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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도 되고 독도 되는 '테마' 읽기

중앙일보

입력

약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독이 되기도 하는 것이 테마다. 테마주들은 경제환경과 증시여건에 따라 상승장으로 이끌기도 하고 하락장으로 끌어내리기도 한다. 웬만한 투자자들이라면 다 알면서도 잊기 십상인 테마주를 다시 점검해 본다.

◇ 테마주란 = 증권시장에서 테마주는 이슈가 출현할 때 그 이슈과 관련된 업체들의 주가가 유사하게 움직이는 종목군을 일컫는다. 이런 테마주는 주식시장 내에서 그 시대의 산업, 경제 상황 및 사회적 트렌드 등과 어우러져 나타났다 사라지기 일쑤다.

비록 거품이 빠지면서 지난해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지만 닷컴 및 인터넷 관련주들처럼 테마주는 새로운 산업으로 경제구조를 재편하는데 한몫을 하기도 한다. 또 유사한 성격의 업체들이 같은 흐름을 타면서 증권시장에 리듬감을 준다. 투자자들은 이런 리듬감에 편승해 발빠른 대응을 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거두기도 한다.

◇ 만리장성 4인방?=그러나 기업의 본질가치와 달리 유사업체가 떼를 지어 움직이면서 간혹 투자자를 농락하기도 하는 것이 또한 테마다.

과거 북방외교가 한창이던 87년말 - 88년초 '만리장성 4인방'이 있었다. 만리장성에 바람막이용 알루미늄 새시를 납품한다는 소식으로 대한알루미늄이 급등세를 타자 공사 인부들이 사용할 신발을 납품한다는 태화가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이 테마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삼립식품이 인부들이 먹을 호빵을 납품한다는 소식으로 테마에 끼었고 한독약품은 호빵을 먹다가 체할 경우 소화제를 납품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동반 강세를 보였다. 업종도 다른 기업들끼리 나름대로의 이유로 '굴비' 를 엮어간 것.

이처럼 테마주는 자칫 '묻지마 형태' 로 변질되는 수가 있다. 지난 해말 보물선에 이어 금광 발견 등 '골드러시' 관련 종목들이 그랬고 최근 구제역 관련 테마들도 육계, 수산업체까지는 이해한다 해도 사료업체까지 파급되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단발성 테마들은 재료에 따라 수명이 짧고 간혹 투자자들에게 독이 되기도 한다.

신흥증권 최남복 연구위원은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고 분위기에 휩쓸리는 테마는 투자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 어떤 테마가 있나 = 우선 경기 순환주를 꼽을 수 있겠다. 경기의 상승국면에서는 경기수혜주 (경기주) , 하강국면에서는 경기 방어주 (내수 관련주)가 인기를 모은다. 현재는 경기저점 논쟁이 일고 있는 때라 농심, 롯데제과, 오뚜기 등 식품업체 및 극동가스, 대한가스 등 도시가스업체, 그리고 제지 및 의약업체들이 경기 방어주로 가끔씩 함께 움직인다. 요즘처럼 날씨가 더워지면 롯데칠성, 빙그레, 하이트맥주 등이 '더위 수혜주'로 구분되기도 하고 우기가 길어질 땐 동부한농, 동방아크로등 농약관련주들이 뜨기도 한다.

산업구조의 재편과정에서 닷컴'바이오테크'환경'전자화폐주 등 성장주와 철강'자동차 등 이른바 '굴뚝주'라 하는 가치주가 맞선다.

지난 한해 동안 폭발적인 사랑 (?) 을 받았던 인수 후 개발 (A&D) 관련주들은 최근 그 기가 꺾이긴 했지만 아직도 간간히 복병노릇을 하고 있다. IHIC (옛 신안화섬) , 동특, 호스텍글로벌 (옛 동미테크) , 바른손 등으로 지난 해 일부 종목들은 보름넘게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며 한달 동안 무려 10배가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그외 새롬기술.다음.한글과컴퓨터가 닷컴3인방으로 코스닥을 대표하고 있고 장미디어.씨이버텍 등 보안관련주, 마크로젠.이지바이오.바이오시스.대성미생물 등 생명공학 관련주, 대경기계'동양물산'한국코트렐 등은 환경관련 테마로,에이엠에스.국민카드.케이디이컴.나이스 등 전자화폐 관련주로 부각되고 있다.

◇ 차기 유망 테마주는 = 대체로 기술발전과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이유로 성장주들을 차기 유망주로 꼽는다.

신흥증권은 28일 차기 유망 테마주로 전자화폐 관련주, 인터넷보안, 홈쇼핑업체, 엔터테인먼트, 사이버교육, IMT-2000 관련주 등을 꼽았다.

인터넷 세상의 도래로 홈쇼핑업체들과 보안업체들이 지속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전자화폐는 전자상거래의 전제조건으로 전문가들은 지난 해 시장규모가 1천억달러 미만이었지만 2005년에는 4억달러 이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통신인프라 구축과 높은 교육열로 교육관련 업체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코네스.솔빛미디어.이루넷 등 코스닥업체와 거래소의 웅진닷컴이 이에 해당된다.

또 산업구조 재편에 따른 생활패턴의 변화는 엔씨소프트.타프시스템 등 게임업체 및 SM엔터테인먼트.대영에이브이 등 음반업체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신흥증권 최연구위원은 "뭐니뭐니해도 실적호전주들이 시장에서는 가장 강력하고 지속성이 있는 테마"라며 "이와 관련 저PER'저PBR주 등이 중요한 테마"라고 지적했다.

김동선 기자 <kde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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