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사람들

상갓집 파동 주역…독기 품고 돌아온 송경호

  • 검찰 서열 2위로 전국 최대 조직과 막강한 수사력을 갖춘 서울중앙지검장이다. 송경호는 1970년 충청북도 보은군에서 태어났다. 이후 중동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사법연수원 29기 수료 뒤 2000년 부산지방검찰청 검사로 임관했다. 검사로 23년을 살아온 그는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로 꼽힌다. 대체로 신중하고 말을 아끼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필요할 때는 직을 걸고서라도 할 말은 하는 성격이다. 기질적으로는 강골, 수사에서 저돌적인 승부사 스타일이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가 단행됐을 때 가장 날이 서 있는 검사로 활약했다. 윤석열 사단 해체를 선언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인사 때 좌천을 거듭했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고검 검사로 있다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직행한다.


    ‘2022년 8월 고위공직자 수시 재산 등록사항’에 따르면 송경호의 재산은 배우자 명의의 강동구 명일동 아파트를 비롯해 22억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송경호의 배우자는 상장·비상장 주식 3억3000만원어치를 보유 중이다.

  • 초임지는 부산지검. 이후 대구지검 안동지청을 거쳐 2003년 서울지방검찰청 동부지청으로 전보된다. 검사 인생의 8할은 세 번째 부임지 안에 결정된다는 속설에 비춰보면 출세 코스에 안정적으로 진입한 셈. 평검사 시절 형사사건 수사에 탁월한 역량을 펼치면서 2006년 법무부 형사기획과 검사로 발령, 훗날 법무부 차관에 영전하는 이창재 당시 형사기획과장을 보좌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9년 서울중앙지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같은 해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 사건’ 수사팀에 합류, 기존 수사팀이 와해되고 새로 구성된 수사팀에서 ‘주포’ 역할을 자처했다. 2013년 1월 이명박정부의 마지막 검찰 인사에서 요직인 대검 연구관으로 발령되면서 체급을 키웠다. 박근혜정부 들어서는 춘천지검 원주지청 부장검사,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을 역임, 수원지검 특수부장으로 정권이 출범할 때마다 승승장구한다. 수원지검 재직 시절 그는 하남시장 일가가 연루된 개발제한구역 내 사업 인허가 비리 의혹을 수사했다.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 승마장 인허가 과정에서 성남시 공무원이 비리를 저지른 정황을 포착해 이를 수사한 적도 있다. 이 밖에 용인시장 뇌물수수 의혹 사건과 공사금을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한 건설업자 수사를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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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그는 2017년 8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으로 영전하면서 당시 지검장이던 윤 대통령과 3차장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보좌,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를 담당한다. ‘윤석열 사단’의 검찰 장악의 신호탄이 되는 수사다. 송경호는 수사 성패를 몸소 짊어지게 될 전직 국가원수 신문을 담당,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 등으로부터 110억 원대의 뇌물을 받은 정황을 파고든다. 이후에도 이 전 대통령 수사와 재판의 핵심축으로 활동하며 사단의 확실한 신임을 얻는다. 이후 윤 대통령이 수사의 중요성을 당부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를 포함, 공직자·기업 비리 등 특별수사를 총괄할 만큼 ‘윤석열-한동훈’ 계보를 잇는 특수통 검사로 자리 잡는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취임 직후 송경호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로 데려오기 위해 애를 썼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 송경호는 2019년 9월부터 시작된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 총책임자였다. 휘하의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과 호흡을 맞추며 조 전 장관은 물론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자녀 입시 비리, 사모펀드 투자 관련 혐의를 파헤쳤다. 아이러니하게도 송경호는 당초 인사청문회 신상 관련 대응 부분의 최고 전문가로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차출될 뻔했다. 하지만 같은 해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에 대한 언론 검증이 쏟아지며 검찰의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고, 조 전 장관 딸이 고교 시절 단국대 의학 논문 제1 저자로 등재됐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오자 도리어 송경호가 조 전 장관을 겨냥하게 되는 ‘운명의 장난’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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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권의 외압이 거세지던 2020년 1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로 서울중앙지검장에 오른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조 전 장관 자녀 입시비리에 연루된 혐의의 최강욱 민주당 의원 기소를 미루자 전결권자로서 최 의원을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이 때는 윤 대통령과 추 전 장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던 시기로 송경호는 수원지검 여수지청장으로 좌천된다. 이를 두고 정희도 당시 감찰2과장은 검찰 내부망에 “특정사건 관련 수사 담당자를 찍어내는 등의 불공정한 인사는 ‘정치검사 시즌2’를 양산하고 시곗바늘을 되돌려 다시 검찰을 ‘정권의 시녀’로 만들 수 있다”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