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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나]모든 업무 배울 수 있는 작은 무역회사서 시작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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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일본어를 쓸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김지애씨. 그는 “일본이든 한국이든 보다 넓은 안목으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경빈 기자]

김지애(23)씨는 고교 시절부터 J팝 매니어였다.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의 열혈 팬이다. 일본 음악에 대한 관심은 이내 일본 문화로, 언어로 번져갔다. 배화여자대학교 일본어통번역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전문대학교 2년간의 학사과정은 그의 갈증을 채워주지 못했다. 일본대학교 편입을 결정하고 2년을 더 일본에서 공부했다. 일본어도 수준급이 됐다. 하지만 귀국해서 취업을 하려니 녹록지 않았다. 인턴 경력은 물론 그 흔한 토익 점수조차 없는 게 문제였다. 서류를 내는 족족 고배를 마셨다. 김씨는 “일본어를 활용해 무역이나 통·번역 업무를 하고 싶은데 기회도 너무 적고 방법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김씨의 취업 전략을 인크루트 서미영 상무와 세븐일레븐 김일연 인사교육팀 매니저가 분석했다.

 서 상무는 “김씨의 경우 통·번역을 업으로 삼기에는 언어실력이 부족하고, 대기업 무역회사에 지원하기엔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했다. 무역업은 일본어는 물론 영어 실력도 갖춰야 하고 무역협회 같은 곳에서 실무교육을 받은 구직자도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무 보조부터 송장 업무까지 모든 일을 경험할 수 있는 규모가 작은 무역회사에 먼저 지원하라”고 조언했다. 현장에서 얻은 실무경험이 웬만한 자격증보다 낫다는 의견이다.

 서 상무는 “외국 기업은 토익보다는 현지 언어로 보는 면접을 더 중요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진출 일본 기업이나 일본 현지 기업의 문을 직접 두드리는 것도 방법”이라고도 했다. ‘마이나비 리크루트’ 같은 일본 현지 구인·구직사이트도 검색해볼 것을 권했다. 인크루트 같은 취업 포털사이트에서도 미국·일본·스페인·필리핀 등 해외 지역의 구인 정보를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

 김씨의 자기소개서와 이력서가 밋밋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 매니저는 “광고 문구처럼 3분 이내에 인사담당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첫 문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일본 유학 시절 배운 것들을 중심으로 제 장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라고 쓴 도입 부분을 ‘일본 유학은 저에게 사회를 배울 수 있는 첫걸음이 됐습니다’라고 시작하라는 설명이다. 소제목을 달고 볼드체로 이를 강조하는 것도 한 방법. 두 전문가가 공통적으로 지적한 김씨의 면접태도는 ‘자신감 부족’이었다. 김 매니저는 “대화할 때 눈이 마주치면 눈동자가 흔들리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며 “시선을 인중에 맞추고 첫 문장을 힘주어 말하며, 대답의 강약을 조절하라”고 조언했다. 서 상무는 “친구들과 모의 면접을 꾸준히 해보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라”고 말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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