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지리뷰] 넷플릭스 뭘 볼까? 고민은 이제 그만! 다 골라줍니다

    [민지리뷰] 넷플릭스 뭘 볼까? 고민은 이제 그만! 다 골라줍니다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금요일 민지리뷰를 뉴스레터로 만나보세요.    」  퇴근 후의 금요일 밤. 방금 따라 놓은 맥주에서는 탄산이 경쾌하게 올라온다. 이제 영화만 플레이하면 더없이 완벽한 시간이다. 그런데 뭘 보지? 콘텐트 과잉 공급시대 내 취향에 딱 맞는 콘텐트 고르기가 쉽지 않아졌다. 이 순간 필요한 것은 ‘키노라이츠’. 모든 OTT 플랫폼에 어떤 콘텐트가 있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것은 물론, 엄격한 기준으로 선정된 500명의 회원이 남기는 리뷰는 믿을 만하다. 맥주에 탄산이 다 빠지기 전, 키노라이츠를 열고 빠르게 영화를 선택할 수 있다. OTT에서 볼만한 영화를 추천해주는 키노라이츠의 SNS 게시물. 사용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숨은 진주 같은 명작들을 골라내 소개한다. [사진 키노라이츠 SNS]   어떤 서비스인가요. 키노라이츠는 ‘금요일 밤 뭐 보지?’란 물음에 대해 빠르고 정확한 선택을 도와주는 영화 평점 서비스입니다. 구독하는 OTT별로 필터링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어떤 OTT 플랫폼에 어떤 콘텐트가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거든요. ‘OTT계의 다 나와’라고 할 수 있어요. 영화를 검색하면 대여·소장 가격이 얼마인지까지 한 번에 비교해볼 수 있어요. 영화광이었던 창업자가 국내에 믿을 만한 영화 리뷰 사이트가 없어서 만들었어요. 그만큼 ‘믿을 만한’ 리뷰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를 해요. 2020년 1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아직 따끈따끈한 신생 서비스예요. 앱이 만들어진지 약 1년여 만인 올 3월에는 누적 다운로드 수 13만을 돌파했고, 올해 3월 카카오벤처스와 신한캐피탈로부터 3억원을 투자받았어요.   영화광이 만든 ‘믿을 만한 리뷰’라는 게 인상적이네요. 어떤 방식으로 영화를 평가하나요. 500여 명의 자체 검증을 거친 ‘인증회원’들의 평가를 토대로 콘텐트의 평점을 매기는 시스템이에요. 이 평점을 백분율로 모아 영화의 ‘신호등 지수’로 보여줘요. 영화의 가치를 평가할 때 ‘취향’에 맞는지를 우선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예요. 허술하게 만들어진 영화여도 많은 사람의 취향을 저격했다면 그 영화는 초록불이 될 수 있는 거죠. 평가는 모든 회원이 할 수 있지만, 신호등 점수는 오로지 인증된 회원의 평가로만 이뤄져요. 리뷰의 양보다는 질을 중요시합니다. 키노라이츠의 메인 화면. 영화와 함께 예능, 드라마, 다큐멘터리까지 아우른다. 편당 콘텐트 스트리밍 가격이 얼마인지까지 한번에 비교해줘 선택이 쉬워진다. [사진 공혜정, 키노라이츠 캡처]   인증회원은 어떻게 선정하나요. 영화를 500편 이상 봤고, 별도로 SNS나 개인 페이지에 리뷰를 남기는 사람을 선발했어요. 신청을 받기도 하지만 아직은 키노라이츠에서 다른 플랫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전‧현직 기자, 유튜버, 파워블로거 등을 컨택해서 인증회원으로 유치하고 있어요. 정말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매긴 점수로 지수를 만들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의 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AI 추천보다 어떤 부분에서는 더 신뢰가 갑니다.   이 서비스에서 어떤 가치를 얻을 수 있을까요. 모든 OTT 구독 서비스의 정보를 받아와 한 화면에 보여준다는 점이 가장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OTT 콘텐트를 한눈에 다 볼 수 있어요. 단순히 영화 리뷰 서비스로만 만들었다면 서비스로서의 묵직한 한방이 없었을 거예요. OTT 시장은 필연적으로 커질 것이고, 서비스를 골라 구독하고자 하는 니즈도 생기게 마련이죠. 또한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예능, 다큐멘터리까지도 다 아우른다는 점도 좋아요. 요즘 핫한 ‘스트릿 우먼 파이터’라는 예능까지도 여기서는 검색이 돼요. OTT에서 커버하는 모든 콘텐트를 보여주니 ‘오늘 뭐 보지?’라는 물음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있어요. 신호등 지수는 콘텐트 하단에 표시된다. 인증회원 중 66% 이상이 초록불을 누르면 초록색, 33~65%는 노란불, 그 미만은 빨간불로 표시된다. 이 화면만으로도 직관적으로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진 공혜정, 키노라이츠 캡처]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금요일 밤 따라 놓은 맥주의 김은 빠지고 있는데 무슨 영화를 볼까 넷플릭스를 뱅뱅 돌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 있어요. 비단 내 이야기만이 아니더군요. 많은 사람이 이런 현상을 겪는 나머지 ‘넷플릭스 증후군’이란 단어까지 생겼어요. 영화를 보는 시간보다 고르는 시간이 더 많은 현상을 일컫는 거죠. 영화를 찾아 헤매기도 번거롭고 넷플릭스 추천 영화만 뱅뱅 도는 것도 지친 시점에 미국 IMDb나 로튼 토마토처럼 영화 추천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서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키노라이츠와 비슷한 부류의 서비스는 없나요. 키노라이츠를 알기 전에는 2~3년가량 왓챠피디아를 썼어요. 왓챠피디아는 AI를 기반으로 내가 매긴 별점에 따라 내 성향과 예상 별점을 추측해 영화를 추천해줘요. 추천 점수가 꽤 잘 맞아서 불만 없이 서비스를 사용했는데, 어느 순간 추천 로직이 왓차피디아 콘텐트에 가중치가 높아졌어요. 이 때문에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찾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기 시작했어요. 추천에 홀려 왓챠를 구독해보았지만 왓챠피디아에서 보는 것처럼 재미있는 영화가 모여있지 않아서 구독을 해지했어요. 추천 로직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왓챠피디아를 대신해 영화를 추천해 줄 다른 서비스가 필요한 시점에 키노라이츠를 알게 됐어요. 구독 중인 서비스를 선택하면 해당 OTT에서 스트리밍하는 콘텐트만을 노출해 준다. [사진 공혜정, 키노라이츠 캡처]   이런 종류의 서비스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한 건 무엇인가요. ‘필요할 때 얼마나 빠르게 영화 정보를 찾을 수 있느냐’죠.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인 리뷰를 원했어요. 아이돌이 출연한 영화가 팬들의 입김으로 평점이 높은 것, 또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평점을 이용하지 않았으면 했어요.   가장 큰 장점을 꼽아본다면요. 평점이 공정해요. 인증 회원의 평가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평점이 가장 투명하다고 느꼈어요. 어떤 목적으로 평점을 조작할 가능성이 희박해요. 리뷰가 아직 적음에도 불구하고 퀄리티 높은 ‘찐 리뷰’를 볼 수 있는 게 키노라이츠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예요. 그 외에도 내가 구독하는 OTT 서비스만 필터링해서 콘텐트를 골라 볼 수 있는 것과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예능·다큐멘터리의 평점도 제공한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추천받은 콘텐트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키노라이츠를 통해 ‘리플리'라는 명작을 만났어요. 넷플릭스 추천 콘텐트를 찾다 발견했죠. 배우 맷 데이먼을 좋아해 출연작은 거의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를 놓치고 있었더라고요. 게다가 신호등점수가 무려 96.38%이었습니다. 안 입던 청바지 호주머니에서 5만원짜리 지폐를 찾은 기분이었달까요. 이탈리아의 로맨틱한 휴양지 분위기와 주드 로, 기네스 펠트로, 맷 데이먼 등 주연 배우들의 리즈 시절을 모습 등은 20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손색없을 만큼 멋졌어요. 이후 키노라이츠를 더 신뢰하게 되었어요. 내가 추천받고 싶은 영화는 딱 이런 숨겨진 진주 같은 영화였거든요. 리뷰 작성하기 버튼을 누르면 감상한 날짜와 간단하게 후기를 작성할 수 있다. [사진 공혜정, 키노라이츠 캡처]   이용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얼마나 되나요. 8점을 주고 싶어요. 이 서비스를 계속 사용할 의지가 있지만 두 가지 아쉬운 점이 있어요. 첫 번째로 웹 기반 서비스라 그런지 앱에서도 웹처럼 서비스 속도가 느려요. 두 번째는 리뷰 수가 적어요. 리뷰가 없는 콘텐트들이 꽤 있어요.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서비스 특성상 필연적인 부분이겠지만 이점이 아쉬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점은 꽤 정확하다고 느껴요. 인증 회원의 신호등 지수도 그렇고, 리뷰도 인증회원의 리뷰가, 그중에서도 양질의 리뷰가 우선 노출되도록 로직이 돼 있어요. 대안으로 영화 기록용 노트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게끔 하면 어떨까 싶어요. 리뷰가 적은 부분이 아쉬웠는데, 사람들이 후기를 기록할 수 있는 노트로 쓰도록 장치를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읽는 측면에서는 마이페이지에서 내 기록 리스트를 한눈에 모아볼 수 있게 메뉴를 구성하고, 쓰는 측면에서는 리뷰를 작성하는 동선을 간단히 구성하는 거죠. 현재 리뷰 작성 페이지에는 내가 감상한 일자를 입력하고 간단하게 한 줄 리뷰로 기록할 수 있게 돼 있어요. 더 자세한 리뷰 쓰기도 가능하고요. 다만 리뷰를 작성하기까지 진입하는 동선과 쓴 리뷰를 보는 동선이 매끄럽지 않아요. 마이페이지에 내가 쓴 리뷰 리스트나 찜한 리스트에 리뷰 작성하기 버튼 하나만 추가해도 간단히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 같은 맥락으로 내가 평가하고 리뷰를 쓴 작품을 모아볼 수 있는 기능도 있으면 합니다. 마이페이지를 내 영화 기록용 노트로 사용하게 된다면 사용자도 더 늘어나지 않을까요.   나만의 이용 꿀팁을 공유해주세요. 서비스에 들어가면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는지를 선택하게 되어 있어요. 건너뛰지 말고 꼭 선택하세요. 여기서 선택한 서비스만 필터링해서 콘텐트를 볼 수 있거든요. 작은 기능이지만 시간 절약에 많은 도움이 돼요. 스트리밍 서비스가 변경되면 변경할 수도 있고요. 또 다른 꿀팁은 키노라이츠로 시사회를 신청하면 당첨확률이 높아요! 소문에 의하면 키노라이츠가 시사회 티켓을 꽤 많이 끌어오는데 사용자가 적어 당첨될 확률이 높다고 해요.   서비스 이용료가 무료 맞나요. 네 맞아요. 앞으로 수익모델을 추가하게 된다면 꼭 평점 시스템을 훼손하지 않고 진행했으면 해요. 서비스가 롱런하기 위해서는 메인화면에 광고가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핵심 행동에 거스름 없는 수익모델이 추가되길 바래요.

    2021.11.16 12:00

  • "어? 우유 아니었어? 엣지있네" 색다른 밀키트 먹어봤습니다 [민지리뷰]

    "어? 우유 아니었어? 엣지있네" 색다른 밀키트 먹어봤습니다 [민지리뷰]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금요일 민지리뷰를 뉴스레터로 만나보세요   」  밀키트 전성시대다. 코로나 19와 함께 ‘집밥’을 원하는 1인 가구의 증가로 밀키트에 대한 니즈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 최근 쏟아져 나오는 밀키트 사이에서 '카라멜 밀크샵'은 MZ세대의 눈을 사로잡는다. 일단 귀여운 패키지 비주얼로 시선강탈. 우유갑을 닮은 디자인은 매일 그 날 뽑은 생면을 우유처럼 신선하게 전달하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맛은 또 어떻고. 대전에서 이미 파스타로 입소문이 난 레스토랑의 레시피를 담았다. 한 번 보면 예뻐서 사게 되고, 한 번 사면 맛있어서 또 주문하게 된다.     예쁜 우유처럼 보이지만, 파스타와 샐러드 재료를 담은 밀키트 '카라멜 밀크샵'이다. 우유갑 디자인의 또 다른 비밀은 ‘매일 아침 신선하게 배달되는 우유처럼 신선한 생면을 매일 뽑아 제공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숨어 있다는 것. 생각의 틀을 깨는 패키지와 예쁜 디자인, 판매 식품에 대한 제작자의 태도까지 담았다. [사진 양나희]   밀키트 맞나요?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뻐요. 홈다이닝 브랜드 ‘카라멜’에서 만든 밀키트 제품이에요. 카라멜은 대전에 파스타 바를 먼저 오픈했어요. 이곳의 하상훈 대표가 파스타를 좋아해 파스타 바 브랜드를 오랫동안 구상했다더군요. 파스타를 캐주얼하고 가볍게 즐기는 문화로 확산시키고 싶었다고 해요. 그런데 파스타 바를 오픈한 지 1년이 조금 지났을 무렵 코로나 19가 터지고 말았어요. 처음 기획했던 파스타를 즐기는 문화공간이 실현되기 힘들어지자, 파스타를 집에서도 편하게 즐기는 경험을 확산시키고자 밀크샵을 기획했다고 해요. 메뉴는 라구 파스타, 뇨끼, 알배추 샐러드의 총 세 가지가 있어요. 세 가지 메뉴를 모두 먹어보고 싶어서 세트로 주문했어요. 판매는 브랜드 홈페이지나 현대식품관 온라인몰에서 해요.   밀키트를 자주 이용하나요. 간단하게 식사를 준비해야 할 때면 밀키트를 애용해요. 15~20분 내외로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게 밀키트가 가진 최고의 장점이죠. 사실 밀키트가 좋은지, 나쁜지는 아직 스스로도 판단을 내리지 못했어요. 좋은 점이라면 남는 식재료가 없다는 것이죠. 요리하고 남은 식재료를 냉장고에 보관했다 상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밀키트는 그런 면에서 버리는 식재료가 없어서 좋아요. 다만 밀키트는 음식물 쓰레기는 없는 대신 비닐 쓰레기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아요. 제로 웨이스트 관점에서는 밀키트를 계속 먹어도 되는지가 고민이 됩니다. 밀키트 시장이 성장하고 밀키트가 보편화되면서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는 등의 방안을 하루빨리 고안해야 할 것 같아요.     식품 분야 전문가로서 본 첫인상은 어땠나요. 첫눈에 ‘트렌디하다’ ‘엣지있다’라고 느꼈어요. 나는 원래 식품 트렌드에 관심이 많아요. 커리어도 줄곧 식품과 관련된 분야를 쌓아왔고요. 밀키트 시장 도입기부터 성장기까지 지켜보면서 사람들이 음식을 먹는 패턴이 바뀌었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특히 밀키트 관련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하면서 이런 변화를 더 가까이서 접했어요. 일례로 예전에는 밀키트 메뉴가 한정적이었는데 요즘은 메뉴가 다양해지면서 선택의 폭도 넓어졌어요. 또 코로나를 겪으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고, 레스토랑 레시피를 밀키트화 한 ‘레스토랑 간편식(RMR, Restaurant Meal Replacement)’이 많이 생겼어요. 카라멜 밀크샵 제품의 탄생 배경도 이런 트렌드에 딱 들어맞아요. 지금도 관심 있게 밀키트를 들여다보고 이용하고 있는데 밀크샵이 딱 눈에 띄더라고요. 요즘 나오는 밀키트 중에서 가장 트렌디한 것 같아요. 패키지를 열면 재료가 깔끔하게 개별포장돼 있다. 포장 마다 예쁜 서체로 재료명을 붙여 놓았다. 재료의 신선함이 포장 밖으로 다 느껴져 좋은 재료를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 양나희] 알배추 샐러드의 재료들. [사진 양나희]   다른 밀키트와 비교했을 때 차별점은 무엇이었나요. 밀키트는 어디나 비슷하게 네모난 박스에 담겨 있어요. 그런데 카라멜 밀크샵은 우유 상자 모양의 패키지가 눈에 띄어요. 밀키트가 맞나 싶어서 클릭해봤는데, 정말 맞더라고요. 처음에는 상품 패키지가 신선했어요. 디자인이 귀여워 호감이 갔어요. 알배추를 사용한 샐러드나 뇨끼 같은 메뉴도 남달랐어요. 호기심이 생겨 찾아보니 대전에서 이미 유명한 파스타 레스토랑이더라고요. 매장에서 직접 뽑은 생면과 뇨끼를 밀키트로 만드니 맛도 어느 정도 보장될 것 같다는 신뢰도 생겼어요.   밀키트를 고를 때 무엇을 중요하게 보나요. 메뉴를 가장 중요하게 봐요. 식재료가 아니라 하나의 메뉴 단위로 판매하기 때문에 ‘오늘 뭐 먹지?’라는 질문에 가장 잘 대답해주는 밀키트를 선택하는 거죠. 나 같은 경우는 평소에 집에서 요리하기 힘든 메뉴나, 맛집과 협업한 상품을 주로 사요. 재구매할 때도 당연히 ‘맛’이 선택 기준이 됩니다. 한번 먹어봤는데 맛있는 경험을 했으면 다시 사게 되더라고요. 너무 맛있어서 10번 넘게 구입한 밀키트도 있어요. 이날 주문했던 밀크샵 밀키트 3종, 라구 파스타와 뇨끼, 알배추 샐러드를 모두 요리했더니 금세 홈 파스파 바가 완성됐다. 와인을 곁들였더니 맛집 부럽지 않다. [사진 양나희] 알배추 샐러드. 그럴싸한 비주얼이 나왔다. 카라멜 매장에서 직접 내는 요리 느낌이랄까. [사진 양나희]   밀크샵 제품의 장점은 꼽아본다면요. 최고의 장점은 정말 맛있다는 것! 맛이 식품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 귀엽고 독특한 패키지 디자인이 가장 돋보여요. 일반적인 밀키트의 통념을 깨는 차별화된 디자인이에요. 재료 포장, 패키지 디자인, 요리법 설명서 등 뭐하나 빠지지 않고 감각적이에요. 기획자의 세심한 노력 때문에 요리하는 즐거움이 배가 됐어요.  하 대표가 밀키트를 만들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카라멜 밀키트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지’를 가장 고민했다고 해요. 그렇게 탄생한 게 이 귀여운 패키지입니다. 이 패키지로 ‘매일 아침 신선하게 배달되는 우유처럼 신선한 생면을 매일 뽑아 제공합니다’라는 메시지를 고객에서 전달해요. 우유 패키지를 만들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마침내 지금의 우유갑 모양을 완성하게 됐다고 해요. 엄청난 노력과 기획력이 느껴져요.   만족도를 10점 만점으로 점수 준다면요. 9점이요. 아이스박스를 뜯자마자 밀키트 패키지의 귀여운 비주얼에 감동했어요. 세상에 이렇게 귀여운 밀키트가 있다니 여성분들이라면 더 공감하실 거예요. 요리법을 설명해주는 레시피 카드의 일러스트도 귀여워요. 그리고 요리 재료 포장도 아기자기해요. 재료들은 모두 신선했어요.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과 동일하게 예쁘게 먹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겨줬다는 인상이 강했어요. 레시피 카드의 디자인에도 세심함이 엿보인다. 단순히 예뻐 보이는 것보다 내용에도 충실해서 따라하기 쉬웠다. [사진 양나희]   가격은 어떤 편인가요. 합리적인 편이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배달을 해도 매장 판매 가격보다 비싸게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카라멜 밀키트는 라구, 뇨끼, 알배추 샐러드 세 메뉴를 세트로 묶어 놓은 가격이 2만8000원이었어요. 단일 제품으로 판매하지 않아 정확한 가격 비교가 어렵지만,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거의 동일하게 판매하는 것으로 보여요. 또한 다른 파스타 밀키트보다 저렴한 편에 속해요. 시장에서 1만원 이하 밀키트는 많지 않거든요.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뇨끼 반죽이 트레이에 눌어붙어 잘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요. 그 부분 빼고는 모두 만족스러웠어요. 뇨끼의 경우 트레이에 반죽이 달라붙어서 떼어내는 게 불편했다. [사진 양나희]   더 맛있게 요리하는 팁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플레이팅 한 후에 트러플 오일을 살짝 추가하면 풍미가 더 살아나요. 트러플의 풍미가 파스타 소스의 깊은 맛을 돋보이게 해준달까요. 트러플 오일은 마트에서 간편한 스프레이 형태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2021.11.13 14:13

  • [민지리뷰] Z세대 300만명이 매달 접속하는 라디오, 아직 못 들어봤니?

    [민지리뷰] Z세대 300만명이 매달 접속하는 라디오, 아직 못 들어봤니?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올해는 유독 오디오 플랫폼들의 행보가 눈에 띄었다. ‘클럽하우스’의 인기는 나날이 치솟았고, 카카오는 ‘음’이라는 서비스까지 내놓았다. 라디오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Z세대는 왜 오디오 플랫폼에 열광하는 걸까. 이것이 궁금하다면, 스푼라디오를 열어보라. 눈과 귀가 모두 집중해야 하는 영상 대신 귀만 열어놓으면 되는 음성 콘텐트는 멀티 콘텐트 소비가 일상화된 MZ세대의 니즈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또 단순히 청취자에 머물 것이 아니라 내친김에 방송 진행자가 되어보는 경험까지 가능하다. 서비스 기획자이자, 실제 애청자로서 바라본 지금 스푼라디오의 썰을 풀어봤다. 스푼라디오는 누구나 음성으로 콘텐트를 만들어 소통할 수 있는 개인 라디오 플랫폼이다. 올해 1월 기준으로 월 평균 이용자 수는 500만명. 누적 다운로드 수만해도 3000만명에 달한다. [사진 스푼라디오]   어떤 서비스인가요. 스푼라디오는 개인 라디오 플랫폼입니다. 영상 콘텐트의 강세 속에 ‘Z세대의 오디오’이자 ‘오디오계의 유튜브’를 지향하고 있죠. 90년생인 저는 고등학교에서 야간 자습을 하면서 라디오를 종종 들었어요. 하지만 저보다 어린 Z세대에게는 인생 최초로 경험하는 오디오 콘텐트 서비스이다 보니 되려 신선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콘텐트 생산, 소비, 수익 구조는 유튜브나 아프리카TV와 비슷하지만, 오디오 콘텐트를 중심으로 한다는 게 차이에요. 부모님 세대가 듣던 라디오는 주로 전문가가 녹음해 방송했다면, 스푼라디오의 또래 친구가 수다 떨듯 생방송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스푼라디오에서는 누구나 음성으로 콘텐트를 만들어 소통할 수 있어요. 방송을 듣는 이들은 ‘스푼’을 구매해 제작자인 DJ를 후원해요. 2021년 1월 기준으로, 누적 다운로드 수는 3000만명이 넘고, 월평균 300만명이 이용해요. 이용자의 80%가 10·20세대고, 200만명의 이용자는 미국, 일본, 인도, 베트남 등 20개국의 외국인이에요. 오디오 콘텐트의 국내시장 규모가 작으니 초기부터 글로벌 진출을 계획했다고 해요.   사람들이 라디오 플랫폼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나요. 올해 1월 아마존이 미국의 팟캐스트 업체 ‘원더리’를 인수했다는 기사를 봤어요. 올해 초에 클럽하우스 초대권이 당근마켓에 등장했던 거 아세요? 주변에서 너도나도 클럽하우스 이야기 하다 보니 자연스레 ‘오디오 콘텐트 시장의 성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스포티파이는 2019년에 이미 팟캐스트 전문업체인 ‘김릿’과 팟캐스트 제작지원 기업인 ‘앵커’를 인수한 바 있거든요. 이로써 스포티파이는 콘텐트 생산과 제작까지 가능한 기반을 갖추게 된 거죠. 종합하면 영상 콘텐트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오디오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기업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얼마나 오디오 시장에 관심이 있는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어요. 리서치앤마켓스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팟캐스트 시장은 418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해요. 당연히 광고 매출도 커지고 있죠. 미국 인터렉티브광고협회는 2020년 미국 팟캐스트 광고 매출이 전년대비 2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어요. 국내는 어떨까요. 국내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에선 스푼라디오의 청취 시간이 2020년 전년대비 3배 넘게 늘어났어요. 국내 음성 서비스인 팟빵·네이버 오디오클립·스푼라디오·리디북스·밀리의 서재 ‘읽기' 모드까지 이용해 봤는데, 그중 모든 이용자가 진입 장벽 없이 콘텐트를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은 스푼라디오가 독보적이에요. 콘텐트 확장 측면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 같아서 저 역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스푼라디오의 화면. 방송을 진행하는 DJ가 중심이 된다. 방송 진행 방식에 따라 라이브, 캐스트, 톡 등의 구성 있다. [사진 이혜원, 스푼라디오 캡처]   오디오 플랫폼이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요. 어느 책에서 ‘넷플릭스의 경쟁자는 수면시간이다.’라는 구절이 읽었어요. 동영상, 숏폼, 사진, 글 등 콘텐트의 형태는 다양하고 수많은 플랫폼이 있기에 사용자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수면시간과도 경쟁 해야한다는 뜻이죠. 오디오는 ‘귀만 필요하다’라는 점에서 동영상, 사진, 글과 달리 눈과 손에 자유를 준다는 점에서 영상과 다른 매력이 있죠. 회사에서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보며 일하다 퇴근하는 순간, 눈을 쉬게 하고 잔뜩 집중했던 상태에서 풀어지고 싶어져요. 이동 중에 책을 읽는 건 힘들고, 적막 속에 있기엔 심심할 때 오디오 콘텐트가 딱 좋더라고요. 주말 아침마다 청소를 하는데,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채널을 틀어놔요. 영상 콘텐트는 눈과 귀 모두 집중해야하지만, 오디오 콘텐트는 들으면서 다른 걸 할 수 있으니까요.   오디오 플랫폼이 여럿인데 스푼라디오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스푼라디오만의 특징은 주 대상층에서 찾을 수 있어요. 최근 이용자를 30·40세대로 확장하고 있긴 하지만 주 타깃층과 이용자층은 18~24세예요. 서비스 초기에 광고 카피가 ‘엄마·아빠는 모르는 라디오’였어요. 지향하는 바도 지지하는 층도 확실하죠. 또래 친구와 이야기할 때 느끼는 안정감과 재미가 있잖아요. 팟빵이나 오디오클립이 ‘양질의 콘텐트'와 ‘운영자의 매력도’에 집중하고 있다면, 스푼라디오는 ‘친구들이랑 수다 떨고 싶은 마음’, ‘우리끼리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건드렸어요. 녹음방송인 캐스트의 화면. 주로 1분~4분대의 짧은 캐스트가 많다. [사진 이혜원, 스푼라디오 캡처] 두 번째 특징은 콘텐트예요. 가볍게 들을 수 있는 내용이 많아요. DJ가 음악을 큐레이션 해 틀어주거나, 라이브를 해요. 또 이용자가 채팅으로 묻는 말에 DJ가 답하는 수다 방송도 많아요. 집중해서 듣지 않아도 되니 BGM처럼 편하게 느껴져요. 스푼라디오 이용자들은 대략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서비스 이용하면서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을 해요. 집중하고 싶으면 스푼라디오로 돌아와 채팅을 하는 식이죠. 반면 클럽하우스와 음은 이용자들이 방송에 집중하면서 진행자와 소통하는 게 느껴졌어요.   어떤 주제의 방송이 많은지, DJ는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해요. 관심 있는 카테고리의 방송을 추천받는 필터 기능이 있어요. 오디오 플랫폼이다 보니 ‘소리’에 관련된 콘텐트가 많아요. 자작곡, 커버곡‧연주, ASMR, 더빙‧성대모사, 책‧낭독, 예능, 고민 상담 등의 주제가 있어요. 대본을 써서 오디오 드라마를 진행하기도 해요. 재밌었던 건 전화로 소개팅을 해주는 방송이에요. 청취자 전화 연결과 소개팅 앱이 오디오에서 만나면 이렇게 방송이 된다는 게 신기했어요. DJ는 대학생, 직장인 등 일반인도 많아요. 사실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누구나 DJ가 될 수 있어요. 물론 목소리가 매력 있고 말을 잘하는 분들이 인기가 많죠. 최근에는 가수나 배우들도 본인의 방송을 진행하더라고요.   즐겨듣는 방송은 무엇이고, 직접 방송을 진행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나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편하게 음악이나 사연 들려주는 방송을 좋아합니다. 지금껏 스푼라디오를 이용해본 결과 통통 튀는 느낌의 DJ가 많다고 느꼈어요. 친구들이랑 수다 떨듯이요. 우연히 스푼라디오 기획자분을 알게 되었는데 내부에서도 이 부분이 가장 고민이라고 하더군요. 이용자가 마음에 드는 DJ를 찾아야 계속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테니까요. 아쉽게도 나는 아직 DJ로 직접 참여해보진 않았어요. 하지만 분명한 건 앞으로 이야기할 주제가 생긴다면 가장 먼저 ‘스푼라디오'를 떠올릴 것 같아요. 유튜브와 같은 영상 콘텐트는 얼굴이 노출되어야 하고, 편집이 너무 부담될 것 같아요.   서비스 기획자로서 어떤 점이 가치 있게 느껴졌나요. 이용자가 플랫폼 내에서 스스로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장기적으로 오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콘텐트’를 다루는 서비스라면 더욱 중요해요. 다양한 사람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정보의 양과 질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회사가 만들어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이용자 누구나가 콘텐트 제작자가 되고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조건이 있어요. 콘텐트 제작과 배포가 쉬워야 하고, 양질의 콘텐트를 지속적으로 만들게 하는 동기가 있어야 하고, 콘텐트를 소비할 청중이 있어야 해요. 스푼라디오는 이 세 가지 요건을 잘 갖추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이용자의 참여로 운영되는 참여형 서비스인데, DJ가 콘텐트를 만드는 게 쉬워요. ‘녹음 버튼 누르기-확인-저장’으로 끝날 정도로 쉬워요. 생방송을 진행하거나 녹음 방송을 송출할 수도 있어요. 생방송에 자신이 없는 이용자라면 녹음 방송을 이용하면 돼요. 무엇보다 방송 진행하면서 청취자 중에 ‘매니저’를 지정할 수 있다 보니 방송 운영의 부담도 덜하고, 팬도 확보할 수 있어요. 관심 있는 이가 나에게 역할을 주는 건 특별한 경험이자 놀이니까요. 서비스 출시 초기에 반응을 보이는 타깃층에 집중했고,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게 한 점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주효했어요. 또 집중할 필요 없이 다른 활동을 하면서 틀어 놓기만 하면 되니까 체류 시간 확보도 가능했고요. 굳이 인스타그램, 메신저와 경쟁할 필요가 없었거든요. 그리고 내가 만든 콘텐트를 좋아하는 이들이 보내준 각종 아이템을 현금화할 수 있어, 콘텐트 생산이 곧 수익이 돼요. DJ가 콘텐트를 만들 동기가 충분한 거죠. 쉽게 콘텐트를 만들고 배포할 수 있게 함으로써 많은 DJ를 확보할 수 있었다. 캐스트를 만드는 화면을 보면 익숙한 녹음 화면과 기능을 볼 수 있다. [사진 이혜원, 스푼라디오 캡처]   무료 듣기라니 비즈니스 모델도 궁금해지네요. 사용자들이 방송을 만들고 듣는 건 기본적으로 무료인데요. 스푼라디오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서비스를 지속하려면 수익이 있어야겠죠. 건강하고 지속적인 매출 구조를 만들려면 인기 크리에이터를 만들고, 그들의 팬이 활발하게 후원하도록 만드는 게 중요해요. DJ가 양질의 콘텐트를 만들어 팬을 확보하면, 팬은 ‘스푼'이라는 스푼라디오 안에서 사용가능한 포인트로 DJ에게 후원하는 구조예요. 아프리카TV와 유튜브와 비슷하죠? 별풍선과 비슷한 응원 스티커를 보내고, 응원하는 DJ의 라이브 랭킹을 올리는 ’10 like‘ 스티커를 보내기도 해요. DJ들은 방송 시간을 늘리거나 배경 효과 주기 등의 추가 기능을 구매합니다.   DJ를 응원하고 다양한 추가 기능을 구입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자체 결제 수단(스푼)이 있다. [사진 이혜원, 스푼라디오 캡처]   사용자로서 얼마나 만족하나요. 개인적인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7점이에요. 조금 짠 점수를 주었는데요. 플랫폼의 완성도, 지향점, 비즈니스 모델 모두 좋아해요. 다만 흥미로운 콘텐트 수가 부족하더라고요. 이들의 주 타깃층인 18~24세가 아니어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긴 해요. 스푼라디오가 이용자층을 25~35세로 확장하면 다양한 콘텐트도 많이 생길 거라고 기대해봅니다.  

    2021.11.09 17:00

  • 블핑 제니가 들어 1년간 품절 대란···손바닥만한 '해 백' [민지리뷰]

    블핑 제니가 들어 1년간 품절 대란···손바닥만한 '해 백' [민지리뷰]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블랙핑크 제니가 들면서 품절대란을 일으킨 ‘해 실크백’을 사려고 해외 직구 사이트를 들여다보기를 1년. 가장 갖고 싶었던 컬러는 끝끝내 품절이 풀리지 않았고, 결국 그다음으로 마음에 둔 라벤더 컬러의 실크백을 받아 들었다. 손바닥만한 작은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실크 특유의 우아함과 톡톡 튀는 컬러감으로 막강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이 가방. 요즘 트렌드의 중심에 선 2000년대 틴에이저 감성의 패션 아이템이 궁금하다면 눈여겨보시길.              해(HAI)는 네델란드 디자이너가 바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가방이다. 바다 해자를 쓴 이유는 중국에의 생활을 디자인에 담았기 때문. 블랙핑크 제니가 든 모습이 공개되며 완판템의 반열에 올랐다. [사진 해]   어떤 가방인가요. 영국에 기반을 둔 ‘해(HAI)’라는 브랜드의 실크백입니다. 소재는 100% 멀버리 실크예요. 사이즈는 가로, 세로 15cm×17cm, 폭 6cm의 미니백입니다. 해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테사 베르뮐렌이 만든 브랜드예요. 이름은 한자의 ‘바다 해(海)’에서 따왔어요. 네덜란드 디자이너지만 상하이에 살았던 경험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요. 여러 색상이 있지만 저는 보라색을 좋아해서 라벤더 컬러를 선택했어요.   어디서 구매할 수 있나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직구를 해야 했는데, 올해 국내 플랫폼에 입점해 쉽게 구매할 수 있어요. 저는 직구를 하려던 차에 29cm에 입점하면서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에 바로 구매했어요. 운 좋게도 직구하려던 가격보다 저렴해 10만원 초반대에 샀어요. 국내 판매가는 29cm 기준 15만8000원이고, 영국 판매가는 75파운드에요. 직구할 때 장단점이 있어요. 직구를 하면 좀 더 다양한 색상이나 뱀부 핸들처럼 다른 디자인의 가방 중에서 고를 수 있어요. 또 헤어 액세서리도 같이 구매할 수 있고요. 배송비가 붙으면 17만원 정도에요. 국내에서 파는 것보다 조금 비싸더라고요. 1년을 지켜보다 드디어 손에 들어온 라벤더 컬러 해 백. 햇빛을 받으면 실크 고유의 반짝임이 마치 햇빛을 받은 바다를 연상시킨다. 브랜드 명인 해(海)와도 일맥상통하는 이미지가 더 낭만적으로 다가온다. [사진 박세미]   이 가방에 왜 꽂혔나요. 지난해부턴가 실크 소재가 유행하면서 실크 제품이 갖고 싶어 이것저것 알아봤어요. 그러던 중 블랙핑크 제니가 해 실크백을 든 모습을 보고 반했어요. 색감도 너무 예쁘고 실크 특유의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이 살아있더라고요. 거기다 디자인에선 귀여움까지 놓치지 않아서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더군요. 컬러가 다양한데 제가 관심 있던 색상은 계속 품절이어서 1년 동안 틈날 때마다 사이트를 구경했을 정도예요. 결국에는 가장 갖고 싶었던 컬러는 계속 품절이어서 두 번째 위시리스트였던 라벤더 컬러로 사게 되었어요. 사실 국내 입점하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그렇게 관심이 있는 가방인 줄 몰랐어요. 실제로 본 적도 없고요. 그런데 입점하고 나서 인스타나 유튜버들이 많이 착용하는 걸 알게 됐어요.   이 가방이 가진 가치는 무엇인가요. 요즘 지속가능한 패션이 화제인 만큼 가죽 가방보다는 비건 레더나 캔버스 같은 소재들이 떠오르고 있어요. 그런데도 아직까진 클래식한 레더 제품이 더 예쁘고 다양해서 소비가 많은 게 사실이잖아요. 매년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새로운 컬렉션을 보면 ‘누가 사지?’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아티스틱한 가죽 제품이 있어요. 누군가는 구매하겠지만 오랫동안 재고로 남을 생각을 하면 동물들에게 미안해져요. 그래서 앞으로는 가죽 소재 소비를 줄이고 싶은데, 에코백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사람들을 위해 이런 디자인의 가방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천 소재로 휘뚜루마뚜루 들 수 있으면서도 고급스럽고 포멀한 가방이요. 그런 의미에서 해의 실크 가방이 좋은 영향력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가방의 비비드한 컬러감이 무채색 옷이나 캐주얼 차림에 들어 포인트를 주기 좋다. [사진 해]   디자이너를 칭찬해준다면요. 자신의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브랜드로 탄생시켰다는 점이 멋진 것 같아요. 실크뿐만 아니라 뱀부 핸들도 그렇고, 상하이에서 어떤 매력적인 경험을 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가방이에요. 실크로 된 가방이 햇빛을 받으면 바다에 둥둥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해요. 이런 걸 다 계산해서 바다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실크를 사용한 것도 낭만적이고요.    패션은 아무래도 트렌드를 따라가잖아요. 해 백도 최근 트렌드와 잘 맞나요.    이 가방은 요즘 유행하는 2000년대 틴에이저 감성을 잘 반영해서 디자인에 담은 것 같아요. 유행은 20년마다 돌아온다는 말이 있죠. 최근 MZ세대에겐 2000년대 패션이 유행하고 있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기말 패션’이라고 불리면서 촌스러움을 상징했던 그 패션이 다시 돌아온 거죠. 요즘은 ‘Y2K 패션’이라고 조금 더 멋진 이름으로 불린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크롭티나 볼레로, 로우라이즈 진, 곱창 밴드같은 패션 아이템들이요. 2000년대 초반 패션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요. 가장 기억나는 건 패리스 힐턴의 핑크색 트레이닝복과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서 나온 핑크 핑크한 패션들이에요. 이런 키치한 감성들이 MZ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 다시 유행하는 것 같아요.   블랙핑크 제니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해의 실크백을 사용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에 바로 인기가 올라갔다. [사진 제니 SNS 캡처]   가격은 적당한가요. 조금 비싸다고 생각해요. 75파운드란 가격이 조금 비싸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10만원 정도면 실크니까 이해하면서 구매할 것 같아요. 이 가방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면 실크 중에서도 퀄리티가 높은 멀버리 실크 소재고, 가방 자체 퀄리티도 좋아요. 또 브랜드가 점점 성장하면 분명 가격이 더 오를 거예요. 어떻게 보면 지금이 가장 저렴한 것일 수도 있겠네요. 하하.   사용해 보니 얼마나 만족하세요. 10점 만점에 7점이에요. 디자인과 감성만 보고 구매한 거지만 받아보고 너무 작아서 깜짝 놀랐어요. 겉에서 봐도 손바닥만한데 안감까지 있어서 꽤 두꺼워요. 그래서인지 수납공간은 더 작은 듯해요. 반지갑과 핸드폰만 넣으면 거의 꽉 찬다고 하면 이해되실까요. 다행히 소지품을 많이 들고 다니지 않는 편이라 미니백을 선호해서 작은 크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아 다행이에요. 가방 안쪽에는 다른 컬러의 실크 안감을 사용했고, 실크 가방이지만 모양이 무너지지 않도록 설계했다. 미니 백으로 소지품 수납이 용이하지 않지만 안쪽에 스냅단추를 달아 소지품이 흘러나오지 않게 방지해준다. [사진 박세미] 처음에는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가방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런 생각이 조금 사라지더라고요. 우선 홑겹이 아니고, 안쪽에 심지를 덧대었는지 각이 무너지지 않아요. 안감도 실크인데, 겉감과 안감의 색을 다르게 한 것도 포인트가 돼요. 또 소지품이 흘러내리지 않게 똑딱이 단추를 달아서 유용하더라고요. 작은 수납 주머니엔 로고도 자수로 박혀 있어서 꽤 신경 써서 한 땀 한 땀 만든 느낌이 들어요. 오랫동안 갖고 싶었던 가방인 만큼 실크에서 나는 광택이나 색감도 너무 예뻐서 기회가 된다면 다른 색으로 하나 더 사고 싶어요.   개선했으면 하는 점은요. 아직 작은 브랜드라서 그런지 품목별 생산량이 적어요. 좋은 제품이면 직구도 마다치 않는 한국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었으니 ‘로또 맞았구나’라고 생각하고 생산량을 늘릴 만도 한데 말이죠. 컬러도 좀 더 다양했으면 좋겠어요. 실제 이 가방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택을 멋으로 달고 다녀요. 인플루언서들이 많이 들면서 짝퉁도 많아져서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로고가 적힌 액세서리를 달아주면 어떨까 제안해봅니다. 블랙핑크 제니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사진 제니 SNS 캡처] 오른쪽은 브랜드 명인 해백. [사진 박세미]   멋스럽게 스타일링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소지품을 적게 넣는 게 이 가방을 가장 예쁘게 드는 방법이에요. 가방 안쪽에 똑딱이 단추가 있어서 여밀 수가 있는데 가급적이면 그 아래쪽으로 물건을 담아야지 소지품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어요. 자칫 소지품이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거든요. 이 가방의 디자인은 심플하지만 색감이나 광택만으로도 포인트가 되는 아이템이에요. 편한 원피스나 청바지에 들면 꾸민 듯 안 꾸민 듯 센스있는 스타일링을 연출해줘요. 화려한 옷에 매칭하면 오히려 과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요.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저처럼 소지품이 많지 않고 가벼운 미니백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내추럴한 룩을 좋아하고 에코백보다 조금 더 고급스러운 천 가방을 찾고 있다면 딱 일 것 같아요.

    2021.11.06 12:49

  • [민지리뷰] "출근길 주문한 딱새우가 퇴근길에 딱"…'혼회' 하려면 여기

    [민지리뷰] "출근길 주문한 딱새우가 퇴근길에 딱"…'혼회' 하려면 여기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지금 이 순간 제주산 딱새우 회가 먹고 싶다면? 가장 훌륭한 방법은 직접 제주 바다에 가서 갓 잡아 올린 것을 먹는 것. 그게 아니라면, 나는 ‘오늘회’에 주문을 넣는다. 오후 3시까지 주문하면 퇴근길 싱싱한 딱새우 회를 받을 수 있는 이 서비스는 신박함 그 자체다. 강점은 원하는 회를 조금씩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상품 구성과 놀라운 배송 시스템. 오늘회는 특히 당신이 1인 가구라면, 여러가지 해산물을 놓고 늘 고민에 빠지는 선택장애자라면 더욱 좋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오늘회에서는 신선한 제철 수산물을 제공한다. [사진 오늘회]   어떤 서비스인가요. ‘내 손 안의 수산마켓’을 내세우는 오늘회는 주문 당일 수산물을 배송하는 서비스예요. 월간 160만명이 방문하고, 하루에 1억원씩 회가 팔리고 있어요(2021년 기준). 누적 투자액만 170억을 유치했고요.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오후 3시에 도착하는 ‘낮배송’이 있고, 3시까지 주문하면 저녁 7시에 받아보는 ‘저녁배송’이 있어요. 최근에는 저녁 7시까지 주문하면 밤 11시에 도착하고, 예약도 가능한 ‘밤배송’도 오픈되었어요.    어떤 점에서 꽂히게 되었나요. 해산물을 정말 사랑해요. 해산물은 신선도 때문에 매장에 가서 먹는 것을 선호하고, 배달 서비스는 잘 이용하지 않았어요. 어느 날 우연히 오늘회의 ‘당일로 받아보는 제주 딱새우’란 광고를 보고 꽂혀버렸어요. 지금 주문하면 저녁에 집에서 제주 딱새우를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바로 주문했죠. 이후 오늘회의 당일배송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고, 집들이나 홈파티에 종종 이용했어요. 주말 아침 TV에서 가리비구이가 나오면, 바로 그날 저녁 집에서 신선한 가리비구이를 해 먹는 재미를 누리고 있죠.   수산물 배송이라면 다른 서비스들도 많은데, 유독 오늘회를 리뷰하는 이유는요. 산지직송 서비스나 동네횟집에서 주문할 수도 있지만, 오늘회는 당일 안에 주문과 배송이 이루어지는 배송 시스템과 센스있는 큐레이션이 특별해요. 서비스 메인화면에서는 지금 주문하면 언제 받아볼 수 있는지를 ‘배송일시’로 알려줘요. 배송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면 그 시간에 배송 가능한 상품을 추천해주는데, 매우 직관적이에요. 무엇보다 소비자가 고민하지 않게 만들어요. 메인 카테고리는 회나 각종 해산물로 구분하는 대신, ‘후기 많은 상품’ ‘꿀조합’ ‘품절 대란’ 같은 추천 큐레이션을 중심으로 보여줘요. 인원이나 상황에 맞는 해산물 상차림을 받아볼 수 있어서 편하더라고요. 오늘회의 메인화면에서 보여주는 추천 상품들. [사진 황지혜, 오늘회 캡처]   이런 서비스에서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해산물은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죠. 아무리 가격이 저렴해도 신선하지 않다면 믿고 구매할 수 없어요. 신선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가 배송 속도라고 생각해요. 물류센터에 한참 머물다가 도착하는 상품은 신선도가 떨어져요. 그런 점에서 당일로 제철 해산물, 산지 직송 해산물을 받아볼 수 있는 오늘회는 ‘신선도’만큼은 믿을 수 있어요. 특히 물류에 많은 투자를 하고, 오늘회만의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비즈니스를 발전시켜나가는 모습이 흥미로워요.    같은 맥락에서 제철 식품을 강조하는 것도 훌륭한 포인트라 생각해요. 평소 제철에 나는 것을 잘 챙겨먹어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오늘회는 ‘제철회’라는 카테고리를 따로 구성해 ‘5~8월 한정’ ‘6~9월 한정’처럼 별도의 태그로 안내해줘요. 사용자가 평소 먹던 것만 주문하는 대로 내버려 두지 않고, 유용한 정보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거죠. 계속 새로운 상품을 제안해줘서 자연스럽게 구매할 수 있는 카테고리를 넓혀가게 돼요. 이런 프로모션의 경우 제공하는 식품에 대한 자부심이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에 진행이 가능하다란 생각도 들어요.  오늘회에서는 '3시간 칼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 오늘회]   최고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요. 역시 큐레이션이죠. 정말 좋았던 추천 방식은 인원과 가격에 따라 다르게 제안하는 것이었어요. '인원’에서는 ‘함께 먹는 사람이 몇 명? 이정도 양이 딱 알맞아요!’라는 메뉴로 추천해주고, ‘가격’에서는 1만원 대에서부터 7만원 대까지 다양하게 추천해요. 인원수 추천에서의 핵심은 1인당 비용이 얼마인지 계산해서 보여주는 거예요. 여러 명이서 주문하는 경우, 1인 비용을 궁금해하는 사용자의 마음을 정확히 저격 했어요. 가격대 추천에서는 메뉴 조합의 총 가격으로 추천해주고, ‘한 번에 담기’ 기능도 있어요. 사용자의 액션을 간소하게 만들어주고, ‘장바구니 담기’를 쉽게 유도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할로윈을 맞이해서 회파티 제품을 추천해줬는데, 이것도 참 재밌더라구요. 시즌과 이슈에 맞게 유쾌하게 제안하는 것 같아요. 함께 먹는 사람에 따른 인원수 추천과 지갑 사정을 고려한 가격대 추천 메뉴. [사진 황지혜, 오늘회 캡처]   어떻게 이런 서비스 구조를 만들었나요. 사용자의 VOC를 정말 잘 반영해요. 김재현 대표는 타겟층이 모여있는 인스타그램을 자주 살핀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사용자들이 어떤 사진을 좋아하는지, 공감하는 키워드는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고 있어요. 이렇게 사용자의 니즈를 반영해 ‘후기로 검증된 꿀조합’으로 추천해줍니다. 오늘회 후기는 ‘감성 사진’이 많아요. 후기를 보면 오늘회에서 주문하면 어떤 모습이겠다는 게 상상이 돼요. 또 후기가 중요한 만큼 ‘후기 작성’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요. 오늘회 홈페이지에 꿀조합리뷰를 쓰면 1500포인트를, 인스타그램에 구매후기를 남기면 또 1500포인트를 지급해줘요.   또 하나는 자체 배송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이에요. 도착 예정 시간을 분 단위까지 알 수 있을뿐만 아니라 배송이 출발상태 인지, 배송 중인지, 곧 도착인지 자세히 알려줘요. 이런 배송시스템이 가능한 이유는 ‘일반인 배송’을 이용했기 때문이에요. 주문이 들어오면 제휴를 맺은 수산업체에 바로 알려서 식품이 곧바로 오늘회 물류센터(경기도 광명과 서울 성수)로 입고되게 해요. 검수 후 포장이 끝나면 일반인 배송 기사가 자신의 차를 이용해 물류센터까지 가요. 이때 차에서 내리지 않고 드라이브스루로 식품을 싣고 바로 배송 출발하는 거예요. 그 과정이 1분도 안 걸린다고 해요. 이게 오늘회의 가장 큰 강점이에요.   비용은 어떤가요. 우선 처음 회원가입을 하면 회원가입 혜택인 첫구매를 990원으로 할 수 있어요. 이건 마켓컬리에서 많이 봤던 패턴이죠. 매우 파격적인 가격으로 구매를 유도해서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드는 거요. 대표적으로 ‘나혼자 모둠회’ ‘딱새우’ ‘성게알’ 등을 990원에 구매할 수 있어요. 오늘회의 일반적인 가격대는 딱새우 10미가 1만2900원, 모둠회가 3만2900원, 1인용 회가 1만1900원 정도예요.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이츠로 주문할 수 있는 동네 횟집의 일반적인 가격대는 모듬회 ‘소’ 사이즈가 3만~4만원, 1인분 혼술세트가 2만원 후반대거든요. 전반적인 가격대는 비슷하지만 보통 1인용 회를 다양하게 주문하기는 어려워요. 오늘회는 1인 가구를 위한 혼술세트임에도 불구하고, 광어, 우럭뿐만 아니라 딱새우, 술찜,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게 구성해줘요. 훨씬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배송비는 3500원입니다.   사용 후 만족도는 얼마나 될까요. 제가 느낀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8점이에요. 가장 좋은 점은 해산물이 언제 도착할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에요. 또 신선, 냉장, 냉동 구분이 명확한 점도 장점입니다. 추천 메뉴가 다양하다는 점도 만족스러워요. ‘광어회’와 ‘새우’밖에 몰랐던 해산물 초보자로서 감태나 달마새우회, 한치회, 가리비를 주문할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오늘회 덕분이었어요. 그런 면에서 ‘꿀조합’ 카테고리가 요긴하더라고요. ‘스태민어 한상’으로 민어 솥밥과 민어 모둠회를, ‘시원달달 오니소바’로 성게알, 소바, 간장 연어알을 묶어서 추천해줘요. 단순히 회 종류만 판매한다면 다른 서비스와 차별점이 없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조합의 해산물을 제안하니 사용자의 미식 경험도 확장되고요. 실제로 오늘회 김재현 대표도 직접 레시피를 개발해서 상품팀에 제안한다고 해요. 2점을 깎은 이유는 아직 서울, 경기, 인천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경기나 인천 중에는 배송이 불가능한 지역도 일부 있어요. 오늘회에서는 '홈마카세 한입'이라는 꿀조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 오늘회]   아쉬운 점은 없나요. 주류 페어링이 시급합니다. 해산물에는 술이 빠질 수 없잖아요. 꿀조합으로 다양한 해산물 메뉴를 추천해주듯 ‘오늘회 페어링’으로 와인이나 지역 소주, 맥주, 위스키 등 주류를 추천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비즈니스 모델이 확장될 뿐 아니라 사용자 만족도가 더 높아질 것 같아요. ‘위키드 와이프’ 같은 와인 추천 브랜드와 콜라보 형태로 테스트해봐도 재밌을 것 같아요. 오늘회 관계자가 혹시 본다면 꼭 이 부분 제안합니다.(웃음)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하루를 열심히 보낸 나에게 ‘기분 좋은 저녁’을 선물해주고 싶은 사람, 혼자라도 근사한 저녁을 챙겨 먹을 수 있어요. 인스턴트 말고, 예쁜 접시에 모둠회나 시원한 물회를 옮겨 담고, 맥주 한잔 하면서 ‘오늘도 고생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보세요.

    2021.11.02 13:22

  • [민지리뷰]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취향껏 고른 테이블웨어 3

    [민지리뷰]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취향껏 고른 테이블웨어 3

      ■  「 민지리뷰는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5년차 푸드스타일리스트이자 MZ세대인 나의 애장품은 ‘그릇’이다. 자취를 하면서 내 공간은 내 취향의 물건으로만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엄마가 챙겨준 밥그릇이었다. 떨어 뜨려도 쉽게 깨지지 않는다는 엄마 세대가 선호하던 튼튼한 브랜드의 밥그릇부터 치웠다. 푸드 스타일링을 하면서 고르고 찾은 취향 저격 테이블웨어를 소개한다.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자주 쓸 수 있는 기본 아이템들이라 하나쯤 마련해 두면 요긴한 것은 물론 식탁 분위기를 한층 돋보이게 해줄 것이다.   이악 크래프트의 미테 밀 라인 볼. 자연스럽고 담백한 느낌에 어떤 음식을 담아도 예쁘다. [사진 권민경]   직업 특성상 테이블웨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것 같아요.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 특성상 다양한 식기류를 접할 수밖에 없어요. 근무하는 스튜디오에도 여러 작가의 도자기나 커트러리 등이 구비돼 있습니다. 평소에도 예쁜 그릇들이 눈에 보일 때마다 하나둘 사 모으는 편이에요. 가급적이면 예쁜 그릇들을 찬장에 넣어두기만 하는것 보다는 나의 실생활과 함께 하고싶어서 자주 사용할것 같은 아이템들 위주로 구매해요.     취향이 남다를 것 같아요. 선호하는 것들이 있나요. 화려한 무늬에 매끈하고 광이 나는 그릇보다는 편안한 컬러를 지닌 그릇을 좋아해요. 투박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러운 것들요. 도자기류도 유광보다는 무광을, 스테인리스 제품도 무광을 선호해요. 가격은 한 번 구매하면 오래 쓰기 때문에 크게 따지진 않아요. 그보다는 내가 직접 쓸 물건이기에 마음에 들어야 하고 오래 쓸 수 있을만큼 내구성이 좋은 제품인지를 살펴요. 그냥 내 취향이라서 샀는데 사이즈가 애매해 음식을 담기 불편하니 활용도까지도 고려하죠.      오늘 그릇·컵·커트러리의 3가지 테이블웨어를 리뷰해주시잖아요. 먼저 그릇부터 소개해주세요. 그릇은 ‘이악 크래프트(IAAC Crafs)’의 볼을 가져왔어요. 이악 크래프트는 전현지 세라미스트가 2013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세라믹 스튜디오 ‘I am a ceramist’의 약자를 따서 부르는 명칭이에요. 이중에서도 고른 제품은 미테 밀 라인의 라이스 볼과 스프 볼이에요. 무광택 유약으로 마무리한 오트밀 컬러의 도자기입니다. 흙의 느낌이 충만하지만 투박하지 않고 감각적이에요. 라이스 볼은 지름 12cm, 높이 5.5cm, 스프 볼은 지름 15cm, 높이 6.5cm로 가격은 3만~4만원대예요. 예약제로 운영되는 한남동 쇼룸과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어요. 이악 크래프트는 전현지 세라미스트가 2013년부터 운영하는 스튜디오 ‘I am a ceramist’의 약자(IAAC Crafs)를 딴 것. 미테 밀 라인의 볼은 무광택 유약으로 마무리한 오트밀 컬러의 도자기 식기류다. 흙의 느낌이 충만하지만 투박하지 않고 감각적이다. [사진 권민경] 그릇 바닥의 로고와 텍스처가 돋보인다. 한남동 쇼룸과 온라인 숍에서 구매할 수 있다. 라이스볼에 요거트를 담아서 주로 먹는다. [사진 권민경] 나는 주로 라이스볼에 요거트를 담아 먹는다. [사진 권민경]   미테 밀은 어떤 점이 마음에 드나요. 그릇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밥그릇과 국그릇은 엄마 취향의 코렐을 사용하고 있었어요. 어느 날 문득 내 공간에는 내가 고른 내 것들로만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바로 당근마켓에 팔아버리고 미테 밀을 구입했어요. 미테 밀은 흙의 질감과 그릇의 두께, 적당한 무게, 무광의 유약이 내는 자연스러운 컬러 이 세 가지가 미테 밀을 완성했다고 생각해요. 특히 자연스러운 컬러 때문에 그릇에 음식을 담으면 음식이 더 돋보여요. 기계가 아닌 손으로 직접 빚어 만든 도자기의 특성상 크기나 형태, 색상이 그릇마다 미세하게 차이가 있어요. 그런 자연스러움도 도자기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기계로 찍어낸 그릇과는 다른 자연스러움 때문에 미테 밀에 더 손이 자주 가는 듯해요. 나는 라이스 볼에 밥보다 요거트를 더 자주 담아 먹습니다.   가격은 어떤 편인가요.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더 비싸더라도 구매했을 거예요. 밥그릇과 국그릇을 합쳐 8만원인데 앞으로도 몇 년간은 사용할 테니까요. 더 저렴하게 사고 싶다면 할인 행사를 노려보세요. 인스타와 블로그를 통해 가끔씩 샘플 제품과 B품 할인행사를 알려줘요. B품이어도 사용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다만 가장 최근에 진행한 세일에서는 홈페이지나 오프라인으로 구매한 적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우선 예약을 받아 진행했어요. 이왕 살 때는 세트로 구입하는 걸 추천해요. 국그릇, 밥그릇외에도 더 큰 사이즈의 면기도 있답니다. 명절 선물로도 좋을 것 같아요. 1940년대에 만들어진 히스 세라믹 머그컵. 창립자 이디스 히스의 이름을 땄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살리토 공장 투어를 통해 알게 된 후로 가장 잘 사용하는 컵이 됐다. [사진 권민경]   컵으로는 히스 세라믹의 머그컵을 선택하셨어요. ‘애연가의 컵’이라던데, 어떤 제품인가요. 맞아요. 컵 손잡이를 보면 일반 컵과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잔의 손잡이 부분이 낮게 내려와 있는 게 독특하죠. 저는 3년 전 회사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워크숍을 갔을 때 운 좋게도 히스 세라믹 소살리토 공장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투어에 참여할 수 있었어요. 이때 독특한 디자인에 대한 설명을 들었어요. 1940년대 컵을 처음 만든 사람은 브랜드 창립자인 이디스 히스인데, 엄청난 애연가였던 탓에 컵을 사용할 때도 네 번째 손가락을 컵 손잡이에 끼우고 검지와 중지에 담배를 잡고 마실 수 있도록 디자인한 거라고요. 비흡연자이지만 궁금증과 멋스러움에 바로 구매했죠.   히스 세라믹이 궁금하네요. 194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근교 소살리토에서 시작해 지금도 이곳에서 모든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요. 모든 제품을 인체에 해롭지 않은 유약을 사용해 친환경으로 만들어요. 소살리토와 샌프란시스코 미션 지역, 페리 빌딩,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내에 4개 직영점이 있어요. 국내에서는 오프라인으로 구매하기는 힘들고 배대지(국내 직배송이 안 되는 해외 직구에 사용하는 배송지 대행 물류업체)를 이용해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어요. 요즘 보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몇몇 군데서도 판매하더라고요. 가격은 컬러 별로 다른데 배송비를 포함해 대개 4만원 중후반에서 7만원 초반이면 살 수 있어요. 네번째 손가락을 컵의 손잡이에 끼우고 잡는 법이 독특하다. 헤비 스모커였던 히스가 담배를 태우며 동시에 커피를 마실 수 있게 한 디자인이라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사진 권민경]   직접 사용해 보니 어때요. 화려한 문양이나 컬러가 아니라 질리지 않고 오래 사용할 수 있어요. 제 그릇 취향과도 맞닿아 있고요. 사실 독특한 디자인의 컵은 많아요. 단순히 특이한 디자인을 위해 만든 게 아니라 창립자의 습관이 만들어낸 디자인이라는 점이 더 매력적이고요. 그릇을 보면서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재미난 에피소드도 있고요. 또 엄청 튼튼해요. 뒤집어 이야기하자면 컵이 무거워요. 디자인의 변화 없이 무게를 가볍게 만들 수 있다면 손목에 무리가 되지 않을 것 같아요.   나만의 사용 노하우가 있을까요. 컵이 두께가 있는 편이라 그런지 보온 하나는 정말 잘 됩니다. 나는 뜨거운 음료를 잘 마시지 못하는 편이에요. 밤에 잠들기 전 숙면에 도움이 되는 차를 항상 마시곤 하는데 그때 꼭 히스 세라믹 머그컵을 이용해요. 뜨거운 물에 차를 우려 놓고는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려요. 돌아오면 딱 마시기 좋은 온도가 되어 있더라고요. 차가운 계절에 차나 커피를 마실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어요.   사브르 파리의 커트러리들. 왼쪽부터 디너 나이프, 디너 스푼, 디너 포크, 샐러드 포크, 티 포크, 티 스푼, 스프레드. [사진 권민경] 사브르 커트러리도 너무 예쁘네요. ‘사브르 파리(Sabre Paris)’는 1993년 파리에서 시작한 브랜드에요. 펜싱 경기에 쓰이는 ‘검(Sabre)’을 모티브로 커트러리에 가볍고 유연하면서도 캐주얼한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있어요. 나는 사브르 커트러리 중 빈티지한 무광 스테인리스 재질과 나무 손잡이가 조화를 이룬 이 제품이 마음에 쏙 들었어요. 다른 라인 중에는 손잡이 부분이 컬러와 패턴이 다양한 아크릴을 사용한 제품이 많아요. 하지만 이 제품은 나무와 스테인리스의 조합으로 클래식한 분위기를 풍겨요.   어디서 구입할 수 있고, 가격은 얼마인가요. 사브르 커트러리는 프랑스 파리 봉마르셰, 갤러리 라파예뜨 백화점 등 전 세계 50개 국가에서 판매하고 있어요. 현재 국내에도 공식 수입원을 통해서 수입되어 백화점에서 구매할 수 있고, 스마트 스토어에도 있더라고요. 제가 산 이 제품 가격은 티스푼과 케이크 포크 2만1000원씩, 디너스푼과 디너포크, 샐러드포크, 스프레더는 각 2만5000원씩, 디너나이프는 2만8000원이에요. 7종 세트는 17만원에 구매했어요. 세트 가격에 잠깐 망설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한 번 사두면 오래도록 식사 자리를 빛내줄 물건이라 큰맘 먹고 장만했어요. 빈티지한 무광 스테인리스 재질과 나무 손잡이가 조화를 이룬 커트러리. 나무와 스테인리스의 조합이 클래식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사진 권민경] 일반적인 수저(왼쪽)와 사브르 스푼의 크기를 비교해봤다. 큰 크기를 활용해 음식을 더는 서빙 스푼으로도 즐겨 쓴다. [사진 권민경]   이 커트러리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단연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디자인이에요. 클래식한 디자인이라 한식, 양식에 구애 없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요. 의외의 쓰임새도 있어요. 디너 스푼과 포크의 사이즈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크기가 조금 커요. 하지만 여럿이 음식을 덜어 먹을 때 서빙 스푼 대신 사브르 스푼으로 덜어 먹으면 꽤나 유용해요.

    2021.10.31 12:46

  • [민지리뷰] 건강한 콘텐트 생태계 만드는 채팅형 웹소설 플랫폼

    [민지리뷰] 건강한 콘텐트 생태계 만드는 채팅형 웹소설 플랫폼

      ■  「 민지리뷰는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MZ세대, 그중에서도 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신흥 웹 콘텐트가 있다. 웹소설, 웹툰 뒤를 이어 등장한 채팅형 웹소설 ‘채티’다. 내가 채티에 주목하는 이유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다는 점이다. 지하철 안에서도, 밥을 먹다가도 떠오른 이야기 바로바로 쓸 수 있는 기동성과 편의성을 구현했다. 덕분에 하루 2000편 이상의 새로운 작품이 쏟아지고, 사용자는 월평균 30시간을 채티에서 머무른다.  채티는 MZ세대 중에서도 10대가 열광하는 채팅형 콘텐츠 플랫폼이다. 2018년 출시해 2021년 4월 기준 매달 40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성장했다. [사진 채티 홈페이지]   어떤 서비스인가요. 2018년 1월에 설립된 아이네블루메에서 출시한 서비스예요. 채팅형 소설이라는 컨셉트로 시작해 올해 4월 기준 매달 40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보유 작품 수도 무려 40만 편에 달해요. 더욱 놀라운 것은 매달 이용하는 이용자의 무려 70%가 10대라는 점이에요. 이들이 매일 하루 평균 60분을 채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요. 채티는 이용자층 대부분이 10대 이상이다 보니 아직까진 유료 콘텐트를 통해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작품을 볼 때 2회에 1번꼴로 뜨는 팝업 영상·배너 광고를 통해서만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요. 채티 측 설명으로는 ‘광고 외에도 유료 아이템 판매, 사용자간 후원, IP 사업 등 여러 방면의 BM을 테스트 중’이라고 합니다. 또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서비스에 가장 적합한 BM을 판단하고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혀주셨어요. 그래도 채티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 특히 10대가 열광한다는 점 등에서 잠재적인 성장성을 인정받아 카카오벤처스를 포함해 누적 1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어요.   이 서비스를 리뷰하려는 이유는요. 웹소설 시장을 뒤흔들 새로운 형식인 ‘채팅형 소설’이란 신선한 형식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지금 시장엔 수많은 웹소설 플랫폼 서비스들이 있어요. 각자의 특별한 장점으로 독자에게 어필하죠. 채티는 기존의 줄글 형식의 웹소설에서 파생된 채팅형 소설로 주목을 받고 있어요.  물론 채티가 이런 형태의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건 아니에요. 채팅형 뉴스 서비스로 ‘썰리’가 있었어요.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내용을 채팅으로 보기 쉽게 풀어서 전달해준다는 점이 인상 깊게 남았던 서비스예요. 채티는 동일한 방식을 소설에 적용한 것으로, 화면을 터치해야 다음 문장이 나오고 또 채팅처럼 좌우로 이동하면서 내용이 전개돼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되더군요. 그 자리에서 한 작품을 끝까지 다 볼 정도로 몰입이 잘 되었어요. 잘 설계된 사용자 경험도 한몫했겠지만 웹소설에서 맛보지 못했던 박진감 넘치는 시각적인 변화가 흡사 웹툰과 웹소설의 특징을 고루 살린 느낌이었어요. 모바일 환경에 가장 익숙한 10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니 웹소설 시장의 새로운 흐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듭니다.   이 서비스의 어떤 가치에 매료되었나요. 가장 가치 있다고 느꼈던 부분은 독자와 작가와의 관계를 만드는 부분입니다. 다른 콘텐트 플랫폼은 플랫폼이 작가를 독점하고 독자는 플랫폼을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작가와 소통할 수 있었어요. 플랫폼이 아니고선 독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 구조에선 작가는 플랫폼에 의존하게 됩니다. 하지만 채티는 작가와 독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작가는 독자와 쉽게 만날 수 있고, 독자도 직접 작가를 응원할 수 있어요. 독자의 응원을 받고 성장한 작가는 플랫폼과 계약을 맺어 더 좋은 환경에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죠. 기존 플랫폼처럼 소수의 스타 작가들이 플랫폼의 성장을 주도하는 게 아니라, 스타 작가가 아니어도 다수의 작가가 팬을 위해 작품 활동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건강한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홈 화면에서 바로 어떤 작품이 인기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사진 서동원, 채티 캡처]   이런 종류의 서비스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는요. 가장 중요한 건 어떤 장르의 작품을 많은가예요. 콘텐트의 질도 중요하지만 내가 선호하는 장르의 볼거리가 별로 없다면 오래 머무르진 못하겠죠. 채티 역시 기본적으로는 독자를 유입시킬 수 있는 작품을 꾸준히 제공할 수 있어야 해요.   본인이 생각하는 채티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누구나 작품을 쓸 수 있다는 점은 채티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에요. MZ세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건 직접 참여해서 만드는 걸 선호해요. 채티가 정말 잘한 점은 모바일에서도 작품 쓰는 걸 편하게 만들었다는 거예요. 이 편리함 덕분에 채티 전체 회원의 20%가 독자이면서 동시에 작가로 만들 수 있었어요. 독자들은 작품을 보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SNS에 포스팅하듯 편하게 앱에서 바로바로 작품을 만들어 자신의 세게를 마음껏 펼칠 수 있어요. 이 기능 덕분인지 채티는 하루에 2000편 이상의 작품이 새로 등록되고, 이용자들은 월간 평균 30시간 이상을 채티에서 머물러요. 웹툰과 웹소설 시장 평균 월 이용 시간이 10시간인 점과 비교하면 엄청 높은 수치예요. 홈 화면에서 글쓰기 아이콘을 누르면 마이페이지의 작품 탭으로 이동한다. 새로운 작품 쓰기를 누르면 곧바로 새로운 작품을 쓸 수 있다. [사진 서동원, 채티 캡처] 직접 작품을 쓸 때 지켜야할 유의사항들. [사진 서동원, 채티 캡처]   서비스 이용료는 어때요. 유료 콘텐트는 회당 약 200원으로, 다른 플랫폼과 비슷한 수준이에요. 유료 콘텐트는 채티가 직접 작가와 계약한 정식 작품만 선별해 제공하기 때문에 작품 수준도 잘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용 만족도를 점수로 평가한다면요. 10점 만점에 9점이요. 웹툰, 웹소설에 더해 채팅형 소설을 제공하니 볼거리가 더 많아요. 또 몰입감을 높여주는 사용자 경험이 만족스럽습니다. 페이지 단위로 넘어가는 기존 웹소설과 달리 독자가 화면을 터치해야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요. 한 문장, 한 문장의 템포를 독자가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웠어요. 진짜 채팅창에서처럼 주인공은 항상 오른쪽에 배치하는데, 독자가 마치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들어요. 요즘은 누구나 채팅에 익숙하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었어요. 아쉽게도 부정적인 포인트가 한 가지 있었어요. 독자가 편하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다 보니 문제의 소지가 있는 작품이나 저작권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여기에 대응하는 채티의 방식이 조금 미흡해요. 10대들이 많이 사용하는 만큼 조금 더 신속하게 정책을 마련해 건전한 콘텐트 생태계를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채티의 웹소설 화면. 왼쪽은 밍밍 작가의 '첫사랑이 죽기 전에' 화면. 1.8억회의 탭, 73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오른쪽은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로 조회 18만회, 발생 탭 2942만회가 나왔다. [사진 채티]   채티의 기획자를 칭찬한다면요. 채티는 10대 독자가 주류여서 유료 콘텐트로 운영하기엔 어려움이 있어요. 10대는 대부분의 작품을 광고 한 편을 시청하고 무료로 열람할 수 있어요. 한편으론 이런 점 때문에 작가가 집중하기 어렵다는 한계점도 존재합니다. 그래서 10대 사용자를 확보와 작가의 수익구조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응원하기’ 기능을 도입했어요. 독자들이 풍선이란 수단으로 응원하는 작가에게 후원하는 거예요. 작가와 직접 소통하는 창구가 열린 만큼 작가들은 독자들을 더 열렬한 팬으로 만들 수 있기도 하고요. 10대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독자와 작가 모두 상생하는 좋은 방향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려는 고민의 흔적이 많이 보이더군요. 작가이면서도 다른 작가에게 후원 활동을 열심히 하는 채티 사용자(독자)의 프로필 화면. [사진 서동원, 채티 캡처]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아직 유료 모델을 적극적으로 윤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특급 작가가 아니라면 수익이 일정치 않아요. 응원하기 기능을 통해 이점을 극복하려 하지만 일회성으로 후원하는 것이라 후원 시기가 일정하지 않아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작가와 추가적인 소통 창구를 열어줄 수 있는 작가 정기 구독 모델을 제안하고 싶어요. 작가를 구독하면 연재 작품을 조금 더 빨리 볼 수 있게 한다거나, 댓글을 남겼을 때 하이라이트를 남길 수 있게 하는 기능을 넣어 구독자에게도 메리트를 줄 수 있어야겠죠.   더 잘 이용하는 노하우를 소개해주세요. 채티는 독자였다가도 언제든지 작가로 활동할 수 있어요.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이야기가 생각나면 간편하게 작성할 수 있어요. 평소 상상하던 이야기가 있다면 채티에서 작가로 활동해 보세요. 혹시 모르죠. ‘제2의 주호민’이 될 수 있을지도요.

    2021.10.30 12:00

  • 섣불리 들어갔다 피눈물···서학 개미의 주식 도박장, 뭐길래[민지리뷰]

    섣불리 들어갔다 피눈물···서학 개미의 주식 도박장, 뭐길래[민지리뷰]

      ■  「 민지리뷰는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땡땡땡” 개장 시간이 되면 ‘로빈후드’ 앱에서 울리는 소리입니다. 주식 시장보다는 레슬링 시합이나 카지노에서 더 어울릴 만한 소리죠.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서비스 로빈후드는 주식 투자를 새롭게 해석하면서 MZ세대 사용자들의 큰 호응을 끌어냈습니다. MZ세대에게 재테크와 동시에 게임과도 같은 재미를 가져다줬거든요. 그런데 지금 로빈후드는 여러 부정적 이슈를 만들어내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로빈후드의 실사용자인 민지크루가 리뷰를 통해 이를 생생하게 짚어봤습니다. 2000만 명이상의 미국인이 사용하는 주식 거래 앱 로빈후드는 '의적'을 의미하는 이름과는 정반대의 행보로 개인 투자자를 울리고 있다. 이를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민지크루 정혜령씨의 리뷰로 로빈후드를 들여다봤다. [사진 정혜령]   로빈후드, 어떤 서비스인가요. 로빈후드는 미국의 온라인 투자 플랫폼으로, 모두가 금융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합니다. 주력 서비스는 주식 투자입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손쉽게 종목별 주가·정보를 검색하고 매매를 할 수 있어요. 거래 수수료가 무료이기 때문에 고빈도 매매를 하는 데이트레이더에게도 부담이 덜어지죠. 그 외에도 파생상품·암호화폐에도 투자할 수 있고, 최근에는 체크카드 기능도 제공하고 있어요.     어떻게 로빈후드를 사용하게 되었나요.   2016~2018년 미국 유학 시절에 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던 친구에게 추천받았어요. 앱 화면을 보여줬는데, 직관적이고 단순한 화면 구성에 바로 마음을 빼앗겼어요. 미국 국적이 없어도 미국 사회보장번호만 있어도 가입이 가능하다는 말에, 홀린 듯이 바로 가입했어요. 그 전엔 주식투자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고, 인식도 그리 좋지도 않았어요. 학부생 시절 세계 금융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주식이라 하면 ‘개인은 절대 이익을 볼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무엇보다 빨강·파란색의 양봉과 음봉이 어지럽게 얽혀 있는 주가 차트를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하지만 로빈후드는 바로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었어요. 처음 주식 투자를 접하는 사람이어도 이해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로 쉽고 직관적으로 구성돼 있었기 때문이죠. 첫 화면에서 원하는 기간을 선택해서 투자 수익 현황을 확인하고, 은행 계좌와 연동해서 입출금할 수 있고, 주식 종목을 선택해서 원하는 정보를 본 다음에 매매할 수 있어요. 그 외에도 시황과 관련된 소식과 저의 계좌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를 수시로 알려주니, 주식 투자에 빠져든 것은 말 그대로 시간문제였어요.   미국 무료 주식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사진 연합뉴스] 개별 종목을 검색하면 첫 화면에서 주가 그래프를 볼 수 있다. 사진은 애플(왼쪽) 과 아마존의 주가로, 초록색과 빨간색 그래프를 통해 주가 변동을 직관적으로 알아챌 수 있게 했다. [사진 정혜령, 로빈후드] 로빈후드는 특정 주식에 투자한 다른 사용자들이 많이 투자한 또 다른 종목에는 무엇이 있는지도 보여준다. 이 화면에서는 애플에 투자한 다른 사람들이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에 많이 투자했다고 알려주고 있다. [사진 정혜령, 로빈후드]   사용성이 상당히 좋군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부분은 무엇이죠. 로빈후드는 수수료가 없다는 점과 뛰어난 사용성을 기반으로 개인 투자자들을 모객한 다음,서비스를 이용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정보를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자에게 판매해 수익을 창출해요.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정보를 제3자 기업에 판매하는 형태로 이익을 얻는 구조죠. 결과적으로 로빈후드가 개인투자자를 자신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요.  개인 투자자는 주식 시장에서 가장 약자예요. 기업에 대한 정보도 없고, 차트 분석 능력도 없어요. 그러다 보니 ‘개미 털기’란 말이 나올 정도로 시장의 희생양이 되기도 하고, 또 아무 정보 없이 악재가 있는 기업에 투자했다가 고점에서 물려서 몇 년 동안이나 고생하기도 해요. 그런데 로빈후드는 그런 개인 투자자들의 정보를 제3자 기업에 제공해 그들이 매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요. 제3자 기업은 개인 투자자들의 흐름을 보고 더욱 쉽게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되죠. 로빈후드는 가난한 서민들을 위해 부자들의 금고를 털어서 사회적 평등을 실천한 의적의 상징이지만, 같은 이름을 쓰면서도 매우 다른 행보를 걷고 있는 겁니다. 겉으로는 금융을 잘 모르는 서민의 금융 거래를 쉽게 만들어준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서민들의 금융 정보를 이용해서 자신과 증권사의 배를 불리고 있어요.    게다가 고빈도·고위험 매매를 장려한다고요.   수익 모델이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고위험·고빈도 매매를 장려하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어요. 다른 증권사의 모바일 거래 플랫폼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쉽고 직관적인 디자인은 로빈후드의 장점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주식 거래를 지나치게 게임처럼 가볍게 인식하게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어요. 실제로 로빈후드를 하다 보면 주식 거래보다는 도박장에 더 가까운 디자인 요소들이 많아요. 예를 들면 주식 개장 시간에 맞춰 울리는 종소리, 매매 체결 시에 나타나는 축하 메시지, 초록색과 빨간색의 강렬한 색채 사용 등이요. 또 그 날의 급등주, 급락주를 눈에 띄게 배치하기 때문에 투자가 아닌 매매를 장려하는 듯한 환경을 조성해요. 게다가 옵션이나 마진 거래 등의 고위험 매매를 매우 쉽게 할 수 있도록 장벽을 낮춰놔서, 초보 투자자가 섣부르게 도전했다가 피눈물을 흘리는 사태가 많이 발생해요.   고빈도 매매를 하는 데일리 무버(데일리 트레이더)에게 유용할 만한 당일 급등·급락 주식을 모아서 보여주고 있다. [사진 정혜령, 로빈후드] 미국 주식 커뮤니티인 ‘레딧’에서 고위험 투자자들이 모여있는 ‘월스트릿벳츠’ 채널에 올라온 로빈후드 사용자의 손실 인증이다. 로빈후드를 통해 파생상품 매매를 했다가 1만6000달러(약 1880만원)가 넘는 손실을 보게 될 위험에 처했다는 내용이다. [사진 정혜령, 레딧]   로빈후드의 이면을 언제 가장 극명하게 느꼈나요.   올해 초 ‘게임스탑’ 주식 매매 중단 사건을 통해서 이들의 민낯을 생생하게 느꼈어요. 게임스탑은 MZ세대 미국인들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기업이에요. 최근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기업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그런데 헤지펀드나 대형 증권사들이 과도하게 공매도를 진행했고, 이를 미국 주식 커뮤니티 레딧의 한 투자자가 분석해서 공유하면서 많은 개인 투자자가 분노하며 게임스탑 주식을 매수했어요. 공매도를 한 기관들이 눈에 띄게 당황할 정도로 게임스탑 주식을 매수하고 인증하는 일이 밈처럼 번졌고, 게임스탑 주가는 천정부지로 올라갔죠. 개인 투자자가 처음으로 월가의 기관에 맞서 승리를 거두는 위대한 순간인 것처럼 보였어요.   그런데 로빈후드가 게임스탑 주식 거래를 막았어요. 이때 저는 로빈후드에 크게 실망했어요. 게임스탑 주식 매매 중단 사건이 벌어졌을 때, 저 역시 조금이라도 개인 투자자의 승리에 도움이 되고자 소액이지만 게임스탑 주식을 매수한 상태였어요. 그런데 개장을 앞두고 갑자기 로빈후드 사용자들이 주식 거래가 안 된다며 글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다들 ‘설마 그럴리가’하며 믿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정말 로빈후드를 통한 게임스탑 주식 거래는 중단됐죠. 그 결과 상당량의 공매도 거래가 상환되었고 게임스탑 주가는 추락했어요. 저는 그때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를 상당 부분 잃게 되었어요. 결국 개인 투자자는 어떤 수를 써도 기관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제는 웬만하면 개별 주식은 매수하지 않는 방향으로 투자하고 있어요.     그럼 지금은 사용하지 않나요.   사용은 해요. 단 주식 매매는 국내 증권사 앱을 사용하면서, 로빈후드를 통해 시장 상황이나 개별 주식의 주가, 혹은 암호화폐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있어요. 실망감도 컸고, 또 한국에 돌아온 뒤 접속은 할 수 있지만 미국 영주권·시민권이 없어 해외에서 미국 주식 거래를 할 수 없거든요.    사용 후 만족도는요.   주신관련 정보 제공 측면에서는 10점 만점에 7점을 주고 싶습니다. 로빈후드만큼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해서 만든 서비스를 아직 보지 못했어요. 이곳을 통해 처음으로 주식 투자가 제가 이해할 수 있는 범주 내에 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요. 그 후로는 활발하게 주식 매매를 하면서 때로는 잃고 때로는 얻기도 하면서 점점 나름의 주식투자 방식을 찾아 나갈 수 있게 되었죠.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사용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데요. 장점은 무엇이죠. 직접 주식 분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해요. 이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게 되는 핵심 원동력이 바로 여기에서 나옵니다. 내가 정말 필요하고 원하는 정보만 모아서 볼 수 있게 도와주거든요. 제가 알기로 오직 이곳에서만 사용자가 직접 관심 종목을 선택해서 제가 원하는 형태로 분류하고 이를 업데이트할 수 있습니다. 지속해서 주식 종목을 모니터링하면서 어느 시점에 투자하면 좋을지 판단해야 하는 주식 투자자들에게 필수적인 기능이죠.  직접 만들어서 관리하는 주식 종목 리스트다. 암호화폐와 현재 투자 중인 종목, 특별히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종목, 예전에 투자했다가 지금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종목, 약간의 관심을 가진 종목 이렇게 5개의 목록을 만들었고, 아이콘도 직접 선택했다. [사진 정혜령, 로빈후드] 처음으로 주식을 시작한 개인투자자라면 상위 인기 종목 100개를 보면서 시작하면 돼요. 저 역시도 이 목록을 보면서 처음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어요. 어느 정도 주식에 대해 공부가 된 상태라서 투자를 원하는 분야가 있다면 기술주, 에너지주, 소비재주 등 다양한 분야의 주식을 묶어서 보여줘요. 그 외에도 상장주, 중국주식, ETF 등 주식의 특정한 상황에 따라서도 분류해서 보여줘요. 단기적인 차익 실현을 원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매일 상승과 하락 폭이 큰 종목들을 보여주기도 해요.  또 다른 장점은 그래프와 색채예요. 특히 그래프는 로빈후드의 시작과 끝입니다. 주가는 물론이고 내 자산 상황까지도 그래프를 통해 보여주는데, 약간 과장하자면 숫자를 읽을 줄 모르더라도 그래프만 보고서 내가 잘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어요. 주식 투자의 기본처럼 여겨지는 캔들 차트 대신 선 그래프를 사용해 5분 단위로 해당 시점의 주가를 선으로 연결해 보여줘요. 현재 시점에서 아직 확정되지 않은 주가는 선이 움직이고 점이 깜빡거리면서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이 그대로 보여요. 그래프 색상도 전일 종가 대비 상승이면 초록색, 하락이면 빨간색으로 변화합니다. 한국 주식 시장과는 반대죠.     국내 주식 거래 서비스와 비교한다면 어떤가요.   안타깝게도 로빈후드에 비교하면 국내의 주식 매매 관련 서비스는 사용자 편의성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에요. 오죽하면 제가 아직 로빈후드를 병행해서 사용하고 있겠어요.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 앱의 경우, 주식 매매를 하려면 어떤 메뉴에 들어가서 어떤 주식 종목에 투자하고 싶은지를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찾아야만 해요. 주식 종목을 검색하면 호가 및 주문 현황이 먼저 보이기 때문에 주가 추세를 한눈에 파악하기가 어려워요. 주가 차트 화면이 숨겨져 있어서 저도 이곳저곳을 눌러 보고 나서야 겨우 발견할 수 있었어요. 차트는 캔들 차트, 5일선·20일·60일선·120일선과 거래량이 함께 표시되기 때문에 차트를 보는 방법을 알아야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요.   국내 한 증권사의 앱 화면. 종목을 검색하면 호가 및 주문 현황이 먼저 보인다. 차트는 한 단계 더 들어가야 볼 수 있는데, 로빈후드가 첫 화면부터 이 주식이 어떤 흐름을 타고 있는지 주가 변동 상황을 직관적으로 알기 힘들다. [사진 정혜령]   국내에도 사용성을 중시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던데요. 최근 사용성에 집중한 서비스들이 보여요. MZ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토스 증권’이 대표적이라 생각해요. 먼저 로빈후드와 유사하게 다양한 주식 분류를 제공해요. ‘구매 Top 100’ ‘수익률 Top 100’ 등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한 분류도 있고, ‘만원으로 가능한 주식’ ‘5만원으로 가능한 주식’ ‘비싼 주식’ 등 주가를 활용한 분류도 있어요. 주가 현황을 캔들 차트가 아닌 선 그래프로 보여주고, 전일 종가 대비 상승인 경우 붉은색, 하락인 경우 푸른색으로 표기하는 점도 로빈후드와 유사해요.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로빈후드보다 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의 줄임말로 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된 것 같은 두려움)을 부추기기도 해요. 예를 들어 ‘만약 1달 전에 알았더라면’이라는 목록을 통해 1달 전에 특정 분야에 투자했을 경우에 현재 수익률이 얼마나 됐을지를 보여주거든요. 예를 들어 제가 한 달 전에 스마트폰 MLCC 제조사 주식에 투자했다면 현재까지의 기대수익률이 20%였을 거라고 친절하게 알려줘요. 이걸 보는 순간 저의 처참한 주식 계좌가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가면서 ‘그동안 뭐 했나’하는 자괴감에 빠지게 될 수 있어요.   토스 증권의 개별종목 주가 그래프. 로빈후드와 유사하게 선 그래프이고, 전일 대비 상승했으면 붉은색, 하락했으면 푸른색으로 표시한다. [사진 정혜령, 토스 증권] 토스 증권의 ‘만일 1달 전에 알았더라면’ 항목을 통해 만일 한 달 전에 스마트폰 MLCC 제조사 주식에 투자했다면 현재까지의 기대수익률이 20%였을 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 정혜령, 토스 증권]   다시 로빈후드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들이 제공하는 주식 시장 정보는 해외 주식 투자자라면 열람할만해 보여요. 한국의 MZ세대 주식 투자자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안타깝게도 국내에서 로빈후드 서비스를 이용하기는 쉽지 않아요. 로빈후드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미국 사회보장번호와 미국 내 거주지 주소가 있어야 하거든요. 국내에선 최근에 생긴 ‘로빈후드 스낵스’ 서비스를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웹사이트에서 이메일 주소만으로 신청해, 주식시장과 관련된 소식을 이메일로 바로 받아볼 수 있는 뉴스레터랍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2000만 명 이상의 미국 개인투자자가 이용하는 로빈후드에서 제공하는 정보이니 미국 주식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라면 이용해볼 만한 서비스라고 생각됩니다.

    2021.10.23 17:00

  • [민지리뷰] ‘겨우’ 25분을 ‘대단한’ 25분으로 바꾸는 경험, 해보실래요

    [민지리뷰] ‘겨우’ 25분을 ‘대단한’ 25분으로 바꾸는 경험, 해보실래요

      ■  「 민지리뷰는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루틴 앱에 이어, 시간 관리를 도와주는 생산성 관리 툴이 MZ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단 25분 간 집중하는 ‘뽀모도로 테크닉’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포커스 투 두’ 서비스는 이 분야의 최강자다. 25분간 내가 할 일에 집중한 뒤 달콤한 휴식 5분을 즐기는 방식으로 한 가지 일에 집중력을 높여주는 프로그램이다. ‘겨우 25분?’이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한 번 경험해본다면 ‘대단한 25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 관리 툴, '포커스 투 두' 확장 프로그램에서 작업을 시작하면 나오는 빨간색 타이머. 처음에는 줄어드는 시간을 보려고 자주 확인했지만, 이젠 25분이 끝날 때까지 타이머를 아예 확인하지 않도록 습관을 들이고 있다. 사진 최혜리, 포커스 투 두 캡처.   어떤 서비스인가요. ‘뽀모도로 테크닉’이란 이야기 들어본 적 있나요. 1980년대 후반 프란체스코 시릴로란 사람이 제안한 시간 관리법이에요. 25분 동안 집중해서 일한 뒤에 5분간 쉬는 걸 반복하는 방법입니다. 이 뽀모도로 테크닉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오늘 소개할 ‘포커스 투 두(Focus To-Do)’예요. 포커스 투 두는 생산성을 높여주는 시간 관리 툴이에요. 할 일은 많은 데 집중이 안 되고 시간만 흘러갈 때 포커스 투 두를 사용 합니다. 자동으로 25분이란 시간이 설정되는데 그 시간 안에 내가 정해 놓은 일을 집중해서 할 수 있어요.    재미있네요. 앱으로 이용할 수 있나요.   포커스 투 두는 PC 버전의 확장 프로그램과 스마트폰용 앱이 있어요. 둘 다 기능은 같지만 작업 환경과 작업물에 따라 골라 사용하면 좋아요. 저 같은 경우는 회사에서 업무를 볼 때나 제 노트북을 사용할 때는 확장 프로그램을 사용해요. 작업에 집중하려면 컴퓨터 화면만 봐야 하는데, 이때 앱을 사용하면 남은 시간을 확인하려고 폰을 다시 찾아서 봐야 해요. 이때 흐름이 깨지더군요. 하지만 확장 프로그램을 쓰면 상태 표시바의 남은 시간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요. 남은 시간 대비 작업량을 체크하면서 작업 능률을 높일 수 있어요. 반대로 PC를 사용하지 않는 일을 할 때는 포커스 투 두 앱으로 시간을 관리해요. 대신 폰은 무음모드로 해두죠.    이 서비스가 가진 가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긍정적으로 나를 변화시키는 점이요. 작더라도 확실한 나만의 성공 경험이 있는 사람은 사고방식이 점점 달라져요. 나의 한계를 규정짓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내가 노력만 하면 나의 모든 걸 바뀔 수 있다는 사고방식으로요. 이런 사람은 일의 실패를 나 자신의 실패로 연결 짓지 않아요. 객관적으로 일과 나를 분리해서 바라볼 수 있거든요. 모베러웍스의 『프리워커스』에 보면 이런 글귀가 나와요. ‘부디 가벼움을 잃지 말고, 부담감은 가능한 한 내려두길.’ 포커스 투 두는 바로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을 꿈꾸도록 도와준 생산성 툴이에요.    민지크루 리뷰를 쓰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포커스 투 두 확장 프로그램의 화면. 글 한 편을 쓰기 위해 25분간 할 수 있는 일의 목록을 나눠 놓았다. 사진 최혜리, 포커스 투 두 캡처.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요. 저는 아침에 출근하거나, 점심 후 오후 업무 시작 전에 바로 일에 들어가지 않아요. 해야 할 일들을 노션에 적어놓고, 시간을 분배해서 오늘 할 수 있는 양의 범위를 정하죠. 할 수 있는 양이 정해지면, 그 작업을 25분 이내에 끝낼 수 있는 범위에 맞게 나눠요.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할 때 포커스 투 두 확장 프로그램을 켭니다. 프로그램 안에 먼저 프로젝트를 작성하고, 프로젝트를 끝내기 위해 필요한 작업을 쭉 넣어놓아요. 그리고 작업마다 반복할 ‘뽀모도로(집중하는 25분)’의 개수를 적어놓습니다. 25분씩 집중해서 작업을 진행하고 5분간 쉬는 과정을 반복해요. 작업이 아주 잘 될 때면, 쉬어야 하는 5분에도 5분을 꽉 채워서 작업을 진행하기도 해요.   다른 기능은 없나요. 최근 앱에서는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여러 기능이 추가되었어요. 먼저, 핸드폰을 뒤집어야지 25분 타이머가 작동되는 기능이 있는데요, 경험상 타이머 시간 확인을 하다 자연스레 휴대폰 속 다른 앱을 열게 되더라고요. 이 점에 착안해 업그레이드한 기능인 것 같아요. 핸드폰 화면을 뒤집으면 바로 진동이 울리면서 10초 안에 다시 뒤집지 않으면 타이머 자체가 꺼져요. 25분이 채 되지 않았을 때 남은 시간을 잠깐 체크할 수 있게만 한 거죠. 백색 소음이라고 알려진 화이트 노이즈 기능도 있어요. 모닥불 타는 소리, 도서관 소리, 귀뚜라미 소리처럼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는데 퀄리티가 꽤 놓아요. 작업할 때 낮게 노래를 틀어놓는데, 이 기능을 쓰면 노래를 고르는 시간까지 아껴줘서 효율적이에요.   PC로 작업을 시작하면 타이머 창을 띄워두고 작업을 진행한다. 이 화면을 보면 작업 이외의 다른 행동은 자제하게 된다. 사진 최혜리, 포커스 투 두 캡처.   생산성 툴이 많을 텐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사실 전 노션(Notion)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노션은 시간 관리를 해주지는 않아요. 시간 관리에 가장 적합한 툴은 포커스 투 두라고 생각합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서 가장 효과적인 결과물을 끌어내는 생산성 툴은 포커스 투 두 가 유일무이하지 않을까요.   생산성을 높여주는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뭘까요. 뽀모도로 테크닉을 시작하고 싶을 때 바로 할 수 있도록 간편해야 해요. 핵심 기능에 도달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화면이나 단계가 많으면 안 돼요. 아직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광고나 결제 유도가 나오면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금방 무너져요. 그래서 서비스가 가진 핵심 기능에 바로 접근할 수 있는지를 비교해서 고르는 편입니다. 그래야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게 되더라고요.     사용해 보고 느낀 장점은 무엇인가요. 조작이 쉽고, 확장 프로그램과 앱의 연동이 잘 되어 있고, 기능의 90% 이상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에요. 그중 연동 부분은 최고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구글 확장 프로그램과 앱이 연동돼요. 보통 저는 포커스 투 두 앱으로 뽀모도로를 구상하고, 실제 타이머 클릭은 웹으로 진행해요. 뽀모도로를 이용할 동안은 작업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앱으로 타이머를 켜두면 시간 확인하려고 휴대폰을 보게 되더라고요. 오히려 집중력도 떨어지고요. 그래서 구글 확장 프로그램 포커스 투 두로 타이머를 켜두고, 개인적인 연락이나 SNS를 모두 꺼놓고 사용해요.   사용 만족도를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준다면요. 10점 만점이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도와준 서비스라 만족하지 않을 수 없어요. 회사 업무를 효율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포커스 투 두를 시작했지만, 현재는 회사 업무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이용하고 있어요. 스스로 컨트롤하면서 일을 차근차근 끝내는 모습이 무척 뿌듯해요. 회사에서 매주 뉴스레터 기획과 디자인을 모두 맡고 있다보니, 작업 속도가 느려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노력한 것에 비해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다 보니 꾸준히 고민도 되었고요. 이때 포커스 투 두를 실행하고 해야 할 일을 상세히 적기 시작했어요. 25분 단위로 할 수 있게 최대한 일을 작게 쪼개서 뽀모도로 타이머의 시작을 눌렀어요. 그렇게 몇 번 반복하니 일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5분의 휴식시간도 뛰어넘어서 일에 집중하는 모습이 낯설면서도 신기했어요. 그 결과가 뉴스레터 구성도 만족스럽게 나왔고, 뉴스레터 제작에 들어가는 수고도 50% 이상 줄일 수 있었어요. 스스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경험을 한 후 뽀모도로는 집중을 위한 원픽 툴이 되었어요.   포커스 투 두의 사용자들이 남긴 평가와 리뷰들. 사용자들 시간 관리를 성공하도록 도와준다는 부분에서 모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 최혜리, 포커스 투 두 캡처. 뽀모도로 타이머 크리에이터를 칭찬한다면요. 대부분 기능을 무료로 제공해준다는 점이 놀라워요. 사실 처음 포커스 투 두를 사용했을 때 로그인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새로운 기능을 써보려면 프리미엄 결제를 해야 하고, 수행한 뽀모도로를 쌓아두려면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죠. 기능의 90%를 무료로 사용해볼 수 있도록 오픈한 결정이 대단하게 느껴졌어요. 수익 보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뽀모도로 테크닉을 사용하고 시간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길 바라는 것 같아요.   프리미엄 결제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 90%의 기능은 무료예요. 프리미엄 결제는 3개월에 4,900원, 무제한은 15,000원이에요. 프리미엄으로 업데이트하면, 무제한 프로젝트와 상세 통계 기능이 추가로 제공됩니다.   더 잘 이용하는 나만의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뽀모도로 테크닉은 기본 25분으로 정해져 있어요. 다만 뽀모도로 테크닉에 익숙하지 않거나 25분이 짧게 느껴진다면 포커스 투 두에서 시간을 조절하면 됩니다. 저는 30분, 40분으로 1뽀모의 시간을 조정하면서 내가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을 찾아가고 있어요. 만약 처음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25분이 길게 느껴져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그렇다면 과감히 15분으로 줄여서 정해 놓은 일을 끝내보세요. 이런 성공 경험부터 쌓아야지 자신감도 붙고 더 자주 이용하게 될 거예요. 기본적인 뽀모도로 테크닉은 25분, 쉬는 시간은 5분으로 세팅되어 있지만 원하면 언제든지 조정할 수 있다. 나도 처음에는 집중하는 시간을 15분으로 설정했다. 여러번 반복해보면서 15분에서 20분으로, 25분으로 늘려나갔다. 사진 최혜리, 포커스 투 두 캡처.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바뀐 게 있나요. 하고 싶은 일들을 마구 적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일만 적어요. 일을 오랜 시간을 들여서 하는 것보다, 짧고 굵게 몰입해서 완벽하게 끝내려고 해요. 제가 25분이라는 시간 동안 얼마나 작업할 수 있는지 알게 되니, 요즘은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분배해야 할지 명확하게 알 것 같아요.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지금 내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포커스 투 두를 통해 뽀모도로 테크닉을 경험해봤으면 해요. 더는 작업물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 머리 싸매지 마세요. 여러분 모두 짧은 시간에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어요. 포커스 투 두와 함께 라면, 나도 몰랐던 적극적이고 성실한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2021.10.19 12:00

  • [민지리뷰] 코로나 블루로 힘들다면 자연에서 온 향기 한 방울을

    [민지리뷰] 코로나 블루로 힘들다면 자연에서 온 향기 한 방울을

      ■  「 민지리뷰는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스트레스로 찌든 일상에서 지금 당장 탈출하고 싶을 때가 있다. 나는 그런 순간 에센셜 오일 한 방울을 떨어뜨린다.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면 폐 깊숙한 곳에서부터 끝도 없이 펼쳐진 라벤더 꽃밭이, 수만 송이 장미가 만발한 장미 정원이 펼쳐진다. 온 자연의 기운을 끌어모은 에센셜 오일이 가진 힘 덕분이다. 이 작은 한 방울에는 코로나 블루로 높아진 우울감을 덜어줄 묘안도 담겼다. 나처럼 전문 아로마테라피스트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마음을 다스리는 홈 테라피를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아로마 버너에 30mL 정도 물을 넣고 좋아하는 에센셜 오일을 한 두방울을 떨어뜨린 뒤 초를 켜면 방안 가득 은은하게 향이 퍼진다. [사진 임승현]   아로마테라피는 잘 알아도, 에센셜 오일은 생소한 사람이 많아요. 에센셜 오일은 시중에서 아로마오일 혹은 천연오일이나 아로마정유란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어요. 아로마테라피의 기본이 되는 에센셜 오일은 식물에서 추출한 향기 물질이에요. 최근에 코로나 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에센셜 오일을 셀프로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홈 테라피가 유행하면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에서도 많이 볼 수 있게 됐고요. 다만 순수한 에센셜 오일을 사려면 아로마테라피 전문 브랜드의 오일을 선택하는 게 좋아요.   왜 꽂히게 됐나요. 평소 주변에서 ‘개코’란 말을 종종 들을 정도로 향에 민감한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자연스레 향기를 다루는 일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부모님이 유기농에 관심이 많았던 것도 한몫했고요. 어릴 적부터 ‘천연화장품’과 ‘천연비누’ 등을 썼는데 그때 어렴풋이 ‘아로마테라피'란 말을 들었어요. 제가 사용하는 화장품에서 발향하는 ‘천연의 향'이 바로 에센 셜오일이었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죠. 좀 더 본격적으로 에센셜 오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5년 전 조향을 배우면서부터에요. 조향 수업을 하면서 정말 다양한 향료를 접할 수 있었어요. 수업 내용 중에 한 가지 꽃을 정한 후 그 꽃의 향을 만드는 교육과정이 있었어요. 장미의 향기와 유사하게 향료로 만든 것과 장미 꽃잎에서 추출한 앱솔루트의 향기를 비교해서 시향을 해보았어요. 그때부터 에센셜 오일의 향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이것을 소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코로나 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많은 사람이 집안 꾸미기에 관심을 갖게 된것 같아요. 에센셜 오일을 잘 이용하면 집안의 분위기를 확실하게 바꿀 수 있어요. 향기 인테리어라고 하죠. 0.5g도 안 되는 적은 양으로 집안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으니 얼마나 효과적인 방법이겠어요. 또 코로나 블루로 우울감이 높아진 사람들에게 지금 너무나 필요한 것이기도 해요.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안정감을 높여주는 에센셜 오일을 발향할 수 있거든요. 무엇보다 저의 라이프스타일에 어우러질 수 있었던 것은 인위적으로 만든 향이 아니란 점에서였어요. 자연에 뿌리를 내린 삶을 동경하는 사람이라면 식물에서 추출한 향에 만족하실 거라 생각해요. 에센셜 오일을 블랜딩하기 위해 직접 만든 오르간(거치대)에 에센셜 오일이 놓여있다. [사진 임승현]   좋은 에센셜 오일을 고르는 포인트가 있을까요. 단순히 향기를 즐기는 것을 넘어 아로마테라피 효과를 얻고 싶다면 꼭 순수한 에센셜 오일을 사용하세요. 간혹 에센셜 오일이라고 판매하지만 막상 향을 맡아보면 합성 향료와 섞이거나 계면활성제 혹은 값싼 오일, 알코올 등을 섞은 제품이 있어요. 이런 제품은 아로마테라피 효과가 전혀 없어요. 살 때 반드시 식물의 학명, 추출 부위나 원산지 등이 적혀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원산지에 따라 향의 차이가 크기도 하답니다. 예를 들어 로즈마리의 원산지에 따라 주요 화학성분이 달라져요. 구성하는 화학성분에 따라 아로마테라피 효과도 다르죠. 또 다른 예로 멸종위기종인 샌달우드는 원산지가 인도네시아인지, 호주인지에 따라 미세하게 향이 달라요. 또 햇빛을 받으면 쉽게 산화되니 꼭 차광 유리병에 들어있는 오일을 구매해야 해요. 가끔 잘못된 병에 담으면 뚜껑이 녹아 있는 경우도 있으니 꼼꼼히 살펴보세요.   어떤 부분을 살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아무래도 아로마테라피스트가 운영하는 곳의 제품을 구매하는 방법이 안전하겠죠? 우리나라 브랜드 중에는 아로마티카, 영국 아로마테라피스트 로버트 티저랜드가 운영하는 ‘티저랜드 아로마테라피', 호주 아로마테라피스트 살바토레가 론칭한 ‘퍼팩트 포션' 등이 있겠네요.   또한 자연에서 유래했으니 전혀 무해하고 알레르기 반응이 없는 건 아니에요. 개인의 상태에 따라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니 에센셜 오일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팔꿈치 안쪽에 패치테스트를 해보는 것을 권해드려요.     어떻게 쓰나요. 에센셜 오일은 보통 10㎖ 용량으로 판매됩니다. 워낙 고농축이라 10㎖만으로도 충분히 오랜 시간 즐길 수 있어요. 매일 같은 오일을 사용하지 않다 보니 내 경우는 2년째 사용 중인 오일도 꽤 많아요. 같은 오일을 매일 2방울씩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약 6개월은 정도 사용할 수 있어요. 아로마 버너가 있다면 따뜻한 물에 에센셜 오일 3방울 정도를 떨어뜨려서 사용해보세요. 방안 가득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방의 공기를 바꿔줍니다.   물 100㎖ 정도에 에센셜 오일 2~3방울 정도를 떨어뜨려 스프레이에 넣고 흔든 다음 드레싱룸이나 신발장에 뿌려주면 살균 효과와 함께 방향 효과도 누릴 수 있어요. 아로마스톤에 한두 방울 떨어뜨려 차에 두면 방향제 대신 사용할 수도 있어요. 가장 자주 사용하는 에센셜 오일들이다. 구매한 회사와 업체가 모두 다르다. [사진 임승현]   올바른 보관법은요. 에센셜 오일은 빛과 공기에 자주 노출될수록 산화 속도가 빨라져요. 그러므로 꼭 자외선이 차단되는 짙은 색깔의 유리병에 든 채 보관해야 해요. 대부분 실온에서 보관하면 무방하지만 너무 더운 여름에 실내온도가 30도 이상 올라간다면,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병을 오픈한 후에는 그 병에 오픈 날짜를 적어두는 것도 사용기한을 확인하기 위한 좋은 팁이 될 수 있겠네요.     가격이 비싸다고 알고 있어요. 맞아요. 브랜드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유럽의 A브랜드의 5㎖ 용량의 불가리안 로즈 에센셜오일은 무려 약 65만원 가까이해요. 1000kg의 장미꽃잎에서 1kg의 에센셜오일을 추출된다니 비쌀 만하죠. 그렇다고 모든 에센셜 오일이 손 떨리는 가격은 아니에요. 제가 자주 사용하는 에센셜 오일 중에 맡기 좋으면서 아로마테라피 효과도 무난한 오일로 라벤더나 스위트 오렌지, 유칼립투스, 로즈마리 등은 가격이 착해요. 10㎖ 기준으로 1만원대 후반에서 2만원대 초반이면 충분히 좋은 에센셜오일을 구매할 수 있어요. 심지어 합성 향으로 만들어진 디퓨저보다도 저렴해요.     에센셜 오일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을까요. 가장 흔한 경우가 에센셜 오일을 바로 피부에 바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마치 향수처럼 손목이나 귀밑에 톡톡 떨어뜨리는 분들도 있는데, 직접적인 접촉은 피하는 게 좋아요. 에센셜 오일은 다량의 식물에서 추출한 고농축 오일이기 때문이에요. 피부에 바르려면 호호바오일이나 크림 등에 희석해 사용하시는 걸 권해요.   수증기 증류를 통해서 향을 흡입할 때는 눈의 점막에 자극이 될 수 있으니 되도록 두 눈을 감고 향을 음미해주세요. 잘못하다간 몇 분 동안 눈물을 쏟을 수도 있어요. 알코올에 오일을 한 방울씩 넣고 분무기에 담으면 나만의 룸스프레이가 된다. [사진 임승현]   아로마테라피스트로서 상황별로 추천하는 향이 있을까요. 아침에는 페퍼민트와 로즈마리 오일을 써보세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요가로 하루를 시작해요. 이때 아로마 버너에 페퍼민트와 로즈마리 에센셜 오일을 1~2방울씩 블랜딩해 곁에 둡니다. 페퍼민트의 멘톨 성분과 로즈마리의 1.8시네올 성분이 졸린 눈을 뜨게 도와줘요. 잠이 깨면서 스트레칭을 할 때 숨이 시원하게 쉬어지게 해줘요. 활기찬 아침을 여는 잘 어울리는 조합이에요. 날씨가 서늘해지는 가을에는 라벤더와 패출리 에센셜 오일을 한 방울씩 블랜딩해서 사용해보세요. 소이캔들에 한 방울 씩 떨어뜨려서 사용하면 방안에 가을이 펼쳐져요. 몸의 긴장이 풀리고 스트레스도 사라지죠. 머릿속에 번잡스러운 생각이 사라지면서 차분하게 만들어 주거든요. 늦은 저녁에 사용하면 꿀잠을 부르는 천연 수면제 역할을 해요. 코로나 블루로 우울감이 엄습하는 이런 시기에는 제라늄과 버가못을 함께 사용해보는 것도 좋아요. 제라늄 한 방울에 버가못 두 방울 정도를 알코올에 섞어서 공기 중에 분사해주면 기분이 날아갈 듯 화사해져요.   요즘은 여러 향을 섞어 복합적인 향을 내는 게 트렌드잖아요. 한 가지 향을 계속 맡으면 지겨워지기도 하고요. 이럴 땐 어떻게 하면 될까요.  단일 에센셜 오일을 여러 종류 사서 나만의 블랜딩 오일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두 가지에서 최대 세 가지 정도의 향을 조합해 보세요. 아로마테라피에 대해 잘 몰라도 가능한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유칼립투스와 로즈마리, 레몬과 그레이프 푸릇처럼 유사한 향끼리 함께 블랜딩해보세요. 가벼운 향부터 무거운 향으로 한 가지씩 조합해볼 수도 있어요. 차광 유리병에 세 가지 정도의 오일을 원하는 비율에 따라 블랜딩해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한두 방울 씩 떨어뜨려 쓰는 거예요. 나만의 블랜딩 오일을 만드는 거죠.   이렇게 미리 만들어두면 시간이 지날수록 에센셜 오일끼리 서로 어우러지면서 향도 더 그윽해집니다. 하지만 게으르기도 하고, 매번 나에게 필요한 향기가 달라지다 보니, 미리 소분해서 블랜딩하기보다 각각의 에센셜 오일을 아로마 워머에 한두 방울씩 떨어뜨려 사용하게 되네요.  포도씨 오일 같은 캐리어오일이나 배스 솔트에 희석해서 족욕할 때 쓰기도 하고요. 요즘은 아로마테라피의 효능별로 블랜딩된 에센셜 오일 제품을 판매하는 아로마테라피 전문 샵도 많아요. 아로마티카에서는 ‘시너지 오일’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에센셜오일을 블랜딩해서 판매해요.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코로나 19로 어느 때보다 건강에 관심이 높아진 요즘,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독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해요. 상큼한 레몬 향이나 달콤한 오렌지 향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지 않나요. 향기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 감정을 풍성하게 채워주는 강한 힘이 있어요. 앞이 보이지 않는 혼란한 상황에서 기분을 끌어 올려주고 마음을 보듬어 주는 자연의 향기, 한 방울의 에센셜 오일에 담겨 있답니다. 나의 감정과 호흡에 자연에서 유래한 건강함을 채워보시길 바래요.

    2021.10.12 12:00

  • [민지리뷰] 빛과 소리의 폭포… 황홀했던 제주의 미디어아트 여행

    [민지리뷰] 빛과 소리의 폭포… 황홀했던 제주의 미디어아트 여행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세상의 힙한 것들을 리뷰합니다.   」  아르떼뮤지엄 제주의 워터폴. [사진 아르떼뮤지엄] 원래는 스피커를 만드는 공장이었다. 공장의 기계를 비워내고 빛과 소리의 미디어아트로 채워 넣어 웅장한 스케일로 제주 여행 핫플로 떠오르고 있다. ‘아르떼뮤지엄 제주’ 이야기다. 8m 높이에서 초현실적으로 쏟아지는 폭포와 서양미술사 속 거장들의 작품으로 피어나는 정원, 별빛의 흐름을 따라 우주의 신비를 만나는 공간까지! 카메라 속 인생 사진을 가득 남기고 올 수 있는 아르떼뮤지엄 제주를 소개한다. 사진을 찍어 줄 누군가가 없다면 가방 안에 셀카봉 하나쯤 준비해야 할 것. 제주여행에서 한 코스로 방문했지만, 이곳에 가고 싶어 다시 제주행 비행기에 오르고 싶을 만큼 홀딱 반해버렸다.   어떤 곳인가요. 제주 애월읍에 있는 국내 최대 미디어아트 전시관입니다. 디자인 컴퍼니 ‘디스트릭트’가 선보이는 몰입형 전시관이에요. 디스트릭트는 코엑스 삼성 외벽에 ‘웨이브(Wave)’란 미디어아트 작품을 내걸면서 이름을 알렸어요. 제주에 ‘영원한 자연’이란 주제로 뮤지엄의 문을 열면서 디스트릭트의 손길로 미디어아트를 구현했어요.   원래 이곳은 스피커를 만들던 공장이었다고 해요. 규모가 4628㎡(약 1400평)인데, 규모가 얼마나 웅장한지 몰라요. 그 안을 빛과 소리로 구성한 미디어아트로 채워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여행할 때마다 현지 전시회를 찾아가는 편인데, 지난 5월 제주 여행 중에 방문했어요. 다음에 전시가 바뀌면 꼭 다시 가고 싶어요.   이곳에 관심 갖게 된 이유가 있나요. 인스타그램 피드에 제주 아르떼뮤지엄 사진이 올라오더라고요. 미디어아트 중 미디어폭포 사진이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사진을 뚫고 나오는 미디어폭포의 웅장함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현장에 가보니 ‘워터폴(Waterfall)’관에서 이 폭포를 만날 수 있었어요. 다양한 물성을 담아내는 폭포가 8m 높이에서 초현실적으로 쏟아지는 모습이 14각 거울을 통해 보이는데 웅장함의 최고봉이었던 것 같아요. 그림 속으로 들어와 있는 착각을 들게 하는 '가든'. [사진 아르떼뮤지엄] 가든 공간은 내가 아르떼뮤지엄 관람 중 가장 오랜 시간 머문 곳이다. 고흐·클림트·모네 등 좋아하는 작가의 대표작을 음악과 같이 감상하는 시간은 특별했다. [사진 심규원]   전시에 대해 궁금해지네요.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여러 가지 테마를 통해 미디어아트가 무엇인지 재미있게 즐겨볼 수 있게 꾸며놓았어요. 공간은 ‘워터폴(Waterfall)’ ‘플라워(Flower)’ ‘비치(Beach)’ ‘가든(Garden)’ ‘웨이브(Wave)’ ‘스타(Star)’ ‘문(Moon)’ ‘정글(Jungle)’ 등 모두 10개의 테마로 구성돼 있어요. 워터폴은 강하면서도 유연한 신비로운 8m의 메탈 폭포의 미디어아트로 공간에 압도되는 걸 느껴볼 수 있고, 플라워는 기다림 후 만나는 빛나는 생명력을 표현했어요. 가든은 명화를 담은 빛의 정원이에요. 거장들의 대표작과 제주 명소를 미디어아트로 감상하며 산책할 수 있어요. 웨이브는 초대형 파도가 관람자를 집어삼킬 듯 쏟아지는 ‘아나몰픽 기법’이 실감 나는 공간입니다. 정글은 관람자를 아프리카의 열대우림 속으로 초대해요. 트로피컬한 색채와 코끼리, 얼룩말 등 야생동물을 느껴볼 수 있어요.   전시 중 인상 깊었던 곳은요. 가든이요. 초대형 미디어아트로 빛의 정원을 표현해 놓은 작품이었어요. 아름다운 빛과 소리의 예술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즐길 수 있는 테마관이었어요.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음악과 함께 보고 들을 수 있어 인상 깊었어요. 르네상스부터 상징주의까지 서양미술사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 특히 좋아하는 고흐·클림트·모네 등 작가별로 모든 작품을 볼 수 있어 넋을 놓고 보았던 기억이 나요.   관람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몇 점을 주실래요. 9점입니다. 기대 이상으로 보는 재미가 훨씬 대단했던 전시예요. 공간에 압도되는 경험, 그리고 작품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어요. 10가지 테마로 다양한 관람 요소로 구성돼 있어 뻔하지 않은 시간을 보냈어요. 또 제가 방문했을 때는 제한된 인원만 예약을 받고,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고 있어 안심되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이 보았던 테마는 워터폴. 8m 높이에서 초현실적으로 쏟아지는 폭포가 인상적이어서 아르떼뮤지엄을 방문하는 계기가 됐다. [사진 심규원] 우주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스타’ 테마관. 보라색의 페이퍼 아트가 정말 아름답다. 코로나19 전 여행갔던 치앙마이 축제에서의 한 순간이 떠올라 황홀했다. [사진 심규원]   공간 기획자를 칭찬한다면요.  테마 중 스타관은 은하수를 따라 떠나는 여행을 보여줘요. 별빛의 흐름에 따라 시작된 여정은 공간을 가득 채운 아름다운 별빛 우주를 떠나 우주의 신비를 마주할 수 있었어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새로운 차원으로 이동은 보랏빛의 페이퍼 아트로 구현해 놓았어요. 그 모습이 마치 치앙마이의 등 축제를 연상하게 하더라고요. 이곳에 정말 많은 사람이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더라고요. 그만큼 빛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해 놓은 것 같아서 칭찬하고 싶어요.   관람료는 얼마나 될까요. 성인 기준 1인 정가가 1만7000원이었는데 처음엔 비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관람을 모두 마치고 나오면서 그 생각이 싹 사라졌어요. 2시간 30분 정도 관람 시간을 생각한다면 적당한 것 같아요. 또 찾아보면 할인권도 구할 수 있답니다. 바라보는 이를 금방이라도 집어 삼킬 것 같은 '웨이브'. [사진 아르떼뮤지엄] 뮤지엄 안에 있는 카페 '티 바'. 미디어아트가 가미된 제주의 차 한 잔이 특별하다. [사진 아르떼뮤지엄]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빛의 정원 가든 공간은 여러 작품을 보여주다 보니 미디어아트 한 편을 온전히 관람하려면 20분은 족히 걸렸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많은 관람객이 바닥에 앉아 있더라고요. 중간중간 거리두기로 의자를 두어 편하게 앉아서 볼 수 있게 하면 나을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관람객에 대한 배려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곳에서 꼭 해야 하는 게 있나요. 사진을 잘 안 찍는 사람도 꼭 인증사진을 찍게 만드는 곳이에요. 웅장한 규모의 공간을 사진에 담고 싶지만, 내부가 어두워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꼭 밝은 색상의 옷을 입고 가라고 제안하고 싶어요. 혼자 가거나 커플이 방문한다면 매번 사진 촬영을 부탁하기 어려우니 삼각대를 챙겨가면 요긴할 것 같아요. 그리고 거울이 있는 공간도 많아서 거울 앞에서 찍는 것도 추천해요. 사람이 적은 시간에 여유 있게 관람하고 싶다면 점심이나 저녁 시간을 노려보세요. 관람이 모두 끝나고서 카페테리아도 들러보세요. 유리잔에 음료가 나오는데 유리잔에 미디어아트가 나오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답니다. 미디어아트로 커피에 꽃이 피어나요. 꽃을 마시는 기분, 어떨지 상상이 되나요? 꽃이 피어나고, 꽃 위로 나비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미디어아트로 구현해 놓은 ‘플라워’ 관. 전시에서 가장 처음 만나는 곳이다. 이곳에서부터 사진을 남기며 미디어아트의 세계에 바로 빠져들었다. [사진 심규원]   이곳을 방문하고 변한 게 있다면서요. 아르떼뮤지엄을 방문하기 전에는 전시회는 무조건 이름난 작가의 원화 전시여야 한다는 편견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곳에서 미디어아트 전을 관람하고 편견을 깰 수 있었어요. 여러 작가의 작품을 미디어로 한자리에서 다양하게 볼 수 있는데 대형 스크린으로 어울리는 음악과 함께 감상하니 색다른 관점에서 그림을 느껴볼 수 있었어요. 또한 파도의 아나몰픽 기법은 한여름 더위도 오싹하게 얼려버릴 정도로 시원했어요. 이미 서울 삼성동 한복판에 있는 미디어아트도 그렇고, 이렇게 여러 사람이 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는 점도 미디어아트가 가진 힘인 것 같아요.   어떤 사람에게 좋은 장소가 될까요. 미디어아트에 관심이 있고 인생 사진을 남기고 싶은 MZ세대라면 꼭 가보길 추천해요. 10개의 테마 전시가 있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는데 한번 방문하면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니 시간 계산을 잘하고 방문해야 해요. 제주는 날씨가 오락가락하기로 유명하잖아요. 갑작스레 비를 만난다면 실내 관광으로 아르떼뮤지엄은 최고의 선택이 될 거예요. 물론 비가 오지 않아도 좋지만요.

    2021.10.10 12:00

  • [민지리뷰] 애플은 왜 이 서비스에 4750억을 썼을까

    [민지리뷰] 애플은 왜 이 서비스에 4750억을 썼을까

    ‘이 노래 너무 좋다. 무슨 노래지? 누가 불렀을까?’ 길을 걷다 문득 취향에 딱 맞는 음악이 들려온다면? 단 3초 만에 음악을 찾아주는 샤잠이 필요한 순간이다. 2008년 출시된 이래 2016년 10억 회 다운로드를 기록한 샤잠은 오디오 인식을 통해 음악검색에 특화된 앱이다. 지금은 전 세계 2억 명 이상이 매월 1번씩 사용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깐깐한 애플이 4억 달러를 주고 인수했던 샤잠의 진짜 사용 후기를 소개한다.     노래 검색에 초점을 둔 어필 샤잠은 실행하자마자 3초만에 결과를 알 수 있다. 2008년 출시했고, 2016년 10억 번 이상 다운로드됐던 지금은 전 세계 2억 명의 이용자들이 매월 샤잠을 한 번 이상 사용하고 있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어떤 서비스인가요. 거리를 걷다 취향에 딱 맞는 음악이 들릴 때 저는 반사적으로 샤잠이라는 앱을 찾아요. 네이버 음악 검색이나 멜론으로도 검색할 수 있지만 이런 앱들은 두 번 이상 터치가 필요해요. 그래서 앱을 켜는 사이 음악이 끝나버리기 일쑤죠. 하지만 샤잠은 노래 검색에 초점을 둔만큼 앱을 실행하자마자 3초 이내로 결과를 알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검색 히스토리를 공유하는 기능이 포함돼있고, 검색한 곡의 유사한 노래들을 묶은 플레이리스트도 제공해요. 샤잠은 애플의 자회사라 애플 뮤직에 가입돼 있다면 검색한 노래를 연동해서 끝까지 들을 수 있어요.   샤잠이 갖는 가치는 무엇이라 생각해요. 이용자들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다른 음악 플랫폼과 확연히 달라요. 노래를 검색한 횟수에 기반을 둔 샤잠의 차트는 이용자의 취향이 반영된 리스트라고 할 수 있죠. 이용자의 자율성과 다양성이 반영되어 있어요. 또 이름도 모르지만 샤잠에서 검색할 정도라면 그 곡이 꽤 이용자의 취향을 저격했기 때문 아닐까요. 이런 곡의 순위는 아티스트에게도 인사이트를 줄 거예요. 물론 샤잠의 차트 메커니즘이 완벽한 건 아니에요. 수직적으로 나열된 음악 차트는 여전히 승자독식 구조고, 시스템의 약점을 파고들어 적절하지 않은 방식으로 상위권을 차지하려는 사람도 여전히 있을 거예요. 그런데도 샤잠이 이용자에게 자율성을 주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음악 시장과 플랫폼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키워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고 생각해요.   샤잠을 실행하자 마자 바로 음악이 인식이 되며, 샤잠으로 찾은 노래는 저장하거나 바로 들을 수 있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네이버로 음악을 검색하려면 최소한 두번의 클릭을 해야한다. 샤잠에 비해 단계가 많아 검색하는 동안 음악이 끝날 수 있다. 네이버에서 찾은 음악을 저장하려면 VIBE앱을 따로 실행해야한다. [사진 최은서, 네이버뮤직 캡처]   언제 이 앱으로 음악을 검색하나요. 일요일 점심 가족과 해변에서 브런치를 먹고 화장실에서 손을 씻는 도중 딱 그날의 분위기와 맞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거예요. 그렇다고 직원이나 화장실에 있는 다른 누구를 붙잡고 노래 제목을 물어보기도 머쓱하던 참에 샤잠이 떠올랐습니다. 노래가 끝나기 전 샤잠을 이용해 노래를 찾을 수 있었어요. 곡목은 싱어송라이터 버니 싱(Benny Sings)의 ‘서니 애프터눈(Sunny Afternoon)’이었어요. 그 후로 지금까지 종종 들어요.   샤잠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요. 2016년 말 샤잠은 10억 번 다운로드를 기록했지만 흑자 전환을 한 번도 하지 못했어요. 그런 서비스를 2017년 애플이 인수한다는 기사가 났어요. 깐깐한 애플이 왜 4억 달러(약 4750억)를 주고 오디오 인식을 통한 음악검색에 특화된 샤잠을 인수했을지 궁금했어요. 처음엔 호기심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자주 사용하는 앱이 되었고요. 저뿐만 아니라 전 세계 2억 명의 이용자들이 매월 샤잠을 한 번 이상 사용하고 있어요.   애플은 샤잠 인수로 어떤 이익을 얻었을까요. 애플은 샤잠이 오랫동안 축적한 수백만 명의 DB를 확보할 수 있었죠. 서비스는 2008년 출시했지만, 사실 2002년부터 사람들이 음악을 찾도록 도왔어요. 2019년 자료에 의하면 샤잠은 하루에 2000만 곡들을 찾아주고 있었어요. 애플 뮤직은 애플의 대표 서비스에요. 초기에 몇몇 나라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고, 음악 추천 시스템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었죠. 라이벌인 스포티파이의 강력한 추천 서비스를 따라가려면 사람들의 음악 취향에 대한 엄청난 데이터가 필요했는데 샤잠이 이 부분을 잘 메꿔준 거죠. 또 시너지로 애플 뮤직의 구독 촉진 효과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처음 듣는 노래를 검색할 정도면 그 사람은 검색한 노래를 다시 들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요. 샤잠으로 노래를 찾아 저장하고 애플 뮤직으로 쉽게 다시 들을 수 있다면, 샤잠 이용자들은 애플 뮤직을 구독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요.  샤잠으로 찾은 아티스트의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점도 샤잠이 갖는 장점이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아티스트의 곡을 보여줄 때도 사람들이 많이 들은 대표곡 위주로 리스트를 제공한다. 다른 어플이 최신곡을 알려주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음악 검색 서비스를 선택할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요.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검색 속도, 정확성, 편의성이죠. 사용자가 처음 듣는 음악이니 노래 제목만으로는 검색으로 찾은 노래가 지금 듣고 있는 노래인지 이용자가 한 번 더 생각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오디오 인식이 정확해야겠죠. 한국 노래도 샤잠을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검색할 수 있어요. 이용해본 경험상 오차 없이 음악을 찾아낸 앱은 샤잠밖에 없었어요. 또 이용자가 바로 음악을 검색할 수 있게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샤잠은 하나의 기능에 특화돼 있다 보니 디자인이 직관적이고 심플합니다. 앱을 켜자마자 음악이 인식이 시작돼요. 아래로 스크롤을 하면 근래 이용자가 찾은 곡 리스트와 추천곡 리스트가 있어요.    샤잠의 최고의 장점은요. 아이폰 이용자 입장에서 가장 좋은 점은 편의성이에요. 검색도 편하지만 검색한 곡의 아티스트 정보 특히 대표곡을 알려줘요. 네이버는 신곡 순으로 가수의 곡을 소개한다면, 샤잠은 사람들이 많이 듣는 순으로 곡을 소개해요. 가수에 대해 처음 알아갈 땐 신곡보단 그 가수의 인기곡을 먼저 알려주는 게 좀 더 친절하다고 생각해요.   이용료는 얼마인가요. 검색 서비스 자체는 무료예요. 단 찾은 곡을 끝까지 듣고 싶다면 애플 뮤직이나 스포티파이와 연동시켜야 들을 수 있어요. 그러니 비용을 따지자면 애플뮤직·스포티파이의 멤버십 가격이겠는데, 애플뮤직의 경우 한국 기준으로 개인 월 8900원, 가족 월 1만3500원입니다. 처음 가입하기 전 약정 없이 3개월 무료 체험이 가능하니 사용해보고 유료 결제로 넘어가는 것을 추천해요.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몇 점 주시겠어요. 음악 인식에 충실한 만큼 10점 만점에 9.5점을 주고 싶어요. 0.5점을 깎은 이유는 개인적인 욕심이지만 언젠가는 흥얼거림으로도 음악을 찾을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예전에 들었지만 제목과 가사를 잊어버린 노래를 찾고 싶을 때도 있으니까요. 물론 굉장히 어려운 일이란 걸 알아요. 흥얼거림과 실제 음원의 가사, 배경음악이 전부 달라 흥얼거린 멜로디와 비교할만한 기존 음원을 추리기가 힘들거든요. 그래도 지난해 10월 구글이 머신러닝 기반 ‘험 투 서치(Hum to search, 흥얼거림으로 노래 찾기)’라는 서비스를 출시한 만큼 가까운 미래에 이 기능을 샤잠에서도 볼 수 있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용자가 검색한 음원들은 날짜 순으로 보여주는 화면. 음악 장르나 주제별로 볼 수 있는 옵션이 있으면 좋겠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개선하고 싶은 부분은 없을까요. 현재 샤잠은 이용자가 과거에 검색했던 곡을 날짜순으로 자동 정리해줘요. 날짜순이 아닌 노래 장르나 주제 같은 키워드로 정리해주는 옵션 기능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샤잠에서 음악을 검색하려면 메인 화면의 S자를 눌러야 노래가 인식되지만 샤잠 앱 내 세팅 메뉴로 들어가 앱을 켜자마자 노래가 인식될 수 있도록 바꿀 수 있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더 빨리 음악 찾는 노하우가 있다고요. 노래를 빨리 찾는 몇 가지 방법이 있어요. 샤잠에서 음악을 찾으려면 메인 화면의 ‘S’를 눌러야 해요. 하지만 간단히 설정을 바꾸면 더 빨리 노래를 찾을 수 있어요. 앱을 켜자마자 노래 인식이 될 수 있게 바꾸는 거죠. 앱을 켜지 않아도 음악을 찾는 방법도 있어요. 아이패드·아이폰·애플워치 이용자라면 세팅의 제어 센터로 들어가 보세요. 제어 패널에 샤잠(음악 인식)을 추가해보세요. 그럼 언제 어디서나 제어 패널을 연 다음, ‘S’를 눌러 바로 음악이 인식되게 할 수 있어요. 사실 가장 쉬운 방법은 ‘시리(애플의 인공지능 비서)’를 이용하는 방법이에요. ‘시리야, 이 노래 뭐야?’라고 물으면 샤잠을 통해 노래 찾아줍니다. 굳이 샤잠을 설치하지 않아도 노래를 검색할 수 있는 방법이죠.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10.05 12:00

  • [민지리뷰] 가을 분위기 돋우는 와인 한 잔과 치즈 플래터

    [민지리뷰] 가을 분위기 돋우는 와인 한 잔과 치즈 플래터

    피크닉을 떠나고 싶은 가을이다. 잔디밭에 매트 한장 펴고 푸른 하늘과 살랑이는 바람을 느끼며 즐기는 가을 피크닉. 이번 주말엔 피크닉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와인을 챙겨보면 어떨지. 없던 가을 감성도 절로 솟는다. 이때 어떤 안주를 챙겨야 할지 모르겠다면 치즈 플래터를 추천한다. 안나스낵의 치즈 플래터라면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것. 종류별로 다양한 치즈와 하몽이나 프로슈토 몇 종류, 여기에 달콤한 과일, 올리브와 간단히 카나페를 만들 수 있게 크래커나 잼까지 더해 담았다.  기분 전환을 위해 나선 피크닉. 와인 한 잔에 와인과 찰떡궁합 치즈 플래터만 있으면 완벽하다. 이때 빛을 발하는 게 안나스낵의 치즈 플래터. 이를 활용해 플레이팅까지 마치니 로맨틱한 분위기가 완성됐다. [사진 양나희]   어떤 제품인지 소개해주세요. 이번에 리뷰할 제품은 와인과 간단하게 곁들일 수 있는 ‘안나스낵 치즈 플래터’입니다. 안나스낵은 치즈 플래터 브랜드로, 온라인으로 판매하다가 6개월 전 하남에 오프라인 쇼룸을 열었어요. 매장도 구경할 겸 직접 매장에 가서 구매했어요. 방문해서 이들의 ‘안나’도 만날 수 있었어요. 사실 안나는 아주 작고 사랑스러운 강아지 몰티즈더라고요. 어찌나 활발하고 귀엽던지 근처에서는 안나를 보러 매장에 방문할 정도로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어요. 매장도 안나처럼 활기 넘치고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었어요. 안나스낵 로고가 돋보이는 패키지의 모습. [사진 양나희]   어떻게 알게 됐어요. 와인을 좋아하다 보니 집에서 치즈나 샤퀴테리를 즐겨 먹어요. 그런데 집에서 이런 음식을 먹을 때는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어요. 우선 상품을 개봉하면 빨리 먹어야 해요. 아무리 냉장보관을 하더라도 상품 특성상 빨리 상하기 때문이죠. 1~2인 가구에서 많은 양의 치즈를 소비하기는 어렵잖아요. 나는 고메 치즈를 새로 개봉할 때마다 다 먹어보겠다고 다짐해요. 하지만 늘 시간이 지나 곰팡이가 피어서 눈물을 머금고 처분한 적이 여러 번 있어요. 또 다양하게 먹기 힘들다는 점도 아쉬워요. 많은 사람이 공감하겠지만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 집에서 간단하게 와인을 마실 때 치즈 1~2개, 하몽이나 살라미 1개 정도 곁들여서 먹으면 잘 차려 먹는 거예요. 이런 이유들로 소분한 치즈나 샤퀴테리 플래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먹을 만큼만 준비돼 있고, 다양한 와인 안주와 치즈로 구성된 플래터가 딱이겠더라고요. 무얼 살까 고민 없이 안주 종류도 다양하고, 양도 적당해서 집에서 즐기기 좋게 되어 있으니까요. 하얀색 타일과 푸른 잔디가 인상적인 안나스낵 하남 매장 전경. 안나스낵은 와인 플래터를 전문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온라인을 시작으로 최근에 오프라인에 매장을 오픈했다. [사진 양나희] 안나스낵의 ‘안나’. 하남 매장을 방문하면 만날 수 있는데, 손님이 제품을 기다리는 동안 귀여운 애교를 고객 서비스로 제공한다. 동네의 스타견이다. [사진 양나희]   다른 플래터도 있을 텐데 이 제품을 고른 이유가 궁금해요. 요즘 치즈 플래터 브랜드가 많이 생겼어요. 브랜딩을 잘하는 곳들이 많아 욕심 같아서는 다 먹어보고 싶어요. 하하. 그중에서 내가 안나스낵을 고른 이유 중 하나는 전국 택배 배송이 가능하기 때문이에요. 굳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고 집까지 편리하고 신선하게 배송해준다는 점이 좋았어요. 매장에서 살짝 물어보니 치즈 플래터 상품 중에서 선도적으로 전국 택배를 시도했다더라고요. 요즘은 전국 배송을 하는 곳이 많아졌지만요. 가격·구성을 비교해서 선택하면 좋을 것 같아요. 또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뒤에 배송서비스를 시작하는 게 일반적인데 안나스낵은 반대예요. 온라인으로 먼저 판매를 하다가 어느 정도 매출이 검증된 후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어요. 매장은 하얀 타일과 와인 라벨 그리고 포스터나 소품 하나하나가 잘 어우러져 있어서 아기자기한 매력이 가득했어요. 매장에는 프리 존이 있는데 올리브에 절인 치즈를 필요하면 하나씩 더 가져갈 수 있게 해두었더라고요. 고객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기분 좋더라고요.        치즈 플래터를 고를 때 어떤 점을 주로 보세요.  다양성이요. 뷔페에 간다면 메뉴가 다양하면 좋잖아요. 같은 종류의 치즈가 많이 있는 것보다는 양이 적더라도 여러 종류의 치즈가 들어있는 구성이 좋더라고요. 치즈 종류가 다양한지 구성을 비교해서 고르는 편이에요. 안나스낵은 치즈만 6종이었어요. 그 외에 샤퀴테리와 올리브, 과일 등의 구성이 알차서 마음에 들었어요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귀여운 안나스낵 메뉴 포스터들. 마치 푸드매거진의 표지 사진을 보는 듯 감각적이다. [사진 양나희]   나의 라이프스타일과 어떤 점에서 지향점이 같나요. 남아서 버리는 식재료가 없다는 거요. 먹는 것도 좋지만 환경에 대한 부분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사놓고 안 먹는 음식이나 쓰지 않는 식재료만 줄여도 음식물쓰레기 상당 부분이 줄어들어요. 치즈나 샤퀴테리는 개봉하면 최대한 빨리 먹어야 하는데 그게 현실적으로는 힘들어요. 치즈플래터는 먹을 만큼만 준비돼 있어서 좋아요. 일회용 용기 사용은 좀 아쉽지만요.   안나스낵 매장에서 산 제품은 어떤 것이었어요. 선택한 치즈플래터는 1~3인용이에요. 치즈 여섯 종류, 샤퀴테리(하몽·프로슈토·살라미 등 염장‧훈연‧건조 등 다양한 조리과정을 거쳐 만든 육가공품) 두 가지, 과일 한 가지, 올리브, 딸기잼, 크래커로 구성돼 있어요. 빈틈없이 꽉 찬 구성이더라고요. 다른 메뉴로는 샤퀴테리 플래터, 미니 카프레제, 부라타 치즈샐러드, 브리 치즈구이 등이 있어서 취향에 맞춰 고를 수 있어요.   안나스낵 치즈 플래터의 최고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치즈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 피크닉 세트를 이용해 볼 수 있는 것, 집까지 신선하게 택배 배송을 해준다는 점! 이 세 가지예요. 처음엔 다양한 치즈 종류가 좋아서 안나스낵 치즈플래터를 선택했는데, 매장에 방문해서 피크닉 세트를 보고서는 우선 순위가 바뀌었어요. 요즘 날씨도 선선하고 좋잖아요. 간단하게 집 주변에서 나가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피크닉 세트가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잔디밭에 예쁜 매트를 깔고 피크닉 바구니에서 치즈플래터를 꺼내니 완벽하더라고요. 피크닉 세트를 대여해 즉흥적으로 인근 공원으로 나갔다. 매트를 펼치고 피크닉 바구니와 소품으로 꾸며 놓으니 로맨틱한 분위기가 완성됐다. [사진 양나희]   피크닉 세트는 뭔가요. 하남 매장에서 대여하는 간단한 피크닉 용품이에요. 구성은 기본이 되는 매트·접시를 포함해 랜턴이나 조화 등이 함께 들어있어요. 한층 멋스럽게 분위기를 낼 수 있더라고요. 1회 대여에 2만5000원이고, 최대 6시간까지 이용하고 반납하면 돼요. 단 반납 시간을 넘기면 30분당 5000원씩 추가 금액이 있으니 유의하세요. 모두 8개의 피크닉 세트가 준비돼 있는데 주말이면 모두 나갈 정도로 인기라고 하니 이용하려면 서둘러야 할 거에요.내 경우엔 이걸 빌려서 하남 조정경기장에서 간단하게 당일 피크닉을 즐겼어요. 잔디밭에 매트를 펴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와인을 즐기니 이곳이 천국인가 싶었어요. 하늘도 높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도 시원하고. 한껏 여유를 즐겼습니다.   치즈 플래터의 가격은 어떤가요.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구입한 1~3인용 치즈 플래터가 1만9900원이고, 3~5인용은 3만4000원이었어요. 메뉴에 따라 9000원~2만원까지 가격은 다양해요. 치즈 플래터에 들어가는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직접 준비하려면 아마 힘들었을 거예요. 반면 와인은 조금 비싸다고 느껴졌어요. 매장에서는 ‘와잘알(와인 잘 아는)’ 사장님이 직접 고른 내추럴 와인이나 치즈와 찰떡궁합인 와인이 구비돼 있어요. 와인에 대해 잘 모른다면 여기서 추천하는 와인을 곁들여봐도 좋을 것 같아요. 나는 집에 와인이 워낙 많다 보니 글래스 와인 한 잔만 샀어요. 글래스 와인 가격은 6000원이었고요. 최근에 온라인에 들어가 보니 정기배송서비스도 있더라고요. 한 달에 한 번 와인 안주를 구성해서 보내주는데 배송비는 무료고 가격까지 할인해주더라고요. 계속 이용할 거면 더 이득일 거 같아요. 할인가로 1~3인용 파티팩이 2만9000원, 3~5인용 패밀리팩은 4만3000원이었어요.   이용 만족도를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겨줄래요. 8점 주고 싶어요. 하얀 큐브 모양의 몬테리잭 치즈, 얼룩무늬 콜비잭 치즈, 노란색 큐브 체다치즈, 달콤한 과일치즈, 단짠 조화가 매력적인 브라운 치즈를 기본으로 샤퀴테리와 과일 등 양이 넉넉한 치즈 플래터라 2명이 먹었는데도 양이 많아서 두 번에 나눠 먹었어요. 다양한 치즈 구성은 다시 한번 칭찬하고 싶어요. 이미 만들어 놓은 치즈 플래터를 내주는 게 아니라 주문과 동시에 직접 만들어 주었던 것도 좋았어요. 5분 정도의 대기 시간은 안나가 응대해줘요. 강아지와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정성스레 담긴 치즈 플래터를 받을 수 있죠.  안나스낵에는 다양한 와인이 진열돼 있는데, 플래터에 어울리는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간편하게 피크닉 세트를 빌릴 때는 글래스 와인도 좋은 선택이다. [사진 양나희]   아쉬운 점은 없나요. 치즈에 대한 설명이 있으면 어떨까 싶어요. 어떤 치즈인지 알고 먹으면 더 맛있게 느껴지잖아요. 치즈 종류나 설명을 추가한 간단한 카드를 곁들여서 판매하면 더 친절한 안나스낵이 될 것 같습니다.   치즈플래터를 더 잘 이용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나요. 역시 와인에 곁들이려고 사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와인이 있겠지만, 나라면 카베르네 소비뇽은 피할 것 같아요. 치즈 플래터 구성상 여리여리한 피노누아 혹은 시원하게 칠링한 샴페인이나 샤도네이, 밖에서 가볍게 마시기 좋은 모스카토 다스티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가요. 와인과 곁들일만한 간단한 안주를 찾는 사람이라면 100% 만족할 거예요. 치즈 플래터를 시도해보는 사람도 그렇고요. 그리고 피크닉이나 캠핑 등 밖에서 와인을 마실 때도 유용할 것 같아요. 간편한 치즈 플래터로 제대로 된 맛과 멋을 더해보세요. 그리고 피크닉 세트는 정말 꼭 이용해 보세요.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10.02 13:15

  • [민지리뷰] 8년간 결별했던 웹툰의 세계로 복귀했다. 카카오 웹툰 때문에

    [민지리뷰] 8년간 결별했던 웹툰의 세계로 복귀했다. 카카오 웹툰 때문에

    왕년의 웹툰 매니어였던 나는 한동안 웹툰과 결별했다. 왜냐고? 내 취향에 맞는 웹툰을 찾는 과정은 번거로웠고, OTT 서비스라는 강력한 신흥 라이벌의 등장도 한몫했다. 그런 내가 8년 만에 다시 웹툰으로 돌아왔다. ‘카카오 웹툰’ 덕분이다. 전신인 ‘다음 웹툰’에서 이름만 바꾼 게 아니다. 웹툰 서비스를 떠나게 만들었던 결정적인 단점을 ‘취향에 맞춘 추천 로직’으로 극복했다. 여기에 역동적인 볼거리까지 더해지니 안 볼 이유가 없어졌다.  한동안 떠났던 웹툰의 세계로 돌아왔다. 내 취향을 잘 알아채고 흥미있어할 콘텐트만 쏙쏙 골라 추천해주는 카카오 웹툰 때문에. [사진 김수민]   카카오 웹툰, 어떻게 바뀌었나요.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의 IT 기술력과 IP역량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서비스예요. 지난 8월 1일 ‘다음 웹툰’에서 ‘카카오 웹툰’으로 서비스를 개편·출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름과 대표 로고, 메인 색상 그리고 UI·UX 모두 크게 바뀌었어요. 론칭 2일 만에 거래액 10억원을 달성할 만큼 반응 지표도 높게 나오고 있어요. 국내 론칭에 앞서 6월에는 태국과 대만에서 출시했는데, 태국의 경우 출시 4일만에 3억7000만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고 해요. 카카오 웹툰 서비스의 핵심은 ‘IPX’예요. 지적 재산권(IP)와 경험(Experience)를 결합한 단어인데, '웹툰의 표현 방식을 바꾸겠다'며 카카오가 내놓은 새로운 사용자 경험 설계 방식이에요. 사각형 틀로 나열된 일반적인 웹툰 플랫폼 디자인과 달리, 웹툰의 매력을 잘 살리기 위해 캐릭터 소개 영상과 AI 추천 웹툰이 상하좌우로 확장되도록 화면을 구성했어요. 움직이는 캐릭터 영상이나 애니메이션 티저를 통해서는 캐릭터가 살아있는 것 같은 생동감을 주고, 사용자가 새로운 작품을 더 잘 찾을 수 있도록 한 장치랍니다.    원래 웹툰을 즐겨 보나요. 한참 웹툰에 푹 빠져있던 시기가 있었어요. 입문 초창기에는 다음 웹툰과 네이버 웹툰에 있는 모든 SF·스릴러 장르의 툰을 다 봤어요. 읽는 속도가 연재 속도보다 빨라 봤던 걸 여러 번 다시 보기도 했어요. ‘베스트 도전’이나 ‘웹툰 리그’ 등 공식 연재를 하지 않는 구간까지 찾아봤어요. 하지만 내 취향에 맞는 영상 콘텐트를 쏙쏙 골라 제안해주는 넷플릭스의 등장 이후 한동안 웹툰 서비스에서 멀어졌다가, 이번 카카오 웹툰 리뉴얼을 통해 다시 복귀하게 되었어요. 무려 8년 전 떠난 사용자를 이번 업데이트로 다시 사로잡은 거죠. 카카오 웹툰으로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로고, 메인 색상, UI/UX가 크게 바뀌었다. 론칭 2일 만에 거래액 10억원을 달성했고, 지난 6월에는 태국과 대만에서도 출시했다. 태국에서는 출시 4일 만에 거래액 3억7000만원을 가뿐히 넘어섰다. [사진 김수민]   다시 돌아온 결정적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취향에 맞는 웹툰을 찾는 경험이 놀라울 정도로 확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섬네일을 보고 웹툰 클릭해서 1편부터 직접 읽었어요. 대략 5~6번 가량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그림체가 내 취향에 맞는지 확인해야 했죠. 반면 카카오 웹툰은 일일이 클릭해 들어가 보지 않아도 됩니다. 내 마음에 드는 웹툰을 찾는 시간이 아주 짧아졌어요. 그럼 어떻게 취향에 맞는 웹툰을 고르냐고요? 웹툰 화면 상단의 그림체를 보면 돼요. 단순한 섬네일 대신 움직이는 애니매니션이나 영상으로 보여주는데, 어떤 웹툰인지 느낌이 잘 전달해주는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웹툰을 보고 싶을 때도 스와이프(화면을 옆으로 넘기는 기능)를 통해 다른 웹툰의 느낌을 빠르고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어요. 스와이프를 통해 추천 받는 웹툰은 크게 ‘AI 매칭’과 ‘오늘의 매칭’으로 나눌 수 있어요. AI 매칭은 동일한 장르, 유사한 그림체, 비슷한 작품을 추천해줘요. 오늘의 매칭은 그날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본 웹툰과 가장 많이 찜한 웹툰을 추천해줍니다. 이것만 봐도 웹툰 트렌드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요.   웹툰 서비스를 선택할 때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보세요. 사용자가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더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제가 웹툰에 한참 푹 빠져있던 당시 가장 불편했던 점은 재밌는 작품을 찾기 위해서 모든 웹툰을 클릭해 봐야 한다는 거였어요. 나중에는 섬네일과 별점을 기준으로 골랐는데 그래도 딱 맞아 떨어지지는 않더라고요. 특히 새로 선보이는 웹툰의 경우 적은 수의 초기 사용자가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컸고요. 그러다 보니 새 작품을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자연스레 웹툰 서비스로부터 멀어지게 됐어요. 이런 경험에서 비춰볼 때 사용자가 웹툰을 검색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용자가 관심 있는 콘텐트를 더 쉽게 제공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글로벌 시장에서도 흥행 중이다. 사진은 태국 방콕 센트럴 월드 백화점에 걸린 카카오 웹툰 옥외 광고판의 모습.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다른 웹툰 서비스에서는 웹툰 추천 기능을 제공하지 않나요.   모든 서비스에서 개인화를 위해 중요한 것은 ‘추천 로직’입니다. 다른 서비스들도 사용자의 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 로직을 고도화하고 있어요.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웹툰 추천도 하고 있고요. 하지만 아직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여요. 또 추천 콘텐트를 더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방식을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서비스 이용료는 어떤가요. 1편당 200~300원 수준으로 동종 업계와 유사한 수준이에요. 미리보기를 하지 않으면 무료로 볼 수도 있어요. 창작물에 대한 가치로 따지면 이용료가 비싸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굉장히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보고 오히려 저는 더 지불할 의사가 있습니다.     사용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몇 점을 줄 수 있을까요. 10점 만점에 8점입니다. 취향에 맞는 웹툰을 사용자들이 더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게 바뀌었거든요. 제가 과거에 웹툰에서 이탈하게 된 부분을 잘 개선했습니다. 또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가 가진 ‘역동성’을 다양한 인터랙션과 화면 구성으로 담아내려 했다는 점도 개인적으로는 감동이었어요. 단, OTT 서비스와 비교해 역동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어 2점 줄였어요. 웹툰(webtoon)을 상징하는 이니셜 W를 모티프로 만든 로고. 카카오의 IP역량인 콘텐트와 IT 기술력을 상징한다. [사진 카카오 웹툰] 서비스에 접속했을 때 마주하는 로딩 화면. 이들이 생각한 업데이트의 철학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사진 김수민, 카카오 웹툰 캡처]   기획자를 칭찬하고 싶은 점은요. 사용자의 경험을 최고치로 살리기 위해 과감한 업데이트를 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냅니다. 프로덕트 매니저라면 많이 공감하실 것 같아요. 이미 잘 되고 있는 서비스를 혁신적으로 개편하는 것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커뮤니케이션 과정과 결단력 그리고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번 업데이트는 결국 웹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서비스 측면과 서비스 릴리즈 과정 모두에서요.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기존 다음 웹툰 이용자들은 아무리 더 좋은 업데이트라도 기존 다음 웹툰 사용자들은 반감을 가지는 과도기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실제 앱스토어의 평가란에 많은 사용자가 ‘이전 버전으로 돌려달라’고 코멘트를 남겼더라고요. 만약 업데이트 전 각 기능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게 제공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좀 더 매끄럽게 이 과정이 넘어갔을 것 같아요.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가요. 어떤 장르가 취향에 맞는지 아직 잘 모르는 웹툰 입문자와 취향에 맞는 웹툰을 쉽게 찾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콘텐트를 다채롭게 소비하면 일상에 큰 활력과 재미를 준다고 생각해요. 웹툰의 매력을 아직 느껴보지 못한 사람, 또는 과거 웹툰의 추억을 간직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리뉴얼된 카카오 웹툰을 경험해보면 좋겠어요.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9.28 18:37

  • 스탁엑스, 한국 상륙...MZ세대 열광하는 한정판 운동화 리셀시장 판도 바꿀까

    스탁엑스, 한국 상륙...MZ세대 열광하는 한정판 운동화 리셀시장 판도 바꿀까

    '스탁엑스'가 27일 국내 공식 론칭했다. 스탁엑스는 2016년 미 디트로이트에서 시작해 세계 200개국 이상에 진출한, 현재 가장 잘 알려진 글로벌 1위 리셀 플랫폼이다. 지난해 거래액은 18억 달러(약 2조1200억원), 올해 상반기 사용자만 650만명이 넘는다. 다루는 제품군은 스니커즈, 전자기기, 스트리트웨어와 패션 액세서리다. 이번 스탁엑스의 국내 진출로 '솔드아웃' '크림'으로 자체 시장을 형성해온 국내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리셀 플렛폼 '스탁엑스'가 9월 27일 국내 공식 론칭했다. [사진 스탁엑스]   스탁엑스의 한국 진출에는 최근 국내에서 불고 있는 한정판 스니커즈 인기가 주요했다. '스테크(스니커즈+재테크)' '리셀테크(리셀+재테크)'란 신조어가 생기며 MZ세대 중심의 재테크 분야로 한정판 스니커즈가 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2019년 약 2조4000억원이던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25년 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해리스 여론 조사(Harris Poll survey)에 따르면, 한국인 5명 중 1명이 한정판으로 출시된 스니커즈를 샀거나 향후 12개월 내에 구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응답자의 38%는 '투자를 위해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응답자의 36%가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에서 한정판 스니커즈, 스트리트 웨어 또는 액세서리를 판매했거나 '향후 12개월 이내 판매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관련기사한정판 스니커즈와 리셀테크 원하는 MZ세대가 모이는 곳   이번 스탁엑스의 국내 론칭으로 국내에서 유통되는 한정판 스니커즈의 물량에 한계를 느꼈던 소비자들의 이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스탁엑스의 국내 사용자 수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스탁엑스를 통해 한정판 상품을 거래한 국내 소비자는 전년 대비 134%가 증가했다. 실구매자의 60%가 올해 첫 거래자라는 점에선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이 엿보인다.   론칭 이후 스탁엑스는 앱에서 한국어와 원화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국내 검수센터도 함께 열어 가품 유통의 위험을 없앴다. 종전 스탁엑스로 제품을 판매 또는 구입하면, 홍콩 등 해외에 있는 검수센터로 물건을 보내거나 받아 검수 과정을 받아야만 했다. 스탁엑스 측은 "한국 정식 론칭을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저렴한 수수료와 빠른 배송, 판매자 무료 배송, 시장 내 고객 지원 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받을 수 있게 했다"고 강조했다. 스탁엑스는 최근 1년간 5개의 검수 센터를 신설하며 글로벌 유통망을 80% 이상 확장했다. 한국 검수센터는 11번째 센터다.  스콧 커틀러 스탁엑스 CEO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상거래 시장 중 하나이자 빠르게 성장해나가는 스탁엑스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 내 검수 센터를 설립해 아태지역 전반에서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고, 소비자의 경험을 개선하는 동시에 열정적인 한국 고객층을 위한 투자 기회를 창출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1.09.27 18:28

  • 출근 전 30분 온라인 요가, 기분 좋은 하루를 만드는 루틴이 생겼다

    출근 전 30분 온라인 요가, 기분 좋은 하루를 만드는 루틴이 생겼다

    코로나 19 이후 함께 운동하는 재미가 사라졌다고? 나는 온라인에서 그 재미를 찾았다. 매일 아침 출근 전 30분 내 방에서 하는 온라인 요가 클래스 ‘모닝 두어’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요가 스튜디오까지 찾아가는 번거로움은 전혀 없고, 수준 높은 수업과 요가 강사가 전하는 긍정 에너지, 함께 운동하는 재미는 오프라인 요가 클래스 그대로다. 일상에 건강한 루틴을 만들어 보고 싶다면, 온라인 요가 클래스를 추천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하는 집에서의 요가는 하루를 다르게 만든다. 모닝 두어는 ‘두 쉐어 요가’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요가 클래스로,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통해 수업이 이뤄진다. 국내에서 보기드문 스타일의 요가인 ‘인양 요가’ 중심의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사진 김은비]   모닝 두어,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서울 용산구 경리단길에 위치한 요가원 ‘두 쉐어 요가’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요가 클래스입니다. 월·수·금요일 오전 7시부터 30분간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을 통해 요가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어요. 아침 30분, 출근 준비 전 간단하게 몸과 마음을 풀기에 너무 좋은 방법인 것 같았거든요. 저는 코로나가 심해져 요가 스튜디오에 방문하기 어려워졌던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수업마다 약 6~10명의 사람이 참여해요. 수업이 시작되면 처음 3분은 ‘오늘 눈을 뜨고 나서부터 감사한 세 가지 적기’로 시작해요. 눈 뜨자마자 감사한 일이 얼마나 있겠나 싶지만, 아침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기더라고요. 수업 내용은 약간의 파워가 필요한 요가와 완전히 힘을 빼는 요가가 혼합된 ‘인양(Yin Yang) 요가’예요.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부담 없는 동작들로 구성돼 있어요.     이 서비스가 가지는 가치는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요즘 MZ세대는 ‘미라클 모닝’ 챌린지를 많이 해요. 성격상 ‘너무 이른’ 아침에 일어나 ‘너무 열심히’ 사는 것을 지양해요. 모닝 두어 프로그램은 적당히 이른 오전 7시에 시작해 하루의 마음가짐과 분위기를 스스로 깨어날 수 있게 도와줘요. 수강생끼리 마이크를 켜고 대화를 하진 않지만,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는 나만의 장치가 있으니 만족스럽습니다. 또 누구나 거창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요가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알려주었다는 점도 칭찬받을 만합니다. 이 클래스는 요가를 수련해 고난도 요가 동작을 하기 위한 클래스가 아니에요. 하루를 요가와 감사로 시작하는 특별한 ‘시간’이에요. 그래서 요가 숙련자든, 요가 초보자든 상관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또 충분히 즐길 거라 생각해요. 오전 7시에 시작하는 수업은 매회 마다 6명에서 10명 정도의 수강생이 함께 한다. 감사한 일을 떠올리는 것으로부터 수업이 시작하는데, 별거 아닌 것 같아보이지만 습관이 되면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게 된다. [사진 김은비]   여러 운동 프로그램 중에서도 여기어 꽂힌 이유는요.  많은 요가 수업을 들어봤어요. 그중 제 마음에 가장 울림을 크게 주었던 분이 이 수업을 진행하는 신유정 선생님이었어요. 개인적으로 힘든 상황에 이 선생님의 수업을 처음 들었는데, 인상 깊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좁은 요가 매트 위에서부터 인생 전반에까지 생각을 확장해주는 메시지였죠. 순간 제 상황을 뛰어넘어 몸과 마음이 열리는 걸 느꼈어요. 그 이후로 선생님 수업만 찾아 듣게 되었어요. 신기하게도 온라인으로도 선생님의 따뜻함이 그대로 전해져요. 아침에 늦장 부리지 않고 조금 일찍 일어나 몸을 풀고, 선생님이 해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훨씬 좋아져요. 최근 MZ세대를 겨냥해 습관을 만드는 서비스나 수업, 플랫폼이 많이 생겨나고 있어요. 하지만 그런 서비스를 이용해봤을 때 저는 중간 그만두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간적인’ 포인트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이 수업을 들으니 밝은 에너지를 주는 선생님과 사람들의 에너지를 느끼니 훨씬 좋더라고요. 건강한 루틴이 자연스레 생겼어요.   이런 온라인 클래스가 많나요. 코로나 19 이후에 아무래도 운동을 하기 위해 모이는 것이 꺼려지게 됐어요. 운동을 할 수 있는 곳들도 오랫동안 문을 닫기도 했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온라인 운동 클래스가 등장한 거죠. 비대면 운동에 대한 수요도 요즘 부쩍 많아진 걸 느껴요. 운동을 시작할 때 가장 어려운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운동을 하는 장소까지 가는 게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데 온라인이 그런 과정을 생략해주니 보다 쉽게 운동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찾아보면 온라인으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은 다양해요. 인터넷 강의식으로 하는 곳도 있고, 유튜브 라이브로도 진행하고요. 저는 혼자보다는 여럿이 운동하는 걸 선호해서 선생님이나 다른 수강생과 함께 운동하는 걸 즐기는 편이에요. 이 수업은 화면에 운동하는 제 모습과 다른 사람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쌍방향 플랫폼이라 그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온라인 운동 서비스를 선택할 때 어떤 점을 중요시하나요. 가격과 시간이에요. 사실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같은 운동을 할 수 있는데, 온라인 클래스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면 당연히 직접 가는 운동을 선택하겠죠. 온라인이란 특성상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아요. 그래서 클래스 시간이 너무 길지 않은지도 꼭 확인해요. 실제로 온라인 요가 수업을 받는 모습이다. 왼쪽은 골반을 열어주는 동작인 나비 자세, 오른쪽은 척추와 골반을 유연하게 하는 삼각 자세다. 인양 요가는 파워가 필요한 동작과 완전히 힘을 빼는 동작이 혼합돼 있다. 집에서 수업을 듣지만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수업 전에 인센스 스틱이나 스머징 스틱으로 피워 방의 공기를 바꿔 놓으면 집중이 잘 된다. [사진 김은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잘 맞는 점은요.    평소 러닝이나 트레이닝 등 다른 운동도 많이 하고 있어서 따로 시간을 내 요가를 하기가 어려웠어요. 하지만 월‧수‧금요일 딱 30분씩 아침에 온라인 요가 수련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요가에서 얻을 수 있는 신체적인 이점들을 얻을 수 있더라고요. 아침 운동을 하면 상쾌하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공감할 거예요. 하지만 출근 전에 요가센터에 들러 운동을 하고 회사까지 가려면 마음이 더 바쁠 수밖에 없어요. 씻는 것도 애매하고요. 요즘은 운동할 때도 마스크를 껴야 하니 불편한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온라인 요가 수업을 하니 일어나자마자 몸을 깨우고, 씻고 출근해도 충분해요.   모닝 두어를 하고 난 뒤 달라진 게 있나요.  저는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생각이 삶의 중요한 부분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해요. 세상은 내가 컨트롤할 수 없지만 그것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어떤지가 중요한 거죠. 내가 주도적으로 살려면 꼭 따로 시간을 내서 감사한 것을 적어보는 게 매우 중요한데, 이를 실행할 기회를 만들어줬어요. 실제로 좀 더 긍정적인 사람이 되었고,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게 되었어요. 또 요가를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고, 30분 동안 함께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나는 요가 수련하는 사람이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되었죠. 일주일에 3일 일찍 일어나니 다른 요일에도 자연스레 눈이 떠져요. 주말도 마찬가지고요. 수업을 이끄는 신유정 강사. 가슴을 열고 척추를 늘려주는 요가 동작인 ‘코브라 자세’의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 김은비, 줌 캡처]   이용 만족도를 10점 만점으로 평가해주세요. 10점 만점에 만점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일단 주 3회, 약 10~12회의 수준급의 요가 수업을 월 5만원에 듣는 것도 정말 만족스럽지만, 무엇보다 건강한 습관을 만들 수 있거든요. 누군가에게는 삶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경험이 될 수도 있어요. 특별한 도구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저 요가 매트와 두꺼운 담요만 있다면 참여할 수 있어요. 혹시나 늦잠을 자서 수업을 놓쳤다면 녹화본을 받아볼 수도 있어요. 그 점도 만족스러워요.   비용이 저렴한 편인 거죠. 조금 더 받아도 괜찮다고 생각할 만큼 저렴해요. 다른 온라인 수업은 8만~10만원 선이에요. 여기에 지도해주는 선생님의 실력까지 보태면, 사실 15만원도 아깝지 않아요. 그런데도 이렇게 저렴하게 운영하시는 것은 좋은 습관을 만드는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하는 순수한 의도가 있어서 저렴하게 운영하는 것 같아요.     ‘이런 게 보강되면 좋을 텐데’라는 게 있을까요. 요가 클래스와 별개로 핸드폰이나 종이에 간단하게 ‘감사 일기’를 쓰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이 클래스에서도 꾸준히 감사를 기록하는 ‘모닝 두어 감사 일기장’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아침에 진행되는 클래스이다 보니 가끔 늦잠을 자기도 하고, 급한 일이 있을 때는 빠지기도 하거든요. 선생님은 늘 바빠지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받지 말라 하지만, 자발적으로 참가하게 만드는 동기부여 장치가 있으면 하고 바라게 되더라고요. 그럼 얻어가는 것도 더 많아질 것 같아요.   클래스를 더 잘 이용하는 노하우 좀 알려주세요. 온라인 수업이다 보니 오프라인보다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더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봤어요. 먼저 수업 전에 인센스 스틱이나 스머징 스틱으로 방의 공기를 바꿔 놓아요. 그리고 컴퓨터에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해서 수업을 들어요. 같은 방이더라도 소리와 향기가 달라지면 색다른 느낌이 들고, 집중력도 높아져요.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아침에 일어나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에 짜증이 묻어 있는 사람, 매일 아침 헐레벌떡 준비하고 출근하기 바쁜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웃으면서 시작하는 하루가 얼마나 다른지 경험할 수 있어요. 그날 하루의 기분 나아가 삶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거예요. 또 요가는 하고 싶지만 비싼 돈 주고 시작하기 부담스럽거나 요가원까지 가기 귀찮은 사람도 좋아요. 화상이지만 선생님이 꼼꼼하게 보고 자세를 알려줍니다.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9.25 12:20

  • [민지리뷰] "입사를 축하드립니다. 근무지는 10초 거리인 개더타운입니다"

    [민지리뷰] "입사를 축하드립니다. 근무지는 10초 거리인 개더타운입니다"

    현대차의 신차 품평회, 글로벌 화장품 회사의 인재 채용, 하나금융지주의 재테크 강의. 이 모든 것이 가상의 공간, 메타버스에서 일어나고 있다. 더 재미있는, 더 나은 디지털 세상 속 만남을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그 중심에 있는 것은 ‘개더타운’이다.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 직방은 올해 초 오프라인 사무실을 닫고 아예 이곳으로 회사를 옮기기도 했다. 금융회사들은 앞다퉈 개더타운에서 MZ세대를 위한 재테크 강좌를 연다. 디지털 시대의 재미있는 회의 환경을 만들고 있는 개더타운을 들여다봤다 내 공간을 꾸미고 친구와 모임을 갖거나 동료와 업무 회의를 한다. 이 모든 것이 이젠 가상의 공간 개더타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사진 김종훈, 개더타운 캡처]   개더타운, 요즘 진짜 핫하죠. 아직 모르는 사람을 위해 간단한 소개 부탁해요. 한 마디로 설명하면 메타버스 화상회의 플랫폼이에요. 코로나 19가 오래 지속되면서 비대면 회의가 중요해졌고, 이에 온라인 화상 회의를 할 수 있는 서비스 ‘줌’이 급격히 성장했죠. 이후 화상 회의뿐 아니라 오프라인 공간을 온라인으로 재현한 메타버스 회의 서비스가 등장했는데, 이것이 바로 개더타운이랍니다. 가상 세계 안에 회의 공간을 만들 수 있고, 사용자는 아바타가 되어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주변에 있는 다른 아바타(사용자)와 회의를 진행할 수 있어요. 지난해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근거지로 한 스타트업(개더타운)이 만들었는데요, 출시 후 1년 만에 4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죠. 국내 많은 오프라인 커뮤니티와 기업들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답니다.     여기에 꽂힌 이유는요. 화상 회의의 목적은 오프라인이 불가능한 상황에 온라인상에서 서로의 모습을 보며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생각했어요. 개더타운의 귀여운 아바타로 흥미를 가지긴 했지만, ‘회의’의 목적을 생각하면 줌이나 구글미트에 비해 큰 강점을 느끼지 못했었죠. 개더타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사이드 프로젝트 동아리의 운영진을 맡으면서였어요. 70명이 넘는 멤버들이 조금 더 재미있는 공간에서 친화적인 분위기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길 원했거든요. 홈페이지부터 이젠 ‘고전’이 된 넥슨의 게임 ‘바람의 나라'를 떠올리게 하는 픽셀 그래픽부터 마음에 들더라고요. 그리고 실제로 사용하면서 서비스 진가를 알게 됐죠. 아바타와 캠을 사용한 화상회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사진 김종훈, 개더타운 캡처]   사용 후 평가가 달라진 거네요. 어떤 점이 좋았나요. 화상회의 플랫폼으로 가장 유명한 줌과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줌은 오프라인 미팅을 온라인으로 가능하게 하는 훌륭한 서비스예요. 특히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여러 기업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화상회의는 여러 명의 얼굴과 내 얼굴을 계속해서 바라보는 데서 오는 피로감이 있죠.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스탠퍼드대학과의 협업 연구를 통해 화상회의에 대한 피로도를 입증한 리포트를 발간했어요. 아예 이를 하나의 병적 증상으로 이야기하는 ‘줌 피로’(Zoom fatigue)라는 신조어도 생겨났고, 뉴욕타임스를 포함한 언론 매체에선 앞다퉈 이를 다루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죠.   개더타운은 화상회의에서 느끼는 피로를 줄여줍니다. 아바타를 내세워 재미를 주는 것과 동시에 진짜 ‘나'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줄어들어요. 줌을 사용할 때 카메라를 켜지 않는 것은 격식을 갖춰야 하는 미팅에선 예절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처음 대면하는 상대와의 미팅이나 업무 회의처럼 오프라인을 대체하는 자리에선 서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해요. 하지만 개더타운에선 아바타가 있어 ‘카메라를 켜야 한다’는 압박에서 한층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아바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커스텀이 가능하다. [사진 김종훈, 개더타운 캡처]   개더타운이 지닌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화상 회의'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오프라인 공간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여서 코로나로 사람들과 접촉할 수 없는 갈증을 해소해줘요. 그리고 게임 같은 디자인 컨셉으로 분위기 자체를 즐겁게 해주는 점이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해요. 저는 종종 어디서든 조직을 리드하는 포지션을 맡게 되는데 회의를 할 때 ‘회의는 간결하고 짧게'라는 철칙을 지키려고 해요. 하지만 이러한 철칙과 유머러스하지 못한 성격 탓에 회의가 굉장히 딱딱해지곤 하는데 개더타운에서 회의하면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더라고요.     여러 장점이 있는 것 같네요. 눈여겨 봐야 할 점을 알려줄래요. 다음의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어요.   ■ 공간별로 범위 내의 사용자와 이야기가 가능함 ■ 다양한 인테리어 요소와 게임 기능 ■ 귀여운 아바타와 내가 꾸밀 수 있는 공간 그리고 다양한 리액션 기능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업무 능률이 떨어져 오히려 출근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아요. 개더타운에선 내 모습을 실제로 보여주거나 다른 사람의 모습이 보이진 않지만, 아바타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함께 있는 소속감을 그대로 경험하게 해준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개더 타운은 ‘온라인의 오프라인화'를 만든 가상 공간이에요. 현실 세계에선 멀리 있는 동료에게 전달할 이야기가 있으면 동료가 있는 곳까지 걸어가는 것이 당연하잖아요. 개더타운은 이런 행위를 온라인에 그대로 적용했어요.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용자에게 아바타가 다가가면 캠과 음성 기능이 활성화돼요. 현실에서 누군가에게 다가가면 그 모습과 목소리가 들리는 것처럼요. 또 설정에 따라 원하는 범위에 있는 사용자와 캠, 음성 기능을 활성화 시킬 수도 있어요. 또 범위에 있지 않은 사용자에게도 모든 공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캠과 음성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스포트라이트 존이 있어요. 이 기능은 주로 개더타운 내 콘퍼런스나 세미나를 주최하는 공간을 만들고 활용할 수 있어요.   개더타운으로 생활이 달라졌다고요. 이젠 집에서 혼자 공부를 할 때도 개더타운에 접속해요. 친구 중에 ‘개더 유령'이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가 있어요. 워낙 다른 사람과 친해지는 걸 좋아해서 집에 있을 때 항상 개더타운에 접속해 들어오는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더라고요. 오프라인을 대체해 단 5초면 접속할 수 있는 가상 공간이라는 점에서 코로나가 끝나도 개더 타운은 지속적인 서비스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해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서, 회의 서비스가 가져야 할 핵심 기능은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오프라인 미팅의 대체 도구라는 점에서 사용성과 확장성이 중요하다고 봐요. 기존 화상회의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유선 전화나 메일로 회의 일정을 잡고 회의 일정에 맞춰 링크를 생성해 공유하는 반면, 개더타운은 온라인 공간을 만들어두기만 하면 온라인 공간에서 각자의 업무를 진행하다 캐릭터로 회의실에 이동하면 곧바로 회의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줌과 구글미트처럼 특정 시간에 링크를 생성하고 공유하는 역할이 필요 없는 거죠. 개더타운의 승승장구로 이와 유사하게 아바타와 공간을 활용하는 화상 회의 서비스가 느는 추세예요. 실제로 올해 2월 부동산 중개 서비스 ‘직방'은 오프라인 근무를 전면 폐지하고 개더타운을 사용한 원격 근무 체제를 도입했죠. 최근엔 롯데 건설과 함께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폴리스'를 출시해 개더타운 대신 이를 사용하고 있어요.   직방은 왜 개더타운을 선택했고, 심지어 비슷한 서비스를 굳이 개발했을까요. 직방은 전 직원이 온라인에서 네트워킹되는 환경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가상 공간에서도 오프라인 사무실과 똑같은 공간을 구현하기 위한 고민을 시작해 직원들이 기존에 지닌 소속감, 유대감을 확장하는데 중점을 뒀죠. 오프라인의 경험을 온라인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확장성이 줌이 아닌 개더타운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해요. 직방과 롯데건설이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폴리스. [사진 김종훈, 개더타운 캡처]   이 서비스를 만든 메이커를 칭찬하고 싶은 점이 있다고요. 컨셉을 정말 기가 막히게 만들었어요. 2등신의 픽셀 아바타는 고전 게임을 연상케 해요. 개더타운 개발자들은 사용자가 일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고 일은 재미없다는 대부분 직장인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생각해요. 제페토처럼 아바타를 직접 꾸미지 않고 마인크래프트처럼 너무 과하지 않은 세계관 안에서 개더타운의 픽셀 아바타는 최고의 컨셉이라고 생각해요.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개더타운은 25명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요. 25명 이후부터 500명까지 사용 가능한 총 네 개의 요금제가 있는데 유료 요금제로 2시간에 사용자당 2$, 하루는 사용자당 3$, 한 달은 사용자당 7$로 책정되어 있어요. 줌은 40분 동안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팀 규모에 따라 100명은 149$, 300명은 199$, 500명은 240$로 연간 요금제로 책정되어 있어요. 사용 규모와 기간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지만, 개더타운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공간을 체험하며 온라인 화상 회의뿐 아니라 실제 업무 환경을 체험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납득 가능한 가격이라고 생각해요.   네 가지 요금제. 25명까지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사진 김종훈, 개더타운 캡처]   이 서비스를 매우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네요. 점수를 매겨 본다면요.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점이에요. 개더타운은 말 그대로 디지털 도시(Town)예요. 창업자인 필립 웡이 개더타운 전에 정했던 이름이 바로 ‘온라인 타운’이었답니다. 아기자기한 아바타와 꾸미는 대로 원하는 공간이 돼 목적이 일이든 회의이든 사용하는 재미를 느끼게 해줘요. 개더 타운은 별도의 파일을 다운받지 않고 웹 브라우저로 접속할 수 있어요. 접속 후 제일 처음에 하는 일이 캐릭터를 만드는 것인데 헤어 스타일, 피부 색깔, 옷 등으로 100여 개가 넘는 조합의 아바타를 만들 수 있어요. 아바타는 키보드 방향키를 조작해 공간을 돌아다닐 수 있는데 일정 범위 안에 다른 아바타가 있으면 서로의 캠과 음성을 공유할 수 있어요. 또한 회의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화이트보드와 포커 게임 등의 기능을 제공하죠. 어느 하나 버릴 기능이 없는 완벽한 세계관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도 1점을 뺀 이유는 아직 모바일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에요. 현재 PC를 제외한 모바일, 아이패드 등과 같은 디바이스에는 베타 버전으로 운영해, 캠을 사용할 수 없고 여러 가지 풀어야 할 오류들이 남아있어요. 하지만 모바일로 회의하는 일은 이동 중이거나 PC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라고 생각하면, 모바일 버전에선 카메라가 필요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모든 디바이스에서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만점짜리 서비스라고 자신해요. 개더타운은 아직 웹 환경에서만 전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에선 베타버전이 운영되고 있는데, 접속하면 왼쪽 이미지처럼 '모바일에서 정상 작동되지 않는다'는 안내가 뜬다. 오른쪽 이미지는 모바일 개더타운 이미지다. [사진 김종훈, 개더타운 캡처]   만약 직접 만든다면,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원하는 장소에 순간 이동 할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사용자가 직접 방향키를 움직여야 아바타를 이동시킬 수 있어요. 덕분에 게임 같은 재미를 제공하지만, 가끔 공간이 복잡할 때 장소를 찾기 어려운 단점이 있죠. 화면 왼쪽의 사용자 목록에서 다른 사용자의 캐릭터를 클릭해 상대방이 있는 장소로 따라가는 기능이 있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해요.   또 개인적으로 개더타운의 경쟁사는 ‘슬랙'과 ‘노션'이라고 생각해요. 개더 타운 안에서 슬랙과 노션처럼 협업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면 대체 불가능한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요.   개터타운을 더 잘 쓸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이 있나요. 내 공간에 공을 들이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요. 벽을 세워 미로를 만들거나 연회장 같은 느낌의 인테리어를 할 수도 있죠. 제 경우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총 9개의 팀이 있었는데, 각 팀을 구분하는 공간으로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 팀의 공간을 예쁘게 꾸며 서로의 공간을 구경하고 칭찬했어요. 온라인으로 친목 도모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연스러운 접촉이 가능했죠. 또 개더타운으로 원격 근무를 한다면, 실제 회사에서는 정해진 평수의 공간을 지정받지만 여기서는 가상의 내 공간을 얼마든지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죠.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만들었던 개더타운의 조별 공간들. 다른 참가자의 공간을 구경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친밀도가 높아졌다. [사진 김종훈, 개더타운 캡처]   어떤 사람이 쓰면 좋을까요. 화상회의를 위한 서비스가 아닌 온라인 공간을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해요. 지금까지 온라인 공간은 카카오톡 단톡방, 카페 등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개더 타운이 온라인 모임을 오프라인 못지않게 활성화 시킬 것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인테리어를 공부하는 동아리가 있다면 자신만의 공간을 얼마나 멋지게 꾸밀지 궁금해지네요.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9.21 12:00

  • 출발은 홍대 숍···명품몰 직원은 하나쯤 갖고 있는 이 목걸이 [민지리뷰]

    출발은 홍대 숍···명품몰 직원은 하나쯤 갖고 있는 이 목걸이 [민지리뷰]

    올가을 스타일 변신을 하고 싶다면, 실험 삼아 작은 액세서리 하나부터 바꿔보면 어떨까. 덜컥 고가 브랜드를 사긴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아무거나 하긴 싫다. 그렇다면 힙하면서도 실용적이고 가성비까지 갖춘 ‘어거스트 하모니’가 적절한 대안이 될 것이다. 국내 브랜드이지만, 명품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명품 브랜드의 주얼리를 제치고 판매 상위권을 차지했으니 믿어 보시라. 내 돈 주고 내가 산 어거스트 하모니 목걸이의 200% 만족 후기가 그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홍대 작은 빈티지 숍에서 시작한 주얼리 브랜드 어거스트 하모니의 베이스 투 웨이 네크리스. 트렌드를 정조준하는 동시에 합리적인 가격대의 주얼리를 찾고 있다면 눈 여겨 봐도 좋다. [사진 어거스트 하모니]   어떤 제품인가요. 커스텀 주얼리 브랜드 어거스트 하모니의 ‘베이스 투웨이 네크리스’입니다. 색상은 골드와 실버가 중 실버를 선택했어요. 체인 부분은 서지컬 스틸(의료용으로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펜던트는 황동을 소재로 사용했어요. 전체 길이는 43cm인데, 목걸이로도 할 수 있고 팔에 여러 번 감아 팔찌로도 스타일링 할 수 있어요. 목걸이로 착용할 때도 잠금 위치를 달리해 원하는 길이로 연출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아요.  간단히 브랜드 소개를 덧붙이면, 어거스트 하모니는 홍대 인근의 작은 빈티지숍에서 시작한 브랜드예요. 당시 조미혜 대표가 매장 한쪽에서 손수 액세서리를 만들어 팔았는데, 인기가 높아져 2011년 브랜드로 정식 론칭했어요. 온라인에서 꾸준히 성장하다 2015년에는 홍콩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도 진출했답니다. 론칭 당시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빈티지하고 에스닉한 감성을 이어왔다는 점도 멋진 것 같아요.   왜 이 목걸이에 꽂히게 됐나요. 지난해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볼드한 체인 액세서리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어요. 보테가 베네타에서 두꺼운 체인이 달린 가방과 체인 액세서리를 출시했을 땐, 예쁘긴 하지만 일반인이 평소하고 다니기엔 ‘과하다’ 싶었죠. 그런데 체인 아이템 트렌드가 지속됐고, 점점 예뻐 보이기도 해서 도전해보기로 마음 먹고 괜찮은 브랜드를 찾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어거스트 하모니의 목걸이를 보고 ‘이거다’ 싶었죠. 올해 내가 재직 중인 명품 온라인 쇼핑 플랫폼 트렌비에 ‘K디자이너’ 브랜드로 입점했는데, 명품 브랜드의 주얼리들를 제치고 주얼리 부문 판매 상위권에 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사진은 투 웨이 네크리스와 다른 제품을 함께 레이어드해 건 모습이다. [사진 어거스트 하모니]   빈티지한 스타일의 목걸이네요. 다른 제품의 디자인은 어떤가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참과 거친 텍스처가 만들어내는 빈티지한 느낌이 이들의 매력인 것 같아요. 어거스트 하모니는 매일 무난하게 착용할 수 있는 기본 스타일부터 최신 트렌드의 디자인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제안해줘요. 개인적으로 하트 모양을 포함해 화려한 펜던트가 있는 목걸이가 예뻤지만, 실생활에서 잘 착용하지 않을 것 같아 가장 심플한 디자인으로 골랐어요. 이밖에도 10~20대 사이에서 올여름 크게 유행한 알록달록한 참과 비즈 장식이 어우러진 액세서리도 있어요.   명품 온라인 쇼핑몰에서 인기가 높았다고요.  맞아요. 제가 근무하고 있는 트렌비에 입점했는데, 주얼리 분야에서 명품 브랜드들을 제치고 판매 상위권에 들 정도로 인기가 많았어요. 유니섹스를 추구하는 브랜드라 그런지 서지컬 스틸 체인 팔찌나 목걸이는 남성 구매율도 높아요. 신상품이 나올 때마다 히트 상품이 하나씩은 터지는 것 같아요. 여름에는 가는 실 팔찌나 비즈 액세서리 판매율이 높았고, 가을이 시작되니 골드 컬러 제품이 많이 팔리고 있어요. MZ세대로 구성된 우리 회사 직원들도 많이 구매해서,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을 때 ‘이거 어거스트 하모니?’라고 물어본 적이 종종 있습니다.   체인 부분은 서지컬 스틸, 펜던트는 황동를 소재로 사용했다. 전체 길이는 43cm인데, 목걸이로도 할 수 있고 팔에 여러 번 감아 팔찌로도 스타일링 할 수 있다. [사진 어거스트 하모니] 손목에 둘둘 감아 팔찌로 활용한 모습. [사진 어거스트 하모니, 박세미]   이 제품의 장점을 꼽아주세요.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한 점, 저렴한 가격, 힙한 감성 이 세 가지가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특히 스타일링은 정말 칭찬하고 싶어요. 잠금장치와 펜던트를 앞으로 내려서 연출해도 되고 뒤로 넘겨도 돼요. 팔에 둘둘 감으면 팔찌로도 할 수 있어요. 처음 구매할 땐 이렇게 가성비가 좋은 제품인지 살 때는 몰랐어요. 목걸이 하나로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어 만족해요.   실제로 목걸이를 착용했을 때의 느낌이 궁금해요. 사실 저는 소소하고 무난한 아이템을 즐기는 편이에요. 이 목걸이는 최근 구입한 액세서리 중 가장 튀고 과감한 디자인이에요. 그런데 목걸이를 착용한 모습이 매우 마음에 들어 바로 회사에 하고 갔답니다. 처음엔 예상했던 것보다 체인 크기가 커서 놀랐는데, 실제로 착용해보니 적당한 것 같아요. 만약 체인이 작았으면 오히려 체인 목걸이가 가지고 있는 과감한 느낌이 제대로 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별다른 장식이 없어 심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존재감이 커서 ‘목걸이 예쁘다’는 말을 종종 들어요. 또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어서 실용성 측면에서도 뛰어나다고 평가합니다.   앤티크 참과 빈티지한 텍스처가 이 목걸이의 매력 포인트다. [사진 박세미] 목걸이로 할 경우 잠금장치와 펜던트를 앞으로 내려서 연출해도, 되고 뒤로 넘겨도 된다.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확 달라져 다양한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 [사진 박세미]   스타일링 방법을 살짝 알려줄 수 있을까요. 이것 하나만으로도 존재감이 커서 단순하고 클래식한 셔츠나 티셔츠와 함께 하는 게 가장 예뻐요. 셔츠의 경우엔 단추를 두 개 정도 풀었을 때 예쁘고, 티셔츠는 적당히 목이 파인 것을 입을 때 포인트로 착용했습니다. 하지만 네크라인이 많이 파인 옷은 오히려 함께 했을 때 덜 예쁜 것 같아요. 목걸이 체인의 끝 부분이 살짝 옷 속에 가려져야, ‘무심한 듯 시크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죠. 또 이 목걸이를 하는 날엔 귀걸이를 포함해 다른 액세서리를 착용하지 않아요. 이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포인트가 되거든요. 레이어드를 한다면 아주 얇은 스테이크 체인 목걸이나 길이가 긴 목걸이들과 함께 착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액세서리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예전에는 옷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요즘은 액세서리에도 신경을 많이 쓰게 됐어요. 옷을 심플하게 입는 편이라 액세서리가 없으면 허전하더라고요. 실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주얼리를 고를 때도 평소 잘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인지에 가장 신경써요. 오래 두고 할 아이템은 비싸더라도 좋은 걸 하나 사두고, 유행을 타는 디자인의 액세서리는 비싼 건 피해요. 사두고 잘 사용하지 않을 수 있거든요. 커스텀 주얼리의 경우는 가격이 비싼 명품 브랜드의 것이라도 도금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잘 알아보고 사야 해요. 회사에 접수된 소비자 불만 내용을 보면 ‘명품인데 금이 벗겨졌다’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이는 커스텀 주얼리가 가지는 한계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저도 도금이 벗겨지는 건 싫어서 92.5 실버나 92.5 실버 소재에 도금된 주얼리는 사는 편입니다. 수선 여부도 꼭 확인하고요.   이 목걸이에 대한 만족도 점수를 매긴다면요. 실제 사용해본 결과 10점 만점에 8점이에요. 서지컬 스틸 소재라 잘 녹슬지 않고, 가격도 저렴해서 만족한 소비였어요. 다만 어두운 컬러는 아쉬워요. 빈티지한 매력이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 반짝반짝한 광택감을 좋아하거든요.   아쉬운 점은 없나요. 소소한 부분이긴 한데 잠금장치를 풀 때 힘이 많이 들어가는 게 불편해요. 손톱이 짧은 사람은 손이 아플 정도예요.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9.19 15:12

  • [민지리뷰] 커피 맛의 결정적 차이, ‘그라인더’에 달렸다

    [민지리뷰] 커피 맛의 결정적 차이, ‘그라인더’에 달렸다

    에스프레소의 퀄리티를 좌우하는 것은 에스프레소 머신이 아니다. 커피를 분쇄하는 그라인더다. 원두를 얼마나 고르게 분쇄되었느냐에 커피의 맛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물론 원두 구매처에서 곱게 갈아놓은 원두를 사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원두 본연의 맛과 향을 지켜온 홀빈을 막 갈아 추출한 커피의 신선함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나만의 커피 취향에 꼭 맞는 그라인더가 필요한 이유다. 에스프레소 추출용 그라인더로 미뇽 스페셜리타에 최고점을 주는 이유는 성능은 상업용 못지 않으면서, 비슷한 스펙의 그라인더에 비하면 가격도 착하기 때문이다. 커피 맛은 원두의 품질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제 아무리 좋은 원두라 하더라도 이를 어떻게 갈아주느냐가 맛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런 관점에서 그라인더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사진은 미뇽 스페셜리타의 분쇄도를 조절하는 다이얼. 파인(FINE) 방향으로 갈수록 원두가 더 곱게 갈리고, 반대로 돌리면 굵게 분쇄된다. [사진 윤석준]   어떤 제품인가요. 이탈리아 유레카 사의 미뇽 스페셜리타(이하 미뇽)는 원두를 분쇄해주는 그라인더입니다. 에스프레소 전용 그라인더예요.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비하고 있다면 욕심내보셔도 좋아요. 미뇽은 상업용 에스프레소 그라인더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플랫버(분쇄날)을 내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원두의 입자가 균일하게 분쇄돼 수준급 카페에서 제공하는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습니다. 직관적으로 분쇄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조절판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편의성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홈카페에 하나쯤 있으면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언제 어떻게 구입했나요. 원두 세일즈 부서에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고객은 카페 사장님들이었어요. 신규 고객과 연락이 닿으면 원두 샘플을 보내고 계약을 진행했어요. 바리스타로 오래 일했기 때문에 카페 사장님들이 샘플 원두를 받아 테이스팅하는 게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어요. 먼저 두 가지 원두가 섞일 수 있기 때문에 그라인더에 남은 원두와 커피 가루를 없애야 해요. 그리고서 샘플로 받은 원두를 그라인더에 갈아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합니다. 보통 세 번 정도 추출을 진행하면서 원두에 맞는 최적의 분쇄 정도와 조건을 찾아야 해요.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까다로운 작업이죠. 이런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저는 샘플 원두에 맞춰 세팅된 그라인더를 들고 직접 카페에 방문했어요. 그럼 테이스팅에 걸리는 시간과 원두 소모량을 줄일 수 있고, 또 정확한 샘플 가이드를 줄 수 있어서 일석이조였어요. 그런 용도로 올해 초 마련했습니다. ‘홈바리스타 클럽’이라는 네이버 카페에서 중고거래로 50만원에 구입했어요(새 제품의 소비자가는 68만원입니다). 업무상으로 샀지만, 집에 에스프레소 추출을 위한 전용 그라인더가 없었던 차라 집에 두고 매우 잘 쓰고 있어요. 미뇽 스페셜리타 에스프레소 전용 그라인더. 콤팩트한 크기에 비해 터치 스크린을 채용하고, 분쇄 성능이 탁월해 60만원대 그라인더 중에서는 가성비 좋은 제품이다. [사진 윤석준]   여러 그라인더 중 미뇽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구매 당시엔 들고 다녀야 해서 이동이 편해야 했어요. 동시에 일정 수준 이상의 에스프레소 퀄리티를 구현할 수 있는 스펙의 그라인더여야 했죠. 미뇽은 높이 35cm, 길이 12cm, 너비 18cm로 그라인더 중에서도 콤팩트해요. 무게도 5.6kg으로 가벼운 편이죠. 원두별로 최적의 상태로 분쇄해주기 때문에, 원두가 가진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또 보통 상업용 그라인더는 작동할 때 분쇄 소음이 큰 경우가 많은데, 미뇽은 매우 조용해요. 그것도 장점이죠.   분쇄된 커피를 사지 않고 집에서 그라인더를 쓰면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에스프레소의 퀄리티를 좌우하는 것은 에스프레소 머신보다도 커피를 분쇄하는 그라인더의 성능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라인더는 분쇄 입자의 분포도가 얼마나 균일한지가 성능의 지표가 되는데요, 균일한 분쇄도는 균일한 커피 맛을 내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원두를 구입하실 때 구매처에 에스프레소 용으로 분쇄해 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가급적이면 그라인더를 구비해 그때그때 분쇄하는 걸 추천합니다. 분쇄된 상태의 원두는 상미 기한(맛이 유지되는 기한)이 매우 짧아지기 때문입니다. 혹시 분쇄된 지 오래된 커피에서 혹시 종이박스 같은 향과 텁텁한 맛이 느껴본 적 있나요? 홀빈은 분쇄된 이후 휘발성 성분인 향이 빠르게 손실됩니다. 또 공기와의 접촉면이 많아져 원두 내부의 유기물들이 산패되면서 맛이 변질되기 시작하죠.   그라인더를 쓰면 좋은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집집마다 사용하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죠. 원두 구입처에서 동일한 사이즈로 분쇄해도, 어떤 머신에서는 에스프레소가 콸콸 쏟아지듯 추출되어 너무 연한 에스프레소가 추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천천히 나와서 과한 농도와 쓴맛이 강한 에스프레소가 되기도 합니다. 그라인더가 있다면 머신과 원두의 상태에 맞게 세팅하여 내 취향에 맞는 에스프레소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미뇽 그라인더에 원두를 넣는 모습. [사진 윤석준] 미뇽의 디스플레이에는 분쇄시간이 14초로 설정돼 있다. 14초 동안 분쇄할 때 몇 g의 분쇄 원두가 담기는 지 확인하려고 에스프레소 추출용 포터필터를 저울에 올려 확인해 보았다. [사진 윤석준]   일반적으로 홈카페용 그라인더를 고르는 포인트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여러 전동 그라인더와 핸드밀(수동 그라인더)을 사용해 본 결과 선호하는 커피 음용 방법에 따라 그라인더를 고르는 것을 추천합니다. 커피 음용 방식은 크게 에스프레소와 브루잉커피(핸드드립, 프렌치 프레스, 콜드 브루, 커피메이커 등)로 나눌 수 있는데요. 내가 어떤 커피를 선호하는지를 생각해보고 그에 맞는 전용 그라인더를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두 가지 방식에 모두 적합한 그라인더도 있습니다.  대신 가격이 비싼 치명적인 단점이 있지만요. 미뇽은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미뇽은 에스프레소 전용 그라인더이기 때문에 핸드 드립이나, 콜드 브루 등 다른 추출방식에는 적절하지 않아요. 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용도라면 ‘바라짜 버추소’ ‘페이마600시리즈’ 등이 더 적합해요. 가격은 20만원 중후반으로 저렴한 드립용 그라인더를 구매하는 것이 가격측면에서나, 결과물의 맛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미뇽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장점은 터치 디스플레이의 편의성과 디자인이에요. 비슷한 가격대의 같은 성능의 그라인더 중에서는 터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분쇄량 셋팅이 편리합니다. 터치 디스플레이 때문에 디자인도 더 돋보여요. 저렴한 가격대의 그라인더는 원두를 분쇄할 때 정전기로 인해 원두 입자가 서로 덩어리지면서 뭉치는 경우가 많다. 원두 입자가 뭉치면 추출이 균일하게 되지 않아 맛의 편차가 생긴다. 미뇽은 같은 가격대의 그라인더에 비해 원두의 뭉침없이 고르게 담긴다. [사진 윤석준]   사용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몇 점인가요. 그라인딩 시 정전기로 인해 다소 뭉치고, 분쇄 날의 사이즈가 작아 그라인딩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도 있지만 10점을 주고 싶습니다. 미뇽은 저 같은 바리스타가 아닌 일반인이 사용하기에 편리해요. 비교적 사용 후기가 많고 매뉴얼이 쉽고 자세하거든요. 60만원대 에스프레소 전용 그라인더인데도 터치스크린을 적용했다든지, 마감이 견고한 점은 가성비가 훌륭한 거예요. 이보다 저렴한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용 그라인더는 분쇄할 때 정전기가 생겨 원두 가루 날림이 심한데 미뇽은 그 부분이 개선돼 사용하기 편리합니다.   개선점은 없을까요. 원두를 담아두는 호퍼의 재질이 너무 약해요. 실제로 금이 가거나 깨지는 사례를 종종 봤어요. 좀더 강한 재질의 호퍼를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누구에게 추천해줄 수 있나요.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홈카페를 만들어보려는 분께 추천드려요. 다양한 에스프레소 머신과 조합해본 결과 어떤 기종을 사용해도 편차 없는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그라인더 관리법이 알려주세요. 그라인더를 오래 사용하면 분쇄 날과 주변에 원두의 잔량이 남거나 찌드는 경우가 생깁니다.  매번 열어서 브러시로 털어주시면 좋겠지만, 꽤 번거롭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원두를 교체할 때 충분히 갈아주시거나, 쌀가루를 넣고 종종 갈아주세요. 이렇게만 해도 커피 맛의 변하는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절대 분쇄 날을 물로 세척하지 마세요. 원두는 로스팅이 되면서 대장균이나 식중독균이 전부 제거되기 때문에 위생에 대한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물이 닿아 녹이 생길 수 있으니 브러시 등을 이용해 털어만 주세요.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9.18 12:00

  • [민지리뷰] 부동산 ‘호갱’이 ‘고수’가 되기까지…MZ세대가 챙겨보는 부동산 정보 앱

    [민지리뷰] 부동산 ‘호갱’이 ‘고수’가 되기까지…MZ세대가 챙겨보는 부동산 정보 앱

    부동산에 찾아가 공인중개사가 권하는 집만 본다고? MZ세대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사할 일이 있으면 우선 스마트폰부터 집어 든다. 실제로 부동산을 찾아가기 전 스마트폰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있기 때문. 부동산 커뮤니티 카페에서 예산에 맞는 지역을 파악하고, '호갱노노'로 실거래가와 주거 생활 정보를 하나하나 따져본 뒤, '네이버 부동산'으로 실제 매물을 확인하는 것. 이 3단계를 거친 뒤 부동산에 가서 당당하게 ‘그 집’을 콕 집어 보여달라고 한다. 이게 바로 MZ세대의 집 보는 법이다. 남이 추천해주는 집이 아닌, 내가 살고 싶은 집을 직접 고르는 MZ세대에게 호갱노노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시대에 ‘프롭테크’가 부동산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 관련 앱 사용자가 500만명을 넘겼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한 빅테이터 플랫폼 기업은 지난해 기준 ‘호갱노노’가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은 앱이란 조사 결과를 내놨다. 사진은 호갱노노를 활용해 구한 집에서 바라본 전경. [사진 공혜정]   어떤 서비스인가요. 부동산 실거래가를 지도 위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이자, 프롭테크(property+technology) 기업이에요. 업계 최초로 아파트 실거래가를 제공했죠. 지금은 학군·교통·거주 후기까지 집을 구할 때 필요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요. 2015년 8월 일반 사람들이 중개업소에 가기 전에 실거래가 정보를 확인 수 있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는데, 지금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해요. 부동산 시장에서 정보가 중개업자에게만 쏠려있는 정보 비대칭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죠. 서비스 론칭 당시만 해도 호가 위주의 정보만 얻을 수 있어 특정 아파트의 가격이 합리적인지 판단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집 구할 때 호갱(호구와 고객의 합성어)이 되지 말자'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2018년엔 경쟁사였던 '직방'에 인수되었고, 대한민국에 불어닥친 부동산 열풍을 타고 인기가 높아졌어요. 한창 부동산으로 시끌벅적했던 지난해 6월엔 하루 사용자가 46만명에 달하며 모기업인 직방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 특히 부동산 분야에서는 심했었죠. 맞아요. 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을 '레몬 마켓'이라 부르기도 했죠. 레몬이 가진 '불량품' '시고 맛없는 음식'이란 의미를 차용한 레몬마켓은 구매자가 결함에 대한 정보를 몰라 불량품이 팽배하는 시장을 말해요. 정보의 비대칭으로 소비자가 '호갱'이 되기 쉬운 시장인 거죠. 부동산 시장이 대표적이었고요. 부동산이 가진 정보에 소비자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발행한 문제였는데, 이 판도를 호갱노노가 바꿨어요. 부동산 정보를 '모두'에게 공개했거든요.   사실 부동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의 비대칭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어요. 차를 팔 땐 '헤이딜러' 앱으로 여러 곳에 견적을 받고 평점 좋은 딜러에게 판매할 수 있어요. 입소문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던 성형 시장도 '강남언니'란 서비스 덕에 실제 후기를 보고 비교해 고를 수 있어요. 덕분에 판매자는 진정성 있는 서비스를 내놓게 되고, 소비자는 더 현명하게 소비할 수 있죠.     MZ세대는 집을 구할 때 주로 어떤 방법을 이용하나요. 나를 비롯해 20~30대는 부동산 커뮤니티 카페, 호갱노노, 네이버 부동산을 기본적으로 이용해요. 먼저 부동산 카페에서 분위기와 예산에 맞는 지역을 파악하고, 호갱노노로 기초 정보 및 실거래가, 오름세 등 자세한 정보를 얻습니다. 그 후에야 네이버 부동산에서 실제 매물을 찾아 전화하거나 단지 방문하는 거죠. 공인중개소에 방문했을 때 '네이버 부동산에서 보고 왔는데 이 매물 볼 수 있나요'라고 바로 물어볼 수 있어요. 골라주는 매물 대신 내가 직접 매물을 선택하는 거죠. 더 적극적인 친구들은 동네 커뮤니티도 봐요. 그 지역에 안 좋은 이슈는 없는지 확인하는 거예요. 실제로 한 친구는 당근마켓(동네생활)에서 관심을 가졌던 동네에 최근 살인사건이 있었다는 정보를, 호갱노노(살아본 이야기)에서는 원하던 아파트에 바퀴벌레가 많다는 후기를 보고 계약을 포기했어요. 집을 구할 때 가장 얻기 어려운 정보가 동네 주민만 아는 정보인데, 이런 앱들이 도움돼요.   호갱노노에 유독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지난해에 이사 때문에 3개월가량 집을 알아봤어요. 이때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부동산을 잘 아는 지인이 AI로 부동산 예상 가격을 알려주는 서비스 '리치고'와 부동산 매물이 가장 많이 올라와 있는 '네이버 부동산', 몇몇 부동산 커뮤니티를 추천했어요. 그중 하나가 호갱노노였고요. 하지만 나는 '이 집을 사세요'라는 정답을 얻는 것보다, 좋은 집(부동산)을 알아보는 눈을 키우고 싶었어요. 호갱노노는 집을 구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잘 찾을 수 있게 돼 있어 많은 도움이 됐죠. 그래서 집을 구하는 3개월 동안 손에서 놓지 않았어요.   호갱노노 서비스 중 가장 요긴하게 사용한 세 가지는 ‘지금 n명이 보고 있어요’와 ‘3D 일조량’, ‘실거래 가격 변동’이다. 이미지는 실거래 가격 변동 기능으로, 한눈에 어느 지역이 핫한지 알 수 있게 보여준다. 집 선택에 있어 사람들이 어떤 점을 고려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사진 공혜정, 호갱노노 캡처] 여러 부동산 서비스 중에서 호갱노노를 신뢰하는 이유는요. 원하는 정보를 얼마나 잘 필터링해서 보기 쉽게 해주는지를 비교하니 호갱노노가 단연 돋보이더라고요. 내가 원하는 조건은 매물 가격과 출퇴근 거리 딱 두 가지였어요. 원하는 조건이 명확했고, 이 기회에 부동산 공부를 해보자는 의지가 강했죠. 먼저 매물의 실거래 가격을 알려줘서 도움이 됐어요. 공인중개소에서는 호가만 알려주며 매물이 '정말 좋은 가격'이라고 말했지만, 미리 실거래가를 보고 갔기 때문에 가격 수준을 판단할 수 있었답니다. 주변의 같은 조건과 비교했을 때, 실거래가가 합리적인지 보는 눈을 키워줬어요. 실제로 중개업자와 이야기 나눌 때도 '최근 실거래가는 얼마였는데 많이 올랐네요'라거나 'OO아파트와 비슷한 조건인데 여기 호가가 훨씬 높네요'라며 아는 체도 할 수 있었고요. 또 주거환경에 대한 정보가 풍부해요. 집을 볼 때 학군·상권·교통 등 상황을 알아보려면 미리 가보는 수밖에 없는데, 직장인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에요. 이 정보들을 앱에서 꼼꼼히 제공해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어요.   직접 이용해보니 어떤 기능이 유용했나요. '지금 n명이 보는 중' '3D 일조량' '실거래가 가격 변동'의 세 가지 기능이 가장 유용했어요. 먼저 지금 몇 명이 보고 있는지는 사람들이 어떤 매물에 관심이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에요. 나와 같은 시간에 누군가도 이 집을 보고 있다는 걸 알게 되니 더 열심히 매물을 찾아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고요. 3D 일조량 기능은 시간대·계절별로 해가 비치는 정도를 3D로 보여주는 기능이에요. 실거래 가격 변동 메뉴를 사용하면 어느 지역이 '핫'한지 한눈에 알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지역별로 1년 전 대비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를 버블차트로 보여주는데, 큰 원이 표시된 지역일수록 상승폭이 커요. 인기가 좋은 지역이란 걸 직관적으로 알 수 있죠. 앱을 사용한 지 한참 뒤에야 알게 된 기능이라, 미리 알았더라면 가격 정체 지역을 미리 이사 대상지에서 제외할 수 있었을 텐데 못해서 아쉬워요. 해당 지역의 지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화면. 이 집이 비탈에 있는지, 평지에 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사진 공혜정, 호갱노노 캡처]   가장 많이 활용한 기능은요. 3D 일조량 정보를 가장 많이 봤던 거 같아요. 해를 쬐는 것을 좋아해 집에 해가 많이 들었으면 하고 바랐거든요. 하지만 계절마다 그 집에 가서 확인할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특히 직장인들은 해가 지고 난 뒤에 집을 보기도 하고요. 이런 경우 3D 일조량 정보가 쏠쏠한 도움이 돼요. 한번은 호갱노노의 일조량이 실제와 같은지 확인해본 적도 있어요. 한 시간 정도 그 집에 머물면서 앱에서 보여주는 그림자 모양과 실제 그림자 위치를 살폈는데 잘 맞더라고요. 눈으로 직접 확인한 뒤엔 더 신뢰가 쌓였죠.     이 서비스의 기획자를 칭찬한다면요. 호갱노노는 예리한 데이터분석 기업에 더 가까워요. 부동산 관련 데이터를 모조리 수집해 이를 보기 좋게 보여주는 거죠. 핵심은 보기 좋게 시각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사용자가 보고 이해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니까요. 우리가 집을 구할 때 필요한 정보는 인터넷상에 흩어져 있어서 찾기 어려워요. 호갱노노는 이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모았어요. 또 부동산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이해하기 쉽게 시각화했어요. 지금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지도 위에 가격을 표시한 UX(사용자 경험)는 이들이 최초로 도입한 거예요. 사용자가 매물을 볼 때 직관적으로 실거래가를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한 거죠. 경사도나 주요 지역까지 거리를 지도 위에 색으로 표현하고, 일조량을 그림자로 표현한 것도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해요. 집을 구할 때 중요하게 본 요건 중 하나는 출퇴근 시간이었다. 회사가 있는 판교까지 거리를 그래픽을 사용해 한눈에 보기 쉽게 제공한다. [사진 공혜정, 호갱노노 캡처]   사용 만족도 점수를 매겨주세요. 10점 만점이라면 9점을 주고 싶어요. 기본적으로 집을 구할 때 필요한 거의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었어요. 이를 통해 집을 선택하는데 꼭 필요한 조건만 추릴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았어요. 가격과 생활 환경을 미리 알아보고 확신이 드는 곳만 둘러보니 시간과 에너지가 절약됐어요. 이 집에 얼마까지 지불할 것인지 결정하기도 쉬웠죠. 집을 실제로 보러 갔을 땐 무엇을 중점적으로 봐야 할지도 알겠더군요. 또 앱에서 보고 익힌 정보만 공인중개사에게 이야기해도 '똑똑한 소비자'란 인상을 줄 수 있어요. 말 그대로 호갱에서 벗어난 거죠.   개선됐으면 하는 점이 있을까요. 매물 정보가 없다는 점이요. 그래서 실거래가와 주거 정보는 호갱노노 확인하고, 매물  정보는 네이버 부동산에서 확인했어요. 매물 정보도 함께 볼 수 있으면 참 편할 텐데, 네이버 부동산이 이미 아파트 매물 시장의 절대 강자 역할을 하고 있어서 중개업자들이 넘어오긴 어려울 것 같아요. 사실 지난해까지는 호갱노노에서도 부동산이나 집주인이 매물을 올리는 기능을 제공했었는데, 최근 그 기능이 없어졌어요. 왜 그랬을까를 생각하니 모회사인 직방이 규모를 키워 매물 중개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호갱노노는 부동산 데이터 앱으로 확고히 포지셔닝한 것 같아요. 매물을 올리는 것은 광고가 필연적으로 붙는 것이고, 이는 오히려 사용자 경험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생각해요. 기능을 보완한다면, 가격 예측이나 추천 기능을 덧붙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잘 활용하는 노하우를 살짝 알려줄래요. 호갱노노는 아는 만큼 보이는 앱이에요. 정보가 많은 만큼 원하는 집의 조건을 먼저 명확하게 알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단순히 실거래가 정보만 활용할 수밖에 없어요. 나 역시 원하는 집의 조건이 무엇인지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어요. 포기할 수 없는 요소와 덜 중요한 요소를 나눴고, 덕분에 서비스의 필터를 유용하게 활용했죠.  두 번째로는 다른 앱과 함께 사용하는 걸 추천해요. 호갱노노의 필터링 기능으로 괜찮은 매물과 이 정도까지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을 정하고, 네이버 부동산으로 매물을 보고, 해당 매물을 가지고 있는 부동산에 전화해 방문 예약을 했어요. 덕분에 서울과 경기도 전역에서 원하는 조건의 집을 추려서 볼 수 있었답니다.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9.14 13:15

  • [민지리뷰] 인천 전기구이 통닭집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

    [민지리뷰] 인천 전기구이 통닭집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

    얼마 전까지 인천 개항로는 과거의 영광이 조금씩 녹슬어가는 곳이었다. 찾는 이 없어 잊혀 가던 곳이 지금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한껏 멋을 부린 MZ세대부터 옛 추억을 더듬는 윗세대, 인천 토박이와 관광객 누구나 자연스레 어울려 이곳만의 레트로한 감성을 즐길 수 있다. 그 중심에는 개항로 통닭이 있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추억의 K팝이 흘러나오고, 벽면에는 빛바랜 소풍 사진이 가득 걸려있다. 노릇노릇 구워진 전기통닭이 고소한 향을 풍기며 테이블에 나오면 더없이 완벽해진다. 근대와 현대 사이 새로운 시공간으로 떠나보자.  인천로 떠나는 시간여행의 종착지, 개항로 통닭. 세대 구분 없이 어울려 즐길 수 있는 전기구이 통닭을 주메뉴한 레트로 음식점이다. [사진 이승민]   어떤 곳인지 궁금해요. 인천 토박이나 인천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배다리 사거리를 잘 아실 거예요. 그곳에 있는 통닭 주점이에요. 이름에서 어느 정도 눈치챘겠지만 주메뉴는 전기구이 통닭이고, 맥주 한 잔에 곁들일 수 있는 다양한 안줏거리가 있는 ‘호프집’이에요. 쇠퇴해가는 인천 개항 지역의 근대 건물을 리모델링해 재미있는 콘셉트의 매장들이 들어섰는데, 이런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모여 ‘개항로 프로젝트’를 만들었어요. 개항로 통닭은 그중 하나고요. 저는 통닭과 함께 인천에서만 먹을 수 있는 개항로 맥주를 마시기 위해 친구와 함께 찾았습니다. 올봄에 처음으로 찾았는데, 3개월 사이에 3번은 더 방문한 것 같아요. 집에서 조금 더 가까웠다면 아마 더 자주 갔을 거예요.   방문했을 때 첫인상은 어땠나요. 너무 자연스러웠어요. 어릴 적 추억에 전기통닭 구이가 자주 등장해요. 주연처럼, 조연처럼요. 특별한 날이건, 평범한 날이건 자주 사 먹었거든요. 마요네즈와 케첩을 섞은 ‘오로라 소스’를 듬뿍 뿌린 양배추 샐러드와 새콤달콤한 치킨 무, 시원한 맥주와 함께 먹는 바삭하고 부드러운 통닭을 마주했는데 낯설지가 않더라고요. 분명 생긴 지 얼마 안 된 가게지만 노포 같은 느낌도 들고요. 제공되는 메뉴와 공간이 완벽하게 자연스러웠어요. 치킨 말고도 라볶이와 골뱅이를 같이 주문해 먹었어요. 아는 맛이 무섭다고, 지금 그 맛이 어떨지 상상이 가실 텐데 너무 맛있었어요. 가격도 적절했어요. 여기서는 인천에서만 파는 로컬 맥주인 개항로 맥주를 팔아요. 양조하신 분이 ‘테라 보다 조금 더 맛있게’를 기준으로 만들었는데 정말 술술 넘어가요. 꼭 같이 맛보세요.     이곳에 관심 갖은 이유가 있나요. 저는 여러 도시에서 도시재생 관련 워크숍과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지역에 필요한 공간’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요. 그런데 개항로 통닭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자주 회자가 돼요. 공간 활용, 판매하는 상품, 공간 내에서 세대 간에 함께 즐길 수 있는 요소 하나하나가 눈에 띄거든요. 도시재생이나 공간 재생 측면에서도 눈여겨볼 점이 많지만 굳이 그런 어려운 접근이 아니더라도 직접 가보면 가게 자체로 충분히 즐거워요.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통닭도 맛있고요. 겉은 바삭, 속은 촉촉. 요즘 말 그대로 '겉바속촉'한 옛날 스타일 통닥에 치즈, 로제소스 등을 곁들여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사진 개항로 프로젝트 SNS] 가게 창문부터 레트로한 감성이 풍긴다. 윗세대에는 추억의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지금 세대에게는 색다른 감성을 선사하는 장소다. [사진 이승민] 도심의 사차선 도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데 좁은 골목을 돌아 들어가야 입구가 있다. 도심 속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은 재미도 있다. [사진 이승민]   좀 더 소개해주세요. 개항로 통닭은 주점인 만큼 음식 맛이 가장 중요하겠죠. 주메뉴는 오리지널 통닭이고 골뱅이, 떡볶이, 황도, 마른안주와 같은 메뉴가 있어요. 맥주와 궁합이 잘 맞는 안주류들이죠. 음식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어울려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입구 설계, 마당 BGM, 가구와 소품 구성이 모든 것이 잘 어우러져 있어요. 건물은 대로변에 위치해 있지만 입구는 건물 정면이 아닌 뒤편에 있어요. 개항로 통닭 간판이 걸린 건물 오른편으로 1m 남짓 되는 좁은 골목길이 있어요. 이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주변 건물들이 감싸고 있는 널찍한 마당으로 들어서게 돼요. 분명 조금 전까지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4차선 도로를 따라왔는데 골목 하나를 걷는 사이 시공간을 훌쩍 뛰어넘어 버려요. 근대와 현대가 뒤섞인 다른 곳을 방문한 느낌이에요. 통닭집 입구로 연결되는 골목길. 낡고 좁은 골목과 투박한 글씨로 쓰여진 개항로통닭 간판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곳을 찾는 사람이 꼭 들러 사진을 찍는 포토스폿이다. [사진 이승민] 골목길 안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개항로 통닭의 야외 공간. [사진 개항로 프로젝트 SNS] 전기구이 통닭 한 마리에 인천의 지역 맥주인 개항로 맥주를 곁들이면 부러울 게 없다. [사진 개항로 프로젝트 SNS]   앞서 말한 개항로 프로젝트란 무엇인가요. 인천역 인근은 대한민국 개항의 역사가 깃든 곳이에요. 주변에는 차이나타운과 신포시장이 있어요. 이곳이 쇠퇴하면서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건물이 많았어요. 마치 유령도시처럼 존재했었는데, 시대에 맞는 콘텐트와 디자인으로 이곳을 새롭게 기획해서 운영하는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시작됐어요. 각자의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 중 마음 맞는 플레이어들이 크루처럼 모여 ‘개항로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함께 마케팅하고 있어요. 노포와 상생하는 캠페인 ‘개항로 이웃사람’이나 개항로에 창업하고자 하는 청년을 육성하는 ‘개항백화’ 등을 운영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크루들의 연합에서 지역 전체로 관계를 넓혀가려고 모색 중입니다.     도시 재생 전문가로서 이곳의 공간 기획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공간 기획을 지역 재생 콘텐트 측면에서 보자면 두 가지가 가장 눈에 띕니다. ‘보편성’과 ‘다양한 구성원을 결합하는 힘’이요. 20대 친구와 방문해도, 60대 부부가 찾아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요. 일단 메뉴가 모든 세대에서 사랑받는 전기구이 통닭이에요. 매장 곳곳에 초등학교 졸업사진, 인천 내 주요관광지에서 찍은 소풍 사진이 곳곳에 놓여 있어요. 인천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세대를 불문하고 추억을 나눌 수 있을 법한 소재죠. 음악 역시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비밀 병기라고 생각해요. 친구와 술잔을 기울이다 보니 귀에 익은 추억의 K팝이 흘러나왔어요. 나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이게 되더라고요.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테이블도 마찬가지였어요.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거나 춤을 추는 사람을 볼 수 있어요. 분명 최신 유행의, 세련된 감각적인 음악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가족과도 친구와도 방문할 수 있는 곳이에요.  개항로 통닭 내부. 마치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세트장같은 느낌이 든다. 중앙에 놓인 수족관, 테이블과 의자 특히 벽에 걸린 옛 사진이 시선을 잡아끈다. [사진 이승민] 고개를 들면 독특한 천장 조형물이 눈에 띈다. 술상자를 겹겹이 쌓고, 색색 조화를 곁들여 이색 샹들리에를 완성했다. [사진 이승민]   다른 도시재생 공간과 차별점이 있을까요. 지방 소도시에 가면 근대 건축물이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 건물을 활용한 여러 사례가 있는데 건물 외관이 가진 레트로함을 완전히 지워 현대 건물처럼 포장한 경우도 많고, 반대로 너무 근대에 치우쳐 말끔한 박물관식 목조 건물로 변한 경우도 많아요. 개항로 통닭은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나름의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냈어요. 개항로 통닭 건물은 원래 2층에 집이 있는 근대식 상가 건물이에요. 겉에서 볼 때는 특별하지 않아요. 골목을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마당과 매장 안에 들어갔을 때 과감하게 2층을 터서 천장을 높게 연출한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사장님께 설명을 들으니 가게 안에 놓인 어항이나 졸업사진, 유원지 사진도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어요. 동네 어르신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MZ세대에게는 레트로한 재미를 주는 장치였어요. 덕분에 세대 간에 편안하고 즐겁게 소통할 수 있다고요. 이런 부분이 단순한 공간 재생 F&B와 차별화된다고 생각합니다.     레트로 감성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요. 요즘 사람들이 ‘레트로’와 ‘노포’에 열광하는 이유는 시간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단순히 오래된 건물을 재생한 공간이라고 해서 그 인기가 지속하긴 어려워요. 옛날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유지되는 가게들은 단순히 오래되어서가 아니에요. 일정 수준의 서비스가 제공되고 고객은 공간에 매력을 느껴 꾸준히 재방문했기 때문이죠. 관광지에서 새로 생긴 핫플레이스보다 현지인들이 꼽은 숨은 맛집을 찾은 적 있으시죠? 도시 재생 맥락에서 공간을 재생할 때도 지역 주민들이 꾸준히 찾을 수 있는 보편적인 콘텐트를 추구해요. 그런 점에서 개항로 통닭은 좋은 사례예요. 지역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곳이거든요. 개항로 통닭이 우리 동네에도 있었다면 친구와 주말마다 올 거예요. 우리 동네판 개항로 통닭을 찾아 소문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어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또 가고 싶은 일상의 공간’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이곳이 가진 레트로 감성에 드라마 '좋좋소'와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촬영지로도 쓰였다. [사진 왓챠 좋좋소,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영상 캡처]   방문 만족도를 몇 점인가요. 전혀 부담 없는 가격에 군더더기 없는 서비스 그리고 함께 한 사람들이 즐거워서였는지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만점이었어요. 그래서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방문하게 되는 것 아닐까 싶어요. 누구와 와도 동행했던 사람들 모두 만족했답니다.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인천 시민이라면 한 번쯤 꼭 가보면 좋겠습니다. 이런 가게가 지역 안에서 사랑받아야지, 또 이런 곳들이 더 많아져서 매력적인 동네가 될 수 있을 테니까요. 또 관광객들도 꼭 와보세요. 인천 여행코스로 차이나타운이나 인천 개항장 역사문화를 많이 방문해요. 여기에 더해 개항로 프로젝트 지역을 넣으면 색다른 매력을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인천역에서 동인천에 이르는 원도심 일대에는 인천 개항의 역사가 겹겹이 쌓여있어요. 차이나타운에서 일본인 거류지를 지나 신포 시장을 거쳐 개항로까지 지어져요. 직접 방문해보면 근대 건축 박물관 안에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2021년 현재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라는 실감할 수 있을 거예요. 또 하나의 역사가 되어가는 원도심의 노포들이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해석 되어 살아나고 있는지 보면 이곳에 방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근대 역사 여행지를 돌아본 후 개항로 통닭에 와서 흥겨운 K팝을 들으면 시간 여행의 마무리로 완벽할 거예요.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9.11 18:00

  • [민지리뷰] BTS 정국이 마신다는 그 차, 난 집에서 발효해

    [민지리뷰] BTS 정국이 마신다는 그 차, 난 집에서 발효해

    아로마테라피스트인 나에게 ‘음식’은 삶을 건강하게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손수 건강한 요리하는 것도 그 이유다. 특히 살아있는 생명체와 공감하며, 오랜 기다림 끝에 하나의 음식을 탄생시키는 ‘발효’는 무엇보다 매력적인 요리라 생각한다. 바쁜 일상에서 발효가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를 위해 집중하고 여유를 갖게 하는 것도 발효가 가진 힘이다. 요즘은 발효효모 스코비를 키워 콤부차를 만들며 발효의 매력을 알아가고 있다. BTS 정국이 하루 두 잔 마신다는 화제의 콤부차, 쓰레기를 남기며 사 먹지 말고 직접 만들어보자. 최근 가장 '핫'한 음료가 된 콤부차. 건강을 챙기기는 동시에, 집에서 이 차를 발효해 만들어 가는 과정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선물했다. [사진 임승현]   콤부차 요즘 핫하죠. 소개 좀 해주세요. 콤부차는 녹차나 홍차를 우린 물에 설탕을 녹인 다음 유익균을 넣어 발효시켜 만든 음료예요. 역사적으로 볼 때 고대 만주나 몽골에서 기원했다는 설이 있어요. 진시황이 불로장생을 위해서 마셨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우리나라에서는 고(故) 정주영 회장이 건강을 위해 매일 두 잔씩 마신 것으로 유명세를 탔었죠. 몇 년 전부터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마시는 발효 음료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최근 MZ세대에게는 BTS 정국이 마신 음료로 관심이 높아졌고요. 트렌디한 음료라는 점에서 나도 콤부차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어요. 평소 발효 음식에 관심이 많아 자연스레 콤부차에 입문했어요. 2년 전 뉴욕 여행을 갔을 때 매일 아침 마트에 들러 콤부차를 종류별로 사서 마셨어요. 한국과 다르게 훨씬 다양한 종류의 콤부차를 쉽게 구할 수 있었어요. 뉴욕의 더운 공기를 콤부차의 시원한 탄산과 새콤한 청량감이 날려줬어요. 무엇보다 속이 편했어요. 콤부차는 발효 과정에서 프로바이오틱스를 만들어서 위장 건강에 도움이 되고 면역력을 높인다고 해요. 그래서 속이 편했나 봐요. 또 체내 독소 배출해주고, 항산화 성분도 풍부한 건강 발효차예요.   스코비는 생소한데요.  콤부차를 만들 때 첨가하는 유익균이에요. ‘스코비(SCOBY)’는 ‘Symbiotic Colony Of Bacteria and Yeast’의 앞 글자를 따서 부른 거예요. 발효할 때 생기는 효모균종과 미생물로 이뤄진 배양체의 모습이 버섯이랑 닮아서 애칭이 ‘홍차버섯’이에요. 판매점이 흔치는 않은데, 온라인쇼핑몰이나 SNS에 스코비나 홍차버섯이라고 검색하면 판매처가 종종 나와요. 나는 한 공방에서 판매하는 스코비와 배양액 세트를 샀어요. 스코비 한 덩어리에 배양액 200mL가 차를 담그는 최소 단위이더라고요. 가격은 1만6500원이었어요. 스코비의 첫인상은 뽀얗고 깨끗했어요. 둥글고 납작한 호떡 모양인데 질감은 물컹물컹한 젤리 같아요. 첫눈에 반하기에는 반감이 생기는 비주얼이랄까요. 하지만 이 이것이 만들어내는 콤부차는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이에요. 처음 만든 차의 맛은 지금도 기억해요. 탄산수를 넣지 않고 원액을 맛봤는데 목이 칼칼해질 만큼 탄산이 꽉 차 있었어요. 방탄소년단 정국이 인터넷 라이브 방송에서 자신이 즐겨 마신다는 콤부차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 네이버 V라이브 캡처]   어떻게 직접 만들 생각을 했나요. 올 초 회사에서 카페를 오픈하면서 메뉴로 콤부차를 준비하게 되었어요. 전문가를 만나고 책을 읽으면서 직접 발효해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세상에. 발효차인 줄 알았지만 직접 만들 수 있다니 너무 흥분됐죠. 직접 발효한 차를 마셔보니, 이게 웬걸요. 사 먹는 것보다 맛이 훨씬 풍부하더라고요. 집에서 건강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걸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5월경부터 집에서 콤부차 발효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키우고 있어요. 처음에는 1.5cm 정도 두께의 얇은 스코비 한 덩어리였는데 지금은 거의 10cm가 훌쩍 넘을 만큼 자랐네요. 그렇게 스코비가 열심히 발효한 콤부차를 하루에 한두잔씩 꼬박꼬박 마시고 있어요.     어떻게 만드나요. 우선 홍차나 녹차를 우려 줍니다. 따뜻하게 우린 찻물에 설탕을 반 컵 정도 녹여주고 체온과 비슷한 온도로 식혀주세요. 그동안 스코비를 키울 유리병을 소독합니다. 참고로 스코비는 병 모양과 크기에 맞게 자라요. 넓은 단지를 사용하면 스코비도 그 넓이만큼 옆으로 자라니, 대량 생산할 계획이 아니라면 구매한 스코비가 들어갈 정도의 적당한 유리병을 준비하는 게 좋아요.   적당히 식은 설탕 녹인 찻물에 처음 구매 시 받은 스코비 배양액과 스코비, 상온에 둔 생수를 잘 섞어서 소독한 유리병에 넣어 줍니다. 레시피마다 다른데 나는 찻물과 물은 거의 1:1의 비율, 배양액은 찻물의 ⅕ 정도로 만들어요. 발효과정에서 탄산이 나와 기포가 생기니 병 가득 담기보다 5~10cm 정도 여유 공간을 주는 것이 좋아요. 그다음 면 보자기로 병 입구를 덮어줍니다. 뚜껑을 닫으면 스코비가 숨을 쉬지 못하기 때문에 꼭 면보로 덮고 묶어주세요. 이렇게 약 5일 정도 22~30도의 상온에 가만히 놔두면 스코비 사이로 탄산이 생겨 기포가 올라오는 모습이 보여요. 스코비에 셀룰로스가 얇게 한 겹 더 자라는 모습도 보이고요.   5~7일 정도 지나면 발효액의 맛을 보고, 강한 탄산과 진한 맛을 원할 경우 며칠 더 발효하면 돼요. 집안 온도에 따라 발효도가 매번 달라지더라고요. 그러니 5일 후부터 발효 기간은 개인 취향에 따라 달리하면 돼요. 스코비는 그대로 두고 유리병에 담긴 발효된 찻물 즉 콤부차 원액을 다른 병에 옮겨 담습니다. 원액을 취향대로 물이나 탄산수에 희석해 마시면 맛있는 콤부차가 됩니다. 찻물을 우리고 섞는 과정이 성가시지만 인내만 있다면 정말 쉽고 간단해 누구나 만들 수 있어요.   층층이 쌓여있는 발효균, 스코비의 모습이다. 5일간의 발효를 마칠 때마다 스코비가 자라 점점 두꺼워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임승현] 6일간의 발효 끝에 완성된 콤부차. 콤부차 원액에 약간의 탄산수를 섞어서 마시면 여름 더위가 싹 날아간다. [사진 임승현]   발효할 때 주의할 점은요. 좋은 콤부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발효를 유도하는 배양균인 스코비의 건강이 가장 중요해요. 스코비는 유익한 박테리아인 아세트산균과 효모가 만나 상호 작용하면서 발효됩니다. 그 과정에서 탄산이 만들어져 천연 탄산음료가 된답니다. 나는 스코비를 살 때부터 신경을 썼어요. 우선 스코비를 배양액에 넣어 건조되지 않는 상태로 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했어요. 건조된 스코비는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고 해요. 오랫동안 콤부차를 만든 전문가에게서 배양균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죠. 또 배양액을 만들 때 유기농 찻잎을 사용했는지도 살폈어요. 콤부차를 담는 용기는 시험검사 성적서 등을 갖췄는지도 봤고요. 내가 스코비를 산 곳은 비닐에 스코비와 배양액만 담긴 간단한 포장 형식으로 보내줬어요. 유기농 찻잎과 유기농 설탕까지 함께 구성한 세트도 판매해요. 나는 집에 여기저기 선물받고 구입한 각종 홍차와 녹차 잎이 많아서 스코비와 배양액만 구매했어요. 콤부차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아요. 유튜브에 ‘콤부차 만들기’를 검색하면 국내외 유튜버들이 올린 다양한 스코비 키우는 방법을 볼 수 있어요. 언택트에 익숙하지 않다면 공방에서 운영하는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배울 수도 있어요.   그래도 꽤 손이 많이 가잖아요. 이 과정을 통해 얻는 것이 또 있나요.  스코비는 생명체예요. 한번 발효했다고 해서 버리지 않아도 돼요. 일정 정도의 원액을 남겨두고 설탕을 녹인 찻물을 부으면 다시 발효가 시작돼요. 관리만 잘해준다면 끊임없이 공생이 가능해요. 반려 스코비가 되는 거죠. 콤부차를 직접 만들다보니 쓰레기 걱정도 없어요. 집에서 직접 발효하는 과정이 수고스럽지만 건강에도 좋고, 환경에도 해가 되지 않으니 뿌듯함이 이루 말 할 수 없고요. 한 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발효한 콤부차를 기호에 맞게 색다른 음료로 만들어 마시는 걸 추천해요. 신선한 과일을 넣고 2차 발효하면 계절에 어울리는 나만의 음료가 된답니다. 여름에는 복숭아나 자두를 넣어 2차 발효해서 마시기도 했어요.   여름에 맞춰 복숭아를 넣어 2차 발효한 콤부차를 만들어보았다. 1차 발효된 콤부차 원액에 제철과일을 썰어 넣고 이틀 정도 발효시키면 과일의 천연 단맛이 스며든다. [사진 임승현]   나만의 노하우가 더 있을까요. 처음 키운다면 일반적인 레시피로 도전해보세요. 익숙해지면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보세요. 차의 종류, 집의 온도, 유리병의 크기, 설탕의 종류와 양 등에 따라 미묘한 발효의 차이가 생겨요. 처음 발효할 땐 유기농 사탕수수 설탕을 유튜브에서 제안하는 양만큼 넣었어요. 맛을 보니 너무 달더라고요. 그 이후엔 내 기호에 맞게 설탕의 양을 줄이고 발효일을 이틀 정도 늘렸어요. 나만의 맛을 찾아 조금씩 발효 과정을 달리해보는 것도 재밌어요.   만들 때 어려운 점은 없나요. 가장 까다로운 것은 스코비 관리예요. 온도에 민감한 편이라 25~33도 사이를 유지하는 게 관건입니다. 여름철에는 문제가 없는데 겨울은 걱정이 돼요. 그리고 햇빛이 들지 않는 곳에 보관하되 스코비가 안전하게 자라도록 유리병을 옮기면 안 돼요. 신줏단지 마냥 귀하게 모셔야 해요. 앗, 발효 냄새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에요. 발효 과정에서 시큼한 양이 나와요. 식초처럼요. 부엌에 두면 이 냄새가 잔잔히 퍼지는데 바람 방향에 따라 유독 심하게 퍼질 때가 있어요. 이게 싫다고 뚜껑을 닫을 수도 없어요. 스코비가 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느 정도 이 향에는 익숙해져야 해요. 왼쪽은 복숭아를 넣고 2차 발효 중인 콤부차, 오른쪽은 새롭게 발효를 시작한 콤부차다. 각각 발효를 시작한 날짜를 적고 해가 들지 않는 곳에 가만히 두었다. 며칠 간의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바쁜 일상에 건강함이 익어가는 시간이라 생각하면 뿌듯하다. [사진 임승현]   마실 때 주의할 점이 있다던데요. 무엇이든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 하루 3잔 이내로 마시라고 하더라고요. 이유는 산성이 강해서라고 해요. 그러니깐 꼭 희석해서 마시는 것도 중요하겠죠. 또 발효할 때 소량의 알코올이 같이 만들어진다니 이 점도 꼭 주의해야 할 것 같아요. 어린이나 임산부는 아무래도 피해야 하겠죠.   만들어 먹는 것과 완제품의 비용 차이는 얼마나 될까요. 제가 산 스코비는 인터넷에서 검색한 가격 중에서는 중간 가격대였어요. 2만원이 채 안 되는 금액이었는데 매우 만족해요. 시중에 판매되는 350mL 병에 담긴 콤부차 한 잔에 4000원 가까이 해요. 집에서 스코비를 키워 콤부차 원액을 만들면 일주일 만에 1.5L에 달하는 원액을 만들 수 있어요. 나는 원액과 탄산수를 2:1로 진하게 마시는 편임에도, 한번 발효하면 10잔 이상씩 마실 수 있거든요. 스코비가 잘 자라 양이 늘어나면 더 많이 만들 수도 있고요.   어떤 사람이 만들어보면 좋을까요. 건강한 먹거리, 뭐든 직접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해요. 그리고 생명체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사람도 만들어보면 좋을 거예요. 스코비도 생명체라 식물 키우듯 애정을 가지고 관심과 사랑을 주면 아주 잘 자란답니다. 우리 집 스코비도 지금 잘 자라고 있어요.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9.11 13:43

  • [민지리뷰] 과일의 신선함을 2배 오래 가게 만드는 마법 주머니

    [민지리뷰] 과일의 신선함을 2배 오래 가게 만드는 마법 주머니

    한가로운 주말 오후, 혹은 퇴근 후 야심한 밤. 출출한 속을 달래줄 무언가가 생각나는 시간. 며칠 전 사두었던 과일을 떠올리고 냉장고를 연 순간, 생기를 잃어버린 그들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버려야 하는 음식물 쓰레기만 남은 상황. 더위가 한풀 꺾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집에 들인 과일과 채소는 빠른 속도로 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자주 맞닥트리고 ‘조금만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여기에 주목해봐도 좋다. 과일과 채소의 신선함을 2배 이상 오래 유지시킬 수 있는 아이템 ‘데비마이어 그린백’에 대한 리뷰기다. 주말 요리를 즐기는 나에게 과일·채소의 보관 시간을 늘리는 것은 참 중요하다. 그만큼 아까운 식재료를 버리지 않아도, 비싼 소량 구매를 하지 않아도 된다. 사진은 데비마이어 그린백과 박스로 식재료를 보관한 모습이다. [사진 권민경]   어떤 제품인가요. 식재료를 오랜 기간 상하지 않게 보관할 수 있는 보관용기예요. 비닐백(그린백)과 박스(그린박스)로 구성돼 있어요. 채소, 과일을 상하게 하는 원인인 에틸렌 가스를 흡착해 제거하는 제올라이트 성분을 사용해 식재료의 신선도를 유지시키는 원리랍니다. 2005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돼 15억개 이상 팔렸어요. 국내엔 2017년에 처음 들어왔는데, 조금씩 이름을 알리다가 최근 주부를 포함해 1인 가구에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죠.   어떻게 쓰게 됐나요.   어머니에게 추천을 받았어요. 쉬러 고향집에 내려갔을 때, 어머니가 ‘너무 좋다’고 극찬을 하시며 가져가라고 챙겨 주시더라고요. 사실 제품의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어요. 형광빛이 도는 연두색 컬러가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요. 서울에 올라와서도 몇 달은 부엌 서랍 안에 넣어두고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주말 저녁, 쓰고 남은 샐러드 채소들을 보관하려는데 평소에 쓰던 투명 비닐백이 떨어진 거예요. 새 비닐백을 사러 나가기 귀찮아서 일단 그린백에 담아두자 싶었는데, 1주일 뒤 ‘유레카’를 외치게 됐죠. 한동안 요리를 못 해 시들시들해져 있을 채소를 버릴 마음에 냉장고를 열었는데, 그린백 안에 넣어둔 채소들의 상태가 여전히 게다가 상당히 좋은 거예요. 그땐 촌스럽게만 보이던 그린백의 초록색도 아름다워 보이더라고요. 그 이후 계속 사용하고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세 가지 사이즈의 그린백. [사진 권민경]   이 제품을 만든 데비 마이어는 어떤 사람이에요. 미국 기업가로 ‘주방 혁신의 아이콘’이라고도 불려요. 회사 웹사이트에 나온 소개에 따르면, 요리 연구가는 아니었고 일반 회사에 다니다가 창업해 성공을 거둔 인물입니다. 1999년 케이크를 잘라 접시에 옮길 때 케이크를 넘어뜨리지 않고 예쁘게 담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케이크 커터를 발명해 큰 성공을 거뒀어요. 그의 차기작이 바로 그린백과 그린박스죠. 미국의 한경희 대표 같은 분이랄까요.     최근에 유독 이 제품에 꽂힌 이유가 있을까요. 코로나 19로 집에서 밥을 먹는 일이 더 잦아졌잖아요. 배달음식도 많이 먹지만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 사람이 늘었어요. 나 역시 푸드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 특성상 주중엔 일로 요리를 하지만, 주말엔 나만을 위한 요리를 즐겨요. 건강을 위해 신선한 과일과 채소도 즐기는데, 1인 가구의 경우 빨리 먹지 못해 버리는 일이 허다 해요. 그런 경험이 쌓여 아예 과일을 사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요. 1인 가구로 사는 다른 MZ세대도 비슷한 경험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과일과 채소를 신선하게 오래 보관할 수 있으니 더 쉽게 요리에 도전해볼 수 있었답니다.   어떤 음식이든지 다 보관할 수 있나요. 여러 음식이 다 가능한데 과일, 채소의 장기 보관에 탁월해요. 과일 채소의 경우 20일까지도 무름 없이 보관이 가능하다고 하니까요. 육류나 반찬의 경우는 3~5일 보관을 권장하는데, 이 점은 일반 반찬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참. 보관하는 과일 채소는 신선한 것이어야 해요. 이미 상하기 사직한 것은 넣어놔도 크게 효과가 없더라고요.   비닐백은 1회성 제품 아닌가요. 한번 쓰고 버린다고 생각하면 가격이 비싼 것 같아요.   한 번만 쓰고 버리는 제품이 아니에요. 평균적으로 8~10회 정도 재사용이 가능해요. 사용한 뒤엔 세제로 세척하고 잘 말려서 다시 쓰면 됩니다. 그린박스는 부서지지 않는 한 계속 쓸 수 있고요. 하지만 가격만 생각하면 일반적인 플라스틱 밀폐용기나 비닐백에 비해 비싼 게 맞아요. 그린백의 경우 4리터짜리 5매에 정가가 2만원 대인 걸 생각하면 한장에 4000원이에요. 하지만 여러 유통 채널에서 판매 경쟁을 하면서 1만원 대까지 할인 판매도 하는데, 그러면 한장에 2500원인 셈이죠. 내 경우엔 한번 사면 최대 15번까지 사용했으니 한장에 약 160원으로 사용했네요. 그린박스와 그린백을 함께 구매할 수 있는 세트상품이 많은데, 구성품이 많을수록 할인율이 높으니 지인이나 친구와 공동구매해서 나누는 방법을 추천해요. 냉장고에 정리해 놓은 그린박스들. 물기가 많은 과일이나 채소는 키친타월을 바닥에 넣어두면 보관 기간이 더 늘어난다. [사진 권민경]   친환경 제품이라는 점을 내세우는데,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은 친환경에 반하는 것 아닌가요. 텀블러와 같은 용도라고 생각해요. 이를 사용해 한번 쓰고 버렸던 투명 비닐백을 사용하지 않게 됐고, 음식물 쓰레기가 줄었으니까요. 또 소재는 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식품 등급의 폴리에틸렌(PP)인데,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가 없는 BPA프리 제품으로 친환경을 지향하고 있죠.     세척하거나 여러 번 사용하면 효과가 떨어지지 않나요. 식재료를 오래 보관할 수 있는 핵심은 제올라이트라는 성분인데, 이를 코팅 등으로 표면 처리한 게 아니고 폴리에틸렌과 반죽해 만든 것이라서 씻어도 보관 효과가 떨어지는 건 아니랍니다. 비닐백의 경우 여러 번 쓰면 찢어질 때가 있는데 그러면 효과가 좀 떨어지는 것 같긴 해요. 이때는 버리지 않고 다른 그린백과 겹쳐서 이중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냉장고 야채칸에 넣어둔 채소들. 밀봉하지 않아고 그린백 윗부분을 살짝 말아두기만 해도 된다. [사진 권민경]   만족도를 점수로 매긴다면, 몇 점이에요. 10점 만점에 9점이요. 주로 주말에 요리하는데, 이 제품을 쓰기 전엔 요리하고 남은 식재료 대부분이 그 다음 주 주말이면 시들해져 아까웠어요. 게다가 식재료를 싸게 사기 위해 한 번에 많은 양을 사면, 결국 다 먹지 못해 음식물 쓰레기가 돼 버리죠. 반대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려고 소용량을 선택하면 식비에 돈이 많이 들어가게 되고요. 그린백과 그린박스를 사용한 다음엔 채소를 버리는 일이 확실히 줄었답니다. 1점을 뺀 것은 아무래도 눈에 거슬리는 컬러 때문이에요.   상당히 만족하고 있는 것 같아요. 최고의 장점은 무엇이에요. 아무래도 식재료의 신선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죠. 특히 바나나처럼 실온 보관 과일은 요즘처럼 날씨가 더울 땐 금방 상해서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이것도 그린백에 넣어 보관하면 천천히 후숙돼서 두고 먹기 좋아요.     반대로 아쉬운 점은요. 제품의 색이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색이에요.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 초록색을 넣은 것 같은데, 차라리 투명하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나만의 사용 노하우가 있나요. 백이나 박스 안에 습기가 많으면 그렇게 길게 보관이 안 돼요. 과일 채소를 잘 씻어서 물기를 제거한 뒤에 넣어두고 있어요. 가끔 열어서 습기를 제거해주거나 바닥에 키친타월을 깔아두면 싱싱함이 오래가요. 무르기 쉬운 것들은 씻지 않고 그대로 넣어두고요. 또 작은 크기의 그린박스에 식재료를 담았는데 뚜껑이 닫히지 않을 때 그냥 식재료를 높게 쌓고 그린백으로 싸서 냉장고에 보관해요. 밀폐는 되지 않지만, 이렇게만 해도 식재료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더라고요. 5번 이상 그린백을 재사용할 땐 두 장을 겹쳐서 쓸 때도 있어요.   추천하고 싶은 사람은요. 집에서 음식을 직접 해 먹거나, 샐러드나 과일을 많이 먹는 1인 가구엔 꼭 추천하고 싶어요. 의욕이 앞서 식재료를 많이 샀다가 사용하지 못하고 버린다면 참 아깝고, 또 음식물 쓰레기 처리라는 게 참 번거로운 일이잖아요.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9.07 13:00

  • [민지리뷰] "중고 거래보다 이웃이 더 좋아" MZ세대 기획자 감동시킨 이 서비스

    [민지리뷰] "중고 거래보다 이웃이 더 좋아" MZ세대 기획자 감동시킨 이 서비스

    국내 유수의 지도 앱에서 ‘우리 동네 도장집’을 검색했다. 스마트한 AI는 태권도장을 안내해줬다. 이 순간 내가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 동네를 잘 아는 이웃들의 깨알 정보다. 시대가 바뀌고, 기술이 발달해 우주여행을 한다지만 ‘사람’을 완벽히 대신할 순 없다. ‘당근마켓’은 그 지점을 정확히 채워주는 따뜻한 서비스다.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에서 출발해 순식간에 대한민국 사람의 일상에 파고든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얼마 전 시리즈D 투자를 마무리 짓고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는 당근마켓. 이제 더 견고한 이웃과 동네를 만들겠다는 이들의 미래가 더 궁금해진다.   동네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 당근마켓. 단순 중고거래 플랫폼을 뛰어넘어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을 도입해 지역 커뮤니티를 구축한 점이 성장 포인트다. [사진 당근마켓]   반갑네요, 당근마켓. 어떤 부분에 주목했나요. ‘당신 근처의 마켓’ 너무 익숙하죠. 2015년 7월 판교를 중심으로 시작한 당근마켓은 지금 지역 기반의 커뮤니티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어요. 2018년 1월 전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했고, 가입자 수는 2000만 명을 넘어섰죠. 주간 이용자 수만해도 1000만 명이 넘어요. 지난해엔 글로벌 버전인 '캐롯'이 영국·미국·캐나다에 진출했답니다.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동네 생활’ 기능의 기회와 가치입니다. 지금 ‘이웃을 소개해주세요’란 부탁을 받는다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나는 유년 시절을 소도시에서 보냈어요. 맞벌이하는 부모님이 바쁘시면 옆집 할머니가 대신 나와 동생의 식사를 챙겨주셨어요. ‘이웃’ ‘동네’란 말이 너무 자연스러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안타까워요. 도시가 커지고 거주 형태가 달라지더라도 이웃의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당근마켓은 우리에게 ‘당신 근처에 당신의 도움(물건)이 필요한 사람이 있어요’ ‘동네 철물점 위치를 알려줄 이웃이 있어요’란 메시지를 줘요. 나에게 이웃이 있다는 걸, 나도 누군가에게 좋은 이웃이 될 수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동네에서 이웃과 중고 물건을 직거래 하는 서비스에서 출발한 당근마켓. 지금은 지역 중심의 이커머스, 커뮤니티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 사진 이혜원, 당근마켓]   사실 동네생활 분야에서 당근마켓은 후발주자잖아요. 다른 회사 대비 어떻게 차별화했나요. 개인이 중고거래를 하던 플랫폼으로는 번개장터, 중고나라, 온라인 카페 등이 있었어요. 이들과는 다른 차별점이자 성공 포인트는 ‘이유 있는 좁힘’과 그로 인해 형성된 신뢰와 배려라고 생각해요. 사실 온라인은 지역·시간의 경계를 허물지만, 당근마켓은 역발상으로 소통하는 지역을 좁혔어요. 전혀 모르는 사람이지만 내가 잘 아는 공간(동네)에 같이 사는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신뢰와 배려심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지역 기반 커뮤니티예요’라고 구호도 내세우지 않아요. 정기적으로 GPS 인증을 해서 동네를 확인하고, 이용자별 ‘매너온도’라는 위트 있는 거래 매너 그래프를 보여줘요. 거래 후 인사 메시지 발송도 그렇고요. 상대를 배려하는 여러 장치 덕에 따뜻한 서비스가 됐어요.   중고 거래 외에도 당근마켓을 많이 이용하나요. 처음 알게 된 건 2019년이었어요. 과천에 살고 강남에서 일하던 때였는데 두 동네에 올라오는 물건이 서로 달랐어요. 과천엔 아기용품이, 강남엔 패션 잡화가 많았어요. 그땐 단순히 ‘이 서비스 재밌네’ 정도였어요. 본격적으로 당근마켓에 빠진 건 올 3월 ‘동네생활’ 덕분이에요. 인감도장을 잃어버려 새로 만들어야 했는데 도장 파는 집을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거예요. 필요할 때 찾으면 안 보이는 것들 있잖아요. 회사 근처에서 찾아볼까 싶었지만 이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쪽 지리도 잘 몰랐어요. 평소 자주 쓰는 지도 어플에서 ‘도장집’을 검색하니 태권도 도장이 나오더라고요. 문득 당근마켓 동네 생활이 생각났어요. 그곳에서 도장을 검색하니 나와 같은 마음으로 질문을 남긴 사람이 있더라고요. 그 게시글 덕분에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에서 도장을 만들 수 있었어요. ‘나에게 지금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특별함이 확 와 닿는 순간이었어요. 정보와 함께 긍정적 감정을 모두 선물 받았다고 할 수 있어요.     좋았던 부분은요. 장점은 동네 기반이란 확실한 서비스 정체성, 쉬운 이용법과 디자인, 이용자들이에요. 당근마켓이 핫한 서비스로 떠오를 때 한편으로 궁금했어요. 동네 기반으로 서비스하면 확장 폭이 좁아 곧 서비스를 넓히지 않을까, 사용자가 많아도 중고거래 수수료가 없이 수익을 어떻게 낼까, 개인당 지불할 수 있는 비용 규모가 적은 지역사업자 광고 시장을 생각할 때 곧 대기업 광고를 받지 않을까. 그런데 이런 모든 것을 ‘동네 기반’이란 철학에 맞춰 진행하더군요.  예를 들어 ‘내 근처’란 메뉴를 보면 동네 가게들과 주민을 이어주는 ‘쿠폰북’이나 ‘맛집’ 등의 서비스가 있어요. 외부 기업과 협업도 동네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의점과 진행합니다. 당근마켓 서비스 성격에 맞고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협업하는 거죠. 또 학생·직장인부터 할머니까지 누구나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법과 디자인이 간편해요. ‘당근이’라는 귀여운 캐릭터 중심으로 밝은 주황색을 사용하고, 친절하고 쉬운 문구를 사용해요. 누구나 환영받는 느낌을 주죠.   이용자는 거래하고 싶은 상품을 게시글 형태로 올리고, 구매를 희망하는 이용자와 채팅을 통해 소통한다. 지난 겨울 옷장 정리를 하면서 당근마켓을 처음 이용했다. [사진 이혜원, 당근마켓]   서비스 기획자로서 감탄한 게 있다고요. 이용자마다 보는 화면이 다른 거 아세요? 중고거래나 동네 생활 등 큰 메뉴는 같지만요. 내가 클릭해 본 상품과 글, 거주 지역, 관심사 설정에 따라 각자에게 더 필요한 내용을 추천해줍니다. 어떻게 알게 되었냐면 각자 사는 지역이 다르고 결혼 여부가 다른 친구들과 우연히 서로 당근마켓 화면을 열어놓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그때 보니 서로 보이는 화면이 다르더라고요. 친근하고 편한 서비스 화면 뒤에는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자와 개발자가 엄청 고민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동네’의 범위도 지역마다 달라요. 이 점이 궁금해 당근마켓 서비스 기획자에게 물으니 동네의 지형, 대중교통 상황, 이용자의 비율을 종합해 범위를 설정한다고 하더군요. 마치 대동여지도 그리듯 당근마켓만의 이웃지도를 자체조사를 하면서까지 고민하고 그려낸 거죠. 아무리 같은 5km 거리라도, 강남역에서 사당은 2호선 지하철로 15분 이내 갈 수 있고, 강남역에서 이태원은 한강을 건너 버스로 최소 30분은 걸려요. 내 동네란 느낌이 들지 않아요. 또 당근마켓에만 있는 ‘매너온도’라는 개념도 재밌어요. 매너온도는 다른 이용자로부터 받은 칭찬과 후기, 그리고 신고받은 내역 등을 종합해 만들어져요. 이 지표는 간접적으로 ‘매너를 지키는 이웃이 되어주세요’란 메시지를 전해요. 또 이걸 통해 상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요. 매너 온도는 1년이 지난 피드백은 반영하지 않아요. 과거엔 시간 약속을 잘 지켰지만, 지금은 아닐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비매너 평가는 당사자에게 바로 노출하지 않아 부정적 평가에 대해선 철저하게 익명성을 보장해줘요. 이용자가 걱정할 수 있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고려하고 있어요. 동네 사람만 알 수 있는 우리 동네의 세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진 이혜원, 당근마켓]   당근마켓의 서비스 철학에 공감하는 부분은요. 유튜브 채널 ‘네고왕’에 당근마켓을 다룬 적이 있어요. 프로그램 진행자인 방송인 황광희가 ‘거주 지역과 거래 지역이 다른 사람을 위해 지역을 풀어달라’고 요청하자, 당근마켓 직원은 ‘저희는 동네 이웃이 소통하는 서비스를 지향합니다’라며 거절하죠. 황광희는 이에 굴하지 않고 대표에게 같은 요청을 했지만, 역시 같은 대답을 듣죠. 그냥 웃고 넘길 수 있는 짧은 에피소드를 보며 이 서비스가 지키려는 철학이 무엇이고, 또 모든 직원이 하나가 되어 그것을 추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중고 거래나 동네 소식을 볼 수 있는 지역을 최대 2개까지 선택할 수 있다. 당근마켓에서 정의하는 동네의 범위는 지형, 대중교통 상황, 이용자의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사진 이혜원, 당근마켓]   이용 만족도는 몇 점일까요.  10점 만점에 11점을 줄 수 있나요. 만족도 점수라는 건 서비스에 대한 현재까지의 경험으로 점수를 주는데 당근마켓은 앞으로 서비스를 어떻게 전개해갈지 미래에 대한 기대까지 보태서 11점을 주고 싶어요.   바라는 점이 있을까요. 당근마켓을 이용하면 15년도에 미국에서 인턴십하던 때가 떠올랐어요.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공부하는 친구를 만났는데 시간과 재능을 나누는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고 했어요. 당시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모델은 에어비앤비와 우버 정도였는데, 이를 뛰어넘는 모델을 구상하는 게 신기했죠. 당근마켓은 이 개념을 실행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이미 금전적 거래 그 이상의 가치를 나누는 장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들이 그리는 미래가 더 궁금해집니다.     ■ 민지리뷰는...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   

    2021.09.07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