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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 굿 ‘럭’ 인디애나폴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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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앤드루 럭

실력으로 행운(Luck)을 이끄는 선수. 미국프로풋볼(NFL)의 신인 쿼터백 앤드루 럭(23)이 이름에 걸맞은 활약으로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인디애나폴리스 소속인 럭은 지난 5일(한국시간) 마이애미와의 정규시즌 경기에서 433야드를 전진시키며 신인 쿼터백 한 경기 패싱야드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9월 캠 뉴튼(23·캐롤라이나)이 세운 432야드였다.

지난 시즌 2승14패로 최하위에 그쳤던 인디애나폴리스는 8일 현재 5승3패로 아메리칸콘퍼런스(AFC) 남부지구 2위를 달리고 있다. 럭은 올 시즌 AFC 16개 팀 쿼터백 중 두 번째로 많은 2404야드를 전진시키며 팀의 복덩이가 됐다.

 럭은 2012 신인 드래프트에서 인디애나폴리스의 1순위 지명을 받았다. 첫 번째 호명이 유력했던 흑인 쿼터백 로버트 그리핀 3세(22)를 2순위로 밀어내고 ‘흑백 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 운동능력에선 그리핀이 우위에 있었지만 인디애나폴리스는 스탠퍼드대 출신인 럭에게 투자했다.

 인디애나폴리스는 미래를 위해 전설과도 결별했다. 지난 시즌 후 ‘세기의 쿼터백’이라 불리는 페이튼 매닝(36)을 덴버로 보내고 럭을 선택한 것이다. 인디애나폴리스가 속한 인디애나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제2의 매닝’으로 흑인 그리핀 대신 백인 럭을 택한 결정이 의미심장한 이유다.

 럭의 강점은 정확한 패스와 순간 판단력이다. 건축설계학을 전공한 럭은 ‘피지컬(신체능력)’의 약점을 명석한 두뇌 플레이로 극복했다. 단단한 구조를 바탕으로 안정된 건물을 만들어내는 설계작업처럼 그는 ‘게임’이라는 집을 정확하고 빠른 ‘패싱 플레이’라는 벽돌로 촘촘히 쌓았다. 대학 시절 그는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팀을 세련되게 이끌며 NFL급 쿼터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페이튼 매닝, 톰 브래디(35·뉴잉글랜드) 등 NFL 최고 스타들은 대부분 백인 쿼터백이다. 백인이 미국 주류 사회를 이끄는 현실과 경기장 내 선수들을 지휘하는 포지션의 특성이 결합하며 이들은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럭도 이런 흐름에 완벽히 부합하는 선수다. 실력과 외모, 그리고 ‘백인 쿼터백’이라는 메리트까지 보유한 럭은 현재 진행 중인 NFL 수퍼보울 쿼터백 투표에서도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그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C학점이 평균이라고 한다면 현재 나 자신에게 ‘C’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겸손하면서 꿈은 크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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