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돈내산, 친환경 빨대를 종류별로 비교했다 [민지리뷰]

    내돈내산, 친환경 빨대를 종류별로 비교했다 [민지리뷰]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바다거북이의 콧구멍에 꽂혀있던 그 플라스틱 빨대 하나가 내 인생을 바꿔놓았다.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일상에서부터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그렇게 시작된 내게 딱 맞는 친환경 빨대 찾기. 무려 1년 동안 찾아헤맨 단 하나의 빨대는 무엇일까. 누구나 다 써본 종이 빨대부터 갈대 빨대, 파스타 빨대, 유리 빨대, 스테인리스 빨대, 실리콘 빨대까지 내돈내산으로 직접 사용해본 친환경 빨대 사용 후기를 소개한다.   실제 내돈내산해서 사용해 본 친환경 빨대들. 왼쪽부터 순서대로 실리콘, 스테인레스 직선형, 'ㄱ'자형, 갈대빨대다. [사진 임승현]   요즘 빨대 이야기가 많아요.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점차 늘어가고 있어요. 스타벅스는 전 매장에서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 빨대를 제공하고 있죠. 그만큼 플라스틱을 줄이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어요. 오늘 소개할 빨대는 한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빨대가 아닌 여러 번 씻어서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 빨대 혹은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져서 소각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의 빨대입니다. 환경에 관심 있는 MZ세대가 일상의 작은 부분에서부터 바꾸고 싶다면 빨대가 가장 적합한 시도인 것 같아요. ‘친환경 빨대’를 검색해도 정말 다양한 소재의 빨대가 나와요. 서울의 경우 불과 1~2년 사이에 늘어난 제로웨이스트 숍에서 재사용 가능한 빨대를 구입할 수 있어요. 지금껏 직접 사서 써본 몇 가지 소재의 빨대를 소개하려고 해요.   친환경 빨대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고요. 코로나19가 세상을 덮치기 전까지 최고의 취미 중 하나는 여행이었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매년 한 번은 바다로 여행을 갔어요. 바다에서의 아름다운 시간과 황홀한 자연을 항상 동경했어요. 그래서 바다와 해양생태계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져왔어요. 사랑하는 바다를 오랫동안 즐기려면 바다가 건강해야 하잖아요. 몇 해 전에 끔찍한 거북이 기사를 봤어요. 플라스틱 빨대가 얼굴에 찔려 있는 거북이의 사진 그리고 죽은 거북이의 배에서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되었다는 기사였어요. 그때부터 적어도 다른 생명체에게 일부러 폐를 끼치지 말자고 단단히 마음먹었어요. 여러 가지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 많지만, 가장 간단하고 쉬운 방법으로 그 사진 속 빨대를 쓰지 말자고 생각했죠. 2015년 코스타리카 해안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빨대가 코에 꽂힌 거북이. 이 사진은 1회용 빨대 사용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 계기가 됐다. ⓒSean A. Williamson   실생활에서 빨대를 안 쓰면 불편할 것 같은데, 어땠나요. 처음엔 빨대를 일절 사용하지 않으려 했어요. 그래서 한동안 집에서는 음료에 붙어있는 플라스틱 빨대를 쓰지 않았어요. 그것만 모아 놓아도 주방 서랍에 가득 찰 정도였어요. 그런데 외부에서 화장을 하고서 아이스 음료를 마실 때 빨대를 사용하지 않으니 많이 불편했어요. 입술에 잔뜩 크림이 묻기도 했고요.   친환경 빨대를 사용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주변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요. 내가 사용하고 남긴 발자국이 다른 생명의 삶에 폐가 되지 않도록, 내가 쓰고 버린 물건이 자연을 괴롭히지 않기 위해 아주 작은 시도를 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어쩔 수 없이 쓰레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적어도 무분별하게 버리지 않도록 한 번 더 생각하고 있어요. 다회용 빨대는 정말 소소한 ‘레스웨이스트’의 한 걸음이에요. 먼 미래의 후대가 아닌 ‘내일의 나’를 위한 지극히 이기적이고 당연한 선택이죠. 세몰리나 밀가루로 만든 파스타 빨대. 시중에 판매하는 조리용 구멍 뚫린 파스타면이 떠오른다. [사진 임승현] 콤부차에 파스타면 빨대를 꽂아서 마셔보았다. 파스타면 빨대는 가급적 음료를 빨리 마셔야 전분이 녹아 나오지 않는다. [사진 임승현]   친환경 빨대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회사 업무차 새 매장에서 사용할 제로웨이스트 용품을 알아볼 기회가 있었어요. 찾아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의 친환경 빨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종이, 갈대, 유리, 스테인리스, 실리콘 생분해성수지 등 그리고 최근에 접한 파스타 빨대까지 정말 다양한 소재의 빨대가 있었어요.   정말 다양하네요. 어떤 빨대를 사용해보셨나요. 카페에서 제공한 종이 빨대는 시간이 조금만 흘러도 쉽게 풀어지는 단점이 있어요. 특유의 종이 향이 음료에 배어나는 점도 아쉬웠고요. 그래서 사용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빨대를 골랐어요. 세몰리나 밀가루로 만든 파스타 빨대. 시중에 판매하는 조리용 구멍 뚫린 파스타면이 떠오른다. [사진 임승현] 그런 점에서 종이보다 단단하다는 평이 있던 옥수수전분, 쌀, 밀가루 등으로 만든 빨대를 찾아보았어요. 세몰리나로 만든 일명 ‘파스타 빨대’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어떤 리뷰에 보니 빨대로 쓰다가 파스타 해 먹어도 괜찮다는 아이디어도 재밌었고요. 실제 사용해보니 파스타를 만들어 먹을 정도는 아니었구요. 하하. 그렇지만 빨대의 지속력은 꽤 좋았어요. 차가운 탄산음료에 3시간 정도 담갔더니 빨대 밑면이 불어나서 전분이 음료에 살짝 나와 밀가루 향이 나기 시작했지만 꽤 만족스러웠어요. 플라스틱 빨대의 물컹한 질감은 없었고요. 차가운 음료에 갈대빨대를 꽂아서 마셔보았다. 입술에 닿는 감촉이 딱딱한 게 약간 아쉽다. [사진 임승현] 이런 점은 갈대 빨대도 마찬가지였어요. 갈대 빨대는 파스타 빨대와 달리 단단해서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전혀 흐트러짐이 없다는 장점은 있지만 혹시나 이로 깨물면 쉽게 갈라졌어요. 또한 입술에 닿는 촉감이 너무 단단한 게 불편했어요. 하지만 파스타나 갈대 빨대도 결국은 일회용이라 결국 쓰레기를 만든다는 점은 같아요. 단 소각이 용이할 뿐이죠.   다회용 친환경 빨대는 없나요. 재사용이 가능한 빨대로는 스테인리스와 유리 빨대가 있어요. 실제 사용해보니 관리만 잘하면 오랫동안 재사용할 수 있어 무엇보다 좋았어요. 형태도 일자형과 ‘ㄱ자형’으로 종류가 다양하고, 두께도 일반적인 빨대부터 버블티까지 마실 수 있는 넓은 것까지 다양해요. 컬러 선택도 자유로웠고요. 다만 유리나 스테인리스는 여전히 단단하고, 위생이 염려스러웠어요. 빨대 안쪽을 전용 세척 솔로 씻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스테인리스 빨대는 세척솔로 가볍게 닦고 주기적으로 열탕소독을 해서 사용했지만, 알갱이가 있는 음료를 마시고 난 뒤에는 약간의 찜찜함이 남더라고요.   실리콘 빨대(쿠진)와 이를 세척하는 모습. [사진 쿠진] 나의 ‘원 픽’ 친환경 빨대는 무엇인가요. 정착한 것은 실리콘 빨대예요. 우선 질감에서 최고 점수를 주고 싶어요. 빨대를 질겅질겅 씹는 습관은 없지만, 그래도 입술에 닿았을 때 감촉이 중요했기에 물컹한 실리콘 빨대의 부드러운 느낌이 좋았어요. 또 실리콘 빨대는 구조상 중간 부분이 벌어지게 되어 있어요. 손으로 벌려 세척을 할 수 있는 용도죠. 이게 꽤 편리했어요. 또 열탕소독도 할 수 있어서 다회용 빨대 중에는 가장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가격도 2000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라 부담도 없어요.   친환경 빨대를 사용하면서 아쉬운 점은 없나요. 모든 빨대가 보관에 있어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갈대 빨대나 파스타 빨대는 빨대 파우치에 두어 개 정도를 휴대하고 다니면서 사용한 뒤에는 버리면 돼요. 하지만 다회용 빨대는 한번 사용하면 깨끗이 닦은 다음 말려서 다시 파우치에 넣지 않으면 하루에 두 번 사용하기는 어렵더라고요. 또 지저분해진 빨대를 다시 파우치에 넣는 것도 곤란했고요. 실리콘 빨대의 가진 가장 큰 단점은 먼지예요. 실리콘에는 먼지가 쉽게 붙거든요. 빨대 파우치에 넣어 보관해도 어쩔 수 없이 실이나 먼지가 붙어서 사용 전에 물에 한 번 헹궈야 하더라고요. 귀찮지만 이 정도는 환경을 생각한다면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해요. 다만 카페 등에 친환경 용품을 사용하는 고객을 위해 빨대나 텀블러를 물로 씻을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둔다면 편리할 것 같아요.   친환경 빨대의 가격대는 어떤가요. 일반 플라스틱 빨대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보다는 가격이 비싸죠. 하지만 빨대 자체가 워낙 저렴해요. 다회용 빨대는 개당 2000원에서 4000원이면 살 수 있어요. 자연 소재로 된 일회용 빨대는 보통 30~100개 묶음으로 파는데 1만원 내외면 충분히 구매할 수 있어요. 매일매일 빨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이라 생각해요.   길이를 줄여 휴대할 수 있는 룬드 런던의 빨대. [사진 룬드 런던] '이런 친환경 빨대를 만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있으시다고요. 여행용 접이식 칫솔처럼 조립식 빨대가 있다면 편의성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찾아보니. 텀블러로 유명한 ‘룬드 런던’에 비슷한 제품이 있더군요. 접이식 스테인레스 빨대인데 케이스 컬러 색상도 다양해서 고르는 재미도 있고요. 다만 다회용이라 하더라도 3만5000원이란 가격이 만만치는 않게 느껴졌어요. 또 어린아이를 위해서는 두께가 좁고 길이가 짧은 빨대도 만들면 좋겠어요. 집에서 이런 친환경 빨대를 사용하면 어릴 때부터 환경에 대한 인식을 기를 수 있고, 아주 작은 실천으로 큰 의미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알려줄 수 있고요. 세 살 버릇 여든 간다잖아요. 어릴 때부터 습관으로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친환경 빨대 이후에 도전해 볼만한 친환경 용품이 있을까요. 일상의 아주 소소한 부분에서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일 수 있어요. 주방에서는 루파 수세미를 사용해요. 천연 수세미가 처음에는 거친것 같아도 그 어떤 수세미에 비교가 안되게 설거지에 안성맞춤입니다. 적은 세제로도 거품이 많이나고 그릇이 뽀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잘 닦여요. 행군 후 걸어두면 물기도 금방 빠지고요. 대나무 칫솔도 쓰고 있어요. 대나무는 다해살이풀이라 빨리자라서 비료나 살충제가 필요하지 않다고 해요. 썩지 않는 플라스틱과 달리 매립되면 생분해되죠.      

    2022.02.12 12:00

  • 함께가 아닌 함께…코로나 시대 MZ세대의 운동법 [민지리뷰]

    함께가 아닌 함께…코로나 시대 MZ세대의 운동법 [민지리뷰]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새해 계획 중 빠지지 않는 단골 계획 중 하나는 바로 ‘운동’. 코로나 19로 피트니스센터에 가는 게 꺼려져서 혹은 집에서 혼자 하다 보니 재미없어 운동을 포기했다면 온라인 운동 모임 ‘뭅클럽’을 추천한다. 운동을 리드하는 DJ가 큐레이션 한 운동 영상을 줌으로 함께 보며 여럿이 함께 운동하는데, 진짜 클럽에 와있는 듯 신나고 재미있다. 6개월 이상 직접 이용하고 있는 ‘찐’ 사용자로서 올해의 건강한 운동루틴을 만들어 줄 확실한 방법이라고 자신한다.   다른 곳에 있지만, 마치 한 곳에 모여 운동하는 것처럼. 뭅DJ의 리드에 따라 함께 운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함께 운동하는 모습은 줌으로 촬영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다. [사진 뭅클럽 SNS]   어떤 서비스인가요. 뭅클럽은 ‘온라인으로 함께 운동하는 커뮤니티’예요. 아침저녁으로 내가 가능한 시간에 줌으로 모여 운동을 리드하는 DJ와 함께 운동해요. 코로나 19 시국에 피트니스센터에 가기는 힘들고, 집에서 혼자 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지구상 어느 곳이나 피트니스센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서비스입니다. 지구상 가장 건강한 클럽이라고 말할 수 있죠.   이 서비스에 꽂힌 이유는 무엇인가요. ‘운동과 음악을 결합한 운동 커뮤니티 서비스’라는 확실한 컨셉트와 가치관 때문입니다. 특히 뭅DJ와 뭅타임 플레이리스트라는 컨셉트에 확 꽂혔어요.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운동과 음악이라는 두 가지를 센스 있게 엮은 기획이라고 생각해요. 뭅DJ는 운동 영상을 큐레이션하는 큐레이터이자, 뭅타임의 진행자이기도 해요. 일반 클럽에서 DJ가 자신의 취향을 담아 만든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듣듯, 뭅클럽에서는 뭅DJ가 선별한 운동영상으로 구성한 ‘뭅타임 플레이리스트’를 들어요. DJ의 개성이 담긴 다양한 플레이리스트가 바로 이 서비스의 매력이에요.  뭅타임이 끝나면 참가자의 운동 영상을 편집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업로드하는데, ‘함께’ 운동하는 커뮤니티 특성을 보여줘요. 이때 참가 멤버를 태그해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바이럴도 되고요. 뭅DJ는 30분에서 1시간 단위의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요가소년’ ‘여리나핏’처럼 인기 있는 운동 유튜버의 영상을 골라 제공해요.   ‘지구상에서 가장 건강한 클럽’을 표방하는 뭅클럽. '함께 운동하자'는 취지로 모인 온라인 운동 프로그램이다. [사진 황지혜, 뭅클럽 캡처]   흥미로운 서비스네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여 시작했어요. 코로나 19가 심해지며 운동하러 가긴 힘들고, 그렇다고 집에서 혼자 하기엔 재미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줌에서 만나서 운동할까?’란 한 마디에 뭅클럽이 시작됐다고 하더군요. 아침·저녁으로 서로의 운동하는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고 유쾌하게 운동을 했다고 해요. 친구끼리 하던 걸 이제는 더 많은 사람과 같이하게 된 거죠.   다른 운동 서비스와는 어떻게 다를까요.  코로나19 이전에 ‘버핏 서울’이라는 오프라인 운동 커뮤니티가 굉장히 유명했어요. 오프라인에서 함께 운동하는 팀 트레이닝 서비스예요. ‘같이 재밌게’ 운동하는 서비스로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과 챌린지도 있었어요. 하지만 코로나 19가 터지자 오프라인 모임이라는 것 자체가 허들이 되었죠. 뭅클럽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니 이런 점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어요. 온라인 코칭 프로그램 중에서는 ‘사운드짐’과 ‘윌로’와 비교해볼게요. 사운드짐은 원하는 운동 목적에 따라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없이 전문가와 운동을 할 수 있고, 윌로는 분석·통계가 더해진 전문성 있는 코칭이지만 ‘함께’라는 부분은 빠져있죠. 운동은 혼자 하면 재미가 없어요. 모르는 사람들이더라도, 옆에서 운동하는 사람이 있으면 힘이 나요. 클럽 멤버가 소통하는 오픈카톡방 ‘레츠뭅’에서는 운동이 끝날 때마다 ‘역시 오늘도 함께여서 끝까지 했다’ ‘힘들었지만 뿌듯했다’ ‘함께 하니까 즐거움이 배가 된다’ 등의 반응이 실시간이 올라와요. 나와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의 운동 현황을 볼 수 있는 뭅보드. 공간은 공유할 수 없지만, 함께 운동하는 기분이 든다. [사진 황지혜, 뭅클럽 캡처]   '함께 운동한다'는 것에 큰 가치를 두는군요. 뭅클럽 운영사인 ‘피플(FIFL)’은 본래 운동 시장에서 B2B SaaS(소프트웨어 제공 서비스)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국내 프리미엄 피트니스 스튜디오는 물론 유명 강사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보유하고 있어요. 그렇기에 마음만 먹으면 전문 코칭 프로그램도 만들 수 있겠죠. 그런데도 서비스 방향을 ‘함께 재밌게 즐기는 운동 커뮤니티’로 선택했어요. 그래서 운동 프로그램도 ‘누구나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에 집중돼 있어요. 운동을 즐기면서 하는 일상을 만들어가는데 가치를 두고, 서로를 응원하고 즐거운 에너지를 공유하려는 본래의 취지에 맞게 운동도 어렵지 않아요.    오픈카톡방에서도 서로 소통하는 것도 친밀감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맞아요. 레츠뭅에서는 ‘부캐’로 활동하는데, 이것도 재미있어요. ‘부캐로 채팅방 입장하기’를 이용하면 되는데, 내 활동명은 ‘영국에 사는 조코비치’로 활동하고 있어요. 처음 단톡방에 들어가면 두 가지 미션이 있어요. 3명의 무버(뭅클럽 멤버)를 랜덤으로 태그하고, ‘레츠뭅’을 채팅창에 외치는 것 하나가 있고, 다른 하나는 일주일에 최소 2회 이상 뭅타임에 참여해서 인증하는 거예요. 미션 못 해도 상관없어요. 그리고 뭅타임에 참석한 날에는 10글자 내외로 느낀 점을 작성하면 돼요. 내가 누구인지 드러내지 않고 소통하는 커뮤니티란 점에서도 건강한 활동인 것 같아요. 알림톡의 라인업을 보고 운동을 신청할 수 있다. 또 신청한 뭅타임의 운동 시작 전에도 알림톡을 보내준다. [사진 황지혜]   여기서 어떤 운동을 해봤나요. 평소 자주 듣는 DJ ‘cucumber’의 뭅타임 리스트. 스트레칭,요가, 하체 근력 강화, 코어 등 다양한 유형의 뭅클럽이 있는데, 나는 편안하게 스트레칭하는 시간을 좋아해요.  DJ ‘쿠쿰버(cucumber)’가 진행하는 폼롤러 뭅타임에 참여한 뒤에 매일 밤 폼롤러로 몸을 풀어주는 습관이 생겼어요. 컨디션에 따라서 폼롤러 스트레칭이나 요가에 주로 참여해요. 컨디션이 좋으면 근력 강화 프로그램을 함께 하고요.          참가자가 계속 운동하게 하는 동기부여 장치가 있나요. 내가 참여한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대시보드 ‘뭅보드’를 공유해줘요. 지난주 목표 대비 달성 현황을 보여주고, 몇 %나 달성했는지 알려주는데 이걸 보면 참가자들은 동기부여를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뭅클럽은 경쟁보다는 협력 요소를 많이 녹여내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어요. 대부분의 운동 서비스들이 ‘리더보드 UI’를 사용하지만, 뭅클럽은 ‘각자 목표한 만큼만 잘 달성해도 충분하다’ ‘서로 마니또가 되어 우리가 함께 공동 목표를 달성해 보자’라는 취지의 ‘뭅니또’ 페이지가 오픈될 예정이라고 해요.      참가비가 없다는 점도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지금은 모두 무료로 진행되고 있어요. 하지만 매력적인 서비스인 만큼 다양한 브랜드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어요.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햄버거 브랜드 '롸카두들', 볼링장을 새롭게 정의한 '볼하우스 한남' 등으로부터 협찬을 받거나 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또한 온라인 운동 환경에 적합한 유료 구독 모델을 올 상반기 내로 런칭할 계획이라고 하더라고요. 어떤 모델이 나올지 자못 궁금해요.   더 놀라운 건 현재 뭅클럽에서 활동하는 10여 명의 DJ가 모두 금전적 보상 없이 참여한다는 점이에요. 대신 DJ에게는 뭅클럽 프라이빗 파티 참여 기회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 도움될 유형·무형 제품을 제공한다고 해요. 일반인이 DJ에 지원할 수도 있어요. 일정 시간 뭅타임에 참여한 사람을 중심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거든요. 함께 시간을 가진 요가소년의 모습(왼쪽)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는 뭅타임 영상. [사진 뭅클럽 SNS 캡처]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갈까요. 뭅클럽의 미래는 무궁무진해요. 독보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코로나 19가 잠잠해지면 오프라인 커뮤니티로 확장할 수도 있어요. 최근에는 유명 요가 유튜버 ‘요가소년’이 직접 참가자들과 교류하는 특별한 뭅타임을 열기도 했죠. 이런 뭅클럽만의 고유한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가치가 더 높아질 거예요.    혹시 제안하고 싶은 게 있나요. 뭅클럽의 시작은 재밌게 운동했던 경험에서 시작된 거잖아요. 지금 함께하는 무버에게도 그런 경험을 만들어주면 어떨까 싶어요. 물론 다른 사람의 운동하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자극이 되지만, 내 친구·가족과 함께한다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동기부여도 되고요. 내가 뭅타임에 들어가는 순간, 친구한테 ‘지금 빨리 들어와’라고 바로 공유하고, 참여할 수 있는 장치가 있으면 해요. 예를 들어 러닝 플랫폼 ‘런데이’에서 친구들이 운동 나가면 알림을 보내주고, 서로에게 박수도 보내줄 수 있는 것처럼요. 뭅타임 공지를 보내주는 알림톡에 ‘친구 부르기’로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넣어봐도 재밌겠는데요. 나부터 다음 뭅타임에는 친구를 불러볼 것 같아요. 친구를 많이 불러올수록 뭅파워가 높아지는 리워드가 있다면 참여도가 배가되지 않을까요.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으세요. ‘에너지’가 필요한 사람 모두요. 건강한 에너지를 나누고 싶은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어요. 건강한 에너지는 나눌수록 커진다고 믿어요. 퇴근 후 늘 지쳐서 누워만 있거나, 유튜브만 보거나, 강도 높은 운동에 지쳐있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거예요. 처음부터 강도 높은 프로그램을 선택할 필요 없이 간단한 폼롤러 스트레칭이나 요가부터 시도해보세요. 

    2022.02.08 17:00

  • [민지리뷰] 감정을 공유하고 위로받는 MZ세대의 음성 일기장

    [민지리뷰] 감정을 공유하고 위로받는 MZ세대의 음성 일기장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MZ세대는 음성이나 영상으로 일기를 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녹음해 올리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라이브로 내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찰떡같은 서비스가 바로 '머머링'이다. 특정한 주제로 토론하는 클럽하우스와는 다른, 지극히 사적인 '음성 일기장'이랄까. 내 안에 쌓인 안 좋은 감정을 건강하게 흘려보내는 역할도 있으니, 이 시대의 건강한 감정 치유 서비스임이 분명하다. 오디오 콘텐트 플랫폼 머머링은 '감정'을 교류하는 서비스다. [사진 김종훈, 머머링 캡처]   어떤 서비스인가요. 머머링(murmuring)은 감정 기반 오디오 콘텐트 플랫폼입니다. 머머링은 영어로 '재잘거리다' '중얼거리다'라는 의미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세이클럽', 음원 서비스 '벅스' 등을 제작·운영했던 김사익 대표가 2017년부터 시작한 서비스예요. 최근 엄청난 성장세를 보인 클럽하우스와 비슷한데, 국내에서 먼저 출시된 음성 기반 소셜 플랫폼입니다. 목소리 외에는 모든 것은 비공개됩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한 콘텐트를 올리거나 라이브로 사람들에게 내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어요. 어떤 주제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되죠. 음성을 올리면 내 기분과 머머링이 제공하는 다양한 커버 아트를 선택할 수 있어요. 목소리로 감정을 전달하고, 그 감정을 더 풍부하게 표현하는 요소가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감정' 기반의 오디오 콘텐트 플랫폼이라는 명명도 와 닿았고요.   리뷰하려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요. 머머링을 사용하면서 클럽하우스나 스푼라디오와는 좀 다른 걸 느꼈어요. 클럽하우스나 스푼라디오는 어떠한 주제를 가지고 교류를 한다면 머머링은 주제 없이 감정을 공유해요. 그 과정에서 감정이 치유돼요. 좀 더 가벼운 방식인 거죠. 최근 팬더믹으로 비대면 수업이 늘고 고용난이 심각해지면서 MZ세대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어요. 문제를 인식한 소셜 패션 브랜드인 ‘XYZ BY KIMU’에서 ‘감정 쓰레기통’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나만의 노하우를 SNS에 공유하는 거예요. 건강한 방법으로 쌓인 감정을 해소하고자 하는 캠페인이었어요. 머머링 역시 건강하게 감정을 해소하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생각해 소개하고 싶었어요.   비슷한 서비스가 있나요. 소셜 음성 플랫폼 서비스로는 클럽하우스, 스푼라디오, 팟빵 등이 머머링과 비슷한 카테고리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다른 서비스들은 특정 주제를 가지고 공통된 관심사의 사용자가 모여 이야기를 주고받아요. 반면 머머링은 소셜 음성 기반의 일기나 친구들과 나누는 스몰 토크(수다)를 나누는 서비스에 가까워요. 이러한 관점에서 귀여운 이모지로 일기를 작성하는 '무다(Mooda)'나 감성적인 '세 줄 일기’가 유사한 서비스가 아닐까 싶어요. 자유로운 주제의 콘텐트를 제공하는 머머링 메인페이지. [사진 김종훈, 머머링 캡처]   평소에 일기를 써왔나요. 일기를 매일 쓰진 않지만, 평소보다 감정의 기복이 심할 때 일기장을 펼치곤 해요. 일기를 쓰는 동안 나를 돌아볼 수 있고, 그때의 감정을 일기장에 쏟아붓는 거죠. 평소 SNS는 중독성이 강하고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 자주 이용하진 않아요. 반면에 머머링은 능동적으로 내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실제 어떤 음성을 올렸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인사말을 녹음해서 올렸어요. 커버 아트는 늦은 저녁이어서 새벽 감성의 커버 아트를 선택했고요. 사용자가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댓글이 많이 달렸고 누군가는 녹음으로 인사를 건네주더라고요. 익명이고 목소리로만 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에티켓을 지키면서 굉장히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머머링의 화면 플로우는 사용자의 기분과 커버 아트를 선택하게 해줌으로써 감정 표현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사진 김종훈, 머머링 캡처]   음성으로 소통하는 것은 어떤 효과가 있나요. 처음엔 낯설지만 간단히 하고 싶은 말을 녹음하면 다른 사람들이 목소리를 녹음해서 댓글도 달 수 있어요. 채팅보다 직접 목소리를 주고받을 때 더 감정이 따뜻해진다고 생각해요. 특히 지금 같은 팬더믹 시대에 '코로나 블루'를 겪는 MZ세대에게 필요한 서비스인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터놓고 말하기 힘든 주제를 익명성에 기대어 쏟아놓게 하니까요. 실제 목소리를 들으면 조금 더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해보니 목소리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어요. 또 내 감정을 나만 보는 글로 적을 수도 있지만, 녹음하면서 또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로 공감받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가장 재미있는 점은 내 감정을 더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거예요. 녹음하고 나서 녹음 내용을 표현할 수 있는 '지금 내 기분' 아이콘을 골라요. 그리고 감각적인 그래픽으로 된 커버 중 하나를 선택해서 업로드하면 돼요. 내 경우엔 처음 인사로 녹음을 해 게시물을 업로드 했고, 이후에는 다른 사용자의 게시글에 음성으로 댓글을 단 적이 있어요. 오늘 하루가 어땠고 힘든 점이 있었다는 내용이었는데, 굉장히 공감 가는 내용이어서 힘내라는 응원의 이야기를 녹음해서 댓글을 달았죠. 차분하게 직접 목소리로 녹음하니까 조금 더 진정성 있게 느껴졌어요. 비록 온라인이지만,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머머링 안에서는 목소리와 이야기 주제, 커버 아트가 하나의 스토리가 돼요. 그걸 들으며 공감하고 감정을 터놓게 된다는 점이 머머링의 최고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머머링에서 사용하는 가상화폐 헤르츠. 기분을 표현하는 캐릭터를 추가 구매하거나 녹음 시간을 늘릴 때 사용한다. [사진 김종훈, 머머링 캡처]   이용료가 있나요. 머머링에는 '헤르츠'라는 가상화폐가 있어요. 500헤르츠에 5900원, 1000헤르츠에 1만1000원이에요. 머머링에서 녹음을 하면 기본 15초는 무료예요. 30초는 15헤르츠, 60초는 30헤르츠를 내야 하는데, 이때 헤르츠를 사용해요. 또 기분을 표현하는 캐릭터를 살 수 있어요. 캐릭터 구매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사지 않아도 돼요. 반면 녹음 시간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용료를 내야 하죠. 내가 느끼기엔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몇 개의 녹음 콘텐트를 업로드하니 반응도 궁금하고 '나'라는 사람을 목소리만으로 세상에 드러내고 싶다면 조금 더 긴 시간이 필요해 헤르츠를 구매할 것 같아요.   만족도가 궁금해요. 10점 만점에 8점을 주고 싶어요. 먼저 높은 점수를 준 이유는 일기를 쓰듯 서로의 감정을 음성으로 공유한다는 컨셉트가 좋아서예요. 하지만 머머링이 지닌 감성이 유저 인터페이스(UI)에 충분히 담기지 못한 게 아쉬워요. 생각보다 많은 사용자의 녹음 콘텐트가 규칙 없이 나열돼 있어요. 이점이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어렵게 하더라고요. 특히 상단에 검색 기능이 제공되는데 구분 없는 주제로 쌓이는 콘텐트를 어떻게 검색해서 찾을 수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검색 기능 대신 음성을 업로드할 때 선택하는 기분을 필터링할 수 있는 탭이 있다면 어떨까 생각해요. 다양한 커버 아트들. 기분에 따라 커버 아트를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기능도 있다. [사진 김종훈, 머머링 캡처]   개선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요. 머머링의 다양한 커버 아트와 녹음을 영상으로 다운받아 자신의 SNS에 업로드할 수 있게 하면 굉장히 좋을 것 같아요. 커버 아트는 개인 SNS에 올리기 좋은 이미지예요. 또 이렇게 다른 소셜 플랫폼에 공유되면 머머링의 마케팅에도 무척 도움이 될 테고요. 그리고 녹음 내용을 올릴 때 해시태그 기능을 추가하면 커뮤니티가 활성화될 거라고 생각해요.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은가요. 친구 중 '나는 생각이 정말 많아'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런 말을 하는 친구들 대부분 생각이 지나칠 정도로 많다는 것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입장인 것 같아요. 고민할 것이 많고 그 고민을 어딘가에 해소하지 못해 다음 행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거죠. 이러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머머링을 추천해주고 싶어요. 주제 자체가 무겁지 않고 가벼운 스몰토크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래서 다소 진지한 고민거리도 가볍게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고 서로를 공감할 수 있어요.  

    2022.01.18 13:36

  • [민지리뷰] 고기인듯, 고기 아닌, 고기 같은 너...맛있는 대체육을 찾았다

    [민지리뷰] 고기인듯, 고기 아닌, 고기 같은 너...맛있는 대체육을 찾았다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대체육은 맛없다'란 선입견을 깨뜨린 대체육이 등장했다. '언리미트 볼'은 100% 식물성 재료를 이용해 만든 미트볼이다. 한 입 베어먹는 순간 입안에 육즙 아닌 육즙이 가득차는 미식의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식감이며 촉촉함 어느 것하나 진짜 고기에 뒤지지 않는 맛있는 대체육이다.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은 없고, 단백질 함량은 높으니 오히려 더 건강하다고나 할까. 가치소비의 시대, 지구를 살리고 내몸을 구할 수 있는 대체육으로 언리미트 볼을 권한다. 대체육 미트볼 '언리미트 볼'로 파스타를 만들었다. 혼자 먹기에 충분히 든든하고, 소스가 넉넉한 편이라 파스타 면을 삶아 곁들이면, 두 명이 먹어도 충분한 양이다. [사진 권민경]    어떤 제품인가요. 언리미트 볼은 2017년 설립된 지구인컴퍼니에서 개발해 판매하는 대체육이에요. 지구인컴퍼니는 100% 식물성 재료로 대체육을 만드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입니다. 생산자·소비자·지구가 상생할 수 있는 가치를 목표로 삼고 있고요. 브랜드명 언리미트(unlmeat)는 '한계가 없다'는 뜻의 영어 '언리미티드(unlimited)'와 '고기'를 말하는 '미트(meat)'의 합성어예요. ‘겉모습과 조리, 미식에 제한이 없는 고기’란 의미로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요즘 '대체육이 트렌드'라고 할 정도로 회자되고 있어요. 인기가 높아진 이유가 뭘까요. 대체육으로 한 끼를 먹는다면 소를 도축하는 것 보다 훨씬 환경을 위해 도움이 돼요. 생명을 지키고 또 물을 절약하는 등 지구 온난화를 방지할 수 있거든요. 또 대체육의 성분이 식물성 단백질이다 보니 콜레스테롤이 없어 한층 건강한 식사가 돼죠. 한 끼 식사만으로도 이런 가치소비가 가능해 점점 대체육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구인컴퍼니에서 개발한 ‘언리미트 볼’은 100% 식물성 재료를 이용해 만든 대체육이다. ‘겉모습과 조리, 미식에 제한이 없는 고기’란 뜻의 언리미트 볼이란 이름만큼 육즙이 살아있는 맛을 선사한다. [사진 권민경]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사실 비건은 아니라서 대체육을 접할 기회가 적었어요. 또 시중에서 판매하는 대체육 제품들은 겉모습은 실제 육류와 비슷하더라도 직접 열을 가해 조리할 때면 특유의 냄새가 나는데, 그게 그리 좋지 않아 일부러 찾진 않았죠. 그러던 중 언리미트에서 내놓은 대체육 불고기를 접할 기회가 있었어요. 모양도 실제 불고기와 비슷했고, 요리해 놓으니 '진짜' 불고기였어요. 누가 대체육이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깜빡 속을 정도로요. 이때 브랜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곳의 미트볼 제품을 먹어보고 나서는 '대체육도 맛있구나'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     평소에 대체육을 자주 먹나요. 미트볼은 지금도 냉동실에 비축돼 있어요! 언리미트의 버거패티와 다짐육도 함께요. 다짐육은 카레나 볶음밥 등등 여러 음식에 활용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래도 간편하게 전자레인지에 데워먹을 수 있는 미트볼에 좀 더 자주 손이 가더라고요.   가장 궁금한 것은 역시 맛이에요. 어떤가요. 사실 대체육이라고 하면 실제 고기보다 맛이나 식감 면에서 부족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언리미트 볼 덕분에 그 선입견을 깰 수 있었죠. 한 입 베어먹는데 입안에서 육즙이 느껴졌어요. 물론 실제 육즙은 아니죠. 하지만 식감이며 촉촉함이 실제 고기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고, 먹고 난 후 든든하면서도 속도 편안해 그 점도 좋았어요.  모양과 질감, 맛까지 고기로 만든 미트볼과 흡사한 것이 언리미트 볼의 장점이다. 하나같이 동글동글 모양도 예쁘고, 볼 한 덩어리가 큼지막해 먹음직스럽기까지 하다. [사진 권민경]   다른 장점은요.  고기로 만든 미트볼과 유사한 맛과 모양에 큰 점수를 주고 싶어요. 보통 대체육에 대한 부정적 편견은 맛에 대한 괴리감인 것 같아요. 대체육 특유의 맛이 조금 느껴지는데, 이것은 곁들인 마리나라 소스가 보완해줘요. 또 시중에 파는 미트볼은 모양이 제각각이기 쉬운데, 언리미트 볼은 하나같이 동글동글 예뻐요. 볼 한 덩어리가 큼직한 게 먹음직스럽기도 하고요.  영양 면에서도 훌륭해요. 포화지방은 실제 소고기보다 훨씬 적고,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은 없어요.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 함량도 높아 다이어트용으로도 '딱 맞겠다' 싶었죠. 맛과 영양,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거죠. 언리미트 볼의 단면. 한 입 베어물면 육즙이 터져나오는 것이 맛의 핵심이다. 시중에 판매하는 다른 대체육에 비해 더 고기같은 맛을 자랑한다. [사진 권민경]   가격이 비싸진 않은가요.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1만2800원이에요. 중량 500g에 12개의 볼이 마리나라 소스와 함께 들어요. 사람마다 먹는 양이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미트볼만 먹어도 한 끼 식사로 충분할 만큼 넉넉했어요. 파스타면을 넣으면 두 명이 먹어도 충분했구요. 다른 대체육 브랜드에는 아직 미트볼로 나온 제품은 없어요. 대표적인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 미트’의 버거패티와 다짐육을 비교했을 때는 ‘언리미트’가 20~30% 정도 저렴해요.   만족도를 점수로 표현한다면요. 무조건 만점이에요! 나처럼 대체육이 낯선 사람이라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을 맛이에요. 대체육에 입문하기 좋은 제품이죠.   소비자로서 요청하고 싶은 게 있을까요. 지금은 이탈리아식 토마토소스인 마리나라 소스만 곁들여진 제품만 있어요. 소스 종류를 몇 가지 추가해서 제품군을 다양화하면 골라 먹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식물성 크림소스라든지, 요즘 유행하는 로제소스도 좋을 것 같네요.   푸드 스타일리스트로서 살짝 알려줄 수 있는 요리 팁이 있을까요. 직접 먹어본 결과 데워서 그냥 먹는 것은 '하수'예요. 약간의 후춧가루와 파마산치즈 가루만 톡톡 뿌려 먹어도 더 맛이 배가됩니다. 소스는 꽤 넉넉한 편이에요. 그래서 파스타 면을 삶아서 언리미트 볼 파스타로 요리해 먹으면 든든한 한 끼로도 즐길 수 있어요.   어떤 사람이 맛보면 좋을까요. 육류를 좋아하지만, 체질상이나 건강 문제로 섭취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위안이 될 거예요. 또는 비건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출발점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다이어터에게도 좋겠네요.    

    2022.01.16 12:26

  • [민지리뷰] ESG만 70년째…'찐 ESG'를 고민하고 있다면 이들처럼 하라

    [민지리뷰] ESG만 70년째…'찐 ESG'를 고민하고 있다면 이들처럼 하라

    올해 기업의 ESG 움직임이 더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죠. 이를 바탕으로 한 ‘ESG 경영’이란 이윤 추구가 목표로 태어난 기업이 돈 버는 것 외에 환경·사회·지배구조의 발전을 위한 사회적·윤리적 가치가 있는 일에 투자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ESG를 실천하고 있는 미국 화장품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가 서울환경연합·노플라스틱선데이와 함께 만든 비누 받침대. 버려진 플라스틱 병뚜껑을 모아 만들었다. [사진 닥터 브로너스]   기업이 여기에 관심을 쏟는 데엔 '생존'에 필요한 여러 가지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입니다. 친환경을 실천해 ‘함께 사는 지구 만들기’ 같은 윤리적 신념 이외에도 말이죠. 먼저 '투자 유치'와 '좋은 기업 이미지 쌓기' 같은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해외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끌어올 때 기업의 ESG 점수가 낮으면 투자를 받지 못하거든요. 실제로 삼성물산은 2020년 10월 북유럽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인 노르디아자산운용의 권고를 받아 석탄 신규사업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선언을 했죠. 한화그룹 또한 같은 해 유럽에서의 태양광 사업을 따내기 위해 분산탄(넓은 지역에 파편을 뿌리는 무기) 사업을 분리했고요.  기업 이미지 측면에서 보면,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 잡기에 이것만큼 필요한 게 없습니다. MZ세대가 추구하는 '가치 소비'와 '선한 영향력'이 기업 이미지에 입혀지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죠. 이들의 마음을 사지 못한다면 향후, 아니 당장 사업이 어려워지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일단 여기까지만 살펴봐도 기업이 ESG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해 보이죠? 재활용을 기다리고 있는 플라스틱 병뚜껑들. [사진 닥터 브로너스]   문제는 '어떻게 ESG를 실현할 것인가'입니다. 포장을 줄이고,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기만 하면 될까요. 아니라면, 과연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미 ESG를 70년 넘게 실천해온 화장품 브랜드의 CEO에게 만남을 요청했습니다. 바로 미국 비누회사 ‘닥터 브로너스’의 데이비드 브로너입니다. 그는 5대째 가족기업으로 회사를 이끌며 브랜드와 일상에서 ESG를 실천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그와는 줌을 통해 화상으로 만났습니다.     ━  ESG의 시작   닥터 브로너스의 데이비드 브로너 CEO. [사진 닥터 브로너스] 닥터 브로너스는 1948년 시작한 미국 화장품 회사입니다. 이들의 주력상품은 저자극성 친환경 비누. 액체·고체 비누를 만드는데 이것 하나로 얼굴부터 모발·몸까지 전부 사용할 수 있는 올인원 제품입니다. '비누 하나로 몸 전체를 사용하라'고 제안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 비누가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사람과 동물 그리고 지구는 모두 하나'라는 철학이 제대로 담겨있습니다. 닥터 브로너스는 이를 '올원(ALL-ONE)’이라고 부르는데요. 회사가 하는 모든 의사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ESG=친환경'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개념이 다르죠. 사람을 포함한 생명체가 지구에서 잘 살아가기 위한 방법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런 기업철학에 많은 사람이 동조했고, 이를 기반한 닥터브로너스의 비누는 지금 코코넛오일과 초콜릿까지 영역을 확장했고, 지난해엔 세계 54개국에서 1초에 1개씩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를 얻었습니다(퓨어 캐스틸 솝·바솝 기준). 닥터 브로너스의 가족들. 왼쪽부터 데이비드 CEO와 함께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마이크와 리사 브로너. 뒤로 보이는 흑백사진은 창립자인 엠마누엘 브로너다. [사진 닥터 브로너스]   이들의 이야기는 데이비드 브로너 CEO의 할아버지인 엠마누엘 브로너부터 시작합니다. 브로너 가족은 1858년부터 독일 남부 하일브론에서 비누를 만들었습니다. 3대 후계자였던 엠마누엘 브로너는 세계 2차대전 후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했고, ‘닥터 브로너스’란 이름으로 처음 페퍼민트 향이 나는 리퀴드 솝(액상비누)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습니다. 페퍼민트는 엠마누엘 브로너가 가장 좋아했던 아로마였고요. 그는 비누 판매 외에도 전쟁을 겪으며 깨닫게 된 생각을 여러 사람에게 알리길 원했는데, '전쟁에 반대하고 인종과 종교를 떠나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진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 생각을 널리 알리기 위한 강연을 열었고 여기에 찾아온 사람들에게 비누를 나눠줬어요. 그런데 점차 그의 강연보다 비누를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 많아지더랍니다. 그래서 아예 비누 용기에 자신의 철학이 담긴 '모랄 ABC원칙'을 인쇄해 붙여버렸어요. 이것이 지금도 닥터 브로너스가 사용하는 라벨입니다. ABC원칙이 찍혀있는 리퀴드 솝의 라벨. [사진 닥터 브로너스] 라벨에 쓰인 문구는 "우리는 하나로 함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스스로 노력하고 모두를 위해 일하라" "옳은 일을 하라" 등으로 상당히 철학적입니다. 이 원칙은 지금도 브로너 가족이 사업과 일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되었고, 데이비드 CEO는 "생명의 공존에 책임을 다하는 것은 우리가 기업으로서 내리는 모든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습니다.    ━  E ㅣ 재생 플라스틱 용기 사용만 20년째   눈여겨볼 것은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는 실제 경영 방식입니다. 먼저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원료와 소재는 무조건 유기농이거나 친환경적인 것을 사용합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ESG에 접근할 때 가장 먼저 개선하는 제품 용기는 2003년부터 100%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했어요. 고체 비누의 포장지는 100% 재활용된 종이와 수용성 잉크를 사용하고요. 제품 라벨에는 "매장의 대용량 드럼통에서 리필하세요"라는 문구를 적어놓고 소비자들이 똑같은 통을 다시 재활용하길 권장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친환경적인 행보가 개인의 생활 속에서도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데이비드 CEO의 일상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는데요. 그는 20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채식주의를 지키고 있어요. 자신에게 '인간과 동물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부터 채식주의를 고수해 왔답니다. 그는 "어떤 판매점이나 식당에 가도 손에 칼을 쥐고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하더군요. 먹는 것에만 그치지 않아요. 출근할 땐 전기차인 테슬라를 타고, 옷은 햄프(삼베)로 만든 셔츠와 바지만 입는답니다. 생활 깊숙이 친환경이 들어와 있는 거죠. '외상 후 장애의 유행을 치료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힐 소울(Heal Soul)' 라벨을 사용한 비누는 출시하자마자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다. 합성 원료를 넣어 가격을 싸게 떨어뜨리기 보다는, 유기농 원료를 사용하고 신념에 따른 가치 소비를 제안하는 방식에 소비자가 화답한 것. [사진 닥터 브로너스]   문제는 친환경 행보를 하다 보면 아무래도 원가 상승을 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기업은 이윤 추구가 필수적인데, 어떻게 ESG와 균형을 맞출까요. 이에 대해 그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진정성을 위해 이윤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합성원료로 만든 것보다 우리 비누는 비싸다. 하지만 고객에게 이를 전달할 때 왜 제품이 비쌀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면, 소비자는 '비싼 가격에도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 우리는 좋은 원료를 파는 농부에게 제값을 지불하고, 효율성이 높은 제조시설을 구축하고, 모델 기용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광고를 자제하는 노력을 한다."    ━  S ㅣ 제품 넘어, 농업 환경 개선까지     인도에 있는 한 농장에서 재생유기농업으로 재배한 페퍼민트 허브를 수확하는 모습. [사진 닥터 브로너스] 그렇다면 포장지를 줄이고 재생 플라스틱을 쓰며, 비닐 테이프 대신 종이테이프를 쓰는 것만으로 ESG를 실천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면 고개가 갸웃해집니다. 어떻게 해야 진정성 있는 ESG를 실현할까. 이 질문에 데이비드 CEO는 “지구를 집처럼 대하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그저 천연 원료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깊은 문제를 다룬다. 친환경 브랜드란 원료를 공급받는 방식부터 시작해, 원료가 어떤 과정을 거쳐 제품으로 완성되며, 어떤 자재를 사용해 제품이 포장되고 진열되는지. 그리고 그 제품과 서비스에 어떤 자원이 사용되는지까지 모든 단계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것을 뜻한다. ESG 활동은 어느 정도까지 영역을 확장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진심으로 도입하느냐와 확실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 ”  이런 생각으로 영역을 확장하다 보니 그는 자연스럽게 농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습니다. 자신이 먹거나, 판매할 비누에 넣을 재료를 얻기 위해서죠. 특히 농부의 교육과 농업 방식의 변화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사회 운동에 직접 뛰어들기도 합니다. 구체적인 성과로는 10여년 간의 활동으로 공업용 햄프의 켄터키 주 재배 허가를 받아낸 것을 꼽았습니다. 해당 지역 농부들에게 담배 대신 햄프를 재배하도록 설득하고, 더 나은 수익을 올리도록 비용을 지급하기도 했고요. 해외에서 햄프를 수입할 때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동시에, 건강에 해로운 담배 대신 친환경적인 작물이 재배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파타고니아 같은 브랜드, 여러 사회단체와 뜻을 모아 오랜 시간 관련 법 제정을 위해 싸워왔다. ESG 활동을 통해 신규 고객이 창출된 건 사실이지만, 한 회사를 어떻게 운영할 것이냐에 머무는 게 아니라 정부가 정책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이외의 활동에서도 숫자로 설명할 수 있는 결과가 중요하다."    동물자유연대와 함께 진행한 ‘22마리 사육곰 생추어리 이주 프로젝트’는 웅담 채취 목적으로 사육되다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 채 살아가는 사육곰 443마리 중 22마리를 우선 구출해 미국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야생 동물 생추어리 TWAS(The Wild Animal Sanctuary)’로 이주시키는 활동이었다. [사진 동물자유연대]   그가 이야기하는 '숫자'는 매년 자사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올원 리포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로 한해 얼마의 비용을 어떻게 기업철학에 맞춰 기부했는지를 공개하는데, 이를 통해 브랜드가 환경에 미친 영향을 측정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2020년엔 순 매출의 약 8.6%에 해당하는 1600만 달러(약 190억원)를 윤리적 활동을 하는 사회단체에 기부했어요. 한국의 경우 지난해 연말 1억원을 기부했는데, 이 기부금은 지파운데이션과 함께 미혼모 가정의 노후 세탁기 교체, 동물자유연대와 함께 한 22마리 사육곰 생추어리 이주 프로젝트 등에 사용됐어요.     ━  G ㅣ '함께' 잘 살기 위한 급여 체계   제로 웨이스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미국의 닥터 브로너스 직원들. [사진 닥터 브로너스] ESG 3가지 요소 중 G(지배구조)는 가장 개선하기 어려운 분야인데요. 하지만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은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보고서가 있을 정도로 영향을 미치죠. 닥터 브로너스는 한해의 재무 실적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림으로 그려 자사 홈페이지에 공시합니다. 경영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거죠.  닥터 브로너스가 자사 홈페이지에 공지한 2020년 재무 실적. 또 눈여겨 볼만한 활동은 200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최저·최고 시급의 비율 조정입니다. 닥터 브로너스의 최저 시급은 미국 법이 정하는 7.25달러(8600원)보다 3배 높은 22달러(약 2만6000원)부터 시작합니다. 올해는 이를 23.43달러로 인상할 계획이라는군요. 반대로 최고 임금을 받는 임원의 급여는 최저 임금을 받는 직원 급여의 5배까지로 제한했습니다. 물론 이들이 이런 제한을 둔 것은 주가를 올리기 위한 수단은 아니었습니다.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고안하다 나온 결론이었죠. “CEO가 평균적인 직원 임금의 500배 넘는 연봉을 받고도 하는 시대에 우리는 직원들과 수익을 나누고자 했던 할아버지의 철학을 지키고 있다. 5년 이상 정규 근속 직원의 최저 임금에 맞춰 사내 최고 연봉에 제한을 둔다. 이를 통해 남은 수익은 나누거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복리후생을 제공한다.”      닥터 브로너스의 ESG, 어떻게 보셨나요. 물론 이들의 활동이 ESG의 유일한 정답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각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방법은 달라질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포장 쓰레기를 줄이고 친환경 소재를 일부 사용하는 정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겁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2.01.12 17:07

  • [민지리뷰] "번역 앱, 뭐 써?" 이것보면 답 나온다…구글번역 VS 파파고 비교

    [민지리뷰] "번역 앱, 뭐 써?" 이것보면 답 나온다…구글번역 VS 파파고 비교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해외 유학 중인 나는 많은 사람에게 '어떤 번역 앱을 쓰냐'란 질문을 받는다. 이에 대한 답을 이번 리뷰에 담아 소개하고자 한다. 비교 대상은 번역 앱 계의 절대 강자라 불리는 '구글 번역'과 '파파고(네이버)'다. 물론 두 앱의 장단점은 다르다. 음성이나 실시간 대화를 번역할 때 또는 이미지 속 텍스트를 번역할 경우 등 상황에 따라 어떤 번역 앱이 더 유용한지 꼼꼼히 분석했다. 더 효율적인 번역 앱을 찾고 있다면, 잠시 시간을 내서 읽어보시길.  한국인이 즐겨 쓰는 번역 앱 파파고(왼쪽)와 구글 번역. 두 서비스를 직접 써보고 비교했다. [사진 최은서, 파파고, 구글번역 캡처]   평소 번역 앱을 자주 이용하나요. 물론이에요. 번역 앱은 생각보다 다양한 용도로 쓰입니다. 외국인과 대화할 때는 물론이고 과제 제출, 전문적인 문서 번역, 소설이나 블로그를 읽을 때도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온라인 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많은 번역 방법이 있지만 직접 사용해본 결과, 두 개의 꽤 괜찮은 번역 앱을 찾았고 정착했죠. 바로 '구글번역'과 '네이버 파파고'입니다. 각각 구글과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인공 신경망 기계 번역 기술(Neural Machine Translation)'을 기반으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현재 웬만한 사람의 수준을 뛰어넘는 번역 기술로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고 있어요. 두 앱 중 언제, 어떤 상황에 이용하면 더 나은지 궁금한 분들을 위해 비교해 보았습니다.   번역 외에도 이 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고요. 번역 앱은 많은 사람의 시간과 비용을 아껴주고, 마음고생을 덜어주는 서비스예요. 실시간 대화 번역도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와 있죠. 그러니 필요 이상으로 '어떻게 발음할까'에 집착하는 대신, 내가 하고 싶은 말의 내용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결국 언어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예요. 그런 면에서 파파고와 구글번역 둘 다 언어 장벽을 넘어 많은 사람이 만나고, 더 많은 생각을 접하며,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치가 있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파파고(왼쪽)와 구글 번역의 메인 화면. 두 서비스 모두 언어에 따라 음성, 대화, 이미지 번역이 가능하다. [사진 최은서, 파파고·구글번역 캡처]   실제 비교 결과가 궁금해요. 구글은 총 108개 언어의 번역이 가능해요. 반면 파파고는 13개 외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해 줍니다. 구글번역과 파파고 둘 다 음성·대화·이미지번역 서비스가 가능한데, 각 서비스가 정확히 어떤 부분에 강점이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음성 번역 → 구글·파파고, 동일한 수준 음성을 인식해 실시간으로 번역해주는 '음성 번역'은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가벼운 번역이 필요한 경우 두 서비스 모두 만족스럽게 이용할 수 있어요.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실시간 대화 번역 → 구글이 좀 더 편리 두 명의 대화를 동시에 번역하는 '실시간 대화'는 구글번역·파파고 둘 다 괜찮게 작동합니다. 다만 파파고는 누군가 이야기 할 때마다 언어별 '마이크'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구글은 '동시 번역' 기능이 있습니다. 동시 번역 마이크 버튼을 누르면, 선택 언어 중 하나를 자동 인식하기 때문에 굳이 말할 때마다 버튼을 따로 누를 필요가 없습니다. 사용성 측면에서 구글번역이 더 편하죠. 하지만 실제 사용해 보니 문장의 시작과 끝을 바로 인식하지 못해 뒤섞이는 등 오류가 있더군요. 번거롭더라도 정확한 번역을 위해 말할 때마다 해당 언어 마이크 버튼을 누르는 게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구글 번역의 동시번역 기능. 오른쪽 하단의 버튼(빨간 박스)을 누르면, 두 가지 언어를 자동 인식해 번역한다. [사진 최은서, 파파고·구글번역 캡처]   ◇이미지 번역 → 한영 번역은 파파고가 앞서 '이미지 번역'은 번역하고 싶은 텍스트를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해 번역하는 기능입니다. 이때 근소한 차이지만 파파고가 구글번역보다 장문의 한글 텍스트를 잘 인식합니다. 그래서 한영 번역을 할 때는 파파고를 사용하는 편이에요. 구글은 영문 텍스트의 경우 모든 줄을 잘 인식하는데, 한글 텍스트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단 파파고와 구글 모두 이미지에 있는 한글 텍스트를 번역하려면, 먼저 하이라이트로 번역하려는 부분을 표시해야 해요. 같은 장문의 한글 문장을 파파고(위)와 구글 번역(아래)으로 '이미지 인식'한 결과이다. 근소한 차이이지만, 파파고가 더 매끄럽게 번역했다. [사진 최은서, 파파고·구글번역 캡처]   ◇한글 번역 → 파파고, 한국 문화에 맞는 높임말 설정 돋보여 파파고에는 '높임말' 기능이 있는데, 이 기능을 설정하면 번역 어투가 달라집니다. 구글번역에는 없는 기능이죠. 또 파파고는 번역된 문장의 키워드를 뽑아 사전적 의미를 곁들여 알려주기도 해요. 센스 있는 구성이라 생각해요. 한국인 사용자에 특화된 기능이고요. 그 밖에 파파고에는 테마별 회화 사전이나 어린이를 위한 영어단어 사전 등 다양한 콘텐트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 잘못된 번역이나 인식 오류 신고가 쉬워요. 외국어 데이터가 부족한 파파고는 이런 방식으로 사용자의 평가 데이터를 모아 번역의 질을 높이려는 의도가 엿보였어요. 반면 구글번역에서는 이런 기능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바로 윗 문단을 각각 파파고(왼쪽)와 구글 번역(오른쪽)으로 한영 번역 한 결과이다. 빨간 밑줄로 그어진 곳들을 비교하면 구글번역이 좀 더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낸다. 예를 들어 '영단어 사전'을 파파고는 ‘English Word Dictionary’로 직역하는데, 여기서 ‘Word’라는 단어는 불필요하다. [사진 최은서, 파파고·구글번역 캡처]   결론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추천하나요. 가볍게 사용한다면 구글의 한국어 번역과 파파고의 한국어 번역 실력은 비슷하다고 느껴집니다. 좀 더 까다롭게 본다면 파파고는 직역을 하는 경향이 있고, 구글은 번역 본질에 집중하는 것 같아요. 정리하면, 결론적으로 한국어나 한국어와 어순이 비슷한 일본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할 때는 파파고를 추천합니다. 인공지능 모델의 결과물은 데이터의 양과 질이 결정합니다. 구글도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네이버는 한국인에게 특화돼 있어요. 다년간 이용자들이 쌓아온 한국어 텍스트가 있으니 국어 번역 면에서는 파파고가 가장 나을 것 같아요. 특히 영문 글을 번역하며 공부한다면, 단어의 사전적 의미까지 나오는 파파고가 훨씬 편리해요. 반면 영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고 싶다면, 구글번역을 추천합니다.  다만 두 앱 모두 과제나 전문적인 문서를 완벽히 번역하기엔 아직 완벽하게 매끄럽지 않으니, 마지막에는 꼭 문법과 글의 흐름을 한 번 더 확인해야 해요. 또 광고 카피 같은 크리에이티브한 글의 경우엔 특유의 느낌을 살리지 못한다는 점은 알아두세요.   이용료가 있나요. 현재 두 앱 모두 무료로 다운로드 및 사용 가능합니다.   개선하고 싶은 부분은요. 두 앱 모두 사실 기반의 문장을 빠르게 번역하기엔 매우 적합해요. 하지만 감성이나 논리력이 필요한 글을 번역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아직 기술이 문맥을 잘 이해하진 못하는 것 같아요. 사람은 상황과 대상에 따라 알맞은 톤과 단어를 선별해 사용하는데, 기계는 아직 인간만큼 잘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또 두 앱 마찬가지로 호흡이 긴 글을 번역하는 데는 부족합니다. 하지만 각 서비스 모두 지금 이 순간에도 수집한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런 부족한 부분도 보완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2022.01.11 12:00

  • [민지리뷰] 서울 한복판에 문 연 파리 도자기 장인의 공방

    [민지리뷰] 서울 한복판에 문 연 파리 도자기 장인의 공방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서울 한남동에 '아스티에 드 빌라트(Astier de Villatte)'가 상륙하자마자 SNS가 들썩였다. 골목길에 프랑스 파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플래그십 스토어는 오픈하자마자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코로나 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높아졌고, 이곳은 자연스럽게 '가보고 싶은 공간'이 됐다. 무엇보다 프랑스 여행에 대한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곳을 통해 잠깐 향수에 빠지게 된다.     아스티에 드 빌라트 한남의 내부. 서울에서 잠시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더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어떤 곳인가요. 프랑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브랜드는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요. 지난해 9월 서울 한남동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시작으로, 현대백화점 본점(압구정)에도 매장을 열었어요.  아스티에 드 빌라트는 1996년 디자이너 이반 페리콜리와 베누아 아스티에 드 빌라트가 함께 시작한 작은 회사예요. 가구와 세라믹 제품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캔들과 인센스, 노트 같은 문구류까지 만들어 팔고 있어요. 눈에 띄는 것은 제조 방식인데요. 프랑스 전통 제조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현해 물건을 만들어요. 특히 스탬핑(요철이 있는 상형·하형 틀 사이에 종이를 끼워 넣어 찍는 인쇄 방법) 미학에 생기를 불어넣는 유일한 브랜드라고 평가받고 있죠.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조판을 사용하는 인쇄소에서 노트를 만들어요. 아스티에 드 빌라트는 1996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프랑스 전통 제조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특유의 제조기법을 선보인다. 사진은 아스티에 드 빌라트 플래그십 스토어 한남이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SNS]   이곳을 리뷰하는 이유는요. 2020년 5월에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가면 꼭 들리려고 계획했던 곳이에요. 당시 도자기 공방을 다니고 있었던 때라 예쁜 그릇에 관심이 많았고, SNS를 통해 이곳을 알게 됐죠. 딱 내가 찾던 스타일이었어요. 하지만 코로나 19로 여행은 가지 못했죠. 그렇게 지내고 있었는데, 지난해 아스티에 드 빌라트가 세계 최초로 해외에 매장을 연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곳이 서울이었어요! 세라믹 제품부터 문구류, 그 외 다양한 가구와 소품까지 전시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친구와 함께 한남 매장으로 당장 달려갔어요. 이후로 가끔 찾아가는 공간이 되었고, 그 경험이 너무 좋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정말 반가웠겠어요. 공간을 마주한 첫 느낌은 어땠나요.  입구에서부터 이곳이 파리인지 착각이 들더라고요.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벽지·창문·계단과 안내 사인의 글자까지도 완벽하게 파리에 여행 온 기분이었어요. 알고 보니 파리에서 직접 공수한 철제 난간을 비롯해 스위치, 장식들까지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준비했더라고요. 심지어 벽 칠을 위해 파리에서 장인이 직접 날아왔다고 해요. 모든 아스티에드 빌라트 장인들과 기획자의 수고 덕분에 서울에서 파리 여행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건물 밖에서 보이는 쇼윈도 장식. 이태원 골목길에서 파리의 오래된 상점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SNS] 1층엔 조향사가 직접 만든 캔들부터 카드, 머그컵, 세라믹 소품류가 진열돼 있다. [사진 심규원] 오래된 탁자에 진열된 책부터 창문에 놓인 화려한 꽃(조화)까지. 이곳에선 마치 프랑스 파리의 어느 골목 상점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사진 심규원]   백화점에도 매장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높더라고요.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브랜드에요. 위드 코로나 차원에서 일상생활을 회복해보려 하지만 여전히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잖아요. 자연스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식생활도 마찬가지예요. 근사한 레스토랑에 갈 수 없으니 집안에서 예쁘게 차려서 먹고 싶어해요. 그런 부분에서 가구나 인테리어, 식기 등의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에 관심도가 높아졌어요. 아스티에 드 빌라트는 그런 부분에서 충분히 도움이 되어줄 것 같아요. 이젠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도 예쁜 공간, 예쁜 그릇을 찾는 시대가 되어서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인기는 더 높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릇을 주로 보여주는 2층 공간. 우윳빛 도자기들로 가득찬 방에 들어서자마자 탄성이 저절로 터진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SNS] 2층 창문을 통해 보이는 풍경. [사진 심규원]   어떤 제품들이 있나요. 개인적으로 처음 마음을 빼앗겼던 것은 우윳빛이 감도는 '에마유' 도자기예요.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도자기죠. 장인 한명이 한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해요. 이런 이유로 현지에서도 아스티에 드 빌라트를 '파리지앵의 전통성을 이어받은 브랜드'라고 평가하고 있어요.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도자기 아틀리에인 '퐁토슈', 19세기에 번창했던 '크레이'와 '몽트로', 1938년 문을 닫은 '슈와지 르 루와'의 계보를 잇는 것은 물론, 현대적인 아름다움도 놓치지 않았고요. 향에 관한 제품을 선보이는 '센티드 컬렉션'은 일본 향수 회사 '다카사고'의 유명 조향사 프랑수와즈 카롱과 함께 만들어요. 향수와 인센스, 캔들, 핸드크림 등 제품이 다양해요. 소품으로 앞서 말한 스탬핑한 다이어리와 아름다운 가구도 볼 수 있죠.   공간 구성은 어떤가요. 1층에는 반지와 조향사가 직접 만든 캔들부터 카드, 머그컵, 세라믹 소품류가 진열돼 있어요. 2층과 3층은 손바닥 크기 정도의 세라믹 제품부터 엔틱한 쿠션과 쇼파, 화려한 샹들리에가 있었습니다. 4층은 수시로 변경되는 새로운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 층으로 꾸며 놓았습니다. 5층은 프랑스식 통창의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카페인데 제가 방문 했을 땐 운영하지 않았어요. 아쉬운 마음에 그 뒤로 여러 번 방문했지만, 아직도 못 가봤네요.   플래그십 스토어는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5층은 프랑스식 통창의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카페로 꾸며져 있다. 루프탑 공간도 서울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SNS]   제품 가격대가 좀 높은 편이라 들었어요. 작은 그릇 대부분이 10만~20만원 정도예요. 저렴한 가격은 아니에요. 가격을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은 도자기에 들어간 기술력이에요.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도자기는 정말 가벼워요. 이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이 들어가거든요. 도자기 외에 시즌별로 특별한 아이템들도 나오는데, 크리스마스 오너먼트의 경우 저렴한 건 3만원 후반대부터 6만원 대까지 다양했어요. 문구류나 향 제품의 경우는 1만~2만원 대로로 살 수 있는 제품이 있죠. 굳이 물건을 구매하지 않아도 제품을 관람하기 위해 방문해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는 곳이에요. 장인이 하나씩 만들어가는 도자기. 직접 들어보면 상당히 가벼운 무게에 놀라게 된다. [사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SNS] 버섯 모티브의 세라믹 소품과 스누피 컵, 컵 손잡이를 반지모양으로 디자인한 컵 등 저마다 개성 넘치는 오브제를 만날 수 있다. 구매하지 않고 전시를 관람하듯 가볍게 둘러보아도 좋은 공간이다. [사진 심규원] 크리스마스 시즌에 특별 판매했던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디자인에 시선을 빼았겼다. [사진 심규원]   이곳처럼 제품을 경험해볼 수 있는 다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쇼룸은 어떤 곳들이 있나요. 성수동에 있는 '호스팅 하우스'을 추천할만해요. 아스티에드 빌라트가 파리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면, 호스팅 하우스는 뉴욕 분위기가 물씬 풍겨요. 커다란 창문과 뉴욕에서 구매한 빈티지 소품과 스테이셔너리 등이 놓여있습니다. 또 철제 가구와 주방용품을 좋아한다면 식당에서 미리 사용도 해볼 수 있어요. 장안평에 있는 이탈리안 브런치 레스토랑 '스틸 얼라이브'에 가면 북유럽을 느낄 수 있는데, 이곳에서도 음식을 맛보며 주방가구와 용품 모두를 즐겨볼 수 있습니다.     아스티에드 빌라트 한남의 방문 만족도를 점수로 매긴다면요. 10점 만점에 9점이에요. 오랫동안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기대도 컸는데, 그 기대를 모두 만족시켜줬다는 것도 놀라워요.   만족도가 상당히 높네요. 방문 후 생각이 많아졌다고요. 최근 들어 독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아파트보다 조그마한 주택을 직접 꾸며서 살아보면 어떨까 하고요. 이곳엔 '내 집에 꾸미면 좋겠다'하는 것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벽지, 계단, 창문, 가구, 샹들리에 등 예쁘지 않은 게 없더라고요. 똑같은 구조의 집이라도 하나하나 내 손으로 꾸미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내 집'이 되잖아요. 더군다나 파리 장인의 손길로 탄생한 제품이라면 더없이 좋겠지만요.   누가 방문하면 좋을까요.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별천지일 거예요. 또 파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1시간의 서울 속 파리여행을 즐기실 수 있으니 꼭 가보세요.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노트, 필기구, 액세서리류를 구경하다 보면 분명 기분이 좋아질 거예요.   

    2022.01.09 12:30

  • [민지리뷰] 자동차와 힙합 그리고 도넛. 이 모든 것이 모인 공간

    [민지리뷰] 자동차와 힙합 그리고 도넛. 이 모든 것이 모인 공간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얘네 뭔데 이렇게 힙해?’ 성수동 ‘피치스 도원’에 들어서면 저절로 이런 궁금증이 생긴다. 이곳은 자동차 문화라는 상당히 미국스러운, 한국에선 다소 생소한 콘텐트를 들고 나온 공간이다. 핑크색 차고와 파스텔톤 수퍼카, 그 안을 채우고 있는 뮤직 바이브, 그리고 지금 가장 핫한 도넛&햄버거로 색다름을 주는 곳. 이렇게 힙한 것들만 다 모아 놓을 수 있다고? 성수동 핫플이 된 이곳이 궁금하다.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스트리트 컬처를 만들고 있는 피치스 도원. 눈에 띄는 힙플레이스들이 즐비한 성수동에서도 '힙플'로 통한다. 윤경희 기자   어떤 공간인가요.   자동차 문화에 기반을 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피치스’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공간입니다. 약 700평 규모의 넓은 대지에, 미국 LA가 떠오르는 입구, 차고지에 세워진 팬시한 슈퍼카, 핑크색 컨테이너 그리고 스트리트 감성이 물씬 풍기는 강렬한 ‘PEACHES(피치스)’사인이 있는 곳이에요. 피치(peach)라고 하면 복숭아가 먼저 떠오르겠지만, 자동차의 매력적인 뒤태를 의미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곳의 캐릭터 ‘바또’가 복숭아 형상을 한 것을 보아 중의적 의미로 사용하고 있고요.   영어와 한자가 결합한 이름이 독특하네요. 어떤 의미죠.   브랜드명 '피치스'와 한 가지 목적을 위해 뜻이 맞는 사람끼리 모여 행동을 약속한다는 사자성어 ‘도원결의(桃園結義)’를 합친 이름이라고 해요. 삼국지의 유비·관우·장비가 도원에서 뜻을 위해 의형제를 맺은 것처럼, 이곳에도 뮤직비디오 감독, 일러스트레이터, 패션디자이너, 테크니션 등 13명의 전문가가 모여 자동차 문화를 알리기 위해 활동하고 있어요. 피치스 캐릭터 바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포스터들. 복숭아를 의인화한 모습으로 입고 있는 데님에서 자동차 정비공의 모습이 엿보인다. [사진 오해인] 블링블링한 핑크색 차고와 피치스 로고만으로도 인증샷을 꼭 남겨야 하는 성수동 인스타그램 성지가 됐다. [사진 오해인]   SNS에 많은 사진이 올라오는 대표적인 ‘성수동 핫플’ 중 하나잖아요. 아직 가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공간을 설명해 줄래요. 크루의 작업과 공연 무대로 활용하는 핑크 컨테이너 개러지와 메인 건물로 이루어져 있어요. 건물에는 커다란 라운지와 함께 도넛으로 유명한 ‘노티드’, 수제버거 전문점 ‘다운타우너’, 후카(물담배)&칵테일 바 ‘스모킹 타이거즈’가 있고요. 각각의 공간들은 독립적이면서도 연결돼 있어요. 공간마다 개성도 뚜렷하고요. 개러지에선 클래식 카를 스타일링하거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도 하고, 힙합 공연이 열리기도 합니다. 안쪽으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하얀 자갈밭의 정원 너머로 칵테일과 후카(물담배)를 할 수 있는 바 스모킹 타이거스가 나와요. 대낮에도 어둡게 조명을 유지하고, 한쪽에는 바또의 네온사인이 후카바의 분위기를 살려줍니다. 메인 건물의 라운지 공간엔 튜닝카가 전시되어 있고, 스웻셔츠·모자 같은 피치스의 굿즈도 볼 수 있습니다.     이 공간의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인스타 핫플로 뜨고 져버릴 공간인지, 아니면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확장할 공간인지는 공간이 ‘이것’을 가졌는지 보면 된다고 생각해요. 바로 그 공간 만의 콘텐트죠. 피치스는 ‘카 스타일링’ 문화를 내세운 독보적인 브랜드이자 공간이에요. 수프림이 스케이트보드에서 출발해 스트리트 문화의 대명사가 된 것처럼, 피치스도 우리만의 스트리트 문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해요. 방문 전 피치스에 대해 스터디를 하며 ‘될성부른 떡잎’이란 느낌이 딱 왔어요. 이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요. 의류와 자동차 관련 굿즈를 한정판으로 제작해 팔고, 고품질 영상도 직접 만들죠. 특히 영상은 SM엔터테인먼트의 뮤직비디오 디텍터 다윗골드가 직접 디렉팅하는데, 피치스의 색을 감각적으로 표현해요. 도전적이고, 반항적이면서, 압도적인 그 무엇을요. 이들을 ‘힙’을 알아보고 벌써 현대차, 아모레퍼시픽, 한국타이어가 앞다퉈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답니다. 차고는 수퍼카의 스타일링을 하는 작업 공간이자, 공연과 뮤비 촬영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사진 오해인]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과 맞닿는 부분이 있었나요.   요즘 대체 불가능한 셀프 브랜딩 콘텐트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비슷비슷한 느낌의 사람보다는 콘텐트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세습이나 공식, 누군가를 따라 하지 않고 자신만의 룰을 만들며, 그 자신감에서 나오는 ‘힙’하고 ‘쿨함’이 있는 사람이요. 그런 의미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행보는 많은 시사점이 있어요. 자동차 문화로 자신만의 독보적인 콘텐트를 만들어 냈고 매력적인 브랜드가 됐죠. 많은 브랜드와 사람의 러브콜을 받고 있고요. 나도 언젠가는 독보적인 무언가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곳을 방문한 뒤 생각에 변화가 생겼다고요.   이곳의 멤버들은 하나같이 자동차 문화에 빠진 사람들이었어요. 파산 위기까지 갈 정도로 자동차 문화에 미친 사람들이 모여 만든 브랜드죠. ‘돈 낭비’ ‘사치’라는 평을 듣는 소비였지만, 결국 좋아하는 것을 통해 자기들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냈죠. 공간을 방문한 이후, ‘나도 이렇게까지 좋아한 무언가가 있었던가?’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평소 길거리에서 부릉부릉 배기관 소리를 내며 거리를 질주하는 튜닝카들을 보면 눈살을 찌푸렸었지만, 이곳을 다녀간 뒤로 ‘카 스타일링’이 허세가 아닌 ‘문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나의 고정관념이 바뀐 것으로 보아 이 공간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건물 뒤쪽 정원에 박혀있는 흰색 차량.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브랜드 ‘레어카인드’와 협업해 만든 영상에 나오는 바로 그 차다. [사진 오해인]   공간 전문가로서 유사한 컨셉트의 공간을 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요즘은 공간이 가진 고유의 콘텐트가 있는지 유심히 보게 돼요. 그런 의미에서 피치스도원은 좋은 사례예요. 하나의 문화를 보여주는 콘텐트를 생산하며 그 분화의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잡았거든요. 이곳에만 있는 콘텐트로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고요. 스케이트보드 문화에서 출발한 수프림이 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던 것처럼, 피치스가 새로운 문화 아이콘이 될지는 조금만 지켜보면 결론이 날 것 같네요. 메인 건물에 전시된 자체 제작 티셔츠(맨위)와 미니카 등 자동차 관련 굿즈를 판매하는 공간. [사진 오해인]   만족도를 점수로 표현한다면요. 10점 만점의 9점! 최근 가본 공간 중에서 콘텐트 적으로도, 공간 구성도, 브랜딩도 모두 좋았습니다. 각각의 공간이 스토리와 세계관이 있었어요. 분할돼 있는 듯 연결된 공간들은 각각의 공간마다 특색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노티드의 경우, 기존 로고에 피치스가 휘감긴 듯한 로고로 새로운 비주얼을 만들어 냈고, 노티드의 마스코트 슈가베어와 피치스의 마스코트 바또가 함께 드라이브를 즐기는 영상이 플레이되고 있었어요. 또 이곳에만 있는 F&B 메뉴가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기존에 지점이 많은 노티드와 다운타우너 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에만 있는 새로운 비주얼이 있다 보니 신선했습니다. 이 또한 ‘피치스스럽다’고 할 수 있겠네요. 노티드 x 피치스의 로고(위). 이곳만의 노티드를 만들어냈다. 아래 사진은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바또 얼음을 띄운 노티드 피치스 소다와 타이어 도넛. [사진 오해인]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앉아서 쉴 수 있는 휴게 공간이 부족했어요. 노티드 도넛과 음료를 사도 앉아서 먹을 곳이 없더라고요. ‘힙'을 위해, 방역을 위해 테이블과 의자를 없앤 것 같았지만, 추후에는 바 테이블과 의자가 좀 더 생기면 좋을 것 같아요. 이 공간을 좀 더 여유 있게 누릴 수 있도록요.   이곳에서 꼭 해보면 좋은 것을 추천해줄래요.   피치스 도원에서만 팔고 있는 노티드의 마스카포네 크림치즈 도넛과 타이어 튜브를 낀 곰돌이 얼음이 있는 피치스 소다를 먹어보세요. 이곳에만 있는 메뉴이니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도 꼭 업데이트 하시길 바라요. 또 가능하다면 후카바 이용도 추천해요.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상어가 헤엄치는 어항을 바라보며 물담배를 앞에 놓고 있노라면, 세상에서 가장 힙한 나를 발견할거예요. 술 한잔과 후카(물담배)를 즐길 수 있는 스모킹타이거즈 바. [사진 오해인]   어떤 사람에게 이 공간을 추천하고 싶나요.   코로나 블루를 겪는 사람들에게요. 만약 금요일 저녁마다 음악이 있는 곳을 찾았던 사람이라면 더욱 더요. 코로나 이후 좁고 피치스 도원에서 노티드의 달달한 도넛과 함께 방방 울리는 음악을 듣다 보면, 우울함이 잠시나마 사라질겁니다.

    2022.01.05 12:00

  • [민지리뷰] 음악 저작권을 굿즈로 사는 시대 …뮤직카우에 직접 투자해봤다

    [민지리뷰] 음악 저작권을 굿즈로 사는 시대 …뮤직카우에 직접 투자해봤다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나는 투자에 관심 많은 ‘초보 MZ세대 투자자’다. 평생 저축만 해오던 내가 ‘음악 저작권’에 소액투자를 시작했다. 왜 하필 음악 저작권이냐고? 여기엔 명확한 답이 있다. 최근 미국 유명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이 음악 저작권에 10억 달러(약 1조19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고, 사모펀드뿐 아니라 주요 음반사들도 저작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만큼 확실한 투자처가 또 있을까. 더군다나 쉽고 간편하게 저작권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 ‘뮤직카우’가 있으니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MZ세대가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 저작권을 굿즈 사듯 투자하는 이유를 서비스 기획자로서 꼼꼼히 따져 보았다.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는 주식과 같은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음악 저작권을 여러 단위로 쪼갠 조각을 사고판다. 저작권을 구매한 음악이 수익을 내면 보유한 지분만큼 매월 수익금을 받는 구조다. [사진 이혜원]   뮤직카우, 어떤 서비스인지 소개해주세요.   음원 저작권 거래 플랫폼입니다. 거래 방식은 주식과 같아요. 음원 저작권의 값을 여러 단위로 쪼개어 그 조각을 사고팝니다. 저작권을 구매한 음원이 수익을 내면 보유한 지분만큼 매월 수익금을 받습니다. 서비스는 2016년에 시작했어요. 일반인이 음악 저작권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로는 세계 최초죠. 최근에는 TV 광고를 시작으로 신규 회원 수와 거래액이 급증했어요. 지난해 9월 기준으로 가입자 수는 약 71만 명이고, 거래액은 2464억원을 달성했답니다.   세계 최초라니 흥미롭네요. 음악 저작권 거래 시장이 이전에는 없었나요. 음악 저작권을 투자하려는 움직임은 오래 전부터 있어요. 하지만 일반인이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었죠. 사실 저작권은 한 곡당 1000만원대에서 수십억대여서 개인이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아니었어요. 산업 종사자가 아니면 거래 접근성도 좋지 않았고요. 반면 뮤직카우는 누구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앱으로, 음악 저작권 거래를 도입했어요. 음악 저작권을 수천 조각으로 나누고, 경매로 거래하게 한 거죠. 대중에겐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창작자에겐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준 셈이죠. 음악 저작권 거래 시장이 형성된 이유를 살펴보자면, 팬더믹과 연관이 있어요. 음원 수익은 방송에서 음악을 사용할 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플레이될 때, 공연에 음악이 쓰일 때마다 저작권자에게 일정 비용을 지불하는 거예요. 그런데 요즘 틱톡이나 릴스와 같은 짧은 길이의 동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숏폼 플랫폼이 성장하고, 팬데믹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음악이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어요. 자연스레 음원 수익이 늘어나면서 음악 저작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또 공연할 수 없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작곡가·작사가·아티스트가 저작권을 현금화하려는 움직임도 있었고요. 뮤직카우 서비스의 첫 화면. 이벤트와 서비스를 소개하고 진행 중인 옥션을 보여준다. [사진 이혜원, 뮤직카우 캡처]   어떤 계기로 뮤직카우에 관심 갖게 되었나요.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아시죠. 역주행 신화를 쓴 이 곡이 저작권 가격에서도 역주행 신화를 썼다는 뉴스를 봤어요. 2020년 말 뮤직카우에서 한 주당 2만원 중반에 거래되었는데, 최근에는 90만~100만원 대에 거래되고 있어요. 이 소식에 뮤직카우가 궁금해서 다운로드했죠. 서비스 기획자로서는 ‘새로운 투자상품을 제공하는 세계 최초의 서비스’라는 타이틀에 호기심도 있었고요. MZ세대가 투자자의 70~80%에 달한다는 것도 인상 깊었어요.   어떤 곡에 투자했나요. 서연의 ‘여름 안에서’, 송가인의 ‘거문고야’, 웬디의 ‘Goodbye’의 총 3곡을 구매했어요. 경험 차원에서 10만원 정도 소액만 투자하고 살펴보는 중이에요. 막상 투자와 수익이 걸린 저작권을 사려고 하니 어려웠어요. 평소 취향대로 음악을 즐기던 것과 다른 관점에서 음악을 바라봤어요. ‘어떤 노래가 앞으로도 잘될까?’ ‘이 가격에 사는 게 적절할까?’ 등을 고민했어요. 그중 ‘거문고야’는 아티스트의 인기를 보고 구매했고, 다른 두 노래는 예전부터 좋아하는 곡이었어요.   이용자 후기를 보니 치밀하게 분석하고 투자하는 경우도 있고,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굿즈 사듯 투자하기도 하더군요. 만약 조용필의 노래가 올라온다면 무조건 투자하고 싶어요. 엄마가 엄청난 팬이거든요. 앞으로 리메이크될 가능성이 커 투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음악 저작권을 거래하는 방법은 기간 내 입찰가를 적어내는 ‘옥션’(왼쪽)과 주식처럼 소유권을 거래하는 ‘마켓’ 의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사진 이혜원, 뮤직카우 캡처]   저작권은 어떻게 구매할 수 있나요. 뮤직카우에 접속하면 첫 화면에 ‘진행 중 옥션’이 보이고 ‘MD 추천 저작권’ ‘거래 많은 곡’ 등의 목록이 보여요.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의 일부를 사거나 거래할 권리를 허가받고 플랫폼에 올립니다. 사실 구매자는 음악 저작권이 아닌, 음원 수익을 받는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사는 거예요. 먼저 경매 방식인 ‘옥션’과 주식 거래와 같은 ‘매수’를 통해 몇 주를 살지 결정해요. 옥션은 일정 기간 입찰 가격을 제출하고, 낙찰받는 방식인데요. 예를 들어 가수 산들의 ‘More than Words’라는 곡이 5000주 거래될 때 한 주당 시작 가격은 2만4000 캐시(약 2만4000원)로 정해졌다고 해볼게요. 옥션에 참여하는 이들은 이 곡의 가치를 고려해서 주당 가격을 적어내는 ‘입찰’을 합니다. 상위 입찰 가격순으로 낙찰, 즉 구매가 성사되는데요. 자신이 적어낸 가격이 5000주 순위에 들어가면, 입찰한 주 수만큼 음악 저작권을 소유하게 됩니다. 음악마다 거래 주 수나 시작가는 달라요. 옥션 외에 한 주 단위로 사고팔 수도 있어요. 주식처럼 매수·매도하는 거예요. 서비스 화면도 주식 거래 서비스와 같아요. 종목명은 곡명이 되고, 현재가, 등락률, 주당 주문 수량과 가격 등을 보여줘요. 저작권자에게는 판매된 저작권 분 만큼의 수익이 제공됩니다. 어떻게 보면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이란 색다른 굿즈로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유대감을 쌓는 특별한 방법이에요. 또 저작권을 통해 수익을 내는 새로운 장이 되기도 하고요.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곡들. 뮤직 카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캐시를 충전한 후 구매하는 방식이다. 나는 10만원을 캐시로 충전한 뒤 옥션 방식으로 저작권을 구매했다. [사진 이혜원, 뮤직카우 캡처] 이렇게 소유권을 분할해 판매하는 다른 거래 플랫폼이 있나요.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을 ‘조각’내 거래하는데, 비슷한 플랫폼들이 더러 있어요. 나는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내 월급으로 키스 해링의 작품을 구매하는 것은 꿈 같은 일이죠. 하지만 투자 플랫폼 ‘테사(Tessa)’는 미술품을 펀드 방식으로 분할 소유할 수 있도록 해줘요.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내가 좋아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내 돈으로 투자하는 색다른 뿌듯함과 즐거움을 줍니다. ‘카사(Kasa)’라는 중소형 빌딩 분할 투자 플랫폼도 전에 파트너사로 만난 적이 있는데 개념은 비슷해요. 내가 몇십 억대 자산가가 아니라도 몇 만 원, 몇백 만원을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빌딩에 투자할 수 있어요. 중소형빌딩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 ‘카사’(왼쪽)와 미술품을 분할 거래할 수 있는 ‘테사’의 거래 목록. [사진 이혜원, 카사·테사 캡처]   MZ세대가 뮤직카우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들의 홍보 문구 중 하나가 “이제 좋아하는 음악의 주인이 되어, 매달 저작권료를 받아보세요”예요. 투자에 익숙하고,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고, 좋아하는 것에 적극적인 특징을 가진 MZ세대에 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뮤직카우에 투자하는 것을 통해 MZ세대의 돈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알 수 있어요.   『트렌트코리아 2022』에서 꼽은 트렌드 중 하나는 ‘머니러쉬’입니다. 수익을 다각화한다는 뜻이죠. 지금은 월급만 가지고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으니,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자산관리를 하는 것도 기본 소양인 시대가 되었어요. MZ세대에게 투자는 더는 생소한 개념이 아니에요. 내 친구도 하고, 내가 잘 판단해 돈을 버는 도구라고 생각해서 투자가 자연스러운 거죠. 물론 손실 가능성도 있고, 공부도 해야 하지만, 특정인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란 생각에 진입장벽도 낮아졌고요.   소액투자라면 수익이 적지 않나요. 그렇겠죠. 하지만 MZ세대가 소액투자나 분할투자를 하는 것은 그들이 찾은 투자 대안이라고 생각해요. 몇 년 전 ‘욜로(YOLO)’란 말이 등장했어요. 당시에는 ‘하고 싶은 대로 살래’란 의미처럼 미래에 대한 대비도 없이 사치하고, 퇴사하고 자유롭게 여행하는 사례가 주로 언급되었어요. 내가 경험한 욜로는 비싸도 먹고 싶은 커피를 마시고, 몇 개월 동안 돈 모아서 고급 호텔에 한 번 가는 정도의 사치예요.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좋아하는 것’ 하는 거죠. 이것의 연장선으로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에 투자하면서 응원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도 당장 큰 수익을 기대하며 뮤직카우를 시작했다기보다는 새로운 투자처를 경험하는 관점에서 시작했어요. 물론 수익을 얻으면 더 좋죠. 하하.   서비스 기획자로서 발견한 뮤직카우의 특징이 있다고요. 거래되지 않던 상품을 거래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또 서비스 운영 방식도 흥미로워요. 특히 저작권 거래에 경매 시스템을 도입한 점에서요. 굳이 시간을 두고 경매에 참여하도록 했는지 궁금하더군요. 저작권이란 새로운 상품을 판매하는 서비스라서 무엇인지 알리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측면에서 유용한 방법이겠구나 싶었어요. 이용자들은 매일 옥션에 올라오는 음악(매물)이 다르니 계속 뮤직카우에 접속하게 됩니다. 기간도 2시간~7일로 주목성도 있을 거고요.   이용 후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대형 가수의 신곡은 수급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뮤직카우의 거래가 지속되고 확산되려면 제작자와 아티스트에게도 확실한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데, 곡을 발표하자마자 돈을 벌 수 있다면 굳이 저작권 일부를 팔 이유가 없겠죠. 그리고 음악마다 경매를 시작할 때 한 주당 시작 가격과 옥션 물량(주 수량)이 다른데요. 여기서 책정된 가치가 적절한지에 대해 판단할 근거가 없는 것도 아쉬워요. 지금은 뮤직카우에서 제안하는 대로만 거래할 수 있어요. A곡은 한 주에 6만원이고, B곡은 2만원이라면 그 차이는 저작권자의 주관인지, 이전 저작권 수입에 근거한 것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리고 거래 금액이 최대 1000만원 단위로 이뤄져 소수가 거래를 좌지우지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뮤직카우가 창작자의 권리를 보상하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을 알렸다는 점에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또 주변에 투자하지 않는 사람 찾기 어려울 정도로 ‘투자성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는데요. 이에 비해 투자의 위험에 대해 알리는 데는 소홀한 것 같아요. 소액이라도 투자에는 손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도전하길 바랍니다.

    2022.01.04 12:00

  • [민지리뷰] ‘쓰레기 제로 라이프’를 시작하게 해주는 유리 그릇들

    [민지리뷰] ‘쓰레기 제로 라이프’를 시작하게 해주는 유리 그릇들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유리그릇은 여러모로 예쁘다. 깨뜨리지 않는 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환경 호르몬이 전혀 없어 건강하다. 플라스틱 통 대신 밀폐력이 좋은 유리 용기에 담은 음식은 따로 플레이팅 할 필요 없이 그 자체로 예쁘다. 또 설거짓거리도 줄일 수 있고, 세제도 덜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유리로 만든 커피 드리퍼는 얼마나 신통방통한지. 커피 캡슐이나 드립백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한다는 죄책감에 면죄부를 줄 뿐 아니라 예쁘기까지 하다. 내가 르파르페 유리 밀폐 용기와 케맥스 드리퍼를 아껴 쓰는 이유다.   르파르페 ‘패밀리아 위스테린’ 라인의 용기들. 왼쪽부터 1000mL, 750mL, 500mL, 200mL. [사진 권민경]   유리 용기를 가까이하는 이유가 있나요. 생활 속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것에 관심이 있어요. 늘 가방에 접어 쓰는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면서 비닐봉지를 덜 쓰려고 해요. 또 집 근처 카페에 갈 때는 텀블러를 항상 챙겨 다니고요. 개인적으로는 수질 오염도 염려돼 천연성분의 1종 주방세제를 사용하고 세제 사용량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런 가치관의 연장선에서 유리 용기를 쓰려고 하죠. 요리할 때 누구나 그렇겠지만, 쓰레기도 많이 나오고, 설거짓거리도 많이 생겨요. 르파르페 유리 용기는 보관용기면서, 디자인이 예뻐서 따로 그릇에 옮겨 담지 않고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요. 설거짓거리도 줄일 수 있고, 테이크아웃할 때 르파르페 유리 용기에 담아오면 플라스틱 쓰레기를 그만큼 덜 만들 수 있어요. 캡슐커피나 드립백으로 커피를 마실 때 나오는 쓰레기가 고민이라면 케맥스 드리퍼가 대안이 될 수도 있고요. 또 유리로 된 식기들은 환경호르몬과 유해 물질 걱정이 없어 건강하기까지 합니다.   먼저 르파르페 유리용기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르파르페는 1930년 초반 프랑스에서 시작한 브랜드예요. 지금도 프랑스 중남부 오베르뉴 주에 있는 퓌귀욤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만들어요. 르파르페하면 오렌지색 고무 씰이 있는 유리 밀폐용기가 대표적인 제품이에요. 하지만 오늘은 그것보다 가볍고, 이중 뚜껑으로 만들어 밀폐력도 뛰어난 ‘패밀리아 위스테린’ 라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르파르페의 다른 라인들과 차별되게 철제 뚜껑을 쓰고 있는 것도 특징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가격대도 저렴해요. 처음엔 1개만 구매했다가 사용하다 보니 요긴해서 다른 용량의 용기까지 모두 구매했어요. 용기 뚜껑은 이중으로 만들어져있다. 안쪽 테두리의 주황색 부분은 고무 소재로 되어있어 밀폐력이 좋다. [사진 권민경]   저렴하다니 반갑네요. 얼마인가요.   패밀리아 위스테인 라인은 르파르페 공식몰에서 용량에 따라 5000~9000원에 판매 중이에요. 적당한 가격이라고 생각해요. 르파르페의 슈퍼테린 라인과 가격을 비교했을 때 같은 용량이지만 1500원씩 더 저렴해요. 또 다른 유리밀폐용기 브랜드 ‘웩서울’ 과 비교하자면 가격은 비슷하지만, 뚜껑을 돌려 사용하는 르파르페가 더 편리해요.   직접 만든 밤 조림(왼쪽)과 오이 피클. 병 입구가 넓어 내용물을 옮겨 담을 때 편리하다. [사진 권민경]   르파르페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요.   원래 아침 식사를 거르고 출근하는 편이었어요. ‘미라클 모닝’까지는 아니더라도 평소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서 여유롭게 출근 준비를 하면서 아침을 챙기기 시작했죠. 전날 밤 르파르페 용기에 ‘오버나이트 오트밀’이나, 한 끼 분량의 샐러드를 미리 손질해서 넣어 놓아요. 그럼 다음 날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어 먹으면 돼서 편하고, 설거지도 줄었어요. 큰 사이즈는 겨우내 즐길 밤 조림이나 피클을 담그는 데에 적당한 사이즈예요. 병 입구가 넓어 내용물을 옮겨 담을 때도 좋아요. 그동안 사용해본 몇몇 유리 밀폐 용기들은 뚜껑까지 유리여서 분리하는 것도 힘들고 무거웠어요. 하지만 이 제품은 뚜껑과 몸체 완전히 분리되고, 뚜껑은 가벼운 소재라서 따로 보관하기도 편해요. 열탕 소독도 가능하고, 유리라서 내용물의 양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죠.   장점이 많네요.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점은 뭐예요.  가볍지만 밀폐력 높은 뚜껑을 칭찬하고 싶어요. 패밀리아 위스테린의 뚜껑은 두 개인데 속 뚜껑의 안쪽 테두리는 고무 소재로 되어 있어요. 이 속 뚜껑을 끼우고 열탕 처리하면 유리병은 진공 밀폐상태가 되어 내용물을 오랫동안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답니다. 가벼운 무게에 절대 가볍지 않은 밀폐력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200mL 용기에 만든 티라미수는 딱 한 번 먹기 알맞은 양이다. 따로 그릇에 담아낼 필요없이 손님상에 내놓아도 그 자체로 예쁘다. [사진 권민경] 아침으로 즐겨먹는 오버나이트 오트밀. 전날 저녁 르파르페 용기에 미리 만들어두면 다음 날 냉장고에서 꺼내 먹기만 하면 된다. [사진 권민경]   르파르페의 사용 만족도를 점수로 준다면요. 10점 만점이라면 9점이에요. 다른 유리 용기보다 훨씬 가볍고 뚜껑과 본체의 분리가 쉽다는 게 가장 좋은 점이에요. 디자인도 예쁘고요. 1점을 뺀 이유는 뚜껑이 분리와 보관 면에서 편하지만, 쉽게 모양이 변형될 가능성이 있어서예요. 설거지 후 물기를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녹이 생길 것은 부분도 아쉽지만, 다행히 뚜껑은 따로 구매할 수 있어요.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팁을 알려주세요. 대부분 밀폐 용기는 절임류를 보관할 때 많이들 사용하죠. 200mL의 작은 르파르페 용기에 티라미수 같은 디저트를 만들어두고 손님이 올 때 하나씩 개별 용기로 대접하면 좋아요. 따로 그릇에 담을 필요가 없이 르파르페 유리 용기 자체로도 예쁘거든요. 높이가 높은 1000mL나 1500mL는 화병을 대신해 사용해보세요. 입구가 넣어 줄기가 굵은 식물들도 풍성하게 연출할 수 있어요. 곡선이 아름다운 케멕스 드리퍼는 독일의 화학자 ‘피터 슐룸봄’이 만들었다. 실험실 비커나 의료 기구를 만들 때 쓰는 파이렉스 유리로 만들어져 환경호르몬 걱정이 전혀 없다. [사진 권민경]    케맥스 드리퍼는 모양이 신기하네요. 어딘지 과학실에서 자주 보던 플라스크와 닮지 않았나요? ‘케멕스 드리퍼’는 독일의 화학자 ‘피터 슐룸봄’이 만들어요. 주로 실험실 비커나 의료기구를 만들 때 사용하는 파이렉스 유리로 만들어져서 환경호르몬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답니다. 우수한 내열 충격성으로 다른 유리와 다르게 급랭하거나 급열해도 깨지지 않아 안전하고요. 심지어 아름다운 곡선 라인에 클래식한 나무 장식까지 더해져 ‘현대 최고의 100대 디자인’에 선정되었어요. 화학자가 발명해서 기능적으로도 뛰어난데 디자인까지 아름다운 제품이라니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죠. 나는 네이버 쇼핑에서 케맥스 드리퍼 클래식 CM-6A  용량 850mL 제품을 5만5000원에 구매했어요.   케맥스 드리퍼는 어떤 이유로 사용하게 되었어요. 드립커피는 ‘귀찮다’라고 생각하고 카페에서 마시는 것만 좋아했어요. 그래서 커피용품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몇 년 전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먹으러 갔다 커피를 함께 주문했는데, 빈 커피잔과 케멕스 드리퍼에 커피를 담은 채로 나오더라고요. 그때는 드리퍼인지도 모를 때라 그저 ‘디자인 예쁜 용기’ 정도로 생각했어요. 에어 채널을 주둥이로 착각하고 커피 따르기 편하다며 좋아했었죠. (하하) 그 뒤로 집에서 종종 드립백을 내려 먹게 되었는데 낱개 포장된 드립백은 편하긴 하지만 매번 쓰레기가 나오니까 신경 쓰이더군요. 드립백 말고 내가 원하는 원두를 직접 내려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찾아보니 디자인 예쁜 용기가 바로 케맥스였어요. 서버와 드리퍼가 일체형이라서 각각 구매할 필요가 없고, 기술적으로도 훌륭한 제품이라는 걸 알게 되었죠. 주둥이로 착각했던 에어 채널. 핸드드립 커피를 내릴 때 뜨거운 물에서 나오는 수증기 때문에 높아진 압력이 이 에너채널로 빠져 나온다. 케맥스 드리퍼는 에어 채널이 좁아 배출되는 수증기의 양이 적기 때문에 커피 향이 잘 보존된다. [사진 권민경]   에어 채널은 뭔가요. 유리 한쪽에 주둥이처럼 생긴 걸 ‘에어 채널’이라고 해요. 커피 필터를 끼우고 뜨거운 물로 커피를 내리면 필터 종이는 유리 표면에 밀착되고 커피를 통과한 뜨거운 물에서는 수증기가 나오는데, 이때 높아진 압력이 에어 채널로 빠져나가요. 다른 드리퍼와 달리 종이 필터와 드리퍼는 밀착되고 에어 채널은 좁아 배출되는 수증기의 양이 적기 때문에 커피 향이 잘 보존되는 것도 장점이에요.   드리퍼의 다른 장점도 궁금해요.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훌륭하고, 드립하기도 쉽고 맛의 차이도 적어 좋아요. 그중에서 가장 좋은 점은 서버와 드리퍼가 일체형이란 점이에요. 커피용품은 사야 할 게 엄청 많아서 홈 카페는 엄두를 못 냈어요. 케멕스 드리퍼는 서버와 드리퍼가 일체형이라 준비해야 할 게 줄어서 합리적인 선택이에요.  케멕스 드리퍼의 나무 방울과 매듭. 디테일까지 사랑스럽다. [사진 권민경] 커피를 내리는 모습. [사진 권민경]   사용법을 좀 알려주세요. 드리퍼에 종이 필터를 끼운 뒤 뜨거운 물로 필터를 전체적으로 적셔주세요. 서버를 데워 준 후 물을 버려주세요. 분쇄 원두를 넣은 후 약 100mL 뜨거운 물을 붓고 45초 정도 기다리세요. 그다음 케멕스 상단 가장자리를 피해 중앙 부분 중심으로 2~3차례 뜨거운 물로 커피를 내려주세요. 마지막으로 종이 필터를 꺼내고 잔에 따라 마시면 돼요. 그리고 꼭 케멕스 드리퍼 전용 종이 필터를 사용하세요. 일반 종이 필터보다 3배 정도 두껍고 치밀해요. 오일 산과 미세한 지방 성분까지 걸러내기 때문에 맛이 깨끗하고 부드러워집니다. 아이스 커피도 쉽게 만들 수 있어요. 케멕스 드리퍼는 중간 입구가 생각보다 넓어서 각얼음을 넣기 편해요. 필터 종이를 끼우기 전 먼저 얼음을 채우고 커피를 내리면 바로 아이스 커피가 됩니다.     사용 만족도는 몇 점인가요. 10점 만점에 9.5점이요. 약간 아쉬운 건 설거지 부분이요. 사실 나무와 가죽 장식은 분리할 수 있지만 다시 예쁘게 묶을 자신이 없어서 최대한 설거지를 조심스럽게 하고 있어요. 또 제품 크기가 상당해서 자리를 많이 차지해요. 하지만 예뻐서 장식삼아 두어도 좋더라고요. 주둥이 모양이 특이해 전용 필터 사용을 추천한다. [사진 권민경]   르파르페나 케맥스, 누가 쓰면 좋을까요.   두 제품 모두 친환경적인 생활을 추구하는 사람이면 눈길이 갈 것 같아요. 사용해본 사람으로서 기능성과 디자인적으로도 만족하면서 사용했기 때문에 적극 추천하고 싶어요. 또 르파르페 유리용기는 집에서 요리하는 걸 즐기는 사람에게도 유용한 제품이에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예쁜 유리 용기면서 절임류, 과일청, 잼 등을 담아두기 좋거든요. 음식 보관용이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훌륭하고요. 해외 사이트의 사진들을 보면 조명이나 캔들 홀더 등등 다양하게 사용하더라고요. 케맥스 드리퍼는 홈카페 로망이 있지만 이것저것 준비 해야 될 게 많아 망설이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2021.12.30 13:37

  • [민지리뷰] 팬더믹 시대 우리가 원하는 ‘연결’은 이것

    [민지리뷰] 팬더믹 시대 우리가 원하는 ‘연결’은 이것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치열하게 경쟁하는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소통’이란 키워드로 출사표를 내던진 서비스가 있다. 네이버 바이브가 최근 선보인 ‘파티룸’ 기능은 신박하다. 호스트가 만든 파티룸에 입장하면, 호스트가 선곡한 노래를 함께 들으며 게스트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팬더믹 시대 단절된 사람들과 음악으로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혼자서 좋아하던 음악을 듣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다음 버전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오늘은 어떤 파티에서 누굴 만나게 될까’ 은근 설렌다.   네이버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바이브'는 24시간 동안 라이브로만 들을 수 있는 ‘네이버 NOW’의 다시 듣기가 가능하다. 최근 생긴 파티룸 기능은 팬더믹 시대 필요한 소통 방법을 제안한다. [사진 김종훈, 바이브]   어떤 서비스인가요. ‘바이브(VIBE)’ 네이버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2018년 6월 네이버에서 출시한 바이브는 2020년 11월 1일 네이버 뮤직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바이브와 통합되었어요. 바이브는 24시간 동안 다양한 콘텐트를 라이브로 즐길 수 있는 ‘네이버 NOW’ 다시 듣기가 가능해요. 최근 ‘파티룸’이라는 기능이 생겼는데, 이게 정말 신기해요. 파티룸에서는 호스트가 재생하는 노래를 게스트와 함께 들으며 음성으로 소통해요. 파티룸 위주로 이번 리뷰를 준비해봤어요.   이 서비스에 꽂힌 이유가 궁금해요. 공부할 때 종종 유튜브에서 ‘공부할 때 듣는 노래’를 검색하곤 해요. 유튜버들이 컨셉트에 맞게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기 때문에 노래를 고를 필요가 없고, 새로운 노래를 알게 되는 재미도 있고요. 이런 니즈를 네이버 바이브는 파티룸을 통해서 구현하고 있어요. 단순히 즐겨듣는 장르의 노래가 아니라, 운동할 때, 공부할 때, 새벽 등 상황별로 호스트가 파티룸을 개설해요. 그리고 컨셉트에 맞는 노래를 공유하는데 내 취향과 비슷한 호스트를 만났을 때 새로운 노래를 많이 알게 되니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파티룸에 꽂히게 됐어요.   지난번 스포티파이를 리뷰했는데, 그것과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는 경쟁이 정말 치열해요. 서비스마다 장단점과 차별화 포인트가 있어요. 뮤직 서비스의 강자인 스포티파이는 음악을 귀뿐만 아니라 눈으로도 즐기게 해줘요. 반면 바이브의 파티룸은 다른 사람들과 노래를 함께 즐기는 ‘소통’의 즐거움이 있어요. 저는 이 부분이 흥미로웠어요. 팬더믹으로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음악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기 때문에요. 파티룸은 모르는 사람과도, 친한 사람과도 함께 할 수 있어요. 혼자만 쓰던 기존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바이브에서 친구와 함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파티룸' 기능은 내가 주목한 기능이다. 음악을 들으며 서로간에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진 김종훈, 바이브]   이 서비스가 가진 가치는 무엇인가요.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는 얼마나 좋은 노래를 추천해주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AI 기술로 노래를 추천해줄 수도 있지만, 바이브의 파티룸은 사람을 통해 노래를 추천해줘요. 또 사람과 연결되어 노래를 듣는 재미가 완벽히 구현된다면 그것이 바이브가 가진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해요. 아직은 사용자들과 소통이 매끄럽게 연결되는 느낌이 들진 않지만 충분히 잠재력이 있다고 봐요.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 음악을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게 될지 기대돼요. 이러한 것들이 충족된다면 계속 구독할 거 같아요.   바이브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무엇인가요.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닌 소셜 음성 미디어 플랫폼 관점에서 선택했어요. 네이버 바이브의 파티룸은 클럽하우스와 같은 소셜 음성 미디어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어요. 얼마나 사람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만들어 주는지를 살폈어요. 소셜 음성 미디어 플랫폼 열풍을 일으킨 클럽하우스는 지난 2월부터 자유롭게 특정 주제의 방을 만들고 음성 소통뿐만 아니라 손들기, 이모티콘 보내기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어요. 초기에는 실시간 채팅 기능이 없어서 음성 기반 소통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었어요. 지금은 채팅이 가능해요. 하지만 여전히 음성 소통이 중심이고, 채팅은 보조적 수단일 뿐이에요. 호스트가 더 많은 게스트의 질문과 피드백을 놓치지 않으려고 채팅을 이용하거든요. 이처럼 계속해서 음성으로 대화하는 게 클럽하우스가 성공했던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파티룸도 그 뒤를 따르고 있고요.   사용해보니 어떤 점이 좋았나요. 음악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가 활발하다는 거요. 저는 가끔 노래를 들을 때 꽂히는 노래가 있으면 여러 번 듣다가 비슷한 노래를 찾곤 해요 또.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다른 사람도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유해요. 그뿐만 아니라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의 플레이리스트를 보고 그대로 제 플레이리스트로 저장하기도 하고요. 만약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가 커뮤니티로 활성화된다면 이런 것들을 한 번에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미 유튜버와 달리 바이브는 실시간 소통을 할 수도 있고요. 클럽하우스의 인터페이스(오른쪽)와 바이브의 파티룸 인터페이스의 차이. [사진 김종훈, 바이브, 클럽하우스]   이용 만족도를 10점 만점에 몇 점이었나요. 8.5점을 주고 싶어요. 파티룸에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파티룸의 인터페이스는 어딘지 클럽하우스를 닮아있어요. 차별 포인트를 찾을 수 없더라고요. 네이버 공식 블로그의 파티룸 소개극을 보면서 원래 기획 목적이 사용자들이 음악에 대해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음악을 듣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가끔 아티스트가 노래를 홍보하기 위해 사용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일주일 동안 파티룸을 사용해보니, 이용자 사이에 음성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어요. 일면식 없는 사람들과 함께 노래를 듣는 것 이상의 소통이 없었던 거죠. 그런데도 파티룸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인공지능이 추천하는 음악이 아닌,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추천하는 인간지능이라는 점이에요.   이 서비스를 만든 크리에이터를 칭찬해주고 싶은 점은요. 음악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이요. 단순히 같은 음악을 동시에 듣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대화까지 한다는 게 팬더믹 시대에 꼭 필요한 연결이라고 생각해요.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바이브의 ‘노래방' 기능이에요. 노래방을 가지 않더라도 이어폰을 연결하면 음악이 MR버전처럼 들리고 내가 말하는 목소리를 이어폰으로 들으며 노래를 부를 수 있어요. 아직은 이 기능을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없지만, 파티룸에서 노래방 기능이 활성화된다면 서로를 연결하는 데 더 큰 가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내 방이 노래방이 되는 바이브 노래방 기능이 재미있다. 이어폰을 연결하면 음악이 MR 버전처럼 들리고 내 목소리를 이어폰으로 들으며 노래를 부를 수 있어요. 아직까지는 이 기능을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없지만, 파티룸에서 노래방 기능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사진 김종훈, 바이브]   서비스 이용료가 있나요. 파티룸은 바이브를 구독하면 무료로 제공되는 기능이에요. 바이브는 처음 사용할 때 1개월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그 다음부터는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월 6900원에 이용할 수 있어요. 다른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해요.     개선했으면 하는 것은요. 바이브만의 가치를 완벽하게 전달하는 인터페이스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특성상 클럽하우스와 비슷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음악을 들으며 음성 기반 소통이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해요. 최근 바이브 담당자 인터뷰를 보니, 음악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신청곡'을 보낼 수 있는 채팅 등의 기능이 도입된다고 해요.   나와 같은 밀레니얼 세대라면 라디오에 사연과 신청곡을 보냈던 경험이 있을 거예요. 청취자가 사연과 신청곡을 보내면 진행자가 이것을 읽어주고 노래를 들려주잖아요. 신청자가 아니더라도 듣는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감성으로 듣게 돼요. 이런 콘셉트가 하루빨리 바이브 파티룸에 도입된다면 아티스트가 아닌 사용자끼리 파티룸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바뀐 게 있다고요.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많은 시간을 새로운 노래를 찾는데 투자했어요. 아니면 만들어둔 플레이리스트의 음악을 듣거나 ‘좋아요’한 노래들을 랜덤으로 들었어요. 그런데 파티룸을 이용하니 새로운 노래를 찾아보지 않아도 돼요.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다른 사용자의 플레이리스트로 여러 음악을 접할 수 있어요. 그렇다 보니 바이브를 실행하면 곧바로 파티룸에 어떤 방이 있는지부터 살펴요. 요즘 즐겨듣는 파티룸의 키워드는 ‘싸이월드 BGM’ ‘그때 그 감성’이에요.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새로운 노래를 듣고 싶은데 노래를 탐색하기 귀찮은 사람, 좋은 노래를 발견했을 때 그 노래와 비슷한 분위기의 노래를 더 찾고 싶은 사람, 취향이 비슷한 사람과 음악을 소비하면서 음악으로 대화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파티룸에 대만족할 것입니다. 그리고 파티룸은 모르는 사람과도 음악을 같이 들을 수 있지만, 친구와도 음악을 같이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곁에 없어도 온라인에서 친구와 파티룸을 같이 이용해 신나게 떠들 수 있을 거예요.

    2021.12.25 12:00

  • [민지리뷰] 띵동! 건강한 유기농 달걀이 도착했습니다 새벽배송에서 찾은 나의 헬시플레저

    [민지리뷰] 띵동! 건강한 유기농 달걀이 도착했습니다 새벽배송에서 찾은 나의 헬시플레저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나는 새벽 배송 서비스 유목민이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결코 하나에 정착할 수 없다. 결국 나는 TPO에 맞춰 새벽 배송 서비스를 골라 사용하는 깐깐한 소비자다. 그렇지만 달걀, 우유, 두부와 같은 거의 매일 먹는 식재료만은 꼭 오아시스마켓(오아시스몰)을 고집한다. 오아시스마켓은 나의 헬시플레저를 실현해주기 때문이다. 신선한 음식을 저렴하게 새벽배송으로 집 앞까지 가져다주는 덕분에, 나는 오늘 한 끼도 맛있게 먹으며 건강을 챙긴다.   오아시스마켓은 ‘유기농 식품의 대중화’를 목표로 문을 열었다. 판매자직거래로 신선한 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 사진은 이곳의 인기상품 달걀이다. [사진 공혜정]   어떤 서비스인가요. 오아시스마켓은 2018년 론칭해 3년 사이 신선식품 전문 새벽 배송업계 2위로 훌쩍 성장한 식품 이커머스(전자상거래)몰이에요. ‘유기농 식품의 대중화’를 목표로 설립됐어요. 사실 오아시스는 이미 신선식품 업계에선 잔뼈가 굵은 업체입니다. 2011년부터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우리생협)의 물류유통부문 효율화를 위해 만들어져, 상품 소싱과 공급 관련 업무를 위탁받아 운영해 왔어요. 이후 2015년에는 오프라인 직영 매장 운영을 시작하고 2018년 온라인몰을 열게 된 거죠. 우리생협이라는 거대 생산망을 기반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판매자 직거래에 큰 비중으로 두고, 신선한 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신선식품 장보기 플랫폼이 많잖아요. 오아시스마켓에 주목한 이유는요. 론칭 후 3년 내내 흑자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벽 배송 계의 알짜 기업인 거죠. 2018년 온라인몰을 론칭한 첫해부터 매출 1111억원 중 영업이익이 3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매출 2386억원으로 3년 사이 매출이 두 배 넘게 상승했어요. 영업이익도 97억원으로 급증했고요. 올해는 작년 1분기 매출액에서 46% 성장한 569억원의 성과를 올려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새벽 배송업계에서 흑자 내는 게 그렇게 힘든가요. 론칭 때부터 흑자를 내는 건 놀라운 실적이죠. 이유는 새벽 배송계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에요. 새벽 배송은 물류가 중요합니다. 아침 일찍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할 탄탄한 배송 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또 상품이 상하지 않도록 냉동창고, 냉동탑차와 같은 고가의 시설도 갖춰야 합니다. 고정비 지출이 높기 때문에 대부분 ‘규모의 경제’를 목표로 할 수밖에 없어요. 이런 이유로 쿠팡과 마켓컬리가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풀필먼트(올인원 배송물류창고)와 물류에 투자하고, 마케팅하면서 고객을 유치하고 있죠. 쿠팡 창고가 계속 생기고 있는 사실과 마켓컬리에서 전지현과 같은 유명 모델을 내세우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죠. 반면 오아시스마켓은 마케팅은 잠시 접어두고 입소문에 의지했습니다. 판매관리비(이하 판관비) 비중을 30% 내외로 하는 다른 회사와 달리 이곳은 지난해 판관비를 22% 수준으로 유지했지요. 또한 수도권에 분포된 42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의 연계해서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한 것도 한몫했어요.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온라인으로 배송한다면 소비자는 불만족하겠지만, 같은 상품이라도 매장에서 소비자가 직접 보고 신선하다면 구매하는 것이죠.   이들의 어떤 가치에 공감하나요. 1인 가구라도 건강하고 신선한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은 같아요. 다만 조금 귀찮을 뿐이죠. 『트렌드코리아 2022』에서 발표한 10가지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가 ‘헬시플레져’예요. 적극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자극적이거나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으면 왠지 다음 날 컨디션도 좋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신선한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 몸도 건강하고 즐겁죠. 오아시스마켓은 이런 나의 헬시 플레저를 쉽게 실천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평소에 자주 이용하나요. 평상시에는 조금씩 직접 장 보는 것을 좋아해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잘 사진 않았어요. 친구를 초대할 때만 마켓컬리와 쿠팡을 주로 이용했어요. 그런데 지난해 달걀값 파동 벌어진 거예요. 그때 이모 추천으로 오아시스마켓을 처음 이용하게 됐고 지금까지 꾸준히 쓰고 있죠. 온라인 서비스에 전혀 관심 없는 이모가 추천하기에 ‘뭔가 있구나’ 싶었는데, 역시 그렇더라고요. 오아시스마켓에서 구입한 달걀의 난각번호다. 번호의 가장 끝에 있는 번호로 사육환경을 구분하는데 1번이면 완전방사하여 키운 닭이 낳은 알을 말한다. 난각번호 1번은 시중 마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귀한 몸이다. [사진 공혜정]   장점을 꼽아주세요. 양파·달걀처럼 자주 사용하는 식재료가 특히 저렴하고 신선한 것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샐러드 채소는 꼭 여기서 사요. 다른 배송 서비스나 오프라인 마트에 비해서 저렴한데도 훨씬 신선한 유기농 상품을 판매하거든요. 그중에서도 꼭 사야 하는 것은 달걀과 우유입니다.  이곳은 난각번호(달걀에 새긴 번호) 끝자리 1번 달걀이 다른 곳에 비해 상당히 저렴해요(※난각번호의 끝자리는 닭의 사육환경을 의미한다. 끝자리가 1번이면 자유방사 사육환경에서 키우는 닭이 낳은 달걀이란 의미). 10구에 3700원 내외로 다른 판매처의 반값도 안되는 수준이에요. 신선도도 굉장히 좋고요. 배송료 때문에 달걀을 사기 위해 다른 제품도 사게되는데, 이때 꼭 넣는 게 우유예요. 무항생제 우유 900mL가 2700원 정도로 저렴하거든요. 다만 우유는 맛이 오히려 조금 싱겁다는 느낌을 받곤 해요. 달걀과 우유는 하루 입고분이 다 팔리면 완판으로 구매할 수 없어요. 시기마다 다르지만 한번 주문할 때 2개까지만 구매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안 사면 손해 보는 것 같아요.   다른 품목의 가격은 어떤가요. 두 가지로 갈려요. 생협에서 유통망을 공급하는 상품의 경우 비교적 저렴하지만, 외부에서 포장 완료된 상품을 구매해서 판매하는 경우 다른 곳보다 비싼 편이예요. 예를 들어 외국산 치즈나 수입 야채와 소스류는 품목도 거의 없을뿐더러 가격은 저렴하지 않아요. 그래서 평소 자주 먹는 식품류는 오아시스마켓을 사용하고, 손님 초대요리를 할 때면 마켓컬리를 이용해요. 외국 야채나 소스에 한정해서는 마켓컬리나 쿠팡 로켓프레시가 더 저렴해요.     신선함에 싼 가격이라니, 매력적이네요.  유기농과 같은 건강한 식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한 점은 정말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에요. 우유·달걀·치즈·두부처럼 자주 먹는 식품을 유기농으로 구입하는 것은 가계 지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데, 생협 생산망을 이용해 가격을 낮추니 계속 이용할 수밖에 없어요. 채소류도 실패했던 적이 없어요. 다만 점점 가격이 오르고 있어 아쉬워요. 오아시스마켓의 배송 박스 사진. 박스 하나에 깔끔하게 배송된다. 박스 안을 열면 냉동과 냉장, 실온 상품들이 사이 사이 종이로 구분해 담은 것이 인상적이다. 꼼꼼히 정리되어 있어서 오픈할 때 가장 기분이 좋다. [사진 공혜정] 마켓컬리의 새벽 배송 박스를 비교해 보았다. 마켓컬리는 냉동과 냉장, 실온 상품을 각각 다른 박스에 넣어 플라스틱 테이프로 묶어 배달한다. [사진 공혜정] 로켓프레시 새벽배송 패키지. 로켓프레시는 전용 박스에 넣어서 배송하는데, 이 상자는 6개월 내에 재주문하여 반납하지 않으면 8000원이 계좌에서 자동출금된다. 주문할 때 종이 패키지를 선택할 수도 있다. [사진 공혜정]   만족도는 얼마나 되나요. 10점 만점에 9.5점이에요. 높은 점수엔 저렴하고 신선한 식품을 살 수 있다는 것 외에도 배송 포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 점이 영향이 커요. 박스 하나에 맨 아래층은 냉동, 중간층은 냉장, 맨 위층은 일반식품을 담아 주는 식으로 한 박스에 다 포장해 주는 식이죠. 박스 속에 꼼꼼하게 꽉 찬 음식을 열어보면 기분이 좋아요. 빵빵한 포장을 원한다면 주문서에서 다른 포장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어요. 마켓컬리나 다른 새벽 배송 커머스를 이용했을 때 지나치게 많이 나오는 포장 쓰레기가 항상 마음에 걸렸어요. 아침 출근 전에 많은 양의 포장재를 모두 정리하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요. 쿠팡의 로켓프레시는 자체 보냉백을 사용하고 회수하는 시스템이지만 쿠팡에서만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져요. 반면 실제 이용해 본 오아시스마켓의 배송이 굉장히 만족스러웠어요. 얼마 전 유튜브 ‘워크맨’에서 물류 과정을 보여줬는데, 한 분 한 분이 정성스럽게 포장을 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퍼스널 쇼퍼에게 나의 장보기를 부탁한 느낌이었어요. 오아시스와 마켓컬리에서 구매한 후 종이박스를 제외한 쓰레기 양을 비교해 보았다. 왼쪽이 오아시스, 오른쪽이 마켓컬리의 배출 쓰레기 양이다. 한눈에 봐도 비교가 된다. [사진 공혜정] '워크맨'에서 보여준 오아시스마켓의 패키징 장면이다. 전담 쇼퍼가 정성스럽게 물건을 포장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사진 공혜정, 워크맨 캡처]   ‘찐 소비자’로서 제안하고 싶은 게 있다고요. 최근 오아시스는 반찬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어요. PB(Private Brand) 브랜드를 만들어서 반찬을 판매하죠. 여기서 나아가 자체 밀키트로 PB 라인을 확장하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요. 밀키트는 수요가 점점 느는 추세고, 또 사용자 붙잡기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밀키트 같은 간편 음식은 맛이 좋으면 가격이 비싸도, 혹은 다른 곳보다 품질이 좋다면 계속 주문하게 되거든요.   꼭 사야할 품목이나 이용 꿀팁이 있다면요. 달걀과 우유, 두부는 필수예요. 어린잎 야채도 저렴하고 싱싱해서 자주 주문한답니다. 반찬도 추천해요. 특히 메추리알 장조림, 우엉조림, 김치찜이 맛있어서 자주 주문해요. 또 국내산 생치즈도 저렴하니 토마토와 같이 주문해서 카프레제를 해 먹어도 좋습니다. 빵도 즐기는데, 우유식빵은 조금 퍽퍽한 느낌이 들어서 탕종 식빵류를 대신 사요. 통밀식빵은 고소하고 꽉 찬 맛이고, 도제식빵은 쫄깃한 편이에요. 종종 당일만 사용 가능한 5000원 할인쿠폰을 보내주니 문자수신을 꼭 해 두면 좋아요.    좀더 나가서 새벽 배송 업체를 골라 주문하는 노하우가 있다면요. 나는 오아시스·마켓컬리·쿠팡프레시의 새벽배송업체 3곳을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새벽배송 유목민’이에요. 손님을 초대할 때 쿠팡 로켓프레시와 마켓컬리를 주로 쓰고, 일상적인 식재료는 오아시스마켓을 이용해요. 3곳을 사용한 결과 가공 젓갈, 치즈와 같은 유제품은 확실히 마켓컬리나 쿠팡이 나아요. 둘은 구색도 비슷하고 가격도 점점 같아지고 있어요. 다만 채소나 달걀 같은 신선식품은 마켓컬리가 비싸요. 품질은 개인적으로 오아시스마켓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엔다이브나 바질 같은 수입 채소는 없어요. TPO에 따라 새벽배송 업체를 다르게 사용해 보는 걸 추천합니다.

    2021.12.21 12:00

  • [민지리뷰] ‘나’를 발견하고 싶은 MZ들의 아지트

    [민지리뷰] ‘나’를 발견하고 싶은 MZ들의 아지트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나의 성장과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MZ세대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공간이 생겼다. 성수동 서울숲 뒤편에 자리한 ‘밑미홈(Meet me home)’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나’를 위해 기꺼이 시간과 돈을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이런 종류의 공간은 본적이 없다. 그래서 이곳에서 살 수 있는 게 뭐냐고? 나를 위로하는 집밥과 나의 고민을 들어주는 심리상담,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들, 옥상에 앉아 쉬면서 멍 때리는 순간이다.    진짜 '나'를 찾고 싶다면 이곳에 가보자. 자아 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가 성수동에 만든 오프라인 공간 '밑미홈'이다. 사진은 옥상에서 '나'를 찾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입장권. ‘심심한 옥상에서의 시간을 사는 티켓’이란 점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사진 김은비]   어떤 공간인가요. 성수동 밑미홈은 자아 성장 큐레이션 플랫폼이란 컨셉트로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밑미(Meet me)’란 회사의 오프라인 공간이에요. 밑미홈에선 ‘진짜 나’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카운슬링, 리추얼(습관 만들기) 같은 다양한 활동들이 열리고 있어요. 관련 상품도 판매하고요. 나는 평소 자아 성찰, 자기 성장에 관심이 많아요. 주변 지인 몇몇이 한 달간 밑미홈에서 진행하는 리추얼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러던 중 이 밑미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커뮤니티, 제품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소식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자아 성장 큐레이션 플랫폼이란 컨셉트가 신선해요. 밑미 홈은 ‘자아 성장’이라는 콘텐트로 브랜딩을 하고, 커뮤니티를 만들고, 수익구조를 만들어가는 브랜드예요. 사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는 아직 ‘자아 성장’이란 개념이 이르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밑미 홈은 그것을 해내고 있어요. 요즘 브랜드들은 오프라인 공간을 만들어 고객이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드는 게 트렌드예요. 땅값 비싼 성수동에 브랜드 체험 공간을 만들었다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자아 성장에 관련한 콘텐트를 선보이는 밑미의 홈페이지. [사진 김은비, 밑미 홈페이지 캡처]   밑미홈이 가진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자아 성장이라는 콘텐트를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는 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명상원이나 요가원, 심리상담실 같은 곳은 아무래도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지잖아요. 하지만 이곳은 불안함을 느끼고, 자아를 찾고자 하는 MZ세대가 부담 없이 찾아가 ‘마음챙김’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줘요. 이런 공간이 아직 우리나라엔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충분히 고민하고 만든 다양한 자아 성장 콘텐트를 갖추고 있어요. 심지어 콘텐트 하나하나가 매우 전문적이란 것도 만족스러워요. 밑미 홈은 자아 성장에 관심 없는 사람도 편하게 방문할 수 있으니 그 점도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이곳을 리뷰하는 이유는요.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콘텐트가 있거든요. 이곳에서는 ‘나를 위한 시간’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나는 것은 힘들잖아요. 그것도 건물 전체가요! 전시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것도 외부의 자극이에요. 나의 내면을 들여보는 것은 아니에요. 밑미 홈에 머물며 발견하는 다양한 글귀나 소소한 장치 하나하나는 나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어줘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 이곳에 있습니다. 밑미 홈 3층에 있는 ‘시간을 파는 상점’. [사진 밑미]   최근 가장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콘텐트라 더 흥미롭네요. 밑미홈의 공간 구성은 어떤가요.  건물 2층부터 5층까지를 사용하고 있어요. 층별로 식당 겸 공유부엌, 상점, 상담실, 요가 스튜디오, 루프탑 카페가 있어요. 2층에 있는 ‘위로하는 부엌’ 어머니들이 직접 만드는 ‘집밥’을 공유 부엌의 형태로 맛볼 수 있어요. 3층의 ‘시간을 파는 상점’은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굿즈를 판매합니다. 밑미에서 직접 만든 감정 카드, 리추얼 노트, 명상이나 나만의 시간을 위해 필요한 향초·차, 모래시계 등이 있어요. 또 예약 후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는 아담한 상담실 ‘토닥토닥 상담방’이 있고요. 4층엔 요가 스튜디오가, 옥상인 5층엔 커피를 내려 마시거나 차를 마시며 잔잔한 음악을 듣고 ‘멍 때리기’ 좋은 루프탑 공간 ‘심심한 옥상’이 있습니다. ‘리추얼 보드’는 30일동안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해보는 ‘리추얼’ 커뮤니티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었다. 사진은 매일 일상을 그림으로 기록해보는 ‘매일 드로잉 일기’ 커뮤미티의 내용이다. [사진 김은비]   이곳에서의 경험한 특별한 순간이 있었나요. 심심한 옥상에서의 시간이 좋았어요. 입장료를 내고 사용할 수 있는데, 이곳의 이용법이 적힌 가이드와 메모장이 든 파일을 줘요. 여기선 직접 커피나 차를 내려 마실 수 있어요. 앉아서 가이드를 따라 이것저것 생각하고 음악을 듣다 보면 한 시간이 금방 가더군요. 가이드에 적힌 질문 중 ‘지금 당장 1년간 안식년을 가질 수 있다면 무얼 하겠냐’는 질문이 있었어요. 그 순간 즐거운 상상에 푹 빠졌어요. 바로 구글 지도를 실행해 세계 일주 여행의 루트를 짰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40분이 훌쩍 지나있더라고요. 내가 여행과 새로운 모험에 가슴이 뛰는 사람이란 것을 새삼 깨달았죠.   방문 만족도를 점수로 매긴다면요. 10점 만점에 8점이에요. 이것저것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또 삶의 방향성이 흔들린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 거예요. 2점을 뺀 이유는 접근성이 조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지나가다가 들릴 수 있을 위치는 아니거든요. 그리고 심리상담을 예약했거나, 식사 예약을 한 게 아니라면 재방문 이유가 떨어지는 것도 있고요. ‘시간을 파는 상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다양한 리추얼 노트들이 시선을 잡아끈다. [사진 밑미] 5층 심심한 옥상 이용권과 함께 손님에게 주는 파일이다. 심심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에 대해서 알려준다. 스스로 가이드할 수 있도록 질문들을 던지는 내용이 독특하다. [사진 김은비]   밑미홈 공간 기획자를 칭찬한다면요. 명확한 컨셉트와 브랜딩을 공간에 잘 담아냈어요. 각 층에 있는 요소 하나하나가 힐링에 필요한 요소를 잘 담고 있거든요. 누군가 내게 정신 건강을 위해 필요한 것을 꼽으라면 먹는 것과 이야기 나누는 누군가, 그리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답할 것 같아요. 이 공간에는 이 모든 것들을 경험할 수 있어요. 심심한 옥상의 모습. [사진 밑미]   이용료는 어떤 편인가요. 심심한 옥상 이용료는 음료 포함, 한 시간에 7000원이에요. 하지만 음료를 셀프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저렴하진 않은 것 같아요. 시간당 5000원 정도면 어떨까 싶어요. 프라이빗 카운슬링은 1시간에 10만원 정도로 책정돼 있어요. 이 역시 처음 카운슬링을 받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비싸다고 생각해요. 카운슬링 역시 처음 받는 사람을 위해 첫 회는 5만~7만원 선이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이것은 모두 주관적인 판단이에요.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힐링 공간처럼 보일 수 있도록 볕이 잘 들면서 미니멀하게 공간을 구성할 것 같아요. 지금은 조금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인테리어거든요. 또 입장할 때 잠시 핸드폰과는 거리를 둘 수 있도록 안내하면 좋겠어요.   밑미홈을 잘 즐기는 노하우를 공유해주세요.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기 위해서 나를 신경 쓰이게 하는 것과 잠시 단절해보세요. 핸드폰은 잠시 꺼두셔도 좋을 것 같아요. 사진을 찍어 공유하고 싶은 게 많겠지만, 언제 세상과 분리돼 나를 온전히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어요. 또 나를 찾을 수 있는 다양한 굿즈를 잘 살펴보고, 내가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한 가지 리추얼을 발견해보세요. 나는 이번에 방문해 음악과 관련된 리추얼 노트를 구매했어요. 매일 매일 기억에 남는 혹은 기억하고 싶은 ‘오늘의 노래’를 적어보는 것인데, 작은 습관이지만 노트를 적으면서 하루가 조금 더 ‘마인드풀’해졌어요.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으세요. ‘내 인생 어떻게 살고 싶어?’라는 질문에 쉽사리 답변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꼭 방문해보세요. 한번쯤 나에 대해서, 나의 미래에 대해서, 나의 일상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곳입니다.

    2021.12.19 18:00

  • [민지리뷰] '홈카페 끝판왕' 로스팅 머신을 찾고 있다면

    [민지리뷰] '홈카페 끝판왕' 로스팅 머신을 찾고 있다면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면서 홈카페 설치를 넘어 '홈 로스터'를 꿈꾸는 사람이 늘고 있다. 홈 로스팅을 하면 좋은 점은 같은 커피라도 로스팅을 하는 방식에 따라 혹은 로스팅한 날짜에 따라서 미세하게 달라지는 커피의 맛을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딱 맞는 커피의 맛을 탐구하는 과정이랄까. 굳이 로스팅 수업을 듣지 않아도, 로스팅 초보자라도 믿고 사용할 수 있는 홈 로스터기가 필요하다면 이카와 사의 프로 브이 3(proV3)을 추천한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바리스타인 내가 실제로 오랜 시간 사용해본 결과 가격대비 성능·디자인·사용 만족도 어느 것 하나 뒤지지 않는다. 이카와 pro V3 로스팅 머신. 한 번에 볶을 수 있는 원두의 용량 50g의 전기식 로스팅 머신이다. 전기식에 비해 연기가 덜 나서 가정용으로 적당하다. [사진 윤석준]   리뷰할 로스팅 기는 무엇인가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카와(IKAWA) 사의 프로 브이3(proV3)입니다. 1배치 당 최대 50g의 생두를 로스팅해 40g(약 2잔 분량)의 원두를 로스팅할 수 있습니다. 배치 용량이 작아 대량으로 원두를 로스팅할 때 사용하기보다는, 생두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한 샘플 로스팅에 주로 사용되는 제품입니다. 나는 2020년 2월에 구입해 지금까지 2년 정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카와란 브랜드명은 아프리카 부룬디 어로 ‘커피’라고 합니다. 이카와의 창립자 앤드류 스톨디는 커피 생산지로 유명한 부룬디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그 후 영국 런던 왕립대학에서 산업 디자인을 전공하던 시절에 커피 생산자와 고객을 연결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해요.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이카와예요.   ‘배치’란 말이 낯설어요. 기계에서 한 번 로스팅할 수 있는 양을 말합니다. 즉 배치 하나에 50g의 생두를 로스팅할 수 있으면 이 기계의 배치 사이즈는 50g입니다. 외부도 심플해 집안 어디에 두어도 멋스럽다. 투명한 병에 로스팅된 원두가 떨어진다. [사진 윤셕준]   로스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개인적으로 한잔의 커피가 되는 재료인 생두와 로스팅에 대한 이해를 통해 커피에 대한 더욱 깊은 탐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로스팅 공부를 하고 싶어 전문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고, 로스터리에서 근무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로스팅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기에는 여건과 시간이 부족하더군요. 로스팅 기계를 구매하고 나서는 원하는 때마다, 원하는 만큼 로스팅 공부를 할 수 있어요. 어떨 땐 온종일도 했죠. 생두(위) 50g을 이카와 로스팅 머신으로 로스팅했을 때 나온 결과물, 원두(아래)다. 수분이 날아가면서 부피가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시진 윤석준]   이 제품을 선택한 이유는요. 로스팅 공부가 목적이어서 로스터리에서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성능을 가진 제품을 찾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가스로 로스팅하는 비교적 큰 용량을 가진 로스팅 기를 구매했었어요. 하지만 집에서는 로스팅할 때 나오는 연기와 냄새를 감당하기 힘들더군요. 로스팅 양이 많을수록 연기가 더 많이 나와요. 처음 구매한 로스팅 머신은 투입용량이 400g 정도였어요. 적은 양인 것 같지만, 이웃에 민원이 발생할 만큼 연기가 났어요. 그러던 중 이카와에서 v2에 이은 v3라는 새 버전의 로스팅 머신을 출시했다는 소식을 접했죠. 심사위원에게 3잔의 브루잉 커피를 선보여 순위를 정하는 바리스타 대회 '월드 브루어스 컵'에서 많은 선수가 이카와로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해 좋은 성적을 거둬 유명해졌어요. 이카와는 1배치당 50g의 용량을 로스팅할 수 있어요. 때문에 로스팅할 때 나오는 연기가 매우 적고, 전기식이기 때문에 콘센트만 있으면 어디에든 설치할 수 있어요. 집에서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어 한 마디로 '대만족'했습니다. 커피 좀 아는 사람들에게 이카와는 유명한 브랜드다. 월드 브루어스 컵 대회에서 많은 선수들이 이카와로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해 좋은 성적을 낸 바 있다. 사진은 2019 월드 브루어스컵 챔피언에서 1위를 차지한 두 지아 닝(가운데)이다. 그 역시 이카와를 사용한 원두로 서브해서 1위를 차지 했다. [사진 빈씬 매거진] 2019 월드 브루어스컵 챔피언에서 2위를 한 패트릭 롤프. 그도 이카와를 사용한 원두로 서브했다. [사진 커피 앤 애이프릴 유튜브 캡처]   대만족이라고 하셨는데,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인가요. 10점 만점에 10점입니다. 로스팅 성능이 뛰어나 원두가 맛있게 볶아지고 디자인이 컴팩트하고 멋스러워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훌륭합니다. 함께 제공되는 전용 펠리케이스에 수납하면 이동하기도 수월해요. 전기를 쓸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휴대해서 로스팅할 수 있습니다. 커피 스터디 모임에도 종종 가져가서 사용했습니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로스터기를 사용하나요. 최근 홈카페 커뮤니티에 ‘홈로스터’가 많이 늘었어요. 나처럼 커피 분야에 종사하지 않는데도 어마어마한 상업용 장비를 집에 구비하기도 하고요. 집에서 로스팅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한잔의 커피에도 ‘자신의 손맛’을 담고 싶어서가 아닐까요. 나는 요리를 할 때도 재료 선택부터 플레이팅까지 내 손으로 완성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파스타 소스도 토마토 페이스트 제품을 구매하기보다 신선한 토마토를 사서 직접 만들려고 해요. 수고스럽지만 이렇게 만든 결과물에 더 큰 성취감을 느끼거든요. 이카와 pro V3는 전용 캐리어가 딸려 있다. 팰리 케이스를 이용하면 간편하게 휴대해서 어디서든 로스팅이 가능하다. [사진 윤석준] 팰리 케이스 내부. [사진 윤석준]   이 로스팅기는 로스팅을 배우지 않은 일반인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까요. 기기와 연동된 어플(이카와 프로 앱)을 다운받으면 쉬워져요. 국내외 이카와 사용자들의 프로파일을 데이터로 로스터기가 자동으로 로스팅을 진행합니다. 따로 로스팅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되죠. 다만 공부를 병행하면 좀 더 좋은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초보 운전자도 스포츠카를 운전할 수는 있지만 탐구하지 않으면 모든 기능을 사용하기는 어렵잖아요. 이카와 로스터기의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고 싶다면 약간 공부해도 좋고요.     집에서 사용할 로스터기를 구매할 때 무엇을 염두에 둬야 할까요. 원두 소비량에 맞는 배치 사이즈를 고려하세요. 생두는 잘만 보관하면 1년 가까이 향미가 손실되지 않지만, 볶아진 상태의 원두는 서서히 향미가 사라지게 됩니다. 오래된 원두에서 밋밋하고, 종이 같은 텁텁한 맛과 향이 나는 걸 느껴본 적 있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면 원두의 권장 섭취 기간인 ‘상미 기한’ 동안 원두를 모두 소비하는 게 좋습니다. 내가 일정 기간 어느 정도 원두를 소비하는지를 따져서 그 양에 맞는 로스팅 머신을 구매하는 게 좋아요. 보통 한번 로스팅한 원두는 평균적으로 상미기한이 14일 정도예요.   이카와로 로스팅하고 있는 모습. 로스팅과 관련된 수치와 그래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어플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생두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고 이 데이터는 저장하는 것은 물론,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다. [사진 윤석준] 로스팅 프로파일 데이터를 수정하고 있다. 수정한 데이터로 로스팅을 진행할 수 있다. [사진 윤석준]   이카와 로스팅기를 만든 메이커를 칭찬한다면요. 작지만 세련된 디자인과 좋은 로스팅 성능을 갖추고 있어 어디서든 프로페셔널한 로스팅을 가능하게 해줬어요. 원두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로스터의 감각과 주관만 의존했던 기존의 샘플 로스팅 방식을 크게 변화시킨 계기가 되었거든요. 물론 가정에서 사용할 때도 여러 장점이 많습니다.   국내에서도 살 수 있나요.  말코닉이나 안핌 등의 유명한 커피 그라인더를 정식수입하고 있는 기정인터내셔날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해요. 최근 확인해보니 583만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실 덜컥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은 아니죠. 하지만 원두업체에서 샘플 로스팅 머신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뛰어납니다. 가격을 평가하는 관점은 다양하겠지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좋은 로스팅기를 원한다면 눈여겨 볼 만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해 본 경험에 비춰 성능과 디자인, 편의성 측면에서 모두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거든요.   누구에게 권하고 싶나요. 로스팅을 경험하거나 공부하고 싶은 사람, 집에서 커피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즐기고 싶은 커피 마니아라면 만족할 만한 성능의 로스터기로 추천합니다. 생두 샘플링을 효율적으로 하고 싶은 로스터리 운영자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반인이 생두를 구입하기 좋은 곳을 추천해주세요.  '커피리브레'와 '모모스커피'를 추천해 드립니다. 좋은 품질의 생두를 소분해서 판매하고 있어요. 생두 구입요령이라면, 생두는 1kg 단위로 구매하시길 권합니다. 일반적으로 생두의 최소 판매 단위가 1kg인 이유도 있지만 집에서 보관하기가 까다로워요. 온도는 23도, 습도는 60% 정도가 최적의 상태에요. 와인셀러에 보관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필요할 때마다 주문을 하는 편입니다. 커피리브레와 모모스커피에는 최적의 생두 보관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으니까요.

    2021.12.19 12:41

  • [민지리뷰] 채팅으로 직접 만드는 게임…나는 여기서 주인공이 된다

    [민지리뷰] 채팅으로 직접 만드는 게임…나는 여기서 주인공이 된다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메타버스 시장에 ‘채팅’을 내세운 게임 서비스 피카가 인기다. 피카는 사용자가 게임 속 가상의 AI 캐릭터가 되어 다른 캐릭터와 채팅을 하며 스토리를 만드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다른 메타버스 서비스들이 버츄얼 캐릭터 제작에 힘을 쏟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길을 택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설득력 있는 스토리와 촘촘한 구성, 완성도 높은 시각 장치, 매끄러운 채팅 경험을 두루 갖춰 누적 다운로드 수 160만건을 달성했다. 또 다른 인기 요소는 ‘바른 연애 길잡이’나 ‘유미의 세포들’처럼 검증된 콘텐트와 콜라보를 진행하는 것. 생애 최초로 ‘현질’까지 하게 만든 피카의 매력을 파헤쳐본다. 채팅으로 에피소드를 만들어가는 시뮬레이션 게임 피카의 이미지. 애니메이션을 적극 확용해 MZ세대의 마음을 잡았다. [사진 최은서, 피카 캡처]   어떤 서비스인가요. 피카는 2018년 여름 플레인 베이글에서 내놓은 서비스예요. 주력 콘텐트인 ‘이달의 연애 시즌 1‧2’ 뿐만 아니라, 네이버의 웹툰 ‘바른 연애 길잡이’처럼 다른 플랫폼의 인기 콘텐트를 활용하여 다양한 채팅 기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콘텐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2019년 말 IOS 앱을 출시했을 당시 2주 만에 전체 게임 카테고리에서 2위를 차지했고, 앱스토어 롤플레잉‧시뮬레이션 게임 부분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어요.   이 서비스에 꽂힌 이유는 뭔가요. 피카의 시리즈 콘텐트는 기대 이상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현실감 있는 캐릭터로 몰입감이 높아요. 하트시그널·환승연애 같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나요? 피카는 이런 프로그램의 특징을 따와서 ‘이달의 연애’란 게임을 만들었죠. 이용자가 가상 연애 프로그램의 참가자가 되는 콘셉트의 채팅형 시뮬레이션 게임이에요. 또 피카를 통해 인기 IP 콘텐트를 이렇게 활용할 수 있구나란 걸 깨달았어요. 올해 초 피카는 ‘바른 연애 길잡이’와 콜라보한 게임을 출시했고, 차기작으로 ‘유미의 세포들’을 게임화하고 있어요. 앞으로 어떤 IP 콘텐트와 콜라보를 진행할지도 기대돼요. 피카가 보유한 콘텐트 목록이다. ‘이달의 연애 시즌 1,2’는 가장 인기 많은 콘텐트다. [사진 최은서, 피카 캡처]   어떤 점에서 특별하다고 느꼈나요. 게임을 즐기지 않는 내가 우연히 다운받은 피카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현질’을 했습니다. 그만큼 스토리가 재밌어요. 또 원하는 결말을 만들기 원하는 이용자들은 과몰입하게 돼요. 피카는 웹소설, 웹툰, 드라마, 예능과는 다른 색다른 매력을 가진 스토리 콘텐트죠.   피카의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인기 웹소설이나 웹툰 플랫폼은 환생이나 빙의 콘텐트가 많아요. 누군가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싶은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현실의 나와 다른 자아를 가지고 싶은 ‘부캐’나, 여러가지 이상향을 갖는 ‘멀티 페르소나’도 같은 이유일 거고요. 피카는 이러한 사람들의 니즈를 정확히 충족시키고 있어요. 피카에서는 이용자가 하나의 캐릭터가 되어 다른 캐릭터와 채팅을 하면서 게임을 해요. 적당히 현실감이 있으면서도 비현실적인 요소가 섞인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게 매력적이에요. ‘이달의 연애 시즌 2’를 시작할 때 주어지는 가이드. 인기리 방영된 하트시그널, 러브캐쳐, 썸바디, 그리고 환승연애와 같은 형식의 콘텐트이다. [사진 최은서, 피카 캡처]   채팅형 스토리 게임에는 또 어떤 게 있나요.   모바일 타로 챗봇 서비스 ‘헬로우봇’의 개발사인 ‘띵스플로우’도 지난 5월 ‘스토리 플레이’라는 인터랙티브 스토리 플랫폼을 론칭했습니다. 피카와 스토리 플레이를 살짝 비교해보면, 진행 방식에서 피카는 ‘채팅’ 자체에, 그리고 스토리 플레이는 ‘게임’에 더 중점을 두고 있어요.  모든 에피소드가 채팅으로 진행되는 피카는 내가 주인공이 되는 느낌을 받아요. 반면 스토리 플레이는 분량이 긴 1인칭 텍스트 소설과 채팅이 섞여 있습니다. 최종회 엔딩들을 미리 보여주고, 10초 안에 해야 하는 모든 답변이 엔딩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계속해서 상기시켜줘 주인공을 조종하는 느낌이 들어요.    캐릭터 사이의 대화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채팅형 게임에서는 다른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는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불필요한 반복은 없는지, 말이 안 되는 건 아닌지, 대화는 얼마나 부드럽게 흘러가는지, 상대는 얼마나 매력적인지 등을 우리가 일상에서 대화하듯 잘 구현해야 어색하지 않죠. 이런 이유로 피카에서는 주어진 옵션에서 대화를 고르도록 해요. 이런 방식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대화의 품질을 보장하는 장점이 있어요. 현실적으로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봐요. 아직 자유롭게 AI와 대화하기에는 어려운 게 사실이니까요. 이용자 입장에서도 직접 대화를 타이핑하는 것보다 몇 가지 옵션 중 고르는 게 편하기도 하고요. ‘범죄의 기준’ 에피소드를 진행할 때 받을 수 있는 힌트. [사진 최은서, 피카 캡처]   사용자가 본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콘텐트가 다양하고, 완성도 높다는 점이요. 다양한 장르의 콘텐트는 에피소드마다 사용자가 채팅하면서 결말을 만드는 방식이라 하나로 정해진 게 아니에요. 같은 콘텐트라도 사용자마다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거죠. 스토리도 설득력 있고, 구성에도 많은 공을 들였더라고요. 일러스트·사진·영상 등 시각적인 장치까지도 완성도가 높았어요. 스토리에 확 몰입할 수 있었거든요. 특히 ‘범죄의 기준’이란 시리즈가 최고였던 거 같아요. 덧붙여 무엇보다 캐릭터 사이의 소통이 원활하다고 느꼈는데, 이 비결은 피카의 MMCP(Massive Multi Character Platform) 기술에 있어요. 사용자 선택에 따라 다른 반응을 하고, 이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사용자가 던지는 말에 따라 여러 가지로 대답할 수 있는 일종의 가상 캐릭터가 서버에 존재하면서 스스로 학습하고 사용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한 구조예요.   만족도는 어땠나요. 10점 만점 기준으로 8점이었습니다. 높은 점수를 준 첫 번째 이유는 피카가 제작한 콘텐트에 있어요. 로맨스뿐만 아니라 미스터리·추리·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시리즈가 있어요. 전반적으로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고 현실적인 요소들이 많아 이용자로서 몰입도가 높고요. 다만 가끔 지나치게 결제를 요구한다는 지점들이 있고, 아이패드로 이용할 때 창이 제대로 안 뜰 때가 있어서 2점을 뺐습니다.   가격을 언급했는데, 비용은 어떤가요. 우선 게임을 원활하게 하려면 ‘배터리’와 ‘골드’가 필요해요. 피카 내의 캐시인 골드를 산 다음, 골드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구조입니다.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려면 배터리가 필요해요. 배터리는 에피소드를 진행할수록 차감됩니다. 골드로 배터리도 살 수 있지만 게임을 하는 도중 힌트나 상대 캐릭터의 공략 포인트나 호감도를 높이는 데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골드 충전은 현금으로 결제하기도 하지만, 무료로도 가능합니다. 무료 충전은 하루 한 번 랜덤 기프트를 노리거나, 3시간마다 30% 배터리 충전, 광고 시청 후 무료충전을 이용하면 돼요. 게임을 하다 보면 종종 배터리가 너무 빨리 소모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부러 골드를 사게 유도한다고 느껴지는 부분이죠. 결제해서 골드로 배터리를 충전했는데 게임 앱에서 필요 이상의 정보를 주며 시간을 끌 때는 짜증이 밀려오곤 해요. 배터리를 무료로 충전하는 방식은 미션이나 광고를 보거나 하루를 기다리는 것이다. 무료 충전 방식은 모두 온전히 콘텐트를 즐기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현질’을 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사진 최은서, 피카 캡처]   피카의 크리에이터를 칭찬한다면요. 에피소드를 열람할 때 필요한 골드를 하루 단위로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이요. 이런 ‘기다리면 무료’ 방식은 이용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꾸준히 출석하게 만드는데 탁월한 장치가 돼요. 이 모델은 카카오스토리가 가장 먼저 도입해 큰 성공을 맛보았어요. 네이버 웹툰도 후에 도입했고요.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마인드에 주효한 비즈니스 모델인 것 같아요.   제안하고 싶은 부분은요. 주요 대상층이 20대 여성이다 보니 주요 캐릭터는 여성이 많았어요. 남성 캐릭터의 시점으로도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으면 재밌을 것 같아요. 특히 로맨스요. 예를 들어 ‘유미의 세포들’은 ‘유미’가 주인공이긴 하지만, 남자 주인공인 ‘구웅’에 이입하며 보는 남성 시청자도 있을 거예요. 아직 피카 버전의 유미의 세포들이 출시 되진 않았지만 유미가 아닌 구웅의 시점으로도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면, 웹툰이나 드라마 다른 결말이 나올지도 궁금하고요.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웹소설이나 웹툰을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피카를 통해서 색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콘텐트도 다양해서 내 취향에 맞는 콘텐트를 고를 수도 있고요. ‘바른 연애 길잡이’나 ‘유미의 세포들’을 재밌게 봤는데, 다른 결말을 원하는 분들에게도 강력추천합니다.

    2021.12.14 12:31

  • [민지리뷰] 요즘 구하기 힘들다는 90년대 감성 패션의 진수

    [민지리뷰] 요즘 구하기 힘들다는 90년대 감성 패션의 진수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뉴트로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까지 유행했던 옷들에 MZ세대가 여전히 열광하고 있다. 털이 북슬북슬한 어그 부츠가 다시 거리를 활보하고, 노스페이스·Lee·타미힐피거와 같은 브랜드 큼지막한 로고들에 더 눈길이 간다. 그중 나의 원픽은 ‘폴로랄프로렌’이다. 타임리스 디자인이란 이런 것일까. 적당히 요즘 트렌드에 부합하면서도, 클래식한 디자인의 케이블 니트 카디건과 홀스 로고의 로퍼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멋스러워 보인다. 이제 막 겨울이 시작됐으니 앙증맞은 폴로 베어가 새겨진 목도리라도 하나쯤 쇼핑해보자. ‘옷 좀 입네’란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폴로랄프로렌이 뉴트로 열풍을 타고 다시 인기다. 90년대 감성의 옷에 MZ세대가 열광하며 두 제품 모두 오프라인에서는 구하기 쉽지 않았다. [사진 박세미]   리뷰할 패션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MZ세대에게 핫한 폴로랄프로렌의 걸즈 카디건과 모카신입니다. 카디건은 네이버 구매대행 쇼핑몰에서 배송비 포함 7만9900원에 샀어요. 라운드 네크라인과 케이블 니트 짜임의 조화가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이고, 100% 코튼 소재를 사용해 피부에 직접 닿아도 부드러운 촉감을 자랑합니다. 데지 홀스 로퍼는 브라운 컬러를 선택했는데 알록달록한 홀스 로고가 특징이에요. 신을 벗으면 안쪽의 빨간 체크가 포인트가 드러나죠. 로퍼는 포인트폴더앱에서 7만9000원에 구매했습니다.   왜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90년대 한창 인기 브랜드였던 폴로랄프로렌이 2021년으로 귀환했습니다. 최근 MZ세대의 선택을 받으면서 매출이 50% 이상 상승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로 인기가 있냐하면, 폴로랄프로렌에 흠뻑 빠졌다는 의미로 ‘랄뽕’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예요. 뉴트로 열풍을 타고 MZ세대 사이에서 힙한 브랜드로 거듭났는데요. 한 편으로는 추억의 브랜드라서 반가운 사람도 있을 거예요. 이런 트렌드는 지난해부터 시작됐어요. 저는 국내외 인플루언서들이 랄프로렌의 니트나 가디 건류를 특히 많이 입는 것을 눈여겨보고 있었어요. 성인 제품은 20만원 대라 비싸다고 느껴서 가성비 좋은 ‘걸즈 라인(키즈)’으로 구매해보았습니다. 컬러는 핑크·아이보리·블랙 등 다양해요. 그 중 네이비에 하얀 로고가 예뻐 구입했습니다. 로퍼는 지난해 가을 인스타그램에서 어떤 쇼핑몰 모델이 착용한 걸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어요. 당장 사고 싶었지만 계속 품절이라 번번이 실패했죠. 기다리고 기다려 올여름에나 살 수 있었어요. 사실 신발에 수놓은 로고 중 폴로베어가 더 인기가 많아요. 하지만 홀스 로고의 클래식한 멋에 이끌려 선택했어요. 카디건은 라운드 넥과 케이블 니트 짜임이 멋스럽다. 90년대 유행하던 스타일이지만 전혀 촌스럽지 않고,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럽다., 100% 코튼이라 피부에 닿아도 까끌거리지 않고 부드럽다. [사진 박세미] 데지 홀스 로퍼는 지난해부터 구입하고 싶었지만, 품절이라 올 여름에야 원하는 디자인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사진 박세미]   구입하는 요령이 있다면요. 두 제품 모두 오프라인에서는 구하기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온라인에 사야 하는데, 신발과 옷은 직접 입어볼 수 없으니 나에게 맞는 사이즈를 고르는 데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어요. 반품해서 교환하는 것도 번거롭고요. 그래서 온라인 쇼핑몰의 후기나 블로거의 후기를 꼼꼼하게 찾아보고 사이즈를 결정했어요. 직접 입어보니 팔 길이는 적당한데 기장이 조금 짧더라고요. 크롭처럼 떨어져요. 키가 160cm가 넘는다면, 최소 L 사이즈 이상은 고르셔야 해요. L 사이즈는 적당하게 몸에 맞고, XL 사이즈는 낙낙하게 떨어집니다. 겨울 신발은 착화감도 중요하지만, 양말이나 스타킹을 착용하고 신는다는 걸 고려해서 불편하지 않을 사이즈를 선택해야 합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실텐데요. 이 로퍼는 조금 크게 나온 편이더라고요. 후기를 찾아보지 않았다면 분명 한 사이즈 크게 샀겠지만, 신발이 조금 크게 나온 편인 데다신다 보면 늘어난다는 후기가 많아서 오히려 반 사이즈를 줄여서 구매했습니다. 반 사이즈나 작지만 실제 양말을 신고 신어도 불편하지 않더라고요.   얼마나 만족했나요. 카디건은 10점 만점 10점입니다. 후기만 보고 구매한 것인데 사이즈도 제가 기대했던 것처럼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게 적당히 핏 되어서 매우 예쁘게 입고 다니고 있어요. 소매와 밑단도 밀도가 조밀하고 두께도 도톰해 가을부터 계속 입고 다녔어요. 겨울이 되니 외투 안에 받쳐 입기도 좋아요. 코튼 100% 소재라 보풀도 잘 생기지 않아요. 몇 번 입고 세탁해 봤는데, 괜찮더라고요. 오래 입을 수 있을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걸즈 제품이라 입었을 때 로고 위치가 조금 위쪽에 있다는 점이 살짝 아쉽긴 해요. 반면 로퍼는 10점 만점에 7점을 주고 싶어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귀여운 로고와 디자인이었어요. 박음질도 정교한 편이라 마감이 깔끔한 점도 좋아요. 하지만 안감이 모 소재라 쌀쌀해지기 전에 신기엔 너무 더워서 딱 늦가을과 겨울에만 신을 수 있어요. 또 겉감은 스웨이드 소재라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엔 신을 수 없어서 사실상 신을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아요. 100% 코튼 소재의 카디건. 피부에 닿아도 까끌거리지 않고 부드럽다. [사진 박세미] 모카신 스타일의 로퍼는 브라운 컬러에 알록달록한 홀스 로고가 특징이다. 안쪽엔 빨간 체크 모직을 사용해 신발을 벗어놓아도 포인트가 된다. [사진 박세미]   아쉬운 점을 살짝 언급하셨는데, 다른 부분은 없었나요. 한 가지 더 꼽자면 로퍼의 밑창이 너무 얇아요. 오래 걸으면 발이 아프더라고요. 밑창을 조금 더 두껍게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격은 어떤 편이라고 생각하나요. 카디건과 신발 모두 이보다 합리적일 수 없다고 생각해요. 요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카디건이나 신발을 사면 10만원이 훌쩍 넘어요. 폴로랄프로렌은 미국에서도 나름 상류층을 상징하는 브랜드인데, 그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저렴한 편이 아닐까 싶어요. 원래 가격대가 있는 브랜드이지만, 미국 아웃렛에선 꽤 저렴하게 판매한다더라고요. 미국에서 직접 구매하면 좋겠지만, 브랜드 정책상 직구를 엄격하게 막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카디건 같은 아웃렛 제품은 구매대행을 통해 사는 게 가장 저렴한 것 같아요. 로퍼는 이제 국내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곳들이 많아졌어요. 몇 계절을 기다렸다가 샀던 나보다는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거예요. 가디건과 로퍼에 이어서 계속 유행을 이어가고 있는 폴로랄프로렌의 패션 아이템들. 니트류로는 폴로 베어가 전면에 크게 수놓아진 디자인이나 집업 스타일이 겨울에도 꾸준히 인기다. [사진 폴로랄프로렌] 폴로 베어가 수놓인 비니나 목도리는 가격대가 부담스럽지 않아 하나쯤 소장할만하다. [사진 폴로랄프로렌]   스타일링 노하우를 공유해주세요. 이 카디건은 몸에 적당히 맞는 핏이라서 단추를 모두 잠그고 니트처럼 입으면 예뻐요. 보통 네이비 컬러는 색 자체는 예쁘지만 가끔 옷을 매칭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하지만 이 카디건은 색이 짙고, 채도가 낮은 네이비 컬러라서 어떤 색의 하의와 입어도 잘 어울려요. 주로 베이지나 아이보리 색 하의나 청바지와 함께 입고 있어요. 모카신은 이번에 처음 구매해봤어요. 신어보니 너무 따뜻하더라고요. 겨울에 부츠 대신 신을 신발을 찾는다면 추천하고 싶어요. 브라운 컬러라서 아이보리색 바지나 청바지와 같이 입으면 잘 어울리더라고요. 양말에 포인트를 줘서 연출해도 좋을 것 같아요.   카디건과 로퍼 외에 인기 있는 아이템이 있을까요. 여전히 니트류가 인기가 많은데, 기본 니트 외에도 폴로베어가 크게 그려진 니트라던지, 요즘 유행하는 집업 스타일이 최근엔 가장 많이 판매되는 것 같아요. 아 경량 패딩도 인기였어요. 그리고 포인트 액세서리로 폴로 베어가 그려진 게 인기가 많아요. 귀여운 비니나 목도리는 가격 부담도 덜해서 잘 팔리는 것 같아요.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가족 룩이나 커플 룩을 연출하고 싶은 사람에게요. 브랜드에 키즈·여성·남성의 모든 라인업이 있기 때문에 카디건과 로퍼 둘다 시밀러룩(비슷하게 옷을 입는 것)으로 입기 좋아요.  

    2021.12.11 18:00

  • [민지리뷰] NFT 아트가 궁금하다면 이곳에 가야한다…전시 ‘카르츠’

    [민지리뷰] NFT 아트가 궁금하다면 이곳에 가야한다…전시 ‘카르츠’

    최근 NFT 아트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연일 NFT 아트 작품이 얼마에 판매됐다는 기록들이 쏟아지고 있어요. 세계적으로는 일론 머스크의 아내 그라임스가 창작한 디지털 아트 ‘워 님프’ NFT 는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785억원에 낙찰돼 화제가 됐죠. 젊은 한국 작가의 작품 역시 NFT 시장에 나오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자신을 “소녀를 그리는 작가”라고 말하는 장콸 작가의 '미라지 캣3' NFT는 250만원에 경매를 시작했는데 2억이 넘는 가격으로 팔렸습니다. 지난달엔 힙합 뮤지션 마미손의 디지털 작품 ‘수플렉스 더 트로피’가 6000만원이 넘는 금액으로 팔렸고요.   일론 머스크의 아내 그라임스의 NFT 작품 '니프티 게이트웨이'. [사진 니프트 게이트웨이 인스타그램]   인기가 높아진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로 등장한 디지털 세계, 예술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 그리고 투자 기회. 이 세 가지 요소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지점이 바로 NFT 아트이기 때문입니다. NFT(Non 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는 올해 영국 사전 콜린스의 ‘올해의 단어’로도 선정됐습니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겠죠. 특히 NFT 아트는 다른 분야보다 대중이 쉽게 다가갈 수 있어 더 빠르게 시장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NFT 조사기관 논펀저블에 따르면 지난해 NFT 거래액은 약 2억5000만 달러(약 2950억원)였는데요, 올해는 1분기에만 2020년 한해 거래액의 10배인 20억 달러(약 2조3600억원)로 폭발했어요. 거래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수집품(48%)과 예술품(43%)라고 하니 앞으로 미술시장에서 NFT가 가지게 될 영향력이 얼마나 커질지 쉽게 전망할 수 있습니다. 힙합 뮤지션 마미손의 디지털 콘텐츠 ‘수플렉스 더 트로피(Suflex the trophy)’. 지난 11월 14일 디지털 자산 수집 플랫폼 '파운데이션'에서 11.1818ETH(약 6000만원)에 판매됐다. [사진 파운데이션 캡처]   미술시장에서 NFT는 큰 의미를 가집니다. 블록체인 기술 이용해 디지털 아트 작품에 자산 정보와 창작자 등을 기록해 디지털 예술작품의 고유성을 부여하기 때문인데요. 변호사이자 예술비평가인 이정인 아트토큰 이사는 “NFT는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작품에 오리지널리티를 부여해 하나의 유일무이한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한 것에 가장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합니다.   사실 디지털 아트 작품은 파일을 복제하기만 하면 누구든지 어디서든지 무한정 복제해서 사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창작자나 이를 소유한 사람에겐 매우 불합리하고 화 나는 일이죠. 그런데 이를 NFT화하면 토큰(가상화폐)을 통해 작품을 복제나 위조 변조가 불가해 고유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작품에 단 하나의 소유권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바로 여기에 NFT 아트에 대한 관심의 큰 이유가 있습니다. 예술이 예술로만 끝난다면, 아무리 이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하더라도 이렇게 폭발적이진 않았을 겁니다. NFT 작품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하나의 소유권을 부여해 피지컬 아트(오프라인 작품)과 같은 ‘투자’로서의 가치를 갖췄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사고 팔 수 있으니 기존 예술품보다 거래 자체가 쉽습니다. 또 보관이나 이동에 들어갈 노력도 들어가지 않죠. 여기에 ‘코인처럼 수백 배 오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더해집니다. 게다가 기존 예술품과 다르게 재판매될 때마다 소장자뿐 아니라 작가에게도 로열티가 지급돼, 창작자인 작가 또한 작품을 NFT화하는 것에 관심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전시 카르츠 전. 이성근 작가의 설치미술 작품으로 수많은 점과 선으로 조형 작품을 만들었다. [사진 아트토큰] 하지만 대중에게 여전히 NFT 아트는 어려운 분야입니다. 여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서울 노들섬 다목적홀 ‘숲’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카르츠: 아트 세이프 더 퓨처’로 그 첫 발걸음을 내딛어볼 만합니다. 카르츠는 NFT기반 온오프라인 아트플랫폼 ‘아트토큰’이 K-아트 작가들을 글로벌 무대에 홍보하고 마케팅하기 위해 만든 브랜드인데요. 이번 전시는 K-아트 작가들의 현실 세계 작품과 NFT화된 디지털 아트 작품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전시엔 △구광모 △권오상 △김기라 △김지혜 △김관영 △모준석 △신제현 △성병희 △성태진 △이인 △이성근 △전예진 △조현서 △하태임 △한성진 △한호 △홍성용 △최승윤 등 18명의 국내 유명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전시 작품 수도 150여 점이나 됩니다. 하태임 작가의 회화 작품(위)과 NFT 작품. 디지털 작품에선 회화로만 보여졌던 컬러밴드가 생동감있게 움직인다. [사진 윤경희, 아트토큰] 전시에선 회화를 기본으로 영상·설치·조각 등 활용 가능한 모든 미디어를 총동원됐는데요.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화려한 컬러밴드를 캔버스에 담는 것으로 유명한 하태임 작가의 작품은 회화 작품과 함께, 컬러 밴드들이 위로 아래로 옆으로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화면을 채워가는 디지털 작품을 스크린으로 보여줍니다.   카르츠 전에 나온 최승윤 작가의 작품. 반대와 역설의 에너지를 주제로, 작품을 카메라로 찍으면 정반대 색상이 나타난다. 윤경희 기자 성태진 작가의 '나의 일그러진 영웅'. [사진 아트토큰] 만화 캐릭터 태권브이를 주인공으로 작업하는 성태진 작가의 작품 ‘나의 일그러진 영웅’은 목판에 조각과 채색한 작품과 함께 태권브이가 작은 스쿠터를 타고 달리는 NFT 작품을 보여줍니다.   이 NFT 작품을 사고 싶으면, 바로 옆에 새겨놓은 QR코드를 휴대폰으로 찍으면 됩니다. 그러면 아트토큰·오픈씨·파운데이션 같은 NFT 거래 플랫폼의 해당 작품 링크로 바로 들어가 구매 할 수 있어요. 여기서는 가상화폐로 거래가 이루어지는데 아트토큰에선 클레이, 오픈씨·파운데이션에선 이더리움을 사용합니다. 전시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작가의 작품, 이를 변환한 디지털 아트,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NFT로 거래되는지를 알 수 있는 거죠.    삶의 고통을 '피'의 붉은 색으로 표현하는 성병희 작가의 작품들. 회화 작품 중앙에 NFT 작품(아랫줄 중앙)을 배치했다. 윤경희 기자 전시에 참가한 작가들은 ‘현실 세계’의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이지만, 이들의 작품을 디지털 아트로 만드는데는 아트토큰의 역할이 컸다고 하는군요. 작업 자체를 디지털 작품으로 만드는 작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작가의 경우 자신의 작품을 디지털로 변환하고 NFT화하는 기술적 역량을 가지기 힘들거든요. 회화나 조각품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기만 한다고 디지털 아트가 되는 건 아니니까요. NFT 아트 작품 역시 독립적인 가치를 가진 예술작품이 되도록 작가와 함께 새로운 작업을 해나가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기획과 기술적 지원을 아트토큰이 한 거죠.   홍지숙 아트토큰 대표가 카르츠 전시를 기획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홍 대표는 “MZ 세대 콜렉터들과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들에게 실험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아트 생태계를 제시하고 싶었다”면서 “역량 있는 라이징 아티스트들에게는 작품을 발표하는 터전을, 미술 작품의 소비자와 작품 사이의 정서적 가교 역할과 소통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NFT 아트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전시는 가볼 만 합니다. 전시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NFT 아트가 어떤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참 여기서는 작품을 감상만 하지 말고 꼭 휴대폰으로 작품마다 붙어 있는 QR코드를 촬영해 보길 추천합니다. 그래야 NFT 아트가 어떻게 유통되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전시는 오는 19일까지 열립니다(관람권은 1만원).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1.12.11 17:00

  • [민지리뷰] 나는 이곳에 '돌멍'을 즐기러 간다

    [민지리뷰] 나는 이곳에 '돌멍'을 즐기러 간다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돌멍을 아는지. 불멍·식물멍에 이은 새로운 '멍' 트렌드다. 말 그대로 돌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 제주에선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돌멍이 가능하다. 검은 화산석으로 쌓은 제주 돌담은 어느 것 하나 같은 모양 없이 검은 돌이 어깨를 맞대고 쌓여 있다. 돌을 깎거나 다듬지 않고 생긴 대로 쌓아 올린 탓에 삐뚤빼뚤하지만, 자연스럽기에 더 편안하다. 제주의 독채 숙소 스테이렌토는 이렇듯 돌담이 예쁜 집이다. 욕조에 앉아 즐기는 돌멍은 최고의 휴식을 즐기게 해준다.  제주 조천읍 신촌리 직은 마을에 있는 독채 숙소 스테이렌토. [사진 스테이렌토]   어떤 곳인지 궁금해요. ‘스테이렌토’는 제주 조천읍 신촌리, 작은 시골 마을에 있는 작은 독채 숙소입니다. 제주는 26살 이후 1년에 꼭 한 번씩 여행하고, 2019년엔 부모님이 한달살이를 해서 주말마다 가곤 했어요. 그럼에도 조천은 한 번도 방문해 본 적 없었습니다. 신촌리는 올레길 18코스를 따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동네예요. 마을 포구에서 낚시를 즐기는 여행자와 주민의 모습이 정겹고, 마음이 절로 편안해지는 곳입니다. 이름의 ‘렌토(lento)’는 ‘느리게’란 의미로 사용하는 음악용어예요. 숙소의 이름을 풀이하면 ‘느리게 머무는 곳’이 됩니다. 여행하면서 느리게 연주되는 한 곡의 음악처럼, 천천히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에 관심 갖게 된 이유가 있나요.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어요. 여행 욕심을 누르고 누르다가 비행기가 너무 타고 싶어 언니와 함께 제주로 떠나게 되었어요. 숙소는 코로나 19에 대한 우려로 프라이빗하게 머물 수 있는 독채면서 가성비 좋은 곳을 찾다가 이곳을 발견했어요. 스테이렌토의 ‘렌토’ 음악에서 ‘느리게’를 뜻하는 말이다. 느리게 연주되는 한 곡의 음악처럼, 천천히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사진 심규원] 이곳의 최고의 장점은 독립성. 머무는 동안 주인이나, 옆동의 숙박객을 만나지 않고 머물 수 있다. 사진은 B동 입구로 고요함이 느껴진다. [사진 심규원]   직접 머물러보니 어땠어요. 스테이렌토는 A동·B동 2개의 숙소만 운영하는데, 첫날은 B동에서, 둘째날은 A동에서 숙박했어요. 머무는 동안 단 한번도 주인이나, 옆동 고객을 만난 적이 없었습니다. 체크인과 필요한 점은 문자를 통해 모두 비대면 서비스로 불편함 없이 소통했습니다.  B동은 2~3인에게 적합한 10평 사이즈의 룸으로, 침실·주방·거실·욕실과 허브가 있는 앞마당으로 꾸며진 공간이었습니다. 넓고 하얀 방에 들어서니 침실과 주방을 나눠주는 나무문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침실에는 침대에 누우면 보이는 위치에 자그마한 천창이 있어요. 밤이 되니 창으로 별이 가득 떠서 낭만적이었고요. 또 현무암 벽으로 된 욕실을 보니 제주에 왔다는 게 실감이 나더라고요.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좋은 객실이었습니다. 다음날은 부모님이 합류해 좀 더 큰 A동으로 이동했습니다. A동은 4~6인이 머무를 수 있는 2층 30평 규모입니다. 1층엔 허브 마당과 이 마당을 바라보고 자리한 다이닝룸, 거실, 욕실이 있고, 2층에는 침실과 욕실, 루프탑 데크, 야외 욕조가 마련돼 있습니다. 2층 창문 공간을 내어 커피를 마시면 좋은 공간, 침대방의 창문 등 모든 공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A동 2층에서 바라다본 제주 하늘. 이 창가에서 커피한 잔 하며 풍경을 감상하기 딱 좋았다. [사진 심규원] 특히 허브 마당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었던 다이닝룸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당시 코로나 19를 우려해 여행 중 모든 식사를 테이크 아웃해서 숙소에서 먹었어요. 그런데도 굉장히 멋진 다이닝 공간에서 먹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곳 역시 객실 곳곳을 잘 꾸며 놓았습니다. 이 모든 것을 포함해 처음 와본 마을을 한 바퀴 돌았는데 정겨운 동네를 걷는 것 같아 오랜만의 여행의 즐거움을 다시 느껴봤던 것 같아요.   돌멍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스팟은 B동 욕실이다. 담이 높아 창문을 활짝 열고서 반신욕을 하며 쉴 수 있다. [사진 스테이렌토] A동(왼쪽)과 B동의 객실. 군더더기 없이 편안히 잠들 수 있도록 공간을 꾸며 놓았다. [사진 심규원]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겠어요. 만점에서 0.5점 뺀 9.5점이요. 성수기가 아닌 시즌에 주중에 갔기에 가격까지 가성비 좋게 예약을 했어요. A동 30만원, B동 15만원으로 사용했는데, 2박 이상 연박해서 10% 할인까지 받았습니다. 제주의 다른 독채 숙소에 비하면 정말 가성비가 좋아요. 또 이렇게 예쁜 감성까지 갖춘 곳을 찾는다는 건 하늘에 별따기라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아쉬운 부분은 딱 하나, 주차 공간입니다. 작은 마을 안에 큰 독채를 두 개나 짓다 보니 주차 공간이 매우 협소했습니다. 주차가 번거롭다 싶으면, 스테이렌토까지 들어가기 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공용주차 공간이 있으니 그곳에 주차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주차장에서 걸어서 5분 정도의 거리예요.   A동의 다이닝룸은 허브마당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었던 곳이다. 고급 레스토랑의 프라이빗 룸에서 먹는 듯 멋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사진 심규원]   이곳에서 꼭 해야 하는 게 있나요. A동을 예약했다면, 허브 마당을 바라보며 다이닝룸을 마음껏 즐기세요. 여행 후 지금까지 이 공간이 잊히지 않아요. 부모님도 서울에 살다 은퇴 후 시골라이프를 즐기신다고 내려 가신지 1년이 넘었는데, 이런 다이닝룸이 있는 곳에 살아보고 싶다고 말하세요. B동에서는 반신욕을 즐기면서 현무암 돌멍을 꼭 해보세요. 불멍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주 많은데요. 스테이렌토에서 즐기는 제주도 현무암 돌멍도, 불멍 못지않게 빠져들어요. 지난 겨울에 방문했었는데, 제 키보다 높은 돌담 덕분에 문을 열고, 아주 뜨거운 물을 담아 놓고 하는 반신욕을 즐겼어요. 그때 즐긴 돌멍은 잊을 수 없습니다. 스테이렌토 근처에서 발견한 '고래힘줄'. 맛도 맛이지만, 제주의 밤 하늘과 까만 돌밭과 어우러진 모습이 한폭의 그림 같았다. [사진 심규원]   한 가지 더, 테이크 아웃할만한 맛집이 가까이 있을까요. 조천읍이 아주 작아 보이지만 근처에 맛있는 음식점이 많아요. 콕 집어 두 곳만 추천할게요. ‘고래힘줄’과 ‘조천수산’ 두 곳이요. 고래힘줄은 오랜 경력을 가진 일식 조리사가 운영하는 고급 참치요리 전문점이에요. 고래 뱃속을 생각하며 나무 하나하나 직접 손질해 꾸민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죠. 이런 멋진 인테리어와 참치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레스토랑에서 직접 먹어야겠지만, 스테이렌토의 다이닝룸을 포기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포장이 가능한 모둠 스시를 주문해 왔어요. 조금 더 떨어져 있는 조천수산에서는 모둠 회를 주문했어요. 조천 어업계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직접 잡아 온 신선한 생선을 회로 먹을 수 있는데 아주 싱싱해요. 조천리 주민들이 아끼는 오랜 맛집인 만큼 스테이렌토에서도 추천하는 곳이었어요.    이곳을 방문하고 변한 게 있을까요. 호텔리어라는 직업 특성상 호텔이 아닌 숙소에서 투숙하는 것이 생소해요. 특히 독채형 숙소의 장점에 대해 크게 인식하지 못했고요. 하지만 비대면으로 하는 체크인·체크아웃, 어메니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점, 다른 투숙객과 부딪히지 않을 수 있는 점이 매우 만족했어요. 스테이렌토를 경험한 후 독채 스테이를 사랑하게 되었어요.   어떤 사람이 방문하면 좋을까요. A동은 커플 또는 성인 4~6인이 방문하는 것이, B동은 커플이 방문하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아이를 위한 공간이 없기 때문에 너무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에겐 추천하지 않아요. 10살 이상의 아이라면 A동의 욕조를 즐기기 좋을 것 같고요. 겨울 방문 경험이 좋아요. 올여름에도 다시 예약하려 했지만, 예약이 꽉 차서 가지 못했어요. 예약을 원한다면 한 달, 아니 두 달 전에는 하셔야 할 것 같아요.  

    2021.12.08 12:00

  • [민지리뷰] 구독경제의 시대. 우리는 점심을 구독한다

    [민지리뷰] 구독경제의 시대. 우리는 점심을 구독한다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코로나 19로 배달이 더 자연스러워진 시대라지만, 내 입맛에 딱 맞는 메뉴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설령 배달 맛집을 찾았더라도 배송료와 메뉴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남는다. 결국 또 다시 ‘오늘 점심 뭐 먹지’란 고민이 되풀이된다. 하지만 위잇딜라이트란 서비스를 만나고 나서는 이런 고민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새벽 배송으로 그 날의 점심을 배달해주는데, 오늘은 무얼 먹게 될지 설레게 하는 신박한 서비스다. 한 끼 6600원이라는 착한 가격으로, 한 달간 위잇딜라이트로 점심을 구독해 보았다.   매일 새벽 배달되는 점심식사. 메뉴를 고민할 필요도, 배달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이젠 점심도 구독의 시대다. [사진 위잇딜라이트]   어떤 서비스인가요. 위잇딜라이트는 매일 점심을 배송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예요. 영업일 기준 2~3일 전에 미리 주문하면 원하는 날 아침에 점심을 배달해줘요. 매우 단순한 컨셉트고 다른 경쟁사들도 많이 있지만 위잇딜라이트는 입소문을 타면서 매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요. 얼마 전에는 3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어요. 전년 대비 올해 3배 이상 성장했다고 해요.   실제 이용한 후기가 궁금해요. 어땠나요. 메뉴 구성은 메인 1개와 사이드 2~3개를 함께 배송해요. 예를 들면 덮밥, 샐러드, 국을 같이 주는 식이죠. 출근해서 배고프면 위잇딜라이트에서 배송해 온 과일 후식이나 김밥 등의 사이드 메뉴를 아침으로 간단히 먹고, 점심때 메인 메뉴를 먹으면 좋더라고요. 메뉴는 매일 바뀌고, 맛도 질리지 않고 계속 먹기에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입이 짧은 편이라서 한 번 먹은 음식은 다시 안 먹고 항상 새로운 메뉴를 찾아다니는 편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뭘 먹지?’란 고민이 늘 따라다니는데, 이 서비스를 구독하면서 해결됐답니다. 배송 정책도 매우 합리적이에요. 한 끼만 배송한다고 해도 배송료가 무료예요. 취소나 변경할 때에는 상품 수령 2일 전까지는 추가 금액 없이 고객센터를 통해 손쉽게 할 수 있어요. 그 외에도 ‘건너뛰기’라는 서비스가 있는데, 하루를 건너뛰고 다음 날부터 다시 도시락을 받는 거예요. 위잇딜라이트를 구독하던 중에 갑자기 외부 일정이 생겨 취소하려고 고객센터에 연락했더니 ‘건너뛰기’를 할 수 있다고 친절하게 안내해줘서 다음 날에 배송을 받아본 적도 있어요. 이날의 메뉴는 야채참치비빔밥이었다. 메인 메뉴 외에도 사이드 메뉴와 국물이 따라오는데, 뜨거운 물을 부어서 국으로 먹을 수 있는 양지차돌곰탕과 후식과일을 함께 제공했다. [사진 정혜령]   어떤 점에 가장 만족했나요. 계속해서 위잇딜라이트를 이용하는 이유는 ‘합리적인 배송’ 때문이에요. 요즘은 새벽배송이 보편화됐지만, 점심도 새벽배송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직접 이용해 보니 정말 편하더라고요. 음식을 배달하면 최대 5000원까지 배달료가 들고, 주문이 몰리면 한없이 기다려야 해요. 이 서비스는 배송비도 없고, 기다릴 필요도 없어요.   메뉴나 맛은 어때요. 매일 메뉴가 바뀌어요. 제가 한 달 넘게 구독했는데 한 번도 같은 메뉴가 나오지 않았어요. 거기다가 음식 종류도 덮밥에서 샌드위치까지 다양해요. 음식점에서 사 먹는 것과 비슷하지만 좀 더 간편하게 먹자는 취지여서 그런지 샐러드나 샌드위치 등의 건강 식단으로만 구성된 건 아니에요. 배달음식을 오래 시켜 먹으면 배달음식 특유의 맛에 질려버리기 십상인데, 위잇딜라이트는 그런 게 없어요. 집밥 느낌이라고 할까요. 가장 맛있게 먹었던 훈제오리덮밥 점심 패키지. [사진 정혜령] 주재료인 훈제오리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고, 거기에 채소와 소스도 적절하게 구성돼 있다. 고기를 좋아하는 내 입맛에 딱 맞았다. [사진 정혜령] 훈제오리덮밥과 함께 제공된 홍게된장국(왼쪽)과 후식용 착즙주스. 국물을 함께 주니 추운 겨울에는 따끈하게 속을 달랠 수 있다. [사진 정혜령]   먹어본 메뉴 중 최고의 메뉴, 최악의 메뉴를 꼽는다면요. 개인적으로 고기를 선호하고, 채소는 안 좋아해요. 내가 맛본 최고의 메뉴는 ‘화끈데리야끼 훈제오리덮밥’이었어요. 오리고기에 깻잎, 적양상추 등의 채소가 적절히 들어있고, 소스도 맛있어요. 인스턴트 국이 같이 주는데, 약간 칼칼한 맛이 나는 구수한 홍게 된장국이라서 음식 밸런스도 좋더라고요. 반면 다시 안 먹고 싶은 메뉴는 바질 샌드위치였어요. 모든 메뉴가 채소 위주였는데, 소스 맛도 강하지 않아서 밍밍했어요. 지극히 개인적 취향이란 점, 고려해주세요.   비슷한 서비스와 비교하면 어떤가요. 유사 서비스는 크게 점심 배달 서비스와 냉동 도시락 서비스가 있겠네요. 점심 배달 서비스는 주로 건강 식단, 다이어트 식단 위주가 많아요. 건강 관리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환영하겠지만, 나처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사람은 별로였어요. 또 가격대도 높고요. 냉동 도시락 제공 서비스는 가격이 매우 저렴해요. 하지만 냉동했다가 해동하는 만큼,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메뉴도 한정적이고요. 위잇딜라이트의 배송박스. 귀여운 캐릭터로 친근하게 다가온다. [사진 정혜령] 친환경 워터팩에서 신선도 유지를 위해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사진 정혜령]   만족도를 10점 만점으로 평가해주세요. 10점 만점에 8점을 줄 정도로 만족도가 매우 높아요. 코로나 19로 나가서 밥 먹기도 두렵고, 그렇다고 매일 배달시켜 먹기도 귀찮은 직장인의 마음을 저격했다고 생각해요. 특히 집에서 싼 도시락 스타일이란 점이 좋아요. 아침에 위잇딜라이트 상자가 도착해 있으면 설렐 정도랍니다.   가격은 합리적인가요. 밥·반찬·후식을 포함한 한 끼 가격이 6600원으로 매우 저렴해요. 요즘 편의점 도시락마저 5000원 내외인 걸 비교해보면 매우 가성비가 좋죠. 오래 구독한다고 해서 할인되지 않지만, 대신 단 하루만 신청해도 동일한 가격이 적용되기 때문에 부담이 없어요.     실사용자로서 주문 노하우가 있을까요. 홈페이지에서 2주간 메뉴를 확인할 수 있어요. 메뉴를 미리 확인하고 먹고 싶은 메뉴가 나오는 날에 맞춰서 배송을 신청해보세요. 여러 명이 한 번에 신청할 수도 있으니 사무실에서 다 같이 이용하는 것도 추천해요. 지인 추천하면 적립금을 받을 수 있으니 꼼꼼히 챙겨보시고요. 위잇딜라이트를 이용하면서 아쉬운 점은 쓰레기다. 메뉴를 따로 담아서 보내주기 때문에 쓰레기의 양이 꽤 된다. 업체도 이점을 인식해서인지친환경 소재를 주로 이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사진 정혜령]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포장재 부분이 아쉬워요. 메뉴가 다양한 데다 개별 포장으로 박스에 담겨서 오다 보니 한 끼 먹고 나면 쓰레기가 많이 나와요.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포장재가 많지만 그래도 쓰레기가 덜 나오는 방향으로 개선되었으면 해요. 또 종종 전자레인지를 사용해야 하는 메뉴가 있는데 이점도 불편해요.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매일 점심 메뉴를 고르기 귀찮고, 적당히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은 직장인에게 추천할게요. 매일 점심 메뉴 뭐 먹을지 고민하면서 오전 업무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배달 앱을 켜서 주변 맛집을 검색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서비스예요.

    2021.12.07 18:00

  • [민지리뷰] 리뷰를 쓰지만, 절대 가지 말았으면 하는 제주 카페

    [민지리뷰] 리뷰를 쓰지만, 절대 가지 말았으면 하는 제주 카페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금요일 뉴스레터로도 만날 수 있습니다.   」  누구나 그런 공간이 있다. 너무 좋아서 소개하고 싶지만, 알려지면 붐빌 것 같아 아껴 두고, 나만 가고 싶은 공간 말이다. 내게 제주 엘엠엔티(이하 LMNT)는 그런 공간이다. 여행 스폿이 많은 중문관광단지의 비밀스러운 정원 안쪽에 자리한 LMNT는 ‘숲멍’ 명당이다. 모던하면서 층고가 낮은 건물은 자연에 폭 안겨 있다. 테라스로 나서면 광활하게 펼쳐진 절벽과 숲, 그 사이로 보이는 바다가 더 반갑게 맞아준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내가 이곳을 사랑하는 이유다.   나만의 공간으로 간직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던 제주 카페 '엘엠엔티'. 많은 호텔과 관광지가 가득한 중문에서, 한가로이 숲속에서의 시간을 지낼 수 있는 공간이다. 사진은 지난 여름의 모습이다. [사진 정춘목]   어떤 곳인지 궁금해요. ‘LMNT’는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다이닝 레스토랑 겸 카페입니다. 호텔과 관광지가 밀집한 중문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반면 쉽게 눈에 띄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테디베어 박물관 인근 정원 안에 숨어 있거든요. 아는 사람만 알고 찾아갈 수 있는 곳이죠. 다니는 회사가 공간을 만드는 곳이다 보니 숨은 보석 같은 공간을 아는 분들이 많아요. 이분들과 제주도 공간 투어를 갔을 때, 모두 입을 모아 이곳은 꼭 가야 한다고 말씀하더군요.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몰래 입소문이 나고 있던 카페였습니다. 숲속 정원을 지나 카페를 보는 순간 왜 추천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어떤 부분에 꽂혔나요. 가장 큰 이유는 멋진 자연환경과 ‘프라이빗함’입니다. 숲속 같은 정원에 둘러싸인 카페는 벽이 모두 통유리로 되어있습니다. 그 안에서 호젓한 자연을 마음껏 즐기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어요. 또한 테라스에서는 광활하게 펼쳐진 절벽과 마운틴뷰, 그 사이로 보이는 바다를 보며 ‘숲멍’을 때릴 수 있습니다. 공간 자체는 모던하면서 낮은 층고와 개방감 있는 유리로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멋진 공간과 자연환경을 사람들의 북적거림이 없이 한껏 여유롭게 공간을 즐길 수 있죠. 솔직하게 말하면 소개하고 싶지 않았어요. (웃음) 누구나 가슴속에 하나씩 있는 나만 알고 싶은 맛집이 있지 않나요? 나에겐 이곳이 그런 곳이었습니다. 편안하고 모던한 공간 디자인과 멋진 뷰의 조화. 이를 번잡함 없이 프라이빗한 환경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이기에 소수의 지인에게만 추천한 곳입니다. 하지만 공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미 입소문이 나고 있더군요. 아는 사람만 아는 곳이에요. 최근 안 좋은 이슈가 생기기도 했지만, 이미 방문객과 인스타로 과포화된 제주도 카페 중에서 많은 장점을 두루 가진 곳입니다. 또한 주변 관광단지와 접근성도 뛰어나 여행 코스 짜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제주 LMNT 입구. 눈에 잘띄는 간판이나 광고판 없이 철판 하나만 있다. 미리 알고가지 않았다면 카페인 줄 모르고 그냥 지나쳤 법하다. 무심한 듯한 간판과 철문 너머 보이는 숲이은 비빌스런 설렘을 안겨준다. [사진 정춘목] 숲길로 된 정원을 쭉 따라 들어가면, 낮은 층고의 깔끔한 건물이 나타난다. 모던한 건물이지만 주변 자연과 꽤나 잘 어울린다. [사진 정춘목]   이곳이 특별하게 느껴진 순간은 언제였나요. 이곳은 회사 사람들과 함께 제주도 출장 겸 방문했습니다. 여행하는 마음으로 왔지만 꽤 긴 출장 일정으로 심신이 지쳐있었죠. 그 연장선에 방문한 카페였기에 사실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카페에 앉는 순간, 탁 트인 유리 너머로 숲이 펼쳐져 있었어요. 숲 안에서 카페 라테를 마시는 시간 동안 그동안 쌓인 피로감이 확 풀렸어요. 바빴던 일정 가운데 처음으로 멈춰서 그저 숲과 바람의 소리에 귀 기울였어요. 바쁜 일정 가운데 내겐 작은 오아시스 같은 순간이었어요.   이 공간이 가진 가치는 무엇인가요. 코로나 19로 제주도가 여행지로서 떠오르면서 카페와 레스토랑마다 관광객이 넘쳐나고 있어요. 웬만한 공간은 이미 인스타 핫플이 되어 숨 쉴 틈조차 없더라고요. 너무 아쉬워요. 이런 상황 속에서 LMNT의 가치는 더욱 빛이 납니다. 제주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자연과 이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만든 모던한 공간디자인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슬슬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것 같지만 그래도 이 둘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은 LMNT가 독보적인 것 같아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세계관과 어떤 부분에서 지향점이 같다고 생각하나요.  이곳은 나서서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아요. 쉴새 없이 SNS에 광고를 하는 다른 카페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죠. 심지어 이렇다 할 표지판도 보이지 않아 지나가다가 들어가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에요. 그 모습이 마치 ‘내가 이렇게 멋지지만, 아는 사람만 와’ 같은 느낌이랄까요. 정말 ‘힙’스러워요. 대단한 포장과 어필 없이 가진 매력으로만 승부하는 모습을 닮고 싶어요. 테라스로 걸어나오면 안에서 보았던 제주의 자연이 4D로 펼쳐진다. 바닷바람과 숲 향기, 햇살까지 더해지니 풍경이 더욱 살아난다. [사진 정춘목] 실내는 통유리와 낮은 층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주변 환경과 뷰에 집중할 수 있게 한 기획자의 배려가 느껴진다. [사진 정춘목]   방문 후 만족도를 10점 만점 기준으로 이야기해 본다면요. 8점입니다. 이곳은 숲속에 숨어 있어 위치를 미리 알아야만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이에요. 들어가는 길부터 비밀 아지트를 찾아가는 설렘이 있습니다. 또한 제주도의 광활한 자연환경에 마음껏 즐길 수 있어요. 깔끔하고 집중도 높은 공간으로 주변환경과의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다만 멋진 뷰를 가진 테라스는 넓은 공간에 비해 제대로 된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조금 아쉬웠죠.   비용은 어떤 편인가요. 만족합니다. 카페류가 7000~8000원으로 일반 카페보다 조금 비싼 가격대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핫플레이스형 카페와 비교하면 공간 크기에 비해 테이블 수도 훨씬 적고, 방문한 사람들은 그에 비해 오래 머무르는 편이에요. 그만큼 공간이 매력적이고 여유로워요. 이를 고려하면 합리적 가격이라고 생각됩니다. 커피숍이지만 가볍게 와인도 곁들일 수 있다. 센스있게 플레이팅한 와인 안주들. [사진 정춘목]   만약 당신이 이 공간을 만든다면,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유리의 프레임을 줄이고 싶습니다. 유리를 이어 붙이고 공간을 지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만든 프레임이 도리어 시선을 거슬리게 하고 분절된 느낌을 주더군요. 이 프레임을 최소화했다면 뷰가 훨씬 살았을 것 같습니다. 또한 테라스로 만들어진 공간은 야외에 오픈된 공간이다 보니 정돈되지 못한 느낌이 들었어요. 날씨의 영향 때문에 제대로 활용되지도 못했고요. 절벽과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이 테라스에도 내부 공간의 모던함과 쾌적함을 적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공간을 방문한 후 느낀 게 있다고요. 확실히 시대가 바뀌었다는 걸 느꼈어요. 오프라인 시장은 더는 공간의 입지와 가시성이 주도하지 않아요. 그 공간이 가진 콘텐트가 주도하는 시대로 변했어요. 이곳을 다녀오며 그 생각에 확신이 들었습니다. 소비자들은 역시 포장과 가시성에 속지 않아요. 공간이 주는 화려하고 트렌디한 것 이전에 공간이 주는 본질적 가치에 대한 고민을 더 하게 되었어요.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으세요. 숨 가쁜 여행 일정에 지친 사람이나 모처럼 여유롭게 제주를 즐기러 왔다가 클럽보다 더 북적이는 카페에 놀란 사람이라면 꼭 들러보세요. 제주를 여행하는 동안 그토록 찾았던 여유로움을 그곳에서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특히 같이 간 일행에게 나만 아는 공간이라며 한껏 뽐내고 오시면 완벽한 마무리가 되겠죠. 단 급한 일정 중에 잠깐 들리기보다는 중문이나 서귀포를 여행하면서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방문하시길 추천해요. 아마 한 번 들어가시면 계속 머무르고 싶어질 테니까요.

    2021.12.04 13:00

  • [민지리뷰] 종이는 플라스틱보다 강하다

    [민지리뷰] 종이는 플라스틱보다 강하다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금요일 뉴스레터로도 만날 수 있습니다.   」  45g의 종이가 5kg의 무게도 거뜬히 견뎌 낸다면 이것은 마법일까. 아니 이것은 기술이다! 숙련된 기술자가 100% 재생 종이를 가지고 ‘폴딩 테크닉’ 기법으로 접어 만든 노트북 거치대 지플로우 이야기다. 발달장애를 가진 아티스트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이 노트북 거치대는 업사이클링 제품이자, 기능적으로도, 디자인적으로도 매력적인 제품이다. 무엇보다 종이가 주는 따뜻한 감성이 담겨 있어 내가 아끼는 아이템이다. 플라스틱과 완전히 결별할 수 없는 시대 하나라도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무엇이 있다면 나는, 우리는 그것을 선택해야하지 않을까. 가격, 편의성, 디자인 등 어느 것하나 부족함이 없었지만, 무엇보다 종이로 되었다는 점에서 이 제품을 사용하게 되었다. [사진 지플로우]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요. 소개하려는 제품은 그레이프랩에서 만든 ‘지플로우(g-flow)’, 노트북 거치대입니다. 지플로우는 100% 재생 종이만을 사용해 만든 친환경 노트북 거치대에요. 종이 한 장의 무게인 45g! 수많은 노트북 거치대 중 이보다 더 가벼운 제품은 단언컨대 없어요. 가격은 1만9000원입니다. 그래이프랩의 온라인 스토어뿐만 아니라 슈퍼스티치 등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구매할 수 있어요.   엄청 가볍네요. 관심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지난해 한창 출판사와 씨름하며 『십분의 일을 냅니다』란 책을 쓸 당시, 담당 에디터로부터 종이로 만든 북스탠드를 하나 선물 받았어요. 그레이프랩에서 만든 ‘멀티 거치대’란 제품이었죠. 디자인이 예쁘고 독특해서 마음에 들었지만 그 때는 자주 사용하진 않았어요. 당시 책을 많이 안 읽은 탓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독서를 할 때 북스탠드를 자주 쓰지는 않잖아요. 하하. 그래도 기업과 제품 스토리에 호기심을 갖게 된 첫 제품이었어요. 이후 잘못된 자세로 거북목이 되어가더군요. ‘노트북 거치대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때마침 그레이프랩에서 지플로우를 만든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이프랩이란 회사에서 만든 친환경 노트북 거치대 지플로우. 100% 재생지를 가지고, 발당장애를 가진 아티스트가 손수 접어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이다. 무게는 종이 한 장의 무게인 45g밖에 되지 않는다. [사진 지플로우]   리뷰하려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사람이 어떤 세계관에 들어가면 다른 사람들도 다 그 세계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나와 같이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더더욱 그래요. 그레이프랩의 제품을 몇 가지 쓰다 보니 다들 이 제품을 알겠거니 했어요. 평소 집에서만 쓰다가 다니던 회사에 지플로우를 가져갔는데, 그때마다 동료들이 와서 호기심을 가지고 어디 제품인지 묻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몇 명이 묻고, 한두 명이 실제 구매를 했어요. 결국 절반 정도의 직원이 지플로우를 쓰게 됐습니다. 좋은 제품을 같이 쓰게 되니 뿌듯한 마음이 들더군요.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아직 모르시는 사람이 많겠구나 싶었어요.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리뷰하게 되었습니다.   이 제품의 어떤 가치에 주목하셨나요. 종이가 주는 느낌을 아주 좋아합니다. 종이 자체가 주는 느낌이 있잖아요. 글을 쓸 때도 펜으로 종이에 무언가를 쓸 때 참 좋아요. 물론 제가 김훈 선생님 정도 연배나 급은 아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긴 글을 써야 할 때는 당연히 컴퓨터의 힘을 빌리고 있지만요. 어쩌면 그래서 노트북 거치대는 종이로 만든 것을 골랐는지도 모르겠어요. 우리가 플라스틱과 완전히 결별할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대체가 가능한 제품이 있다면 그 제품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특별히 종이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나는 종이 같은 건 꼴도 보기 싫어!’라고 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테니까요. 멀티거치대 안에는 이런 종이 바가 들어있다. 책장이 넘어가지 않게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작고 가벼운 종이 바인데 올려두는 것과 두지 않는 것의 차이가 있다. [사진 지플로우]   이것과 같은 품목의 제품을 선택할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가격, 편의성, 디자인 전부 다 중요한데 지플로우는 그 세 가지를 전부 충족하는 제품이었어요. 그중에서도 이 제품을 선택했던 결정적인 이유를 꼽자면 종이로 디자인되었다는 것 때문이었어요.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노트북 거치대는 정말 많아요. 종이로 된 건 이거 하나뿐이고요. 종이는 손쉽게 바스러지고 구겨지고 찢어지는 약한 존재인데 왜 굳이 종이로 이런 걸 만들었을까. 여기서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품이에요.   종이요? 만족도가 어땠는지 궁금해요. 종이로 만들어졌다고 하면 ‘역시 내구성이 약할 것이다’라는 편견이 있을 수 있어요. 당연히 플라스틱으로 된 제품과 비교하자면 상대적으로 약하긴 하겠죠. 하지만 그래서 노트북 거치대로서 내구성이 별로냐, 했을 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설명서에는 5kg까지 거치가 가능하다고 나와 있는데 실제로 재보진 않았지만 그 이상 무게도 버틸 것 같은 튼튼함이 느껴져요. 그리고 요즘 노트북들이 무겁지 않아 웬만한 제품들은 다 커버할 수 있어요. 친구들에게 가끔 이런 설명하면 악마 같은 몇몇은 힘을 줘서 눌러보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도 잘 버티라고요. 그래서 사용 후 내가 느끼는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점이에요! 지플로우 노트북 거치대와 같은 방식으로 만든 멀티거치대는 책을 읽을 때 북 스탠드로 사용할 수 있다. 북 스탠드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책상의 물건을 정리하는 데도 쓸 수 있다. 여러 방도로 쓸 수 있어 ‘멀티’란 이름을 붙였다. [사진 이현우] 노트북 거치대의 케이스에 숨겨진 기능은 작은 홈에서 찾을 수 있다. 휴대폰을 거치할 수 있는 작은 아이디어가 앙증맞다. [사진 이현우]   만족도가 상당히 높네요. 어떤 부분이 좋으셨어요. 지플로우에 담겨있는 이야기를 풀면 사실 그것만으로도 리뷰를 모두 채울 수 있을 거예요. 지플로우 한 제품에 참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우선 100% 재생지를 사용한 업사이클링, 친환경 제품이라는 점이 그래요. 그리고 이 제품은 발달장애를 가진 아티스트가 만든다는 점도 신선합니다. ‘폴딩 테크닉’이라는 그레이프랩만의 독특한 기술로 평면의 종이를 하나의 거치대로 만들어내는 것도 경이롭고 멋지죠. 국내 60~80년대 건설사 스토리를 다룬 ‘영웅시대’란 드라마에서 ‘건설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다’라는 대사가 나와요. 사회기반시설이 모두 갖춰진 2021년 무에서 유를 만드는 건 바로 이런 제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레이프랩이란 회사도 궁금해지네요. 그레이프랩은 친환경 기업이자 사회적 기업입니다. 내가 느낀 가장 큰 매력은 자신들이 어떤 회사인지를 직접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래이프랩을 소개하는 기사에는 많지만 정작 그레이프랩의 홈페이지에는 ‘환경과 사회 문제를 디자인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라고만 짧게 언급하고 있어요. 어디에도 사회적 기업 같은 단어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사회적 경제에서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사회적 경제’나 ‘사회적 기업’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찌보면 기업이 환경과 사회를 생각하는 것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기업으로서 당연한 책임일 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지플로우는 단순히 노트북 거치대를 뛰어넘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플로우 제품은 발달장애를 가진 아티스트가 만든다. ‘폴딩 테크닉’이란 그레이프랩만의 독특한 기술로 평면의 종이를 가지고 플라스틱만큼 튼튼한 거치대로 만들어내는 것이 경이롭다. [사진 지플로우] 100% 재생용지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그래이프랩 마크. [사진 이현우]   가격은 어떤가요. 온라인상에서 ‘노트북 거치대’를 한번 검색해보세요. 저도 지금 다시 검색해보니, 평균 1만5000원에서 3만원대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은 거의 비슷비슷하죠. 지플로우는 제품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2만원 내외에서 선택할 수 있어요. 이 가격대의 이 퀄리티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부담스럽지 않고 적당한 가격입니다.   직접 사용해보니 잘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팁이 있을까요. 지플로우 케이스에는 작은 홈이 있어요. 이 작은 홈에도 다 쓸모가 있어요. 케이스를 세운 다음, 그 홈에 핸드폰을 거치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거죠. 그런데 이 기능을 활용하지 않거나 몰라서 못 쓰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렇게 세워두고 쓰면 굉장히 편합니다. 이렇게 뭐 하나 버릴 것 없는 디자인, 케이스에도 쓸모를 부여하는 디자인을 선호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 작은 배려가 숨어 있습니다. 올 여름 출시한 그레이프랩의 신제품이자 와디즈 펀딩으로 선보였던 지플로우의 스톤 제품. 돌로 만든 제품이어서 더 견고하다. [사진 이현우]   누구에게 써보라고 하고 싶으세요. 내가 노트북 거치대를 찾게 된 건 정말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자세가 좋지 않은데 노트북을 자주 사용하니 시선이 아래로 가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목도 점점 거북목이 되어 이대로 더 있다간 목이 앞으로 나와서 부러질 수도 있을 것만 같았어요. 지금도 리뷰를 쓰느라 1시간째 자판을 두들기고 있어서 상당히 힘들지만 전에 비하면 한결 나아졌어요. 노트북 거치대가 없는 사람, 그런데 조금 특별한 ‘나만의 노트북 거치대’를 갖고 싶다면 지플로우를 추천합니다. 빨리 구매하지 않으면 ‘모두의 거치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거치대를 휴대하고 다닐 때 가방이 무거워지는 걸 끔찍하게 싫어한다면 좋은 선택이 될 거예요. 겨우 45g이니까요.    

    2021.12.04 12:00

  • [민지리뷰] 힙한 제주 바이브! 제주 원도심에 생긴 음악‧음식‧문화가 있는 놀이터

    [민지리뷰] 힙한 제주 바이브! 제주 원도심에 생긴 음악‧음식‧문화가 있는 놀이터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  제주 원도심 칠성로 상가에 수상한 가게가 문을 열었다. 제주 현지인도, 여행객도 크게 주목하지 않는 거리가 알음알음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의 발길로 분주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먹고 노는 잡화점’ 오각집이 있다. 무얼하고 노냐고? 음악을 듣거나 직접 노래하고 연주할 수 있다. 간단한 술과 음료는 팔지만 음식은 배달하거나 인근 동문시장에서 테이크아웃으로 사와야 한다. 음식을 사서 숙소에서 먹던 수많은 제주 여행의 밤들이 아쉬웠다면, 오각집으로 가보자. 여행 감성 물씬 느끼며 여행 온 아티스트의 노래를 듣는 뜻밖의 행운이 올지도 모른다.  제주 원도심의 칠성로 상점가에 생긴 ‘오각집’은 스스로를 ‘먹고 노는 잡화점’이라고 정의한다. [사진 오각집]   오각집은 어떤 공간인가요. ‘오각집’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원도심의 칠성로 상점가에 있어요. 인스타그램에는 ‘먹고 노는 잡화점’이라고 소개돼 있어요. 여행이나 로컬 관련 굿즈를 판매하고 맥주와 같은 음료도 사서 마실 수 있어요. 그랜드 피아노, 기타, 스탠딩 마이크가 공간 중앙에 놓여 있어서 자유롭게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를 수도 있죠. 커다란 스크린으로 영상도 감상할 수 있어요. 뮤직바처럼 좋아하는 음악을 신청하면 들려줍니다. 음식은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가까이 있는 동문시장이나 식당에서 먹고 싶은 음식을 사와도 되고 배달해서 먹을 수도 있어요. 오각집이 있는 칠성로 상점가와 탑동을 포함한 원도심 일대는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이에요. 행정적으로도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동시에 민간 차원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이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어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변하고 있는 동네입니다.   독특하네요, 어떤 컨셉트의 공간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MD 상품과 음료를 판매하고 연주나 노래를 할 수 있어요. 때론 공연도 볼 수 있고 앉아서 수다를 떨며 쉴 수도 있어요. 흔히 말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조금 더 나아가 ‘음악을 중심으로 한 저녁 문화를 만들어가는 공간’이라고 하고 싶어요. 가볍게 술을 마시면서 원하는 음악을 신청해 듣거나 공연을 볼 수 있는 공간은 이전에도 있었죠. 하지만 코로나19 이후로 MZ세대는 그런 문화 경험을 제대로 누릴 수 없었어요. 그래서 오각집처럼 힙하면서 캐주얼한 동네 음악‧식음‧문화 공간이 이전의 복합문화공간과는 다른 새로운 공간이라고 받아들일 거예요. 오각집 내부 전경. 투박한 외부와 달리 내부로 들어가니 탁 트인 천장과 입구에 놓인 악기와 캠핑체어 그리고 테이블이 은은한 조명을 받고 있었다. 반전 내부에 더 호기심이 생겼다. [사진 이승민] 오각집에 비치된 그랜드 피아노와 헤드폰들. 누구나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고,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사진 오각집]   제주 원도심이란 곳이 익숙치 않은데요. 어떤 곳인가요. 제주 여행하면 꼭 들리는 동문 시장이 이곳에 있어요. 2020년 오픈한 ‘디앤디파트먼트 제주’도 원도심에 있어요. 제주 사람들은 코로나19 이전에는 탑동 광장에서 노상 음주를 즐기거나 스케이트보드, 농구, 족구 같은 운동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칠성로 상점가는 굵직한 콘텐트를 가지고 있는 제주시 원도심 지역의 중심 상권이에요. 상점가에는 여전히 빈 공간이 많아요. 관광객이나 도민들조차 매력적인 거리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한계점이 있었어요. 그런 칠성로 상점가 거리에 최근 뾰족한 점들이 찍히기 시작했는데 오각집이 바로 그중 하나입니다.   오각집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이곳은 성산에 위치한 ‘플레이스캠프 재주’를 기획하고 총괄했던 분과 공간 브랜딩을 전문으로 하는 분이 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어요. 실제 찾아가 보니 단순히 멋있고 힙한 F&B 공간이 아니었어요. ‘노는 문화가 있는 라운지’란 콘셉트로 개방적이고 여유롭게 운영되고 있더라고요. 제주에 출장 갈 때마다 원도심에 숙소를 잡고 저녁 시간을 보내곤 해요. 오각집은 마침 친구들과 시간이 맞아 갈 수 있었어요. 밖에서 보았을 때는 단순하고 투박했어요. 하지만 들어가니 반전이더군요. 천장이 높고, 입구 쪽에 악기와 캠핑 체어, 하이브로우 캐리어 테이블, 그 뒤로 은은한 조명이 깔린 계단식 좌석이 펼쳐져 있었어요. 제일 윗자리에 자리를 잡고 오각집 전체를 내려다보면 곧 시작할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듯 가슴이 설렜어요.   이곳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처음 방문한 날, 오각집에서 파는 크래프트 맥주를 마시면서 안주 삼을 회와 치킨은 배달을 시켰어요. 한창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던 그때 다른 테이블에 앉아있던 한 사람이 직원에게 소곤소곤 상의하더니 스탠딩 마이크 앞에 서더라고요. 그리고 노래를 불렀는데 순간 귀를 의심할 정도로 너무 잘 불렀어요. 오각집 안에 있던 나를 비롯한 사람들은 노래를 듣는 순간 고객이 아니라, 관객으로 바뀌어 있었어요. 사람들은 모두 환호했어요. 알고 보니 그 사람은 제주에서 공연을 많이 하는 가수더라고요. 그 이후에도 다른 사람들도 기타와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들려주었어요. 길거리 버스킹을 자리 잡고 앉아서 즐길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이었어요. 원래 오각집은 대관이 가능해 이곳에서 전시나 공연, 기획 행사 등이 열리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예상하지 못한 순간을 직접 마주하니 신선하더라고요. 아티스트가 손님으로 왔다가 깜작 공연을 펼치기도 하고, 또 가볍게 각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경험에 감동했습니다.   방문에 대한 만족도가 궁금해요. 저는 10점 만점에 8점이라고 생각해요. 오각집에서 판매하는 MD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이상 실제로 돈을 내고 소비할 거라고는 음료 정도예요. 음식까지 배달해 먹고 게릴라 공연까지 관람했으니 방문 만족도는 최상이었어요. 앞으로 더 채워질 콘텐트들에 대한 기대감을 남겨두고서 8점으로 생각했어요. 오각집에 방문하면 뜻하지 않게 멋진 공연을 관람할 수도 있다. 내가 방문했던 날은 손님으로 방문했던 아티스트가 자청해 노래 한 곡을 들려주었다. 오각집은 그날 누가 방문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사진 이승민] 방문한 날 나와 함께 오각집의 ‘노는 문화가 있는 라운지’를 함께 공유했던 여행객들. [사진 이승민]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될 거라고 기대하세요. 이런 공간은 오픈 직후보다 꾸준한 공간 운영이 중요합니다. 카리스마 있는 마스터가 LP로 선곡하는 뮤직바와 달리 그날, 그날 오각집을 찾은 손님이 만들어내는 공간이란 점이 매력적이에요. 그런 면에서 참여형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어떤 매력 있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이들이 만든 시간을 다른 사람과 함께 경험하면서 많은 이야기들이 쌓일 거예요. 이런 화학반응을 통해 오각집이 풍성해질 수 있을지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이곳에 꼭 가보았으면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제 코로나 거리 두기 방침이 완화되면서 영업시간이 연장되었어요. 제주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꼭 할 정도는 제주 원도심 탑동에 숙소를 잡아 원도심의 로컬 바이브를 느껴보셨으면 해요. 나의 경우는 탑동은 막상 머물면 카페나 식당 위주라 저녁 시간을 보낼 콘텐트가 빈약하다고 느껴졌어요. 오각집은 그 빈자리를 꽉 채워줍니다. 동문시장에서 회를 사서 숙소에서 먹기에는 많이 아쉽다면 이제 오각집으로 가보세요. 수제 맥주 한 잔을 마시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그 시간을 즐겨보세요. 여행이 한층 더 깊어지는 경험이 될 거예요. 오각집에서는 여행이나 로컬 관련 굿즈를 판매하고, 맥주를 포함한 간단한 음료를 주문해 마실 수 있다. 음식은 없지만 배달을 하거나 직접 사와서 먹을 수 있다. [사진 이승민]   오각집을 방문하고 바뀐 게 있을까요. 골목에 있어서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음악으로 가득한 공간은 특별한 매력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음악이 주인이 되는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각자의 취향을 반강제적으로 함께 하는 경험도 이색적이었고요. 새롭게 좋은 음악을 만날 수도 있고, 서로 공감하면서 음악에 몸을 맡기는 경험이 오각집에는 있어요.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이런 경험과 단절되었어요. 나 같은 사람은 그것이 그립기도 했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경험일 수 있어요. 오각집을 방문한 이후로는 공간을 찾을 때도 음악에 더 귀 기울일 것 같아요.

    2021.11.27 13:42

  • [민지리뷰] 내 강아지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서비스에 심쿵해 버렸다

    [민지리뷰] 내 강아지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서비스에 심쿵해 버렸다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민지리뷰는 매주 금요일 뉴스레터로도 만날 수 있습니다.   」  “랑이야! 생일 축하해. 진심으로 고맙고 사랑해.” 펫프렌즈는 내 반려동물의 생일날 축하 영상을 보내주고, 편지와 할인 쿠폰까지 보내준다. 더 감동했던 포인트는 이 모든 것이 내가 아니라 철저하게 내 반려동물이 주인공이었던 사실. 이러니 펫프렌즈에 반하나, 안 반하나! 24시간 30초 안에 반려동물 상담을 해주지 않나, 철저한 기준을 통과한 제품만을 모아놓는 똥고집 서비스를 내놓지 않나. 반려동물에 진심이 아니면 절대 만들 수 없는 기발한 서비스로 무장한 반려동물 전문 커머스 펫프렌즈를 소개한다. 대한민국의 반려인구(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는 1448만명. 인구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반려동물 커머스 '펫프렌즈'는 이런 멍집사, 냥집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만능 커머스다. 최근 GS리테일과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가 함께 공동인수에 뛰어들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사진 황지혜, 펫프렌즈 캡처]   어떤 서비스인가요. ‘펫프렌즈’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의 필수 앱입니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여기저기 떠돌필요 없이 펫프렌즈 하나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어 모든 멍집사, 냥집사에겐 만능 커머스라고 할 수 있어요. 2015년 반려동물을 걱정하는 마음에 공감해 원하는 시간에 배송하는 ‘심쿵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새벽배송 서비스를 필두로 다양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최근 GS리테일과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이 함께 펫프렌즈를 공동인수했어요. GS리테일은 2017년 7월을 시작으로 펫프렌즈에 세 차례에 걸쳐 50억원을 투자한 끝에 인수를 결정했다고 해요.   이 서비스에 꽂힌 계기가 있나요. 최근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와 브랜드가 정말 많아졌어요. 그중에서도 펫프렌즈는 반려동물에 진심이구나를 느낀 포인트가 있습니다. 바로 ‘생일 축하 영상’인데요. 펫프렌즈 회원 가입할 때 반려동물의 생일을 등록하는데, 생일날 축하 영상과 편지를 줘요. 진심으로 고맙고, 사랑한다는 내용과 함께 할인 쿠폰도 증정되죠. 어떻게 보면 많은 서비스에서 일반적으로 주는 생일 축하 쿠폰이지만 그 대상이 반련동물이라는 점, 직원이 축하 영상을 찍었다는 점이 정말 사랑스러운 포인트였답니다. 반려인들이 반려동물을 얼마나 아끼는지 공감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여러 반려동물 서비스 중 펫프렌즈에 주목한 이유는 뭘까요. 펫프렌즈는 현재 강아지 시장의 1%, 고양이 시장의 4%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비즈니스의 스펙트럼을 넓히며 20~30%까지 점유율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해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직접 제작한 PB상품이 완판되고,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까지 만드는 펫프렌즈의 행보가 흥미로워요.   등록한 반려동물의 생일이 되면 축하 영상과 함께 축하 메시지를 담은 편지가 배달된다. 글 속에서 반려견에 대한 진심이 느껴진다. [사진 황지혜, 펫프렌즈 캡처]   반려동물이 있나요. ‘랑이'라는 이름의 반려견을 키웠었어요. 킹찰스스파니엘 종이구요. 지금은 출퇴근으로 바빠 시부모님 댁에서 사랑받으며 지내고 있어요. 랑이는 사료로 고생을 많이 했어요. 사료를 잘 먹지 않고, 자주 탈이 났었는데요. 어머니가 여러 사료를 시도해보고, 동물병원에서 조언을 받아가며 오랜 시간이 걸려 딱 맞는 사료를 찾을 수 있었어요. 처음부터 펫프렌즈를 알았더라면 고생이 덜했을 것 같아요.     반려동물 서비스를 고를 때 어떤 점에 큰 비중을 두나요. 반려동물 커머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일 것 같아요. 믿고 먹일 수 있는 사료, 유해하지 않은 제품들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해요. 펫프렌즈의 똥고집 서비스가 재밌더라고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서비스예요. 입고 후 30일 동안 별점 3.0 이하인 상품은 판매를 중단하고(후기 10개 이상 기준), 미국 식품의약처 FDA 기준으로 3년간 리콜이 없는 펫푸드와 펫프렌즈의 30가지 기준을 통과한 제품만 입점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요. 또 사용자의 데이터를 축적해 개인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반려동물 커머스의 경우 구매자와 사용자가 다른 시장이잖아요. 반려동물별 특이사항에 대한 데이터를 촘촘하게 수집해서 큐레이션의 신뢰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동물병원과 연계해 웰니스 프로그램을 만들어요. 이후로는 미용, 펫 시터, 케어 서비스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하니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더 늘어날 것 같아요. 펫프렌즈의 ‘심쿵배송’는 서울 지역이라면 당일로 주문한 반려동물 용품을 배송해준다. [사진 황지혜, 펫프렌즈 캡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느낀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24시간 고객센터가 아닐까요.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고민을 가장 잘 아는 서비스였어요. 24시간 내내 30초 안에 답을 줘요. 실제로 펫프렌즈 고객의 42%가 이 서비스를 월 1회 이상 이용했고, 재구매율 83%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부분이라고 해요. 저도 12시가 넘어 질문을 했음에도 바로 친절하고, 빠르게 대응해준 점에 감동했답니다. 또 상담사들은 모두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고,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요. 공감과 전문성을 모두 놓치지 않았어요. 펫프렌즈는 상담사의 사진, 자격증, 키우는 반려동물, 전문 상담 분야를 함께 보여주죠. 실제 이용해보니 깊이 공감해줄 수 있는 전문가와 1:1 전문 상담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사용 후 만족도를 10점 만점 기준으로 이야기해주세요. 10점! 먼저 반려동물 전문 커머스의 기본에 충실한 서비스예요. 펫프렌즈에는 1만 2000개가 넘는 상품이 있어요. 많은 제품 중 내 반려동물에 잘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는 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1:1 맞춤형 큐레이팅 서비스가 있어서 가능하고요.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좋은 제품을 빠르게 받아보게 한다’ ‘선택의 어려움을 줄여준다’는 취지에 딱 맞아요. ‘방시리(siri)’라는 AI 추천 메뉴가 있어요. 내 강아지 이름을 부르며 “이 아이와 비슷한 연령, 몸무게의 강아지 중 몇 %의 강아지들은 이런 제품을 먹고 있어요”라고 추천을 해줘요. 단순히 ‘좋은 강아지 사료’가 아니라 나의 반려동물 상황과 최대한 비슷한 아이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추천해줘요. 재구매율도 함께 보여주기 때문에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소셜 프루프(social proof)의 역할을 하는 거죠. 사실 반려동물의 사료나 제품들은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체중, 특징,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해요. 이런 사용자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해줄 수 있는 제품력과 데이터에 만족했어요. ‘방시리(siri)’라는 AI 추천을 통해 나의 반려동물의 상황과 환경에 딱 맞는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사진 황지혜, 펫프렌즈 캡처]   서비스가 획기적이었다고 느꼈던 부분은요. 펫프렌즈는 2년 동안 마케팅비 0원으로 1200% 성장을 이뤄냈어요.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사용자에게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뿐만아니라 기존 고객의 리텐션이 83%에 달한다는 건 정말 대단합니다. 모바일 마케팅기업 앱보이(appboy)는 앱을 설치한 뒤 하루만 지나도 앱을 삭제하고 남은 사용자의 리텐션은 25% 이하로 떨어진다고 해요. 일주일 뒤는 11%, 3개월 뒤는 4% 밑으로 떨어지고요. 다시 말해 100명을 앱을 설치했어도 3개월 뒤에는 네 명만 남는다는 얘기에요. 리텐션 이즈 킹(Retention is king)이라는 말이 있어요. 신규 고객을 데려오는 것만큼 기존 고객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이죠. 펫프렌즈는 기존 고객이 불편함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어요. 펫프렌즈는 지금도 고객과 약속한 ‘심쿵배송’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cj대한통운과 제휴를 맺었어요. 귀여운 일러스트로 반려동물을 위한 습관 기르기를 독려한다. [사진 황지혜, 펫프렌즈 캡처] 챌린지를 통해 반려동물을 위한 좋은 습관을 함께 기른다. [사진 황지혜, 펫프렌즈 캡처]   제안하고 싶은 게 있을까요. 반려인들의 커뮤니티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이미 다양한 플랫폼에 반려인들이 모일 수 있는 플랫폼이 있지만, 펫프렌즈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확실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에요. 반려인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장’이 열린다면 분명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어요. ‘거래’로 시작한 당근마켓이 동네생활 기반 커뮤니티가 된 것처럼 펫프렌즈도 사용자들끼리 중고물품을 판매하거나, 나눔을 하고, 고민과 상담을 나누는 커뮤니티가 생긴다면, 구매의 니즈가 없더라도 더 자주, 습관처럼 서비스를 찾아오게 될 것 같아요. 지금 펫프렌즈에는 ‘펫프챌린지’라는 챌린지 형태의 보상 프로그램이 있어요. ‘내 새꾸를 케어하는 좋은 습관’이라는 의미로 산책하기, 물 갈아주기, 놀이해주기 등 놓칠 수 있는 좋은 습관을 만들어주는 챌린지인데요. 일정 기간 챌린지를 인증하면 포인트를 제공해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반려동물과 더 행복한 생활’을 만들어가는 습관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도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여요. 같은 챌린지를 하는 사용자끼리 커뮤니티를 시작해도 재밌을 것 같아요. 어떤 사료를 구입해야할지 잘 모르거나, 새로운 사료로 바꾸고 싶을 땐 ‘맘마샘플' 카테고리에서 샘플을 받아 시도해볼 수 있다. [사진 황지혜, 펫프렌즈 캡처]   이용 노하우를 공개해줄 수 있나요. 반려동물이 처음이라면 잘 맞는 사료나 간식을 찾기까지 시행착오가 필요해요. 펫프렌즈는 ‘맘마샘플’이라는 서비스가 있어요. 반려동물 커머스에 딱 맞는 서비스죠. 물론 화장품이나 테스트가 필요한 다양한 제품군에서 샘플 마케팅을 하고 있긴 하지만, 펫프렌즈는 굉장히 다양한 제품군의 샘플을 제공해요. 새 제품에 바로 구매하기 걱정된다면 샘플을 먼저 신청해보세요. 샘플을 패키지로 묶어 놓은 제품도 있어서 다양한 제품을 한 번에 체험해볼 수도 있어요.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나의 반려동물에게 잘 맞는 제품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어요. 인터넷 검색만으로 알아보기엔 나의 반려견 상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니 정확한 추천이 어렵거든요. 모든 반려동물에게 잘 맞는 건 없어요. 상황과 환경이 중요하니까요.  

    2021.11.23 18:20

  • [민지리뷰] 남미에서 마음의 안정을 취할 때 태운다는 나무 한 조각

    [민지리뷰] 남미에서 마음의 안정을 취할 때 태운다는 나무 한 조각

      ■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민지리뷰는 매주 금요일 뉴스레터로도 만날 수 있습니다.   」  하루를 시작할 때, 혹은 하루를 마무리할 때 의식처럼 하는 일이 있다. 조명을 어둡게 하고, 팔로산토 스머지 스틱을 피우는 것이다. 남미 원주민들이 옛날부터 마음의 안정을 취하기 위해 태워서 향을 맡았다는 팔로산토 나무. 그 나무를 조각내 그대로 말려서 만드는 팔로산토 스머지 스틱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이곳 대한민국에서도 영험한 힘을 발휘한다. 마음을 안정시키는 스머지 스틱의 깊은 향을 코로나 19로 지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팔로산토 스머지 스틱. 팔로산토 나무를 말려 태우는 향으로, 자연의 향이 마음을 다스려준다. 여러 브랜드 중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팔로산토를 채취하는 '시더 앤 머'의 것을 좋아한다. [사진 김은비]   리뷰하려는 제품을 소개해주세요. 요가와 명상하는 사람들의 필수템은 바로 ‘향’이에요. 그 중 가장 나와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팔로산토 스머지 스틱’입니다. 팔로산토는 독특한 향이 나는 나무로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나무’라고도 불려요. 스페인어와 영어로 부르는 이름이 다른데, 팔로산토는 스페인어(Palo Santo)로 부를 때의 이름이고 영어로는 ‘부르세라 그레이벨런즈(Bursera graveolens)’라고 불러요. 스머지 스틱은 자연물 혹은 약용 식물을 그대로 말려서 막대로 만든 것인데, 이 팔로산토 나무를 잘라 말려 만든 것이죠. 쉽게 말해 ‘향나무 스틱’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네요. 이 스틱은 그냥 두어도 좋고, 불을 붙여서 향을 태우면 마음이 안정돼요. 실제로 팔로산토의 향은 스트레스 감소와 불안감 진정에 효과가 있다고 해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요가나 명상을 할 때 생각보다 집중하는 데에 있어 후각이 많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런 이유로 요가원 등에서도 향을 많이 이용하는 것 같아요. 다양한 향이 있지만 유독 팔로산토가 좋았던 건 일단 자연스러운 향을 지녔기 때문이었어요. 알고 보니 인위적으로 가공한 향이 아닌 나무 그대로 잘라 만든 향이더라고요. 실제로 남미에서는 이 팔로산토 스틱을 피우며 자신의 공간과 마음을 정화하는 데 사용한다고 해요. 이런 이야기도 찾아보니 재미있더라고요. 그 후 여러 팔로산토 스틱을 찾아보면서 가장 윤리적인 방식으로 만드는 ‘시달 앤 머’라는 브랜드를 알게 되었어요. 팔로산토를 채취하는 나무를 재배하고 생산하고 유통하는 모든 과정에 있어 환경을 파괴하지 않았어요. 비윤리적 이익을 취하는 제품은 사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망설임 없이 시달앤 머의 팔로산토 스머지 스틱을 골랐어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나는 잠깐이라도 나의 감각을 깨우는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아요. 뭐가 되었든 나만의 리추얼을 갖고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무언가를 해보는 거예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많을수록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노래를 듣거나, 강아지 영상을 본다거나,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거나,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때까지 운동하는 걸 좋아해요. 그중 하나가 팔로산토 스틱을 피우는 거죠. 소소하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소소하지만 좋아하는 것들을 즐기다 보면 금세 다시 행복한 감정으로 돌아올 수 있거든요. 팔로산토 스틱도 제 ‘행복 버튼’ 중 하나인 셈이죠.   시달 앤 머에 대해 좀더 소개해주세요. 팔로산토는 수많은 스틱의 한 종류에요. 따라서 많은 브랜드나 유통 채널에서도 팔로산토 스머지 스틱을 판매해요. 하지만 시달 앤 머는 조금 더 특별한 느낌이에요. 일상 속에서의 마인드풀니스를 채워줄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판매해요. 단순히 제품만 파는 게 아니라 리추얼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해요. 아직 한국에서는 ‘리추얼’ ‘에너지’와 같은 단어가 종교적인 단어로 받아들여서 이런 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어요. 이 점이 무척 아쉬웠죠. 하지만 시달 앤 머는 현대인들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건강한 취미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브랜드랍니다. 팔로산토 스머지 스틱을 태우는 나만의 방법이다. 먼저 향이 없는 초를 켠다음, 그 불에 팔로산토 스틱을 기울여 불을 붙인다. 10~15초 정도 빨간 불이 나무 속으로 스며들 때까지 기다린 다음 불을 끈다음 향을 음미한다. [사진 김은비]   향이 궁금하네요. 팔로산토 스틱은 크게 에콰도르산, 페루산 두 가지 종류로 나뉘어요. 에콰도르산 팔로산토는 조금 더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이 나고 페루산은 조금 더 솔향이나 민트향이 강해요. 내가 구매한 것은 에콰도르산이에요.    이런 종류의 제품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제품의 품질과 윤리적인 면 두 가지를 중요시해요. 불을 붙이지 않고 그냥 두어도 방향제로 쓸 수 있을 정도로 향이 진한지를 살폈어요. 또 나는 윤리적으로 만들어지는지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무분별하게 채취되거나 유통과정에서 비윤리적인 과정이 있지는 않았는지 꼭 살펴봅니다. 같은 조건이라면 상대적으로 부유하지 않은 나라에서 생산되는 것을 골라요. 무엇보다 인공적이지 않은 천연 제품인지도 중요해요.   사용 후 만족도를 10점 만점 기준으로 이야기해주세요. 8점이에요. 보통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이 충족했을 때, 즉각적으로 기분이 좋아져요. 특히 후각은 바로 반응이 와요. 나는 조금 심장이 빨리 뛰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팔로산토 스틱을 코끝에 대고 냄새 맡아요. 혹은 어두운 방에서 촛불을 켜놓고 팔로산토 스틱을 태우기도 한답니다. 그러면 나는 바로 마음의 안정을 찾게 돼요. 팔로산토 스틱을 가득 피워놓고 호흡을 가다듬으면 웬만하면 이겨내지 못할 일이 없게 느껴져요. 플라시보 효과일 수도, 개인적인 믿음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매우 소중한 물건이에요.   장점을 꼽아본다면요. 역시 ‘자연 그대로의 제품’이란 게 최고의 장점이에요. 인공적으로 만든 향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요. 편안해요. 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서 평소엔 방향제로 두기도 하고, 요가·명상을 할 때는 부정적인 기운을 몰아내기 위해 향을 피우곤 해요. 값비싼 방향제나 디퓨저가 따로 필요 없어요. 집이나 차에서 꿉꿉한 냄새가 날 때 팔로산토 스틱을 태우는데, 불쾌했던 냄새가 바로 사라져요. 활용도 면에선 셀프 케어가 가능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어요. 남미에서는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스트레스와 고통을 덜어주는 의식에 이 나무를 이용했다고 해요. 페루와 에콰도르 원주민들은 팔로산토를 영혼을 맑게 해주는 신성한 향나무로 여겼어요. 팔로산토를 태울 때 나오는 향이 부정적인 기운을 없애고, 내적 치유를 해준다고 믿어왔다고 해요. 이 부분에서는 많은 연구가 이뤄졌고 과학적으로도 효과가 입증되었고요. 나는 온라인 요가 수업을 들을 때면 팔로산토 스머지 스틱을 태운다. 요가나 명상을 할 때 집중하는 데에 향이 큰 도움이 된다. [사진 김은비]   나만의 이용 팁이 있을까요. 하루를 시작할 때나 마무리할 때, 나의 몸과 생각을 다시 한번 정화한다는 느낌으로 팔로산토 스틱을 태우고 호흡 명상을 해보세요. 호흡 명상이 좋은 점은, 향으로 오는 자극을 통해 호흡에 더 집중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생각보다 집중하기가 어려워요. 간단히 단계별로 어떻게 하는지 알려드릴게요. 먼저 방을 조금 어둡게 한 뒤에 촛불을 켜세요. 이때 향이 없는 초를 쓰세요. 다음으로는 팔로산토 스틱을 45도 아래로 기울여 촛불을 이용해서 불을 붙이세요. 10~15초 정도 빨간 불이 나무 속으로 스며들 때까지 기다린 다음 불을 끄세요. 연기가 나면 스틱을 세워두거나 흔들어서 향이 퍼지게 하세요. 이제 앉아서 눈을 감고 향을 들이마셔요. 딱 10번만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천천히 호흡하세요. 명상이 끝나면 환기해 주세요. 마음이 복잡할 때 꼭 한번 해보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참 그리고 다들 아시겠지만 불조심 차원에서 꼭 타지 않는 스틱 홀더 등을 이용하셔야 해요.   가격은 어때요. 에콰도르산은 약 10cm 정도 되는 스틱 10개를 2만5000원에 구입할 수 있어요. 스틱 하나에 2500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매일 하나씩 태운다고 해도 2~3주 정도 사용할 수 있으니 저렴하다고 생각해요. 팔로산토가 주는 효과까지 생각하면 더더욱 저렴하게 느껴져요.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은가요. 방향제를 구매하고 싶지만 인위적인 향이 싫다면 자연의 향인 팔로산토 스틱을 사용해보세요. 방에 두어도 되니 훨씬 경제적일 거예요. 또 소소한 행복이나 일상의 작은 변화가 필요한 분들에게도 권하고 싶어요. 하루에 5분·10분이라도 시간을 내서 가만히 앉아 나무 스틱을 태우면서 그 향을 맡아보세요. 나에게 꼭 필요한 시간을 선물 받은 느낌이에요. 우리는 너무 바빠서 단 1분도 가만히 쉬지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나를 위해 5분이라도 나의 감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가 바로 팔로산토 스틱이랍니다.

    2021.11.20 1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