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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경마공원서 베팅도 하고 말타기도 배우시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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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김영석 영천시장이 운주산 승마장에서 말을 쓰다듬어 주고 있다. [사진 영천시]

과천·제주·김해에 이어 제4 경마장이 들어서는 경북 영천시의 화두는 온통 말(馬)이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선정 뒤 2년 9개월을 끌다가 최근 영천 경마공원 설치사업을 최종 승인했기 때문이다.

 김영석(61) 영천시장은 25일 “영천 경마공원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마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마장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주는 ‘베팅 시스템’ ‘수익성 우선’ 등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온 가족이 즐기는 ‘명품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시장은 “영국의 아름다운 경마장 한 곳을 벤치마킹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라며 “한국마사회도 우리의 차별화 방향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마차와 가족체험 승마장, 미니 동물원 설치도 구상에 포함된다. 국내 최대 규모인 148만㎡(45만 평)의 영천 경마공원엔 국제대회가 가능한 1900m 잔디주로도 처음 만들어진다.

 김 시장은 “일반 승마와 재활 승마, 마필 생산, 그리고 전문 인력 교육까지 말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마스터플랜을 세웠다”며 “시내 우물만 남은 ‘장수역’(長水驛) 흔적이 조선시대 인근 14개 역을 거느린 역마 거점이란 역사도 재조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2009년부터 운주산 휴양림에 말 50여 마리로 승마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말이면 인근 대구·울산·포항 등지에서 승마애호가 수백명이 찾는다. 승마 인구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지난해에는 유소년·여성·공무원 등 110여 명으로 시민승마단도 창단했다. “전 공무원의 승마인화를 위해 승마 시간을 평가에 반영하는 계획을 세운 적도 있다”고 한다. 농가에는 ‘말 한 마리 키우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소 대신 구제역 걱정이 없는 말을 현재 300마리에서 내년에는 500마리로 늘려 사육할 계획이다. 말 기름은 화상에 특효라고 한다. 일본의 말 기름 생산업체를 유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김 시장은 “말 산업은 무궁무진하다”며 “‘말의 날’을 제정해 축제를 여는 등 영천을 말산업특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저도 말과 인연이 오랩니다. 육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승마를 배운 뒤 승마를 즐겼죠. 지금은 몸 무게가 많이 나가 자제하고 있습니다.” 시청사 그의 사무실엔 크고 작은 말 인형이 여기저기 놓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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