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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신 프로젝트’ 멘토들, 취업서도 강세

중앙일보

입력

홍성규씨, 이종수씨, 안규수씨

중앙일보가 진행하는 사회공헌사업인 ‘공부의 신 프로젝트’에 공부 도우미로 참여 중인 대학생 멘토들이 취업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멘토링 경험을 통해 봉사심과 배려심 등 인성을 검증받은 인재라는 후광효과를 누린 덕분이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꿈의 직장’에 입성한 대학생 멘토들을 만나 취업 비결을 들어봤다.

공부 통한 재능기부란 점에서 긍정적 평가

 안규수(한양대 화학공학과 졸)씨는 올 1월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했다. 선망하던 직장에 들어갈 수 있었던 비결로 안씨는 ‘대학생 멘토링 경험’을 꼽았다. 그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나 임원 면접 때도 멘토링 경험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고 말했다. 면접관들이 ‘역경 극복 스토리’나 ‘대학 시절 가장 인상 깊었던 사회 경험’ 등에 대해 질문을 던질 때도 멘토링 경험에서 구체적인 예를 끄집어냈다.

 “1년 동안 멘티(멘토링을 받는 중·고생)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다보면 계속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죠. 멘티와 사이가 틀어지기도 하고, 멘티의 사소한 문자나 선물에 감동해 눈물을 쏟기도 하고요. 이런 경험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들을 면접에서 솔직하게 이야기했어요.”

 멘토링이 다른 봉사활동과 다르다는 말도 했다. 대학생의 본분인 공부를 통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재능기부라는 점에서 다른 활동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얻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안씨는 “높은 학점이나 어학연수 같은 천편일률적인 스펙보다 공부하며 남을 도왔던 멘토 경험이 나의 성실성과 인성을 입증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삼강 마케팅팀에 입사한 홍성규(경희대 호텔경영학과 졸)씨는 올 1월부터 인턴 직원으로 일하다 6월에 정식 직원으로 발탁됐다. 홍씨 역시 “멘토 봉사를 하며 배운 것들이 나만의 경쟁력이 됐다”고 자평했다. “한창 사춘기를 겪고 있는 민감한 멘티에게 도움을 주다보니 나도 모르게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태도가 몸에 밴 것 같다”며 “인성적인 부분과 함께 소통하는 능력에서 면접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두 사람은 공신 멘토로 활동하던 2009년에 성실한 활동을 인정받아 중앙일보에서 ‘우수 멘토’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 자격으로 이듬해 ‘공부의 신 프로젝트 멘토·멘티를 위한 오리엔테이션’에 연사로도 활약했다. 홍씨는 “3000명의 청중 앞에서 나의 멘토링 노하우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했던 게 담력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며 “인턴 기간 중 700명 가량의 임직원 앞에서 발표를 하면서도 전혀 떨지 않고 침착하게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후배들에게 취업 멘토링 해줄 것

 멘토 경험을 살려 진로 방향을 바꾼 경우도 있다. 공학을 전공한 이종수(경희대 생체의공학과 졸)씨는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인사팀에 채용됐다. 대다수 공대 졸업생들이 연구개발직에 지원하는 것과는 색다른 행보다. 이씨는 “멘티와의 만남을 통해 내가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생각을 변화시키는 일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제품을 만들고 생산하는 것보다 여러 부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교류할 때 스트레스도 풀리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씨는 “멘토링 때 인연을 맺은 멘티와 아직도 자주 연락을 하며 지낸다”며 “가끔씩 멘티에게 ‘고맙다’ ‘감동받았다’는 문자를 받을 때는 기쁘기도 하고, 멘티에게 부끄럽지 않게 내 삶을 더 잘 꾸려나가야 겠다는 다짐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홍씨 역시 “멘토링 덕분에 대학 시절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러주고 의지하는 멘티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 행동을 허투루 하지 못하겠더라고요. 멘티에게 당당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책 한쪽이라도 더 읽고, 학점 관리에도 최선을 다했죠.”

 사회인이 된 이후의 포부도 밝혔다. 홍씨는 “멘토링을 통해 남을 돕고 베푸는 것이 결국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다른 사람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일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 적극적으로 돕고 싶다”고 말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새롭게 깨닫게 된 것들도 많아요. 이런 경험과 정보를 대학생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그들을 성장시키면서 또 다른 멘토링을 이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공부의 신 프로젝트=중앙일보가 공부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전국의 중고생과 대학생을 일대일로 맺어줘 학습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멘토링 프로그램. 2009년 4월 ‘공부 개조 프로젝트’로 시작해 2010년 공신 프로젝트로 확대 개편했다. 대학생 멘토링 외에 교육 전문가에게 학습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공부 개조 클리닉, 방학기간을 활용해 강남 유명 강사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4주 만에 수능 1개 등급 올리기’ 등이 함께 진행된다

<글=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사진="장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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