 같은 서비스다. 무료로 서비스되고 있으니 녹음이 필요한 세상 모든 워커들이여, 녹취 푸는 스트레스에서 하루빨리 탈출하길! 녹취를 풀어본 사람은 안다. 이것만 누가 대신해줘도 업무 효율이 얼마나 올라가는지. [중앙포토]   어떤 서비스인가요. 사용자의 음성기록을 텍스트로 자동 변환해 주는 무료 서비스입니다. 지난해 11월 네이버가 출시했어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녹음 어플리케이션 기능은 기본이고, 녹음을 마치는 순간 내용을 즉시 텍스트로 변환해 보여준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한 달에 300분을 무료로 녹음하고 텍스트 변환·공유 등 모든 기능을 앱과 웹을 통해 이용할 수 있어요.   녹취 풀이를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유용하겠어요.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회사에서 서비스 사용성 검증을 위해 베타테스터(제품 출시 전 제품의 결함 여부를 검사하는 사람)와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베타테스터에게 질문한 뒤 대답을 정리하고 그 대답을 기반으로 다음 질문을 이어가야 했죠. 혼자서 인터뷰 진행하기가 어려웠어요. 한 주 동안 고생하고 나서 상대방의 대화에 집중해 다음 질문을 하고, 효율적으로 녹음 내용을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네이버 웹사이트에서 ‘녹음을 도와준다’는 배너 광고를 보고 바로 클릭했어요. 남은 인터뷰는 클로바노트로 진행했고요.   음성 기록 서비스 '클로바노트'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문구. 사용해보고 싶은 궁금증을 이끌어낸다. [사진 최혜리, 클로바노트 앱 캡처] 비슷한 종류의 앱은 없을까요. 있긴 해요. 하지만 클로바노트는 PMF(Product Market Fit)를 완벽하게 갖춘 영리한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서비스가 없을 때 사용자가 큰 실망을 느끼게 되는 경우, 그 서비스는 ‘PMF를 이끌어낸다’고 표현하는데, 클로바노트가 이 부분을 제대로 공략했어요. 비슷한 서비스로 B2B를 타깃으로 한 ‘다글로’가 있지만, 음성 파일의 텍스트 변환 과정을 쉽게 설계한 점과 녹음 후 웹에서 내용을 편리하게 수정·열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클로바노트가 한발 앞섰다고 생각해요.   특히 어떤 점에서 만족하나요.   녹음 내용을 텍스트로 바꿔주는 점이요. 저는 인터뷰에서 사용했지만 이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요. 회의록을 남길 때, 세미나·강의 내용을 저장할 때처럼요. 보통 녹음의 목적은 단순 내용 저장뿐만 아니라 녹음된 내용을 다시 들으며 새로운 내용을 만드는 데 있어요. 그러려면 녹음된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작업이 필수인데 클로바노트는 그 수고를 90% 이상 줄여줘요. 그리고 긴 녹음 내용 중 원하는 부분을 바로 찾아 들을 수 있다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링크로 녹음 내용을 공유하는 것도 장점이에요.   녹음시작 화면(왼쪽)과 텍스트 변환 화면. 녹음 시작부터 텍스트 변환 과정까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마치 옛날 녹음기를 사용하는 느낌을 주는 서비스 디자인이 디지털 시대에 오히려 신선함을 준다. 메인화면(왼쪽)과 변환된 텍스트 화면. 녹음이 필요한 순간에는 앱을, 녹음이 끝나고 다시 정리하고 싶을 때는 웹 서비스를 사용하길 추천한다. 휴대폰 화면이 작아 텍스트를 수정하기 힘들기 때문. 녹음 파일을 들으며 타이핑하던 과거는 이젠 안녕이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요. 녹음을 시작해 끝마친 다음 변환된 텍스트를 찾아보는 일련의 과정에서 잠깐 멈칫했던 순간이 있어요. 녹음을 완료할 때 눌러야 하는 버튼이 정지 버튼이라는 게 명확하게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실제 녹음기에서 따온 아이콘을 보고 직관적으로 ‘멈추기' 기능을 떠올리긴 어려웠어요. 녹음을 끝내는 과정에 불필요한 요소가 있는 느낌이었어요.   사용 만족도를 점수로 평가해주세요. 10점 만점에 9점이요. 녹음 순간부터 마친 이후까지 고려해 서비스를 설계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변환되는 시간도 짧고, 원하는 텍스트를 클릭하면 바로 해당 부분도 찾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편했어요. 녹음을 하고 텍스트를 변환하면 대략 60% 정도 정확해요. 요약을 위해 가볍게 훑어보기에는 무리가 없어요. 보다 정확한 내용이 필요하면 직접 수정하면 되고요. 제가 업무차 진행했던 일대일 인터뷰를 놓고 봐도 클로바노트를 사용하기 전과 후가 확연히 비교돼요. 정리한 내용을 다시 읽어봐도 정확도가 80% 이상입니다. 사실 아직까지 IT관련 전문용어는 완벽하게 변환되지 않아요. 그런 부분에서 느껴지는 아쉬움도 있지만 서비스가 주는 효용감이 더 크게 느껴져요. 또 녹음한 내용을 정리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정리한 내용을 공유하려는 목적도 있는데 클로바노트는 손쉽게 공유할 수 있어요. 파일이 아니라 링크로 간단하게요.   사용 노하우가 있으면 공유해주세요.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모두 활용하는 편이에요. 녹음을 한 뒤 바로 웹에서 작업하기 위해서죠. 녹음을 마치고 텍스트나 메모를 수정할 일이 있으면 클로바노트 웹사이트에서 간편하게 수정할 수 있으니 꼭 활용해보세요. 웹에서의 작업이 앱을 쓰는 것보다 훨씬 편리해요. 이때 제목을 ‘ooo 인터뷰’처럼 저장하면 녹음 노트를 스크롤해서 찾을 필요 없이 원하는 노트를 검색해 바로 찾을 수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저는 발표를 더 능숙하게 하려고 이 서비스를 활용해요. 대본 없이 슬라이드를 보고 발표 연습할 때 내 목소리를 녹음하면, 발표 내용이 가감 없이 텍스트로 변환되거든요. 내 발표를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느낌이랄까요. 말투를 객관적으로 보면서 습관을 고칠 수 있어 완벽한 발표 준비를 하는데 유용해요.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생활에 바뀐 게 있나요. 다양한 인터뷰나 회의를 할 때 자신감이 생겼어요.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지금 이 시점’에 정리할 필요가 없다는 여유가 생기니 현재에 더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녹취를 푸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 심지어 쓸데없는 감정 소모까지 줄어들어 업무 능률이 올라갔어요. 녹음이 텍스트로 자동 변환되었을 뿐인데 나비효과처럼 저의 업무 성과까지 향상되는 경험이 새로웠습니다.   어떤 사람이 쓰면 좋을까요. 시험 기간 비대면 수업을 들으며 시험 준비하는 친구들이 떠오르네요. 공부와 강의를 병행하기 힘들다면, 강의를 들으며 클로바노트를 활용해보길 바라요. 놓친 부분이 있어도 클릭해 다시 들을 수 있고, 변환된 텍스트의 정확도도 꽤 높아 활용하기 좋아요. 그리고 회사에 적응하느라 고민이 많은 저같은 주니어에게도 추천해요. 같이 일하는 크루들, 사수들이 해주는 조언과 회의 내용을 다시 복기하고 싶을 때 쓰면 만족도가 높을 거예요.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도와줄 것입니다.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7.10 13:43

  • 몸과 마음이 지쳤다면, '정원'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몸과 마음이 지쳤다면, '정원'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반려식물’이라는 개념이 유행하기도 전.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었던 고시생 시절 베란다 한 켠에 나만의 정원을 가꾸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은 적이 있다. 그 후 바쁜 사회인으로 지내며 점점 정원과는 멀어진 삶을 살았다. 그런 나에게 일요일 오후 찾아간 이 전시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정원은 이런 거야. 정원에 열정을 가지고 일생을 바친 사람들도 있어. 너도 잘 아는 역사 속 유명 인사들도 정원에 많은 관심을 가졌지. 자, 이제 너도 너만의 정원을 만들어봐.'   도시인에게 정원의 의미를 생각하게 해주는 곳, '피크닉 가드닝' 전시다. 사진은 김봉찬·신준호 작가의 '어반 포레스트 가든'. 실제 식물과 만들어진 식물이 함께 흙에 묻혀 있다. 주변 빌딩 숲과 어우러져 묘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사진 정혜령] ‘가드닝’이라는 주제가 흥미로워요. 어떤 전시인가요.   모든 사람이 정원의 의미를 한 번씩 생각해보고 각자의 정원을 가꿔보도록 권유하는 전시입니다. 가드닝(gardening)은 ‘정원 만들기’라는 뜻이지만, 직접 정원을 만드는 과정은 포함돼 있지 않아요. 전시 당일 운동화를 신고 가야 하는 게 아닐지 고민했는데, 아주 쓸데없는 고민이었더라고요.   혹시 가드닝에 특별한 관심이 있었나요. 저는 대학 시절 2년 넘게 고시 준비를 하면서 심신 안정을 위해 식물 키우기에 도전했던 경험이 있어요. 원래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었지만, 함께 사는 가족들이 강경하게 반대해 식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런데 재미가 붙어 키우는 식물 수가 하나둘씩 늘어났고, 나중엔 베란다 한편이 제가 키우는 화분들로 가득 찰 정도로 집중하게 됐어요. 나름의 루틴도 생겨서 스트레스가 심한 날이면 다이소에 들러서 화분·흙·씨앗·영양제 등을 한가득 사요. 그렇게 산 씨앗은 종이로 만든 미니 화분에서 발아를 시키고, 그중에서 튼튼하게 자란 식물을 남겨요. 식물이 크는 중간중간 분갈이를 하고 잎이 시들면 영양제를 넣어주고요. 처음엔 실용성을 생각해 상추·깻잎 등 먹을 수 있는 채소 위주로 심었다가 점점 허브·커피·꽃 등 다양한 종류를 키웠어요. 의도치 않게 ‘식물 애호가’가 되어 버린 거죠.   전시장에 입장하자마자 만나는 최정화 작가의 설치 작품 '너 없는 나도, 나 없는 너도 Holobiont'가 시선을 압도한다. 작품명의 홀로바이언트는 '통생명체'란 의미. 거대한 무, 당근, 양배추, 아스파라거스 등 작품이 살아 숨쉬듯 부풀어 올랐다 꺼지기를 반복한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인증샷을 갈구하는 현대인의 니즈를 초반부터 충족시켜주는구나'란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많은 사람이 피크닉 관련 SNS 게시물로 이곳 사진을 올린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가 열리는 피크닉이란 공간도 궁금해요. 피크닉은 2018년 전시 기획사 ‘글린트’가 만든 복합문화공간이에요. 전시 공간을 중심으로 카페·바·편집숍·레스토랑으로 구성돼 있어요. 초기엔 류이치 사카모토, 재스퍼 모리슨, 페터 팝스트 등 인물 위주 전시를 하다가, 작년부터 ‘명상’ ‘가드닝’ 같은 개념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위치는 서울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지하철 4호선 회현역 근처. 직접 가봐야만 알 수 있는 느낌을 이야기한다면 ‘서울의 여러 모습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주변에 남산 서울타워와 옥상에 빨래가 주렁주렁 걸린 낡은 주택부터 고층빌딩까지 다채로운 건물들이 만드는 풍경이 색다르고 따뜻해요. 게다가 피크닉의 건물 자체가 외부와 연결되는 것처럼 보여 그 모두가 피크닉 공간처럼 느껴졌습니다. 피크닉의 전경. 이곳은 그냥 지나가다가 불쑥 들릴 만한 장소는 아니다. 골목 안쪽 깊숙이 자리해 방문 목적을 가지고 일부러 찾아가야 한다. 밖에서 보면 평범한 벽돌 건물처럼 보인다. 전시 가드닝은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예약 서비스를 통해서만 예약할 수 있다. 사진은 네이버 예약 화면.   전시 내용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가드닝 전시는 올해 4월부터 시작했어요. 10월까지 6개월간 해요. 전시를 보기 위해서는 네이버 예약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인기가 많은 편이라, 제 경우엔 일주일 전에 예약했는데도 잔여석이 거의 없었어요. 가격은 일반 성인 기준 1인당 1만8000원입니다(13세 미만은 1만3000원). 전시는 전반부에 정원에 대한 작가들의 재미있는 해석이 들어간 작품을 보여줘요. 정원은 다채로운 색깔의 채소 모양 풍선 인형의 모습으로, 실제 흙에 반쯤 묻혀있는 커다란 열무 모양의 조각으로, 흙과 뿌리와 낙엽이 어지럽게 섞여 있는 형태를 표현한 3D 영상으로도 표현돼요. 똑같은 소재인 정원을 가지고서도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다음은 조경 활동에 평생을 바쳐 온 두 명의 조경가 거트루드 지킬과 정영선씨에 대한 이야기로 연결돼요. 사진과 친필 작업 노트를 통해 그들이 정원에 대해 남긴 이야기와 어떤 고민을 거쳐서 어떤 공간을 탄생시켰는지를 보여 줍니다. 전시는 루프톱에서 마무리되는데, 이곳은 관람객 자신에게 집중하는 공간이에요. 몇 가지 간단한 질문으로 자신의 성향에 잘 맞는 정원이 어떤 정원인지 알아가는 테스트를 할 수 있습니다. 또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아름다운 정원과 서울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요.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로 잘 알려진 정재은 감독의 영상을 상영하는 방이었어요. 영상은 방 벽을 꽉 채우는 거대한 화면에 꽃이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리는 풍경과 삽으로 김매는 과정, 나무를 타고 올라가 일일이 가지치기를 하는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줘요. 스토리도 없고 속도도 느릿하지만, 하염없이 빠져 보고 있게 됐어요.    구기정 작가의 작품 '초과된 풍경'. 흙·낙엽·이끼가 뭉쳤다 흩어지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화면을 통해 나오는데, 넓은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현실의 정원 모습과 뒤엉켜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작품 '초과된 풍경'의 다른 쪽 모습. 벽에 그린 정적인 이미지와 화면 속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나무의 흔들리는 모습이 하나로 합쳐졌다 다시 분리되는 신비로운 느낌이다.   이곳을 즐기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루프톱 정원 입구에 있는 ‘정원 성향 테스트’를 꼭 해보길 추천해요. 9가지 정원 유형 중에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정원을 제안해주거든요. 최근 유행했던 MBTI 테스트도 결국에는 본인을 잘 알고 싶은 욕구에서 시작한 거잖아요. 자신이 정원과 얼마나 가까운지, 어떤 형태의 정원이 나에게 가장 적합할지에 대해 알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로웠어요.  테스트는 정원 만들기에 가장 진심인 사람부터 정원 만들기에 소질이 없는 사람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어요. 예를 들어 본인이 만일 ‘식물을 잘 기르고, 반려 식물을 늘리고 싶고, 관리에 시간을 많이 쓸 수 있다’를 선택했다면 ‘매일 2시간씩 식물을 돌보는’ 유형이 나와요. 사례로 제시하는 사진도 식물원인지 온실인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식물로 가득 찬 공간을 꾸미는 모습을 보여줘요. 만약 ‘식물을 잘 못 기르고, 집에 채광과 통풍이 좋은 공간이 있고, 기르기 쉬운 식물을 들이고 싶은’ 사람이라면 텃밭 작물을 추천해줘요. 부담 갖지 말고 키우기 쉬운 방울토마토 모종부터 시작해본다면 텃밭을 가꾸면서 일종의 루틴이 생겨 생활이 보다 안정될 수 있다고 제안해요. 몇 년 전 고시를 준비하던 시절의 저에게 딱 적합한 결과죠.    반면 정원 만들기에서 많이 멀어져 있는 사람도 있겠죠. 안타깝게도 지금의 내가 해당하더라고요. ‘식물을 잘 기르지 못하고, 집에 채광과 통풍이 좋은 공간이 없고, 규칙적으로 관리할 자신이 없다’고 선택한 저에게는 ‘꽃 구독 서비스’가 결과로 나왔어요. 테스트를 시작하기 전에는 베란다 텃밭, 분재식물을 추천해줄 줄 알았는데, 현실적인 결과에 당황하면서도 납득하게 됐어요. 얼마 전엔 ‘꽃 히아신스 손쉽게 키우기’ 키트를 친구에게 SNS 선물하기로 받아서 잠시 키운 적이 있는데, 선물해준 친구에게는 미안하게도 정작 몇 주 못 가 죽이고 말았거든요.     전시의 끝 무렵 만날 수 있는 '정원성향 테스트'. '나는 식물을 잘 못 기른다'로 시작하는 간단한 질문 몇 가지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자신에게 딱 맞는 정원 형태를 발견하게 된다. 나는 ‘꽃 구독’을 추천 받았다. 50제곱미터(15평) 빌라에서 꽃 구독을 하는 사람의 사례를 제시해, 보다 나에게 직접 와닿는 느낌이었다. 루프톱에 마련된 한옥 스타일의 마루. 전시 관람으로 지친 상태라면 잠시 이곳에 앉아 쉬어도 좋다. 루프톱 정원은 전시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공간이다. 위치가 위치인지라 정원 너머로 남산타워부터 고층 건물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전시 기획자를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요. 건물 기본 구조를 활용해 최적화된 전시 동선을 만들어낸 점에 대해 가장 칭찬하고 싶어요. 건물이 전시를 위해 지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건물의 구조와 전시의 동선이 잘 어울려요. 1층에서 시작해서 한 층씩 올라갔다가 마지막에 루프톱에서 정원을 본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 번에 지하 기념품샵으로 내려가서 선물을 받고 나가면 돼요. 입장에서 퇴장까지 효율적이고 깔끔했어요. 사실 전시를 관람할 때 동선이 헷갈리면 전체적인 경험 자체가 안 좋은 경우가 많아요. 다음 전시를 보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한참 헤매거나, 다른 관객들과 동선이 겹쳐서 작품을 감상하다가 길을 양보해야 하는 경험이 쌓이면 몹시 피곤해지거든요.   만족도를 점수로 매긴다면요. 저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7점입니다. 주제 의식과 콘텐트 두 가지로 나눠서 각각 4점, 3점을 주고 싶습니다. 먼저 가드닝이라는 아이템을 풀어낸 방식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단순히 정원 만들기 체험이나 예쁜 정원을 보여주기에서 그치지 않고, 관람객이 스스로 자신의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 신선해요. 저를 포함해 도시 거주자 중 정원을 실제로 가꾸고 있거나, 정원이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이 전시는 '가드닝은 정말 좋은 것이다' 라고 강요하는 대신 가드닝을 둘러싼 예술가의 해석, 조경가의 치열한 문제 인식, 역사 속 인물의 정원에 대한 애정을 보여줘 자연스럽게 가드닝에 관해 관심을 갖게 해요. 마지막엔 가드닝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 관객에게 깨달음을 끌어냅니다. 아쉬운 부분도 있어요. 중반부의 조경사 거트루드 지킬부터 시작해 여러 유명 인사들이 남긴 정원에 대한 말이나 경험을 보여주는 전시요. 전시의 다른 부분에서는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데 반해 단순한 나열식 소개에 그치는 느낌이었어요. 차라리 수가 적더라도 정원에 조예 깊은 인물을 중심으로 깊이 있는 내용을 보여주었다면 더 좋았을 거예요.  대학 시절 직접 기른 식물들. 맨 왼쪽 위의 사진은 씨앗을 발아시키는 모습이고, 나머지는 직접 길러낸 식물들이다.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도시에서 자취하면서 매일 바쁜 삶에 치여 사는 사회 초년생들이 전시의 타깃 고객이 아닐까 싶어요. 생활에 치여 살다 보면 화분이든 꽃다발이든 식물을 일상의 일부로 포함시킨다는 결정 자체가 부담일 수 있거든요. 혼자 산다면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대상이 늘어난다는 생각이 더욱 큰 부담이 될 수 있고요. 주중에는 일 때문에 바쁘고, 주말엔 쉬거나 친구들을 만나 수다도 떨지만 한편으로는 항상 어딘지 공허함을 느껴질 수 있죠. 그런 사람이 가드닝 전시를 통해 정원 만들기를 보다 가까이할 수 있다면 일상에서 잔잔한 충족감을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7.09 19:31

  • [민지리뷰] 박수 칠 때 달려라! ‘함께’ 달리는 맛

    [민지리뷰] 박수 칠 때 달려라! ‘함께’ 달리는 맛

    운동화 끈을 맨다. 깊은 밤 호수 공원을 막 달리려는 찰나, 귓가에 코치의 힘찬 응원과 친구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 순간 난 혼자가 아니다. 나를 아는 러닝 앱 ‘런데이’가 함께다. 같이 달릴 수가 없어진 코로나19 시대에 혼자 달리는 사람들에게 생동감있는 서비스로 운동할 맛을 알려주는 신박한 서비스, 런데이. 사용자 수준에 맞는 8주 러닝 프로그램, 러닝 코치의 친절한 지도, 랜선 달리기 크루들의 응원, 적절한 보상까지 모두 갖췄다. 피곤한 하루의 끝, 기쁜 마음으로 다시 운동화 끈을 고쳐 매는 이유, 런데이에 있다.   공원을 달리는 모습. 러닝 앱 '런데이'는 즐겁게 달리는 법을 가이드 해준다.[사진 황지혜] 어떤 서비스인가요. 런데이는 ‘러닝을 일상으로!’를 외치는 세상 모든 러너를 위한 러닝 앱이에요. 국내 게임사 한빛소프트에서 2015년 9월에 출시한 이후, 2020년에는 155개국에 동시출시하면서 글로벌 앱이 됐어요. 달리기를 이제 막 시작하는 초보부터 10km 마라톤을 준비하는 사람을 위한 코스까지 다양한 레벨에 맞는 러닝 훈련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어요. 재미있는 건 운동하는 동안 코치의 에너지 넘치는 음성이 나와요. “위아래로 쿵쿵 달리면 몸에 많은 무리를 주게 됩니다. 허리를 곧게 펴고, 뒤에서 누군가가 밀어준다는 생각으로 달려주세요.”처럼 달려야 하는 이유부터 신발은 뭘 신어야 하는지 등을 이야기해주는데 달리고 싶다는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됩니다. 많은 사용자를 움직이게 하는 앱이라 골라봤어요.     이 서비스에 꽂힌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근 제 삶의 가장 큰 화두는 ‘건강한 삶’이에요.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 지속적인 운동을 해보고 싶어서 친구와 함께 달리기를 시작하기로 했어요. 헬스나 다른 운동을 하기엔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아 30분씩 가볍게 달려보기로 한 것이죠. 문제는 거리였어요. 친구는 신촌, 저는 용인이었거든요. 그렇지만 런데이 앱을 이용하면 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각자 위치에서 자기가 편한 시간에 달리면 되는데, 서로 얼마나 달렸는지 볼 수 있고, 내가 달리는 순간 자동으로 친구에게 알림을 보내줘요. 무엇보다 좋은 점은 ‘파이팅’을 외쳐주는 코치님의 목소리와 달리는 순간 친구들의 박수 소리예요. 누워서 TV를 보다가도 ‘조재 님(친구)이 달리러 나갔습니다’라는 푸시 알람이 울리면 저도 운동복을 입고 런데이 앱을 켜요. 작심삼일일 줄 알았던 제가 지금도 달리는 걸 보면 러닝은 이제 제 일상이 된 것 같아요. 런데이 덕분이죠. 사용자를 행동하게 하는 서비스라서 기획자 입장에서도, 사용자 입장에서도 너무 좋은 서비스에요.   동기부여를 해주는 다양한 배지들과 친구가 달리러 나갔다는 푸시 알림. 30분 달리기 했을 때, 친구 추가를 했을 때 등 런데이에서 받은 배지를 확인할 수 있다.   런데이를 사용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친구의 강력한 추천 때문이었어요. 서비스가 퍼져나가는데 ‘입소문’만큼 강력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달리기를 좋아하는 친구의 추천으로 앱을 설치하고, 응원하며 함께 사용하다 보니 같이 달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친구의 추천 이유는 ‘30분 달리기가 8주 코스로 짜여 있어 천천히 페이스를 올릴 수 있다’는 점과 ‘코치의 파이팅 넘치는 응원’이었어요. 이전에는 ‘나이키 러닝 클럽(이하 NRC)’이란 앱을 사용했어요. 아무리 좋은 서비스여도 혼자 사용하는 것과 취향이 비슷한 많은 친구와 함께 사용하는 서비스는 다르더라고요.   '나이키 러닝 클럽'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있나요. 대표적인 러닝 앱 중 하나인 NRC은 러닝이 습관이 된 사람이라면 정말 유용해요. 힙한 느낌도 들고요. 하지만 NRC의 러닝 프로그램은 습관이 된 사용자에게는 유용하지만 초보자는 어떤 프로그램을 선택할 지 고민이 돼요. 반면 런데이는 ‘초보 러너’에게 딱 맞아요. 8주란 시간동안 소화할 수 있는 24개의 러닝 프로그램은 따라 하기 쉽거든요. 어떤 프로그램을 선택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어요. 메인에서 소개하는 8주 챌린지를 선택해 8주간 인터벌훈련을 하며 페이스를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천천히, 끝까지 갈 수 있어요. 저는 나이키 러닝 클럽에서 5km 챌린지를 하다 2주도 안 돼 그만두었지만, 런데이는 1년 넘게 사용하고 있어요. 쉽게 시작한 러닝이 작은 성취가 되어 습관이 된거죠.     런데이가 제공하는 다양한 러닝 훈련 프로그램들. 런데이에서는 다양한 챌린지를 만들고, 사용자들에게 제공한다. 내가 도전 중인 챌린지를 확인할 수 있고, 하단에는 앱에서 추천하는 챌린지 목록이 뜬다   Q. 운동 어플 선택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보나요. ‘나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가’라는 질문을 해봐요. 이 앱이 내 습관이 될 만큼 매력적이고, 재미있고, 유용하며 쉬운가를 따져보죠. 전 이 중에서도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대체재가 너무 많은 서비스는 무조건 쉽고, 재밌어야 해요. 그래야 사용자를 움직이게 할 수 있거든요. 이렇게 운동이나 교육처럼 사용자를 움직이게 하는 서비스에서는 재미와 더불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탄탄한 커리큘럼도 중요해요.     서비스 이용료는 어떤가요. 심지어 이 좋은 앱이 무료예요! 물론 유료 프로그램과 커머스 비즈니스가 있긴 하지만 무료로 이용하기에 전혀 불편한 게 없어요.   이용 만족도를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준다면요. 물을 것도 없이 10점 만점에 10점이요! 아, 9.8점으로 해야겠네요. 모든 점이 완벽하게 좋지만 얼른 애플워치용 앱이 개발돼 핸드폰을 들고 뛰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현재 애플워치와 연결해서 애플워치의 운동 기록을 런데이 기록에 반영할 수 있는 기능이 있지만 코치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달려야 힘이 나거든요.     만점에 가까운 점수네요. 이유가 궁금해요. 사용자가 가진 ‘커스터머 잡(Customer Job,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핵심 이유)’을 해결해주지 못하면 붕 뜬 서비스가 될 수밖에 없어요. 일단 런데이는 기본에 충실했어요. 콘텐츠가 훌륭합니다. 예를 들면 런데이에 있는 8주 챌린지는 1주 차에는 1분씩만 달리다가, 8주 차에는 30분을 한 번에 달릴 수 있게 해주는 인터벌훈련이에요. 처음에는 1분만 달려도 숨이 찼는데 코치님이 하라는 대로 따라 하니 심폐지구력이 향상돼 30분을 뛰어도 버겁지 않아요. 또 런데이는 이탈하는 사용자의 마음을 간파했다는 데도 높은 점수를 줬어요.   통계 기능 또한 좋아요. 캘린더에 내가 운동한 날짜에 스탬프가 찍혀있고, 나의 평균 페이스와 시간, 경로와 같은 정보와 함께 확인할 수 있어요. 캘린더에 도장을 더 찍고 싶은 마음에 계속 달리게 되더라구요.   런데이는 오랜만에 다시 시작해도 처음부터 시작할 부담이나 막막함을 느낄 겨를 없이 친절하게 안내해줘요. “오랜만에 이용해도 괜찮아요. 일주일 이상 하지 않았다면 일주일 전으로 돌아가고, 한 달을 쉰다면 4주 전으로 돌아가면 돼요. 다시 천천히 시작하면 되니까 부담 갖지 말아요.”라고 친근하게 말해줘요. 이런 부분이 ‘악마의 디테일’인 것 같아요. 사용자가 부담스러움을 느껴 이탈할 것 같은 시점에 부담을 덜어주는 것들이요. 이 밖에도 나의 러닝 데이터를 꼼꼼히 기록해주는 것과 사용자의 컨디션에 맞는 속도와 흐름으로 꾸준히 30분을 채울 수 있도록 제안하는 것도 만족스러워요.   런데이 최고의 장점 세 가지를 꼽아본다면요. 친구들의 박수 소리, 코치님의 응원, 챌린지마다 주어지는 배지(리워드) 세 가지요. 이 중 베스트는 코치의 응원입니다. 런데이 속 코치를 ‘런총각’으로 불려요. 두근거리는 음악과 함께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면 순간 온몸으로 에너지가 퍼지고 빨리 달리고 싶어져요. 또 런총각은 유저에게 ‘가변적 보상’을 해줘요. 매일 ‘파이팅’만 외친다면 어느 순간 재미없어질 텐데 런총각은 달라요. 매주, 매회마다 기본 안내, 체중, 신발, 복장, 신발, 음식, 자세, 건강, 부상, 계절, 대회 등 달리기에 대한 여러 정보를 주고, 달리기 자체에 대해 이해하고 운동하도록 도와줘요. 무엇보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에너지 넘치는 응원이에요. 달리기 앱에 ‘런총각’이라는 휴먼터치를 추가해 정말 친절한 누군가와 함께 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런데이 리뷰를 보면 사용자들의 충성도와 만족도가 그대로 느껴진다. 또 개발자가 각 리뷰마다 바로바로 답글을 달아주며 빠르게 반응하는 것 역시 인상적이다. 이 서비스를 만든 크리에이터를 칭찬한다면요. 사용자의 목소리(VOC)에 정말 빠르게 반응해 개선한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사용자의 니즈를 빠르게 캐치해 꾸준히 업그레이드 한다는 점도요. 작년 런데이를 처음 접했을 때 만해도 단순 운동 프로그램만 있었어요. 지금은 커뮤니티, 챌린지, 온라인 마라톤, 런앤핏 스토어 등 정말 다양한 기능으로 확장했어요. 코로나19 시대 사람들의 니즈를 잘 읽은 거죠. 모두가 고립된 느낌을 받는 시기에 ‘함께’ 달린다는 기분을 갖게 한 점이 주효했어요. 실제로 코로나 발생 이후 헬스장, 필라테스 등 실내 운동 시설이 폐쇄되면서 러닝에 대한 수요가 몰려 MAU(한달 동안 이용한 순수 이용자 수)가 급성장했다고 해요. 지난해 6월에 런데이 앱에 ‘크루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한 적있어요. 친구들과 서로 응원하는 데 그치는 게 아쉬워 ‘랜선 러닝크루’를 만들자고요. 비슷한 운동 수준의 사용자끼리 서로 응원하고 운동량에 따라 랭킹을 적용하는 거죠. 바로 다음 달에 ‘온라인 크루’ 기능이 생겼고, ‘런포터즈’라는 서포터즈가 생겨 런데이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리워드를 받는 활동이 생겼어요. 그리고 몇 달 뒤에는 ‘어스앤런’이라는 온라인 마라톤 기능도 생겼어요. 이런 것이 미리 준비하던 것일 수 있고, 다양한 사용자의 피드백이었을 수 있지만 제 입장에서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정말 잘 반영하는구나’라고 느끼기에 충분했죠. 서비스는 정말 잘 들어야 해요. 런데이는 정말 잘 듣는 서비스구요. 사용자가 ‘달리기’를 어려워하는 점은 무엇인지, 또 원하는 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는 서비스여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개선하고 싶은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현재 런데이는 자체 음악 10개를 틀어주거나 혹은 애플 뮤직이나 나의 음악 라이브러리와 연동해 음악을 들을 수 있어요. 저는 멜론 앱을 사용하고 있어 노래를 틀어두면 종종 런총각의 말소리가 끊기거나 노래가 끊기는 상황이 생겨요. 이런 점을 개선하고 싶어요. 외부 음악 앱과 연동하고, 코치의 목소리와 음악 소리의 비율도 선택하는 옵션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가장 좋은 건 달리는 상황이나 컨디션에 따라 음악을 플레이리스트를 큐레이션 해주는 것이에요. 또 한 가지는 달리는 거리 혹은 움직인 양에 따라 포인트 개념으로 리워드를 줘서 자체 스토어에서 사용하거나 기부하게 하면 또 하나의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요?   나만의 이용 팁을 소개해주세요. 일단 함께 달리는 친구를 한 명 만드세요. 친구 추가를 한 다음 친구가 달리러 나간다는 푸시 알림이 올 때마다 함께 나가서 달리는 거죠. 친구가 없다면? 커뮤니티에 들어가 크루에 가입하거나 챌린지에 등록하세요. 내가 움직이게 하는 강제적인 요소를 여기저기 배치해두는 거죠. 또 하나의 팁은 운동 일지를 작성하는 거예요. 그날의 운동이 끝나면 어떤 수준의 운동이었는지, 날씨와 그날의 복장, 식단은 어땠는지 기록할 수 있어요. 그러면 나중에 비슷한 날씨에 어떤 옷을 입으면 좋을지, 어떤 음식을 먹고 달렸을 때 어떤 컨디션이었는지 파악할 수 있어요. 혼자 달리기 힘들 땐 온라인 러너 친구를 만들어 보자. 앱 내에 있는 커뮤니티를 통해 함께 러닝을 즐길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사용하면 좋을까요. 운동은 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모르는 사람, 운동은 하고 싶지만 피곤하고 귀찮아서 계속 미루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어요. 건강한 삶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에게도요. 달릴 때마다 런데이 앱을 통해 ‘건강한 삶을 살고싶다. 그리고 그렇게 되고 있다.’고 리마인드 할 수 있어 좋아요. 정말 힘들 때 나를 다그치지 않고, 천천히 에너지를 북돋아 주는 런데이와 함께 한다면 오히려 에너지를 충전 받을 거예요. 자, 망설이지 말고 달려보세요.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6.30 09:09

  • [민지리뷰] 남산 아래 움튼 ‘지속 가능한 습관’의 씨앗, 서스테이너블 해빗

    [민지리뷰] 남산 아래 움튼 ‘지속 가능한 습관’의 씨앗, 서스테이너블 해빗

    지속가능함은 무엇일까? 단순히 유행처럼 번지는 하나의 트렌드인 걸까. ‘서스테이너블 해빗’은 지속가능함에 대한 고민을 세련된 방식으로 표현하는 공간이다. 먹고 마시는 행위에서부터 입고, 쓰고, 버리는 행위까지 지속가능한 모든 방법이 있다.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습관 하나씩만 발견해도 이곳을 찾을 이유는 충분하다. 이를테면 텀블러를 사용한다거나, 대나무 빨대를 쓴다거나, 플라스틱을 되가져와 재활용함에 넣는 일들이다. 커피 한 잔 마시며 낭만적인 남산 뷰를 즐기기에도 좋은, 나만의 지속가능한 아지트를 소개한다.     지속 가능한 복합문화공간 '서스테이너블 해빗'. 이름 그대로 지구를 위한 '지속 가능한 습관'을 만들게 하는 공간이다. [사진 이현우] 서스테이너블 해빗은 어떤 공간인가요.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위치한 이곳은 제로웨이스트 카페&바와 책, 공예품, 런드리숍, 세제 리필스테이션 등 지속 가능한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이 공간은 소셜벤처기업인 ‘케이오에이(K.O.A)’에서 지속 가능한 습관을 만들자는 취지로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공간에 관심이 많아 자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이걸 알고 지인이 이런 공간의 ‘끝판왕’ 격인 이곳을 소개해줬습니다. 날씨가 유난히 화창한 4월 마지막 주말에 다녀왔어요. 첫인상이 좋아 자주 찾게 될 것 같아요. 혼자 가면 심심하고 ‘지속가능성’에 관심 있는 친구와 방문해 커피뿐만 아니라 여러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공간입니다.     이곳을 리뷰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사실 제로웨이스트 카페 또는 지속 가능한 제품을 소개하는 복합문화공간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둘 다 수익을 내는 게 쉽지 않아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카페와 제품 두 가지를 모두 소개하는 이곳을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하지만 다른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 공간에 비해 덜 알진 게 아쉬웠습니다. 많은 사람이 다녀가면 좋을 것 같아 소개하게 되었어요.   이런 공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분명 일반적인 카페에 비해 낯선 공간이잖아요. 그런 낯섬에 대한 경계나 의구심을 가장 빠르게 내려놓는 방법은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겉보기에만 그럴싸하고 콘텐츠는 비어있다면 안 되겠지만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찾는 이가 많진 않다. 하지만 곧 지속가능한 삶에 관심 있는 많은 MZ세대들이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해본다. 카페 옆으로 마련된 지속가능한 제품을 모아놓은 매장 전경. 수세미, 나무 숟가락, 손수건, 의류 등 꽤 다양한 제품을 모았다. 그 중 가장 사용해보고 싶었던 대나무 빨대와 대나무 칫솔. 이곳에 대한 만족도는 얼마나 되나요. 첫 방문에 대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8점을 주고 싶습니다. 우선 제가 중요하게 생각한 디자인적 요소가 충분했어요.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든 포인트가 많았어요. 건물 외관부터 ‘아, 저기 한번 들어가 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카페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회용 컵과 플라스틱 빨대는 사용하지 않아요. 입구에 고객의 텀블러를 맡겨둘 수 있는 ‘키핑 스테이션’이 있고, 스테인리스와 대나무 빨대만 사용해요. 디저트 메뉴는 유기농, 글루텐프리, 비건 같은 건강에 좋은 것들이에요. 제로웨이스트 카페가 갖춰야 할 기본이 탄탄했어요. 또 카페로서 가장 중요한 ‘커피 맛’도 훌륭했습니다.   비용적인 측면은 어땠나요. 카페에서 판매하는 음료는 적당을 넘어 살짝 저렴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아메리카노 4000원, 라테 4500원, 모카 5000원 선이에요. 텀블러를 가져오면 500원을 할인해 줍니다. 이곳엔 멸종 위기 동물이 된 북극곰을 떠올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든 시그니처 음료가 있어요. ‘바닐라 베어’인데, 저는 이날 언덕을 걸어 올라 달달한 게 마시고 싶어 카페 모카를 마셨어요. 뒤늦게 시그니처 음료를 발견해 아쉬웠지만 다음에 꼭 와서 마셔봐야겠다 싶었어요.   반면 매장 안에서 판매하고 있는 ‘르 캐시미어’ 제품은 제 기준에서는 비싸게 느껴졌어요. 이 공간을 운영하는 케이오에이에서 전개하는 ‘르 캐시미어’란 브랜드는 생산자나 자연에게 도움이 되는 ‘지속가능한 캐시미어’를 사용하고, 수명이 다한 제품은 다른 제품으로 재탄생시켜 버려지는 옷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해요. 이런 브랜드 가치를 생각한다면 가격은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요. 사실 이 부분이 공간 만족도에는 영향을 미친 건 아니에요.   커피 카운터 앞에 마련된 텀블러 스테이션. 단골이라면 굳이 텀블러를 들고 다니지 않고, 선반에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컵 앞의 이름표는 자신이 직접 적는다. '르 캐시미어'의 머플러는 자그마한 원통 박스에 담아 판다. 커다란 쇼핑백에 비해 종이 사용량을 확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세척&분류 습관 캠페인’.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아 재활용해 가방, 의류 등으로 재탄생시키는 캠페인이다. 누구든지 여기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져오기만 하면 참여 완료!   이 공간에서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한 공간에 많은 것들이 집약된 건 아닌가 싶었어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명확한 콘셉트를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녀와서 친구에게 설명할 때 1~2줄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공간이 좋은 공간이죠. 이곳은 ‘지속가능한 습관을 위한 플랫폼’이라는 한 줄 요약이 가능하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제로웨이스트 카페인데 친환경 제품도 팔고, 아 거기 르 캐시미어 매장이기도 해. 그리고 한쪽엔 코인 세탁기가 있는데….”란 식으로 설명이 길어지죠. 다행히 관통하는 메시지가 있어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만 개선을 한다면 조금 덜어내고 싶어요.   이 공간 기획자를 칭찬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요.   옥상에 올라가고 싶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엘리베이터 안에 반려동물이 타고 있음을 표시해주는 버튼이 있더라고요. 제가 좀 촌스러운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놀랐어요. 반려동물 출입이 가능한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인간과 동물, 둘 다를 함께 배려한다는 부분에서요.     엘리베이터 안에 반려동물이 타고 있음을 알려주는 표시가 신선했다. 맑은 날 서스테이너블 해빗 옥상에서 바라본 남산 뷰. 남산과학관과 N서울타워가 한눈에 보인다. 이곳에서 꼭 해야 할 게 있을까요 옥상에 꼭 다녀오세요. 1층에도 워낙 볼거리가 많으니 옥상을 잊는 것 같아요. 옥상에 올라가 남산이 만들어낸 풍경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갈 때는 꼭 엘리베이터는 타세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지향점이 같은 부분이 있다면요.   좋은 공간일수록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야 좋은 공간 자체가 지속 가능해진다는 단순한 논리에서요. 이곳이 정확히 어떤 수익 구조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자세히 알진 못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쇼룸이 아닌 진짜 ‘지속가능’을 위해 많은 것을 시도해주길 기대합니다. 매장 한 켠에는 폐플라스틱을 수거 후 재생해 다른 제품을 만드는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세척&분류 습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더군요. 이런 부분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방문 후 생활이 달라졌다고요.  작은 부분인데, 텀블러 사용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집에 누구나 텀블러 한 두 개쯤은 가지고 있잖아요. 하지만 그걸 가지고 다니며 쓰기엔 번거롭다는 사람이 많아요. 저 역시 마찬가지인지라 반성하게 됐어요. 이렇게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품 사용을 유도하는 공간이 꾸준히 생기는 것 자체로 감사해요. 오늘은 반드시 텀블러를 꺼내 볼 생각입니다.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6.25 18:46

  • [민지리뷰] MZ세대의 남다른 채소 선택법… "못생겨도 괜찮아, 맛있고 건강하니까!"

    [민지리뷰] MZ세대의 남다른 채소 선택법… "못생겨도 괜찮아, 맛있고 건강하니까!"

    크기가 작아 팔지 못하는 브로콜리, 반듯하게 자리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진 오이, 수확 중에 흠집 난 고구마…. 못생긴 채소는 정말 맛이 없을까? ‘어글리어스 마켓’은 이런 고정관념을 깼다. 상품성이 없어 버려질 위기에 놓인 채소를 모아 ‘구독’이란 개념으로 정기배송을 해주면서부터다. 농가도 살리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유기농 농산물을 먹으니 일석이조다. 친환경 포장재에 담아 보내는 것은 기본, 살뜰하게 채소 레시피를 챙겨주는 것은 덤이다. 못생긴 채소의 반란이 궁금하다면 ‘어글리어스 마켓’을 구독하라.   2주 단위로 보내주는 어글리어스 마켓의 채소 박스. 1~2인 가구가 먹을 수 있는 양의 다양한 채소로 알차게 구성돼 있다. [사진 이혜민]   어글리어스 마켓은 어떤 서비스인가요. ‘못생겨서’ 버려지는 친환경 채소와 과일을 저렴한 가격으로 정기배송하는 서비스입니다. 2주에 한 번 채소 큐레이션 박스가 배송되며, 1~2인 가구에 적합한 6~8가지 채소를 소량씩 발송해줍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유기농 채소보다 가격이 30%가량 저렴해요. 1회 배송 비용은 1만7000원이고, 저는 4회 배송을, 8% 할인을 받아 6만2560원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주문 방법은 간단해요.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하면 채소 박스 주문이 오픈됐을 때 알림 문자를 보내줘요. 이때 주문하는데 수량이 정해져 있다 보니 품절 되기 전에 서둘러야 해요. 가끔 선착순 이벤트로 협찬 제품을 증정하거나, 한정 수량의 농산물을 살 수도 있어요.   왜 관심을 갖게 됐나요. 지난해부터 채식을 시작했어요. 다양한 채소를 먹어보기 위해 채소 정기 배송서비스를 찾던 중 밀레니얼 여성 커뮤니티에서 누군가가 어글리어스 마켓을 추천해주었어요. 상품성이 떨어져 버려질 위기에 있는 채소의 가치를 찾아 유통하는 건강한 비즈니스 모델인데, 이 가치관에 동의해서 이용하게 되었어요. 올 3월부터 처음으로 8주간 4회 배송을 받았어요. 한 달 휴가를 다녀와서 다시 4회 배송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또 다른 채소박스. 못생겼지만 실한 무와 당근, 파프리카에서 생명력이 뿜어져 나온다. 연두는 어글리어스 마켓이 서비스로 보내준 것이다.   왜 어글리어스였나요. 국내에는 채소 구독 서비스가 많지 않아요. 초기에는 여성농부협동조합의 ‘언니네텃밭 제철 꾸러미’가 유일했는데, 여성 농부들의 자립에 도움이 되고자 이용하기 시작했어요. 언니네텃밭은 8개월간 만족하면서 이용했습니다. 제가 비건 지향을 하면서는 언니네텃밭의 ‘채식박스'를 이용했고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생소한 채소가 많아요. 개인적인 이유지만 요리 초보인 제가 요리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러다 어글리어스를 알게 되었어요. 어글리어스는 1~2인 가구에 적당한 양의, 요리하기 쉬운 채소 위주로 골라 보내주더라고요. 또 달걀이나 반찬이 없는 대신 언니네텃밭보다 저렴해요. 이런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제 취향을 저격했던 부분은 ‘이름’과 ‘가치’였어요. 평소에 먹을 때 전혀 문제가 없는 농산물이 단지 너무 크거나 작다는 이유로 버려진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어글리어스는 낭비되는 자원의 활용했다는 부분을 높이 평가하고 싶어요.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로서 종이와 재생 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하는 것 또한 마음에 들어요.   실제 받아본 채소 박스는 어땠나요. 처음 받은 박스는 제주 월동 채소 위주로 구성돼 있었어요. 시금치, 비트, 버섯, 양배추,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레몬 등이었어요. 브로콜리는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좀 작았지만, 양배추나 시금치는 전혀 손색없었어요. 양배추브로콜리스프와 템페콜리플라워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는데, 속이 불편할 때 먹으면 딱 좋더군요. 두 번째는 피망과 토마토, 양송이버섯, 무, 쌈채소, 당근, 오이 등이 배송됐어요. 당근 크기가 제각각이긴 했지만 달큰하고 맛있었어요. 무로는 일본식 간장무조림을 해서 몇 끼 잘 먹었답니다.   어글리어스 마켓의 박스. ‘못생겨도 괜찮아’란 가치가 마음에 와닿아 이용을 결정했다. 함께 보내주는 레시피 페이퍼. 보내준 채소의 레시피는 물론이고 채소가 어디에서, 어떤 이유로 왔는지와 함께 보관법 등의 정보가 빼곡이 적혀있다. 레시피 페이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서비스를 선택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서비스에 담긴 가치입니다. 내 소비가 어떤 것에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부분이요. 언니네텃밭 제철꾸러미를 이용함으로써  여성 농부의 자립을 도울 수 있다는 부분에서 꾸준히 이용했었고 지금도 응원해요. 어글리어스는 버려질 수 있는 채소를 소비할 수 있는 부분에서 선택했어요.   당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같은 부분이 있다면요. 가장 큰 부분은 역시 비거니즘! 사는 동안 적어도 동물을 착취하지 않고 지구에 해가 되지 않는 방식으로 살아보려고 노력 중인데요. 1년 6개월째 채식을 실천 중인 것도 그 이유이고요.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은 채식을 편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기 때문에 직접 요리를 해먹는 일이 많아졌는데, 어글리어스 덕분에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채소가 항상 냉장고를 채우고 있으니 계속 채식을 지속하는데 큰 도움을 받고 있어요.     어글리어스의 최고의 장점 세 가지를 꼽아주세요. 첫째 못생겨서 버려질 뻔한 농산물을 살리는 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 둘째 1~2인 가구에 맞는 채소와 양으로 채식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점, 셋째 친환경 농산물을 30%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점! 만약에 두 번째 세 번째 부분에서 더 우수한 서비스가 생긴다고 해도 첫 번째 가치 때문에 저는 계속 이용할 것 같아요.   반대로 개선하고 싶은 점은요. 이번 시즌 가장 많이 남는 채소가 있다면, 그걸로 만들 수 있는 간단한 반찬이나 간식류로 가공해 따로 판매해도 좋을 것 같아요. 소비자 입장에서 충분히 구매할 것 같아요.   가격은 만족할 수준인가요. 대만족이요. 마트에서 친환경 농산물이 아닌 것으로 샀으면 저렴할 순 있겠죠. 하지만 포장 쓰레기가 더 많았을 것이고, 심지어 유기농도 아니었겠죠. 이런 걸 따지면 결코 비싸지 않아요. 그래서 채소 박스가 배송되는 날은 돈을 잘 쓴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나만의 이용 팁이 있을까요. 2회 배송부터 배송비 무료에, 3회는 5% 할인, 4회는 8%까지 할인해줘요. 저는 2주 간격, 4회 배송을 이용했어요. 배송비 절약 차원도 있지만, 정기배송을 하면 ‘알아서 보내주는’ 점이 편해요. 채소 박스가 배송되는 8주 동안은 어떤 채소를 사먹을까에 대한 고민을 안 해도 되니까요. 만약 출장이나 채소가 남아 배송이 필요 없을 경우에는 ‘미루기’를 신청하면 돼요. 다음 회차로 배송을 미루는 기능이에요.   배달 온 채소 박스를 이용해 직접 요리한 메뉴다. 새로 받은 채소들을 키워드로 레시피를 검색해서 도전해보는 재미가 있다. 사진은 일본식 무조림. 짭조름한 맛에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웠다. 싱싱한 채소를 구워 듬뿍 얹은 채소덮밥. 소화가 잘 되는 양배추 브로콜리 스프도 만들어 보았다. 만족도 점수를 10점 만점 기준으로 매긴다면요. 9점이요. 앞서 만족한 점들을 모두 소개하긴 했지만요.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세심한 서비스도 소개하고 싶어요. 채소가 올 때마다 레시피 페이퍼가 함께 와요. 메뉴 고민을 덜어주니 편해요. 더군다나 소개하는 요리가 대부분 채소만을 가지고 하는 요리라 채식주의자인 저에게는 더욱 도움 되죠. 페이퍼에 이 채소를 어디서 구했고 왜 남게 되었는지에 대한 소개까지 적혀 있으니 더 믿음이 가고 그 과정에 참여하는 기분이 들어요. 또 채소마다 어떻게 보관하면 좋고, 며칠까지 보관 가능한지도 살뜰하게 알려줘요. 1~2인 가구의 경우 채소를 바로 바로 소비하기 어려운데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서비스 기획자를 칭찬해준다면요. 버려질 수 있는 농산물을 제대로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았다는 게 아닐까요. 소비자가 부담 없이 구독할 수 있는 가격대로 만들었다는 데 큰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다음으로 섬세한 마케팅도 칭찬하고 싶어요. 보통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제로웨이스트나 비거니즘의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기껏 비건 제품이라고 해서 구매했는데 비닐이나 플라스틱 포장이 과하면 난감할 때가 있어요. 그런데 어글리어스는 포장까지 신경 썼다는 게 좋아요. SNS에는 ‘(이번에 받은 채소 중) 이것부터 먹어요!’란 게시물이 올라와요. 보관 기간이 짧아 가장 빨리 먹어야 할 채소를 알려주는 거죠. 이런 섬세함을 정말 칭찬합니다.   이용 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채소 박스가 온 날은 아무리 바빠도 한 끼라도 제대로 요리해서 먹으려고 노력하는 게 가장 크게 바뀐 것 같네요. 박스를 열면 신선한 채소를 얼른 먹어보고 싶어져요. 요리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편은 아니라 가장 자주 해먹는 메뉴는 채소 덮밥이에요. 채소들을 비슷한 크기로 썰어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을 뿌린 다음 에어프라이기에 5분간 돌려 밥 위에 얹어줘요. 간장이나 비건 데미글라스 소스를 뿌려 밥과 함께 먹는 거죠. 시간 여유가 있으면 알리오올리오나 토마토파스타를 만들기도 하고, 각종 채소와 두유를 넣은 수프를 끓여먹기도 해요.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6.25 13:05

  •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심다. 코오롱몰 위두(weDO)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심다. 코오롱몰 위두(weDO)

    나무를 심는 사람이 있었다. 의구심 어린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십 년의 세월 동안 한결같이 나무를 심어 끝내 숲을 이룬 이야기는 큰 울림을 준다. 코오롱FnC의 패션 온라인몰인 '코오롱몰'은 나무 대신 ‘지속가능성’이란 가치를 심는다. 알지만 아무도 섣불리 시도하지 못했던 일에 과감히 첫발을 내디딘 것. 세상에 없던 카테고리 ‘위두’(weDO)에 대해 궁금한 모든 것을 코오롱몰 고나현 운영팀장에게 물었다. 위두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코오롱몰 내에 만든 ‘지속가능 카테고리’입니다. 지난해 9월 시작하면서 ‘우리 모두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위두'로 이름을 지었어요. 친환경·재활용·동물복지를 지향하는 브랜드가 선보이는 화장품·의류·생활용품 등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 금액의 1%를 지속가능 관련 사업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카테고리를 관통하는 큰 메시지는 ‘지속가능성’이에요. 판매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캠페인도 전개해요. 지난해 연말에는 구매 건수당 나무를 심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아직 초반이지만 코오롱몰이란 커머스 사이트에서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보여줄지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요. 많은 기업처럼 코오롱FnC도 가치 소비라는 새로운 화두에 고민을 하고 있어요. 이를 구현하는 자사 브랜드를 오래전부터 시작했고요. 위두를 기획하게 된 건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지속가능성 범주에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히 수익금만 기부하고 끝나는 CSR 활동이 아니라, 우리 비즈니스와의 연결고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만 기업과 사회가 '윈윈'할 수 있고 지속해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요. 또 다른 이유는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브랜드 대부분이 규모가 작다 보니 제품을 알리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성장하지 못하는 문제를 안고 있죠. 우리가 관련 브랜드들을 모아 판을 깔아주고 주목도를 높여 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자 했습니다.   코오롱몰 '위두'를 기획·운영하고 있는 고나현 팀장을 민지맨션에서 만났다. [중앙포토] 어떤 브랜드가 함께 하나요. 래코드·코오롱스포츠 같은 자사 브랜드를 포함해 30여 개 브랜드의 1300여 개 제품이 입점해 있어요. 의류나 가방·액세서리류의 패션이 중심이지만 화장품·반려동물용품 등 카테고리가 다양합니다. 뷰티 브랜드 '라이크 와이즈' '반데르피게'는 친환경 포장으로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고, 굿네이버스의 핸드메이드 제품 판매 조합 '메리쿱'은 친환경 화분과 과테말라 여성의 자립을 위한 액세서리 등을 소개합니다. 소싱 과정에서 가치 소비적인 브랜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언제든 환영하니 입점을 희망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먼저 연락을 주셔도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브랜드가 있으면 살짝 알려주세요. 당연히 래코드! 래코드는 존재 자체가 지속가능성에 집중한 업사이클링 브랜드입니다. 지금처럼 지속가능성·친환경이 화두가 되기 훨씬 전인 2012년부터 활동을 시작했어요. 의류 폐기물을 처리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에 대해 고민이 많았거든요. 코오롱스포츠도 이야기하고 싶어요. 수익금 일부로 멸종위기 동·식물을 보호하는 ‘노아 프로젝트’ 제품을 좋아해요. 코오롱스포츠와 같은 대표 아웃도어 브랜드가 위두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만들기에 든든합니다.   코오롱 래코드. 리사이클을 뚝심있게 전개하고 있는, 고 팀장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다. 가드닝 브랜드 '파도식물'의 크루들과 함께 한 코오롱스포츠의 노아프로젝트.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천연기념물 제51호이자 멸종위기종인 섬개야광나무의 꽃을 옷에 작은 꽃 무늬로 담아 이들이 처한 위험을 알렸다. 제품 판매 외에 어떤 캠페인을 진행하나요. ‘오분 리워드 캠페인’은 ‘오늘의 분리수거 앱’과 함께해요. 앱에서 분리배출을 하고 쌓은 포인트를 코오롱몰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상 속 실천할 수 있는 행동 50가지를 차례대로 소개하는 ‘에브리데이 캠페인’도 있습니다. 6월에는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인 ‘쓰레기 없이 장을 봤어요’를 전개했어요. 또 세계 환경의 날을 기억하자는 의미로, 위두 매출의 6.5%를 환경보호에 기부하고, 래코드의 리폼&리페어 서비스인 ‘박스 아틀리에’ 이용권을 선착순으로 증정했답니다. 아, 앞서 말한 코오롱스포츠의 ‘노아 프로젝트’도 있네요. 올 봄·여름 시즌에는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천연기념물 제51호인 섬개야광나무를 알리는 ‘섬개야광나무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수익금’이 아니라 ‘판매액’의 1%란 점이 눈에 띕니다.   ‘1% 포 더 플래닛'(for the planet)이라는 기업 커뮤니티가 있어요. 건강한 지구를 위해 연 매출의 1%를 ‘지구세’로 내는 기업들의 네트워크에요. 파타고니아가 대표적이고, 위두 역시 이들의 취지에 공감해 매출의 1%를 기부하는 것으로 정했어요. 이윤을 남기는 것보단 지속가능성의 의지를 좀 더 분명히 하고 싶었습니다.     숲을 만드는 소셜 벤쳐 '트리플래닛'과 협업해 5000그루의 소나무 묘목을 심어 ‘코오롱FnC 산불 피해 복구숲’을 조성했다. [사진 코오롱몰] 지금까지 기부액은 어느 곳에 쓰였나요. 사업을 시작한 이래 올 3월까지 모두 5000만원의 금액을 기부했습니다. 위두 매출 1%와 지난 연말 코오롱몰 고객 대상으로 진행했던 ‘숲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모은 금액을 보탠 금액입니다. 전액 2019년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본 강원도 양양 서면 논화리 일대 숲을 조성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숲을 만드는 소셜 벤처 트리플래닛과의 협업으로 모두 5000그루의 소나무 묘목을 심어 ‘코오롱FnC 산불 피해 복구 숲’을 조성했어요. 수익금만 기부한 건 아니고 본사 직원이 참여해 나무를 함께 심기도 했어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위두는 꾸준히 지속가능한 활동에 기부할 예정입니다.     운영에 어려움은 없나요. 가치소비는 아직 소비자가 굳은 의지를 갖고 해야 하는 일이에요. 왜냐하면 이런 제품은 가격이 저렴하지 않을뿐더러 생산성마저 낮기 때문이죠. 제품 홍수 속에 소비자가 좋은 가치만을 보고 사려는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죠. 위두를 운영하면서도 이런 점을 많이 느껴요. 이걸 변화시키는 게 저희의 역할이겠죠. 소비자가 가치소비를 할 수 있도록 위두의 제품과 메시지를 세련되게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플랫폼 투자에 대한 필요성도 더 느끼고요.     바라는 점이나 보람이 있다면요. 지속가능성은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이라고 생각해요. 나의 일상적인 행동이 위두를 접하면서 한 번씩 되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부분을 바꾸어서 우리의 지속가능성이 더 길어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저희는 포기하지 않고, 위두를 계속 진행할 것입니다. 보람이라면 위두가 계속 성장하고, 가치소비가 더 확산하는 것이겠죠. 결국 판매액이 늘고 기부액이 점점 커지는 것 아닐까요.    민지맨션 x 위두의 '내일 라이브러리'. 지속 가능한 브랜드 철학을 가진 위두의 입점 브랜드 10개 제품을, 채식·가드닝·가치소비 등의 주제가 담긴 책과 함께 보여주는 공간을 만들었다. 코오롱몰 위두가 민지맨션에서 선보인 '도퍼'의 텀블러. 지난 6월 20일까지 열린 '민지맨션'과도 협업하셨죠. 민지맨션의 첫 번째 팝업스토어 주제인 ‘리러브’의 테마가 지속가능성, 친환경이라고 알고 있어요. 위두와 딱 맞는 스토리란 점에서 너무 좋은 기회였습니다. 고객이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속가능성을 체득한다는 게 위두가 지향하는 바와 일치했거든요. 함께 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었던 거죠. 위두 안에서도 같은 결을 가진 브랜드를 선별해 민지맨션에 '내일 라이브러리'란 이름으로 입주했어요.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위두를 직접 소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어요.   민지맨션 방문한 소감은 어땠나요.   일단 공간이 너무 예쁘고 ‘민지네 집’에 놀러 온 것처럼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코오롱몰의 주 고객층은 밀레니얼 세대 이상인데, 이곳은 좀 더 젊은 기운이 넘치네요. 기획자로서는 저희가 고민하는 것들을 고루하지 않고 세련되게 전달하는 모습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강미숙 민지리뷰 객원에디터 

    2021.06.24 17:06

  • K-POP 디지털 콘서트와 오프라인 갤러리의 만남…공연산업의 미래를 엿보다

    K-POP 디지털 콘서트와 오프라인 갤러리의 만남…공연산업의 미래를 엿보다

    콘서트장의 '떼창'과 후끈한 열기가 그리운 MZ세대에게 희소식이 도착했다. 전시와 콘서트가 결합한 색다른 콘텐츠 ‘콘시비션’이 탄생한 것.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무대를 콘서트장 버금가는 음향과 감각적인 영상으로 감상하는 것은 기본, 내가 가장 좋아하는 좌석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들을 수 있다. 관람자는 아티스트에게 일대일로 메시지를 전하고, 아티스트는 관람자의 귓가에 직접 메시지를 속삭주기까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공연산업이 나아갈 길을 엿볼 수 있는 전시형 콘서트 ‘사운드 프레임’이다. 콘서트와 전시를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전시인 콘시비션 '사운드 프레임'에 직접 다녀왔다. 사진은 사운드 프레임의 팜플렛. 앞면에는 전시형 콘서트에 대한 설명이, 뒷면엔 공연 스케줄이 담겨 있다. [사진 김수민]   사운드 프레임을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길을 걷다 우연히 ‘일상비일상의틈’을 보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진행 중이던 다양한 전시들이 전체적으로 '힙'해서 인상적이었어요. 일상비일상의틈은 LG유플러스의 복합문화공간이에요. 관심이 생겨 공식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했고, 이번에 ‘안테나뮤직’과 협업으로 전시형 콘서트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찾아갔어요. 이번 전시회의 로고에서도 두 브랜드의 협업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데요, 일상비일상의틈의 상징색인 주황색과 안테나뮤직의 상징색인 노란색이 원 모양으로 겹쳐 마치 계란 프라이를 연상시키듯 만들었어요. 두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녹여냈어요.     전시형 콘서트란 개념이 생소해요. 전시형 콘서트는 ‘콘시비션'(CON-X-IBITION)이라고도 부르는데, 많은 분에게 생소할 것 같아요. 콘시비션은 '콘서트'(concert)와 '전시'(exhibition)의 합성어로, ‘공연을 전시하다’란 의미로 볼 수 있어요.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공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이 모여 공연을 할 수 없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뉴노멀 시대에 진행되는 최초의 전시형 콘서트라는 점이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형태의 공연을 개척하는 시발점이 되면 좋겠어요.   콘텐츠 구성은 어떤가요. 7월 11일까지 열리는 콘서트 기간 동안 안테나뮤직 소속의 아티스트인 정재형·루시드폴·권진아·이진아&윤석철·적재·샘킴 등 여섯 팀이 공연을 하고 있어요. 아티스트 일정표는 2주마다 네이버의 사운드 프레임 예약 화면에 업데이트 돼요. 사전 예약을 통해서 입장할 수 있고, 총 1시간 30분의 관람 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어요. 비용은 1인 3만원. 이중 실제 콘서트를 보는 시간은 약 20분씩 2팀, 총 40분 정도예요. 나머지 50분은 공연과 연관돼 마련해 놓은 전시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하면 돼요.   콘시비션 공간. 중앙 정면에 메인 스크린 1개, 좌우에 각각 2개씩의 스크린이 달려 있다. 총 5개의 스크린으로 공연과 아티스트를 다양한 각도로 보여줘 생동감이 살아난다. 콘서트를 볼 때는 소파나 바닥에 앉거나, 서서 볼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다.   공간도 궁금해지네요. 첫인상부터 이야기하면 일단 일상비일상의틈에 들어설 만나는 스피커 모양의 문부터 '힙'했어요. 전시를 보려면 지하 1층으로 내려가야 해요. 지하 통로는 계단과 벽면이 모두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고 군데군데 설치된 조명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요. 공연장 가는 길부터 힙하니 전시에 대한 설렘이 한 단계 상승하더라고요.   콘시비션과 연결된 다른 공간과 경험은 어땠나요. 일상비일상의틈 내부는 콘서트를 볼 수 있는 공간과 함께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 공간이 마련돼 있어요. 먼저 아티스트에게 응원 메시지를 남기는 공간이 있는데, 여기에 남긴 메시지를 아티스트들이 모두 확인한다고 해요. 팬심을 전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어요. 다른 한쪽에는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듣는 공간이 있어요. 콘서트에 참여한 모든 아티스트가 음성 메시지를 남겼는데, 메시지를 듣기 전에는 어떤 아티스트의 것인지 알 수 없어요. 저는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귀에 대고 들으니 마치 옆에서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더 좋았어요. 공연과 관계된 굿즈도 판매하는데, 저는 공연에서 사용한 기타 피크가 기억에 남아요. 또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공간은 포토존이에요. 이번 전시는 아티스트가 깜짝 방문하기도 하는데요, 제가 방문했던 바로 전 전시 타임에 가수 유희열이 방문해서 이곳에 남겨진 '따끈따끈'한 친필 사인을 촬영할 수 있었죠.   콘서트를 보려고 들어가는 문과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문은 스피커 모양이고, 내려가는 계단은 전부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어 진짜 오프라인 콘서트장에 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벽면 전체에 달려있는 컬러풀한 스피커들. 스피커에 귀를 대면 아티스트가 관람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아티스트에게 직접 응원 메시지를 남기는 중이다. 안테나뮤직의 리더인 가수 유희열과 권진아 등 아티스의 친필 사인을 볼 수 있는 포토존. 이 사인과 함께 사진을 찍는 것도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즐거운 일 중 하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요. 보러 가기 전에는 콘서트를 전시 형태로 본다고 생각하니 여러 제약이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실제 눈앞에서 콘서트가 열리는 것은 아니니 '집에서 큰 화면으로 유튜브를 보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요. 그런데 직접 관람해 보니 예상과 달리 생동감이 상당했어요. 콘서트의 생동감을 살린 가장 큰 요인은 스크린 배치라고 생각해요. 중앙 벽면 하나를 가득 채우는 메인 스크린과 좌우 벽면에 각 두 개씩의 서브 스크린을 설치했고, 스크린마다 노출되는 아티스트 공연 모습이 달라서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콘서트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었답니다. 음향도 TV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어요. 의자나 바닥에 앉거나 서서 들어도 되는데, 중요한 건 앉는 방식과 위치에 따라 콘서트를 보는 느낌이 달라진다는 거예요. 같은 콘서트를 보고 있지만, 관람하는 사람들이 보는 각도와 위치에 따라 각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반대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떼창'을 부르거나 다 같이 환호하는 것도 콘서트장의 매력 중 하나인데, 여기서는 할 수 없어 좀 아쉬웠어요. 인원 제한(회차별 30명)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 같고요. 공연 중에도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되고 리액션을 해도 된다고 안내받긴 했지만 익숙하지 않다 보니 떼창을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또 한 가지. 공연 시간이 더 길면 좋겠어요. 처음에는 40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마지막 곡'이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흥이 오를 때쯤 끝나니 '짧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편한 자세로 볼 수 있어서 2~3시간은 거뜬히 관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다채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해요. 요즘 저는 코로나로 사람들도 만나지 못하고 콘서트도 당연히 꿈도 못 꿨는데요. 이곳에 와서 전시형 콘서트를 보며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친구와 같이 가서 공연을 즐기는 재미가 있듯이, 혼자서 깊게 몰두해보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은 콘서트라도 위치나 보는 시선에 따라 여려 경험을 할 수 있어 같은 공연을 여러 번 비교하며 관람해도 색다를 것 같아요. 또 아티스트의 다양한 형태의 콘서트를 응원하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해요. 사실 이런 시도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아티스트들이 어떤 형태든지 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기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방문하게 되었어요. 이런 다양한 시도에 공감하는 분들도 한 번쯤 놀러 가면 좋으실 거예요.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6.22 18:10

  • [민지리뷰]MZ세대가 원하는 비대면 세탁 서비스를 만나다

    [민지리뷰]MZ세대가 원하는 비대면 세탁 서비스를 만나다

    친구들과 한 달 전부터 계획한 여행을 떠나기로 전날. 푸른 동해 바다를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남기려고 준비했던 새하얀 원피스에 그만 얼룩이 지고 말았다. 이럴 땐 누구에게 도움을 청하지? 간편하게 런드리 백에 옷을 넣어 밤에 걸어두면 이튿날 가져다 주는 비대면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에게 맡기면 걱정 뚝! 세탁소에 갈 여유가 없는 직장인과 만 하루 만에 옷 세탁이 필요한 사람 모두 두 팔 벌려 환영할 서비스다.   보안이 강화된 비대면 세탁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는 '런드리고'. 사진은 개인 세탁물 수거함인 '런드셋'의 모습이다. [사진 런드리고]   어떤 서비스인가요. ‘의식주컴퍼니’에서 2019년 3월 시작한 비대면 세탁 서비스로, 언제든 내가 원할 때 세탁을 맡길 수 있어요. 서울·일산·분당·판교·위례·김포신도시를 중심으로 서비스해왔고, 최근에는 송도국제신도시·파주운정신도시·광명시·김포 일부 지역까지 서비스 지역이 확대됐습니다. 21년 5월 기준 월 평균 4만5000가구가 이용하고 있어요.   이용 방법이 궁금해요. 먼저 런드리고 앱을 설치하고 요금제에 맞는 서비스를 신청하세요. 그럼 런드리고에서 1~2일 안에 ‘런드렛’을 보내줘요. 런드렛 안에는 옷걸이, 이불 빨래용 봉투, 운동화 빨래용 봉투 등이 들어있어요. 여러 종류의 세탁물을 담아도 섞일 염려가 없어요. 접수는 모바일로 하는데, 세탁물은 반드시 밤 11시 전까지 집 앞에 내놓아야 해요. 처리된 세탁물은 하루 만인 다음 날 밤 배송됩니다. 엄청 빠르죠. 아, 런드렛은 열쇠로 잠글 수 있어 세탁물 분실 걱정이 없어요.   이런 수거‧배송 세탁 서비스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요. 혼자 사는 1인 직장인으로, 세탁소 이용에 애환이 많았거든요. 세탁소마다 문 여는 시간이 다르고, 야근하는 날이면 맡긴 옷을 찾을 수도 없죠. 여유가 있는 주말에는 세탁소가 쉬니 이것 또한 난감하더라고요. 또 세탁소까지 여러 벌을 들고 가는 일도 번거롭고요. 그러던 중 친구가 런드리고 이용 후기를 자신의 SNS에 올린 것을 보고 '이거다!' 싶었죠. 올 1월 겨울옷을 드라이클리닝 할 때부터 쭉 사용하고 있어요.   다른 세탁 서비스도 있는데, 왜 런드리고 였나요. 보안이 가능한 세탁 보관함을 제공해주는 점이 좋아요. 동네 세탁소나 다른 비대면 세탁 서비스도 ‘배달’은 해주지만 집 앞에 세탁물을 걸어두는 게 염려스러웠어요. 분실 위험도 있고, 성별이나 연령 등 민감한 개인 정보가 유출될 수 있잖아요. 또 앱과 오프라인 이용 가이드의 디자인과 설명이 쉬워 편리해요. 오프라인으로 옷을 맡기고 받기도, 온라인으로 서비스 신청하기도 편해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의 바람직한 사례라고 생각해요.   실제 런드셋의 모습와 그 안에 담긴 세탁 후의 옷이 들어있는 모습이다. [사진 이혜원] 세탁물의 종류에 따라 이용하는 런드리고 세탁 키트. 물빨래용 바구니, 이불 팩, 신발용 비닐, 속옷용 세탁망, 옷걸이로 구성돼 있다. 모든 구성품은 재활용이 된다. [사진 이혜원] 런드셋에 부착하는 자물쇠. 민감한 개인 정보가 될 수 있는 세탁물이 밖으로 보이거나 분실되지 않도록 하는 믿음직한 장치다. [사진 이혜원]   세탁 서비스 선택할 때 중요한 포인트는 뭔가요. 가격과 세탁 만족도! 기존 세탁비에 편의성의 가치를 더했을 때 이 가격이 합리적인지를 따져봤어요. 제가 느끼기엔 저희 동네 세탁소보다 가격이 저렴했어요. 정찰제로 운영해 서비스 이용료를 미리 알 수 있어요. 요금제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자유이용 서비스’는 맡기는 횟수와 품목, 세탁물양만큼 부과돼요. ‘월정액 서비스’는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맡기는 대신 가격이 할인되는 요금제에요. 저는 운동화, 드라이클리닝용 의류만 가끔 맡겨서 자유이용 서비스를 선택했어요. 세탁 만족도는 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지 말지 결정하는 중요 포인트예요. 사용자에 따라 논란이 생기기도 하는데, 제 경우엔 옷에 달린 부속품까지 깨끗이 세탁해 별도로 포장까지 해주는 점에 만족했어요.    장점을 꼽아주세요. '이용의 편의성' '런드렛 제공' '정찰 가격'이라고 생각해요. 세탁 서비스는 특성상 온라인과 오프라인 동시에 서비스 경험이 생기는데, 런드리고는 양쪽 모두 쉽고 편해요. 앱은 세탁을 맡기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디자인됐어요. 앱을 여는 순간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죠.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거요청’ 버튼에만 튀는 색을 썼어요. 첫 화면에서는 수거요청 전인지, 수거요청을 했는지, 배송이 완료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런드셋 구성은 세탁물에 따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정리돼 있어요. 세탁물은 친환경 비닐에 담아 보내주는데, 이것을 모아 보내면 다음 서비스 시 재사용한다는 점에서 또 한 번 감동했어요. 그중 최고는 런드렛 제공이에요. 여러 세탁물을 맡겨도 섞일 염려 없고, 세탁물이 겉으로 보이지도 않아요. 런드렛 구성품은 옷걸이, 신발망, 이불 팩, 속옷 망, 물빨래용 의류 가방이에요. 가방과 망에 맞춰 세탁물을 넣고 문 앞에 내놓는 것만 하면 돼요. 런드리고의 이용 화면. 세탁소마다 다른 세탁 가격을 옷 종류별로 정찰제로 운영하고, 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메뉴판으로 구성해 이용이 쉽다. [사진 런드리고 앱 캡처]   만족도를 점수로 준다면요. 8점요. 집에서 편한 시간에 1분 만에 세탁 수거를 요청할 수 있고, 다음 날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세탁물이 배송된다는 믿음이 삶의 질을 높여줬어요. 물 세탁이 가능한 티셔츠·운동화·드라이클리닝이 필요한 옷 등을 맡겼는데 모두 만족스러웠어요. 옷 종류에 따라 전용 옷걸이와 재활용 가능한 비닐에 정리해줘 고급 서비스를 받는 느낌이 들어요. 서비스는 재사용 유발이 중요한데, 한 번 이용하고 나서 ‘비용이 더 비싸도 이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다만 운동화는 특성상 내피 소재 등에 트임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손상이 있으면 반려 사유와 함께 돌아와요. 손상이 있는 상태에서 세탁 시 추가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요. 이 부분에서 신뢰가 갔지만, 반면 아쉽기도 했어요. 세탁소를 방문했다면 같이 살펴보면서 세탁할지 결정했을 테니까요. 런드리고에서 운동화 세탁이 불가능한 이유를 적은 메모. 세탁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신발용 세탁 비닐에 담아 온 점과 반려 사유를 명확히 안내해 준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사진 이혜원] 세탁된 운동화는 개별 포장해 보내준다. [사진 이혜원] 세탁물이 걸린 옷걸이와 포장 비닐은 회수해 재활용하고 있다. [사진 이혜원]   가격은 어떤가요. 정기 이용이냐, 자유 이용이냐에 따라 다른데요. 저는 자유 이용 서비스를 이용했는데, 적당한 수준이었고 가격도 예측 가능해서 만족했어요. 동네세탁소의 경우 같은 패딩 점퍼를 세탁할 경우에도 1만5000원부터 3만5000~4만원까지 가격 격차가 컸어요. 런드리고는 짧은 다운 패딩은 1만5000원, 롱패딩은 1만8000원으로 정찰제 가격을 적용해요. 같은 비대면 세탁 서비스인 '세탁특공대' '리화이트'와 차이는 크지 않아요. 세탁 품목과 세탁 방식에 따라 몇 백 원~천원 정도 차이가 있어요. 단, 런드리고는 이용할 때마다 3500원의 기본 서비스이용료는 추가로 결제해야해요.     개선하고 싶은 부분은요. 런드렛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접어서 차지하는 공간을 줄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쿠팡백이나 SSG백처럼요. 취급 품목도 더 많아지면 좋겠고요. 앞서 세탁물에 손상이 있으면 세탁하지 않고 되돌아온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알림톡으로 추가 손상 가능성을 안내 다음, 고객이 세탁 진행 여부를 결정하면 어떨지 생각해봤어요. 고객 응답을 취합하는데 시간이 걸리다보니 약속한 시간 내 세탁 서비스를 마치기 힘들다면 지금처럼 반려하되 앱에서 ‘내 주문 내역’에 반려된 이유를 확인하고 재신청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고객 입장에서는 재접수보다 편하고, 런드리고 입장에서는 고객의 의사를 확실히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나만의 이용 팁이 있을까요. 계절이 바뀔 때 대청소 겸 옷장 정리를 하는 편이에요. 그때 이불·외투·신발 등 세탁물을 모두 정리해서 한 번에 맡겨요. 서비스 이용할 때 1회마다 발생하는 기본 서비스비 3500원을 절감하는 방법입니다.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6.22 08:00

  • [민지리뷰]'취향' 들고 나온 중고거래에 MZ세대의 시선이 꽂힌 이유

    [민지리뷰]'취향' 들고 나온 중고거래에 MZ세대의 시선이 꽂힌 이유

      120만원짜리 아이폰을 40만원에 산다. 그리고 2달 뒤 이를 다시 30만원에 되판다. 고가의 아이폰을 결국 10분의 1도 안되는 돈으로 실컷 즐겼다. 요즘 핫한 나이키 '범고래'(덩크로우 스니커즈)나 구찌 가방도 마찬가지다. 써보고 싶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해 다시 되파는 새로운 생태계. 바로 '번개장터'다. 흥미로운 건 지난해 거래 수 1100만 건, 거래 금액 1조1000억원의 실적(1~11월 기준)을 올린 번개장터 고객의 70%는 MZ세대라는 점. MZ가 번개장터에 몰리는 이유는 무얼까. 번개장터의 광고. 만화를 사용해 MZ세대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문구 '동네에서만'은 경쟁사 당근마켓의 페인포인트를 공략한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사진 번개장터]     번개장터가 무엇인지 소개해주세요. 거리 제한 없이 대면·비대면 거래를 할 수 있는 중고거래 플랫폼입니다. 안전하고 쉬운 택배 거래와 취향 기반의 상품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어요. 2010년 10월 국내 최초로 모바일 중고거래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월 사모투자펀드 운용사(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출신 개발자끼리 창업했던 초기 구조에서 벗어나 티몬·유튜브·삼성전자 출신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됐고, 2달 뒤엔 바로 560억원이라는 대규모 투자 유치를 받아 자본력을 키웠죠. 지금은 회원 수 1000만 명 이상, 월간 이용자 수(MAU) 340만 명 이상의 서비스로 성장했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있나요. 20대 초반 애플 제품과 카메라에 관심이 많았어요. 고가 상품들이다 보니 새 상품을 사는 게 부담스러워 조금 더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자연스럽게 중고거래에 눈을 뜨게 됐어요. 오랜 기간 중고거래를 하면서 이를 잘만 활용하면 경제적으로 제가 원하는 상품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중고거래를 잘 이용했을 때의 효용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소비 패턴도 점차 저렴한 물품을 금방 쓰다가 버리는 것보다는, 조금 더 비싸더라도 조금 더 좋은 걸 구매해서 중고로 판매하는 형태의 소비 방식을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더 적은 금액으로 더 다양한 상품을 마음껏 경험할 수 있게 되었고, 소비의 총량이 줄어들었답니다.   번개장터의 앱 설명. 4.4점의 만족도 점수와 '중고거래는 타이밍이 생명!'이라는 문구가 이 서비스가 어떤 점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사진 서동원]   중고나라나 당근마켓도 유명한 중고거래 플랫폼인데요. 번개장터를 콕 집어 리뷰하는 이유는요. 아마 대부분 중고거래하면 중고나라와 당근마켓을 떠올릴 것 같습니다. 양강이 시장 점유율을 크게 차지하고 있고, 더불어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저 역시 두 플랫폼을 제외하고는 큰 관심을 갖지 않았어요. 그러다 한 기사에서 '번개장터 회원의 70%가 MZ세대'라고 하는 통계를 보고 왜 이렇게 MZ세대의 비중이 높은지 궁금해졌어요.    MZ세대의 이용률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번개장터는 확실히 편리한 모바일 환경, 안심하고 택배 거래할 수 있는 번개페이, 특색 있는 카테고리 구성 등 MZ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겹겹이 쌓아 올려서 번개장터만의 특색을 공고히 만들어가고 있어요. 특히 '취향'을 내세운 제품 구성이 신의 한 수였죠.    사실 ‘취향 기반 상품’이란 게 무엇인지 잘 와 닿지 않아요. 어떤 제품들인가요. 대표적으로는 스니커즈를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 2월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오픈한 번개장터의 오프라인 스토어 ‘브그즈트 랩’(BGZT LAB)은 한정판 스니커즈를 살 수 있는 곳으로 컨셉트를 잡았어요. 번개장터는 먼저 중고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자기기로 IT에 관심이 많은 MZ세대 유저를 끌어모았고, 이를 기반으로 점차 카테고리를 확장해 스니커즈·캠핑·골프·스타굿즈 같은 취향 중심 카테고리의 상품들을 중점적으로 확보했어요. 이 차별화된 상품 구성이 중고나라나 당근마켓과는 다른 자기만의 독보적인 컨셉트를 만들어 냈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요. 무엇보다 '앱의 사용성'과 '신뢰도'죠. 중고거래 시장에 나오는 물건은 한정판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요. 그래서 사용자들은 원하는 상품을 구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의 접근성과 사용 편이성이 중요해졌어요. 또 판매자와 구매자, 양쪽 사용자가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얼마나 잘 마련하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프라이탁의 중고 상품과 이를 번개페이를 사용해 결제했을 때의 화면. 구매자가 상품 수령을 완료한 후에 판매자에게 돈을 송금하는 시스템으로 중고 거래의 신뢰도롤 높였다. [사진 서동원]   그 두 가지 측면에서 번개장터는 어떤가요.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먼저 중고거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번개페이’라는 자체 결제 시스템을 2018년 발 빠르게 도입했어요. 번개페이는 에스크로 기반의 안전결제 서비스로, 구매자가 결제한 금액을 회사가 가지고 있다가 상품 수령이 완료되면 판매자에게 지급하고 있어요. 사용성 측면에서도 만족스러운데, 사용자의 행동이나 계절 등으로 인한 수요 정보를 밀접하게 반영해서 메인화면에 인기·취향·취미와 관계된 카테고리를 보여줘요. 물건 판매 시기는 판매자의 자유지만, 번개장터가 화면에서 보이는 카테고리 종류를 조정해서 거래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느꼈어요. 결국 화면의 정중앙에 위치해서 관리되고 있는 이 카테고리가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과 다른 차별점이자 무기가 됐죠.    번개페이 사용에 대한 수수료는 얼마나 되나요. 수수료는 거래금액의 3.5%인데 구매자가 부담해요. 구매자 입장에선 비용 부담이 조금 늘어나긴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안전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굉장한 장점이라 앞으로도 번개페이의 이용량은 지속해서 늘어나지 않을까 전망해 봅니다.   번개장터 거래액과 번개페이 사용 추이. [사진 번개장터]   실제 번개장터를 사용한 뒤 느낀 만족도 점수는요. 10점 만점에 7점요. 번개페이가 가져다주는 편리함은 만점을 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중고거래에서 훌륭한 사용성을 제공해주지만, 전문 판매업자들의 진입을 ‘전문상점’이란 이름으로 적극적으로 권장한 것은 오히려 신뢰를 떨어뜨린 악수였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그 구분이 없어졌지만요.     전문업자들이 왜 문제가 되나요. 중고거래는 판매자의 프로필이 하나의 신뢰도 지표로 작용합니다. 판매한 물건에 대한 이력, 별점 등을 통해 판매자에 대한 신뢰가 쌓이게 됩니다. 개인 판매자는 리뷰가 쌓이면 쌓일수록 신뢰도가 높아지지만, 전문업자의 리뷰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떨어져요. 그래서 구매자 입장에서는 전문 판매인보다는 실제 사용자들이 판매하는 물건을 더욱 보고 싶을 거예요.     개인 판매자의 취향과 그 사람의 거래 신뢰도를 보고 싶은 사람에게 전문판매업자들로 보이는 셀러들이 모여있는 것은 번개장터의 단점으로 여겨진다. [사진 서동원]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판매 물건의 상세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요. 원하는 정보를 더 얻기 위해 판매자에게 대화를 걸어 이것저것 질문을 하곤 하는데, 판매자나 구매자나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비효율적인 상황이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카테고리별로 꼭 필요한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양식을 추가한다면 더욱 편리한 거래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 서비스는 자신의 생활과 어떤 부분에서 맞닿아 있나요. 제가 사는 방은 여전히 지저분하고 복잡하지만, 제 나름대로는 이제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는데요. 제가 생각하는 미니멀 라이프는 제게 필요하거나 제가 사용하는 물건만 두자는 것입니다. 전 써보고 싶거나 갖고 싶은 물건이 항상 많아서 제 방이 곧잘 좁아지곤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줄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중고거래인 것이죠.   번개장터를 이용하면서 생각의 변화가 있었다고요. 저는 중고거래를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프라이탁이라는 리사이클링 브랜드를 좋아해서 어떤 상품이 올라왔나 자주 검색해보곤 하는데,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비싸게 올라오는 것도 더러 있었어요. 왜 그렇게 비싸게 올렸는지 궁금해서 한번은 판매자에게 직접 물어봤는데, '자신이 원하는 색상을 사기 위해 시간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그만큼의 희소성이 있어서 비싸게 판매한다'는 거예요. 이후 중고거래는 '내가 원하는 물건을 찾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개인 간의 거래를 도모하는 개념으로 다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패션에 민감하거나 확고한 취향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번개장터가 아주 유용할 거예요. 번개장터는 확실히 패션 아이템에 집중하고 있거든요.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6.18 09:18

  • 지구 위해 '슬기로운 의(衣)생활'을 만드는 사람들, 다시입다연구소

    지구 위해 '슬기로운 의(衣)생활'을 만드는 사람들, 다시입다연구소

    21%. 버리긴 아깝고 그렇다고 입기는 싫은, 그래서 옷장 속에 그저 쌓아만 두고 있는 옷의 비중이다. 스타트업 '다시입다연구소'의 자체 조사 결과인데, 이들은 이런 옷을 세상으로 끄집어 내 새로운 쓰임을 주기로 했다. 옷에 새생명을 부과하는 과정은  '21% 파티’다. 파티에 참석하고 싶다면 반드시 지참해야 할 것은 바로 옷! 파티니까 유행하는 옷으로? 아니, 내 옷장 속 안 입는 옷이면 충분하다. 파티의 호스트인 ‘다시입다연구소’ 팀을 만났다.   안 입는 옷을 끄집어 내 새로운 쓰임만 만들어도 의류 쓰레기가 줄어든다. 다시입다연구소는 '다시 사용'을 통해 제로 웨이스트 의생활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사진 속 포스터는 다시입다연구소가 21% 파티를 열 때마다 벽에 붙여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사잔 다시입다연구소]   어떤 단체인가요. 의생활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려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활동을 진두지휘하는 정주연 대표, 뉴스레터를 만들고 SNS를 담당하는 최윤희 에디터, 모든 디자인 물을 제작하는 정소연 디자이너 셋이 의기투합했어요. 사실 저희는 독립잡지 ‘언니네 마당’을 함께 만드는 사이였는데, 셋 다 환경에 관심이 많았어요. 환경에 대한 이슈가 커지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고민하게 됐어요. 그 결과 지구에 도움 되는 ‘슬기로운 의생활’을 캠페인 형식으로 소개하는 ‘다시입다연구소’를 만들게 된 거죠. 지난해 4월 서울시 비영리 스타트업으로 본격 출발했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나요. 의류 교환행사인 ‘21% 파티’를 열어요. ‘21%’는 자신의 옷 중 안 입는 옷의 평균 비율이에요. 저희가 자체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옷장 속에 평균 10벌 중 2벌의 옷은 입지 않지만, 또 너무 멀쩡해 버리지도 못한다고 대답했어요. 이렇게 모셔만 둔 옷을 서로 바꿔 입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용은 들이지 않고 교환을 통해 새로운 옷을 얻는 대안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거든요.     흥미롭네요. 개최했던 파티는 어땠나요. 지금까지 저희가 주최한 파티는 총 4번이에요. 처음 파티 때는 '과연 누가 옷을 교환할까' 궁금했어요. 주부가 많을 것 같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지만, 막상 파티에 온 사람들은 20~30대 MZ세대가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MZ세대를 중심으로 의식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현장에서 느꼈죠. 환경을 생각하며 어떻게 옷을 입을까에 대해 관심 가지고 있더군요. 환경문제는 어찌 보면 우리 세대가 만든 문제인데, 앞으로 살아갈 세대가 슬기롭게 해결하고 있는 모습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비영리 스타트업 '다시입다연구소'의 운영진들. 왼쪽부터 정소연 디자이너, 정주연 대표, 최윤희 에디터. 의류 물물교환 캠페인 '21% 파티'를 통해 제로 웨이스트 의생활을 실천하고 있다. [중앙포토] 다시입다연구소의 21% 파티 현장. 많은 사람이 다른 이가 가져온 옷 사이를 돌며 교환해 갈 옷을 신중하게 고르고 있다. 참가자는 주로 20~30대 MZ세대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소개해주세요. 한 번은 국제학교 초청으로 파티를 열었던 적이 있어요. 초‧중‧고교가 함께 있는 학교였는데, 파티 내내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화기애애하게 진행됐어요. 특히 학생들이 내가 입던 옷을 가져오는 것만으로 다른 옷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신기해 했어요. 이런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물건을 조심히 사용해야 된다는 것을 알고, 갖고 싶은 물건을 사지 않고도 얻는 방법을 배우게 된 거죠. 한 엄마는 '아이가 물건을 아껴야겠다고 처음으로 말했다'며 대견해 했답니다.   행사 때 교환되지 않은 옷은 어떻게 되나요.   남은 옷들은 선별해 기부하고 있어요. 그동안은 의정부에 있는 중고 의류매장 ‘숲스토리’에 기부했어요. 이곳은 발달장애인을 고용하고, 판매금을 그들의 자립에 사용하는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영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이런 단체에 계속 기부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수익구조가 궁금합니다.   사실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가 절대 아닙니다. 돈을 보고 시작한 일도 아니고요.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비용이 안 들어갈 순 없어요. 인건비는 처음부터 생각도 안했고, 하다못해 작은 홍보물이라도 만들려면 돈이 필요해요. 또 파티에서 ‘핸드페인팅 커스텀’ ‘수선&업사이클링’ ‘스타일 제안’ 등 다양한 위크숍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다 보니 강사초빙에 가장 큰 비용이 들고요. 이런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더 자주 개최하지 못해 아쉽죠. 감사하게도 최근 비영리재단인 아름다운재단으로부터 사업지원을 받게 됐어요.   가장 힘든 점은요.   글쎄요. 육체적으로 힘이 든다는 것 정도요? 플리마켓 팀과 함께 행사를 열었던 적이 있었어요. 셀러는 물건을 가져와 판매하면 짐이 단출해져서 돌아가요. 하지만 저희는 반대예요. 빈손으로 왔다 행사를 마치면 오히려 짐이 늘어요. 기부할 옷을 정리하고 상자에 담아 나르고, 다시 택배 포장해 보내는 일을 셋이서 하려니 힘에 부쳐요. 더군다나 옷을 둘 곳이 마땅히 없어 사는 집에 놓는 점도 부담이고요. 그나마 지금까지는 저희 셋이 소화할 수 있을 정도였어요.     그럼에도 왜 계속하나요. 응원해주는 사람들 때문인 것 같아요. 얼마 전에 헤이그라운드와 진행한 파티는 대성황이었어요. 첫 행사부터 꾸준히 오셨던 분도 있었고, 어떻게 하면 파티가 더 활성화될지 같이 고민해주시는 분까지 많이 오신 걸 보고 힘이 났죠. 또 하나는 중고 의류에 대한 거부감을 체험하며 없애려는 목적도 있어요. 가져오는 옷들을 보면 한 번도 입지 않은 새 옷이나 상태가 좋은 옷이 상상 이상으로 많아요. 이런 옷을 중고라고 버린다는 게 너무 아깝잖아요. '다시 사용'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지속가능한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21% 파티에 가져온 옷엔 그 옷에 얽힌 사연이 담긴 카드가 붙는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친구와 사진 찍으려고 샀지만, 1회 밖에 입지 못했다. 부디 반짝임을 잃지 않길'이라고 써 넣은 메시지에 피식 웃음이 난다. 과연 이 옷은 어떤 새로운 주인을 만났을지 궁금해진다.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행사가 있을 때 온라인으로 먼저 신청하셔야 해요. 다음엔 옷장에서 안 입는 옷을 고르세요. 세탁까지 마친, 판매할 수 있는 상태의 옷이어야만 해요. 옷은 1인당 최대 5벌까지 가져올 수 있고, 옷 한 벌당 1장의 교환 티켓을 주는데 그것으로 마음에 드는 옷을 교환해 가면 돼요. 파티장에 오면 먼저 할 일은 자기 옷에 달 태그(조그만 표)를 만드는 일이에요. 이 태그에는 가격이 아니라 ‘내 옷의 스토리’를 적어요. 예를 들어 '잘 가! 내가 널 5년 전에 어디 매장에서 만나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려고 샀는데, 결국 못 입고 널 떠나 보낸다. 부디 너를 소중히 입어 줄 친구를 만나렴'요. 행사장에서는 내 옷을 교환해 가는 사람에게 '잘 입으세요'라고 인사 나누는 흐믓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어요. 21% 파티는 단순히 물건 교환의 의미가 아니에요. 또 다른 관계가 형성됩니다. 모르는 사람인데 옷 하나를 두고 '이렇게 입어보세요'라고 제안하기도 하고, '이 옷은 편집숍에서 샀고, 생일파티때 딱 한번 입었어요'란 옷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기도 해요.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요. ‘파티’란 이름을 붙인 이유는 모두가 즐겁게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어요. 외국에선 한 주를 정해 그 주에 누구와 옷을 교환했는지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에 소개해요. 이때 해시태그를 달아서 마치 캠페인처럼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이 행사는 꼭 저희만 주최하는 행사가 아니란 점도 알아주세요. 개인이든 단체든 동네 커뮤니티든 모여서 서로 교환하는 모임을 연다면 그곳이 바로 21% 파티장인 거죠. 서로 옷을 교환하면서 재미있고 의미있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전국 곳곳에서 21% 파티가 열리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민지맨션에서도 파티가 열린다고요. 6월 20일(일)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MZ세대의 놀이터’ 민지맨션에서 '리러브 마켓'이 열리는데요. 이 마켓의 한 프로그램으로 21% 파티가 열려요. 이번에는 옷 중에서도 티셔츠·셔츠·재킷 등 상의만을 교환하는 파티예요. 최대 5개까지 자신이 가져온 옷의 갯수만큼 교환권을 받을 수 있고, 교환권 1개로 다른 사람의 옷 1개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참 이날은 자신의 헌옷을 가져오지 않은 사람도 참가가 가능해요. 행사를 살짝 맛보고 다음엔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의미에서 참가의 문턱을 낮췄어요. 단 물물교환할 자신의 옷을 가져오지 않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옷을 1개당 2000원씩의 기부금을 내셔야 해요(최대 3벌). 이 돈은 모아서 '보호종료 아동'이 된 MZ세대의 자립을 돕는 사회단체에 민지맨션과 함께 기부할 예정입니다.    강미숙 민지리뷰 객원에디터      ■ 민지맨션 x 다시입다연구소의 '리러브 마켓-21% 파티'는... 「 민지맨션과 다시입다연구소가 주최하는 '리러브 마켓-21% 파티'가 6월 20일(일) 열립니다.   일    정  ㅣ 낮 12시~오후 6시. 1시간 간격으로 총 6번의 세션 진행(오후 12시·1시·2시·3시·4시·5시) 장    소  ㅣ 서울 마포구 마포구 양화로15안길 6 민지맨션 교 환 품  ㅣ 상의만 진행(티셔츠·셔츠·블라우스·스웨트셔츠·재킷 등) 운영방법 ㅣ  안 입는 옷을 가져와서 1벌당 1개의 교환권 수령(최대 5장).교환권 1개로 다른 사람의 옷 1개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교환용 옷을 가져오지 않은 사람의 경우, 1벌당 2000원씩의 기부금을 내고 가져갈 수 있습니다(최대 3벌). 참가방법 ㅣ  별도의 사전 신청 없이 도착 순서대로 입장. 세션당 정원(20명)이 다 차면 비어있는 가장 빠른 시간으로 입장 안내를 받고, 현장에서 시간 예약 후 다시 방문하셔야 합니다.      ※리러브 마켓- 21% 파티의 수익금 전액은 '보호종료 아동'이 된 MZ세대의 자립을 돕는 사회단체에 기부합니다. 」 

    2021.06.16 00:42

  • 영혼까지 갈아넣는 ‘45분’…시간없는 사람 위한 최적 운동

    영혼까지 갈아넣는 ‘45분’…시간없는 사람 위한 최적 운동

    10년 넘게 최소 주 4회 운동을 해왔던 내가 요즘 푹 빠진 운동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피트니스 브랜드 ‘에프45(F45) 트레이닝’이다. 무엇이 다르기에 전 지구적인 사랑을 받을까. 약 2700여 개에 달하는 동작을 매일 다르게 조합해 딱 45분간 운동하는데, 운동 효과와 강도는 운동선수조차 끝나고 나면 "죽을 맛"이라고 말할 정도로 강렬하다. 온 힘을 끌어모아 45분간 뛰고 나면, 남는 것은 흥건한 땀과 뜨거운 희열. 살아있음을 강하게 느껴보고 싶다면 이만한 것이 없다.    'F45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김은비 민지크루. '마운틴 클라이머’ 란 동작으로 유산소 프로그램 동작 중 하나다. [사진 김은비] F45 트레이닝을 소개해주세요. 호주·북미·싱가폴·홍콩 등에서 핫한 글로벌 피트니스 브랜드입니다. ‘F’는 ‘Functional'(기능적인)의 첫 글자에요.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운동을 45분 안에 끝내면서, 운동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고강도 서킷 트레이닝이랍니다. 심폐지구력부터 협응력(신체의 근육, 운동기관 등이 서로 호응하며 조화롭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 민첩성을 높일 수 있는 맨몸 동작들부터 가벼운 무게를 다루는 동작들까지 약 2700여 개의 운동 동작들이 매일 다르게 조합돼요. 36개 프로그램 포맷이 있어 매일 다른 운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에요. 다 함께 모여 오늘 운동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들은 후 서킷 트레이닝 형식으로 동작을 연결해 운동해요.   이 운동에 꽂힌 이유가 있나요. 적게는 10명, 많으면 25명이 같은 공간에서 땀을 흘리며 운동한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그룹 트레이닝을 통해 사람들과 나누는 에너지가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커요. 저는 주로 출근 전에 트레이닝 센터를 방문해요. 조금은 피곤하고 몽롱한 상태로 갔다가도 아침부터 ‘파이팅’을 외치며 운동하는 사람들 덕에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를 채우고 옵니다. 매일 다른 트레이닝으로 지루할 틈이 없기도 하고,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로 운동하기 쉽지 않은데 이 운동을 하면 늘 땀을 한 바가지씩 쏟아요!     이 운동에 얽힌 개인적인 에피소드도 있다고요. 운동을 정말 싫어하던 친구가 있었어요. 특히나 땀을 잔뜩 흘리는 운동이라면 질색을 하던 친구였어요. 억지로 억지로 센터에 데려갔는데, 말로는 '죽을 것 같다'더니 일주일 동안 계속 도전하는 거예요. 그 뒤로 친구 인스타그램에 ‘김은비가 운동을 왜 하는지 알겠다’라는 코멘트를 달아 사진을 올렸더라고요. 세상에나 몇 년 동안이나 운동을 하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드디어 운동의 즐거움을 느꼈다니까요.     운동을 즐기시는 것 같은데, 운동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보통 운동하는 곳들은 트레이너가 ‘회원님’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F45 센터에서는 ‘은비 님’이라고 친근하게 불러줘요. 하루에 만나는 회원이 족히 50명은 될 텐데,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주고, 다친 곳은 없었는지 지난 번 안 되던 동작은 잘 되는지 등도 묻고요. 사실 운동은, 운동을 통해 얻는 신체적 변화보다 심리적인 변화가 더 크다고 생각해요. 이 때 나에게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가득한 장소에 가고, 서로의 열정을 나눈다는 것은 운동을 지속하는 것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F45 트레이닝 공덕점 전경. 동작 중간 약 20초간 쉬는 시간에 촬영한 모습이다.   여느 운동과 다른 매력은요.  위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데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커뮤니티’가 좋았어요.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무비 나잇, 한강 공원 운동, 야외 러닝과 같은 스페셜 프로그램이 다양해요. 이곳에 다니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운동을 ‘내 삶의 낙’이라고 느끼게 돼요. 더 많은 사람들이 F45의 문화가 만드는 이런 가치들을 느끼면 좋겠어요.   이 운동을 만든 사람을 칭찬한다면요. 사람들에게 운동을 왜 안하냐고 물으면 대부분 '시간이 없잖아'라고 답하곤 해요. 그런데 확실한 효과가 있는 고강도 운동을 시작부터 끝까지 45분 안에 끝내준다는 발상과 브랜딩이 마음에 들어요. 더 이상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한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겠죠?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어떤가요. 사실 조금 비싼 편이에요. 월 무제한 이용권이 34만8000원인데, 주3회 운동한다고 치면 회당 2만5000원 정도의 금액이에요. 물론 더 자주 가면 더 낮아지겠죠. 유사한 ‘크로스핏 센터’는 평균 1개월에 25만~30만원 선이에요. 저렴한 금액은 아니지만, 비합리적인 가격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용료를 생각하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더 자주 가게 되고, 한번 할 때 온 힘을 다해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운동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동안 창문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다음 진행할 동작을 보여준다. 이 덕분에 다음 운동 동작이 무엇인지 긴장하며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양손에 12kg의 덤벨을 들고 하는 운동 동작. 하체 근력을 강화해주는 운동법이다. 덤벨을 들고 복싱을 하듯 움직이는 동작 중이다. 유산소 프로그램에 포함된 동작으로, 팔을 포함한 상체 근력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된다.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요. 수업을 듣기 전 운동 초보자를 위한 오리엔테이션이 필요할 것 같아요. 기본 동작들이나 움직임이 큰 매커니즘을 알 수 있도록 말이죠. 제가 이용하는 시간만 보더라도 대략 60%가 여자고, 운동 초보자들이 많아요. 자신감도 얻고, 부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기본 동작들로만 진행하는 ‘초급 클래스’가 개설되면 좋겠어요.   제대로 F45 운동을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저는 주 2~3회 방문하고, 다른 날에는 유연성이나 근비대 운동을 보충하려고 웨이트 트레이닝, 요가, 러닝 등을 하고 있어요. 저 같은 ‘운동 홀릭’이 아니라면 주 3회만 이용해도 전반적인 체력향상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주로 월‧수‧금요일은 유산소 운동과 운동 체력 위주의 트레이닝이, 화‧목요일은 근력 위주의 무산소 트레이닝이, 토요일은 유산소와 근력이 혼합된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월‧목‧토요일에 방문하면 유산소, 근력, 혼합 프로그램을 모두 경험할 수 있어요.     만족도를 점수로 표현한다면. 운동을 오랫동안 한 저 같은 경우는 9점이지만, 운동 초보자들에게는 7점 정도 될 것 같아요. 운동 고수들은 적응하기 쉬운 시스템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속도감 있게 돌아가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무리하다 부상의 위험도 있고요. 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에너지 넘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이 이용하면 좋을까요.   시간이 없어 운동을 못 한다는 사람, 살 빼기 위해 운동하는 사람이 꼭 경험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운동은 매번 도망가고 싶은 숙제가 아니라 진심으로 삶의 활력이 될 수 있다는 걸 몸소 느낄 수 있거든요.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6.15 18:55

  • 세계 1억 명을 잠 재우고 있는 앱이 있다

    세계 1억 명을 잠 재우고 있는 앱이 있다

    숙면을 방해하는 주범으로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을 지목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억울하다. 폰 안에 명상 앱 하나만 다운로드받았어도 ‘꿀잠 재우기’는 식은 죽 먹기인데 말이다. 세계 1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명상 앱 '캄'은 숙면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명상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가부좌를 틀고 하는 정식 명상 콘텐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회의 전, 출퇴근 지하철 안, 비행기 안처럼 지금 명상이 필요한 모든 순간에 딱 맞는 콘텐츠들이 가득하다. 나의 라이프 메이트가 된 캄을 리뷰했다.    명상앱 '캄'의 화면. [사진 캄 캡처] ‘캄’은 어떤 서비스인가요.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명상을 도와주는 서비스입니다.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세상을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들자'라는 미션을 가지고 시작했어요.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1억 명 이상이 사용하며 기업가치는 2조원에 이릅니다. 수익이나 다운로드 수에서 명실상부한 1위 명상 앱이에요. 명상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명상을 돕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명상 앱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있나요. 잠이 오지 않을 때 명상의 도움을 받았어요. 그 후 유튜브로 명상 콘텐츠를 찾아 듣기 시작한 게 6개월, 명상 앱을 이용한 게 1년 정도 되었어요. 처음에는 ‘마보’라는 앱을 사용했는데, 제가 즐겨 찾는 커뮤니티인 ‘힙한 서비스들의 비밀’에서 캄을 소개한 걸 보고 바로 다운로드 받았어요. 마보의 연간 사용권이 6개월이나 남았는데 말이죠. UX(사용자 경험)가 직관적이고 심미적인 것도 한몫 했지만, 무엇보다 앱에서 고민 없이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는 점이 좋았어요.   캄의 메인 화면(맨 왼쪽)과 상황별 명상 콘텐츠들. 메인 화면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자연 풍경과 함께 매일 자동으로 명상 콘텐츠를 추천하는 ‘데일리 캄’ 메뉴를 하단에 구성했다. 가운데 이미지는 비행공포증을 느낄 때, 맨 오른쪽 이미지는 출퇴근 할 때 하면 좋을 명상 콘텐츠다. [사진 캄 캡처] 많은 명상 서비스 중에 캄에 꽂힌 이유는요. 다른 서비스와 가장 큰 차이는 큐레이션이에요. 저는 명상 앱에 들어가면 무엇을 들어야 할지 선택하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결국 항상 같은 것만 듣다 보니 쉽게 싫증이 나요. 넷플릭스처럼 AI를 이용해 내게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주진 않지만, 사용자 기준으로 콘텐츠를 잘 정리해 줍니다. 특히 앱을 실행시키자마자 첫 화면에 보이는 ‘데일리 캄’은 매일 뭘 들을지에 대한 고민을 싹 잊게 해요. 상황에 따른 명상 콘텐츠를 제안해주는 것도 장점이에요. ‘출퇴근할 때는 이걸 들으세요’ ‘스트레스가 많은 날은 이걸 들으세요’ 처럼요. 저는 사실 명상을 진지하게 배우려는 사람은 아니에요. 집중이 안 되거나 잠이 오지 않을 때처럼, 어떤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써 명상을 활용하는 편인데요. 캄은 저와 같은 사용자의 니즈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상황별로 명상을 제안해줘요.   명상 앱을 고를 때 중요한 포인트가 있을까요. 고민 없이 자주 앱에 들어가 사용하게 만드는지가 중요해요. 무의식적으로 자주 들어가게 만드는 게 관건이죠. 캄은 명상할 때만 이용하는 게 아니에요. 집중할 때 듣고 싶은 ASMR, 자기 전에 듣고 싶은 ‘굿나잇 스토리’ 등 여러 상황에 적절한 콘텐츠를 제공해요.   이용 만족도를 점수로 매겨주세요(10점 만점 기준).   저는 3가지 포인트로 각각 점수를 주고 싶어요. 첫째는 '한국어 콘텐츠의 다양성' 측면에서 8점을 주고 싶습니다. 한국어 버전은 영어로 된 콘텐츠를 번역해 한국 명상 가이드가 진행하는 형태에요. 그래서인지 영어 콘텐츠보다 그 수가 훨씬 적어요. 예를 들어 영어 버전에는 캠퍼스에서 듣는 명상, 비행기 탈 때 듣는 명상과 같은 콘텐츠가 있지만 한국어 버전에는 없어요. 번역 속도에 따른 것이라서 곧 나아지리라 기대합니다.   두번째는 '이용 편의성'이에요. 이 점은 9.5점. 언제든지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1~3분짜리 명상도 많아 일하기 전이나, 중요한 발표 전 잠깐씩 이용하기도 해요. 마치 긴장되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주문처럼요. 제대로 명상을 할 때뿐만 아니라 책 읽을 때 배경음악 삼아 듣기도 해요. 자주 쓰다 보니 이제는 없으면 섭섭하달까요.   마지막으로는 '가성비'입니다. 가성비 측면에선 9점이에요. 할인을 적용하면 1년 4만4000원, 한달 3700원의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코끼리’ ‘마보’ 등 국내 명상 앱에 비하면 비싸지만, ‘헤드스페이스’와 같은 해외 앱에 비해서는 저렴해요. 콘텐츠 양이나 질에서도 뒤지지 않아 가성비가 좋습니다.    최고의 장점은. 수면에 최적화됐다는 것. 캄은 다섯 개의 메인 메뉴 중 하나가 ‘숙면’일 정도로 ‘잠’에 특화된 콘텐츠가 많아요. 잘 때 하는 명상은 기본이고, ‘굿나잇 스토리’ ‘굿나잇 뮤직’ 등도 있어요. 덕분에 침대에 누우면 자동으로 캄을 재생하게 돼요.   캄의 수면 메뉴(왼쪽)와 굿나잇 스토리 화면. 명상, 음악, 사운드스케이프 등 카테고리별로 방대한 수면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앱이 실행하면 가장 처음으로 뜨는 ‘take a deep breath’ 화면(왼쪽)과 자신이 편안하다고 느끼는 자연 풍경을 메인 화면으로 설정한 화면.   캄의 크리에이터를 칭찬한다면. 명상 앱에 UCD(User Centered Design, 사용자 중심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점이에요. IT산업과 가장 거리가 있을 것 같은 명상을 스마트폰 안에 가져온 것도 대단하지만, 사용자에게 필요한 게 뭔지 세심하게 관찰해서 반영했다는 게 느껴져요. 앱을 실행하면 ‘take a deep breath’(깊은 숨을 쉬세요)라는 문구가 먼저 마음을 풀어줍니다. 명상이 필요한 사용자를 세심히 배려한 부분에 마음을 빼앗겼어요.   혹시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메인 콘텐츠는 가이드의 목소리를 남성·여성 중 선택할 수 있어요. 그 외에 특수한 상황별 콘텐츠는 대부분 여성의 목소리로 진행돼요. 개인적으로 중저음의 남성 목소리에서 더 안정감을 느끼는 편이라 아쉬워요. 만약 제가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면, 목소리에 따라 필터링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고 싶어요.   잘 쓰는 팁이 있을까요. 캄의 전신은 자연의 소리를 녹음해서 제공하는 서비스였어요. 그래서인지 캄은 파도·모닥불 등 자연의 소리를 담는 ASMR에 특화됐어요. 책을 읽을 때, 평소에 틀어두면 마음이 안정됩니다. 특히 메인 화면의 ‘Landscape’ 기능을 적극 추천해요. 아이콘을 누르면 배경화면이 바뀌는데, 다시 전체화면으로 전환하면 해당 풍경의 ASMR이 재생되요. 장엄한 풍광이라 화면만 띄워놓아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두 번째는 ‘마음 챙김’ 알림을 이용해 보세요. 매일 정해진 시간에 명상을 리마인드 시켜주어 좋아요. 마지막은 틈틈이 짧은 명상을 이용해 보라는 거에요. 제 경험상 중요한 발표나 면접이 있을 때 청심환보다 1~2분짜리 짧은 명상이 더 효과적이었어요. 떨지 않고 평소 실력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메인 화면의 랜드스케이프 기능은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과 휴대폰 배경화면 설정까지 함께 구현할 수 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명상을 리마인드 시켜주는 '마음챙김 알람' 기능. 경험상 중요한 발표나 면접이 있을 때 청심환보다 1~2분짜리 짧은 명상이 더 효과적이었다.   이 앱을 사용하고 생활이 달라졌다고요. 수면시간이 규칙적으로 변했어요. 이전에는 잠이 안 오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그러다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습관처럼 SNS를 둘러보다 늦게 잠들었어요. 이제는 침대에 눕자마자 캄을 실행해 수면 명상을 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잠이 잘 오지 않을 때 뭘 해야할 지 모르는 사람, 사용하고 있는 명상 앱이 지루해진 사람, 바쁜 일상에서 효율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6.11 08:23

  • [민지크루] 우리 술에 빠져버린 콘텐츠 매니저, 공다솜

    [민지크루] 우리 술에 빠져버린 콘텐츠 매니저, 공다솜

    “공간이 주는 특별한 경험의 힘을 굳게 믿고 있어요. 3년 정도 SNS에 좋아하는 공간 사진을 ‘어떤 공간’이란 코멘트와 함께 포스팅하고 있어요. 그걸 본 사람들이 사진 속 공간이 어딘지 맞추거나, 그 공간에 얽힌 추억을 나누더라고요. 여러 사람이 하나의 공간을 매개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소개하고 싶어요.”  민지크루 공다솜은 어떤 사람인가요.   쌀막걸리 자유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 1990년에 태어났어요. MBTI 성격유형은 ‘ENFJ’로 사람 좋아하고 관심사가 다양한 편이에요. 현재 토스페이먼츠에서 콘텐츠 매니저로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평일에는 글을 쓰고 주말에는 술을 빚어요.     평소에는 무엇을 하며 시간 보내나요.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합니다. 얼마 전까지 정세랑 작가의 작품에 빠져 출간된 책을 모두 읽었어요. 최근에는 『동사의 맛』『우리말 어감 사전』『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같은 작법서를 읽으며 우리말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나를 표현해줄 한 가지 아이콘을 꼽는다면요. 영어 이름을 ‘페퍼(pepper)’라고 지었어요. 고유의 향이 있지만, 음식 맛과 전반적인 균형을 이루며 음식 본연의 향을 돋우는 양념처럼 살고 싶어서 페퍼라고 지었어요. 평소 취향이 강한 편이라 주변에서도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말해요.     요즘 가장 눈여겨보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우리 술’과 ‘양조’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2020년 초여름 포도와 후추 맛이 나는 막걸리 ‘만남의 장소’ 리뷰를 읽고, 전통주 바를 방문하게 되었어요. 한 모금 마신 순간, 막걸리에서 이런 맛이 난다는 게 신기했어요. 몇 종류를 더 마셔봤는데 술마다 개성이 강하다는 게 재미있었고요. 이 계기로 우리 술을 찾아 마시게 됐어요. 하지만 코로나 시국에 주점을 다닐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요. “한 번에 다양한 우리 술을 맛보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전통주 소믈리에 자격증 클래스를 듣게 됐어요. 갈 때마다 8~10종의 우리 술, 그것도 구하기 어려운 술을 마셔볼 수 있거든요!   생각해보면 저희 할머니도 매년 명절 때마다 술을 빚으셨어요. 올해 초부터는 저도 술을 빚기 시작했는데 술을 만드는 과정이 중노동이더라고요. 그래도 책으로 보던 것보다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어 매우 만족해요. 딸기 탁주와 이화주를 만들었고, 이번 주엔 약주를 떠요. 7월이면 삼양주이자 서울의 대표 전통주인 삼해소주를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 안에 전통주를 종류별로 모두 빚어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즐겨보는 인스타그램이나 온라인 플랫폼을 소개해주세요. 인스타그램에서는 양조인·양조장·전통주점 계정을 눈여겨보는 편입니다. 숨겨진 양조장 이야기, 술 빚는 이야기, 술 빚다가 실패한 이야기, 신상술에 대한 리뷰, 술에 맞는 신선한 페어링 시도 등을 관심 있게 보고 있어요. 친구들이 제 피드에서 ‘술 냄새가 나는 것 같다’할 정도지만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도 많이 마신 것 같은 효과를 누리고 있다니 일석이조죠. (웃음) 유튜브에서는 ‘문명특급’, ‘알간지’, ‘이오’ 등의 채널을 구독해요. 쓸모 있고 재미있는 지식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인사이트 콘텐츠 플랫폼도 즐겨 보는데요. ‘폴인’, ‘북저널리즘’을 주기적으로 보고, 지식을 전달하는 여러 개의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어요. 누군가는 “이걸 다 볼 시간이 있냐?”고 물어요. 출퇴근 시간이 아주 길면 가능하답니다.     좋아하는 브랜드를 하나만 꼽는다면요. ‘펭귄북스’요. 1935년 영국에 문을 연 출판사인데요. 당시 담배 한 갑에 6펜스 정도였는데, 이보다 저렴한 문고판을 판매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돈 많이 벌어 제 공간이 생기면 펭귄북스 문학전집을 사고 싶어요.     요즘 꽂혀있는 물건은요. 물욕이 없는 편이라 딱히 욕심 부리는 물건은 없어요. 이사를 자주 해 강제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도 했고요. 그래도 술을 빚으면서 술병과 술잔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 술은 이 병과 잔에 담아 대접하고 싶다는 접객의 마음을 가지게 되었달까요.   최근 ‘신박하다’고 느끼는 서비스가 있나요. ‘쿠팡이츠’ ‘런드리고’ ‘타다’를 쓰며 라이프스타일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신선하다고 느끼며 응원을 보내는 서비스는 ‘BtmsUp’이란 앱이에요. 다양한 전통주를 검색하고 다른 사람의 리뷰를 볼 수 있습니다. 7.8막걸리라는 주점에서 만들었다는 점도 흥미로워요. 또 재밌다고 생각한 서비스는 ‘채식 한 끼’예요. 비건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과 별개로 먹거리에 있어 선택지를 넓혀준다는 점에서 좋아요.    

    2021.06.08 08:00

  • MZ는 술을 고를 때도 이유가 있다

    MZ는 술을 고를 때도 이유가 있다

    소비에 의미를 부여하고 브랜드의 철학과 메시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는 위스키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네이키드그라우스는 이러한 MZ세대를 타겟했다. 'Live naked'라는 슬로건을 걸고, 네이키드(벌거벗은)라는 단어 뜻처럼 외부의 겉모습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중시하고,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따라 하기보다 '나 그대로 살자'라고 말한다. 수많은 위스키 중 네이키드그라우스가 MZ세대인 내 마음을 저격한 이유다.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네이키드그라우스는 'Live Naked'라는 슬로건대로, 외부의 겉모습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중시하고, '나 그대로 살자'고 말해요. [사진 네이키드그라우스]   네이키드그라우스는 어떤 술인가요. 한 마디로, 언제 어디서나 마시기 좋은 데일리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요. 사실 한동안 서울 청담동과 신사동, 한남동 일대에서 몰트 바가 인기였는데, 이러한 인기의 중심에 싱글몰트 위스키가 있었죠. 각각 특유의 맛과 향이 있어서 찾아 마시는 몰트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많았죠. 하지만 비교적 높은 가격 때문에 일상에서 즐기기엔 여전히 문턱이 높은데요. 여러 종류의 위스키를 블렌딩한 블렌디드 위스키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제품이 많아서 좀 더 가볍게 접할 수 있어요. 그중 네이키드 그라우스는 독특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블렌디드 위스키는 많이 접할 수 있지만, 몰트만을 블랜딩한 게 인상적이었어요. 가격의 문턱을 낮췄지만, 맛과 향은 싱글몰트 위스키 부럽지 않거든요. 대표적인 위스키로 꼽히는 맥캘란과 하이랜드 파크, 글렌로티스 등 3개의 싱글몰트 위스키를 블렌딩한 후, 셰리 오크통에 숙성시켜 만들죠. 와인에서 포도의 품종이 중요하듯, 위스키는 어떤 오크통에서 숙성했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는데요. 최고급으로 꼽히는 것이 셰리 와인을 만든 오크통이에요. 네이키드그라우스는 바로 이 셰리 오크통에 숙성해서 말린 과일과 향신료  향이 진합니다.   여행과 운동, 친구들과 함께 마시는 술과 수다를 좋아하는 신인 배우 안태웅. [사진 초이엔터테인먼트]   위스키를 좋아하세요.  네, 좋아해요. 위스키의 진한 향과 맛이 좋아요. 술도 첫인상이 중요한데 제가 처음 접한 위스키가 맥캘란 18년산이었거든요. 당시 23살이었는데, 회식 자리에서 처음 맛봤는데 묵직한 셰리 오크 향이 너무 매력적이더라고요. 이후에 위스키를 제대로 알고 싶어졌어요. 또 맥주나 와인 등 다른 술보다 마실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한 것도 매력적이에요. 먼저 니트(스트레이트)로 즐기면, 잔에 따른 후 색을 보고 향을 맡고 맛을 보면 오크통 특유의 오크 향과 피니쉬를 즐길 수 있으니, 위스키가 지닌 본연의 매력을 만끽하는 기분이 들고요. 얼음을 섞어 마시는 온더록은 여름에 자주 즐기게 돼요. 칵테일도 좋아하는 방법인데, 한 가지 위스키가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서요. 위스키를 마시는 장소나 함께 하는 사람들에 따라 다른 레시피로 새로운 술을 만들어요.     네이키드그라우스를 어떻게 알게 됐나요. 6월 20일까지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운영하는 ‘민지맨션’의 나이트 살롱 진행을 맡고 있는데요. 한때 모델을 하면서 바텐더로 일한 경력이 있어서, 민지크루로 활동하며, 나이트살롱 진행을 맡게 됐습니다. 나이트살롱은 민지맨션의 저녁 프로그램으로, 13일까지 매일 저녁 6시~8시까지 운영되는데요. 민지맨션의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하고 저녁엔 네이키드그라우스와 함께 하는 칵테일 만들기와 게임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안태웅씨는 MZ세대의 소비 취향을 보여주는 팝업 스토어 민지맨션에 민지크루로 참여해, 나이트살롱의 진행을 맡고 있어요. 바텐더 이력을 살려 칵테일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답니다. [중앙일보]   첫인상은 어땠나요. 겉 포장을 없애고 그라우스를 양각으로 새긴, 투명한 패키지가 인상적이었어요. 다른 위스키와 달리 원액을 그대로 보여주는 점에서 자신감이 느껴졌어요. 병 바닥에 새겨진 그라우스의 발바닥을 보며 위트 있으면서 격식 없게 느껴져서 좋았고요.      맛은 어때요.   처음 맛봤을 때, 시트러스향이 느껴져 여름에 피크닉에 잘 어울리는 위스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피니쉬가 너무 무겁지 않고 깔끔하고 단맛이 강하기 때문에 위스키가 다소 부담스러운 사람들과 즐기기에도 좋고요.   포장이나 라벨 없이 병에 직접 브랜드의 상징인 새 '그라우스'를 새겼어요. 투명한 병으로 위스키 원액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것도 이 위스키만의 특징이랍니다. [사진 네이키드그라우스] 민지맨션의 나이트살롱에서 만난 네이키드그라우스 개인 세트입니다. 안태웅 배우의 리드로 참가자가 직접 칵테일을 만들어보는 시간이 매우 즐겁답니다. [중앙일보]   만족도를 점수로 매긴다면요.   10점 만점에 9점이요(웃음). 합리적인 가격으로, 누구나 마시기 좋은 위스키죠. 개인적으로 친구들과 격식 없게 즐기기 좋고요. 다만 위스키 애호가라면 단맛과 피니쉬가 조금 아쉽게 느껴질 수 있을 거 같아요.      가격은 어떤가요. 네이키드그라우스의 가장 큰 장점이 가격이에요. 유명한 싱글몰트 위스키와 비교하면 절반 정도의 가격이거든요. 실제로 위스키라고 하면 어느 정도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는 생각에,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분도 많거든요. 위스키바 뿐만 아니라 요즘은 롯데마트 같은 대형마트에서도 구할 수 있어서 접근성도 좋고요.     꿀과 레몬주스를 넣어 달콤한 칵테일, 리러브. [사진 네이키드그라우스]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 네이키드그라우스를 더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칵테일이요. 요즘 홈파티를 즐기는 분들이 많은데 셰이커와 위스키, 그리고 몇 가지 재료만 준비하면 집을 바로 위스키바로 바꿀 수 있거든요. 민지맨션을 통해 접하게 된 리:러브라는 칵테일 레시피는 꼭 소개하고 싶어요. 네이키드 그라우스 특유의 상큼한 향과 꿀의 달달한 조합이 좋아서, 데일리로 즐기기에 좋았거든요.   방법은 간단해요. 셰이커에, 네이키드그라우스 50mL, 꿀 20g, 진저에일 20mL, 레몬주스 20mL를 넣고 잘 섞은 후, 얼음 잔에 따라 마시면 됩니다. 취향에 따라 꿀과 위스키의 양은 조절하면 됩니다.             

    2021.06.07 08:00

  • 나는 여기서 BTS 진이랑 이야기 한다! ‘덕질' 문화의 결정판,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

    나는 여기서 BTS 진이랑 이야기 한다! ‘덕질' 문화의 결정판,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

    세계 229개국에서 하루 평균 약 140만 명이 방문하고, 월평균 약 1100만 개에 이르는 콘텐츠가 생산되는 소위 ‘대박’난 온라인 서비스는 무엇일까. 정답은 '하이브'(전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위버스’. 가수와 팬 중심으로 기획된 최초이자 최적의 플랫폼인 위버스가 전 세계 MZ세대의 마음을 홀리고 있다. 그 비결이 궁금하다면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정하고, 위버스를 다운로드 받아라.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이 시대의 ‘덕질'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위버스가 ‘내 마음의 원 픽(one pick)’인 이유다.   하이브(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팬 커뮤니티 플렛폼 '위버스'. 이미지는 위버스에 입점돼 있는 아티스트들이다. [사진 위버스 공식홈페이지 캡처]   위버스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BTS·세븐틴·걸프렌드 등 아티스트들이 속한 하이브의 자회사 '위버스 컴퍼니'가 개발한 팬 커뮤니티 플랫폼입니다. 위버스는 음악산업의 원스톱 서비스 플랫폼을 지향해요. 하이브 소속 가수가 곧 콘텐츠인 이 서비스는 2019년 6월 론칭한 뒤 1년 남짓한 기간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어요! 아티스트와 팬이 게시물을 함께 올리고 소통하면서, 특별한 굿즈 구매 기회 같은 기존의 팬클럽 회원만이 누렸던 혜택을 누구나 쉽게 누릴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하이브 자체 팬 커뮤니티에서 시작해, 이제는 다른 기획사 소속이나 해외 아티스트까지 만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답니다.     이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있나요. 업무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흥미로운 서비스거든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성과를 내는 우리나라의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IT 서비스의 해외 진출이 맞물려 탄생한 게 위버스라고 생각합니다. BTS라는 글로벌 스타의 탄생과 코로나19라는 제약 속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온라인화와 글로벌 팬들과의 소통이 필수가 되었죠. 위버스는 이를 하나의 채널에서 한꺼번에 해결하게 해요. 또 가수라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공연 관람, 상품 구매, 팬들의 자발적 콘텐츠까지 확장한 것도 놀랍습니다. 또 한편으로 저는 ‘커뮤니티’에 관심이 많아요. 사용자 참여율이 높은 서비스일수록 사용자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믿는데, 위버스는 세계 229개국에서 일 평균 약 140만 명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게다가 월평균 약 1100만 개 콘텐츠 생산이라니.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놀라운 숫자가 부러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위버스의 시작 페이지. 여기서는 한 명의 팬을 '위버'라고 부른다. [사진 위버스]   위버스만의 차별화된 강점은 무엇인가요.  우선 ‘덕질' 문화와 K팝의 만남이 흥미로워요. 10여 년 전 한류가 ‘일부 얼리어답터가 즐기는 동양의 콘텐츠’로 여겨졌다면, 지금은 세계적인 콘텐츠로 위상이 높아졌죠. 또 사회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취향 중심의 시대가 되면서 팬덤을 표현하는 것이 자유로워졌어요. 이런 변화를 위버스가 대변한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로는 위버스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 플랫폼 전에는 가수와 팬이 소통하는 채널은 대형 포털사가 만든 SNS였어요. 가수는 이 채널을 이용하는 수준이었죠. 그런데 하이브는 엔터테인먼트사가 주도해 가수를 중심에 두는 플랫폼을 개발했죠. 10개 언어로 자동 번역하는 기능을 갖추고, 콘텐츠 소비가 매출로 이어지도록 ‘위버스샵’까지 연결해두었고요. 가수와 팬이 소통할 수 있는 채널에 이커머스를 접목한 거죠. 올해 3월 하이브는 빅히트에서 사명을 바꾸며 ‘종합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을 공식 선언했는데요. 그 시작과 중심에 위버스가 있어요. 이용자와의 소통이 중요한 다른 산업에 전하는 메시지가 크다고 생각해요.     다른 팬 카페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크게 2가지가 있어요. 먼저 위버스는 ‘직접 참여하는 소통의 장’입니다. 팬 입장에서는 어떤 채널이든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자료가 빠르게 업로드되고, 많은 곳이 가장 좋은 채널이 아닐까요. 소속사에서 직접 운영하니 정보 공유가 빠를 수밖에 없어요. 가수가 직접 글도 쓰고, 종종 댓글도 달아주니 이보다 더 좋은 채널이 어디있겠어요. 다음으로 가수와 팬 중심으로 기획된 최초이자, 최적의 플랫폼이란 점이에요. 해외 가수들까지 하나둘 위버스에 들어오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신곡 발표와 팬들과의 소통, 온라인 콘서트 송출, 굿즈 판매 등이 한번에 가능하답니다. 위버스에 '입점'되어 있는 아티스트들.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선택해 그들만의 커뮤니티에 가입하고 활동할 수 있다. BTS 멤버 진이 자신의 사진을 직접 올리고, 팬들은 여기에 2만개 이상의 '좋아요'와 답글을 달았다. 생생한 스타의 모습과 이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팬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진 위버스 캡처]   사용 후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겠어요.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니 고민이 되는데요, 지금은 8점입니다. 없었던 서비스 장르를 제공하고 있는 점, 가수와 팬 커뮤니티의 종합 서비스인 점,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둔 기획이란 점에서 박수 쳐주고 싶어요. 아직 기능이 더해지는 과정이라 가능성에 2점을 남겨두었어요.        서비스 기획자를 칭찬하고 싶은 점이 있다고요. 팬을 서비스의 중요한 축으로 보고 그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면, 각 가수의 공간에는 팬들이 글을 남기는 피드와 가수가 작성하는 아티스트 메뉴가 같이 있어요. 그만큼 팬들 간의 소통을 가수만큼 비중을 두고 있어요. 그리고 아티스트가 남긴 글을 보여주는 페이지 상단에 나의 계정이 보입니다. ‘To 혜원’ ‘From 지민’과 같은 식으로요. 사소한 부분일 수 있지만 팬들이 기대하는 바를 잘 녹여냈다고 생각해요.   서비스 이용료는 적당한가요. 게시글이나 영상은 무료고, ‘독점 영상’ 등을 보려면 해당 가수의 ‘위버스 멤버십’에 가입하면 됩니다. 가수별로 멤버십 비용과 혜택이 다른 게 재밌어요. 예를 들면 BTS기준으로 두 가지 연간 멤버십이 있는데, 하나는 2만5000원 다른 하나는 17만5000원입니다. 팬이라면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멤버십에 가입하면 전용 독점 콘텐츠를 볼 수 있고, 상품 구매 기회도 주어집니다. 추가로 공연 선 예매와 같은 차별화된 혜택도 받습니다.   위버스샵에 올라온 BTS의 굿즈 상품.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에 따라 상품을 보고, 다양한 통화로 구입할 수 있다. [사진 위버스샵 캡처]   혹시 자신이 메이커라면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개선까지는 아니고 기대하는 부분은 있어요. 지금은 음악·영상을 하나씩 선택해 보고 댓글을 확인하지만, 앞으로는 이것이 끊기지 않고 스트리밍되면서 다른 서비스를 둘러볼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그리고 팬이 참여해 만드는 콘텐츠 종류나 방법, 공유 기능이 많아지길 바라요. 트위터에서 리트윗하듯요.     본인의 서비스 기획 철학과 닮은 점이 있나요. 플랫폼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이용자에게 가치를 주려면 서비스만의 가치가 명확해야 합니다. 기획자와 운영자가 ‘산업잘알’(해당 산업을 잘 아는 사람), ‘유저잘알’(유저를 잘 아는 사람)이어야 좋은 서비스가 나오겠죠. 그런 의미에서 제게 위버스는 상징적인 서비스입니다. 그리고 플랫폼은 소통의 장이기에 이용자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성장의 핵심이라고 믿어요. 그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 응원합니다.     팬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다른 서비스도 알려주세요    K-팝을 더 재미있게 즐기고 싶거나 팬덤 문화 중심의 서비스가 궁금하다면 '블립'(blip)이라는 서비스도 살펴보세요. 음악 스타트업 ‘스페이스 오디티’가 운영하는데 가수를 덕질하는 팬들의 행동 패턴에 중심을 맞춘 점이 독특해요.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6.04 09:38

  • MZ와 브랜드가 노는 공간, 민지맨션이 열리다

    MZ와 브랜드가 노는 공간, 민지맨션이 열리다

    중앙일보가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보여주는 팝업 스토어〈민지맨션〉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단독주택에서 지난 5월 28일에 문을 열렸다. 기획과 운영을 오가며 이 공간을 보다 '민지스럽게' 만들어가고 있는 김진아 솔루선개발팀 대리를 만나, 민지맨션의 탄생과 지금까지의 여정을 들었다.    MZ세대가 브랜드와 노는 공간 '민지맨션'의 모습. 50살이 훌쩍 넘은 나이의 2층 단독주택에서 '다시 사랑(Re:Love)'란 주제 아래 모인 7개의 브랜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사진 민지리뷰 에디터]   민지맨션엔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나요   그동안 오프라인 기반의 프로젝트를 기획·운영하는 일을 했어요. 중앙일보의 '크리에이터위크' '리모트 워크 페어' 등이 대표적이죠. 그러다 지난해 연말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옴니채널 플랫폼 프로젝트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존엔 없던,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자원했어요. 듣자마자 '재미있겠다'는 생각뿐이었거든요.     민지맨션 프로젝트를 진행한 솔루션개발팀 김진아 대리. 민지맨션은 어떤 곳인가요.   오프라인의 민지맨션은 MZ세대가 지향하는 소비 가치관을 경험으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에요. 개인적으로 요즘 지속가능성과 환경에 도움이 되는 활동에 관심이 많은데요, 저뿐만 아니라 MZ세대의 최대 관심사죠. 민지맨션 1호 주제도 이러한 MZ세대의 관심을 반영해, '다시 사랑'을 뜻하는 'Re:Love'(리러브)로 정했어요. 리러브라는 큰 주제 안에 지속가능성·친환경·레트로·헤리티지를 키워드로 한 브랜드가 느슨하게 연결되는 거죠. 이들은 함께 함으로써 보다 강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죠. 브랜드의 메시지는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참가자가 직접 '경험'하도록 설계했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죠. '화장품 리필 스테이션'이 대표적인데요. 비건 뷰티 브랜드 '아로마티카'와 함께 마련한 공간으로 식물로 꾸며진 온실에서 폐유리를 90% 재활용한 공병에 원하는 화장품을 리필할 수 있고, 또 아로마 시향을 하며 자신의 컨디션과 부족한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패션 온라인 플랫폼 '코오롱몰'의 '위두'(weDo)는 서점 컨셉으로 꾸몄는데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 책들과 함께, 이와 같은 메시지를 담은 에피그램·래코드·코오롱스포츠 등의 제품이 전시돼 있어요. 또한 이들의 메시지를 담은 엽서를 집으로 가져가 지속가능성의 메시지를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만들어주죠.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조한 곳도 있어요. 바로 '펩시'의 다양한 헤리티지 굿즈와 즉석카메라 등으로 스튜디오 컨셉트의 룸을 만들었는데요,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요. 이외에도 '119레오' '발트글라스' '네이키드그라우스' 'H&M' 등 다양한 브랜드의 메시지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들이 있어요. 자랑하고 싶은 공간과 프로그램이 많은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까 직접 와서 경험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대문에 걸린 민지맨션 간판. 심플하고 귀여운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끌어, 지나가는 사람마다 "민지맨션이 뭐예요?"란 질문을 하고 가셨어요. 홍보 영상을 찍고 있는 '민지'들의 모습.   참가자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어떤 장치를 준비했나요. 민지맨션은 스텝의 관여는 최소화하고, 참가자들의 참여는 자발적으로 이뤄지도록 설계했어요. 이를 위해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을 적용했는데, 바로 공간마다 지정된 미션을 완수하면 도장을 찍는 스탬프 릴레이예요. 입장할 때 나눠준 티켓 안쪽에 민지맨션 1호의 도면을 지도로 넣었고, 각 공간에 자리한 브랜드 소개와 각 공간에서 경험할 요소를 적어뒀어요. 방 탈출 게임을 떠올리면 쉬운데 방마다 미션을 완수한 후 다음 방으로 이동하듯 하는 거죠. 각 공간의 미션을 모두 완수하면 룰렛으로 경품 추천 기회를 드려요. 참가자는 게임을 즐기듯 공간의 미션을 완수해가는 거죠.     민지맨션엔 어떻게 갈 수 있나요.  6월 13일까지는 와디즈 펀딩으로 체험권을 구매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운영해요. 펀딩을 놓쳤어도 올 수 있어요. 일부 인원을 현장 결제용으로 남겨뒀거든요. 이때는 데이타임과 나이트 타임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데이 타임은 낮 12시부터 오후 6시(오후 5시 마지막 입장)까지, 나이트 타임은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해요. 나이트 타임의 경우, 데이 타임과 동일한 프로그램을 체험한 후, 한 시간 동안 위스키로 칵테일을 만들고 게임을 하며 함께 노는 나이트 살롱 프로그램을 운영해요.  이후, 15일부터 18일까지는 모든 체험권을 현장에서 판매해요. 이 기간에는 나이트 살롱이 없고, 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총 8차례 운영합니다. 다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매시간 12명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민지맨션 2층에 위치한 '리필 스테이션'(왼쪽)의 모습이에요. 아늑함이 느껴지는 온실에서 아로마티카의 베스트셀러 제품 6가지 중 하나를 골라 담아요. 리필을 완료했으면 테라스로 나와 준비된 종이 택에 제품명, 담은 날, 유통기한 등 상세 정보를 적고 도장으로 꾸미면 끝! 리필을 하는 유리병은 폐유리를 90%이상 사용한 병을 사용한답니다.   민지맨션을 둘러보면 탐나는 물건이 많은데요. 판매도 하나요. 20일 플리마켓 ‘리러브마켓’을 진행할 예정인데요. 이때 H&M 쇼룸에 있는 의상과 민지맨션의 의자나 화분 같은 소품을 모아 판매할 예정이에요. 또한 패션 속 제로 웨이스트 실천 방법을 연구하고 알리는 ‘다시입다’가 주최하는 의류 교환 행사도 열려요.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어요. 다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입장 인원을 제한한 상태로 진행해요. 이날 수익금의 일부는 환경단체를 위해 기부할 예정입니다. 민지맨션에 방문했던 민지 중에 '이거 사고 싶다'고 생각하셨던 분들은 이날 다시 한번 와주세요.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뭔가요.   옴니채널, 펀딩을 통한 모객 등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는 점이요. 무엇보다 온-오프라인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옴니채널이라는 점이 신선하면서 어려웠어요. 오프라인 팝업 행사로 그치면 안 되니까, 온라인과 어떻게 연동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논의했어요.   지속가능한 컨셉트의 브랜드 제품만을 모아 판매하는 '코오롱몰 위두'는 민지맨션에 내일의 가치를 더하는 '내일 라이브러리'를 만들었어요. 브랜드 각자가 생각하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엽서에 새겨 전시했고요,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책과 상품을 함께 경험해 볼 수 있답니다. 1층에 있는 펩시의 레트로 룸의 모습이에요. 1890년대에 시작한 펩시는 레트로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죠. 펩시의 레트로 로고와 함께 셀피를 찍을 수 있는 스튜디오를 만들었답니다. 즉석카메라로도 찍어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도 있어요.   온라인에선 어떤 활동이 이뤄지나요. 디지털 중앙일보에 ‘민지리뷰’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물건, 공간, 서비스 등에 대한 리뷰를 쓰는 곳인데요. 기자가 아니라, MZ세대로 구성된 민지 크루들이 하는 리뷰죠. MZ세대의 시선으로 직접 리뷰 대상을 선정하고 경험하고,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서 소개하는 데요. 공간 기획자, 콘텐트 에디터, 유통회사 MD, 바리스타, 프로덕트 매니저 등 다양한 일을 하는 MZ세대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죠.     민지맨션에서는 쇼핑백이나 포장재를 주지 않아요. 방문자들은 자신의 에코백을 가져와 민지 캐릭터와 '리러브' 글자를 실크스크린으로 새겨 새롭게 만들며 놀아요. 사진은 자신이 아트워크한 에코백을 메고 웃고 있는 민지맨션 방문자(왼쪽)와 브랜드에서 기증받은 에코백을 리폼한 것입니다.   민지맨션을 즐기기 위한 준비물이 있나요 즐기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면 에코백이요. 사실 누구나 선물을 받았거나 예뻐서 구매했다가 사용하지 않는 에코백이 있잖아요. 버리자니 환경에 죄를 짓는 것 같고 그대로 쓰자니 잘 안 들게 되는 에코백이요. 민지맨션에가져오시면 직접 실크스크린으로 캐릭터와 문구를 넣어서 꾸밀 수 있어요. 참여하신 분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너이기도 해요. 이후, 민지맨션과 관련된 소식은 민지맨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려드릴게요!       ■ 민지맨션 'Re:Love' 점 「 위        치 ㅣ 서울 마포구 양화로15안길 6 (서교동 375-2)   운 영  일 정 ㅣ 5월 28일~6월 20일 (매주 월요일 휴무, 6월 19일 휴무) 운 영  시 간 ㅣ 데이타임 오후 12시~5시50분(1시간 간격으로 세션 시작). 나이트살롱 오후 6~8시  세션별 인원 ㅣ 최대 12명 체험권 가격 ㅣ 6월 1~13일 데이타임 1만2000원, 나이트살롱 2만원 / 6월 15 ~18일 올데이 9800원 ※현장에서 체험권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6월 1~13일과 15~18일의 체험권 혜택은 동일하지 않습니다. 1~13일엔 리필 스테이션 1회 체험 및 민지맨션 전체 프로그램 체험(리사이클 컵&커피는 별도 구매)이 제공되고, 15 ~18일 체험권 구매자에겐 리필 스테이션 체험을 제외한 민지맨션 프로그램 체험 및 민지맨션 x 발트글라스의 콜라보 리사이클링 컵과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가 혜택으로 제공됩니다. 」 

    2021.06.03 11:31

  • 내 플레이리스트, 같이 들어볼래?

    내 플레이리스트, 같이 들어볼래?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편집자주〉   세계 1위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유목민이었던 내가 '스포티파이'에 정착한 이유가 바로 그것.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는 mp3에 좋아하는 노래를 담아 듣던 MZ세대의 학창 시절 향수를 자극한다. 나의 취향이 가득 담긴 플레이리스트를 여러 사람과 공유하며 음원을 추가하는 경험은 새로운 ‘놀이’가 된다. 스마트폰과 해드셋만 있으면 클럽하우스 DJ로 변신하는 착각이 들 정도. 전 지구인에게 내가 고른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면 스포티파이하라!    스포티파이에 만들어 놓은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로 음악을 듣는 중이다. [사진 김종훈]   ‘스포티파이’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전 세계 1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지난 2월 국내에 상륙했습니다! 2021년 3월 기준으로 3억45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니 어마어마합니다. 해외에는 무료 버전이 있고, 부가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프리미엄 구독을 하는 시스템이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무료 버전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포티파이에 꽂히게 되어 리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서비스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나요.   저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유목민이었어요. 멜론, 지니뮤직, 유튜브 뮤직 등 어느 하나 정착하지 못하고 저렴한 가격을 따라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포티파이의 국내 론칭 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저는 제 스스로가 음원 서비스 가격에 민감하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UX(User Experience‧사용자 경험) 설계가 더 중요한 사람이었다는 걸 스포티파이를 사용해보고 깨달았어요. 그 뒤로는 다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다 삭제하고 스포티파이에 정착했습니다.     많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중 스포티파이를 리뷰하는 이유는 뭔가요. 불과 몇 년 전까지는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메인 화면은 인기 차트로 돼 있었죠. 지금은 인공지능이 사용자 취향의 음악을 추천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개인화 추천 음악의 시초가 스포티파이란 걸 아시나요? 스포티파이는 2013년 처음으로 인기 차트가 아닌 AI를 기반으로 사용자마다 음악을 추천해주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도입했어요. 이제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뿐만 아니라 OTT 서비스(Over the Top‧인터넷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에서도 개인화는 필수입니다. 저는 스포티파이를 사용하면서 학창 시절 mp3 플레이어에 노래를 다운로드해서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그때는 좋은 노래를 담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잖아요. 스포티파이는 그 시절, 그 감성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더 쉽게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음원 서비스를 선택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저는 서비스 이용료에 민감했습니다. 저렴한 가격을 찾아 서비스를 번갈아 사용했습니다. 스포티파이를 사용한 후로는 가격이 아닌 ‘음악을 더 사랑하게 만드는 진정성’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래는 어디서든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포티파이는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닌, 음악에 애정을 갖게 해준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왼쪽부터 스포티파이의 최고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기능 세 가지인 ‘새로운 곡 추가하기’, ‘캔버스(Canvas)’, ‘패이드 인 아웃(Fade-in-out)’ 화면.   이 서비스의 장점 세 가지를 꼽는다면요. 만족한 세 가지 기능을 꼽자면 ‘새로운 곡 추가하기’, ‘Canvas’, ‘Fade-in-out’입니다.   ‘새로운 곡 추가하기’는 음악 탐색 과정에서 엄청난 UX를 선사해줍니다. 스포티파이는 사용자의 플레이리스트와 비슷한 음악을 모아 추천해줍니다. 사용자는 음악들의 하이라이트 구간을 10초 정도 들으며 마음에 드는 곡을 자신의 플레이리스트에 빠르게 추가할 수 있어요. 곡을 고르는 시간과 선택의 오류를 줄여줘서 매우 만족하는 기능입니다.   ‘Canvas’는 음악이 재생될 때 앨범 이미지 대신 아티스트의 짧은 뮤비를 보여주는 기능입니다. 음악을 귀로 듣는 동시에 눈으로 볼 수 있어요. 짧지만 감각적인 영상이라서 스마트폰 화면을 켜둔 채 음악을 듣곤 합니다. 하우스클럽을 좋아한다면 ‘Fade-in-out 기능’ 하나만으로도 스포티파이를 사용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실력 있는 DJ는 여러 음원을 조화롭게 모아 들려줍니다. 이때 음악이 끊긴다는 느낌 없이 이어지게 하는 게 중요해요. 스포티파이의 Fade-in-out 기능은 이것을 자연스럽게 구연해줍니다.     스포티파이만의 필살기는 무엇인가요. 새로운 곡 추가하기요! 내가 만든 플레이리스트는 다른 사용자에게 공유할 수 있고, 심지어 여러 명이 같은 플레이리스트에 음악을 담을 수 있어요. 최근 친구와 제주도 여행을 떠나기 전에 스포티파이에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어요. 여기에 각자 음악을 추가해서 여행하면서 내내 들었어요. 플레이리스트 만들기는 참여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밌을 거 같아요.   내가 만든 플레이리스트 ‘지치고 힘들 때 읏챠!’. 나의 플레이리스트는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고, 음악을 추가할 수 있다.   이 서비스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군요.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인가요. 10점 만점에 과감히 10점을 주겠어요. 사실 며칠 전까지 스포티파이도 음악 저작권은 피해갈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아이유나 에픽하이를 포함한 몇몇 아티스트 음악을 들을 수 없었거든요. 불과 얼마 전부터 아이유와 에픽하이의 음원을 모두 서비스하기 시작했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수라 얼마나 기쁘던지요. 또 스포티파이의 음악 테마 중 유일하게 태극기 아이콘을 쓰는 ‘K-pop 테마’를 보면 자부심이 생겨요. 스포티파이를 안 좋아할 수가 없죠.   비용도 만족스러운가요.   가격 정책은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한 사람이 월 1만990원으로 이용하거나, 두 명을 등록하는 듀오 요금제는 월 1만6350원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다른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수준이에요. 물론 이 부분은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참고로 가입 초기 3개월간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유목민이라면 무료기간을 잘 이용해 보세요. 저는 무료기간이 끝나고 5월부터 유료로 전환했는데 후회는 없어요.      개선해야 할 부분은요. 유튜브에서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는 유튜버들이 있습니다. 팬덤이 탄탄한데, 댓글을 달 수 있는 공간은 상상 이상으로 재미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댓글 다는 데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이처럼 스포티파이도 서로의 플레이리스트에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개선하고 싶어요. 자기소개나 음악 취향과 곡 추천 이유를 간단하게 작성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플레이리스트를 저장한 사람들이 새로 업데이트되는 음악에 당황하도록 업데이트 버전마다 기록을 보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스포티파이를 더 잘 이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살짝 알려주세요.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때는 유사한 장르의 음악을 담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공부할 때, 운동할 때, 출근할 때 각각 다른 분위기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두었습니다. 유사한 장르의 음악이 모여있을 때 ‘새로운 곡 추가하기’ 사용해야지 전체적인 곡 분위기는 유지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분위기의 플레이리스트가 모여졌다면 Fade-in-out 기능과 함께 음악을 들어보세요. 하우스클럽 DJ가 된 듯 기분 낼 수 있어요.      메인 화면과 타임캡슐 플레이리스트 화면. 사용자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을 추천해준다.   이 서비스로 달라진 일상 생활이 있나요.  학창 시절 mp3 플레이어 감성을 추억하면서 다시 음악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스포티파이를 많이 이용할수록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면서 나만의 음악 공간을 스포티파이 안에 구축할 수 있을 거예요. 어디서나 DJ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이 이용하면 좋을까요. 하루 5시간 이상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듣는 사람, 음악의 폭을 넓히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UI가 복잡하지 않고 간단해 사용하기 쉽고, 무엇보다 음악 감상에 최적화된 UX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에요.

    2021.05.24 15:24

  • 다양한 정치 성향 소통하는 MZ의 정치 SNS

    다양한 정치 성향 소통하는 MZ의 정치 SNS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편집자주〉    보수·진보, 좌파·우파로 갈라진 대한민국 정치판에 등을 돌렸던 MZ세대가 돌아왔다. 하나둘 대한민국의 유일한 정치 전문 소셜미디어 ‘옥소폴리틱스’로 모이고 있다. 이곳에는 진보도, 보수도 없다. 정치 성향에 따라 호랑이·하마·코끼리·공룡·사자만 존재한다. 다섯 동물 부족이 모여 하나의 정치 현안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내고 존중하며 소통하는 이 서비스, 묘하게 매력있다. ‘정치 좀 아는’ MZ세대의 온라인 핫플레이스 옥소폴리틱스를 소개한다.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모으고,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정치 SNS 앱 '옥소폴리틱스'. 2020년 론칭하자마자 MZ세대를 중심으로 화제가 됐다. [중앙포토]   옥소폴리틱스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매일 새로운 정치 소식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 그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살펴볼 수 있는 정치 SNS입니다. 2020년 4월 옥소폴리틱스 1.0버전이 출시된 이래 6만2735명(2021년 5월 17일 기준)이 옥소폴리틱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옥소폴리틱스를 처음 가입하면 정치 성향을 테스트부터 하게 됩니다. 18가지 정치 현안에 대한 질문을 답을 하면서 나의 정치 성향을 알 수 있습니다. 결과에 따라 호랑이, 하마, 코끼리, 공룡, 사자 등 다섯 부족 중 하나에 속하게 됩니다. 다섯 부족은 정치 스펙트럼에 따라 여권-중립-야권, 분배-중립-성장의 두 가지 축으로 나눴을 때 비슷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끼리 그룹을 지은 것입니다.     옥소폴리틱스에 왜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뉴노멀시대 어떤 스타트업이 시드 투자를 받았는지 알아보던 중 옥소필리틱스라는 서비스를 알게 되었습니다. 서비스를 다운로드 하고, 유호현 대표의 인터뷰도 찾아보면서 옥소폴리틱스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옥소폴리틱스는 정치 양극화 문제를 다양성이란 가치로 접근합니다. 어느 한쪽에 편향되지 않고 모두의 의견을 중요시합니다. 하나의 의견이 전체를 대표하지 않도록 성향이 다른 부족의 의견을 나눠서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로써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을 듣고, 자신의 의견을 나누는 장을 만들어 줍니다.     옥소폴리틱스를 리뷰하는 이유는. 정치 성향 테스트는 자주 보았지만, 이를 기반을 한 정치 SNS는 한국에서 옥소폴리틱스가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옥소폴리틱스는 정치 이슈를 소개할 때 주요 인물별로 요약해 주는 것과 한 이슈에 대해 찬성, 반대, 중립 입장을 직관적인 그래프로 보여주는데 이런 편리함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옥소폴리틱스의 캐릭터들. 간단한 정치성향 테스트를 거쳐 호랑이, 코끼리, 하마, 공룡 등 다섯 동물 성향으로 분류돼 자신의 정치 성향을 표현하고 공유한다. [사진 옥소폴리틱스]   정치적 의견을 나누는 앱이라는 생소해요. 어떤 장점이 있나요.  첫째는 모든 부족의 의견을 들을 수 있고, 그 의견 사이에서 내 생각은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시각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일요일마다 지난주 가장 이슈가 된 토픽들을 해시태그로 모아 소개하는데, 모더레이터가 요약한 이슈에 찬반 의견을 표시할 수 있는 게 흥미롭습니다. 셋째는 이슈가 된 주요 인물이나 기관, 정치인의 발언을 대화로 엮어 정리해 놓는데, 여기에 각 부족이 의견을 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지점에서 찬반이 나뉘는지, 이해당사자별로 어떤 의견이 있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잘 만들었다'고 칭찬할만한 기능은. 사람들은 뉴스 댓글을 혐오하면서도 확인합니다. 왜 그럴까요? 다른 사람의 의견은 어떤지, 여론은 내 생각과 같은지 등이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옥소폴리틱스는 어떤 이슈에 대한 내 의견이 우리나라 정치 지형도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 또 나와 정치 성향이 비슷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어떤지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시각화했습니다. 이를 통해 매우 자극적인 배댓의 중요도는 확 낮아지죠. 결국 옥소폴리틱스가 추구하는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각화가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 생각합니다.     사용 후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몇 점을 주실 수 있을까요. 8점. UI 반응 속도가 다소 느리고, 서비스 가입할 때 두 번이나 오류가 나서 애를 먹었어요. 서비스의 기술적 완성도에는 아직 개설할 부분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치 지형도를 다양한 참여 콘텐츠로 보여준다는 면에서 기대가 큽니다.   옥소폴리틱스는 '오늘의 정치 이슈' '이주의 한국 정치' 같은 정치적 주제 아래, 최신 소식과 함께 이에 대한 참가자들의 의견을 묻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사진 옥소폴리틱스] 여당-야당, 성장-분배 두 축에서 서로 반대되는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도 위안부 손해배상 소송에 관한 법원의 결정에서는 같은 의견을 내고 있다. 옥소폴리틱스 화면 캡처.   이 서비스의 기획자에게 가장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정치 성향을 동물 캐릭터에 빚 댄 것이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정치 성향이 진보나 보수더라도, 특정한 정당과 엮이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이런 이유로 정치에 아예 관심을 끄는 경우도 있습니다. 옥소폴리틱스는 이 부분에 착안 ‘동물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진보당이 아니라 호랑이 부족이고, 보수당이 아니라 사자 부족인 거죠. 이렇다 보니 댓글이나 토론방에서도 비난이 오가지 않습니다. 또 자칫 어떤 캐릭터가 어떤 정치 성향인지 헷갈릴 수 있는데, 옥소폴리틱스는 캐릭터를 야당-여당 순으로 수평적으로 나열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것도 칭찬하고 싶은 점입니다.     옥소폴리틱스에서 개선하고 싶은 부분은. 정치 성향이 다른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도록 ‘토론방 톡’ 기능이 있는데, 많은 톡방이 있어 개설한 지 시간이 많이 지난 톡방은 찾기 힘듭니다. 심지어 검색 기능도 없어요. 톡방들을 이슈별, 부족별로 분류해 놓는다면 이런 문제는 개선될 것입니다. 톡방은 사용자가 만드는 콘텐츠가 중요한 만큼 해시태그로 나누어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흔치 않은 분야의 앱이다보니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어요. 이를 잘 이용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운영진이 소개하고 사람들의 의견을 물을 수 있는 이슈가 한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약점을 보완하는 게 커뮤니티 기능입니다. 커뮤니티 탭을 통해 사용자들은 자신이 궁금한 이슈에 대한 미니 여론 조사를 할 수 있습니다. 여론 조사에 알아보고 싶은 내용을 정확하게 하려면 질문 작성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질문의 선택 항목인 ‘좋아요’ ‘글쎄요’ ‘싫어요’가 어떤 입장인지 분명하게 적어두면, 참여자가 정확한 답을 고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5인 이상 집합 금지’에 대해 의견을 구하는 게시글. 각 부족 이용자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고, 댓글까지 달 수 있다. 댓글은 부족별로 나누어 보여준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다양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부족)이 낸 의견을 한번에 비교하며 볼 수 있고, 이를 그래프 등으로 시각화시켜 알기 쉽게 보여준다.   이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이나 생각이 있나요. 어릴 적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은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하지만 미디어로 접한 정치인들과 여러 사건들을 보며 점점 실망과 환멸을 느꼈습니다. 그 절정이 ‘TV 토론’이었습니다. 건설적인 토론이 아니고 꼬투리를 잡는 진흙탕 싸움이더군요. 어느 포털 댓글 창도, 커뮤니티도 마찬가지였어요. 정치 양극화에 지쳐가던 중 만난 옥소폴리틱스는 달랐습니다. 정치 사안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존중하며 소통하는 모습이 제가 원하던 모습이었습니다. 옥소폴리틱스를 시작하고 여러 부족 의견을 고루 보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답니다. 가장 달라진 것은 나의 정치 성향을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는 겁니다.    어떤 사람에게 이 서비스를 추천하고 싶나요. 정치 성향이 불분명한 20대 초반 대학생, 진보와 보수의 진영 논리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을 무분별하게 공격하는 포털 댓글에 지친 20~30대에게 추천합니다. 투표권이 없지만 자신의 견해를 만들어가는 청소년에게도 유용할 것입니다.   올해 안에 옥소폴리틱스가 유료 구독 모델로 전환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정치 데이터 플랫폼이란 정체성을 가지고 정책에 대한 여론 조사를 빠르게, 값싼 비용으로 제공하는 수익화 플랜도 갖고 있다고 해요. 이용자들의 접근성에 타격이 가지 않게 수익화할 부분과 무료화할 부분에 대해 잘 결정되길 바랍니다.    

    2021.05.24 15:22

  • "절반만 먼저 내"…Z세대 정조준한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의 공격

    "절반만 먼저 내"…Z세대 정조준한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의 공격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를 리뷰합니다. 〈편집자주〉    사회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한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후반에 태어난 세대)’. 이들의 소비 트렌드에서 ‘BNPL'(Buy Now, Pay Later)을 빼놓을 수 없다. 해외에서는 이미 대중화가 된 BNPL은 쉽게 말해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다. 무이자나 수수료로 할부가 가능한 신용카드와 다를 게 없다고? 까다롭게 신용카드를 발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가히 혁명적이다. 스웨덴엔 '클라르나'가, 호주엔 '애프터페이'가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소비의미학’이 있다. Z세대의 소비 행태를 정조준하고 있는 이들의 미학은 무엇일까.    신용카드 없이 신용카드의 할부 서비스를!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 '소비의미학'은 신용카드를 사용하기 어려운 프리랜서·크리에이터 등 Z세대 소비층을 위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중앙포토]   ‘소비의미학’은 어떤 서비스인가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BNPL(선구매 후결제) 개념을 적용한 결제 대행 서비스입니다. 정의하면 ‘국내 최초 분할 결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어요. 2020년 정식 론칭했고, 신용카드 발급 조건을 충족하지 않지만 갚을 능력이 충분한 사람을 메인 타깃층으로 하고 있어요. 구매 시점에는 충분한 자금이 없더라도 갚을 여력만 된다면 대신 구매해줍니다. 신용카드 없어도 할부 결제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서비스의 핵심이죠. 웹으로만 이용할 수 있고, 한국에서는 이용자가 약 7000명 정도로 많지는 않아요.      관심을 가진 계기가 있나요. 저는 BNPL 서비스가 유연한 소비를 도와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 생각해요. 해외에서는 BNPL 서비스가 보편화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소비의미학이 최초로 선보이는 것으로 아직 초기 단계예요. ‘할부’하면 무슨 생각이 떠오르나요. 저는 ‘빚' '과소비'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올라요. 대개 어릴 때부터 저축으로 돈을 모아 물건을 사는 것이 미덕이라고 배우잖아요.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사서 이용하는 게 이득인 것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취업을 위해 꼭 들어야 하는 강의나 작업을 위한 태블릿 같은 것들이요. 소비의 미학은 신용카드 없이도 소비를 더 유연하게 할 수 있게 도와줘요. 상당히 매력적이죠.   BNPL의 개념을 조금만 더 설명해줄래요.  '계획 있는 할부 생활'을 하게 하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신용카드는 카드만 있으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어 과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요. 반면 BNPL은 물건을 살 때마다 사이트에 신청하고 플랫폼을 통해 결제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해요. 결제를 신청할 때마다 승인을 받아야 해요. 소비의미학의 경우 할부는 2개월만 가능하고 후불로 지불하는 최대 금액도 20만원으로 제한돼 있어요.   해외에서는 BNPL 서비스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어요. 구매자가 결제 일자와 월별 얼마씩 지불할 것인지를 스스로 정할 수 있어요. 신용카드와 달리 BNPL에서는 첫 결제일도 미룰 수 있어요. 다시 말해 구매 시점에 0원으로 물품을 사는 거죠.   소비의미학 결제 과정. 구매처와 가격이 나온 상품의 온라인몰 페이지를 캡처해서 소비의미학 웹사이트에 올린 후 지금 총액의 50%와 수수료를 내고, 자신이 지정한 날에 나머지를 나눠 낸다. 단 나머지 금액은 결제일 이후 1달 내에 내야 한다. [소비의미학 캡처]   이용 수수료는 얼마나, 누가 내나요.   총 결제액의 1~3% 수준이에요. 이 수수료는 첫 결제를 할 때 할부 금액과 함께 냅니다. 예를 들면 2만원 짜리 물건을 분할 구매 시 500원의 수수료가 책정됩니다. 첫 달 결제에 1만500원을 내고, 다음 달에 1만원을 결제하는 구조예요. 꽤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소비의미학 측은 돈이 상환되지 않았을 때를 고려해 최소한의 비율로 수수료를 책정했다고 해요. 해외의 BNPL들은 가맹점에게 수수료를 받아요. 수수료율은 카드사보다 높지만 가맹점은 기꺼이 돈을 내요. 광고 효과와 사용자 유입 효과가 좋고, BNPL을 통해 방문한 소비자의 재방문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랍니다. 소비의미학이 제휴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들. 이런 식으로 자신의 플랫폼이 BNPL 사용자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방문자 유입이 이루어진다.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기존 신용 평가 모델에서 소외됐던 사람들에게 소비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Z세대가 바로 그렇죠. 이들은 직장에 다니지 않더라도 주도적이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돈을 벌죠. 스니커즈를 샀다 되팔거나, 유튜브에 콘텐츠를 업로드해 스트리밍 수익을 내는 식으로요. 비록 안정적이진 못해도 시장에서 Z세대의 영향력은 확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Z세대에게 소비의 기회를 주는 서비스는 필요하다고 봐요.      단점도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BNPL은 소비자의 신용과 무관하게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돈을 상환하지 못할 위험이 큰 편이에요. 이런 위험을 줄이려고 BNPL 업체는 소비자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해야 해요. 가맹점은 이 분석 데이터를 제공받아요. 가맹점은 고객 데이터와 비싼 수수료를 맞바꾼 셈이죠. 소비의 미학은 현재 가맹점이 없으니, 리스크 감당 차원에서 사용자에게 최소한의 서비스 이용료를 받고 있어요.   고가의 가구에만 집중한 '로마드'의 웹페이지. 어떤 제품을 살 때 BNPL 서비스를 이용하면 좋을까요. 가격이 부담돼 선뜻 사는 것은 어렵지만, 막상 사면 만족도가 높을 제품이 적당하다고 봐요. 국내에선 아직 활발하지 않지만, 가구나 가전 아이템이 대표적이죠. 올해 런칭한 해외 프리미엄 가구 구매 BNPL 서비스 ‘로마드’는 누적 다운로드가 벌써 5만건, 구매 전환률이 20%에 달할 정도로 반응이 좋아요.   금융 트렌드가 달라졌다는 게 실감나요. 또 눈여겨보고 있는 게 있나요. Z세대는 투자도 달라요. 요즘은 공간·자산의 제약 없이 투자할 수 있는 시대로 가고 있어요.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부동산 거래 플랫폼인 ‘가상 어스2'나 소액으로 소유권을 구매해 공동으로 갖는 방식으로 투자하는 ‘조각 투자’도 있어요. 취미 생활과 투자를 연계한 형태도 급부상 중이에요. 좋아하는 가수의 음원을 소유하는 동시에 투자하는 국내 서비스 '뮤직카우'나 빈티지 와인, 클래식 자동차 등 고가 상품을 주주 개념으로 공동 소유하는 '랠리'가 눈에 띄어요.

    2021.05.24 15:18

  • 이탈리아 할머니 손맛은 '여기'서 나왔다

    이탈리아 할머니 손맛은 '여기'서 나왔다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편집자주〉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파스타 레시피를 건네준 이탈리아인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이탈리아인의 부엌에는 반드시 이것이 있다”고. 이탈리아 가정식 파스타의 비밀병기는 ‘마르카토 아틀라스180 제면기’다. 이탈리아 최초 제면기는 어떻게 90년 동안 그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천편일률적인 건면으로 만든 파스타 대신 손수 반죽한 쫄깃쫄깃 생면 파스타를 맛보면 그 이유를 단박에 알 수 있다. 직접 요리한 건강한 음식은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준다고 믿기에, 오늘도 나는 ‘아틀라스180’을 꺼내 생면을 만든다.  마르카토 아틀라스 180 클래식. 단순한 구조와 작동법으로 손쉽게 생면을 만들 수 있는 제면기다. ‘마르카토 아틀라스 180 클래식’은 어떤 제품인가요 파스타 생면을 만드는 기계예요. 1930년 시작한 이탈리아 최초의 제면기로 유명해요. 제품명에 붙은 ‘180’은 롤러와 제면 틀 사이의 폭을 뜻해요. 150㎜와 180㎜ 두 가지 버전이 있고, 제가 쓰는 180이 폭이 넓어 한 번에 많은 양의 면을 뽑을 수 있어요.   이 제면기를 사용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고요.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를 다녀오는 비행기에서 연세가 지긋한 이탈리아 할머니 옆자리에 앉게 되었어요. 베니스에서 먹었던 파스타 면의 질감이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를 건네자, 저에게 제면기를 추천해주셨어요. 집에서도 생면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이탈리아 가정 주방의 필수 아이템으로 이 기계를 추천해주셨죠. 집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레시피도 함께요. 그 후 자취를 시작하면서 파스타를 거의 주식으로 먹다시피 했어요. 매번 건면 파스타만 먹다 보니 생면 파스타를 만들어볼까 하는데 생각이 미쳤죠. 밀대를 이용해 생면을 만들어보니 다음날 팔에 극심한 근육통이 왔어요. 그때 불현듯 할머니가 추천해준 기계가 생각났어요. 고민 없이 바로 아마존으로 직구했죠. 결과는 대만족이었고요.   쉽게 구할 수 있는 건면이 많은데, 굳이 제면기를 쓰는 이유는요. 제가 파스타 덕후라서요. 건면으로 만든 것과 금방 뽑은 생면으로 만든 파스타의 맛 차이는 엄청나거든요. 번거롭지만 저는 맛을 선택했답니다. 또 손수 만들어 먹는 요리에 관심 많은 사람도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처음 만든 생면으로 공들여 라구파스타를 만들었어요. 남아있던 푹 곤 꼬리곰탕에 토마토와 양파, 마늘을 넣고 요리했습니다. 건면보다 질감이 부드럽고 면의 구수한 맛이 나서 좋았어요. 생면은 소스의 풍미도 훨씬 잘 느껴지게 하는 매력이 있더군요. 만드는 과정은 수고로우나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만든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뿌듯함은 어떤 양념보다 맛있습니다.     사용이 어렵진 않나요.   제면기는 본체와 수동 핸들, 고정대로 이루어진 아주 단순한 구조입니다. 본체를 테이블에 놓고 고정대를 이용해 고정한 후 반죽을 넣고 돌리는 방식입니다. 반죽 두께는 총 10단계의 레버로 조절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가장 두꺼운 두께인 0단계에서 시작해 그날 만들 파스타에 어울리는 면의 두께로 숫자를 조절하면서 여러 번 돌리면서 반죽을 늘려요. 원하는 두께가 되면 두 개의 면 커팅기 중 하나를 이용해 자릅니다.     생각보다 간단하네요.  기계는 단순하고 직관적이어야 사용자가 편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주방 도구는 속도전이 생명이잖아요. 단순한 형식으로 단시간 내에 제면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파스타면은 달걀과 단백질이 풍부한 세몰리나 혹은 카푸토 밀가루로만 만들어요. 그렇다 보니 반죽이 된 편입니다. 이 반죽을 밀대로 밀면 잘 밀리지 않을뿐더러 두께도 일정치 않아요. 아무리 밀어도 반죽은 얇아지지 않아요. 부작용으로 팔뚝만 두꺼워질 뿐이죠. 반면 제면기에 한 번만 돌리면 마술같이 반죽이 고루 펴집니다. 면을 만드는데 10분이면 거뜬해요. 생면은 익는 속도가 빨라 면만 준비되면 요리 시간이 훨씬 줄어요.     반죽 두께를 결정하는 레버. 숫자가 커질수록 롤러 사이 간격이 좁아지면서 반죽이 얇아진다. 식탁이나 조리대에 고정할 수 있는 고정대. 어떤 테이블에도 고정이 가능하다. 제면기 같은 제품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가격보다는 위생과 내구성을 집중적으로 봤어요. 아무래도 음식을 만드는 주방 도구이다 보니 안전한 기계인지가 가장 중요했어요. 청소가 쉬운 것도 중요해요. 이 제품은 제면 틀을 쉽게 분리해 면 조각을 남김 없이 청소할 수 있어요. 또한 롤러에 중금속을 사용하지 않았어요. 금속 산화막을 만드는 금속 표면 처리 공법인 ‘아노다이징 공법’을 사용했는데, 금속끼리 부딪힐 때 쇳가루가 생기지 않게 하는 세계 특허기술이라고 해요. 일반 스테인리스보다 마모가 적어 반영구적으로 사용한다는 점도 구매 결정에 크게 작용했어요. 몇 번 쓰고 버릴 게 아니라 오래 두고 쓰고 싶었거든요.     사용 후 만족도를 점수로 매긴다면요. 10점 만점이라면 9점을 주고 싶을 정도로 만족해요. 우선 생면을 반죽이 간단하고 쉬워요. 면의 두께를 조절하는 롤러를 0단계부터 7단계까지 하나씩 높여가며 10여 차례만 돌리면 완벽한 반죽이 만들어져요. 그 후 제면 틀에 넣고 돌리면 면이 바로 완성되죠. 요리를 끝낸 후, 모든 틀을 분해해 붓으로 툭툭 털어주면 청소도 깔끔해요. 만점을 주지 못한 섭섭한 이유는 만들 수 있는 면이 제한적이기 때문이에요.   이 제품을 만든 메이커를 특별히 칭찬하고 싶은 점이 있다고요.   제면기 롤러에 미세한 주름을 음각으로 새겨놓은 점이요. 수만 개의 미세한 주름이 면에 입혀지는 거죠. 생면은 소스 간이 잘 배도록 요리하기 어려울 거란 선입견이 있어요. 이 제품은 면의 미세한 주름 사이로 양념이 잘 스며들어선지 맛이 달라요.   제면기를 사용해 면을 만드는 모습. 계란 노른자와 카푸토 밀가루만 있으면 이탈리아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면이 금방 탄생한다. 제면한 탈리아텔레 면으로 만든 봉골레파스타. 면이 완성되고 나면 조리 시간은 10분이면 충분하다. 아쉬운 점은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5만원 정도 저렴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밥이 주식이다 보니 제면기를 매일 사용하지 않겠죠. 20만원 가까운 가격을 주고 기계를 사서 연례행사로 사용한다면 부담스러울 거라 생각돼요.   이 제면기를 잘 사용할 수 있는 나만의 노하우 좀 알려주세요. 처음 반죽을 넣고 돌릴 때 0단계에 맞춰 여러 번 돌려주세요. 반죽을 접고 돌리기를 여러 번 반복하면 기포가 빠져나와 글루텐이 잘 잡힙니다. 그래야 면이 쫄깃쫄깃해져요. 또 한 가지는 한번 면을 뽑을 때 두세 번 먹을 양을 만들어두면 편해요. 제아무리 간단한 과정이라도 매번 제면기를 사용하기는 힘들어요. 생면을 만들어 건조대 위에 올려두면 금세 건면이 됩니다. 이렇게 면을 말리면 며칠 거뜬히 먹을 수 있어요. 심지어 막 만든 생면보다 조금 더 쫄깃한 식감이 난답니다.   마카토 아틀라스 제면기 제조사 Marcato S.p.A(이탈리아) 구성품 아틀라스 180 제면기 본체, 수동 핸들, 고정대 재질 아노다이징 알루미늄, 스테인리스스틸, 폴리카보네이트   크기 325×190×180㎜(가로×세로×높이)  

    2021.05.24 13:17

  • 채식주의 범이 내려온다, 너의 가운에!

    채식주의 범이 내려온다, 너의 가운에!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편집자주〉   옷에도 채식주의가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비건 패션'이다. 비건 패션은 가죽·모피처럼 동물에서 얻는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패션 브랜드 역시 비건 패션을 지향하는 브랜드들. 그중에서도 ‘비건 타이거’는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에 관심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입었던 강렬한 호랑이 패턴 셔츠도 바로 이들의 것이었다. 비건 타이거 제품 중 최근 인기를 끄는 대표 아이템은 로브(가운)다. 슬쩍 걸쳐주는 것만으로도 스타일이 살아나는 이들의 로브는 재택근무하는 MZ세대가 탐내 볼만한 쇼핑 아이템이 된다. 편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비건 타이거 로브, 내가 입어봤다.     비건패션 브랜드 '비건타이거'의 로브. 너도밤나무에서 추출한 모달 소재로 만들었다. [사진 비건타이거]   비건 타이거의 로브, 어떤 제품인가요.   ‘비건 타이거’란 브랜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군인 로브(품이 넉넉한 가운)입니다. 이 제품 이야기할 때는 브랜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어요. 비건 타이거는 동물에서 얻는 소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요. 비동물성 소재를 사용하는 ‘비건 문화’를 패션에 접목하고 있어요. 수익금의 5%는 모피 반대 캠페인 기금으로 사용하는 윤리적 패션 브랜드이기도 하고요. 친환경과 비건 실천에 앞장서는 MZ세대가 좋아할 만한 브랜드죠. 니트·점퍼·재킷·코트 등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로브는 요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답니다. 저도 평소에 실크 로브를 좋아했는데, 누에의 침샘에 나오는 섬유인 실크는 누에 유충을 살아 있는 채로 증기로 찐 다음 추출하는 소재더라고요. 알고 보니 끔찍했어요. 실크 대신 너도밤나무에서 추출한 소재로 만든 비건 타이거의 로브는 ‘착한 옷’으로 느껴집니다.     이 로브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요.   호텔에서 홍보를 맡고 있는데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민의 결과로 비건 타이거와 협업해 ‘비건 인 스타일 패키지’를 내놨습니다. 투숙객이 호텔에 머무는 동안 여러 부분에서 채식주의를 경험할 수 있게 하면서 이 제품을 선물했어요. 고객에게 선보이기 전 제가 먼저 체험해 봤는데, 너무 만족한 거죠. 처음 입어봤을 때는 비건 컨셉트 제품인 줄 전혀 몰랐어요. 하지만 이 제품에 대해 알아갈수록 매력이 생겼어요.  예능 프로에서 유재석이 입고 나왔을뿐 아니라 이효리·전현무 등 많은 연예인이 이를 입으며 비건 패션에 참여하고 있더군요. 저도 이를 많은 이들에게 알려서 함께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동물의 가죽·모피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동물 학대를 줄이는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어요.   '착한 옷'에 가치를 두는 이유가 있나요.    개인의 건강은 물론 환경까지 고려해야 하는 ‘필환경시대’가 되었습니다. 기업 평가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비전이 중요해졌고요. 한편으로 친한 지인이 동물 보호를 위해 유기견 봉사를 다니는 모습을 보고 더 비건 제품에 관심이 갔습니다. 먹는 것에서 지금 당장 ‘비건’이 되는 건 어렵지만, 옷과 뷰티 제품은 이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겠더라고요. 비건 타이거 로브가 저의 변화를 잘 이끌어주었습니다.   호텔과 협업으로 선보인 로브. 브랜드 상징인 호랑이 무늬가 강렬하다. [사진 조선호텔앤리조트]   지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잘 사는 법'과 맞닿아 있는 거군요. 이 옷의 장점도 관련이 있겠네요. 맞아요. 이 옷의 장점은 단연 지구 환경을 위한 비건 가치 소비와 식물성 소재입니다. 비건 타이거는 모피를 얻는 동물의 고통을 없애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자 ‘크루얼 프리'(CRUELTY FREE·동물 실험 제외)를 선언했어요. 이 브랜드를 선택함으로써 환경을 위한 실천을 할 수 있다는 거죠. 패션 측면으로는 독특한 디자인과 적당한 가격 역시 장점으로 꼽을 수 있어요.     로브란 옷이 생소한 사람들도 많을 것 같아요. 이를 활용하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여행을 좋아하는 저는 로브를 호텔·수영장·관광지 할 것 없이 휘뚜루마뚜루 잘 입고 다녀요. 여행지에서 하루 관광을 마치고 호텔에 들어 와 샤워를 한 뒤 갑작스럽게 밖으로 나가야 할 때가 있어요. 햇빛이 뜨거워 선크림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을 때는 로브가 아주 유용해요. 바람은 솔솔 통하면서 피부에 직접 닿는 자외선은 막아주니까 오히려 시원하고 멋스러워요. 수영장에서는 설명할 필요도 없는 필수품이 되었고요. 호텔에서 보면 객실 가운을 입고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그럴 때 로브를 입으면 어떨까 싶어요.     로브 매니어였군요. 로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편의성이요. 휴가지나 여행지에서 편하게 걸치고 다닐 수 있는지 수영복 위에 걸치고 돌아다니기 편한지, 집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봐요. 비건타이거 로브는 구김이 잘 가지 않아 여행 가방에 막 넣고 다니기 편해 그 점은 매우 만족해요. 소재도 얇아 한여름에도 덥지 않게 이용할 것 같아요. 가격은 14만8000원선인데 그 정도면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식물성 소재 사용에 가치소비까지 할 수 있다면 지갑을 열만한 가격대예요.   실제로 입어본 느낌도 궁금해요. 사용 만족도를 점수로 매긴다면요. 10점 만점에 7.5점! 소재·컨셉트에 대한 만족도는 9.5점이지만, 다른 로브에 비해 바람에 옷깃이 날리는 정도가 덜해 점수를 조금 낮게 줬어요. 다른 로브에서는 없는 안쪽 여밈 끈이 있다는 건 칭찬하고 싶어요. 옷을 한 번 더 여밀 수 있어 앞섶이 벌어지는 것을 막아줘요. 다른 제품에서 보지 못한 섬세함이 있어요.   직접 입어본 비건타이거의 로브. 청바지에 흰 티셔츠 차림에 얇은 아우터처럼 툭 걸쳐도 좋고, 저녁시간 공기가 쌀쌀해졌을 때 보온용으로도 덧입기 좋다. [사진 심규원]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도 있나요.  무게가 조금 가벼워졌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다른 로브와 비교하면 조금 무거운 감이 있어요. 로브는 여름에 바람이 불면 옷깃이 살랑살랑 날리는 느낌이 예쁘거든요. 그런데 비건 타이거 로브는 날리는 정도가 살짝 덜해요.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 근무하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재택 중 화상 미팅이 많아지면서 집에서도 예쁜 옷을 입으려는 니즈가 높아졌다고 해요. 그런 사람들로 인해 파자마 시장의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재택 근무하는 MZ세대라면 스타일리시하게 비건 타이거 로브를 입어 보는 건 어떨까요. 무엇보다 편하면서도 패턴과 디자인을 통해 신경 써서 입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요. 여기에 더해 환경을 위한 비건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나의 소비 가치관을 은연 중에 드러낼 수 있고요.   

    2021.05.24 1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