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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76년 만에 영국 꿈 이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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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앤디 머리가 11일(한국시간) 뉴욕 빌리진 킹 국립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꺾고 우승하며 영국 선수로는 76년 만에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다. 머리가 조코비치를 꺾은 후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하늘을 쳐다보며 감격스러워하고 있다. [뉴욕 로이터=뉴시스]

남자 테니스의 앤디 머리(25·세계랭킹 4위)는 ‘영국의 희망’으로 불린다. 머리가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테니스 종주국인 영국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런던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머리는 메이저대회 우승과 가장 가까운 영국 선수다. 머리는 2008년 US오픈, 2010년과 2011년 호주오픈, 2012년 윔블던 등 4차례 메이저대회 결승전에 올랐다.

비록 모두 준우승했으나 영국 팬들은 조만간 머리가 메이저대회 정상을 차지할 것을 믿었다.

 머리가 ‘희망’을 ‘현실’로 만들었다. 머리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메도의 빌리진 킹 국립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세계랭킹 2위)를 3-2(7-6, 7-5, 2-6, 3-6, 6-2)로 꺾고 우승했다. 영국 선수의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우승은 지난 1936년 프레드 페리의 US오픈 제패 이후 76년 만이다.

 쉽지 않은 우승이었다. 머리와 조코비치는 1세트부터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 타이브레이크 기록을 깨는 접전을 펼쳤다. 둘은 1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22점(12-10)을 기록했다. 이는 76년 지미 코너스와 비욘 보리, 87년 이반 렌들과 매츠 빌란더의 결승에서 나온 20점(11-9)을 뛰어넘은 최장 타이브레이크 기록이었다.

 기세를 잡은 머리는 2세트까지 잡아냈으나 조코비치가 3, 4세트를 내리 따내 승부는 원점이 됐다. 머리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5세트 시작부터 조코비치를 몰아붙였고, 세 차례나 조코비치의 서브게임을 따내며 6-2로 완승해 4시간53분의 접전을 끝냈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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