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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식물영양소 풍부 … 채소7 :육류 3 황금비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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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 요리 같은 한식의 채소류는 삶거나 데쳐 부피를 줄인 게 많다. 한번에 많은 양의 식물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수정 기자]
강좌에 참여한 정혜경(오른쪽) 교수와 권성인 씨.

채소의 식물영양소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이제 웬만한 사람이면 다 안다.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 장수의 길을 열어준다. 문제는 실천이다. 실제 성인 10명 중 1명만 채소를 하루 권장량만큼 섭취한다.

중앙일보헬스미디어와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트리라이트는 지난 18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내 몸이 건강해지는 식물영양소 이야기’ 강좌를 진행했다. 강사는 식품영양학과 교수이자 한식 전문가인 정혜경 교수(호서대)가 맡았다. 정 교수가 꼽은 가장 좋은 방법은 한식 섭취를 늘리는 것. 정 교수는 “한식은 세계 어느 식단보다 식물영양소가 풍부하다”며 “전통조리법대로 지켜 먹으면 식물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에게 한식의 우수성과 식물영양소를 효과적으로 섭취하는 법을 들었다.

쌀, 필수 아미노산 리신 많고 미네랄 풍부

김치는 발효되면서 유익한 식물영양소를 만들어낸다. 밥은 밀보다 리신, 칼슘 등의 영양분이 풍부하다.

전문가들이 꼽는 한식의 장점은 채식 중심의 식단, 발효음식, 쌀 중심의 식사 세 가지다. 정교수는 “한식만큼 채소를 바탕으로 하는 식단은 드물다. 기본 반찬이 김치·나물류며, 채소를 생채·쌈 그리고 데쳐서 무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먹는다. 전 세계에서 채소 요리법이 가장 발달한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고 말했다. 비율도 우수하다. 정 교수는 “한식은 채소 대 동물성 식품 비율이 7대 3인데, 이는 세계 영양학자들이 권장하는 황금비율”이라고 말했다.

또 한식은 채소를 한번에 많이 섭취할 수 있다. 서양식에서는 채소를 주로 샐러드 형태로 먹는다. 부피가 커 샐러드를 한 접시 가득 담아도 실제 먹는 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식에서 채소는 주로 데치거나 절여서 발효해 먹는 형태여서 같은 횟수로 젓가락질을 해도 많은 양의 채소를 먹을 수 있다는 것.

두 번째는 한식의 주재료가 발효음식이라는 것이다. 김치·된장·간장·고추장·젓갈 등이 모두 발효식품이다. 콩이나 배추를 발효하면 원래 없던 성분이 새롭게 생겨난다. 특히 콩 발효음식은 B12가 생성되는 게 특징이다. 정 교수는 “채식 위주의 식단은 자칫하면 B12(신경기능 유지·혈액생성·성장에 관여)가 부족해질 수 있다. 외국 채식인은 식물성 식품만 섭취하다 보면 B12결핍증이 나타나는데, 유독 한국인은 예외여서 세계 장수학자들이 놀란 적이 있다. 바로 콩 발효음식(된장·고추장·간장)에 B12가 다량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발효식품이 많은 한식은 비타민 섭취에도 유리하다. 정 교수는 “콩이나 채소가 발효되면서 생기는 각종 유익균이 장에 들어와 독소를 제거하고, 세포를 튼튼하게 하는 등 약리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밀이 아니라 쌀이 주식인 것도 식물영양소 섭취에 도움을 준다. 정 교수는 “쌀은 필수 아미노산인 리신(lysine)이 서양 주식인 밀가루·옥수수·조보다 2배 정도 많다. 쌀을 ‘곡물의왕’이라 부르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쌀에는 인·칼륨과 같은 미네랄이 풍부하고 현미에는 발암물질이나 콜레스테롤 같은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섬유질이나 비타민B1 같은 다양한 영양분이 함유돼 있다.

채소 종류따라 조리 달리해야 하지만 한식을 조리할 때는 조리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정 교수는 “채소 종류에 따라 생으로 먹는 게 좋을 수 있고, 데치거나 볶을 때 식물영양소 섭취가 더 용이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생으로 먹어야 좋은 대표적인 과채류는 오이·양상추·마·무 등이다. 오이는 자르기만 해도 산화효소 작용으로 비타민 C가 파괴된다. 어슷하게 썰어 소금이나 식초를 넣어 효소작용을 억제한 뒤 생으로 무쳐 먹는다. 특히 껍질 부위에 혈당·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암을 예방하는 카로티노이드, 눈 건강을 지키는 루테인이 풍부해 껍질을 벗기지 말고 씻어 먹는 게 좋다. 양상추는 콜라겐 합성을 돕는 비타민 C가 풍부하다. 열을 가하면 쉽게 파괴되므로 얼음물에 살짝 담갔다가 건져 아삭하게 먹는다.

마는 소화효소인 디아스타제가 풍부하다. 생으로 먹어야 효소를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 무는 껍질에 소화효소와 비타민 C가 많으므로 껍질째 썰어 무침으로 조리하는 게 식물영양소 섭취에 유리하다.

데쳐 먹어야 더 좋은 채소도 있다. 표고버섯이 그렇다. 영양분이 풍부하고, 밀도도 높아 가열해도 영양소 파괴가 별로 없다. 물이 끓기전에 버섯을 넣어 25분 정도 가열하면 가장 맛있고 영양학적으로도 최상의 상태가 된다. 브로콜리도 가볍게 익히면 영양소 섭취가 더 용이하다. 데쳐 먹는 것보다 물을 붓지 않고 찌는 요리법이 좋다. 찌면서 채소 자체에서 나오는 수분에 페놀화합물과 카로티노이드 등 몸에 좋은 성분이 많다.

몸에 해로운 성분을 거르기 위해 데쳐야 할채소도 있다. 시금치에는 수산 성분이 많다. 체내 결석을 만들 수 있으므로 끓는 물에 데쳐 먹는다. 시금치로 국을 끓일 때도 한 번 데쳐 낸 뒤 조리하는 게 좋다. 죽순도 수산이 많다. 쌀뜨물에 살짝 데치면 좋다. 쌀겨에 있는 효소 작용으로 죽순이 훨씬 부드러워지고 수산도 녹아 나온다. 우엉·배추·연근·감자도 열을 가할 때 영양소 손실이 거의 없어 데쳐 먹어도 좋다. 우엉의 경우 떫은맛이 없어져 오히려 먹기 좋다.

파프리카나 당근·토마토·부추 등은 기름에 볶아 먹으면 좋은 재료다. 당근은 생으로 먹으면 베타카로틴이 10%밖에 흡수되지 않지만 식물성 기름으로 조리하면 베타카로틴의 체내흡수율이 60%로 높아진다. 파프리카나 토마토 등에 함유된 라이코펜 또한 기름에 볶으면 흡수율이 2~3배 더 높아진다. 항산화 작용이 강한올리브유나 참기름에 살짝 볶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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