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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무왕이 반한 바로 그 술, 소곡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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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한산 소곡주 나장연(46·오른쪽) 대표와 어머니 우희열(70) 여사가 소곡주를 빚고 있다. [사진 서천군청]

한산 소곡주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주로 인식되고 있다. 쌀·들국화 등을 원료로 만드는 소곡주는 백제시대부터 빚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국사기』 ‘백제본기’에는 ‘무왕 37년(636) 3월 왕이 조정 신하들과 백마강 부근에서 소곡주를 마셔 그 흥이 극치에 달했다’고 적혀 있다. 술 맛이 부드럽고 순해 한 잔 마시고 또 한 잔 마시다가 어느 사이 술에 취해 일어나지 못한다’고 해서 ‘앉은뱅이술’이란 별명도 갖고 있다.

서천군은 2009년 전통주 생산지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정부로부터 산업특구로 지정됐다. 특구로 지정된 곳은 서천군 한산면 일대 55만7000여㎡로, 이곳에는 2013년까지 157억원이 투입돼 각종 사업이 추진된다. 94억4000만원을 들여 제조시설 현대화와 가양주(家釀酒·가정에서 담근 술) 공동 제조시설, 원료곡식 생산·관리 사업 등 산업기반이 구축된다.

‘지역특화 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에 따른 혜택도 있다. 농민주 제조 면허에 필요한 시설기준과 요건이 대폭 완화되면서 소곡주 제조 면허 절차가 간편해졌다.

소곡주는 나장연(46)씨가 전통 제조 기법의 명맥을 잇고 있다. 나씨는 서울에서 대학을 나와 직장생활을 하다 1991년부터 가업인 소곡주 제조 사업에 뛰어들었다.

무형문화재였던 나 대표의 할머니 김영신 여사가 97년에 타계한 뒤 나 대표의 어머니 우희열(70) 여사가 소곡주를 제조해 왔다. 나씨는 소곡주 체험장도 운영하고 있다. 서천군에서는 한산면을 중심으로 150여 농가가 연간 15t의 모시(섬유)를 생산하고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인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 방연옥(64)씨는 “지금은 모시를 짜는 과정이 좀 달라졌지만 예전엔 품앗이하듯이 모시를 짰기 때문에 한산모시짜기엔 분명히 공동체 유대를 강화하는 기능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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