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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예상치 못한 선수들의 활약상 (2)

중앙일보

입력

5. 후안 피에르(콜로라도 로키스)

대박도 이런 대박이 있을 수가 없다. 팀의 부진 속에서도 리드오프 히터로써의 역할을 꿋꿋하게 해내고 있는 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 선수가 바로 후안 피에르이다. 피에르는 작년 시즌 후반기에 빅 리그에 입성하여, 3할이 넘는 타율과 3할 5푼대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버디 벨 감독을 흐뭇하게 만든 적이 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문제점은 있었다. '무중력의 구장'이라 불리우는 쿠어스 필드에서는 .340대의 타율과 .380대의 출루율을 보이며 쟈니 데이먼, 케니 로프튼, 루이스 카스티요 같은 정상급 리드오프 히터들이 부럽지 않을 정도였지만, 막상 원정 경기에서는 쿠어스 필드에서의 피에르가 아닌 다른 선수가 되어버렸다.

이런 문제점을 알고 있던, 피에르는 오프 시즌 동안 많은 노력으로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기 시작했다. 작년 시즌에 비해서 더욱 발전된 선구안과 도루. 그리고,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홈과 원정경기의 성적 차이를 말끔히 해소했다. 특히, 올 시즌에는 원정경기에서 더욱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 햄튼, 데니 네이글등을 거액으로 영입하고도 지구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콜로라도를 보면서 많은 팬들은 쿠어스 필드를 떠나야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우스개 소리로 말하곤 한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후안 피에르는 새 구장에서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타자 중 한 명이 될 것이다.

6. 제이슨 존슨(볼티모어 오리올스)

팀의 에이스였던 'Moose' 마이크 무시나가 팀을 떠난 후, 한 동안 볼티모어의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칼 립켄 주니어와 함께 팀을 이끌고 있는 선수였고,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선수였기에 그런 실망감은 더욱 깊어만 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팬들의 머리 속에는 무시나라는 이름 대신에 존슨이라는 새로운 존재가 자리잡고 있다. 무시나가 없는 볼티모어의 선발진을 이끌고 있는 선수가 제이슨 존슨이기 때문이다. 현재, 존슨은 팀의 에이스가 되었지만, 그런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피츠버그와 탐파베이에서 그저 그런 활약을 보이다가 99시즌 볼티모어로 오게 되면서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었지만, 기대에 충족시키지 못했다. 2000시즌에는 1승 10패, 7.02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고, 이때까지만 해도 그가 올 시즌과 같은 활약을 펼치리라고는 예상 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현재 존슨은 마이크 무시나의 공백을 메꾸고도 남을 정도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펫 헹켄의 부상과 시드니 폰손, 호세 메르세데스의 부진 속에서 거둔 성적이기에 더욱 빛이 나고 있다. 작년 시즌에 주전 대부분을 트레이드 시키며, 리빌딩을 시작한 볼티모어는 제이슨 존슨이라는 젊은 투수를 중심으로 팀이 개편될 것이다.

7. 덕 민트케이비츠(미네소타 트윈스)

현재, 미네소타의 타선을 이끌고 있는 덕 민트케이비츠는 탐 켈리 감독에게 가장 많은 신임을 받고 있는 선수이다. 특히 '수비중심의 야구'를 중요시 하고 있는 켈리 감독이기에 더욱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선수가 바로 민트케이비츠이다.

사실, 그는 마이너리그 시절에 보여주었던 활약에 비해서, 빅 리그에서는 뚜렷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시드니 올림픽에서의 뛰어난 활약으로 다시 빅 리그의 부름을 받았고, 3경기에서 맹타를 과시하며 올 시즌의 주전자리를 보장 받게 되었다.

민트케이비츠는 당초 켈리 감독이 예상했던 것 보다 더욱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미네소타의 돌풍의 중심에 서 있게 되었다. 4월과 5월 모두 3할대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던 그는 6월 들어 극심한 슬럼프를 겪으며, 이제 제 실력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7월 이후 슬럼프를 탈출하며 다시 맹타를 과시하고 있고, 이제는 팀의 믿음직한 타자로 성장하고 있으다. 또한, 수비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보이고 있다. 얼마전 베이스볼 아메리카에서는 감독들이 선정한 부문별 베스트를 발표했는데, 이 중에 1루 수비 베스트에 민트케이비츠가 3위에 랭크되었을 만큼, 감독들도 그의 수비를 인정하고 있다.

특히 감독들이 선수들을 선정할 때, 네임벨류를 중시하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이제야 점점 이름을 알리고 있는 단계인 그가 순위에 랭크되었다는 점은 그만큼 그의 수비가 뛰어어나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앞으로 몇 년후면 그는 존 올러루드나 J.T 스노우 못지 않은 1루수로 성장 하게 될 것이다.

8. 데이비드 엑스타인(애너하임 엔젤스)

올 시즌 애너하임은 팀의 거포인 모 본이 부상으로 출장을 못하고 있지만, 모 본에 대한 아쉬움을 모두 풀어버리는 선수가 하나 있다. 대런 얼스테드가 맡았던 리드오프 자리를 차지하며,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귀염둥이' 데이비드 엑스타인이 바로 그 선수이다.

현재 그의 활약으로 인해 보스턴의 단장 댄 듀켓은 비난 아닌 비난을 종종 듣고 있다. 철저한 분석과 뛰어난 능력으로 보스턴 팬들에게 많은 존경을 받고 있는 듀켓이라도, 팬들은 그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매니 라미레즈의 영입이 그의 '흥행작'이라면, 팀의 많은 유망주를 떠나 보낸건 그의 '실패작'이다.

바로, 듀켓의 '실패작'에 엑스타인도 속해 있다. 엑스타인은 마이너리그에서 부터 일찌감치 보스턴의 미래의 리드오프 히터로 지목 받았을 만큼, 많은 기대를 받았던 선수였다. 그러나, 2000시즌 트리플 A에서의 부진은 듀켓으로 하여금 마음을 바꿔버리게 만들었고, 결국에는 애너하임으로 오게 된 것이다.

173cm의 작은 신장은 듀켓의 맘에 들지 않았겠지만, 그는 보란듯이 작은 체구를 이용하여, 17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빅 리그 첫 해에 이렇게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은 내년 시즌에는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 시켜 주기에 충분하다.

마이크 소시아 감독은 내년 시즌에도 그를 리드오프 히터로써 기용해, 더욱 많은 경험을 쌓게 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그의 나이 26세. 트로이 글로스, 애덤 케네디, 대런 얼스테드등의 선수들과 또래이다. 3~4년 후에는 이 선수들의 팀의 주축 선수가 되어 애너하임의 돌풍을 일으킬 것이고, 그 앞에는 엑스타인이 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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