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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지구 한 바퀴 돌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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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와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가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합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웃고 있다. [김경빈 기자]

선진통일당 이인제 대표는 25일 합당 선언 기자회견에서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고 말했다.

 ‘당적이 너무 자주 바뀌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어 “충청의 민심과 당원들이 강력히 (연대가 아닌) 통합을 요구했다. 이번 대선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통합으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합당 이유를 설명할 땐 눈물을 글썽였다. 양당 합당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이 대표는 “야권의 후보 단일화는 정권을 잡기 위한 편법적·전술적인 차원의 시도로 우리의 통합하곤 차원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새누리당에 입당하면 거친 당의 이름만 11번째다. 스스로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고 할 만큼 돌고 돌아 15년 만에 친정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그는 19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회창 후보에게 패한 뒤 탈당해서 국민신당을 창당했다. 그때부터 탈당과 입당, 복당이 이어졌다. 98년엔 국민신당을 이끌고 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 전신)에 합류해 김대중 전 대통령 진영에 몸을 담았다. 그러나 2002년에 새천년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로 나섰다가 ‘노풍’(노무현 지지 바람)에 밀려 본선 출마의 뜻을 이루지 못했고 두 번째 탈당을 강행했다. 자민련(2002년)에 입당해 김종필 총재와 손을 잡았다가 2004년엔 심대평 전 충남지사가 만든 국민중심당에 입당했다. 이후 새천년민주당(2007), 통합민주당(2008), 무소속(2008), 자유선진당(2011), 선진통일당(2012) 등을 죽 거쳤다.

 이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권유로 통일민주당(1987년)에 입당해 정계에 입문했고, 1990년엔 3당 합당으로 민자당 당적을 갖게 됐다. 25년 정치인생에서 그는 3김과 모두 손을 잡았고, 대선 본선에도 두 차례(97년, 2007년) 출마했다. 박 후보 측이 예우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는 “백의종군하면서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관심은 이회창 전 선진당 대표의 새누리당 동승 여부다. 이 대표는 회견에서 “이회창 전 대표님께 사전에 (합당을) 상세하게 말씀드렸고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셨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대표와 직접 만난 적은 없고, 성완종 원내대표와 만났다”며 “보수정권이 서야 한다는 것에 대해선 (이 전 대표가) 확실한 (지지)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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