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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널뛰기 수능 … 수리 3~6개 문제 상위권도 쩔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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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올해도 널뛰기 수능이 반복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사교육을 잡겠다며 ‘만점자 1%’의 쉬운 수능을 예고했지만 지난해에 쉬웠던 영역은 까다롭게, 어려웠던 영역은 쉽게 나오는 양상이 재현된 것이다. 특히 외국어(영어) 영역은 지난해 만점자가 2.67%나 될 정도로 쉬웠지만 올해는 어려워져 수험생들이 혼란스러워했다. 수능 당일 오전까지도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영역별 만점자 1%가 되도록 기본적인 내용에 충실해 출제했다”고 밝혔지만 수험생들의 체감과 전문가들의 분석은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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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지난해 만점자 비율(0.28%)이 제일 작았지만 올해는 평이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EBS 교재와 교과서에서 지문이 많이 출제돼 수험생이 쉽게 느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문학 지문 8개 중 박태원의 소설 ‘천변풍경’ 등 4개 작품은 EBS 교재에서, 이양하의 수필 ‘신록예찬’ 등 3개 지문은 교과서에서 나왔다. 서울 선덕고 신재봉 교사는 “최고 난도 문제가 줄어 지난해보다 만점자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음성인식기술 등을 설명하는 비문학 지문은 까다로웠다. 서울 성신여고 김철회 교사는 “과학적 개념과 원리를 확실히 이해해야 풀 수 있기 때문에 수동적 문제풀이만 한 학생들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여고 안연근 교사도 “중상위권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높았다”고 말했다.

 ◆수리=1~2개의 최고 난도 문항으로 상위권 변별력을 갈랐던 이전과 달리 3~6개의 까다로운 문항이 곳곳에 배치됐다. 교육과정평가원은 최고 난도 문항이 없어 전년보다 쉬울 것이라고 했지만 수험생과 전문가 반응은 정반대였다. 올 9월 모의고사에서 전 과목 1등급을 받은 재수생 곽민철(19)군은 “4점은 물론 3점짜리 문제도 꼬아서 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인천 하늘고 심주석 교사는 “인문계생이 치른 수리 나는 함수와 적분 등을 다룬 6개의 고난도 문항 때문에 상위권 내에서도 다양한 성적 편차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계 학생들이 치른 수리 가는 로그함수와 절대값 등을 다룬 4점짜리 16·19·30번 문제가 가장 어려웠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수리의 만점자 비율이 지난해(가형 0.31%, 나형 0.97%)보다 낮아질 것 같다”고 예측했다.

 ◆외국어=난이도 널뛰기가 제일 심했다. 만점자 비율이 2.67%였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엔 1%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덕성여고 전혜림(18)양은 “EBS와 연계된 문제들도 복잡하게 꽈서 출제해 어려웠다”고 말했다. 6개의 ‘빈칸 추론’ 문제가 상위권 성적을 가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동일여고 오창민 교사는 “고고학이나 광학 등 소재가 생소한 지문이 나와 독해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듣기평가는 17문항 모두 EBS에서 출제돼 상대적으로 쉬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윤석만·손광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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