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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계획 임신으로 임부·태아 건강 지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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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계획임신이란 임신 전 관리로 여성건강과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물학적, 행동학적 및 사회적 위험 요인으로부터 적극적 예방과 치료행위를 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는 것은 모두의 바람이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각종 질환으로 치료를 하고 있는 중이거나 질병이 있는데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있으며 흔하게는 임신 사실을 모른 채 임신초기에 각종 약물·방사선·술·담배·백신접종 등에 노출됨으로써 태아의 안녕 여부가 걱정돼 상담하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산모가 가장 노출이 잘되는 약물의 경우 기형유발물질로 의심되거나 확인된 물질은 현재 30~40 가지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혈압약·항전간제·혈전치료제 및 여드름 치료제 등인데 이로 인한 출산 시 동반되는 구조적 결함을 가진 기형 발생률은 전체 원인 중 1~3%정도다. 약물로 인해 태아기형이 유발됐던 참사가 여러 번 있은 후 약물독성검사가 강화돼 약물이 시판되기 전에 안전성여부를 검사하지만 수정 후 3~8주가 가장 취약한 시기이기 때문에 임신이 확인되면 가능한 한 빨리 약물사용의 지속여부 결정과 안전성여부를 상담하는 것이 좋다. 과거에 비해 저출산 사회구조로의 변화와 고령 초산모의 상대적 증가로 인해 초산모인 경우 태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임신 관련 정보검색 및 공유를 통해 임신·육아 정보지식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임신초기에 일어나는 위험물질에 노출되는 것은 크게 줄어들지 않은 듯하다.

임신 기간 중에 초음파 검사를 이용한 적극적인 산전 진찰로 산모와 태아의 건강은 향상됐으나 산모와 태아의 사망률·저체중아 출산 및 조기진통으로 인한 조산 발생률 등은 이러한 적극적인 산전 진찰 노력으로도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매년 통계상의 선천성 기형아의 발생률도 큰 변화가 없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철저한 임신 전 관리를 통해 모성 및 태아 사망률·조산·저체중아·태아 기형 등의 중요한 문제를 개선하려는 목표 아래 계획임신 비율을 올리고 있는 추세며 미국의 경우는 계획임신 비율을 60%로 향상하고자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적어도 50%는 계획임신이 아닌 경우로 조사됐으며 비계획 임신인 경우는 계획 임신보다 약물·방사선·알코올과 같은 기형유발가능 물질에 2~3배 더 많이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관리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계획임신을 하면 다음과 같이 임부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1 엽산제를 임신 2~3개월전부터 임신 후 12~14주까지 복용하면 신경관 결손을 2/3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2 풍진·수두·B형 간염 항체검사를 하고 항체가 음성일 경우 백신을 접종한다. 풍진과 수두 예방접종 후 적어도 1개월은 임신을 피한다.

3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치료해 태아의 정상적 신경계발달을 돕는다.

4 당뇨는 태아기형의 확률이 3배 증가 되고 모성 합병증이 증가하므로 혈당조절을 하고 비만여성은 임신전에 체중조절과 엽산을 복용해 태아기형 및 산모합병증의 발생을 감소시킨다.

5 임신 전 금연으로 조산·저체중아 등 임신합병증을 감소시킨다.

6 알코올은 임신기간 중 안전한 시기가 없으며 금주로 태아기형 및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 등의 발생을 줄인다.

7 항응고제 및 항경련제의 사용을 조절하고 여드름치료제는 임신 1달 전에는 중단한다.

8 에이즈·성병 선별검사를 시행하며 임신모의 페닐케톤요증 치료를 한다.

최병익 천안의료원 산부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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