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국 희토류 자원 무기화 … 부메랑 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중국 최대의 희토류(稀土類·rare earth) 업체가 수요 급감으로 일부 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최대 수입국이었던 일본이 중국의 희토류 자원 무기화에 맞서 꾸준히 수입처를 다변화한 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희토류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25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중국 최대의 희토류 생산 업체인 내몽고포강희토(內蒙古包鋼稀土)는 24일부터 일부 공장의 가동을 1개월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의 희토류 생산 업체는 약 300개에 달하지만 최근 정제·가공 업체의 25%가 문을 닫았으며, 가동 중인 업체도 가동률이 30∼40%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 희토류의 최대 수요처인 일본의 수요 감소다. 일본은 2010년 9월 센카쿠 열도(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의 충돌 사태 이후 중국이 희토류 수출 금지 카드를 꺼내자 수입처를 다변화하면서 대체 물질도 개발해 왔다. 당시 중국의 잠정적인 수출 중단 사태로 희토류 가격은 사태 전에 비해 10배가량 폭등했다. 일본은 비축량을 늘리고 희토류가 필요 없는 전자부품도 개발했다. 희토류 광맥을 찾아 몽골·베트남·미국, 태평양 바닷속까지 뒤졌다.

 그 결과 2007년까지 90%에 달했던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가 계속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에는 일본의 전체 희토류 수입 중 중국산 수입이 49.3%를 차지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50%를 밑돌았다. 최근에는 여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위기와 미국 경제의 침체 여파로 희토류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크게 줄었다. 이 여파로 중국의 올 1∼8월 희토류 수출량은 8700t으로 정점을 이뤘던 2003년 같은 기간의 7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2003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량은 7만4000t에 달했으나 올해는 1만2000∼1만3000t에 그칠 전망이다. 한 희토류 업체 관계자는 “파산한 업체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희토류 업계의 생산 중단 사태는 결국 중국 정부가 자원 무기화 정책을 편 데 따른 역효과라고 진단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