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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14세 이동훈·15세 변상일 “막내들아 뒷일을 부탁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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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이동훈(左), 변상일(右)

드디어 챔피언 결정전이다. 정규시즌 1위 한게임과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신안천일염이 27~28일 1차전에서 격돌한다(2차전은 11월 3~4일, 3차전은 11월 10~11일). 돌풍을 몰고왔던 스마트오로는 지난 주말 신안천일염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선전하고도 분루를 삼켜야 했다. 1차전을 3-2로 승리했으나 2차전에서 1-3으로 밀리며 승부가 끝났다. 승패(1-1)와 개인승수 합(5-5)이 모두 같을 때는 정규시즌 성적에 따른다는 규정에 따라 마지막 대국 승패와 상관없이 정규시즌 2위 팀 신안이 승자가 된 것이다.

 챔피언 결정전에 나선 양 팀 선수들의 시즌 성적표를 보면 10명 모두 주장급 활약을 펼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위 ‘빈 구멍’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1차전 오더를 본 프로기사들은 조심스레 신안의 ‘간발 우위’를 점치고 있다. 포스코LED 감독 김성룡 9단은 “5국까지 간다. 문제는 최종국에서 누가 이기느냐인데 최근 급상승세를 보이는 변상일 쪽이 조금 낫지 않겠느냐. 전체적으로 신안이 반집이라도 두텁다”고 평가한다. 오더는 누가 유리하게 짜였을까 물으니 “양 팀 모두 만족스러운 오더”라는 답이 돌아온다.

 (1국) 김지석 대 이호범=김지석은 한게임 주장으로 정규시즌 11승5패. 한국랭킹 4위에 올라 있는 강자다. 이호범(20)은 올해 급성장한 신예. 4지명으로 10승이나 거뒀고 지난주 농심배 한국대표로 나가 3연승을 달리던 중국의 강자 탄샤오를 격파했다. 의외성을 내포한 경기지만 김지석 6대 4 우세. 12월 결혼을 앞둔 김지석은 중국리그에서도 9연승을 거두는 등 최근 호조다.

 (2국) 김세동 대 한상훈=김세동은 2부리거지만 한게임의 보물로 떠올랐고 한상훈은 신안의 2지명이다. 더구나 한상훈은 스마트오로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올해 바둑리그 개인성적 1위인 김승재와 주장 이영구를 연파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한상훈의 회복은 신안에는 최고의 청신호다. 그럼에도 예상은 55대 45로 한상훈 쪽이 약간 두터운 정도. 김세동 역시 만만찮은 다크호스란 얘기다.

 (3국) 윤준상 대 백홍석=신안의 2지명 백홍석은 정규시즌 9승7패로 약간 부족했다. 한게임 2지명 윤준상은 11승7패로 제 몫을 다했다. 상대전적도 윤준상이 5승2패 우세. 기록에선 단연 윤준상이지만 백홍석은 올해 비씨카드배와 TV아시아 우승으로 세계챔프 2관왕이다. ‘세계 챔프로서의 폭발력’이란 바로 그 점 때문에 승부는 5대 5가 된다.

 (4국) 이태현 대 이세돌=신안은 이세돌(11승3패)의 팀이라 할 만큼 그의 상징성은 강렬하다. 정규시즌에서 한게임 이태현은 4지명 중 최고 성적(10승3패)을 거뒀고 이세돌과의 상대전적도 1승1패다. 전적에선 별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프로들은 이세돌의 7대 3 우세를 점친다. 최근 기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세돌은 여전히 최강의 필승카드다.

 (5국) 이동훈 대 변상일=한국 바둑의 미래를 책임질 꿈나무들의 대결이고 이 판이 승부를 결정지을 하이라이트가 될 공산이 짙다. 14세 이동훈은 10승을 거둬 자신을 한게임 3지명으로 뽑아준 차민수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15세 변상일은 2부리거지만 빠르게 강해지며 신안의 강력한 히든 카드로 떠올랐다. 만약 이들의 대결이 결승판이 된다면 어린 기사들에게 무거운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둘은 첫 대결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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