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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모델 콘서트 다녀온 박정미·윤다인 모녀

중앙일보

입력

박정미씨, 윤다인양

“공부해라 강요하기 보다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그 필요성을 깨우쳐 주고 싶었어요”

 박정미(38·여·경기도 양주시)씨는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가 “공부를 왜 해야 하는데”라며 반항할 때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잠겼다. 오랜 고민 끝에 ‘꿈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목표가 없는데 공부를 강요하면 잔소리로만 받아 들일게 뻔했다.

 마침 휴넷에서 롤모델 콘서트라는 진로직업 탐색강연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여러 분야에서 성공한 롤모델들의 강연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딸 윤다인(14·삼숭중 2)양에게 함께 가보자고 권했다. 윤양은 “황금 같은 토요일에 5시간 동안 강의를 듣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지루할 것 같아 짜증이 나더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무한도전 김태호 PD, 최일구· 손정은 아나운서의 강의를 들으면서 꿈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작은 변화였지만 박씨는 기뻤다. “구체적으로 뭐가 되고 싶어하기까지는 아니지만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생각이 변하니 성적도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하위권 성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위권 성적으로 올라섰다. 박씨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그는 “성공한 사람들의 강연을 들어보니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부모 욕심에 이것 저것 강요만 했다면 지금은 “이런 이유에서 좋을 것 같은데 넌 어떻게 생각해?”라며 결정권을 아이에게 준다. 롤모델 콘서트가 가져다 준 또 하나의 변화다.
 

강연 들은 후 함께 서점 나들이하며 대화 나눠

 인터뷰 내내 엄마를 쳐다보면서 생글생글 웃는 윤양의 모습을 보면 한없이 친밀한 모녀지간이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는 많은 마찰이 있었다고 했다. 사춘기를 심하게 겪던 딸 때문에 엄마는 정말 많이 눈물을 흘렸다. “한참 예민할 때였죠, 대화도 부족했어요” 박씨의 회상이다. 이것 역시 콘서트를 오가며 풀어졌다. 자택인 경기도 양주에서 행사장인 서울 광진구의 건국대 새천년기념관까지는 왕복으로 3시간이 넘게 걸린다. 긴 시간 동안 함께 있다보니 자연스레 대화의 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박씨 모녀는 콘서트를 듣고 난 후 돌아가는 길에 서점에 들르기도 했다. 중학교에 들어간 후 책 읽기를 정말 싫어하던 윤양으로선 적지 않은 변화다. “공부를 못한다는 생각에 자신감을 잃어버려서 그런 게 아닐까” 걱정하던 박씨로선 반가운 일이다. 이것도 롤모델 콘서트 덕분이다. 롤모델 마다 공통적으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러 가지 간접 경험을 습득하는 훌륭한 방법이라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비록 롤모델이 추천한 책들 중 읽고 싶었던 책이 없어서 구입을 못했지만 박씨는 딸과 함께 서점에 갔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다.

 이들 모녀는 남은 롤모델 콘서트 강연도 빠짐 없이 참석할 계획이다. 박씨는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부모보다는 성공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듣는 것이 더 와닿는 것 같다”며 “롤모델 한 사람 한 사람의 강의를 들을 때마다 마치 책 한 권을 다 읽었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아이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유익하기에 자신이 딸 또래일 때 이 같은 강연을 들었다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도 느꼈단다.
 

10월엔 송영길 인천시장, 박정환 기장 강사로 나서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학창시절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을 직접 만났다는 것이죠”

 휴넷 청소년가정사업본부 김장용 팀장의 설명이다. 반 총장은 케네디 대통령으로부터 “장래 희망이 뭐냐”는 질문을 받고 외교관의 꿈을 키웠다. 빌클린턴 역시 케네디 대통령을 만난 후 미국 대통령을 꿈꾸게 됐다. 청소년에게 롤모델의 역할은 중요하다. 꿈을 꾸게 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다. 하지만 롤모델을 직접 만나기란 쉽지 않다. 휴넷은 청소년들이 닮고 싶어하는 롤모델을 초청해 ‘롤모델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7월부터 시작해 김영희 전 세르비아대사, 아주대 이국종 교수, 무한도전 김태호 PD 등이 강사로 나섰다. 10월에는 ‘Wannabe Dream 2’라는 주제로 나노공학자 서울대 현택환 교수, 송영길 인천시장, 아시아나 항공 박정환 기장, 스튜어디스 출신 경북전문대 김주영 교수, 여성 CEO로 비앤아이 송경애 대표가 강연을 할 예정이다.

▶ 문의=1588-6559, ww.jrhunet.co.kr

<글=김만식 기자 nom77@joongang.co.kr, 사진="장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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