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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기업들 인턴제 활용, 일 시켜본 뒤 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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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스펙으로 신입사원을 뽑은 기업들은 “신입사원의 실무능력이 아쉽다”고 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305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46.5%의 기업이 “만족스러운 신입사원은 절반 이하”라고 답했다.

또 그중 28.2%가 “실무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영생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서류는 스펙으로, 면접은 감으로 뽑기 때문”이라며 “오랫동안 실무에 투입해 일을 시켜본 후 채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외국계 기업의 채용 방식과 비슷하다. 미국에 본사를 둔 한국P&G는 채용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에 쓴다. 인력개발본부의 김희진씨는 “회사가 바로 가져다 쓸 수 있는 아이디어가 없는 경우엔 아예 채용을 안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로레알코리아도 비슷하다. 올 3월 입사한 김경진(25)씨는 1~2월 인턴을 하며 ‘지하철역에 광고판을 설치하고 인증샷을 받아 화장품 선물을 주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로레알코리아는 실제로 이 이벤트를 진행했고, 회사 페이스북에 소비자 3000명이 ‘팬’ 신청을 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 회사는 인턴에게 공식 홈페이지 리뉴얼까지 맡긴다. 물론 대규모 채용을 하는 회사에서 이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 로레알코리아의 인턴은 한 해 20~30명이다. 한국P&G도 마찬가지다.

한 해 20명 이하를 뽑는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구체화시켜 많은 수의 지원자도 오랫동안 평가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며 “또 구직자의 대기업 쏠림, 중소기업 구인난을 함께 해결해야 대기업이 사람을 제대로 뽑는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최지영·장정훈·김호정·채승기·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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