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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즉흥연주 명인 백인영 선생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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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가야금 즉흥연주 명인 백인영(사진)씨가 2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67세.

 1945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고인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연주자 김덕봉 선생에게 가야금을 배우며 본격적인 국악인의 길에 접어들었다.

 백씨는 68년 가야금 즉흥연주로 유명했던 유대봉 선생을 만나 즉흥연주를 배웠다. 생전에 백씨는 “가야금을 배울 때마다 가락이 다르고 어제와 오늘이 달라 배우기 힘들었지만 즉흥성이 좋았다”고 말했다.

  86년 호암아트홀에서 유대봉류 가야금 산조를 처음으로 선보여 연주 실력을 인정받았다. 백씨의 가야금 산조는 다른 가락에 비해 즉흥성이 많고 수시로 조(調)를 바꾸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즉흥연주는 다른 연주자들이 흉내내기 힘든 멋과 흥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한국국악협회 이사를 지낸 고인은 창작곡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 아쟁과 피아노의 협연을 시도하는 등 새로운 실험을 이어갔다. 2004년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선 객석에서 던진 ‘낙엽’ ‘바다’ 등의 주제로 즉석 연주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2008년 백인영류 아쟁 산조를 작곡해 발표했다. 유족은 부인 이연화씨와 딸 기숙·지윤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중앙대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 26일 오전 11시. 86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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