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심 자산 정리하고 기름 캐내는 데 주력”

중앙일보

입력 2012.09.10 00:12

업데이트 2012.09.10 00:12

지면보기

경제 06면

1999년 울산 앞바다의 ‘동해-1’ 가스전. 서문규(사진) 한국석유공사 개발단장은 ‘꼭 석유를 캐내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부서 곳곳에서 뺏다시피 모은 40여 명의 ‘기술 특공대’가 옆을 지켰다. 2004년 11월 석유와 천연가스의 상업 생산에 성공했고 한국은 세계 95번째 산유국이 됐다.

 그 ‘석유 도사’가 다시 돌아왔다. 부사장을 끝으로 퇴직한 뒤 3년 만인 지난달 17일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했다. 석유공사 최초의 내부 출신 사장이다. 그만큼 공사의 현주소와 과제를 꿰뚫고 있다. 서 사장은 9일 경기도 안양 사옥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대형화 대신 내실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몇 년간 정부 정책에 맞춰 하루 30만 배럴 석유를 생산하는 회사가 되는 데 힘을 쏟았다. 그러나 이젠 질적 도약이 더 중요하다.” 석유공사는 세계적인 자원 확보 쟁탈전 속에서 최근 영국 다나 페트롤리엄, 캐나다 하비스트 에너지 등 유명 회사 인수에 성공했다. 그러나 ‘빚’을 동원한 덩치 불리기는 결국 비수로 변해 경영을 압박했다. 지난해 말 현재 부채가 20조800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93%에 달한다. 석유공사 생존을 위해선 이의 해결이 급선무라는 게 서 사장 판단이다. 그는 “인수합병(M&A)으로 생긴 비핵심자산을 정리하고, 셰일가스 개발 확대 등 사업군 재편으로 빚을 갚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서 사장은 “기름을 캐내는 게 석유회사 본업이다. 회사를 인수하는 데 주력한다면 부동산 업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핵심역량 배양을 놓고 그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론(論)’을 펼쳤다.

석유 생산을 위해선 지질 자료 해석부터 시추 위치 찾기, 뚫기, 생산 및 운반 등이 교향악단처럼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이게 잘 안 된다는 것이다. 이라크 쿠르드 유전에 대해서도 그는 “서너 개 시추를 했지만 실패했다”며 “올 하반기 시추 때는 직접 안전모를 쓰고 현장에서 지켜볼 예정”이라고 했다.

 서 사장의 좌우명은 ‘KISS(Keep it sim ple, slow)’다.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가지치기해 간단명료하게 판단하고 서두르지 않는다는 철학이다. 현 정부 들어 비대해진 석유공사의 군살을 잘라내고 본질에 충실하겠다는 전략도 여기서 나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