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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세男 죽인후 단란주점 벽에 콘크리트 발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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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70대 노인을 살해한 뒤 벽을 파내 시신을 암매장하고 콘크리트로 덮은 40대 남자가 경찰에게 붙잡혔다. 경기도 성남수정경찰서는 단란주점 업주 박모(44)씨를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9월 6일 오후 6시쯤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에 있는 자신의 지하 단란주점에서 주점 인수 대금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던 전 업주 송모(78)씨를 주방에 있던 호스로 목을 감아 살해한 뒤 암매장한 혐의다. 박씨는 범행 후 시신을 가방에 담아 주점 다용도실에 숨겨놓고 7일간 영업을 해 오다 시신에서 악취가 나자 벽에 매장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수사 결과 박씨는 시신을 나무 상자 에 넣은 뒤 방수공사를 한다며 리모델링 업자를 불러 벽을 파냈다. 박씨는 공사 과정에서 “방습제를 넣어야 한다”고 속여 시신이 든 상자를 단란주점 홀 벽에 넣은 뒤 콘크리트를 발라 암매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의 범행은 한 달 뒤 송씨의 며느리가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면서 발각됐다. 경찰은 인근 지역의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하고 휴대전화 위치 추적까지 했음에도 송씨의 흔적을 찾을 수 없자 살해 등 범행에 연루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이후 탐문수사를 통해 송씨와 다툼이 잦았다는 박씨를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렸다. 특히 박씨가 송씨 실종 뒤 내부 공사를 한 점을 의심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쯤 박씨에 대한 체포영장과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단란주점을 뒤진 지 2시간 만에 홀 구석 쪽 벽 안에 있던 송씨의 시신을 찾아냈다. 경찰조사에서 박씨는 지난 5월 송씨가 운영하던 단란주점을 인수했지만 잔금 2000만원을 주지 않아 독촉을 받아왔다고 진술했다.

성남=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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