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독도 영유권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한복판에 독도체험관이 처음 문을 연다. 울릉도에 민간이 지은 독도박물관이 있지만 정부가 예산 23억원을 들여 독도체험관을 짓기는 처음이다.
5일 동북아역사재단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직접 독도에 가지 않고도 독도의 진면목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관이 14일 문을 연다. 체험관은 서울 의주로의 경찰청 옆 임광빌딩 지하 1층에 자리했다.
체험관은 역사미래관·자연관·4D영상관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역사미래관은 통일신라 시대부터 현재까지 『삼국사기』 『고려사』 『세종실록지리지』 등 독도에 대한 1500년의 역사 기록이 집대성돼 있다. 대한제국이 독도를 자국 영토로 통치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칙령과 관보는 일본의 논리를 반박할 소중한 사료다. 여기에 일본의 에도(江戶) 시절 돗토리(鳥取)번이 “울릉도와 독도는 일본 영토가 아님을 확인한다”고 보내온 답변서, 1877년 “울릉도와 독도가 일본 땅이 아님을 명심하라”는 일본의 도해(渡海)금지령을 새긴 목판(복제본)도 전시했다.
자연관에서는 천연기념물 336호인 독도를 120분의 1로 축소한 모형을 만날 수 있다. 첨단 정보기술(IT)을 응용한 프로젝트 빔으로 동해바다가 독도를 감싼 모습을 실감나게 구현해 놨다. 독도에서만 볼 수 있는 화산암을 직접 만져볼 수도 있다.
4D영상관에선 헬리콥터와 잠수정을 탄 상황을 가정해 흔들리는 의자에 앉은 자세로 독도를 11분간 유람할 수 있다. 한국해양연구원이 촬영한 생생한 화면 덕분에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독도 주위를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독도연구소 정영미 연구위원은 “이사부학회·반크·독도의용수비대·한국학중앙연구원·국토지리정보원 등 정부와 민간이 참여해 체험관을 만들었다”며 “외국인이라도 45분간 둘러보고 나오면 독도가 왜 한국 땅인지를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정성을 들였다”고 말했다.
일요일과 법정 공휴일을 뺀 주 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 개방된다.
장세정 기자, 구동회 JTBC 기자