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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유모차' 한국서 팔리는 물량이…'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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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8일 서울 역삼동 라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토케 최고경영자(CEO)인 토마스 스테빅이 한국시장 진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스토케 코리아]

“스토케가 만드는 유모차 중 최고급 라인인 ‘익스플로리’는 한국에서 전 세계의 13%가 나갑니다. 개별 국가로는 독보적 매출 1위인 시장이죠.”

 토마스 스테빅(51) 스토케 최고경영자(CEO)는 8일 서울 역삼동의 공연·행사장 라움에서 한국 지사 ‘스토케 코리아’ 설립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에 직접 진출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스토케는 ‘벤츠 유모차’ ‘100만원대 유모차’로 알려진 노르웨이 유아용품업체다. 이런 별명이 붙게 한 스토케의 대표 제품 ‘익스플로리’는 169만원에 판매 중이다. 국내에서 최근 2년간 9000여 대가 팔렸다. 미국·캐나다 익스플로리 판매물량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치다.

 스테빅 CEO는 “지난 5년간 한국에서 매년 매출이 50%씩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큰 성장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한국은 부모들이 전 세계에서 자녀 교육에 가장 열성적인 나라”라는 점을 들었다. 이런 부모들은 최고급 유아용품 또한 구매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스토케 코리아가 8일 신제품으로 출시한 유모차. 시트 두 개를 위·아래에 장착해 아기 둘을 태울 수 있는 크루시(164만원). [연합뉴스]

 스토케의 유아용품은 아이를 태웠을 때 시선이 자연스럽게 부모 얼굴을 향하도록 디자인된 게 특징이다. 아이가 발달하는 데 부모와의 유대감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내부 연구 결과에 따랐다. 스테빅 CEO는 “특히 한국 부모들은 아이들과의 유대관계를 중시하고 취향도 고급스럽다”며 “유모차를 태웠을 때 아이를 얼마나 더 잘 살필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깔끔하고 편리한 디자인인지를 꼼꼼히 따지는데 이런 특성이 우리 제품과 맞아떨어진다”고 했다. 이런 한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디자인에 반영하기 위해 힐데 안겔포스 스토케 디자인 총괄 이사는 최근 3년 동안 직접 소비자 조사를 하러 한국에 세 차례 들르기도 했다. 안겔포스 이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 부모들이 혁신적인 제품, 새로운 타입의 제품을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보였다”며 “조심스럽지만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낙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향후 스토케 코리아가 출시하는 신제품들은 라이선스 판매 때보다 가격이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스토케 코리아는 “앞으로 한국에서 출시되는 신제품들은 시장적 특성을 반영해 가격을 책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외국 판매가격보다 비싸다’며 가격 논란이 일어 올해 5월 익스플로리 가격을 20만원, 10월에 다른 제품들을 5~40% 내린 만큼 신제품 역시 논란이 되지 않는 수준에서 판매가를 매기겠다는 것이다. 단 이미 출시한 제품에 대해서는 “추가 가격 인하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스토케는 2006년 중소무역업체인 파파앤코에 수입·판매 라이선스를 주는 방식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한국에선 비교적 역사가 짧지만 노르웨이 본사는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았을 정도로 오래된 기업이다. 가구 회사로 출발해 1972년에 아동용 가구를 만들기 시작했고, 2004년부턴 익스플로리를 비롯한 유모차, 유아전용의자 등을 만드는 유아전문용품 회사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 전 세계 50 개국에서 80여 제품을 판매 중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16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스테빅 CEO는 “스토케 코리아를 내년까지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키울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 전략적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를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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