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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방사선 노출 줄이고 해조류·채소 골고루 먹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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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면

차움 내분비내과 김진우 교수가 환자의 목 부위를 검사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 중 하나는 갑상선암이다. 2010년 발표된 한국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전체 암 발생 비율의 15.1%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갑상선암은 왜 생기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직장인 최미란(34)씨는 우연한 기회에 건강 검진을 통해 갑상선암 초기에 해당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어 의사의 권유로 검진을 받아 조기에 발견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녀는 “가끔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다거나 목소리가 조금씩 달라진 것 외에는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어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대부분 최씨처럼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평소 예방이 중요한 것이 바로 갑상선암이다.

목의 앞부분에 있는 갑상선은 내분비 기관 중 하나로 갑상선 호르몬을 생산,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혈액으로 내보내는 일을 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특히 갑상선 호르몬은 사람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로, 인체의 대사 과정을 촉진해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주거나 태아와 신생아의 뇌와 뼈의 성장 발달에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

이런 갑상선에 혹이 생긴 것을 갑상선 결절이라고 하며, 결절은 크게 양성 결절과 악성 결절로 나뉜다. 이 중 악성 결절을 총칭해 갑상선암이라 한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다른 곳으로 암세포가 퍼져 생명을 잃을 수 있다.

갑상선암이 생기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최씨의 경우처럼 유전적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가족성 갑상선암이라 한다. 차움 내분비내과 김진우 교수는 “부모가 갑상선 유두암이나 여포암을 진단받은 경우 자녀에게서 갑상선암이 발생할 위험도는 아들이 7.8배, 딸이 2.8배 증가한다”며 “이처럼 여러 가족성 증후군이 있으면 갑상선암의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선 노출도 주의해야 한다. 어릴 적 머리나 목 부위에 여러 가지 이유로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면 갑상선암의 발생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갑상선암의 위험 인자로 현재까지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것이 방사선 노출이기 때문이다. 일단 암으로 확진되면 종류와 크기에 따라 수술 범위가 결정된다. 진단 시기가 너무 늦지만 않으면 대부분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호르몬 보충 요법으로 평생 건강을 보장 받을 수도 있다.

가족력 있다면 가족 모두 검사 받아야

이렇게 갑상선암의 위험 요인은 다양하지만 유전적 요인과 방사선 노출 외에는 확실하게 증명된 것이 적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알려진 요인을 피하거나, 피할 수 없는 경우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갑상선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목의 앞 부분에 결절이 있으면 보통 갑상선암 검사를 시행하게 되는데, 결절이 크거나 딱딱하게 만져진다면 갑상선암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 된다. 결국 예방이 필수인 것이다.

“어릴 때는 될 수 있으면 두경부가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고 피할 수 없는 경우 갑상선종 발생이나 기타 증상 발생 여부 등을 주의해서 봐야 한다”고 김 교수는 조언했다. 갑상선암에 대한 가족력이 있다면 주의하고, 특히 갑상선수질암에 가족력이 있다면 가족 모두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차움에서는 이와 관련한 ‘갑상선 특화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갑상선 질환으로 갑상선 암, 양성종양, 기능 항진증, 기능 저하증을 검사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예방을 위해 평소 식생활의 관리도 신경써야 한다. 특별한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음식은 없지만 요오드 섭취와 십자화과 채소류가 다소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는 다시마, 김, 미역 등 요오드가 풍부한 해조류를 즐겨 먹는 식습관이 있어 요오드가 부족한 경우는 드물지만,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채소는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비만을 피하기 위해 과식하지 않는 것이 좋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도 갑상선암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글=김록환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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