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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갈등 불똥 … 일본 차, 한·중서 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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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일본 자동차가 한국과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8월 판매대수가 지난해 8월보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각에서는 한·일, 한·중 간 영토문제를 둘러싼 외교 갈등이 반일 감정으로 번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1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내 일본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8월보다 2% 감소했다. 올 상반기 평균 10% 증가하던 추세가 꺾인 것이다.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는 11% 늘고, 한국·독일·미국 자동차 판매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도요타의 8월 중국 판매는 지난해 8월보다 15% 줄었다. 중국 내 판매량이 가장 많은 일본 브랜드인 닛산은 0.6% 증가에 그쳤다. 마즈다는 6% 감소했다. 혼다만이 14.9%의 판매 증가세를 기록하며 호조를 이어갔다. 일본차 판매가 주춤한 틈을 타 한국 자동차는 판매대수가 13% 늘었다. 독일과 미국 자동차는 각각 26.5%와 19.9% 증가했다.

 CAAM 둥양 상임부회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8월 일본 자동차의 중국 내 판매 부진은 최근 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싼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업체들이 반일 시위의 타깃이 되지 않기 위해 대규모 옥외 마케팅 캠페인을 자제하다 보니 판매가 순조롭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일본 브랜드 차량의 판매량이 줄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일본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1589대가 팔려 지난해 8월보다 12.3% 감소했다. 전체 수입차 판매대수가 16%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 1~7월간 일본차는 총 1만3104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1만27대)보다 30.7% 증가했다.

 판매가 눈에 띄게 줄어든 브랜드는 닛산·인피니티·렉서스로 각각 70.5%, 50%, 39% 줄었다. 하지만 도요타는 지난해 8월 505대에서 올 8월 821대로 판매량이 62% 증가했다. 혼다도 18% 늘었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한·일 관계가 자동차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13일 주력 모델인 렉서스ES 신차 출시를 앞두고 고객들이 지난달 구매를 미뤄 일시적으로 판매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닛산도 올 가을 신형 알티마 출시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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