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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마·천연 소금 욕조에 넣고 … 집에서도 럭셔리 스파 거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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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따뜻한 욕조에 천연 소금과 아로마 에센셜 오일을 넣고 몸을 담근다. 불빛을 은은하게 한 뒤 향기가 나는 초를 켜 놓는다.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럭셔리한 영화 속 장면이 아니다. 직장인 홍성희(29·여·서울 강남구)씨가 퇴근 뒤 집안에서 스파를 즐기는 모습이다. 홍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업무가 끝나면 곧 쓰러질 것처럼 피곤할 때가 많았다. 하루 종일 하이힐을 신고 긴장된 자세로 생활하다 보니 몸이 굳고 다리 부종과 군살이 생길 때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홈스파를 즐기고 난 뒤 몸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다.

기업체 사내방송 아나운서로 일하는 홍성희(29·여·서울 강남구)씨가 스파를 하며 차를 마시고 있다. 홍씨는 최근 부쩍 피부가 좋아지고, 피로와 스트레스가 줄었다. 김수정 기자

물 온도와 담그는 방법 따라 효과 달라

날씨가 추워지면서 몸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스파(물을 이용한 건강 관리) 생각이 간절하다. 하지만 스파전문점을 찾기엔 번거롭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서울대 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 장태수 교수는 “욕조와 샤워기, 간단한 입욕제와 천연식물로도 럭셔리한 스파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스파의 건강 효과는 다양하다. 첫째는 피로 해소와 근육 이완이다.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근육과 피부의 혈류가 증가돼 신진대사가 좋아져 피로를 유발하는 젖산이 빨리 배출된다”고 말했다. 둘째는 다이어트 효과다. 스파를 하면 땀이 나는데 땀 1mL당 0.5㎉ 정도가 소모된다. 몸 안에 쌓인 체지방이 제거되는 효과가 있다. 셋째는 저항력 증진이다. 장 교수는 “호르몬이 분비되는 내분비선은 혈액순환이 촉진되면 기능이 향상된다”며 “스파를 하면 온열 효과로 프롤락틴(뇌하수체 호르몬),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등의 분비량이 늘어나 몸의 저항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몸속 독소를 배출해 피부를 좋게 하고 스트레스·불면증·냉증해소 효과가 있다.

 홈스파를 할 땐 물의 온도를 체온보다 약간 높은 38~40도로 맞추는 게 좋다. 근육 통증이 있다면 42도 이상의 고온을 권할 만하다. 정선근 교수는 “42도 이상 고온의 물에서는 어깨결림이나 근육통증 등의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너무 뜨거운 물은 피부를 보호하는 적당량의 피지를 벗겨낼 수 있어 피부가 건조해지고 노화를 불러올 수 있다. 장 교수는 “40~41도 사이의 중온은 15분 이내, 36~39의 미온에서는 20분 내외로, 42도 이상 고온에서는 10분 이상 몸을 담그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입욕제 달리하면 스파 효과 다양

입욕제에 따라 건강효과도 달라진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아로마 에센셜 오일이다. 장 교수는 “식물의 꽃·열매·뿌리 등에서 추출한 휘발성 에센셜 오일의 향이 뇌로 전달돼 우울감을 없애고 소화장애, 혈액순환 장애 등을 개선한다”고 말했다. 오일을 단독으로 넣는 것보다는 우유나 소금 등에 희석하면 잘 섞인다. 면역력이 떨어졌을 땐 티트리나 유칼립투스·라임·페퍼민트를, 몸살이 있을 땐 라벤더·로즈메리를 사용한다. 피로나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는 재스민·네롤리·일랑일랑 등이 도움이 된다.

 입욕제가 없다면 무·귤·녹차 등 냉장고에 있는 식물재료를 이용해 홈스파를 즐길 수 있다. 귤 껍질을 햇빛에 말려 천주머니에 넣고 욕조에 띄우면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 생것 그대로를 이용할 수 있다. 유자나 레몬 등의 과일·꽃잎 등은 잘 씻은 뒤 욕조 물에 넣어 사용한다. 장 교수는 “유자는 피의 흐름을 좋게 하고 갈라지거나 튼 살, 요통, 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운동·식사 직후 욕조에 들어가지 말아야

영화나 드라마처럼 스파를 즐기며 와인을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김준수 교수는 “술을 먹고 스파를 하면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고 혈압이 떨어져 일반인이라도 현기증을 호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 뜨거운 물 안으로 들어가면 혈압과 맥박의 조절 능력이 떨어져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스파를 피해야 할 시간도 있다. 식사 뒤 두 시간 이내에는 스파를 하지 않는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영운 교수는 “밥을 먹고 바로 뜨거운 물 속에 들어가면 소화를 위해 위장에 몰린 혈액이 피부 표면의 혈관으로 이동해 소화를 방해한다”고 설명했다. 소화 장애를 피하려면 식사 후 두 시간이 지난 뒤 입욕한다. 운동을 한 직후 스파도 피한다. 차움 테라스파 이현승 팀장은 “스파 자체가 몸의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칼로리를 소모하기 때문에 운동을 하고 나서 곧바로 반신욕을 하면 무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운동 후 최소 30분이 지난 뒤 스파를 한다.

 스파를 피해야 할 사람도 있다. 수축기 혈압이 180㎜Hg 이상인 고혈압 환자나 심장병이 있는 환자, 고령자 등은 고온에서 스파를 할 때 주의해야 한다. 말초혈관이 확장돼 혈류량이 늘어나고 맥박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도 주의한다. 동맥경화와 같은 합병증이 있는 당뇨병 환자는 42도 이상의 고온 스파보다 31~40도의 중온 물에서 스파를 하는 게 좋다. 감기 초기에는 고온의 물에서 장시간 머무르지 않는다. 높은 온도에선 에너지 소모를 증가시켜 체력을 떨어뜨리고 욕조에서 나온 뒤 한기가 감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

홈스파, 따라해 볼까

1 가볍게 샤워한다. 화장품이 모공을 막으면 트러블이 생길 수 있어 메이크업을 꼭 지운다. 머리를 감고 트리트먼트를 한 뒤 헤어캡을 쓴다.

2 욕조에 들어가기 전에 스크럽제를 사용해 각질을 제거한다.

3 입욕 전 물을 한 컵 마셔 수분을 보충한다.

4 욕조에 물을 받을 때 입욕제나 비누 등을 수도꼭지 바로 밑에 놓고 물을 세게 틀면 거품이 풍성한 거품을 만들 수 있다. 아로마 에센셜 오일을 넣는다.

5 10~20분 입욕한다. 긴장을 풀고 숨을 깊게 들이 마신다. 들숨보다 날숨의 시간을 두 배 길게 한다. 입욕은 일주일에 1~2회가 적당하다.

6 브러시나 오일을 이용해 가볍게 마사지한다. 손끝·발끝에서 심장 부위를 향하게 마사지한다.손가락·발바닥 등을 꼭꼭 눌러 지압한다. 귀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좋다.

7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로션·밤 등을 바른다.

도움말 스파더엘 이미나 대표 차움 테라스파 이현승 팀장
제품협찬 더 바디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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