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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캠프에 떠오르는 한광옥 … 동교동계 30명 영입설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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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4일 오후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박 후보는 흔들리는 부산·경남 민심을 잡기 위해 열흘 만에 다시 이 지역을 찾았고, 문 후보 역시 ‘고향 민심’ 공략을 위해 부산영화제에 참석했다. [송봉근 기자]

김대중(DJ)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이었고 새천년민주당 대표를 지냈던 한광옥(70)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캠프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박근혜 후보가 한 전 고문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직접 만나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고문과 최근 연락했던 한 지인은 4일 “박 후보 쪽에서 영입 제안이 온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한 전 고문이 마음은 박 후보 쪽으로 많이 와있지만 ‘DJ 비서실장’을 지냈다는 점 때문에 민주당 측 인사들의 비판이 너무 세서 최종 결정을 내리진 않은 상태로 안다”고 전했다. 한 전 고문과 가까운 이훈평 전 민주당 의원도 “박 후보가 국민대통합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어 한 전 고문이 박근혜 캠프에 합류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만약 그가 새누리당에 가더라도, 그건 한 전 고문이 민주당을 버린 게 아니라 민주당이 그를 내쳤기 때문”이라며 “지금 민주당은 여기저기에서 다 힘을 끌어 모아도 될까 말까인데 우리 같은 구민주계 인사들은 완전히 배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전 고문은 이날 외부와 연락을 끊고 거취 문제를 두고 고심했다.

한광옥

 한 전 고문은 권노갑·한화갑 전 의원과 함께 동교동계의 대표적 인사다.

 지금은 박근혜 후보 측근 그룹의 원로에 해당하는 김용환 전 의원과 1997년 대선 국면에서 단일화 협상을 벌여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지난 4월 총선 때 민주당에 서울 관악갑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하자 “개혁 공천이라는 미명 아래 친노 세력이 당권 장악을 위한 패권주의에 빠졌다”며 탈당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한 전 고문이 캠프에 합류한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역사적 화해를 상징하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참모 출신인 김경재(70) 전 민주당 최고위원도 박근혜 후보 캠프 합류가 확실시된다. 그는 “안동선·이윤수 전 민주당 의원을 포함해 동교동계 인사 30명가량이 박근혜 캠프에 합류키로 결심을 굳힌 상태”라며 “조만간 공식 발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 전 최고위원은 7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미국으로 망명한 전력이 있어 국민대통합에 맞는 인사”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에선 동교동계 인사 영입이 호남 민심을 공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 시절 이명박 대선후보는 호남에서 9%가량 득표하는 데 그쳤지만 박 후보는 두 자릿수 지지율에 도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야당에서 용도 폐기된 인사들만 끌어 모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고 반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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