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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균동 제품 쓰면 유해세균 99.9% 박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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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균동 제품을 생산하는 유성트랜스글로벌의 유승철 대표

지난 19일 낮 12시. 경기도 안산 유성트랜스글로벌의 유승철 대표를 만났다. 이 회사는 동(銅·구리) 제품을 생산해 유통한다. 그는 “우선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자”고 했다. 배식대에서 수저를 챙기는데 누런색이었다. 동으로 만든 것이다.

 식사 후 3층 회의실에 들어섰다. 문손잡이가 노랗다. 역시 동이다. 실내조명을 켜는 스위치에도 동이 덧대어 있다. 유성트랜스글로벌은 회사 곳곳에 동으로 만든 마감재를 썼다. 유 대표가 사용하는 휴대전화에도 동 필름이 붙어 있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균효과가 있는 동 원료와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다. 유 대표는 “동은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등록된 유일한 항균 소재다. 은(銀) 나노 코팅보다 항균 효과가 우수하다”며 “우리 선조도 놋그릇(방짜유기)으로 여름에 상하기 쉬운 음식을 보관하며 동의 효과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동이 발산하는 이온(ion)이 세균의 세포막과 단백질 구조를 파괴해 세균을 박멸하고 증식을 억제한다”며 “사망률이 높은 수퍼박테리아인 MRSA(메타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는 물론 대장균·살모넬라균·신종인플루엔자 등 인체에 유해한 세균 160여 종을 짧게는 몇 분 만에 99.9% 박멸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사우스햄프턴대 연구진이 동과 스테인리스에 각각 MRSA를 도포하고 약 2분 후 결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동에는 균이 거의 모두 사라졌고, 스테인리스는 그대로였다.

 최근 동의 항균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며 산업화되고 있다.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에선 약 5년 전부터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 사람의 손이 많이 가고, 감염 위험이 높은 공공기관·다중이용시설·병원 등에 적용하고 있다.

 유 대표는 “미국 월마트는 카트 손잡이에, 맥도날드는 아이 놀이방에 항균동을 적용했다”며 “프랑스는 고속열차인 TGV의 손잡이를 점진적으로 항균동으로 바꾸고, 중국은 국가 산업으로 육성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항균동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불순물이 없는 동을 추출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유 대표는 “전 세계에서 약 10개 기업만이 이 기술을 갖고 있다. 국내에선 유성트랜스글로벌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국제구리협회(ICA), EPA,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등 세 곳에서 인증받은 항균동을 생산한다. 국제구리협회 인증을 받은 항균동에는 CU+ 마크가 부여된다. CU는 구리의 원소 기호다.

 유성트랜스글로벌의 항균동 제품은 생활용품·건축마감재·가전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제균장치·냉난방기 윈드바이저(공기가 나오는 입구)·발판·타일(tile)·패드(pad)·코인(coin)·스틱(stick)·휴대전화 필름·테이블 등이다. 패드는 장롱 같은 밀폐된 공간, 코인은 가습기나 변기 물통, 스틱은 하수구 입구에 설치하면 항균효과가 있다.

 유 대표는 “병원에서는 침대, 복도 손잡이, 정맥주사용 지지대, 트레이 테이블, 간호사 콜 버튼, 중환자실이나 수술실 바닥 등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성트랜스글로벌이 생산한 항균동 제품은 인터넷 등에서 일부 판매하고 있다. 본격적인 제품 구매는 내년 초부터 가능하다. 내년 1월에는 항균동을 사용한 유·소아 식기 세트를 출시한다. 특히 항균동을 적용한 토털 항균 솔루션 시스템인 Dr.CU(닥터씨유) 서비스를 시작한다. 유 대표는 “마트·백화점·공공기관·병원·학교·가정 등에 항균동 제품을 설치·관리하고 세균 오염도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서비스다. 점차 신청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트랜스글로벌에 따르면 국내 항균동 시장 규모는 가정 1조원, 의료기관 4000억원 등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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