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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노무현보다 훨씬 안정된 사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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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대중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이던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 김영삼 정부의 청와대 공보수석이자 초기 ‘안철수 멘토’였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박태준 전 자민련 총재의 비서실 차장이었던 조용경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은 지금 다른 진영에 와 있다. 각각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를 돕는다. 이들에게 새 터를 잡은 이유와 후보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선대위의 윤여준(73·사진)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은 “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 훨씬 더 안정된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비판받았던 게 분노·분열의 정치였는데 문 후보를 직접 만나 보니 그런 정치는 하지 않을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두 시간가량 문 후보를 만난 뒤 국민통합 분야만 맡겠다는 전제로 캠프 합류를 결심했다. “당시 문 후보와 오간 얘기를 공개할 순 없지만 노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의 논란을 묻자 문 후보 역시 ‘저도 잘 알고 있다’며 극복 의지가 분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대화 중간중간 한 보좌관이 들어와 보고하길래 유심히 봤는데 문 후보가 아랫사람을 대하는 말투와 태도가 대단히 정중했고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며 “사람의 실체는 아주 사소한 데서 드러나는데, 권위적·일방적이지 않은 체질이 배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정치는 나의 가치만이 진리라는 독점의식에 사로잡혀 타협할 상대를 섬멸할 적으로 여긴다”며 “이념에 매몰되지 않는 중간 지대를 만들어 양극단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멘토였던 그는 안 후보를 “잠재능력도, 학습능력도 뛰어난 분”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정치와 국정 경험이 없는 분이니 정치와 국가 운영이 관념의 차원에 있다”고 지적했다. “관념과 현실은 다르니 안 후보는 그런 쪽에서 많은 훈련을 하고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했다.

 무소속 대통령에 대해선 “국회엔 행정부를 견제하는 야당만 남아 대통령이 설득하기도 어렵고, 설득이 안 되면 국정이 표류한다”며 반대했다. 또 “근본적으로 의회민주주의는 책임정치이기에 대통령이 무소속이면 국민이 선거를 통해 책임을 묻고 심판할 정당이 없어진다”고 했다.

 그는 또 “생산성·효율성을 중시하는 ‘CEO 마인드’에선 민주주의의 공론화 과정이 낭비로 비춰져 이를 생략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거꾸로 갈등을 부른다”며 “안 후보에 대해서도 지난해 ‘CEO 마인드로 민주정치를 보거나 국가운영을 하면 안 될 텐데’라고 걱정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선 “정수장학회 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지 않고 넘어가리라고 생각했다면 현실 인식에 정말 문제가 있다”며 “단 박 후보는 언제 조사해도 (다자대결에서) 지지율이 37∼38%는 나오는 만큼 결코 만만하게 봐선 안 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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