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군민들은 개발보다는 환경을 택했다. 남해군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유연탄 화력발전소 유치를 주민투표로 막은 것이다.
남해군 선관위와 남해군에 따르면 화력발전소 유치동의서 제출과 관련해 17일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투표자의 51.5%가 반대표를 던져 찬성 48.9%보다 많았다. 이에 따라 남해군이 지난 1년여간 추진해 온 화력발전소 유치는 무산됐다. 투표에는 19세 이상 주민 4만2055명 가운데 53.2%인 2만2367명이 투표해 개표(33.3%) 기준을 넘겼다.
화력발전소 건립과 관련, 전국 처음으로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주민동의가 부결됨에 따라 전국 2~3곳에 화력발전소를 건립하려는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지금까지 전국 17개 자치단체가 23곳에 화력발전소 건설의향서를 냈으나 남해군민의 결정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말 6차 전력수급계획을 확정해 주민동의를 받은 곳을 대상으로 화력발전소 건설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임기를 1년8개월여 남겨놓은 정현태 군수의 군정 수행도 앞으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정 군수는 18일 담화문을 통해 “주민동의가 부결됨에 따라 화력발전소 유치를 백지화하고 앞으로 화력발전소에 대한 어떤 제안도 수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남해군은 지난해 7월 한국동서발전㈜이 서면 중현리 일대 175만㎡에 8조6000억원을 들여 4000MW규모의 유연탄 화력발전소 건설을 제안하자 타당성 용역조사를 거쳐 유치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환경단체, 농·어업인 단체를 중심으로 자연경관 훼손, 환경오염 등을 우려하며 반대가 거세지자 주민투표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