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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식스 아산 연고로 2012~13 시즌 참가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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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아산이 드림식스 프로배구팀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드림식스 배구단]

최고 시속 180㎞의 시원한 스파이크, 토스로 이어지는 팀원 간의 약속된 플레이, 상대를 속이는 시간차 공격. 9m×18m 규격의 직사각형 코트에서 펼쳐지는 화끈한 배구경기를 아산에서도 곧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아산시가 도시 브랜드 상승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드림식스의 연고지 유치를 아산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시의회와 긍정적 협의를 마치고 현재 프로배구연맹과 막판 조율 중이다.

 아산시 체육육성과 스포츠 마케팅 육태용 담당은 “이변이 없는 한 드림식스의 연고는 아산이 될 것”이라며 “지역에 프로 스포츠 경기가 없어 아쉬워하던 아산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치비용 비해 얻는 이익 더 크다”

시는 드림식스를 유치해 공중파 중계방송을 통한 노출광고 효과와 시민화합을 기대하고 있다. 쓰이던 이순신체육관 활용방안으로도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드림식스 유치조건은 올해 10월부터 내년 4월까지 단일시즌에 한하며 유치금액은 유니폼과 경기장 광고권을 포함해 6억여 원 정도다. 이순신 체육관을 홈 체육관으로 연습장은 시민체육관이나 학교체육관을 제공하는 조건이다. 드림식스는 아산을 연고로 V리그 35경기(홈 17경기)와 컵대회(4경기)를 치른다.

드림식스의 선수 코치단 연봉을 포함한 총 운영예산은 34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중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가 스폰서로 참여해 이번 시즌 17억원을 제공한다. 관리주체인 한국배구연맹이 발전기금으로 모은 금액으로 나머지를 충당하고 유치할 경우 발전기금과 홍보비용 등으로 총 6억3600만원을 연맹 측에 제공한다.

시는 광고권 재판매와 중계권료 등 4억 원 이상의 비용을 확보할 수 있어 광고 유치도 가능해 시 재정에도 크게 부담이 안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실제로 천안의 경우 프로배구단인 현대캐피탈을 연고로 유치하면서 8억원 이상의 광고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육 담당은 “천안은 10여 년간 현대캐피탈을 연고로 제공해 광고 금액은 물론 도시 브랜드 상승에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며 “일단 드림식스를 단일시즌 유치하고 성과가 좋으면 장기적으로도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천안-아산 대결시 구름 관중 효과?

현재 프로배구는 총 6개 팀이 있다.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LIG손해보험, KEPCO(한국전력공사), 대한항공, 드림식스다. 정규리그인 ‘V리그’에서는 상무 불사조 팀이 합류해 7개 팀이 우승을 다툰다.

 김용한 체육육성과장은 “드림식스가 아산으로 연고가 확정될 경우 충청 남부지역에만 3팀이 모인다”며 “특히 천안 현대캐피탈과의 경기는 시민들이 지역적 갈등을 스포츠로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천안 유관순 체육관을 홈으로 쓰고 있으며 V리그 평균관중은 2000여 명에 달한다. 체육관 규모가 3500여 석임을 감안하면 비교적 높은 수치다. 거리가 가까운 아산에서 드림식스와 경기를 펼칠 경우 천안 원정 관중들이 더해져 구름관중을 몰고 올 수 있는 이유다.

 대전을 연고로 두고 있는 삼성화재도 마찬가지다. 6연속 우승에 빛나는 삼성화재는 V리그 참가 팀 중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아산과의 거리는 불과 1시간밖에 되지 않아 풍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직은 아니다’ 우려의 시선도

시와 시의회는 이달 초 배구단 유치에 대한 회의를 통해 서로 긍정적인 입장임을 확인했다. 그동안 지역에 시민들이 관람하며 즐길 수 있는 스포츠 경기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의회 일부에서는 ‘아직은 때가 이르다’라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아산시의회 현인배 부의장은 “TV중계나 광고 예상수입을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후 시에서 장기 연고 움직임을 보인다면 예산 투입 여부를 살펴본 뒤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치 기간을 ‘단일시즌’으로 했기 때문에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오히려 시민들의 실망감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08년 모기업인 ‘우리캐피탈’로 창단한 드림식스는 남자부 제6구단으로 2009~10시즌부터 서울을 연고로 V리그에 참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전북은행이 우리캐피탈을 인수하면서 배구단 운영 계획이 없음을 밝혔고, 드림식스는 운영난에 허덕이며 연맹에 손을 벌려야 했다.

 연맹은 그간 적립한 기금으로 드림식스를 도왔지만 임시방편이었고, 드림식스는 인수 기업을 찾아 헤맸지만 대상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해체위기까지 내몰렸다. 1년째 표류하던 드림식스는 ‘러시앤캐시’를 만나 2012~13시즌 타이틀 스폰(17억원)을 받게 됐다. 하지만 이 역시도 1년짜리 보험에 불과하다. 시가 드림식스를 장기 연고로 유치하면 타이틀 스폰 등의 문제가 고스란히 시 책임으로 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드림식스가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에 비해 약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시의회에서 고심하는 부분이다. 배구판은 현재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양강 구도로 가고 있다. 그 뒤를 대한항공과 LIG가 추격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년째 그래왔다. 삼성화재가 V리그 6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동안 현대캐피탈이 준우승을 4번이나 차지했다. 이 때문에 천안과 아산의 더비매치가 구름관중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

  육 담당은 “드림식스가 비교적 약체임은 부인할 수 없지만 배구라는 종목이 워낙 전개가 빨라 관객들이 승패를 떠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 연고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지만 예상외로 관중몰이를 한다면 드림식스가 떠날 일도 내보내는 일도 없을 것이고 그러면 자연스레 스폰도 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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