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전용 궁금하지만 물어볼 데 없는 양육 노하우

“가르치려 마세요” 아이와 함께 미술관 가는 법

출발 전, 이렇게 준비 하세요

  • “아이가 작품에 관해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아이와 미술 작품을 주제로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이번 방학, 아이들과 미술관 나들이 계획 세우셨나요? 감성(EQ) 교육이 중요하다는 말에 계획을 세우긴 했는데, 막상 가려니 막막합니다. 미술 작품 앞에 서면 눈앞이 깜깜해지거든요.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할 지 모르니 자꾸 피하게 되고요. 그렇다고 미술관을 외면할 순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현대 어린이 책 미술관 전경. [사진=현대 어린이 책 미술관]


    미술 교육 전문가들은 “미술관을 어렵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권남희 뮤지엄교육연구소 대표는 “미술관 관람이란 그 공간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경험을 의미한다”며 “미술관은 가족이 함께한 즐거운 공간으로 기억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미술관을 특별한 날에만 찾는 곳이 아닌, 스케치북 하나 들고 가서 온종일 그리고, 뛰며 놀다 오는 친구 집 같은 곳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려면 자주, 많이, 다양하게 다녀보는 게 중요하고요.

     

    hello! Parents가 여름 방학을 맞아 아이와 함께 하는 미술관 관람 가이드를 준비한 이유입니다. 미술 교육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연령별 미술관 선정 방법부터 미술 작품 보는 법, 관람 후 양육자와 할 수 있는 놀이법까지 미술관 관람법을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각 단계를 모두 볼 필요는 없습니다. 궁금했던 질문만 펼쳐서 확인해보세요.

     

    <도움 및 감수>

    권남희 뮤지엄교육연구소 대표 

    권선재 생각하는박물관 실장


    <참고 자료>

    『미술감상과 미술비평 교육』 (박휘락 저, 시공사) 

    『아이 손 잡고 고궁·박물관·미술관』 (중앙 m&b)

    『미술교육의 기초』 (한국조형교육학회 저, 교육과학사)

  • 미술관 나들이는 어떤 미술관을 갈까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합니다. 미술 작품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 보니 양육자들은 유명한 작품과 작가의 전시를 주로 선택하는데요. 전문가들은 이 경우 아이가 주도적으로 감상할 기회를  빼앗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미술관은 ‘본다’는 시각 자극을 통해 감각을 깨우는 활동인 만큼 아이의 관심과 취향을 우선해야 한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미술관 선택부터 아이의 손에 맡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관람 연령에 제한이 없다면 최대한 다양한 전시를 두루 접해보는 게 좋다는 게 다수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다짜고짜 “가고 싶은 미술관을 정해봐”라고 요구하긴 무리입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몇 가지 선택지를 줄 수 있는데요.  


    아이의 미적 감수능력 발달에 따른 미술관 선택이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가드너(Howard Gardner), 루켄스(Luchins), 파슨스(Michael J. Parsons) 등 미술 교육학자들에 따르면 미적 대상에 대한 지각과 감상 능력은 연령에 따라 단계적으로 발달합니다. 미술교육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신체와 인지 능력, 미의식 등 성장 요소를 고려해 찾은 '연령별로 가볼 만한 미술관'을 소개합니다.


    ① 4~9세 : 체험 위주 전시관

    체험 위주의 활동이 있는 미술관을 추천합니다. 미술교육 이론에 따르면 평균 4~9세는 자기중심성향이 강한 시기입니다. 외부 세계를 자신의 경험에 비춰 직관적이고, 상징적으로 상상해서 받아들입니다. 본 것을 그대로 표현하려는 모방 심리도 강하고요. 특히 완성된 그림보다는 직접 그리고, 만드는 데 관심이 많은데요. 반면 많은 자극을 지속해서 받아들이기 힘들어 집중력은 약하고, 행동 통제는 어렵죠. 그래서 아이의 움직임을 제약하는 미술관보다는 체험식 전시가 있거나 워크숍(실기 교육)이 준비된 미술관을 선택하면 좋습니다. 그래야 미술관은 어렵고 답답한 곳이 아니라 쉽고 재밌고, 자유로운 곳으로 인식합니다. 

    어린이 눈높이 미술관 추천  
    아이들은 미술 작품을 만질 수 없다는 것을 매우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4~9세까지는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쉬운 주제, 손이 닿을 정도로 작품을 낮게 전시한 미술관을 선택하면 좋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체험 위주 전시도 많습니다. 직접 그려보고, 만들어보는 등의 활동 등입니다. 


    그래픽=변소라 디자이너 byun.sora@joongang.co.kr

     

    ② 10~13세 : 이야기가 있는 전시관

    시대와 장소 등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있는 미술관을 추천합니다. 10~13세(초등 3~6학년)는 모양과 색채, 질감, 통일감과 균형 등 조형 요소와 원리, 표현 기법 등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집니다. 동시에 자신의 취향도 생기는데요. 교과서에서 배운 미술 지식을 바탕으로 작가의 감정과 의도, 개성 등을 알아차리면서 자신이 선호하는 작가와 작품을 고를 수 있어요. 작품이 제작된 사회문화적 배경과 역사에 대한 지적 탐구도 자극할 수 있고요. 다만, 지식 습득에 몰입해 보고, 듣고, 느끼는 감상 경험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어렵고 난해한 작품보다 교과 내용 수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이면 좋습니다.  

    이야기가 있는 미술관 추천

    미술관의 연혁과 주변 명물들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야외 정원이나 주변 경관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미술관 등입니다. 미술관의 설립 배경 및 역사와 연관 지으면 미술관 나들이가 역사 체험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건축물 등을 새롭게 보는 눈도 생기고요. 고학년에 접어들면 다른 사람을 위해 뛰어놀고 싶은 마음을 조절할 필요도 있기 때문에 조용한 분위기의 미술관도 접해봐야 합니다. 


    그래픽=변소라 디자이너 byun.sora@joongang.co.kr


  • ① 주말, 공휴일, 주중 오후 2~4시는 피하세요 

    미술관은 작품 외에 주변 명소나 건물 등 볼거리가 다양합니다. 그래서 시간적 여유를 갖고 방문하길 바랍니다. 시간에 쫓기면 자세히 보고, 작품을 느낄 기회를 놓치니까요. 미리 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전시 소개, 관람 안내, 주차 시설 등을 확인하면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인파가 덜 붐비는 시간대를 노리는 것도 전략입니다. 미술관은 대체로 개관 직후와 폐관 직전이 가장 한산합니다. 주말과 공휴일, 주중 오후 2~4시는 관람객이 가장 많은 시간이니 참고하세요.  


    ② 관람 시간은 40분 내외로 

    아이마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정해진 관람 시간은 없습니다. 하지만 초등생 아이들에게 60분 이상의 관람을 요구하는 건 무리입니다. 초등생을 대상으로 한 순수 작품 감상 시간은 평균 40분 정도가 적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구체적으로는 4~7세는 30~40분, 8~10세는 40분 내외, 10세 이상은 60분 내외를 추천합니다. 양육자가 관람에 동행하며 아이의 피로도를 관찰하고, 관람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술관 나들이는 미술관 선정부터 동선, 감상 과정 등 아이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맡기는 게 좋다. [사진=생각하는박물관]

    ③ 아이가 보고 싶어 하는 작품부터
    아이들이 원하는 작품 위주로 이동해 가며 보기를 추천합니다. 관람 전 홈페이지 등을 통해 보고 싶은 작품을 먼저 선택하면 좋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그 그림부터 찾아 가보는 겁니다. 또 미술관 전체를 훑어보듯 빠르게 본 뒤 인상 깊었던, 또는 아이가 멈춰섰던 작품으로 돌아가 자세히 들여다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전시장 내 작품을 모두 보려고 하기보다 한 작품을 자세히 보기를 추천하는데요. 다만 기획자의 의도에 따라 동선이 정해진 미술관이라면 한곳에 오래 머무르면 다른 관람객에게 피해가 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반드시 동선을 지켜야 하는 곳이 아니라면 아이에게 동선을 강요하지 마세요. 


    ④ 너무 많은 공부는 금물 

    미술관 방문 전 전시품에 대한 사전 학습은 ‘어디서 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면 충분합니다. 미술관 홈페이지를 방문해 전시 주제와 작품을 훑어보는 정도면 됩니다. 제작 의도와 시대적 배경, 작가의 특징 등 너무 많은 지식을 미리 습득하면 감상을 저해합니다. 원작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감동, 상상력, 창의력을 가로막을 수도 있고요. ‘다 안다’는 생각에 정작 원작에 대한 흥미와 집중력은 떨어집니다. 그래서 전시 내용과 관련한 책도 관람을 다녀온 후에 펼쳐보기를 권장합니다.  

     

    ⑤ n차 관람을 권장합니다

    입장료가 비싼 경우 많은 작품을 보고 가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힙니다. 하지만 미술관 관람의 주체는 아이입니다. 아이가 좋아하고 멈춰서는 작품이 있다면 작품 하나를 집중해서 보는 게 훨씬 큰 소득입니다. 그 작품을 여러 각도에서 요리조리 살펴보고 관찰, 비교, 대조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또 찾아오세요. 마치 영화를 n차 관람하듯이요. 일정 기간을 두고 한 곳의 미술관만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림, 이렇게 보세요

  • 미술 감상과 비평 교육 이론에 따르면 감상과 비평에도 순서와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 교육인이 아닌 이상 따라 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할지 막막한 아이와 양육자를 위해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미술관에서 그림 보는 법을 재구성했습니다. 미술 작품 앞에 서서 아래 감상 포인트를 떠올려보세요. 


    ① 직관적으로 보세요 

    작품을 볼 때는 자신의 감각과 느낌에 솔직해야 합니다. 이때 작가나 작품의 권위에 기대 작품에 대한 지식이나 감각을 수용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명작이라고 하니, 좋은 작품이야’라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감각과 사고로 작품을 보는 눈을 키워줘야 합니다. 작품을 보고 즉각적이고 직감적으로 떠오르는 감정에 충실해야 하는데요. 이게 바로 ‘직관적’으로 보기입니다.  미술 작품 앞에 선 아이에게 양육자는 이렇게 물어봐 주세요. “무엇을 보고 있니?’, “어떤 느낌이 드니?” 라고요. 


    ② 조형 요소와 원리에 집중해보세요
    작품의 조형적 특징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조형 요소와 조형 원리를 분석해 보는 건데요. 10세부터는 미술 교과를 통해 조형 요소와 원리를 접하게 되는 만큼 아이의 수준에 맞게 작품의 특징을 분석해 보면 좋습니다. 이 과정은 직관적 감성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작품을 구석구석 꼼꼼하게 살피는 경험을 줍니다.  미술교육자인 펠드먼(E.B.Feldman), 브라우디(Harry S. Broudy), 그리어(W. Dwaine Greer) 등이 개발한 '작품의 특징을 살필 때 생각하면 좋을 질문'을 소개합니다. 아이들이 작품을 관찰할 때 양육자가 옆에서 이런 질문을 건네보세요. 작품이 다르게 보이는 경험을 해볼 수 있습니다.

    자료=『미술감상과 미술비평 교육』 (박휘락 저, 시공사)


    ③ 라벨의 정보를 보세요
    미술관에서 라벨은 작품을 소개하는 작은 글씨의 표지판을 말합니다. 흔히 미술작품 옆 또는 벽에 붙어 있는데요. 작가의 이름, 작품 제목, 제작 연도 그리고 사용된 재료가 적혀 있습니다.  라벨은 작품과 관람객을 이어주는 최초의 연결고리입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 라벨에 눈이 가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미술 작품 앞에서 라벨부터 찾아보는 건 지양합니다. 자칫 라벨의 정보에 갇혀 깊이있는 감상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라벨은 아이가 자발적이고, 직관적으로 그림을 본 뒤 살펴볼 수 있게 해주세요. 아이가 떠올렸던 주제와 재료 등을 확인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예를 들어 사진인 줄 알았는데 그림이라던가, 석고인 줄 알았는데 돌이라던가 등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때 유용합니다. 작품에서 직접 볼 수 있고, 확실하게 이름 붙일 수 있는 것만 확인하면 됩니다. 현대 미술품 가운데는 제목이 <무제>인 경우도 있습니다. 작가가 관람자의 입장에서 자유롭게 보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아이와 함께 제목을 정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 미술 작품은 감상 기준에 따라 보고 느낄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합니다. 다양한 ‘관점’으로 작품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작품을 보는 관점도 아이 스스로 설정하면 좋겠지만, 역시 최소한의 안내가 필요합니다.  양육자가 작품을 보는 다양한 기준을 제시하면 좋은데요. 다만, 작품을 보는 방법에 ‘반드시’는 없습니다. 아이들 각자 나름의 색다른 방식으로 작품을 볼 수 있으니까요. 아래 방법은  ‘보는 눈’을 깨워주는 방법의 하나일 뿐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① 세부감상-줌잉과 트리밍

    세부 감상이란 작품을 조각조각 나눠서 보는 방법입니다. 작품을 부분적으로 살피는 건데요. 그중 하나가 줌잉(zooming)입니다. 어느 한 부분을 확대해서 보는 방법입니다. 디지털 기기 화면을 손가락으로 확대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미술관에서 원작을 줌잉 할 때는 한 두 발자국 가까이 다가가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물의 털을 한올 한올 치밀하게 그린 그림을 볼 때, 털이 그려진 한 부분만 가까이 가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멀리서 볼 땐 점인 줄 알았던 형체가 가까이서 보니 나무라는 걸 깨달았을 때 '보는 행위'의 재미를 느낍니다. 세부를 살필 때는 표면의 질감과 붓의 사용방법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작품의 질감과 선의 모양도 자세히 볼 수 있기 때문에 전체 그림을 볼 때는 보이지 않았던 또 다른 느낌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전체 작품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어 보는 트리밍(trimming)기법도 있습니다. 도화지로 사각형의 틀을 만들어 원화 위에서 이리저리 위치를 바꿔가며 화면을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작가 미상, <팔준도>, 1705, 비단에 채색, 42X35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1447년 안견이 그린 것을 임모臨摹 한 것임) [출처=『미술감상과 미술비평 교육』145p]


    ② 두 작품을 비교해서 보세요

    작품을 비교해서 보면 또 다른 특징이 보입니다. 작품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옆에 전시된 작품과 번갈아 가며 감상해보세요. 두 작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는 매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앞서 전체 작품을 볼 때 분석했던 조형 요소와 원리를 비교할 수 있는데요. 점인지 선인지, 수직인지 수평인지, 밝은지 어두운지 등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번 작품의 주요색이 노란색이었다면, 2번 작품에선 노란색의 보색인 남색을 찾아보는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비교 감상은 각 그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특징을 발견하는 데 의미가 있는습니다. 비교 감상할 때 양육자가 아이에게 물어볼 수 있는 몇가지 질문을 소개합니다.

     

    Q 주제와 표현 내용은 어떻게 다를까?

    Q 재료는 어떻게 다를까?

    Q 색채 분위기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Q 선의 특징에도 차이가 보일까? 

  • 미국의 미술 교육자 아멜리아 아레나스(Amelia arenas)는 미술 작품을 주체적으로 감상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대화형 감상법’을 추천합니다. 아이들이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작품을 보고, 느낀 점을 정리한 뒤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입니다. ‘해설식 감상’이 전문가의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라면 ‘대화형 감상법’은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작품을 관찰하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작품을 분석, 해석, 평가하게 합니다. 권선재 생각하는박물관 실장은 “대화형 감상은 작품을 통한 간접 경험을 유도해 사고 촉진, 공감과 이해, 소통능력 향상으로 이어지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생각하는박물관의 미술관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와 양육자가 함께 그림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생각하는박물관] 


    대화형 감상에서 중요한 건 대화를 이끄는 기술입니다. 질문에 대해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한다거나, 명확한 정답을 낼 수 없는 ‘열린 질문’을 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아이와 양육자 또는 교사가 묻고 답하는 과정은 작품이 지닌 의미와 가치를 탐구하는 데도 유용합니다.  미술 교육자 조지 게히건(G. Geahigan)도 “아이들의 수준과 개인적 경험을 고려한 질문을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작품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열린 질문 유형을 소개합니다. 


    본 것에 대해

    Q “이 작품에 관해 이야기해 주세요”

    Q “이것은 무엇일까요?” 

    Q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Q “이 작품을 보면 무엇이 떠오르니?” 

    Q “어느 부분이 가장 흥미를 끌었니?” 

    Q “이 작품을 보고 누가, 무엇이, 어디가 떠오르니?” 


    근거에 대해

    Q “무엇을 보고 그렇게 생각했니?”

    Q “어떻게 해서 그렇게 생각했니?”  


    추론과 연상 유도

    Q “이 작품의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Q “작품 속 장소에 간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Q “작품이 만들어진 시대와 장소에 간다면?”  

  •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놨어도, 생경한 미술 작품을 놓고 아이와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좀처럼 미술 작품과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을 때, 또는 주체적으로 볼 줄 아는 훈련이 되었다고 판단됐을 때는 미술관에 마련된 다양한 교육 활동을 활용해 보세요. 


    ① 전시장 설명 & 워크숍

    전시장 설명(Gallery talk), 강연& 강좌 프로그램은 주로 단체 관람객을 대상으로 이뤄집니다. 일반적으로 미술관 홈페이지 등을 통한 예약제로 이뤄집니다. 미술관을 이해하고, 미술 작품을 보고 느끼는 다양한 시청각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작품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도슨트의 관점이 주입된다거나 아이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설명으로 수동적 감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합니다. 워크숍(실기 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본 것을 바탕으로 만들어보는 경험을 할 수 있는데요. 창작 활동을 매개로 친구들과 감정을 교류하고, 소통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② 기기 & 문자

    단체 활동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 작품 설명이 담긴 셀프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오디오 기기에 녹음된 작품 해설을 헤드셋을 끼고 들을 수 있습니다. 내가 궁금한 작품을 나홀로 선택해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양육자와 대화 또는 정서 교류를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궁금한 걸 물어보기에도 번거롭고요. 이 밖에도 전시 작품을 사진과 텍스트로 정리한 도록, 전시 해설서로 미술 작품에 대한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③ 반드시 알려줘야 할 에티켓

    미술관은 많은 사람이 함께 향유하는 문화 시설인 만큼  기본 예절을 숙지해야 합니다. 입장 전 미술관 매너를 약속하는 시간을 가지세요. 서로를 위하는 배려가 없다면 미술관은 서로에게 불편한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반드시 알려주세요.


    필기도구는 연필로  

    볼펜이나 사인펜, 만년필 등 잉크를 사용하는 필기구는 작품 근처에서 사용하지 않습니다. 잉크가 튀어서 작품을 훼손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감상자끼리 부딪치거나 넘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작품이 전시된 벽을 바라보고 필기하는 건 지양해야 합니다.  


    사진 촬영 가능여부 확인하기

    카메라 플래시에 의한 작품 손상, 작품 저작권 문제, 다른 관람객의 감상을 방해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상당수 미술관이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 디지털카메라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전시실 내 사진 촬영을 허용한 곳도 늘고 있죠. 사진 촬영 허용 여부는 미술관마다 다르게 운영되고 있으니 전시장 입장 전 확인 후 아이에게 알려주세요.  


    우산 금지

    미술 작품은 기온과 습도에 예민합니다. 특히 종이나 헝겊 위에 그리는 회화 작품은 더욱 더요. 젖은 우산은 전시장 내 일정한 온도와 습도에 영향을 줍니다. 또 우산 등 긴 물건을 들고 있으면 활동 반경이 넓어 설치 작품을 칠 위험도 있습니다. 관람할 때는 가능한 손을 가볍게 해주세요.   


    작품은 눈으로만, 음식물 반입 및 뛰기 금지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아이들은 쉽게 잊어버립니다. 미술관은 ‘본다’는 활동 이전에 작품을 보존하는 곳이자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라는 걸 강조해주세요.

관람 후, 이렇게 기록하세요

  • 미술 작품 감상은 감각을 갈고 닦는 체험입니다. 일회성 체험으로 끝내지 않고 생활 속 감상 기회로 만들면 좋습니다. 관람했던 작품을 되짚어보며 정리하고, 아이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볼 시간을 주세요. 반복하여 습득한 감각은 일상에서 스치면서 접한 작품을 챙겨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① 리플릿은 2장씩 챙기세요   

    미술관에서 획득한 감상 자료들을 버리지 말고 들고 오세요. 전시회 관련 리플릿과 홍보 자료 등입니다. 리플릿은 2장을 챙기면 좋습니다. 한장은 일기를 쓸 때, 한장은 오리고 붙이며 콜라주나 놀이 학습 등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기를 쓸 때는 자신이 마음에 들었던 작품을 오려 붙이고, 별점을 메긴 뒤 그 이유를 찾아서 써보게 하세요. 미술 작품을 보는 나만의 관점이 생기도록요. 

    미술관 관람 후 직접 본 원작과 같은 주제, 재료를 사용해 나만의 창작물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생각하는박물관의 미술관 투어 후 미술 창작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생각하는박물관]


    ② 전시장 밖 기념품 판매점을 들러보세요

    관람 후 작은 기념품을 하나 구매해보세요. 작품이 프린트된 포스터나 엽서, 자석등 입니다. 아이 책상 앞, 냉장고 등 일상 속 눈길이 닿는 곳에 배치해 두면 당시 느꼈던 감정을 오래 간직할 수 있습니다. 그 느낌을 메모지에 적어 옆에 붙여놓으면 더 좋고요.  


    ③ 미술관 다음은 도서관, 추가 자료를 찾아보세요

    미술관 방문 후 작가와 작품에 관심이 생겼다면,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지적 탐구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작가의 생애, 작품이 생산된 시대, 사회적 배경, 작품의 제작 의도나 에피소드, 작가의 다른 작품 또는 같은 시대 다른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며 차이점을 찾아보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보다는 직접 도서관에 찾아가 관련 도서와 프린트물을 찾아보길 추천합니다. 또 관련 지식을 찾아본 뒤에는 다시 작품을 찾아보세요. 처음 볼 때는 보이지 않았던 요소들이 보이며 미술 작품 보는 재미를 찾게 될 겁니다.

  • ① 작품을 그대로, 또는 상상해서 재연해보세요 

    미술관에서 봤던 작품을 똑같이 재연해 보세요. 그림이라면 작품에 사용한 똑같은 재료와 도구를 이용해 그려볼 수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판매하는 제작 키트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림이 아닌 시화나 에세이를 써본다거나 작품의 특징을 마인드맵으로 그려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따라 그려본 뒤에는 아이만의 작품으로 발전시키는 창착 활동을 보세요. 작품을 보고 떠오른 느낌이나 상상한 것을 표현해보는 건데요. 양육자가 먼저 몇 가지 주제를 제시해 주면 막연하게 상상하는 것보다 더 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리플릿 속 작품을 오려서 붙인 뒤 확장해서 그리기

    -작품의 일부분을 잘라서 붙인 뒤 나머지 부분을 상상으로 완성해 보기 

    -작품이 만들어진 시대, 사람들의 삶을 상상해 그려보기 


    ② 놀이로 만들어보세요  

    미술관 관람 후 이어지는 활동도 아이가 주도해야 합니다. 더욱이 관람 후 활동은 아이의 생각과 감성을 표현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활동과 즐거움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자유로운 형식이라면 ‘놀이’ 만한 게 없습니다. 몇 가지 미술 작품을 이용한 놀이 형식을 소개합니다. 규칙과 방법 짜기 등 아이에게 주도권을 맡기고 양육자는 그대로 따라주세요. 자연스럽게 미술 작품이 놀잇감이 됩니다.

     

    도슨트 되어 보기

    버려진 상자를 이용해 물감으로 사방을 칠해 미술관을 만들어 보세요. 두꺼운 우드락 종이에 작품 이미지를 붙여 작품 액자를 만듭니다. 작품은 미술관에서 봤던 작품도 좋고, 미술관에 다녀온 뒤 아이가 만든 작품을 걸어도 좋습니다. 아이만의 미술관을 입체적으로 꾸며보는 활동입니다. 아이에게 작품을 설명해 달라고 해보세요. 자연스럽게 아이가 도슨트가 되어 보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기념품 매장에서 판매하는 미술 작품 제작 키트를 사용해 직접 미술관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사진=생각하는박물관]


    경매사 되어 보기

    미술품 경매를 통해 작품의 의미와 가치를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경매의 의미를 알고, 활동을 이해하는 10세 이후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경매 용어 (내정가, 입찰, 낙찰 등)는 미리 설명을 해주어야 합니다. 한두 작품은 양육자가 먼저 시범을 보여주세요. 이후 아이가 만든 작품을 경매품으로 내놓고 홍보할 수 있게 하세요. 미술 작품이 경제적 가치도 있음을 알 수 있고, 타인의 작품 감상방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빙고 게임

    양육자가 아이와 함께 관람했던 작품을 꺼내 들고 특징을 설명합니다. 이 과정에서 ‘점, 선, 면, 형, 색, 명암’ 과 같은 조형 요소나 ‘반복, 패턴, 대비, 대칭, 비례’ 등 조형 원리 용어의 개념을 설명합니다. 설명이 끝난 후 아이들은 작품의 조형 요소와 원리적 특징을 빙고칸에 적습니다. 양육자는 작품 해설 내용을 토대로 질문을 만들어 퀴즈를 냅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답을 맞춰가며 빙고 칸을 지워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