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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인터파크 직원들, 퇴근길에 직접 제품 배달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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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인터파크가 1996년 문을 연 당시의 첫 화면. 유명 브랜드 제품 위주이고 화면도 단출하다.

모바일 쇼핑은 인터넷·온라인 쇼핑에서 발전한 것이다. 옛 온라인 쇼핑의 모습은 어땠을까.

 ‘제품 문의는 080-○○○-○○○○.’

 1996년 LG데이콤의 사내벤처로 설립된 한국 최초의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는 당시 이렇게 물건을 팔았다. 제품 밑에 주문·문의 전화번호를 넣었다. 얼굴도 모르는 판매자에게 온라인으로 은행 신용카드번호를 알려주거나 돈을 송금하는 것을 꺼렸던 소비자들을 위해서다. 같은 달 롯데닷컴이 문을 열고 신세계백화점 쇼핑몰, e현대, 옥션 등이 뒤를 이었다. 온라인 쇼핑몰 1세대의 등장이다.

 초창기 인터파크는 직원들이 직접 판매할 물품을 선택해 업체들을 입점토록 했다. 상품 구색은 유명 브랜드 수십 가지에 그쳤다. 상품 배송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아 직원들이 퇴근하면서 집이 가까운 고객에게 직접 물건을 배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온라인 쇼핑몰들은 2000년을 기점으로 검색서비스를 강화하며 2세대로 진화했다. 이전까지 없거나 구석에 위치했던 검색창을 화면 정가운데 끌어다놨다. 검색창에 브랜드나 상품 종류를 입력하면 결과가 뜨도록 한 것이다. 검색포털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 맞춘 변화였다. 검색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다루는 상품 가짓수도 대폭 늘어났다.

 2세대 쇼핑몰들은 여러 가지 상품을 한번에 최대한 많이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옥션은 한 번 검색할 때마다 물품을 22개까지 한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페이지를 구성했다. G마켓은 분야별·연령별·성별 등으로 세분화된 베스트셀러 100위를 보여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 상품을 클릭하면 같은 브랜드의 다른 상품, 다른 브랜드의 비슷한 상품이 화면 오른쪽 위에 뜨도록 하는 ‘연관 검색’ 역시 이때 쇼핑몰들이 선보인 서비스 중 하나다.

 2010년 들어 등장한 3세대 온라인 쇼핑몰 서비스는 소비자가 원하는 물품만 보여주고, 또 누적된 쇼핑 정보를 토대로 알아서 상품을 추천해주는 ‘맞춤형’으로 발전했다. 한번에 너무 많은 상품을 비교하다 보니 쇼핑 피로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의 프리미엄 온라인몰 ‘엘롯데’가 제공하는 ‘스마트 파인더’ 같은 것이 대표적인 맞춤형 서비스다. 고객의 성별·연령대 및 개별 구매이력을 분석해 상품을 골라주는 것이다. 예컨대 구두를 구매하고 넥타이를 조회한 이력이 있는 고객이 검색창에 특정 브랜드를 입력하면 해당 브랜드의 넥타이와 재킷·구두가 가장 먼저 검색 결과로 나타나는 식이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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