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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14세 리친청 vs 29세 이세돌 … 뜨거운 이름 석 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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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중국바둑이 한국을 앞섰다지만 우승자는 여전히 한국이 더 많다. 중국의 나이 어린 신예들이 세계바둑을 휘젓고 있지만 그들 중 아직 ‘챔피언’은 나타나지 않았다. 용광로처럼 달아오른 중국이 새로운 판도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면 오랜 세월 세계바둑의 왕자였던 한국은 그걸 노련하게 가로막는 형국이다. 유성에서 9~10일 양일간 열리는 삼성화재배 세계바둑마스터스에서 한국 대 중국이 다시 한번 전면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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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벌어지는 16강전은 한국 7명, 중국 8명, 일본 1명으로 짜였다. 숫자에서 중국에 하나 밀리지만 한국의 전력은 막강하다. 랭킹1~7위 중 4위의 김지석만 빼고 박정환(1위)-이세돌(2위)-최철한(3위)-원성진(5위)-백홍석(6위)-강동윤(7위)까지 총출동했다. 또 한 명은 안국현 3단(25위). 이 정도면 중국의 정예들과 충분히 일전을 겨룰 수 있는 전력이다. 중국은 최근 랭킹이 10위까지 밀렸지만 여전히 ‘간판’이라 할 만한 구리 9단과 새롭게 랭킹 1위에 오른 천야오예 9단, 2위의 퉈자시 3단, 3위의 스위에 5단이 버티고 있다. 여기에 ‘95 후’의 스타들인 판팅위 3단(12위), 미위팅 3단(21위), 리친청 초단(96위)과 종원징 6단(29위)이 가세했다.

 이세돌(29) 대 리친청의 대결에 가장 먼저 시선이 간다. 이번 대회 최연소(14세)인 리친청은 32강전에서 박정환을 꺾는 깜짝 쇼를 벌였다. 그 바람에 박정환은 패자 부활전을 통해 힘겹게 16강에 올라야 했다. 삼성화재배 4번째 우승을 통해 최근의 부진을 씻어버리려는 이세돌에겐 은근히 부담이 되는 일전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부담은 중국의 떠오르는 별인 16세 미위팅과 맞서는 최철한도 비슷하게 짊어져야 할 것 같다. 비씨카드배 우승자 백홍석(26)과 중국 1위 천야오예(23)의 대결은 팽팽하다. 지난해 삼성화재배 우승자인 원성진(27)과 중국 2위 퉈자시(21)의 대결도 5대5로 승자를 예측할 수 없다. 32강전에서 LG배 우승자 장웨이제를 격파했던 강동윤은 중국 3위 스위에(21)와 만났다. 이들 3판은 모두 당일의 기세가 승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응씨배 결승에 오른 박정환(19)은 종원징(22)과 맞붙어 비교적 수월한 대진이다. 그러나 안국현(20)은 세계대회에서 7번이나 우승한 구리를 만나 힘든 일전을 각오하고 있다. 나머지 한 판은 응씨배 결승전에 박정환의 상대로 등장한 중국 최고의 샛별 판팅위(16)와 일본의 노장 고마쓰 히데키 9단.

 ‘이세돌과 구리’라는 세계바둑의 쌍두마차가 살짝 고개를 숙이자 그 틈을 비집고 중국의 신예들이 벌떼처럼 일어섰다. 한국의 ‘베스트’가 이들을 어디까지 막아내느냐. 이게 이번 삼성화재배 관전 포인트다. 총상금 8억원, 우승상금 3억원. 8강전은 10일 이어진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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