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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롬니 누가 돼도 미국 증시 급락은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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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되든 주식시장엔 별 관계 없다.”

 운용자산이 1조6000억 달러(7월 말 기준)에 달하는 피델리티에서 기술적 분석을 맡고 있는 제프 호크만(48·사진) 이사의 주장이다. 최근 월가에서는 한쪽의 승리를 점치며 수혜주 분석에 한창이다. 그런데 그는 “지금 미 증시는 대선보다는 실적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 설명회를 위해 방한한 그를 25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피델리티자산운용 사무실에서 만났다.

 - 이달 들어 미국 증시가 조정기다. ‘재정 절벽(여러 세제 혜택 만료로 갑자기 재정지출이 줄어 경제에 충격을 주는 것)’ 우려도 나오고.

 “역대 20번의 미 대통령 선거를 전후한 주가 흐름을 보면 대체로 선거 전 하락했다가 다시 올랐다. 이번에도 조정을 받겠지만, 그렇다고 20% 이상 급락하진 않을 거다.”

 - 급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근거는 무엇인가.

 “요즘 실적이 안 좋다고는 하지만, 40년간 추세를 보면 연 6.5%씩 성장했다. 주가에 배당금까지 더한 총 수익률을 따지면 미국 증시는 이미 2007년 10월 고점을 넘어섰다. 일부선 ‘지금이 약세장 맞느냐?’는 말까지 한다. 25년 전 증시 대폭락(블랙 먼데이) 때 주식 사서 계속 들고 있었다면 지금 최고 수익을 거뒀을 거다.”

 - 기술적 분석 하면 단타매매가 떠오른다.

 “아니다. 기술적 분석을 통해 장기로 보면 ‘매수 후 보유’ 전략이 맞다. 워런 버핏이 이런 전략으로 돈 벌지 않았나. 그런데도 투자자 대부분은 배당금 받으면 써 버리지 재투자하지 않는다.”

 -(미국) 대선 결과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어느 쪽이 되든 당선자는 정책적으로 중도로 수렴한다. 단기적으론 오바마가 되면 증시가 하락하고 롬니가 되면 상승할 것이다. 그러나 두 달만 지나면 누가 되든 관계없다.”

 - 중국 증시는 어떻게 보나. 최근 낙관론이 많이 나온다.

 “중국 본토 A증시는 은행·통신 등 10개 기업이 지수의 40%를 좌지우지한다. 편향돼 있다. 850개 기업을 동일 비중으로 산출한 지수를 새로 만들어 봤다. 현재 상하이종합지수는 2100선인데 내가 만든 지수는 2500선이다. 몇몇 대형주가 낙폭을 키웠다는 얘기다. 내가 만든 지수가 지금 변곡점에 있다. 향후 4주 안에 하락세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시장은 상승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으로 봐도 좋다. 다만, 급반등은 아니다. 완만한 상승이다.”

 - 한국 증시는.

 “코스피 지수는 기술적 분석이 잘 맞는 시장이다. 최근에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역시, 급등을 기대하긴 어렵다.”

 - 기술적 분석은 사후적 해석이라 쓸모없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미래를 알려면 역사를 알아야 하지 않나. 기술적 분석에만 의존해서 투자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 분석을 한 후에 기술적 분석을 통해 의사결정의 확신을 얻는다. 특히 매도 시기를 정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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